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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아 전기 밴 PV7 공개…2027년 한국·유럽 출시

    기아 전기 밴 PV7 공개…2027년 한국·유럽 출시

    3줄 요약

    • 기아가 독일 IAA 트랜스포테이션에서 PBV 라인업의 두 번째 전기 밴 PV7을 공개했다.
    • PV5보다 약 2피트 길고, 승객용과 화물용 두 버전에 71.5kWh 또는 96.2kWh 배터리를 얹는다.
    • 한국·유럽 출시는 2027년 하반기로 정해졌다. 가격과 미국 출시 여부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2025년 미국 미니밴 판매 21% 증가. SUV에 지친 소비자들이 한때 ‘멋없는 차’ 소리를 듣던 미니밴으로 다시 눈을 돌리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이 흐름에서 기아는 빠지지 않는 이름이다. 미국에서는 2021년부터 카니발을 팔아왔다. 순수 전기 밴을 만드는 완성차 업체는 손에 꼽을 만큼 적은데, 기아가 그 몇 안 되는 곳 중 하나다. 그 기아가 이번 주 새 전기 밴 PV7을 내놨다.

    PV5보다 약 60cm 긴 차체, 승객용과 화물용 두 갈래로

    PV7이 처음 모습을 드러낸 곳은 독일에서 열린 IAA 트랜스포테이션이다. 더버지 보도에 따르면 PV7은 기아 PBV(Platform Beyond Vehicle) 라인업에서 두 번째로 나온 전기 밴이다.

    첫 번째는 2025년부터 팔리고 있는 ‘피플 무버’ PV5. PV7은 여기서 차체를 약 2피트(약 60cm) 늘렸다. 사람을 태우는 승객용과 짐을 싣는 화물용, 두 가지로 나온다.

    • PBV 라인업 순서: PV5(2025년 판매 시작) → PV7(이번 공개)
    • 차체 길이: PV5보다 약 2피트 김
    • 구성: 승객용(패신저), 화물용(카고) 2종

    시장 구도에 대입해 보면 이번 공개가 왜 의미 있는지 드러난다. 미니밴 수요는 되살아나는데, 전기 밴을 내놓는 업체는 여전히 드물다. 기아는 PV5 한 차종으로 끝내지 않고 더 긴 PV7을 곧바로 붙였다. 전기 밴을 단발성 모델이 아니라 라인업으로 키우겠다는 의도로 보는 게 자연스럽다.

    71.5kWh·96.2kWh 배터리에 800V 충전, 사양표로 본 PV7

    뼈대는 PBV 전용 아키텍처인 E-GMP.S다. 바닥을 평평하게 만든 플랫 플로어 구조여서 짐을 싣고 내리기가 수월하다.

    항목 내용
    공개 무대 독일 IAA 트랜스포테이션
    플랫폼 PBV 전용 E-GMP.S, 플랫 플로어
    버전 승객용 / 화물용
    배터리 NMC(니켈·망간·코발트) 71.5kWh 또는 96.2kWh
    주행거리 카고 롱레인지 기준 WLTP 460km(285.8마일)
    전압 구조 800V
    급속 충전 350kW DC 충전기 사용 시 10→80% 25분 미만
    전력 공급 V2L(외부 공구·장비에 전원 공급)
    인포테인먼트 안드로이드 오토모티브 기반 플레오스 커넥트, 글레오 AI 자연어 음성 제어
    출시 2027년 하반기 유럽·한국

    표에 적힌 460km는 카고 롱레인지 모델의 WLTP 수치다. WLTP는 미국 EPA 기준보다 대체로 10~20% 후하게 나온다. 이 숫자를 실제 주행거리로 곧장 옮겨 읽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71.5kWh 모델과 승객용 버전의 주행거리는 아예 공개되지 않았다.

