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텐도, ‘와리오웨어’로 모바일 다시 노리나?

닌텐도가 '와리오웨어' 스타일의 신작 'Pictonico'로 모바일 게임 시장에 다시 도전장을 내밀었다. 과거 실패를 딛고 부분 유료화(F2P) 전략을 택한 닌텐도가 국내 모바일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분석한다.

닌텐도가 모바일 신작을 냈다. 이름은 ‘Pictonico(가칭)’. The Verge가 전한 내용을 보면, ‘와리오웨어’ 계열의 짧고 직관적인 게임성으로 설계됐다. 슈퍼 마리오 런이 실패한 지 10여 년, 닌텐도가 스마트폰 시장에 다시 진지하게 손을 뻗은 셈이다.

마리오 런이 왜 망했는지는 다들 안다

슈퍼 마리오 런은 미야모토 시게루가 직접 이끈 프로젝트였다. 닌텐도의 간판 캐릭터, 전설적인 제작자, 스마트폰이라는 플랫폼. 조건만 보면 실패할 이유가 없었다.

근데 망했다. 이유는 단순했다. 당시 모바일 시장은 F2P(부분 유료화)가 이미 표준이었는데, 닌텐도는 일정 구간을 무료로 주다가 그 다음부터 유료 결제 모델로 끊어버리는 방식을 택했다. 유저 입장에서는 갑자기 벽이 생긴 느낌. 거부감이 클 수밖에 없었다. 이후 닌텐도는 ‘파이어 엠블렘 히어로즈’, ‘동물의 숲 포켓 캠프’ 같은 게임을 내놓긴 했지만, 마리오급 IP를 전면에 내세우는 시도는 피해왔다. 배운 게 있었던 거다.

‘와리오웨어’ 방식이 모바일에 맞는 이유

와리오웨어 시리즈의 핵심은 마이크로 게임이다. 하나에 5초. 화면에 짧은 지시가 뜨고, 반응하면 된다. 황당하고 기발하다. ‘흔들어라’, ‘잡아라’, ‘피해라’ 같은 식이다.

이게 모바일과 궁합이 좋다. 복잡한 조작이 없고, 언제든 끊어도 되고, 자투리 시간 5분이면 충분하다. 지하철에서, 엘리베이터 안에서, 밥 나오기 전 3분 동안. 그게 모바일 게임의 본질 아닌가.

  • 조작: 터치 몇 번이면 충분. 튜토리얼도 거의 필요 없다.
  • 플레이 타임: 한 판이 5초. 끊기도 쉽고, 이어하기도 쉽다.
  • 콘텐츠 밀도: 마이크로 게임이 수십 종 이상 쌓이면 질릴 틈이 없다.

F2P 모델과 결합되면 시너지도 나온다. 짧은 게임을 계속하다 보면 광고 한 번 보는 게 부담스럽지 않다. 닌텐도 특유의 B급 유머를 살린 유료 캐릭터나 스킨 같은 요소도 자연스럽게 얹으면 된다. ‘와리오웨어’의 기상천외한 아이디어는 이런 유료 콘텐츠와 궁합이 꽤 맞는다.

이번엔 전략이 다르다 — 무료 먼저, 수익은 나중에

‘Pictonico’는 기본 플레이가 무료다. 광고를 보거나 유료 결제를 통해 아이템을 얻는 구조. 마리오 런의 유료 선결제 모델과는 정반대다.

이걸 단순히 시장 흐름을 따른 것으로만 보기엔 좀 아깝다. 닌텐도가 이 게임을 통해 F2P 모델의 수익성을 직접 검증하려는 게 아닐까. 잘 되면 이후 모바일 전략을 통째로 바꿀 근거가 생기고, 안 되면 적어도 데이터는 남는다. 어느 쪽이든 닌텐도 입장에서 나쁜 선택이 아니다.

닌텐도가 콘솔에서 쌓아온 ‘프리미엄 경험’ 철학을 모바일에서 완전히 버리진 않겠지만, 진입 장벽을 낮춰 유저를 먼저 끌어들이고 게임 안에서 천천히 수익을 내는 방향으로 접근이 달라지고 있다는 건 분명해 보인다.

한국 시장에서는 어떻게 될까

한국 모바일 게임 유저들은 F2P에 익숙하다. 오히려 너무 익숙해서 허들이 높다.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가 이미 캐주얼 시장을 촘촘하게 점령하고 있는 상황에서, 닌텐도가 이름값만으로 먹히리라는 보장은 없다.

단, 와리오웨어 계열의 마이크로 게임은 국내에서도 반응이 나쁘지 않은 장르다. 가볍고 짧고 웃긴 게임을 좋아하는 유저층이 분명히 존재한다. 닌텐도 특유의 정교한 게임 디자인이 더해지면, 기존 캐주얼 게임들과는 결이 다른 경험을 기대해볼 만하다.

아직 국내 정식 출시 여부조차 확정되지 않았지만, ‘Pictonico’의 성과는 업계 전반에서 의미 있는 참고 지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게임이 국내에서 흥행한다면, 국내 대형 게임사들도 게임성과 수익 모델의 균형을 다시 생각해볼 계기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 닌텐도가 킬러 콘텐츠 부족과 시장 포화라는 숙제를 어떻게 풀어낼지, 이번엔 실제로 지켜볼 이유가 생겼다.

출처: The Verge

글로벌뉴스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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