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서 열린 연례 광고주 행사에서 유튜브가 선언했다. 크리에이터는 소셜 미디어 인플루언서가 아니라 TV와 스트리밍을 아우르는 엔터테인먼트의 미래라고. 이 선언의 뒤에 붙은 속내는 하나다. 광고주 돈을 더 끌어오겠다는 것.
짧은 클립에서 ‘쇼’로 — 유튜브의 노선 변경
The Verge 보도를 보면 방향이 꽤 구체적이다. 짧고 편집된 클립이나 개인 방송에서 벗어나, 넷플릭스나 기존 방송사처럼 ‘쇼’ 형태의 콘텐츠를 키우겠다는 것. 조회수보다는 기획이 있는 고품질 콘텐츠. 단순 연결 플랫폼에서 벗어나 유튜브가 직접 제작 지원에 나서는 방향이다.
- 유튜브는 크리에이터들에게 더 긴 호흡의 콘텐츠 제작을 유도하고 있다.
- 기존 TV나 OTT 플랫폼의 정규 프로그램과 유사한 형태로 발전시킬 여지도 열어두고 있다.
- 단순 연결 플랫폼을 넘어 콘텐츠 기획 및 제작 지원까지 직접 개입하겠다는 신호다.
이번 전략의 핵심은 광고주 유치다. 영상 앞에 붙는 짧은 광고만으로는 한계가 왔다는 뜻이기도 하다. ‘쇼’ 포맷으로 가면 PPL(간접광고)이나 스폰서십처럼 단가가 높고 콘텐츠에 밀착된 광고 상품을 팔 수 있다. 크리에이터 수익을 늘려준다는 명분은 그다음 이야기다.
크리에이터를 ‘TV 스타’로 포지셔닝하는 계산
유튜브는 크리에이터의 위상 재정립에 꽤 공을 들이고 있다. 과거엔 ‘유튜버’라는 단어 자체가 특정 매체 생산자를 지칭하는 좁은 개념이었다면, 이제는 TV 스타나 영화배우에 버금가는 엔터테이너로 포지셔닝하는 게 목표다. 대형 광고주들이 크리에이터 마케팅에 돈을 더 쓰게 하려면 크리에이터의 격이 올라가야 한다는 계산이다. 솔직히 이 지점에서 유튜브의 이해관계가 가장 선명하게 드러난다.
게임, 뷰티, 먹방 같은 카테고리에 머물지 말고 다큐멘터리, 드라마, 예능 장르까지 넓히라는 메시지다. 플랫폼이 제작 지원에 직접 개입하겠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크리에이터를 키워 광고 시장 전체 파이를 키우겠다는 전략. 넷플릭스 오리지널처럼 ‘유튜브산 쇼’를 하나의 브랜드로 만들고 싶은 것이다.
국내 시장, 뭐가 달라지나
넷플릭스·티빙·웨이브가 각자의 오리지널로 치열하게 싸우는 판에 유튜브가 ‘쇼’ 전략을 들고 끼어들면 경쟁 구도 자체가 흔들린다.
- 국내 크리에이터 생태계 변화: 개인 방송 중심의 유튜버 외에, 기획력과 제작 역량을 갖춘 ‘쇼’ 전문 크리에이터가 늘어날 여지가 생긴다. 국내 MCN(다중 채널 네트워크) 기업들도 역할을 다시 써야 할 수 있다.
- 광고 시장 재편: 대기업이 TV 광고 예산을 유튜브 ‘쇼’ 스폰서십으로 돌릴 가능성이 있다. 콘텐츠와 광고의 경계가 더 흐릿해지면서 브랜디드 콘텐츠가 주류로 올라올 수 있다.
- 기존 방송·OTT와 직접 충돌: 유튜브가 쇼 콘텐츠를 강화하면 젊은 시청자의 시청 시간을 두고 기존 방송사와 국내 OTT 플랫폼이 더 거센 압박을 받는다. 광고주 유치 전쟁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 전략이 실제로 먹혀들지는 아직 모른다. 크리에이터들이 ‘쇼’ 포맷에 맞게 제작 방식을 바꾸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고, 유튜브가 제작에 직접 개입하면 지금의 자유로운 생태계와 충돌할 여지도 있다. 그래도 방향은 분명히 정해진 것 같다. 유튜브는 TV가 되고 싶다.
출처: The Verg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