    충전 속도는 800V 구조 덕을 봤다. 10%에서 80%까지 25분이 채 안 걸린다. 여기에는 조건이 있다. 350kW급 충전기를 물렸을 때의 기준이어서, 출력이 낮은 충전기에서는 그만큼 오래 걸린다.

    디자인은 밴 하면 떠오르는 투박한 인상을 덜어내는 방향으로 잡았다. 지루하지는 않지만 과하게 튀지도 않는다는 평가다. 부위별로 나눠 보면 이렇다.

    • 전면: 앞유리를 감싸는 어두운 상단부 때문에 바이저처럼 보이는 투톤 구성
    • 차체: 곧게 선 형태와 높고 평평한 지붕으로 넓은 실내를 확보
    • 하단: 낮은 앞 범퍼와 플라스틱 클래딩으로 실용적인 인상
    • 휠: 승객용·화물용 모두 각진 멀티 스포크 디자인

    한국 출시는 2027년 하반기로 확정, 가격·트림은 공백

    국내 독자에게 확정된 정보는 사실상 출시 시점 하나다. 기아는 PV7을 2027년 하반기 유럽과 한국에 먼저 내놓는다. 그 뒤로 다른 시장과 파생 모델, 개조(컨버전) 모델을 추가할 계획이다. 나머지 항목은 조건이 붙어 있거나 아직 비어 있다.

    • 출시 시점: 2027년 하반기 한국·유럽 출시. 기아가 밝힌 공식 일정이다.
    • 가격: 국내 출시 가격은 공식 발표 전이다. 트림 구성도 나오지 않았다.
    • 주행거리: 460km는 WLTP 기준 수치다. 국내 공인 주행거리는 별도 인증을 거쳐야 하므로 이 숫자와 다르게 나올 가능성이 크다.
    • 충전: 25분 미만은 350kW 급속충전기를 썼을 때의 얘기다. 실제 충전 시간은 충전기 출력에 따라 달라진다.
    • 용도(추측): 화물용에 V2L까지 붙어 있어, 현장에서 공구를 돌려야 하는 자영업자 수요와 맞물린다. 승객용은 높고 평평한 지붕을 앞세워 캠핑·차박 수요도 노릴 것으로 보인다.
    • 음성 AI: 글레오 AI가 한국어를 어디까지 지원하는지는 원문에 설명이 없다.

    이미 팔리고 있는 PV5, 기아 미니밴의 간판인 카니발, 그리고 PV7. 세 차종이 서로 수요를 갉아먹을지도 관심사다. 다만 판단은 미뤄두는 편이 맞다. 가격도 실내 구성도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겹침을 따지면 추정에 추정을 얹는 셈이 된다.

    확인된 것과 아직 불확실한 것

    확인된 것

    • 독일 IAA 트랜스포테이션에서 PV7 공개
    • PBV 라인업의 두 번째 전기 밴이며 PV5보다 약 2피트 김
    • 승객용·화물용 2종, 71.5kWh·96.2kWh NMC 배터리
    • 카고 롱레인지 WLTP 460km, 800V 구조, 350kW 충전기로 10~80% 충전 25분 미만
    • V2L, 플레오스 커넥트 OS, 글레오 AI 음성 제어 탑재
    • 2027년 하반기 유럽·한국 출시, 이후 추가 시장·파생·컨버전 모델 예정

    아직 불확실한 것

    • 국내외 판매 가격과 트림 구성
    • 71.5kWh 모델과 승객용 버전의 주행거리
    • 승객용 버전의 좌석 배치
    • 미국 출시 여부(기아는 언급하지 않음)
    • 파생·컨버전 모델의 종류와 일정
    • 국내 공인 주행거리와 글레오 AI의 한국어 지원 범위

    미국 도로에서 포착된 PV7, CES 2024 모듈형 구상은 어디까지 현실이 될까

    미국 출시 계획을 두고 기아는 공식적으로 입을 열지 않았다. 일렉트렉의 보도는 결이 다르다. PV7로 보이는 차량이 미국에서 시험 주행하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원문 기자도 미국 전기차 시장 여건이 나빠졌다는 점은 인정한다. 그러면서 휘발유 가격이 오르고 미니밴 판매가 반등하는 지금이라면, 가격만 적당히 맞출 경우 기아 전기 밴이 미국에서 잘 팔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아가 미국 출시에 말을 아끼는 것도 이런 시장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미국에서도 관건은 아직 공개되지 않은 가격이라는 뜻이다.

