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스 존스, 인포워즈 강탈당하나…풍자 언론의 역습?

음모론의 대부 알렉스 존스가 풍자 언론 디 어니언의 '농간'에 넘어가 폭로한 '음모'의 실체가 밝혀졌습니다. 가짜뉴스와 풍자, 그리고 미디어 리터러시의 중요성을 짚어봅니다.

알렉스 존스(Alex Jones)가 또 한 번 스스로 망신을 자초했다. 이번엔 음모론이 아니라, 음모론을 쫓다가 코미디언의 공개 영상을 ‘사악한 증거’로 들고 나온 것이다. 상대는 미국 최대 풍자 언론 디 어니언(The Onion). 존스가 운영하는 극우 매체 인포워즈(Infowars)를 디 어니언이 ‘강탈’하려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음모론 전문가가 풍자 언론에 낚인 경위

샌디훅 초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을 ‘조작’이라고 주장했다가 천문학적인 손해배상 판결을 받은 그 알렉스 존스 맞다. 가짜뉴스와 음모론의 대명사로 불리는 인물이, 이번엔 풍자 전문 언론사의 움직임에 발끈한 것이다.

  • 알렉스 존스: 인포워즈를 통해 각종 음모론을 유포해 온 극우 미디어 인물. 샌디훅 관련 소송으로 거액의 손해배상 판결을 받은 바 있다.
  • 디 어니언: 시사와 사회 현상을 날카로운 유머와 가짜뉴스 형식으로 비꼬는 미국의 대표 풍자 언론. 진짜 뉴스처럼 쓰인 가짜 기사로 유명하다.

더 버지(The Verge) 보도를 보면, 존스는 디 어니언이 인포워즈를 빼앗으려 한다며 격분했다. 거기에 더해 디 어니언의 새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충격적인 과거’를 갖고 있다고 폭로까지 했다. 문제는 그 ‘충격적인 과거’의 정체다. 코미디언 팀 하이데커(Tim Heidecker)의 각종 플랫폼에 공개된 작품들이었다. 누구나 찾아볼 수 있는, 이미 오래전부터 공개된 코미디 콘텐츠.

팀 하이데커, 알고 보니 그냥 코미디언

팀 하이데커는 풍자와 실험적 코미디로 알려진 미국의 코미디언이자 배우, 작가다. 사회 현상과 미디어 문화를 비틀어 표현하는 작업을 해왔고, 유튜브와 각종 플랫폼에 그 결과물들을 공개해 뒀다. 비밀이라곤 전혀 없다.

  • 팀 하이데커: 풍자적이고 실험적인 코미디로 명성을 쌓은 미국의 코미디언, 배우, 작가.
  • 존스의 ‘폭로’: 하이데커의 코미디 작품들을 마치 비밀스러운 음모의 증거인 양 제시했다. 실제론 누구나 찾아볼 수 있는 공개 콘텐츠였다.

솔직히 여기서 좀 갈린다. 존스가 진짜로 이걸 음모로 믿은 건지, 아니면 알면서도 청중을 선동하려 한 건지. 어느 쪽이든 결과는 같다. 공개된 코미디 영상을 ‘사악한 음모의 증거’로 포장해 내놓은 것이다. 평범한 정보를 편집증적 시각으로 재해석해 거대한 배후 세력의 음모로 둔갑시키는 패턴. 이번에도 어김없이 반복됐다.

풍자와 가짜뉴스, 경계가 사라지는 시대

디지털 미디어 환경에서 풍자와 가짜뉴스의 경계는 갈수록 희미해진다. 디 어니언 같은 풍자 언론은 현실의 부조리를 과장해 비판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알렉스 존스처럼 이 풍자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거나, 더 나아가 음모론의 재료로 삼는 이들이 실제로 존재한다.

인터넷 밈과 패러디가 홍수처럼 쏟아지는 환경에서, 맥락을 모르면 풍자를 사실로, 사실을 풍자로 오인하기 쉽다. 풍자가 본래 역할을 잃고 음모론자들의 연료가 되는 역설. 이게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디지털 미디어의 현실이다.

한국도 다르지 않다

미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유튜브, 온라인 커뮤니티, 소셜 미디어를 통해 확인되지 않은 정보와 음모론이 빠르게 퍼지는 건 한국도 마찬가지다. 정치적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특정 진영에 유리하거나 불리한 정보들이 맥락 없이 유통되는 경우도 잦아졌다.

  • 음모론 확산: 특정 사건이나 인물을 둘러싼 음모론이 디지털 플랫폼을 타고 순식간에 퍼지는 현상은 한국에서도 빈번하다.
  • 정보 분별력: 풍자와 패러디를 현실과 구분하고, 정보의 출처와 맥락을 비판적으로 따져보는 능력이 필수가 됐다.
  • 플랫폼의 책임: 가짜뉴스와 음모론 유통에 대한 플랫폼 사업자들의 대응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알렉스 존스 사건은 웃기지만 씁쓸한 해프닝이다. 결국 미디어 리터러시, 정보를 비판적으로 읽는 능력의 문제로 귀결된다. 풍자는 사회를 건강하게 비판하는 도구다. 하지만 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오히려 혼란을 키운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중심을 잡는 것, 말처럼 쉽지 않지만 꼭 필요한 일이다.

출처: The Verge

글로벌뉴스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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