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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공학, 기후변화를 막을 마지막 카드일까

    지구공학, 기후변화를 막을 마지막 카드일까

    구름에 화학물질 뿌려서 햇빛 반사시키기. 바다에 철가루 뿌려 플랑크톤 키우기. 심지어 지렁이랑 미생물 동원해서 축산 분뇨에서 나오는 온실가스까지 잡아낸다. 영화 소재로 딱인데, 실제로 논문이랑 실증 실험이 하나둘 쌓이고 있는 얘기다. 이런 식의 인위적 기후 개입을 통틀어 지구공학(geoengineering)이라고 부른다. 말은 많이 들어봤는데 정작 뭘 뜻하는지, 종류가 몇 가지인지는 헷갈리는 사람이 많길래 한번 정리해봤다.

    지구공학, 정확히 뭘 말하는 걸까

    지구공학은 지구 기후 시스템을 인위적으로 건드려서 온난화 속도를 늦추거나 아예 되돌리려는 대규모 개입을 뜻한다. 나무 심고 재생에너지로 갈아타는 것과는 결이 다르다. 이미 대기에 쌓인 열이나 탄소를 직접 손대는 방식이라, 기후변화 대응책 중에서도 ‘최후의 카드’로 불릴 때가 많다.

    두 갈래로 나뉜다: 햇빛 반사 vs 탄소 제거

    크게 두 방향이다.

    • 태양복사관리(SRM): 햇빛을 우주로 튕겨내서 지구를 식히는 방식. 효과는 빠른데, 정작 원인인 이산화탄소 농도는 그대로다.
    • 이산화탄소 제거(CDR): 대기 중 탄소를 뽑아내거나 가둬버리는 방식. 느리지만 원인 자체를 줄인다.

    목표도 다르고 리스크도 완전히 다르다. 그래서 뉴스에서 ‘지구공학’이라는 단어만 보고 뭉뚱그려 이해하면 십중팔구 오해하게 된다.

    성층권에 에어로졸 뿌린다는 아이디어, 실체는

    SRM 중에서 가장 시끄러운 방식이 성층권 에어로졸 주입(SAI)이다. 화산 터지고 나면 기온이 뚝 떨어지는 현상에서 힌트를 얻어, 비행기나 기구로 황산염 입자를 성층권에 뿌려서 햇빛을 반사시키자는 구상이다. 이론상으로는 몇 년 안에 지구 평균기온을 낮출 여지가 있다. 문제는 부작용이다. 강수 패턴이 흐트러지고, 오존층이 손상되고, 특정 지역은 가뭄이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만만치 않다. 실제로 하버드대 SCoPEx 프로젝트는 지역 주민 반발에 부딪혀 실증 실험 자체가 엎어진 적이 있다.

    요즘 뜨는 탄소 제거 기술 – 미생물과 지렁이

    CDR 쪽은 오히려 거창한 장비 없이 접근 가능한 방법이 늘어나는 추세다. 대표적인 게 축산 농가 분뇨 처리다. 소똥에서 나오는 메탄, 이산화탄소보다 온실효과가 훨씬 강하다. 여기에 특정 미생물과 지렁이를 투입해서 분뇨를 분해하면 메탄 배출은 줄고 퇴비까지 얻는다. 일석이조인 셈이다. 이 밖에 직접공기포집(DAC) 설비, 바다에 철분 뿌려서 플랑크톤 광합성을 촉진하는 해양 비옥화도 CDR 계열로 묶인다.

    왜 이렇게 논란이 많을까

    지구공학 논쟁은 기술 자체보다 누가 결정하고 누가 책임지느냐에서 시작된다.

    • 한 나라가 마음대로 SRM을 실행하면 이웃 나라 기후에 부작용이 생길 수 있는데, 이걸 막을 국제법이 사실상 없다.
    • ‘기술이 해결해줄 거다’라는 인식이 퍼지면, 정작 필요한 탄소 배출 감축 노력은 느슨해질 위험이 있다.
    • 생태계 개입의 장기 부작용을 실험실이 아니라 지구 전체를 무대로 검증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

    실제로 돌아가고 있는 프로젝트들

    이론에만 머물러 있는 건 아니다. 아이슬란드의 클라임웍스는 DAC 설비로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뽑아 지하에 암석으로 굳혀버리는 사업을 이미 상업화했다. 미국 서부의 여러 낙농가는 미생물 기반 분뇨 처리 시스템을 시범 도입해서 메탄 저감 효과를 재고 있는 중이다. 반면 SAI처럼 지구 전체에 영향을 주는 기술은 아직 소규모 모델링과 시뮬레이션 단계에 머물러 있다. 이 격차, 생각보다 크다.