    PBV를 처음 내걸었을 때의 구상이 얼마나 실현될지도 지켜볼 대목이다. 기아는 CES 2024에서 PBV를 모듈형 전기차 제품군으로 소개했다. 운전석 캡은 그대로 두고 뒤쪽 차체만 바꿔 미니밴, 풀사이즈 밴, 소형 트럭으로 쓰는 방식. 이번에 공개된 PV7은 승객용·화물용 두 가지 밴이고, 원문에는 소형 트럭 형태에 대한 언급이 없다. 앞으로 나올 파생·컨버전 모델이 CES 2024의 그림에 얼마나 다가가느냐를 보면 PBV 라인업이 어디까지 넓어질지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출처: The Verge

  • 청소년 정신건강 악화 ‘SNS 아닌 학교 탓’ 반론

    청소년 정신건강 악화 ‘SNS 아닌 학교 탓’ 반론

    3줄 요약

    • 심리학 연구자 피터 그레이가 신간 『Restoring Childhood』에서 2010년대 10대 정신건강 악화의 원인으로 스마트폰·SNS가 아닌 경직된 학교 교육을 지목했습니다.
    • 그레이는 조너선 하이트의 베스트셀러 『The Anxious Generation』이 SNS와 정신건강 사이에 의미 있는 상관관계가 없다는 연구들을 외면했다고 비판합니다.
    • 호주가 청소년 SNS 금지를 도입했고 영국·EU·미국도 규제를 검토하거나 시행 중이라, 이 반론이 정책 흐름을 되돌릴지는 미지수입니다.

    호주는 청소년의 SNS 이용을 전국 단위로 금지했습니다. 테크 기업을 상대로 법정 싸움을 벌이는 유가족들이 있고, 한 사회심리학자의 책을 읽고 온라인 위기에 눈을 떴다고 말하는 권력자들도 있습니다. 이 세 장면을 잇는 이름은 조너선 하이트입니다. 2년 전 나온 그의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The Anxious Generation』은 2010년 이후 두드러진 10대 정신건강 악화의 주범으로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를 지목했고, 그 뒤로 SNS 반발 운동의 구호처럼 자리 잡았습니다.

    반론은 가까운 곳에서 나왔습니다. 하이트의 옛 동료인 심리학 연구자 피터 그레이가 정반대 결론을 담은 책을 내놨습니다. 문제는 휴대폰이 아니라 학교라는 주장. 더버지 보도에 따르면 그레이는 이 책을 하이트를 겨냥한 의도적 반박으로 썼습니다. 그의 걱정은 두 겹입니다. SNS 금지가 진짜 해법에서 눈을 돌리게 만든다는 것, 그리고 금지 그 자체가 새로운 해악이 될지 모른다는 것입니다.

    그레이가 지목한 원인, 커먼코어와 정부의 성과 압박

    그레이가 그리는 시간표는 이렇습니다. 수십 년에 걸쳐 아이들의 자율성이 꾸준히 줄면서 10대 정신건강이 나빠졌고, 잠시 숨을 돌린 뒤 2010년대에 다시 떨어졌다는 것. 두 번째 하락의 원인으로 그는 미국 커먼코어(Common Core) 교육과정과 맞물린 경직된 수업 방식, 그리고 아이들의 성과를 끌어올리라는 정부 압박을 꼽습니다. 커먼코어를 가장 뚜렷한 원인으로 보는 이 주장이 학계에서 얼마나 지지받는지는 보도에서 독립적으로 검증되지 않았습니다. 지금 단계에선 그레이 개인의 진단으로 받아들이는 편이 정확합니다.

