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텍사스의 작은 게임사 하나가 PC 게임 판을 뒤집어놨다. id Software의 둠(DOOM) 얘기다. 존 카맥과 존 로메로 손에서 나온 이 게임, 3D 슈팅이라는 장르 자체를 대중화시킨 원조다. 30년 넘게 지난 지금도 신작이 나온다는 게 신기할 따름. 문제는 시리즈가 이렇게 길어지다 보니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감이 안 온다는 점이다. 오리지널부터 최신작까지, 순서와 진입점을 한 번에 정리해봤다.
둠 시리즈, 순서가 왜 이렇게 헷갈릴까
둠은 스토리가 쭉 이어지는 시리즈가 아니다.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는 옴니버스형 구조에 가깝다. 그래서 출시 순서랑 스토리 순서가 서로 꼬여있고, 중간에 리부트도 두 번이나 있었다. 확장팩에 리마스터판까지 섞이니 검색해봐도 시원한 답이 안 나오는 경우가 많다. 결론부터 말하면, 출시 순서대로 플레이해도 스토리 이해에는 문제없다. 시대별로 나눠서 정리해본다.
1세대: 오리지널 둠 (1993~1997)
- 둠(1993) – 화성 기지에서 지옥문이 열리며 시작하는 원조작. 픽셀 그래픽인데도 레벨 디자인은 지금도 회자된다.
- 둠 II: 헬 온 어스(1994) – 무대를 지구로 옮긴 직계 후속작. 샷건 콤보와 슈퍼샷건이 여기서 처음 나왔다.
- 파이널 둠(1996), 둠 64(1997) – 외전 성격의 확장판. 필수는 아니지만 팬이면 놓치기 아까운 콘텐츠.
공백기의 이단아, 둠 3(2004)
둠 3는 정통 후속작이라기보다 호러색을 짙게 입힌 리텔링에 가깝다. 어두운 복도에서 손전등 하나 들고 좀비랑 마주하는 식이라, 원작 특유의 속도감을 기대하면 좀 낯설 수 있다. 시리즈 순서상 건너뛰어도 스토리에 지장은 없는데, 분위기 하나만큼은 지금 봐도 평가가 나쁘지 않다.
리부트 시대: 둠(2016)과 둠 이터널
10년 넘는 공백 끝에 나온 둠(2016), 시리즈를 완전히 되살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빠른 이동 속도, 근접 처형(글로리 킬), 탄약 관리 시스템을 묶어서 올드스쿨 FPS의 부활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후속작 둠 이터널(2020)은 여기서 한발 더 나갔다. 플랫포머 요소와 자원 관리 전략을 얹어서 난이도와 완성도를 동시에 끌어올린 셈. 스토리상으로는 둠(2016) → 둠 이터널 순서가 맞고, 이후 나온 시간대 프리퀄 둠: 다크 에이지까지 더하면 리부트 3부작이 완성된다.
스토리 순서 vs 출시 순서, 뭘 따라야 하나
스토리 연대기로만 보면 둠: 다크 에이지(과거) → 둠(2016) → 둠 이터널 순이다. 근데 게임 시스템은 뒤로 갈수록 복잡해지게 설계돼 있다. 그래서 실제로는 출시 순서로 플레이하는 편이 조작 난이도 적응에 낫다. 스토리를 시간순으로 정리하고 싶으면 위키 요약만 훑어봐도 충분히 따라간다.
처음 시작한다면 이것부터
- 슈팅 액션 자체를 즐기고 싶다면: 둠(2016)부터. 그래픽도 현대적이고 진입 장벽이 낮다. 무난한 선택.
- 원조의 감성을 느끼고 싶다면: 스팀이나 콘솔에 나온 둠+둠 II 리마스터 패키지로. 편의 기능이 붙어있어 접근성이 좋다.
- 도전적인 난이도를 원한다면: 둠 이터널부터 바로 들어가도 무방하다. 튜토리얼이 생각보다 친절하다.
어디서 즐길 수 있나
대부분의 둠 시리즈는 PC(스팀), 플레이스테이션, 엑스박스에서 구매 가능하다. 최신작 위주로는 구독형 게임패스에 포함되는 경우가 많아서, 별도 구매 없이 체험만 해볼 수도 있다. 오리지널 둠과 둠 II는 스마트폰이나 저사양 PC에서도 돌아갈 만큼 가벼운데, 레트로 감성 즐기려고 고사양 기기 살 필요 없다는 게 은근 장점이다.
결국 뭐부터 하면 되나, 3줄 요약
초보자는 둠(2016)부터, 원작 팬이라면 오리지널 리마스터부터. 스토리는 출시 순서로 따라가도 무리 없고, 최신작인 둠: 다크 에이지는 프리퀄이라 나중에 봐도 이해에 지장 없다. 30년 넘게 이어진 시리즈치고는 진입 장벽이 낮은 편이니, 뭐가 됐든 하나 골라서 일단 시작해보는 게 제일 빠른 길이다.
엔가젯 보도에 따르면, id Software 관련 소식도 함께 확인할 수 있다. 출처: Engadg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