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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뮬러 E vs F1, 실제로 뭐가 다른가 — GEN4 변화까지 한 번에 정리

    포뮬러 E vs F1, 실제로 뭐가 다른가 — GEN4 변화까지 한 번에 정리

    10년 넘게 달렸는데도 여전히 ‘F1이랑 뭐가 달라요?’가 제일 많이 들어오는 질문이다. 배터리로 달린다는 것 하나만 다른 게 아닌데. 서킷 선정 방식부터 레이스 포맷, 팬이 경기에 직접 개입하는 방식까지 — 솔직히 구조 자체가 다른 스포츠다.

    포뮬러 E, 일단 기본부터

    FIA 공인 전기차 전용 레이싱 시리즈다. 2014년 출범해 지금까지 시즌을 이어왔고, 포르쉐, 재규어, 미쓰비시, 마세라티 등이 직접 공장팀을 운영 중이다.

    초창기엔 ‘느린 F1’ 소리를 많이 들었다. 어느 정도는 맞는 말이기도 했다. GEN1 시절엔 배터리 용량이 너무 딸려서 레이스 도중 차를 바꿔 타는 장면이 나왔을 정도니까. GEN2, GEN3를 거치면서 최고 출력 350kW(약 470마력), 최고 속도 320km/h 이상까지 올라왔다. 한 대로 완주하는 건 이제 기본이고, 기술 발전의 직접적인 결과다.

    F1과 결정적으로 다른 점 3가지

    • 서킷 유형: F1은 스파, 스즈카, 모나코처럼 전통 상설 서킷이 기본이다. 포뮬러 E는 홍콩 시내, 로마 도심, 서울 잠실 같은 도심 임시 서킷이 핵심이었는데 — ‘이었다’가 과거형인 이유는 GEN4부터 이 공식이 크게 바뀌기 때문이다.
    • 팬부스트 시스템: 레이스 중 팬 투표 결과에 따라 드라이버에게 추가 출력 약 30kW가 주어진다. F1에는 없는 요소인데, “재밌다”는 쪽과 “경기 순수성을 해친다”는 쪽이 팽팽하게 갈린다. 솔직히 여기서 호불호가 명확히 갈리는 지점이다.
    • 에너지 관리 전략: 배터리 용량이 정해져 있으니 드라이버가 직접 아낄 구간과 밀어붙일 구간을 계산해야 한다. F1에서 타이어 전략이 승패를 가르듯, 포뮬러 E에서는 에너지 판단 능력이 그 자리를 차지한다.

    GEN4, 왜 상설 서킷으로 돌아오나

    2027 시즌부터 GEN4 머신이 투입되면서 일정이 확 바뀐다. 브랜즈 해치(영국), COTA(미국 텍사스), 잔드보르트(네덜란드). F1을 좀 봐온 사람이라면 귀에 익은 이름들이다.

    도심 서킷의 한계가 누적된 결과다. 도로 표면이 나쁘면 타이어 마모가 급격히 심해지고, 날씨 변수도 크게 작용한다. 거기다 팬 입장에서 도심 서킷은 관람 동선이 복잡하다. F1 팬에게 이미 익숙한 트랙에서 달리는 건 신규 팬 확보 전략이기도 하다. GEN4 머신의 목표 출력은 350kW 이상, 최고 속도 340km/h 수준으로 전통 서킷의 고속 코너를 소화할 성능 기반이 갖춰진다.

    성능 수치로 보면 F1이랑 얼마나 차이 나나

    직접 비교하면 아직 격차는 있다.

    • F1: 최대 출력 약 1000마력(하이브리드 포함), 최고 속도 350km/h 이상, 다운포스 수천 kg
    • 포뮬러 E GEN3: 최대 출력 약 470마력, 최고 속도 320km/h대, 다운포스는 F1 대비 낮음

    숫자보다 더 와닿는 건 랩타임이다. 같은 서킷을 달리면 F1이 보통 10~20% 빠르다. 그렇다고 포뮬러 E가 ‘느린’ 건 아닌데, GT3 레이싱카나 인디카와 비슷한 수준이거든요. 전기 모터 특성상 토크 반응이 즉각적이라 0-100km/h 가속은 내연기관 레이싱카보다 오히려 빠른 경우가 있다. 이 부분은 직접 봐야 실감이 된다.

    처음 보기 전에 알아야 할 규칙들

    처음 보면 뭔가 이상하다 싶은 장면들이 나온다. 핵심만 짚으면:

    • 어택 모드: 지정 구간을 통과하면 한시적으로 출력이 올라가는 모드다. F1의 DRS와 비슷한 역할이지만 통과 루트가 따로 있고, 사용 시점 선택이 전략이 된다.
    • 세이프티카 에너지 규정: 황색 기 구간에서 에너지 소비 제한이 추가된다. 안전 차량 뒤에서 회생 제동으로 배터리를 채우는 전략이 순위 변동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 팬부스트 투표: 레이스 전에 팬들이 특정 드라이버에게 추가 파워를 몰아줄 수 있다. 현장 관중과 온라인 팬 모두 참여 가능하다.

    완성차 브랜드들이 돈을 쏟아붓는 진짜 이유

    포르쉐, 재규어, 미쓰비시가 포뮬러 E에 참가하는 이유는 홍보만이 아니다. 배터리 열관리, 회생 제동 효율, 전기 모터 내구성 — 레이스 현장에서 극한으로 밀어붙여 얻은 데이터가 양산차 개발에 직접 들어간다.

    포르쉐는 포뮬러 E 참가에서 얻은 기술 일부를 타이칸 개발에 적용했다고 밝혔다. 재규어도 I-PACE 전기 구동계 최적화에 레이싱 데이터를 활용했다. F1이 내연기관 엔진 기술의 전쟁터라면, 포뮬러 E는 배터리와 전기 구동계 기술의 전쟁터다. 역할이 다를 뿐이다.

    기후 대응 분위기도 작용한다. EV 전환 속도가 빨라지는 시점에 ‘우리 회사는 전기차 레이싱에서 이겼습니다’라는 메시지는 브랜드 입장에서 꽤 쓸모가 있는 시대가 됐다.

    결국 F1을 밀어낼 수 있을까

    단기간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F1은 70년 이상의 역사, 모나코·스파 같은 전설적인 서킷, 수십 년 쌓인 글로벌 팬덤이 있다. 이걸 빠르게 따라잡을 방법은 없다.

    대신 ‘대체’가 아닌 ‘공존’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F1이 내연기관 팬들의 영역이라면, 포뮬러 E는 EV 기술에 관심 있는 새로운 팬층을 만들어가고 있다. GEN4 머신이 COTA나 잔드보르트에서 달리기 시작하면, F1을 즐겨 보던 사람들이 포뮬러 E도 자연스럽게 찾아볼 가능성은 충분하다.

    서울 e-Prix를 현장에서 한 번이라도 봤다면 그 분위기를 안다. 엔진 소리 없는 서킷. 도심에서 320km/h로 달리는 차. 배터리 관리 전략이 순위를 뒤집는 레이스. F1과 확실히 다른 재미가 있다. 뭐가 낫고 나쁜 게 아니라, 그냥 다른 스포츠다.

    출처: Ars Technic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