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AI음악

  • 빌보드 58위 ‘러버즈’, 알고 보니 AI가 만든 곡?

    빌보드 58위 ‘러버즈’, 알고 보니 AI가 만든 곡?

    미국 랩 듀오 쇼어라인 마피아(Shoreline Mafia) 멤버였던 피닉스 플렉신(Fenix Flexin). 이 사람이 솔로로 낸 싱글 ‘러버즈(RUBBERZ)’가 빌보드 핫100 58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생겼다. 이 곡, 사람이 아니라 AI가 만든 거 아니냐는 의혹이 터진 거다.

    쇼어라인 마피아 출신, 솔로로 빌보드 입성

    피닉스 플렉신은 LA 힙합 그룹 쇼어라인 마피아를 만든 창립 멤버 중 한 명이다. 프로듀서 펍스 온 더 비트(Purps on the Beat)와 함께 작업한 ‘러버즈’는 6월 5일, 플렉스드 업 엔터테인먼트와 엠파이어 디스트리뷰션을 통해 세상에 나왔다.

    곡 스타일이 좀 특이하다. 1980년대 신스팝 느낌에 영국식 억양으로 노래를 얹었다. 발매 직후 66위로 핫100에 데뷔하더니, 순위를 야금야금 올려 58위까지 갔다. 신인치고는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의혹의 시작 — 파일명에 남아있던 흔적

    이 논란, 음악 프로듀서 메다신(Medasin)이 올린 분석 영상에서 불이 붙었다. ‘러버즈’ 제작에 AI 음악 생성 플랫폼 트레블로(Treblo)가 쓰였다는 주장이다. 원래 이름은 소나우토(Sonauto AI)였다.

    • 피닉스가 발매 전 SNS에 올린 곡 스니펫, 그 파일명에 ‘Sonauto’라는 단어가 그대로 박혀 있었다
    • 공교롭게도 소나우토 AI는 ‘러버즈’ 발매 이틀 전에 트레블로로 이름을 바꿨다
    • AI 탐지 플랫폼 휴먼스탠다드(HumanStandard)도 이 곡을 트레블로 생성물이라고 판정했다

    파일명에 그대로 남은 이름이라니, 이쯤 되면 거의 물증 아닌가. 좀 허술하다 싶기도 하다.

    정작 본인은 “아니다”

    피닉스 플렉신과 펍스는 몇 주 동안 입을 다물었다. 그러다 조심스럽게 부인하는 쪽으로 돌아섰다. 온 더 레이더 라디오(On the Radar Radio) 라이브 영상 댓글에서 그는 이렇게 해명했다. 독특한 음색은 오토튠 리버브 효과, 그리고 영국식 억양으로 부른 창법 때문이라고.

    근데 7월에 진행된 후속 검증 결과는 좀 달랐다. AI로 만들어졌다는 쪽에 무게가 실렸다. 빌보드가 전한 바에 따르면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진위 공방이 아직 안 끝났다.

    AI 음악 논란, 처음이 아니다

    비슷한 일, 예전에도 있었다. 지난해 사이키델릭 록 밴드로 등장한 벨벳 선다운(The Velvet Sundown). 스포티파이 월간 청취자 40만 명을 넘기며 화제였다. 근데 결국 AI 작곡 툴 수노(Suno)로 만든 “아트 훅스”였다는 게 드러났다.

    같은 시기 프로듀서 팀버랜드(Timbaland)도 수노 기반 AI 아티스트 ‘타타(TaTa)’를 내놨다가 비판받았다. 진짜 신인 뮤지션 자리를 빼앗는다는 이유였다. ‘러버즈’ 논란이 좀 다른 건, 이 흐름이 마이너 장르를 넘어 빌보드 메인 차트까지 번졌다는 점이다.

    빌보드 첫 ‘AI 히트곡’ 될까

    이 사건이 눈길을 끄는 이유. 단순 표절 시비가 아니라서다. ‘러버즈’가 실제로 AI 생성곡이라고 확정되면, 핫100 톱60 안에 든 곡 중에서는 AI 생성 의혹이 사실로 굳어진 첫 사례가 된다.

    스템스(Stems) 매체는 이걸 “AI 음악의 첫 핫100 도핑 논란”이라고 표현했다. 저작권 등록, 스트리밍 로열티 배분, 그래미 같은 시상식 자격 기준까지 줄줄이 다시 들여다봐야 할 판이다. 미국음반산업협회(RIAA)도 AI 생성 트랙에 골드·플래티넘 인증을 어떻게 매길지, 새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

    한국도 이 흐름에서 못 벗어난다

    국내 음악 시장도 남 일이 아니다. 플레이브(PLAVE), 메이브(MAVE:)처럼 버추얼·AI 기술을 접목한 그룹이 음원 차트 상위권에 오르는 게 이미 익숙한 풍경이 됐다. 창작 표기와 저작권 기준을 둘러싼 논의, 국내에서도 이미 진행 중이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KOMCA)를 비롯한 관련 단체들도 AI 생성 음악 등록 기준을 손보고 있다. 해외에서 먼저 터진 이번 사례가 국내 기준 마련의 참고 자료로 쓰일 가능성, 꽤 커 보인다. 국내 기획사와 작곡가 입장에서도 AI 툴을 썼는지 안 썼는지 명확히 밝히는 관행이 앞으로 표준이 될 것 같다.

    출처: The Ver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