    남은 변수들 – 규제, 돈, 그리고 신뢰

    지구공학이 실제 정책으로 굴러가려면 국제 규제 체계, 막대한 비용을 감당할 자금 구조, 대중의 신뢰라는 세 가지 벽을 넘어야 한다. 당장 하늘에 뭔가를 뿌리는 방식보다는 DAC나 미생물 기반 탄소 저감처럼 지역 단위에서 검증 가능한 기술부터 자리 잡는 흐름이다. 용어만 정확히 구분해 둬도 앞으로 나오는 관련 뉴스가 훨씬 쉽게 읽힌다.

    출처: MIT Tech Review AI

  • 태양 지구공학, 진짜로 쓸 수 있는 기후 비상구일까

    태양 지구공학, 진짜로 쓸 수 있는 기후 비상구일까

    1991년 필리핀 피나투보 화산이 터졌다. 이산화황 수천만 톤이 성층권을 뒤덮었고, 이듬해 지구 평균 기온이 약 0.5°C 떨어졌다. 과학자들은 이 자연재해를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다 — “우리가 인위적으로 이걸 흉내낼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태어난 게 태양 지구공학이다. SF 소재였던 이 발상이 하버드·옥스퍼드 연구비를 받으며 진지한 과학 논쟁의 중심에 올라섰다. 수십 개 연구팀이 뛰어들었고, 정책 토론장에서도 슬슬 이름이 오르내린다. 효과는 있을까. 있다 해도 써도 되는 건지. 두 질문은 따로 따져봐야 한다.

    태양 지구공학, 개념부터 짚자

    지구공학(Geoengineering)은 크게 두 방향이다. 탄소 제거(Carbon Dioxide Removal, CDR)는 이산화탄소를 대기에서 직접 뽑아내는 방식이다. 태양 복사 관리(Solar Radiation Management, SRM), 즉 태양 지구공학은 방향이 다르다. 탄소를 줄이는 게 아니라 들어오는 햇빛 자체를 반사시켜 온도를 낮추자는 것.

    원리는 단순하다. 지구 규모의 차광막을 치는 것. 온실가스는 그대로 두고 오는 열만 막겠다는 발상이다. 이게 솔직히 좀 아찔한 구석이 있다.

    햇빛을 막는 방법 3가지

    1. 성층권 에어로졸 주입(SAI)
    가장 많이 연구된 방식이다. 비행기나 기구로 고도 15~25km 성층권에 황산염 같은 반사 입자를 살포한다. 피나투보 화산 사례가 자주 인용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자연이 이미 실험을 한 번 해줬으니.

    2. 해양 구름 밝기 증가(MCB)
    바닷물 입자를 저고도 구름에 뿌려 구름을 더 밝게, 반사율을 높이는 방법이다. SAI보다 국지적 적용이 가능하고 효과가 비교적 빨리 사라진다. “되돌리기 쉬운 옵션”으로 거론되는 건 이 때문이다.

    3. 우주 차광판
    지구와 태양 사이 라그랑주 점(L1)에 거대한 반사막을 설치하는 아이디어다. 이론적으로는 가장 깔끔하다. 다만 현재 기술 수준과 비용을 따지면 단기 선택지에는 없다. 그냥 개념 수준.

    시뮬레이션상으로는 된다 — 문제는 그다음부터

    컴퓨터 시뮬레이션 결과만 보면 SAI는 꽤 강력하다. 성층권에 충분한 반사 입자를 주입하면 지구 평균 기온을 수년 안에 1~2°C 낮추는 게 수치상으로는 가능하다는 얘기다.

