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활성 사용자 3억 명. 로블록스는 단순한 게임이 아니다. 아이들이 직접 게임을 만들고, 낯선 사람과 채팅하고, 가상 화폐로 아이템을 산다. 그 모든 게 실시간으로 일어난다. 개방적인 구조 덕분에 창의성이 자라는 공간이기도 하지만, 같은 이유로 위험도 함께 열려 있다. 다행히 로블록스는 꽤 촘촘한 자녀 보호 기능을 갖추고 있다. 문제는 대부분의 부모가 그 설정을 한 번도 제대로 열어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로블록스에서 실제로 발생하는 위험 3가지
로블록스가 다른 게임보다 신경 써야 하는 이유는 사용자 제작 콘텐츠(UGC) 구조 때문이다. 플랫폼 운영사가 아니라 일반 사용자가 게임을 만들어 올린다. 심사 과정이 있지만 수백만 개를 전부 걸러내기는 어렵다.
- 낯선 사람과의 채팅: 계정 기본 설정이 ‘모든 사용자’다. 별도로 손보지 않으면 아무나 내 아이에게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는 뜻이다.
- 로벅스 결제 사고: 800 로벅스가 약 1만 원 수준이다. 아이들은 이 환율 감각이 없다. 클릭 몇 번에 수만 원이 빠져나가는 사례가 실제로 많다.
- 부적절한 콘텐츠: ‘모든 연령’ 태그가 붙어 있어도 내부 콘텐츠가 꼭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다. 폭력성이나 선정성이 포함된 게임이 여전히 유통된다.
이 세 가지, 각각 막을 수 있다. 순서대로 정리한다.
계정 생성 단계에서 반드시 확인할 것
생년월일. 이게 핵심이다. 로블록스는 등록된 생년월일을 기준으로 보호 수위를 자동 조정한다. 13세 미만 계정은 채팅 제한이 자동으로 강화되고 콘텐츠 필터가 한 단계 올라간다. 아이들이 더 많은 기능을 쓰려고 나이를 속여 입력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러면 이 보호막이 통째로 날아간다. 처음 등록할 때 실제 생년월일을 정확히 넣어야 한다.
비밀번호는 대문자+소문자+숫자+특수문자 조합이 기본이다. 여기에 2단계 인증(Two-Step Verification)까지 활성화하면 비밀번호가 유출되어도 등록된 이메일이나 휴대전화로 인증 코드를 받아야 로그인이 된다. 계정 탈취 위험이 눈에 띄게 줄어든다.
채팅·개인정보 설정: 여기서 가장 많이 뚫린다
설정에서 가장 먼저 손봐야 할 부분이다. 로그인 후 설정 → 개인정보 탭으로 들어가면 핵심 항목 세 개가 있다.
- ‘내 계정으로 연락할 수 있는 사람’: 기본값이 ‘모든 사용자’다. ‘친구만’ 또는 ‘아무도 없음’으로 바꾸는 것이 첫 번째다. 낯선 사람의 접근을 원천 차단하는 가장 빠른 방법이다.
- ‘누가 나를 게임에서 찾을 수 있나’: ‘친구만’으로 설정하면 모르는 사람이 같은 서버에서 의도적으로 접근하는 상황이 차단된다.
- ‘누가 내 경험에 참여할 수 있나’: 마찬가지로 ‘친구만’. 자녀가 직접 만든 게임에 낯선 사람이 끼어드는 것도 막을 수 있다.
채팅 필터는 13세 미만 계정에 기본으로 적용된다. 욕설, 비속어, 개인정보 관련 단어를 자동으로 걸러내는 방식이다. 완벽하진 않다. 은어나 변형된 표현은 필터를 빠져나가기도 한다. 설정만 믿고 방치하는 건 위험하다. 자녀와 “모르는 사람이 연락해오면 어떻게 해야 해?”라는 대화를 한 번 나눠두는 게 필터 열 개보다 낫다.
