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자 기증 절차와 자격, 익명성까지 제대로 짚어봤다

정자 기증은 어떤 절차로 진행되고 자격 조건은 뭘까. 익명 기증과 공개 기증의 차이, 나라별 규정, DNA 검사로 형제자매 찾는 사례까지 정리했다.

네덜란드에 사는 한 47살 남성은 자기한테 이복형제가 몇 명인지조차 모른다. 익명 기증자의 정자로 태어났는데, 나중에 그 나라에서 익명 기증 자체가 법으로 금지되면서 관련 기록이 통째로 폐기됐기 때문이다. 정자 기증이라는 게 막상 들여다보면 생각보다 복잡한 제도다. 나라마다 규정도 완전히 다르다. 기증을 고민하는 사람이든, 시험관 시술을 준비 중인 부부든 — 이 제도가 실제로 어떻게 돌아가는지 한 번쯤 궁금해질 수밖에 없다.

정자 기증, 실제로는 이런 순서로 진행된다

먼저 클리닉에 신청서를 낸다. 그다음이 건강검진, 유전질환 가족력 조사, 성병 검사, 정액 검사 순서로 이어진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검사를 통과한 정액이라도 바로 쓰이지 않는다. 최소 6개월간 냉동 상태로 격리 보관된다. 격리 기간이 끝나면 기증자를 다시 불러서 재검사를 한다. 잠복기가 긴 감염병이 나중에서야 발견되는 걸 막기 위해서다. 이 모든 단계를 통과해야 비로소 실제 시술에 정액이 쓰인다.

기증자가 되려면 어떤 조건이 필요할까

  • 보통 만 18~40세 사이, 신체 건강한 성인
  • 본인과 직계가족 모두 유전질환 이력 없음
  • 정자 수, 운동성 등 정액 검사 기준 충족
  • HIV, 간염 등 감염병 검사 통과
  • 클리닉에 따라 심리 상담이나 학력·직업 정보까지 요구하기도 한다

클리닉마다 세부 기준은 조금씩 다르다. 그래도 반복 검사로 건강 상태를 꼼꼼히 걸러내는 큰 흐름은 대체로 비슷하다.

익명 기증과 공개 기증, 이 둘은 뭐가 다른가

익명 기증은 기증자 신원을 아이와 부모 모두에게 절대 공개하지 않는 방식이다. 공개 기증, 이른바 오픈 도너는 다르다. 아이가 성인이 되면 기증자 정보를 요청할 권리가 생긴다. 네덜란드, 영국, 스웨덴은 이미 익명 기증 자체를 법으로 막았다. 자녀가 만 18세가 되면 유전적 뿌리를 알 권리를 보장해주는 식이다. 반대로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는 여전히 익명 기증을 허용한다. 같은 시술이라도 어느 나라에서 받느냐에 따라 자녀의 알 권리가 완전히 갈리는 셈이다.

나라마다 다른 기증 제한선

유럽 쪽 생식의학 단체들은 요즘 기증자 한 명이 낳을 수 있는 자녀 수를 제한하자는 논의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DNA 검사가 흔해지면서 한 기증자에게서 태어난 형제자매가 수십 명, 심하면 100명을 넘는 사례까지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건 좀 과한 숫자다. 유럽 일부 국가는 기증자 한 명당 임신 가능한 가족 수를 10가족 안팎으로 묶어놓는다. 미국은 다르다. 연방 차원의 통일된 상한선이 없어서 클리닉이나 정자은행이 알아서 정하는 경우가 많다. 국내는 생명윤리법에 따라 의료기관 인증과 기록 관리 의무를 두는 방식으로 관리한다.

DNA 검사로 형제자매를 찾아내는 사람들

23andMe나 MyHeritage 같은 소비자용 DNA 검사가 흔해지면서 상황이 좀 달라졌다. 기록이 폐기됐거나 익명으로 처리됐던 기증자의 정체가 뜻밖에 드러나는 일이 늘고 있는 거다. 해외에는 도너 시블링 레지스트리처럼, 같은 기증자에게서 태어난 사람들끼리 서로 찾을 수 있게 도와주는 등록 사이트도 있다. 클리닉이 기록을 아무리 폐기해도 소용없다. 유전자 데이터베이스가 커질수록 신원 확인은 오히려 쉬워지는 구조라서, 익명성이라는 게 예전만큼 확실하게 지켜지기 어려워졌다.

기증이나 시술 전, 이 다섯 가지는 꼭 확인하자

  • 클리닉이 보건당국 인증을 받은 곳인지
  • 기증자 한 명당 임신 가능 가족 수를 제한하고 있는지
  • 기증자 정보와 의료 기록을 얼마나 보관하고 언제 폐기하는지
  • 자녀가 성인이 됐을 때 유전적 정보를 알 권리가 있는지
  • 기증자의 향후 양육권·상속권은 법적으로 어떻게 정리되는지

계약서 읽을 때 이 다섯 가지만 짚어봐도 나중에 벌어질 분쟁을 상당수 피할 수 있다.

이건 또 뭐가 궁금하죠

Q. 기증자한테 나중에 아이 양육 의무가 생기나?
대부분 나라에서 정자은행을 통한 합법적 기증은 법적 부모 지위와 분리해서 본다. 다만 개인 간 사적 기증은 나라마다 판례가 갈려서 분쟁 소지가 남아있다.

Q. 익명 기증이라도 나중에 신원이 드러날 수 있나?
DNA 데이터베이스가 계속 커지면서 가능성도 같이 올라가는 추세다. 완전한 익명성을 기대하기는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Q. 한 기증자에게서 태어난 형제자매가 몇 명인지 미리 알 수 있나?
클리닉이 가족 수 제한 정책을 명시해둔 경우에만 확인 가능하다. 그런 정책이 없는 클리닉이라면 사전에 직접 문의해보는 게 안전하다.

출처: MIT Tech Review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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