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8월 12일 미국에서 ‘메이드 바이 구글’ 행사를 연다. 신형 스마트폰 픽셀11을 공개하는 자리다. 유튜브로 생중계되는데, 진행봉을 쥔 사람이 좀 낯설다. 개발자도, 부사장도 아니다. 코미디언 트레버 노아다. 더버지 보도를 보면 ‘콜 허 대디’ 진행자 알렉스 쿠퍼를 비롯한 유명인과 인플루언서들도 함께 무대에 오를 예정이라고 한다. 구글이 풀어놓은 티저 영상 하나만으로 벌써 이야깃거리가 됐다.
코미디언이 왜 하드웨어 행사에 섰을까
트레버 노아는 2015년부터 2022년까지 미국 코미디센트럴의 간판 프로그램 ‘더 데일리쇼’를 진행했던 인물이다. 하차 후엔 자기 팟캐스트 ‘왓 나우 위드 트레버 노아’를 운영하며 정치·문화 이슈를 다뤄왔고, 그래미 시상식 같은 대형 시상식 사회도 여러 차례 맡았다.
기술 기업 행사에 시사 코미디언을 세우는 경우는 흔치 않다. 딱딱한 스펙 발표를 예능처럼 풀어내서 원래 테크 팬이 아니던 사람들까지 붙잡으려는 구글의 계산이 엿보인다.
알렉스 쿠퍼까지, 인플루언서 총출동
공개된 티저 영상엔 알렉스 쿠퍼도 함께 나온다. ‘콜 허 대디’는 스포티파이와, 이후엔 시리우스XM과 각각 수백억원대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진 초대형 팟캐스트다. 20~30대 여성 청취자층이 두껍다는 게 특징.
- 진행: 트레버 노아 (코미디언, 전 더 데일리쇼 진행자)
- 출연: 알렉스 쿠퍼 (콜 허 대디 진행자) 외 인플루언서 다수
- 일정: 8월 12일 미국 현지, 유튜브 생중계
- 공개 예정 제품: 픽셀11 시리즈 등 하드웨어 신제품
과거 픽셀 행사는 유튜버 마르케스 브라운리 같은 테크 인플루언서가 중심이었다. 이번엔 다르다. 테크 채널 바깥의 대중 인지도를 노린 구성으로 보인다. 아이폰과 갤럭시 사이에서 존재감을 못 찾던 픽셀이, 대중문화 코드로 접근 방식을 통째로 바꾼 셈이다.
정작 궁금한 건 픽셀11 스펙
행사 주인공인 픽셀11의 구체적인 정보는 아직 안 나왔다. 업계에서 유력하게 거론되는 건 자체 설계 칩 텐서 G6 탑재, 제미나이 AI 비서 기능 강화, 카메라 센서 업그레이드 세 가지다.
지난해 픽셀10 시리즈가 온디바이스 AI 기능을 앞세워 나왔던 만큼, 이번에도 AI 비서 기능이 판매 포인트가 될 가능성이 높다. 폴더블 모델인 픽셀 폴드 후속작이 같은 무대에서 함께 나올지도 지켜볼 대목이다. 가격은 전작 프로 모델 기준이던 999달러 선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을 거란 관측이 나온다.
애플·삼성과는 결이 다른 승부수
애플은 여전히 임원이 직접 무대에 올라 신제품을 설명하는 정공법을 고수한다. 삼성전자 갤럭시 언팩도 제품 스펙과 기능 시연이 중심이다. 구글만 셀럽 마케팅으로 판을 뒤집으려는 모양새다.
배경엔 픽셀의 낮은 존재감이 있다. 픽셀 시리즈의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3~4%대에 그친다. 삼성전자, 애플과는 격차가 크다. 매년 하반기 갤럭시 신모델과 아이폰 신모델 사이에 끼여 묻히는 구조라, 스펙 경쟁보다 인지도 자체를 끌어올리는 쪽으로 방향을 튼 걸로 보인다. 솔직히 이 정도면 승부수라기보다 생존 전략에 가깝다.
국내 소비자에겐 남 얘기일 수도
한국에서 픽셀의 존재감은 더 옅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전자가 70%대, 애플이 20%대를 나눠 갖고 있고, 구글 픽셀 점유율은 1%를 밑도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KT를 통해 일부 모델이 정식 출시되긴 했지만 얼리어답터용 제품에 머무는 실정이다. 이번 픽셀11이 국내에 정식으로 들어올지도 아직은 불투명하다.
그래도 완전히 남 얘기는 아니다. 픽셀 텐서 칩은 그동안 삼성 파운드리가 위탁생산해왔는데, 구글이 차기 칩부터 TSMC로 생산처를 옮기려 한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픽셀11의 텐서 G6가 어느 파운드리에서 나오는지는 삼성 반도체 사업 실적과도 맞물리는 문제다.
국내 소비자 입장에선 화려한 셀럽 마케팅보다, 반도체 위탁생산 계약이 어느 쪽으로 흘러가는지와 국내 출시 여부, 가격대가 더 와닿는 이야기다.
출처: The Verg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