    ‘평균 기온’이 전부가 아닌 게 문제다. 지역별 강수 패턴이 통째로 달라진다. 어떤 지역에는 가뭄이, 다른 지역에는 홍수가 심해질 가능성이 있다. MIT 테크 리뷰가 전한 연구들도 이 지점을 반복해서 짚는다 — 지구 시스템은 햇빛 하나만 건드려도 예상 못한 연쇄 반응이 터진다고.

    연구자들도 인정하는 미해결 문제들

    솔직하게 말해서 난제가 한둘이 아니다.

    • 종료 문제(Termination Shock): 일단 시작하면 갑자기 못 멈춘다. SAI를 급작스럽게 중단하면 억눌렸던 온난화가 급반등한다. 수십 년을 끊임없이 운영해야 한다는 뜻이다.
    • 오존층 파괴: 황산염 입자는 성층권 오존을 분해한다. 기온을 낮추면서 오존층을 깎아먹는 거래가 될 수도 있다.
    • 지역 불균형: 적도 인근 국가들은 강수량 감소 피해를 볼 수 있고, 고위도 국가들은 상대적 이득을 본다. “누가 이기고 누가 지나”는 결국 정치 싸움이다.
    • 모니터링 한계: 실제 입자를 뿌렸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는 소규모 실험 없이는 모른다. 그런데 소규모 실험조차 시작하는 순간 윤리·법적 논쟁이 터진다.

    찬반 양쪽 논리, 각각 따져보면

    찬성 측 논거는 현실론이다. 탄소 배출 감축이 너무 느리다. 기후 티핑 포인트가 생각보다 빨리 올 수 있다. 최악을 막을 비상 옵션은 최소한 연구라도 해둬야 하지 않냐는 주장이다. 하버드·옥스퍼드가 여기에 연구비를 쏟는 이유기도 하다.

    반대 측은 두 갈래다. 첫째, 윤리적 반대 — “인류가 기후 시스템을 통제할 권리가 있냐”는 근본 질문이다. 둘째가 더 현실적으로 무겁다. 태양 지구공학이 가능하다는 믿음이 생기면 탄소 감축 노력이 느슨해진다는 모럴 해저드(Moral Hazard) 우려다. 기후 운동 진영 상당수가 이 이유로 연구 자체를 반대한다. 이건 좀 생각해볼 만한 지점이다.

    기술보다 어려운 문제 — 누가 결정하나

    기술 난제보다 더 근본적인 게 있다. “누가 결정하나”다.

    태양 지구공학을 규율하는 국제 조약도, 거버넌스 체계도 현재 없다. 경제력과 기술력을 갖춘 어떤 주체가 ‘기후 응급상황’을 명분으로 단독 행동에 나설 경우를 막을 법적 수단도 마땅치 않다.

    2021년 스웨덴에서 하버드대 소형 실험 기구 프로젝트(SCoPEx)가 지역 원주민 단체 등의 반발로 취소됐다. 소규모 실험 하나도 이 정도다. 실제 대규모 배치 단계에서의 충돌은 가늠이 안 된다.

    지금 아는 것, 아직 모르는 것

    태양 지구공학은 기후 비상 브레이크가 아니다. MIT 테크 리뷰 등 주요 과학 매체들의 연구를 모아보면, 현재 상태는 “작동할 수도 있는 아이디어”지 “검증된 해결책”과는 거리가 멀다.

    확인된 사실:

    • 대규모 화산 폭발은 자연적으로 단기 냉각 효과를 낸다 (실제 사례 존재)
    • 컴퓨터 모델상 SAI는 평균 기온을 낮추는 데 효과적이다
    • 비용 자체는 다른 기후 대응책보다 상대적으로 낮다

    여전히 모르는 것:

    • 실제 지역별 강수 변화가 어느 정도일지
    • 오존층과 생태계에 미치는 장기 영향
    • 수십 년 지속 운영이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 국제 사회가 합의에 이를 수 있는지

    지구 온난화가 가속화될수록 이 논쟁은 커질 수밖에 없다. 기술이 준비되기 전에 사회적 합의 틀부터 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과학계 내부에서도 힘을 얻고 있다. 연구와 거버넌스 논의를 동시에 굴려야 할 시점이다.

