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몇 번으로 그럴듯한 노래가 뚝딱 만들어진다. Suno나 Udio 같은 AI 음악 생성 서비스 이야기다. 유튜브 배경음악부터 개인 프로젝트까지 활용도는 무궁무진해 보인다. 그런데 이 노래, 정말 내 맘대로 써도 괜찮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고 위험할 수 있다.
AI가 만든 음악, 저작권은 누구의 것인가?
가장 근본적인 질문이다. 내가 프롬프트를 입력해 만들었으니 내 것일까? 아니면 AI를 개발한 회사의 것일까? 현재 법률 체계는 이 질문에 명확한 답을 주지 못한다. 미국 저작권청의 입장은 확고하다. ‘인간의 창작적 기여’가 없는 순수 AI 생성물은 저작권 등록 대상이 아니라는 것. 즉, AI가 멜로디와 편곡을 모두 만들었다면 그 음악은 저작권자가 없는 ‘퍼블릭 도메인’ 취급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사용자가 가사를 직접 쓰고, 구체적인 코드 진행을 지시하는 등 창작 과정에 깊이 개입했다면 공동 저작물로 인정받을 여지는 남아있다. 현실적으로는 대부분의 서비스가 유료 구독자에게 생성된 음악의 소유권이나 상업적 이용 권리를 약관을 통해 넘겨주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학습 데이터의 ‘원죄’, 괜찮을까?
AI 음악 생성의 핵심 리스크는 바로 ‘학습 데이터’ 문제에 있다. AI는 하늘에서 영감을 받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있던 수많은 음악 데이터를 학습해 결과를 내놓는다. 문제는 이 학습 데이터에 저작권이 있는 곡들이 포함되었는지 여부다. Suno와 같은 서비스는 저작권이 있는 자료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주장하지만, 해외 IT 매체 The Verge의 보도처럼 실제로는 유명 아티스트의 곡과 매우 흡사한 결과물이 나오는 경우가 종종 발견된다. 이는 AI가 특정 아티스트의 스타일을 너무 잘 학습한 나머지, 의도치 않게 표절에 가까운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음을 시사한다. 현재 소니 뮤직 등 대형 음반사들이 AI 개발사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상태라, 이 학습 데이터의 ‘원죄’ 문제는 앞으로 AI 음악 산업 전체를 뒤흔들 뇌관이 될 수 있다.
가장 현실적인 기준, 서비스 이용 약관(TOS)
법적인 회색지대에서 우리 같은 일반 사용자가 기댈 곳은 결국 서비스의 이용 약관(Terms of Service)뿐이다. 변호사가 아니더라도 최소한 이 몇 가지는 꼭 확인해야 한다.
- 상업적 이용 권한: 대부분의 서비스는 무료 플랜과 유료 플랜의 권한을 다르게 설정한다. 무료 버전으로 만든 음악을 유튜브 영상 배경음악으로 쓰는 등 수익 창출 활동에 사용하면 약관 위반으로 제재를 받거나, 추후 저작권 분쟁 시 보호받지 못한다. 상업적으로 사용하려면 반드시 유료 플랜을 구독해야 한다.
- 소유권 귀속: 유료 플랜 사용자에게 생성된 음악의 소유권을 완전히 이전하는지, 아니면 사용 허가(라이선스)만 부여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소유권을 넘겨받는 것이 사용자에게 가장 유리하다.
- 면책 조항: 거의 모든 서비스에는 ‘사용자가 입력한 프롬프트로 인해 발생하는 저작권 문제의 책임은 사용자에게 있다’는 식의 면책 조항이 들어간다. 즉, 내가 ‘아이유 목소리로 노래 만들어줘’라고 입력해서 문제가 생기면, 그 책임은 온전히 내가 져야 한다는 의미다.
‘특정 가수 스타일로’ 프롬프트, 왜 위험한가
많은 이들이 AI 음악 생성의 재미로 ‘OOO 스타일로 만들어줘’ 같은 프롬프트를 사용한다. 하지만 이는 저작권 침해보다 더 복잡한 ‘퍼블리시티권’ 침해 문제를 낳을 수 있다. 퍼블리시티권은 가수의 목소리, 창법, 고유한 스타일 등 그 사람을 식별할 수 있는 특징을 상업적으로 이용하지 못하게 막는 권리다. 멜로디가 완전히 새롭더라도, 특정 가수를 연상시키는 목소리와 스타일을 사용했다면 해당 아티스트로부터 소송을 당할 가능성이 있다. AI가 만든 결과물이라고 해서 피해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서비스들이 이런 프롬프트를 막으려고 노력하지만, 우회하는 방법은 늘 존재하기에 사용자의 주의가 결정적으로 필요하다.
그래서 결론은? 상업적으로 써도 되나
상황을 종합해보면 답은 명확해진다.
개인적인 용도나 단순 재미로 사용하는 것은 큰 문제가 없다. 친구에게 들려주거나, 혼자 간직하는 수준이라면 법적 분쟁까지 갈 일은 거의 없다.
하지만 유튜브, 광고, 게임 배경음악 등 상업적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현재로서는 ‘고위험 행동’에 가깝다. 유료 플랜을 사용해 상업 이용 권한을 확보하더라도, AI가 만든 결과물이 기존 곡과 유사하다는 표절 시비에 휘말릴 위험이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분쟁이 발생했을 때, AI 생성물이라는 이유로 법적 보호를 받기 어려울 수도 있다. 모든 책임을 사용자가 져야 하는 구조인 셈이다.
안전한 AI 음악 사용을 위한 3가지 원칙
AI 음악 생성이 매력적인 도구인 것은 분명하지만, ‘공짜 점심’은 없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창작 활동에 AI를 활용하되, 법적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싶다면 다음 3가지 원칙을 지키는 것이 현명하다.
- 유료 플랜을 쓰고 약관을 반드시 읽어라: 상업적 이용을 생각한다면 선택이 아닌 필수다. 내가 어떤 권리를 갖고, 어떤 책임을 져야 하는지 명확히 인지하는 것이 모든 것의 시작이다.
- 유명 아티스트, 특정 곡 제목, 가사는 절대 금지: 프롬프트에 저작권이 있는 고유명사를 넣는 것은 스스로 위험에 뛰어드는 것과 같다. 표절과 퍼블리시티권 침해의 가장 확실한 지름길이다.
- 100% 안전지대는 없음을 인정하라: 현재 AI 음악 저작권은 법과 제도가 기술을 따라가지 못하는 과도기다. 정말 중요한 상업 프로젝트라면, 아직은 권리 관계가 명확한 유료 스톡 음원을 사용하는 것이 훨씬 안전한 선택이다.
출처: The Verge A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