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거릿 애트우드 “AI는 쓰레기 처리기” — 작가들 저항의 지금

마거릿 애트우드가 AI를 직접 써보고 내린 평가: GIGO. 소송 20건, robots.txt 차단, 계약 조항 삽입까지 번진 창작자 반격과 한국 웹소설·웹툰 생태계의 위기를 짚는다.

마거릿 애트우드가 AI를 한 문장으로 끝냈다. “쓰레기를 넣으면, 쓰레기가 나온다(Garbage in, garbage out).” 포르투갈 포르투의 바벨 문학·문화 페스티벌(Babell Literary and Cultural Festival) 무대에서 나온 말이다. 시녀 이야기(The Handmaid’s Tale)눈먼 암살자(The Blind Assassin)를 쓴 캐나다 소설가. 그 한마디가 AI 업계 전체를 향한 묵직한 펀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냥 비판이 아니다, 직접 써봤다

Deadline의 현장 보도를 보면, 애트우드는 AI 도구를 실제로 사용해봤다고 밝혔다. 그 경험에서 나온 결론이 저 문장이다. 써보지도 않고 비판하는 사람들과는 차원이 다르다. 직접 돌려보고 “쓰레기”라고 말한 거니까.

GIGO(Garbage In, Garbage Out)는 수십 년 된 컴퓨터 과학 원칙이다. 입력이 나쁘면 출력도 나쁘다는 얘기. 애트우드는 이 고전적 논리를 ChatGPT 시대에 정확히 겨냥했다. AI가 학습한 데이터 자체가 오염돼 있다면, 아무리 정교한 모델이라도 결과는 근본부터 망가져 있다는 뜻이다.

AI가 삼킨 데이터, 대체 뭔가

OpenAI, Meta, Google 등 주요 AI 개발사들은 인터넷 전반에서 긁어모은 방대한 텍스트로 모델을 학습시켰다. 소설, 시, 에세이, 기사 수천만 건. 저작권자 허락 없이.

2023~2024년 사이, OpenAI를 상대로 제기된 저작권 소송만 20건이 넘었다. 조지 R.R. 마틴, 존 그리샴, 조디 피코 같은 베스트셀러 작가들이 집단소송에 이름을 올렸다. 뉴욕타임스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소송을 따로 냈다. 애트우드는 2023년부터 이 문제에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온 인물이다.

창작자들의 반격, 지금 어디까지 왔나

소송은 시작일 뿐이다. 저항은 지금 여러 층위에서 동시에 진행 중이다.

  • 집단소송: 미국작가협회(Authors Guild) 주도로 AI 기업들을 상대로 한 집단소송이 여러 건 진행 중이다
  • robots.txt 차단: 주요 언론사와 출판사들이 AI 크롤러 접근을 막는 기술적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 계약 조항 추가: 신규 출판 계약에 “AI 학습 목적 사용 금지” 조항이 표준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 입법 압박: EU AI법은 AI 훈련 데이터 출처를 공개하도록 요구하고 있고, 미국에서도 유사한 법안이 논의 중이다

이 싸움의 본질은 단순한 돈 문제가 아니다. 인간의 창작물이 AI 학습의 원료로 쓰이는 구조 자체를 뒤집겠다는 것이다.

AI, 정말 창작을 하는 건가

애트우드의 비판은 기술적인 층위에도 닿아 있다. 생성형 AI는 기존 텍스트의 패턴을 통계적으로 조합한다. 새로운 무언가를 만드는 게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것들의 ‘평균값’에 가까운 결과물을 내놓는 셈이다.

AI가 쓴 소설이나 시를 보면 문법은 완벽하고 구조도 그럴싸하다. 근데 어딘가 공허하다는 평이 많다. 특정 작가의 문체를 모방하라고 하면 표면적 패턴은 흉내 내지만, 그 작가가 왜 그 문장을 썼는지의 맥락까지는 재현하지 못한다. 애트우드가 말하는 “쓰레기”란 결국 이 맥락의 부재, 인간 경험의 부재일지 모른다.

K-콘텐츠도 이미 먹혔을 가능성

이 논쟁이 먼 나라 얘기로 느껴진다면, 다시 짚어볼 필요가 있다. 한국의 웹소설, 웹툰, K-문학 콘텐츠는 이미 글로벌 AI 기업들의 학습 대상이 됐을 가능성이 높다. 네이버 시리즈, 카카오페이지에 올라온 수백만 편의 작품들이 어떻게 다뤄지고 있는지, 누구도 공식적으로 확인해주지 않는다.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X, 카카오의 KoGPT 같은 국내 LLM도 한국어 텍스트를 대규모로 학습했다. 개별 작가나 창작자의 동의를 얻었는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AI 창작물 저작권 귀속 문제를 공식 의제로 다루기 시작했지만, 구체적 법적 보호 장치는 아직 미흡하다.

애트우드의 한마디는 결국 AI 기업을 향한 청구서다. 제대로 된 데이터를 원한다면 창작자에게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라는 것. K-콘텐츠 강국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창작자 보호 체계를 갖출 수 있을지, 지금이 그 기준을 세울 시점이다.

출처: The Ver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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