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노로 만든 AI 노래, 싫어했는데 결국 인정했다

AI 혐오하던 테크 기자가 수노로 만든 곡 앞에서 결국 손들었다. 저작권 소송 리스크부터 K팝 업계 파장까지 짚어봤다.

인디 뮤지션 1010benja가 AI 음악 생성 툴 수노(Suno)로 만든 곡 ‘Semiramis Dream’, 이 곡 하나 때문에 태도를 바꾼 기자가 있다. 더버지 보도에 의하면, 평소 생성형 AI 음악을 지루하고 몰개성적이라고 깎아내리던 이 기자마저 이번엔 손을 들었다고 털어놨다. AI 음악이라면 일단 거르고 보던 사람 입에서 나온 얘기라 더 눈길이 간다.

수노가 뭐길래

수노는 텍스트 프롬프트 몇 줄만 넣으면 보컬, 가사, 편곡까지 다 갖춘 곡을 몇십 초 만에 뽑아낸다. 우디오(Udio)와 함께 생성형 AI 음악 시장의 양대 산맥으로 꼽히는 서비스다.

  • 장르, 분위기, 가사 주제를 텍스트로 넣으면 완성곡이 나온다
  • 무료·유료 플랜으로 이미 수백만 명이 써봤다
  • 스포티파이, 유튜브에 올라오는 AI곡 상당수가 이 툴 기반이다

문제는 결과물 대부분이 어디서 들어본 멜로디에 감정 없는 보컬을 얹은, 이른바 ‘AI 슬롭’으로 소비된다는 것. 그래서 기자의 원래 입장도 냉담했다.

‘Semiramis Dream’, 뭐가 달랐나

이번 곡이 달랐던 이유는 간단하다. 수노를 완성품 뽑는 자판기로 안 쓰고, 작업 도구 중 하나로 썼다는 것. 1010benja는 AI가 뽑은 소스를 그대로 가져다 쓰지 않았다. 자기 편곡 감각과 가사, 프로듀싱을 얹어서 다듬었다.

결과물엔 사람의 취향과 판단이 층층이 쌓였다. 듣는 사람은 ‘AI가 만들었다’는 사실보다 곡 자체의 완성도를 먼저 느꼈다. 도구를 쓴 사람의 안목, 그게 결과물 질을 갈랐다는 얘기다.

소송전이라는 뇌관

수노의 화려한 성장 뒤엔 소송이 그림자처럼 붙어 있다. 유니버설뮤직그룹, 워너뮤직, 소니뮤직, 3대 메이저 레이블이 2024년 수노와 우디오를 저작권 침해 혐의로 나란히 제소했다.

레이블 측 주장은 이렇다. AI 모델 학습에 자기네 카탈로그가 무단으로 쓰였다는 것. 곡당 최대 15만 달러의 손해배상을 청구했고, 업계에서는 라이선스 계약으로 합의할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돼왔다. 창작 도구로서의 잠재력과 저작권 리스크, 이 둘이 한 몸으로 붙어 있는 셈이다.

도구냐 대체재냐, 반응은 반으로 갈린다

뮤지션들 반응도 딱 둘로 쪼개진다. 홀리 헌던처럼 AI를 새로운 악기로 받아들이는 아티스트가 있는가 하면, AI 음악 자체를 보이콧하는 쪽도 만만치 않다.

  • AI를 작곡 보조로 쓰는 실험적 아티스트들
  • AI 음원 스트리밍을 거부하는 뮤지션 연합
  • 플랫폼에 AI 생성 표시를 의무화하라는 목소리

이번 사례가 재미있는 지점은 여기다. 도구 자체보다, 그 도구를 누가 어떻게 쓰느냐가 결과물의 설득력을 좌우한다는 걸 보여줬다는 것.

K팝 판에서도 남 얘기 아니다

국내도 마찬가지다.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이미 AI 보컬 합성, 작곡 보조 툴을 프로듀싱 과정에 시험 삼아 넣어봤고, 팬덤 사이에선 AI 커버곡 논란이 주기적으로 터진다.

멜론, 지니뮤직 같은 국내 음원 플랫폼도 AI 생성 음원 표시 정책을 손보는 중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AI 학습데이터 저작권 가이드라인 개정을 추진하고 있고. 수노발 소송이 국내 레이블·작곡가 단체의 라이선스 협상 기준점이 될 가능성, 낮지 않다. K팝 특유의 ‘프로듀서 크레딧’ 문화와 AI 툴 사용이 어떻게 공존할지, 다음 관전 포인트다.

개인적으로는 이 사례 하나로 AI 음악 전체를 다시 보긴 이르다고 본다. 다만 도구를 쓰는 사람의 실력이 받쳐주면 얘기가 완전히 달라진다는 것, 이건 이번에 확실해졌다.

출처: The Ver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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