    출처: MIT Tech Review AI

  • 하늘에 황 입자를 뿌려 지구를 식힌다—태양 지구공학, 가능성과 위험 사이

    하늘에 황 입자를 뿌려 지구를 식힌다—태양 지구공학, 가능성과 위험 사이

    1.5도. 숫자 하나가 전 세계 기후 협상장을 뒤집어놓고 있다.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 기온이 이 선을 넘는 순간—해수면 상승, 극단적 기상이변, 생태계 붕괴가 한꺼번에 가속된다는 게 수십 년치 과학 연구의 결론이다. 탄소 배출을 줄이는 건 누구나 안다. 문제는 속도다. 지금 속도로는 절대 못 따라간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등장한 발상이 ‘태양 지구공학(Solar Geoengineering)’이다. 태양빛 자체를 줄여서 지구를 식힌다는 것. 처음 들으면 황당하다. 그런데 지금 전 세계 연구소에서 진지하게, 정말 진지하게 연구 중이다.

    지구공학, 방향이 두 가지다

    지구공학(Geoengineering)은 인간이 의도적으로 지구 시스템에 개입해 기후를 조절하려는 기술의 총칭이다. 크게 두 방향으로 나뉜다.

    • 탄소 제거(Carbon Dioxide Removal, CDR):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직접 걷어내는 방식. 나무 심기, 직접공기포집(DAC) 등이 여기 속한다.
    • 태양복사관리(Solar Radiation Management, SRM): 지구에 도달하는 태양에너지 자체를 줄이는 방식. 이게 태양 지구공학의 본체다.

    탄소 제거는 병의 원인을 없애는 것이고, 태양복사관리는 열을 내리는 해열제 같은 것이다. 결정적인 차이는 시간. 탄소 제거가 효과를 내려면 수십 년이 걸린다. 기후 임계점이 코앞이라는 위기감 속에서 SRM이 대안으로 거론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방식 세 가지, 원리는 하나

    현재 주로 연구되는 방법은 세 가지다.

    • 성층권 에어로졸 주입(SAI): 황산염 입자를 성층권(고도 15~25km)에 살포해 태양빛을 반사시키는 방식. 1991년 필리핀 피나투보 화산이 폭발했을 때 지구 기온이 약 0.5도 낮아진 걸 보고 착안했다. 세 방식 중 연구가 가장 깊이 쌓인 방법이다.
    • 해양 구름 밝게 하기(MCB): 바닷물을 미세 물방울로 분무해 해양 저층 구름을 두껍게 만들어 반사율을 높이는 방식. 성층권을 건드리지 않아 상대적으로 제어가 쉽다는 평가가 있다.
    • 우주 거울(Space Mirror): 지구와 태양 사이 라그랑주 포인트(L1)에 반사체를 설치해 태양빛 일부를 막는 개념. 이론상 가장 강력하다. 비용과 기술 난이도 면에서는 아직 현실과 거리가 멀다는 게 솔직한 평가다.

    셋 다 핵심은 같다. 지구로 들어오는 에너지를 조금만 줄여도 기온에는 의미 있는 변화가 생긴다는 것.

    숫자로 보면: 얼마나 효과가 있나

    성층권 에어로졸 주입을 시뮬레이션한 연구들에 따르면, 황산염 입자를 적절히 살포할 경우 지구 평균 기온을 1~2도 낮추는 효과가 이론상 가능하다. 일부 모델에서는 피나투보급 화산 폭발에 해당하는 에어로졸을 매년 성층권에 투입했을 때, 파리협정 목표치인 1.5도 억제에 근접한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비용도 상대적으로 낮다. 하버드대 추산 기준 SAI 초기 구축 비용은 연간 수십억 달러 수준—탄소포집이나 재생에너지 전환에 비하면 훨씬 저렴하다. 이 ‘저비용 해결책’이라는 특성 때문에 일부 국가가 국제 합의 없이 독자적으로 추진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사실 이게 더 무섭다.

    반론: 만만치 않다

    과학계와 환경 단체의 반발이 거센 데는 이유가 있다.

