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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트나이트 스킨, 다른 게임서도 쓴다 — 에픽 메타버스 구상이 이번엔 다른 이유

    포트나이트 스킨, 다른 게임서도 쓴다 — 에픽 메타버스 구상이 이번엔 다른 이유

    포트나이트에서 산 스킨을 전혀 다른 게임에서 입는다. 말이 되는 얘기처럼 들리지 않지만, 에픽게임즈는 이걸 실제로 만들겠다고 나섰다. The Verge가 전한 바에 따르면, 2026 언리얼 페스트에서 공개된 이 계획은 언리얼 엔진 6(UE6)을 기술적 토대로 삼는다. 게임 업계 전체의 비즈니스 모델을 뒤흔들 수 있는 내용이다.

    UE6로 크로스게임 에셋의 문을 여는 구조

    에픽의 구상은 단순하다. UE6 위에서 개발된 게임끼리 캐릭터 스킨이나 아이템 같은 에셋을 서로 인식하고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 A 게임에서 구매한 아이템이 B 게임에서도 그대로 작동하는 방식이다. 현재 UE5 기반 게임이 전 세계 수천 타이틀에 달하니, UE6 전환이 본격화되면 이 에코시스템 안에 있는 게임 전체가 잠재적 연동 대상이 된다.

    에픽이 이걸 단순한 기술 업데이트로 포지셔닝하지 않는다는 점이 눈에 띈다. ‘메타버스 인프라의 첫 번째 실질적 레이어’라고 표현했다. 포트나이트가 그 실험의 중심축이다.

    5억 계정 스킨이 ‘디지털 자산’이 되면

    포트나이트 등록 계정은 5억 명을 넘는다. 에픽의 인게임 화폐 ‘V-Bucks’ 기반 스킨 판매가 에픽 전체 매출에서 핵심 비중을 차지한다는 건 공공연한 사실이다. 이 스킨들이 타 게임에서도 쓰인다면 소비자 심리가 달라진다. 한 번 산 아이템이 여러 게임에서 써먹히면 지갑 열기가 훨씬 쉬워지기 때문이다.

    • 기존: 스킨은 포트나이트 안에서만 유효한 소비재
    • UE6 이후: 스킨은 에픽 에코시스템 내 ‘디지털 자산’으로 기능
    • 장기적으로는 블록체인 없이도 디지털 소유권 개념 구현 가능

    NFT 기반 메타버스 프로젝트들이 줄줄이 무너진 건 기술 복잡성과 투기성 때문이었다. 에픽은 그 실패를 보고, 자체 인프라 위에서 같은 결과를 더 단순하게 구현하는 쪽을 선택한 셈이다. 이 판단이 맞는다면 꽤 영리한 수다.

    왜 여태 못 했나 — 세 가지 장벽

    상호운용 메타버스 얘기가 처음 나온 게 2021~2022년이다. 로블록스,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모두 같은 비전을 들고 나왔다가 실현에 실패했다. 이유는 명확하다.

    • 표준 부재: 게임마다 에셋 포맷, 스켈레탈 구조, 렌더링 방식이 달라 호환이 어렵다
    • 수익 배분 문제: A 게임에서 산 아이템을 B 게임에서 쓰면 B 개발사는 수익을 어떻게 가져가나
    • 플랫폼 이해관계: 스팀, 플레이스테이션, 엑스박스 각 생태계가 교차 연동을 막는 구조

    에픽의 접근법은 UE6를 공통 기반으로 삼아 이 장벽을 우회하는 것. UE 기반 게임끼리만 연동하면 포맷 표준 문제는 상당 부분 해소된다. 수익 배분 모델은 아직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에픽 스토어 수수료 체계를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AI 자동 변환 — 스타일이 달라도 되는 이유

    UE6에서 신경 쓰이는 또 다른 요소가 AI 통합이다. 포트나이트의 카툰 스타일 스킨을 사실적 그래픽의 RPG에 그냥 넣으면 당연히 어색하다. 에픽은 AI 기반 에셋 자동 변환 기술로 이 문제를 풀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게임의 아트 스타일에 맞게 스킨이 자동으로 리스타일링되는 구조다.

    이 기술이 제대로 구현된다면 게임 간 에셋 공유의 현실적 걸림돌이 크게 줄어든다. 솔직히 현재로선 데모 수준 공개에 그쳤고, 상용 수준의 품질까지는 추가 개발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기대는 되는데 아직 반신반의다.

    대형사는 안 온다, 인디·AA가 먼저다

    중소 게임사 입장에선 솔깃한 제안이다. 포트나이트 유저베이스를 자기 게임으로 끌어들일 유입 채널이 생기기 때문이다. 반면 대형사는 다르다. 자사 스킨·아이템 판매 수익이 잠식되고, IP 아이덴티티가 흐려질 수 있다.

    라이엇게임즈(발로란트, 리그 오브 레전드), 액티비전(콜 오브 듀티) 같은 대형 퍼블리셔들이 이 구조에 참여할 가능성은 지금으로선 낮다. 에픽의 메타버스 생태계는 결국 UE 기반 인디·AA 게임사들 중심으로 먼저 형성될 공산이 크다. 이건 좀 아이러니한 그림이기도 하다.

    국내 게임사, 남의 얘기 아니다

    한국은 에픽게임즈의 핵심 시장 중 하나다.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 NEW STATE, 넥슨의 일부 타이틀, 국내 인디 스튜디오 다수가 언리얼 엔진 기반으로 개발한다. UE6 전환이 이뤄지면 이들은 자동으로 에픽의 크로스게임 에코시스템 안에 들어온다.

    구체적 영향을 정리하면 이렇다.

    • 크래프톤·넥슨: UE6 마이그레이션 시 포트나이트 유저베이스와 접점 생성 가능 — 신규 유저 유입 채널로 활용 여지
    • 중소 개발사: 자체 마케팅 없이 에픽 에코시스템 안에서 노출 기회 확보
    • 인게임 경제: 국내 게임의 자체 재화 시스템과 에픽 V-Bucks 생태계가 경쟁·충돌하는 구조 발생 가능
    • 규제 리스크: 게임물관리위원회의 확률형 아이템 규제가 크로스게임 에셋에도 적용될지 법적 검토 필요

    UE6 정식 출시 일정도 아직 확정되지 않았고, 실제 구현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그래도 방향성만큼은 뚜렷하다. 게임 내 디지털 자산의 ‘이동성’이 다음 경쟁의 축이 될 것이고, 국내 게임사들이 이 흐름을 언제,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향후 몇 년의 핵심 변수다.

    출처: The Ver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