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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파 센타우리 탐사, 진짜 얼마나 걸리길래 AI까지 동원됐나

    알파 센타우리 탐사, 진짜 얼마나 걸리길래 AI까지 동원됐나

    보이저 1호는 1977년에 쏘아 올려졌다. 지금도 초속 17km로 태양계 밖을 날아가는 중이다. 인류가 만든 물체 중 가장 빠른 축에 속하는데, 이 속도로도 가장 가까운 별 알파 센타우리까지 가려면 7만 년이 넘게 걸린다. 최근 한 비영리 우주단체가 2029년까지 알파 센타우리로 향하는 탐사선을 발사하겠다고 발표했는데, 경로 설계에 AI를 쓴다는 대목이 눈길을 끌었다. 몇만 년 뒤에나 도착할 탐사선에 왜 이렇게 공을 들이는지, 성간 여행이라는 게 실제로는 어떤 원리로 굴러가는지 — 정리해봤다.

    4.37광년, 감이 잘 안 온다면

    알파 센타우리는 태양계에서 제일 가까운 항성계다. 거리는 4.37광년. km로 바꾸면 약 41조 km, 지구에서 달까지(38만 km)의 1억 배가 넘는 숫자다. 인류가 만든 가장 빠른 물체인 보이저 1호조차 태양계 경계인 헬리오포즈를 겨우 벗어난 수준이니, 항성간 공간이 얼마나 넓은지는 사실 실감하기 어렵다. 빛의 속도로 날아가도 4년 넘게 걸리는 거리. 이 숫자 하나만 기억해두면 뒤에 나오는 계산들이 훨씬 쉽게 읽힌다.

    그런데 왜 7만~8만 년씩 걸리나

    지금 인류가 쓰는 화학 로켓의 속도는 광속의 0.006% 수준밖에 안 된다. 보이저 1호 속도(초속 17km)로 계산하면 알파 센타우리까지 약 7만 3000년, 좀 더 빠르다는 차세대 탐사선으로도 8만 년 안팎이다. 로켓은 연료를 다 태우고 나면 그다음부터는 관성으로만 날아간다. 속도를 더 끌어올릴 방법 자체가 없다는 게 근본적인 문제다. 좀 허무하지만, 그게 팩트다. 결국 도착 시간을 줄이려면 발사 단계부터 완전히 다른 추진 방식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AI가 경로 계산에 불려온 이유

    탐사선 하나 쏘아 올리는 데 계산해야 할 변수가 수백 가지다. 지구와 다른 행성들의 중력, 발사 시기, 목표 항성계의 위치 변화까지 전부 따져야 한다. 사람이 손으로 계산하던 시절엔 몇 달씩 걸리던 궤도 계산을, 지금은 AI 알고리즘이 훨씬 빠르게 처리한다. 격세지감이다.

    • 중력 도움(gravity assist) 항법의 최적 순서 계산
    • 연료 소모를 최소화하는 발사 시점 예측
    • 수만 가지 시나리오를 동시에 돌려 최적 경로만 골라내기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도 화성 탐사선 착륙 지점을 고르거나 궤도를 최적화할 때 머신러닝을 오래전부터 써왔다. 변수가 극단적으로 많은 임무일수록, AI 쪽이 사람보다 빠르고 효율적인 답을 내놓는다.

    보이저호와는 뭐가 다른가

    보이저 1·2호는 원래 목성, 토성 같은 태양계 행성을 관측하려고 설계된 탐사선이다. 임무를 마친 뒤 관성으로 태양계 밖까지 흘러나간 거다. 반면 최근 발표된 성간 탐사 계획들은 처음부터 항성간 공간을 목표로 설계된다는 점이 다르다.

    • 목적: 행성 관측용 설계 vs 항성간 항해 전용 설계
    • 통신: 초당 수십 비트로 느려지는 심우주 통신 vs 저전력 통신 방식 연구
    • 동력원: 방사성동위원소 발전기(RTG) 의존 vs 태양광 돛, 레이저 추진 같은 신개념

    시간을 확 줄여줄 차세대 추진 기술

    8만 년이라는 숫자를 몇십 년 단위로 줄이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게 브레이크스루 스타샷(Breakthrough Starshot) 프로젝트다. 지구에 설치한 대형 레이저로 우표 크기의 초소형 탐사선을 광속의 20%까지 가속시킨다는 구상인데, 말은 쉬워도 레이저 하나로 그 속도를 낸다는 게 사실 좀 무모하게 들리기도 한다. 그래도 이 속도라면 알파 센타우리까지 약 20년이면 닿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8만 년과 20년, 차이가 크긴 크다.

    • 광돛(라이트세일): 레이저나 태양광 압력으로 얇은 돛을 밀어내는 방식
    • 핵융합 추진: 아직 이론 단계지만 화학 로켓보다 효율이 훨씬 높을 걸로 기대
    • 반물질 추진: 가장 이상적인 방식이지만 생산과 저장 기술은 아직 걸음마 수준. 사실상 상상의 영역에 가깝다

    다만 이 기술들, 아직 실험실 검증 단계다. 실제 임무에 쓰이려면 수십 년의 개발 기간이 더 필요하다.

    왜 NASA가 아니라 비영리 단체가 나섰나

    과거엔 성간 탐사가 NASA 같은 국가 기관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다. 그런데 최근엔 민간 재단이나 비영리 단체가 프로젝트를 직접 주도하는 사례가 늘었다. 소형 위성 제작 비용이 낮아지고, AI가 설계·계산 비용까지 줄여주면서 정부 예산 없이도 야심 찬 임무를 밀어붙일 여지가 생긴 셈이다. 브레이크스루 스타샷도 민간 후원으로 시작된 프로젝트다. 우주 탐사의 진입 장벽이 낮아지는 흐름, 앞으로 더 많은 민간 주도 임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것도 궁금하죠?

    Q. 8만 년 뒤에나 도착할 탐사선을 굳이 왜 보낼까?
    A. 발사 당시 기술로는 그렇다. 나중에 더 빠른 탐사선을 만들어 추월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그 과정에서 데이터를 쌓는다는 의미가 크다. 통신 기술이나 신소재 실험 같은 파생 기술 효과도 무시하기 어렵다.

    Q. 탐사선과는 어떻게 통신하나?
    A. 거리가 멀어질수록 신호는 약해진다. 초소형 탐사선이 지구로 정보를 어떻게 보낼지, 통신 방식 자체가 별도 연구 대상이다. 레이저 통신 같은 새 방식이 검토되고 있다.

    Q. 사람이 직접 타고 갈 날이 올까?
    A. 지금 기술로는 냉동 수면이나 다세대 우주선 같은 SF적 개념 없이는 버틸 수 없는 여행 기간이다. 일단은 무인 탐사선으로 데이터부터 쌓는 게 먼저다.

    출처: MIT Tech Review 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