    • 몬순 교란 위험: 성층권 에어로졸이 대기 순환을 바꿔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우기 패턴을 흐트러뜨릴 수 있다는 시뮬레이션 결과가 반복적으로 나온다. 기후 혜택을 보는 지역과 피해를 보는 지역이 달라지는 ‘지정학적 불평등’ 문제다.
    • 종료 충격(Termination Shock): SAI를 갑자기 멈추면 억눌렸던 온난화가 급격히 되살아난다. 한 번 시작하면 수십 년간 멈출 수 없는 기술이 된다는 뜻이다.
    • 오존층 파괴: 황산염 에어로졸이 성층권 오존을 분해한다는 우려도 있다. 피나투보 이후 남극 오존 구멍이 일시적으로 악화된 사례가 근거로 자주 언급된다.
    • 도덕적 해이: 기술 해결책이 있다고 믿으면 탄소 감축 노력이 느슨해질 수 있다는 ‘도덕적 해이(Moral Hazard)’ 논란도 빠지지 않는다.

    이 반론들이 허구가 아니라는 게 핵심이다. 컴퓨터 모델마다 결과가 다르고, 실제 대기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확신하지 못한다. 솔직히 여기서 판단이 갈린다.

    실험은 어디까지 왔나

    오랫동안 컴퓨터 시뮬레이션에 머물렀던 연구가 조금씩 밖으로 나오고 있다. 하버드대의 ‘SCoPEx(성층권 통제 교란 실험)’는 소규모 에어로졸을 실제 성층권에 살포해 반응을 관찰하려 했지만, 스웨덴 현지 환경단체와 사미족의 반대로 2021년 시험 비행이 취소됐다.

    MIT 테크 리뷰가 전한 최신 흐름을 보면, 소규모 실외 실험들이 여러 기관에서 조심스럽게 재개되고 있다. 해양 구름 밝게 하기(MCB) 실험은 미국 캘리포니아와 호주 해안에서 이미 소규모로 진행됐다. 대규모 성층권 실험으로 가기 위한 사전 데이터 수집 단계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연구의 무게중심도 바뀌고 있다.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에서 ‘어떻게 하면 덜 위험하게 할 수 있나’로.

    국제 사회: 찬반이 복잡하게 갈린다

    미국과 유럽의 일부 연구 기관은 규제 틀 안에서 연구를 이어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유엔환경계획(UNEP)은 국제적 거버넌스 없이 진행되는 일방적 실험에 강하게 경고하는 쪽이다.

    2023년 유엔에서는 태양 지구공학에 대한 국제 모라토리엄(일시 중지) 선언을 촉구하는 서한에 과학자 400여 명이 서명했다. 동시에 또 다른 그룹의 과학자들은 연구 자체를 막는 건 오히려 위험하다며 반박 서한을 냈다. 과학계 내에서도 합의가 없다는 게 현실이다.

    가장 큰 걱정은 따로 있다. 부유한 소수 국가—또는 억만장자 개인—가 국제 합의 없이 독자적으로 기술을 가동할 가능성. 멕시코에서 민간 스타트업이 허가 없이 소규모 에어로졸을 살포해 논란이 된 사례가 이미 있다. 기술 접근성이 낮아질수록 이런 ‘기후 불법 행위’의 위험은 커진다.

    결국 기술만으로는 부족한 이유

    태양 지구공학이 설령 기술적으로 완벽하게 작동해도, 그것만으로 기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이유는 단순하다. 이 기술은 이산화탄소 농도를 낮추지 못한다.

    대기 중 CO₂가 계속 쌓이면 해양 산성화는 계속되고, 태양빛을 막아도 온실가스 증가로 인한 강수 패턴 변화는 막을 수 없다. SAI는 기후 증상의 일부를 완화할 뿐이다. 근본 원인을 건드리지 못한다.

    과학자들이 공통적으로 그리는 그림은 하나다. 탄소 감축이 메인, 지구공학은 비상용 보조 수단. 탈탄소 속도를 늦추는 핑계로 지구공학을 쓰는 순간, 오히려 더 위험한 미래로 가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

    기후과학이 태양 지구공학에 ‘리얼리티 체크’를 가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기술 가능성은 열려 있다. 그런데 지금 당장 해결책이라고 부르기엔 미지수가 너무 많다. 연구는 계속해야 하되, 탄소 감축의 대체재가 되어서는 안 된다—이게 현재로서는 가장 합리적인 결론이다.