친구 요청도 관리가 필요하다. 게임에서 잠깐 만난 사람의 요청을 무분별하게 수락하면 위의 설정이 무용지물이 된다. ‘친구만 메시지를 보낼 수 있음’ 상태를 유지하고, 친구 목록을 주기적으로 함께 확인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결제 청구서 폭탄 막는 법
로벅스는 로블록스 내 화폐다. 환율 감각이 없는 아이들에게는 그냥 숫자처럼 보인다. 800 로벅스가 실제로 약 1만 원에 해당한다는 걸 몸으로 느끼기 어렵다. 결제 사고는 대부분 이 감각 차이에서 생긴다.
- 앱스토어·구글 플레이 결제 비밀번호 설정: iOS는 App Store 설정에서 ‘무료 다운로드 이외의 경우 항상 요구’로 전환해야 한다. 안드로이드는 구글 플레이 스토어 → 설정 → 구매 시 인증 필요를 활성화하면 된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서 로블록스를 사용한다면 이 설정은 필수다.
- 로블록스 기프트 카드 활용: 신용카드를 연동하지 않아도 된다. 편의점에서 구매 가능하고, 정해진 금액 안에서만 쓸 수 있어 과금 사고가 구조적으로 차단된다. 한 달에 일정 금액씩 기프트 카드를 용돈처럼 주는 방식도 괜찮다. 경제 감각을 함께 길러주는 부수 효과도 있다.
- 결제 개념 교육: “이 아이템 800 로벅스인데, 한국 돈으로 얼마야?” 이 질문 하나가 생각보다 효과적이다. 직접 계산해보면 결제에 신중해진다. 단순히 막는 것보다 돈의 가치를 체감시키는 쪽이 장기적으로 훨씬 낫다.
플레이 시간 관리와 콘텐츠 확인
로블록스 게임에는 연령 등급이 있다. ‘모든 연령’, ‘9세 이상’, ’13세 이상’으로 분류된다. 자녀의 나이에 맞는 등급인지 게임 시작 전에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등급이 높은 게임은 처음에 함께 내용을 보거나 접근 자체를 제한하는 게 안전하다.
플레이 시간은 기기 자체 기능이 가장 확실하다. iOS의 스크린 타임, 안드로이드의 디지털 웰빙에서 앱별로 하루 사용 시간을 설정하거나 특정 시간대에 자동 차단이 가능하다. 말로 하는 규칙보다 기기 설정이 훨씬 효과적이다. 아이 입장에서도 협상의 여지가 없다고 받아들인다.
가끔 함께 게임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어떤 게임을 즐기는지, 채팅창에 어떤 대화가 오가는지 직접 보는 게 가장 빠른 파악 방법이다. 아이 입장에서도 부모가 자기 취향에 관심을 가진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상 징후 포착과 신고 방법
설정을 다 해도 틈새는 있다. 로블록스 사용 후 자녀의 행동에 변화가 생기면 무심코 넘기지 말아야 한다. 갑작스러운 불안감, 특정 게임에 대한 비밀스러운 집착, 공격적인 태도 변화. 온라인에서 불편한 일을 겪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로블록스에는 신고 기능이 내장돼 있다. 부적절한 사용자나 콘텐츠를 마주쳤을 때 해당 프로필 페이지나 게임 내 메뉴에서 바로 신고가 가능하다. 자녀에게 이 기능의 위치를 미리 알려두고, “불편하면 신고하고 나한테 말해줘”라는 말을 평소에 해두는 게 좋다. 심각한 상황이라면 로블록스 공식 웹사이트 고객센터를 통해 문의 양식이나 이메일로 연락할 수 있다.
로블록스는 아이들이 프로그래밍과 게임 디자인을 처음 접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창의력이 자라는 플랫폼인 건 분명하다. 다만 그 가능성을 제대로 누리려면 오늘 정리한 설정들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기술적인 설정은 10분이면 충분하다. 그 10분이 아이의 온라인 경험 전체를 바꾼다.
출처: BBC Tec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