고질라 ‘마이너스 제로’, 뉴욕 강타…괴수 영화 판도 바뀌나?

오스카를 휩쓴 '고질라 마이너스 원'의 속편 '마이너스 제로' 티저가 공개됐다. 이번엔 뉴욕을 배경으로 더욱 잔혹하고 현실적인 고질라가 찾아온다. 일본 괴수 영화의 부활, 그 의미를 짚어본다.

티저 하나가 올라왔는데 커뮤니티가 바로 들썩였다. ‘고질라 마이너스 원’의 직접 후속작, 고질라 마이너스 제로의 첫 티저 트레일러 얘기다. 2023년 개봉한 전작은 아카데미 시각효과상을 받았다. 일본 영화로는 이례적인 일이었고, 괴수 영화로는 더더욱 그랬다.

‘마이너스 원’이 달랐던 이유

‘고질라 마이너스 원’은 괴수 영화인 척 시작해서, 끝에 가서야 사람 이야기였음을 깨닫게 하는 영화였다. 배경은 2차 세계대전 직후 일본. 이미 전부 잃은 사람들에게 고질라가 덮쳐온다. 단순한 CG 스펙터클로 승부한 게 아니라, 인간적인 드라마와 현실적인 공포를 중심에 두었기 때문에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는 다른 결이 나왔다.

  • 현실적인 공포: 고질라가 ‘파괴 그 자체’로 등장하는 게 아니라, 사람들의 마지막 희망마저 짓밟는 존재로 그려졌다. 무서움이 CG 퀄리티에서 오지 않고 상황 자체에서 나왔다.
  • 인간 중심 서사: 전쟁 트라우마를 안고 사는 평범한 인물들이 이야기를 끌어간다. 이들에게 공감하게 되니까, 고질라가 더 무서워지는 구조다.
  • 기술적 성취: 예산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몇 분의 일이었다. 그런데도 아카데미 시각효과상을 가져갔다. 심사위원들도 놀랐을 거다.

‘마이너스 제로’는 이 세계관을 그대로 이어받는다. 공개된 티저는 많은 걸 드러내지 않는다. 일부러 그런 것 같다. 전작의 무게감과 비극적인 톤이 유지될 거라는 신호 정도만 주고 끝난다. 그게 오히려 더 궁금하게 만든다.

이번엔 뉴욕이다

무대가 바뀐다. 뉴욕이다. 재난 영화에서 뉴욕은 일종의 클리셰다 — 자유의 여신상이 무너지고, 타임스퀘어가 불타는 장면은 이미 수십 편에서 나왔다. 그런데 ‘마이너스 원’식 연출을 뉴욕에 들이댄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스케일 자랑이 아니라 그 도시에서 살고 있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먼저일 테니까.

건물이 무너지는 장면보다, 그 건물 안에 있던 사람들이 어떻게 되는지를 정면으로 보여줄 가능성이 높다. 할리우드 버전의 고질라가 킹기도라와 싸우는 동안 인간들은 그냥 구경꾼이었다면, 일본판 고질라에서 인간은 당사자다. 이 차이 하나가 영화의 온도를 통째로 바꾼다.

일본 괴수 영화, 지금 뭔가 바뀌고 있나

‘마이너스 원’의 성공은 단순한 흥행 수치 이상이었다. 일본 괴수 영화가 오스카를 탄다는 건, 10년 전이라면 아무도 예측 못 했을 일이다. 할리우드가 CGI 군비 경쟁을 벌이는 동안 일본은 다른 선택을 했다 — 스케일보다 공포의 밀도, 액션보다 상실감. 그 선택이 맞아 떨어진 거다.

‘마이너스 제로’가 흥행에 성공한다면 파급 효과가 있다. 고질라 프랜차이즈에 그치지 않고, 다른 특촬물이나 일본산 괴수 콘텐츠에 대한 관심으로 번진다. 이미 애니메이션과 실사 영화로 독자적인 세계관을 쌓아온 일본 콘텐츠 시장 입장에선 기회다. 고유한 스토리텔링 능력과 연출력이 전 세계에 다시 한번 증명될 장이 열리는 거다.

한국 관객이 기대하는 것

국내에서도 ‘마이너스 원’은 입소문을 탔다. 극장 개봉 후 스트리밍까지 꾸준한 반응이 이어졌다. ‘일본 고질라’에 대한 신뢰감이 이미 쌓인 상태다. ‘마이너스 제로’는 그 기대치 위에서 출발하는 셈인데 — 유리하기도 하고, 부담스럽기도 한 위치다.

현실적인 재난 묘사, 그 안에서 버티는 사람들의 이야기. 이 조합은 국내 관객들에게 잘 먹힌다. 대규모 볼거리와 묵직한 메시지가 함께 온다면 박스오피스에서도 유의미한 숫자가 나올 거다. 개봉 날짜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기대감은 이미 달궈지고 있다. ‘마이너스 원’이 깔아둔 판 위에서 ‘마이너스 제로’가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이건 두고 볼 만한 싸움이다.

출처: The Verge

글로벌뉴스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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