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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 텟 신곡 제목, 아예 못 읽는다…앱마다 다르게 보이는 이유

    키어런 헵든. 포 텟(Four Tet)이라는 이름으로 더 유명한 영국 일렉트로닉 뮤지션이다. 이 사람이 이번엔 제목을 아예 읽을 수 없는 곡을 내놨다. 알파벳도, 한글도 아니다. 유니코드 특수기호와 결합 문자를 층층이 쌓아 만든 글자 뭉치. 플랫폼마다 모양이 다르게 뜬다는 게 더 황당하다.

    이게 대체 무슨 글자인가

    문제의 제목은 제로 위드스(zero-width) 결합 문자와 기호를 수십 개씩 겹쳐 만든, 이른바 “잘고 텍스트(Zalgo text)”에 가깝다. 원래 유니코드 발음 구별 기호(diacritic)는 글자 위아래에 한두 개만 붙이라고 만든 거다. 근데 이걸 한 글자에 수십 개씩 쌓으면? 화면이 깨진 것처럼 기괴한 모양이 나온다.

    아티스트명도 마찬가지다. 곡 제목뿐 아니라 업로드한 계정 이름 자체가 정상적인 문자로는 표시가 안 된다. 이름을 부를 수조차 없는 셈이다.

    검색도 안 되고 발음도 안 되고

    더버지 보도에 따르면 이 제목은 구글 검색창에 넣어도 결과가 안 뜬다. 말 그대로 검색 불가 텍스트다. 발음은 당연히 무리. 사람이 읽는 문자 조합이 아니라 유니코드 코드포인트 덩어리이기 때문이다.

    • 구글 검색: 결과 없음
    • 발음: 불가능(문자가 아니라 기호 조합)
    • 공유·복붙: 플랫폼별로 다르게 표시

    유튜브 뮤직·애플 뮤직·밴드캠프, 다 다르게 보인다

    같은 텍스트인데 유튜브 뮤직, 애플 뮤직, 밴드캠프에서 각각 다른 모양으로 뜬다. 이게 이번 해프닝의 진짜 핵심이다. 각 서비스가 쓰는 폰트 엔진과 유니코드 결합 문자 처리 방식이 조금씩 다른 탓이다. 결합 기호를 몇 개까지 겹쳐 그릴지 정해둔 제한값이 서비스마다 다르다.

    결과적으로 같은 곡을 듣고도 화면에서는 전혀 다른 글자 뭉치를 보게 된다. 메타데이터는 같은 곡인데, 눈에 보이기로는 다른 트랙 같다. 좀 이상한 상황이다.

    포 텟은 왜 굳이 이런 짓을 할까

    키어런 헵든은 원래 예측 불가능하게 신곡을 푸는 걸로 유명하다. 정규 앨범 사이사이 익명 계정이나 암호 같은 제목으로 트랙을 슬쩍 흘려두고, 팬들이 알아서 찾아내게 만드는 장난을 반복해왔다. 이번 발음 불가 시리즈도 그 연장선이다.

    스트리밍 알고리즘과 메타데이터 시스템이 얼마나 ‘사람이 만든 언어’를 전제로 짜여 있는지 역으로 드러내는 실험이라는 해석도 있다. 검색, 추천, 자동 태깅. 이 모든 기능이 읽을 수 있는 텍스트를 전제로 돌아간다. 그 전제를 깨버리면 시스템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보여주는 셈이다.

    저작권 정산 시스템엔 골칫거리

    스트리밍 업계에서 곡 제목과 아티스트명은 단순 표시 이상이다. ISRC 코드와 함께 정산·저작권 관리 시스템에 등록되는 식별자 역할을 한다. 렌더링 방식이 플랫폼마다 다르면 같은 곡인데도 시스템에서는 다른 트랙으로 인식될 위험이 있다. 재생 수 집계나 저작권료 정산 과정에서 오류가 날 가능성도 있다.

    물론 포 텟 정도 인지도면 그냥 재밌는 해프닝으로 끝난다. 무명 아티스트가 똑같이 시도했으면? 등록 단계에서 바로 반려됐을 공산이 크다.

    국내 스트리밍 플랫폼이었다면 어땠을까

    멜론이나 지니뮤직, 벅스에 이런 텍스트가 올라왔다면 십중팔구 업로드 단계에서 걸러졌을 거다. 국내 플랫폼은 제목·아티스트명에 특수문자 사용을 꽤 엄격히 제한한다. 결합 문자를 수십 겹 쌓은 텍스트는 심사에서 반려되거나 강제로 일반 문자로 바뀌었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유니코드 처리 이슈 자체는 국내 개발자들에게도 남 얘기가 아니다. 한글 자모 결합, 이모지 조합, 특수문자 렌더링. 국내 앱·서비스에서도 자주 터지는 버그 원인이다. 포 텟 사례는 극단적인 형태일 뿐, 텍스트 렌더링과 폰트 엔진 호환성 문제는 국내 개발팀들도 한 번쯤은 부딪혀봤을 이슈다.

    출처: The Ver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