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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픈AI 지분 받는다고? AI 기본소득이라는 이상한 이야기

    오픈AI 지분 받는다고? AI 기본소득이라는 이상한 이야기

    매달 통장에 오픈AI 배당금이 꽂힌다. 상상하면 웃음부터 나오는데, 샘 알트만은 이 얘기를 몇 번이나 진지하게 꺼냈다. 최근 이 구상이 다시 도마에 올랐고, 하필 같은 시기에 미국 재무부는 AI가 금융 시스템에 새 위험이 될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놨다. 타이밍이 묘하다. ‘AI 기본소득’, 기사마다 자주 나오는 말인데 정작 정확한 뜻이 뭔지는 다들 대충 넘어간다. 오늘은 그 실체와 실현 가능성을 좀 뜯어본다.

    이 아이디어, 원래 어디서 나왔나

    뿌리를 따라가면 2021년 샘 알트만이 쓴 에세이 ‘Moore’s Law for Everything’이 나온다. 주장은 의외로 단순하다. AI가 인간 노동을 대체하면서 생산성이 폭발적으로 오르면, 그 수익 대부분은 결국 몇몇 기업과 주주 손에 들어간다는 것. 알트만은 이 불균형을 풀 방법으로 국민 전체가 AI 기업 성장의 과실을 나눠 갖는 구조를 제안했다. 그가 공동 창업한 홍채 인식 프로젝트 월드코인도 사실 비슷한 발상에서 출발했다. 전 세계인의 신원을 확인하고 디지털 화폐를 나눠주겠다는, 지금 봐도 꽤 대담한 그림이었다.

    알래스카 배당금과 비교해보면 감이 온다

    사실 완전히 새로운 발상은 아니다. 미국 알래스카주는 1976년부터 석유 수익 일부를 기금으로 쌓아 매년 주민들에게 배당금을 지급해왔다. 2023년 기준 1인당 지급액은 1300달러 정도. 자원에서 나온 수익을 국가나 기업이 독차지하지 않고 시민에게 돌려준다는 발상이다. AI 기본소득 구상도 뼈대는 똑같다. 다만 석유 대신 AI 모델과 데이터센터가 만드는 수익이 재원이라는 점만 다르다. 국부펀드가 국영 자산 배당을 만들어내듯, AI 기업 지분을 국가나 공공기금이 쥐고 그 배당을 국민에게 나눠주는 그림. 말은 그럴듯하다.

    그런데 지분을 나눠준다는 게 기술적으로 되는 얘기인가

    이론과 실행 사이 거리, 생각보다 훨씬 멀다. 거론되는 방식은 대략 세 갈래다.

    • 정부가 세제 혜택이나 규제 승인 대가로 AI 기업 지분 일부를 확보해 국민에게 분배하는 방식
    • AI 기업이 자발적으로 이익 일부를 신탁 기금에 출연하고, 거기서 배당을 지급하는 방식
    • 법인세를 강화해 걷은 세금을 현금성 배당으로 국민에게 되돌려주는 방식

    세 방식 모두 의회 입법이나 국제 조율이 필요하다. 기업 지분 가치를 어떻게 매길지, 배당 대상을 국민으로 한정할지 거주자까지 포함할지도 정해야 한다. 실무적으로 쌓인 난제가 한둘이 아니다. 오픈AI처럼 비상장인 기업은 지분 가치 평가 자체가 이미 논쟁거리다. 숫자 하나 합의하는 데만도 시간이 꽤 걸릴 얘기.

    정부는 왜 이렇게 AI에 예민해졌나

    재무부나 중앙은행이 AI를 경계하는 이유는 지분 배분 논쟁과는 좀 결이 다르다. 첫째, 소수 빅테크가 데이터센터와 반도체에 쏟아붓는 투자 규모가 이제 국가 경제 지표를 흔들 만큼 커졌다. 둘째, 은행과 금융사들이 대출 심사나 리스크 관리에 비슷비슷한 소수 AI 모델을 동시에 쓰면서, 시스템 전체가 같은 방향으로 오작동할 위험이 커졌다. 이른바 모노컬처 리스크다. 셋째, AI로 대체되는 일자리가 늘면 소득세 기반이 흔들리고 사회 안전망 재원 확보도 어려워진다. 규제 기관은 이런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스트레스 테스트와 공시 강화를 검토하는 단계에 와 있다.

    다른 빅테크와 각국 정부 반응은 어떤가

    메타나 구글, 마이크로소프트는 국민 배당 같은 구상을 공식화한 적이 아직 없다. 대신 로봇세나 AI세처럼 세금을 통한 재분배 논의가 더 활발하다. 빌 게이츠는 예전부터 로봇이 인간 일자리를 대체하면 그만큼 세금을 물려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유럽연합은 AI 법으로 위험 등급별 규제에 무게를 싣는 쪽이고, 한국은 AI 기본법 시행을 앞두고 산업 진흥과 안전 규율을 함께 다루는 방향을 잡고 있다. 핀란드나 미국 스톡턴시가 실험한 보편적 기본소득 파일럿은 재원을 세금에서 끌어왔다는 점에서, AI 기업 지분 배분과는 성격 자체가 다르다.

    결국 내 계좌에 돈이 들어올 확률은

    단기간에 실현될 가능성, 솔직히 낮다고 보는 게 현실적이다. 입법 절차, 기업 반발, 국제 조세 협약까지 얽혀 있어서 논의가 실제 정책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수년이 걸릴 사안이다. 지금으로선 AI가 만드는 부의 재분배를 기다리기보다, AI 도구를 활용해 개인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쪽이 훨씬 현실적인 대응이다. AI 관련 기업 주식이나 ETF에 투자해 성장 과실을 간접적으로 누리는 방법도 대안으로 거론된다. 정책 발표를 하염없이 기다리기보다, 지금 손에 쥔 도구를 얼마나 쓰느냐가 실질적인 차이를 만드는 셈이다.

    MIT Tech Review AI가 전한 내용을 바탕으로 정리했다. 원문은 여기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