    출처: MIT Tech Review AI

  • 성층권에 황산염을 뿌려 지구를 식힌다 — 지구공학 원리·종류·논란 총정리

    성층권에 황산염을 뿌려 지구를 식힌다 — 지구공학 원리·종류·논란 총정리

    1991년 필리핀 피나투보 화산이 터졌을 때, 전 지구 평균 기온이 약 0.5°C 낮아졌다. 화산재가 성층권을 뒤덮어 햇빛을 반사시킨 결과였다. 이 사건 이후 일부 과학자들이 조용히 연구를 시작했다. “그걸 인공적으로 재현할 수 있다면?” 황당하게 들리지만, MIT와 하버드 연구팀이 지금 실제로 추진 중인 프로젝트가 이거다. 기후 위기의 속도가 온실가스 감축 속도를 앞질러가면서, 지구 시스템 자체를 건드리자는 발상이 주류 과학계 안에서도 슬금슬금 올라오고 있다.

    지구공학이 뭔지부터

    지구공학(Geoengineering)은 기후 시스템에 의도적으로 개입해 기후 변화를 막거나 되돌리는 기술을 통칭한다. 온실가스를 덜 배출하는 기존 감축 전략과는 아예 결이 다르다. 이미 올라간 온도를 직접 낮추거나, 대기 중 탄소를 강제로 빨아들이거나, 태양빛 자체를 차단하는 방식이다.

    처음엔 소수 연구자들만의 영역이었다. 전환점은 IPCC였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이 1.5°C 목표 달성 시나리오에 일부 지구공학 기술을 포함시키면서 판이 바뀌었다. 지금은 미국 에너지부와 국립과학재단이 예산을 투입하고 있고, 워싱턴대·시카고대에서도 독자 프로젝트를 돌리고 있다.

    탄소 제거냐, 태양 가리기냐

    지구공학은 크게 두 방향으로 갈린다.

    • 탄소 제거(CDR, Carbon Dioxide Removal):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직접 없애는 방식이다. 직접 공기 포집(DAC), 바이오에너지 탄소 포집·저장(BECCS), 해양 알칼리화, 강화된 암석 풍화 등이 여기 속한다.
    • 태양 복사 관리(SRM, Solar Radiation Management): 지구에 닿는 태양에너지 자체를 줄이는 방식이다. 성층권 에어로졸 주입(SAI), 해양 구름 밝기 조절(MCB), 우주 반사경 등이 해당된다.

    CDR은 원인을 직접 다루는 방식이라 논란이 상대적으로 적다. SRM은 효과가 빠른 대신 부작용과 윤리 문제가 훨씬 크다. 솔직히 말하면, CDR이 느려도 올바른 방향이고 SRM은 어디까지나 최후의 수단이어야 한다고 본다.

    성층권 에어로졸 주입(SAI), 어떻게 작동하나

    피나투보 화산 얘기를 다시 꺼낼 수밖에 없다. 1991년 그 폭발로 황산염 입자가 성층권으로 대량 방출됐고, 전 지구 기온이 약 0.5°C 떨어졌다. SAI는 이 자연 현상을 인공적으로 재현하겠다는 개념이다.

    원리는 단순하다. 특수 설계된 항공기가 고도 20~25km 성층권에 황산염(SO₂) 또는 탄산칼슘(CaCO₃) 입자를 지속적으로 살포한다. 입자들이 햇빛을 반사해 지표면에 닿는 태양 복사량을 줄이는 구조다. MIT 연구팀이 개발 중인 무인 항공기가 바로 이 임무용이다. 날개 폭이 크고 동체는 짧게 설계됐으며, 일반 여객기보다 훨씬 높은 고도에서 운용 가능하다.

    이론적으로 충분한 양을 살포하면 수 년 안에 지구 전체 온도를 낮출 수 있다는 추정도 나온다. 비용 대비 효과도 다른 기후 대책보다 월등히 높다고 한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왜 반발이 큰가 — 4가지 리스크

    SAI를 포함한 SRM 기술이 강한 반발을 사는 이유는 단순히 “자연스럽지 않아서”가 아니다. 구체적이고 심각한 리스크들이 따라붙는다.

    • 강수 패턴 교란: 컴퓨터 시뮬레이션 결과, SAI는 지역별 강수량을 크게 바꿔놓을 수 있다. 아프리카나 아시아 몬순이 약해지면 수억 명의 농업과 식수 공급에 직격탄이 된다. 온도는 낮추는데 다른 나라 농지를 망치는 셈이다.
    • 종료 충격(Termination Shock): SAI를 갑자기 멈추면 억제됐던 온난화가 한꺼번에 반발한다. 한 번 시작하면 수십 년, 어쩌면 수백 년간 멈추기 어렵다는 의미다. 의존성이 생기는 거다.
    • 오존층 파괴: 황산염 입자가 성층권 화학반응을 바꿔 오존층을 얇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 자외선 증가로 이어지면 또 다른 환경 재앙이 된다.
    • 감축 의지 약화: “기술로 온도를 낮출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지면 정작 필요한 탄소 감축 노력이 느슨해질 여지가 있다. 과학자들 사이에서도 이 “도덕적 해이” 문제를 가장 심각하게 보는 시각이 적잖다.

    실험이 번번이 막히는 이유

    논문으로만 다루던 SAI 연구가 실외 실험 단계로 나아가려 할 때마다 벽에 부딪혔다. 하버드대의 SCoPEx 프로젝트는 성층권에 탄산칼슘을 소량 살포하는 실험을 계획했다가 지역 주민과 환경단체의 반대로 결국 중단됐다. 스웨덴에서도 비슷한 실험이 시민 반대로 취소됐다.

    결국 공개적인 실외 실험보다 컴퓨터 모델링과 기후 시뮬레이션이 주류를 이루는 상황이다. MIT의 짐 프랭크(Jim Franke) 연구팀처럼 항공기 설계와 살포 시스템 개발에 집중하는 팀들도 있지만, 실제 비행 실험까지 가려면 국제적 합의와 규제 체계가 먼저 갖춰져야 한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결정은 누가 하나 — 거버넌스의 공백

    지구공학의 가장 큰 현실적 문제는 기술 자체가 아니라 의사결정 체계의 부재다.

    SAI 하나만 해도 물음표가 줄줄이 붙는다. 어떤 나라가 실시 결정을 내릴 수 있나? 강수 패턴이 바뀌어 피해를 입은 나라는 누구에게 보상을 청구하나? 국제 합의 없이 단독으로 실행하는 국가가 나오면 어떻게 되나?

    현재 SAI를 규제하는 구속력 있는 국제 조약은 없다. UN 환경계획(UNEP)과 기후 협약(UNFCCC) 틀 안에서 논의가 진행 중이지만, 강대국들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려 합의에 이르기 쉽지 않다. 일부 연구자들은 “기술이 준비되기 전에 거버넌스가 먼저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하지만, 현실에서는 그 순서가 뒤집혀 있다.

    연구는 하되, 기대지는 않기

    지구공학, 특히 SRM은 기후 위기의 근본 해결책이 아니다. 탄소를 계속 배출하면서 태양만 가린다면 해양 산성화는 멈추지 않고, 생태계 파괴도 계속된다. 온도만 낮춘다고 기후 위기가 끝나는 게 아닌 셈이다.

    그래도 연구를 포기하기 어려운 건 최악의 시나리오 때문이다. 기후 임계점(tipping point)을 이미 넘거나 감축 노력이 실패했을 때, SAI가 최후의 비상 브레이크로 떠오를 수 있다. 브레이크를 쓸 일이 없기를 바라지만, 없으면 안 되는 것처럼 — 딱 그 위치다.

    미국 국립과학아카데미(NAS)는 SAI 연구를 지속하되, 실제 배치 결정은 국제 거버넌스 체계 없이 내려선 안 된다고 권고했다. 연구와 실행 사이에 분명한 선을 긋자는 입장이다. MIT Tech Review가 전한 바에 따르면, 이 긴장감은 기후 위기가 해소되지 않는 한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출처: MIT Tech Review 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