    눈길이 가는 건 중간의 반등을 설명하는 방식입니다. 그레이는 1990~2000년대 가정용 인터넷 보급이 앞선 수십 년간 잃어버린 자유와 연결을 아이들에게 되돌려줬고, 그 결과 10대 정신건강이 반등했다고 봅니다. 하이트가 스마트폰·SNS를 악화의 주범으로 본 것과 달리, 그레이는 인터넷을 회복의 도구로 본 셈입니다. 온라인 세계를 바라보는 출발점부터 두 사람이 다르다는 얘기입니다.

    그가 내세우는 근거는 크게 세 갈래입니다.

    • 수십 편의 메타분석: SNS·스마트폰 사용 시간과 정신건강 사이에 “의미 있는 상관관계조차 없다”는 연구들이 있는데, 하이트가 이를 “완전히 무시했다”는 것이 그레이의 주장입니다.
    • 플로리다 연구: 스마트폰을 가진 11~13세 아이들이 친구와 실제로 만나 시간을 보낼 가능성이 더 높았다는 결과입니다. 그레이는 여기서 “아이에게서 스마트폰을 빼앗으면 덜 행복해지고 친구도 줄어든다”는 결론을 끌어냅니다. 연구가 보여준 건 스마트폰 보유와 대면 만남의 관계이고, 빼앗았을 때 어떻게 되는지는 그레이가 한 걸음 더 나아간 해석이라는 점은 구분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 학생 대상 조사: 불안·스트레스·우울의 주된 원인을 물은 연구 가운데 그가 찾은 모든 경우에서 학교 압박이 1위였다고 합니다. “다른 어떤 것도 근접하지 못했다”는 게 그의 설명입니다.

    상관관계가 나타난 연구에 대해서도 그레이는 화살표 방향을 거꾸로 놓습니다. 우울하거나 불안한 10대가 그 상태를 견디려고 SNS를 찾는다는 연구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SNS가 우울을 부른다기보다, 우울이 SNS로 이끈다는 해석. 인구 전체로 보면 SNS의 영향은 상쇄된다는 게 그의 입장입니다. SNS 덕분에 나아지는 아이도 있고, 반대로 나빠지는 아이도 있다는 뜻입니다.

    Let Grow를 함께 세운 두 학자, 규제는 하이트 쪽으로

    두 사람의 이력을 알면 이 논쟁이 달리 보입니다. 하이트와 그레이는 적어도 1980년대부터 아이들의 독립성과 자유로운 놀이가 줄어들었고, 그것이 회복탄력성을 해쳤다는 데 뜻을 같이해 왔습니다. 드물지만 크게 보도된 범죄들로 ‘낯선 사람 위험’ 서사가 퍼졌고, 그 바람에 어른 없이 아이들끼리 노는 문화가 사라졌다는 문제의식이었습니다.

    이 공감대는 2017년 ‘Let Grow’라는 단체로 이어졌습니다. 아이를 혼자 밖에 내보냈다는 이유로 방임으로 몰리지 않게 하는 식의 정책을 요구하는 곳입니다. 갈라진 지점은 인터넷이었습니다. 그 영향을 두고 의견이 크게 엇갈렸고, 그레이는 『The Anxious Generation』 출간 뒤 조직 내 갈등을 피하려고 이사회에서 물러났습니다. 같은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두 학자가 원인 진단에서는 정반대 자리에 선 셈입니다.

    쟁점 조너선 하이트 피터 그레이
    2010년대 10대 정신건강 악화 원인 스마트폰·소셜미디어 확산 커먼코어와 맞물린 경직된 학교 교육, 정부의 성과 압박
    1990년대~2000년대 초 호전 요인 10대 자살률 감소를 유연 휘발유 퇴출과 연결 짓는 가설 제시 가정용 인터넷 보급으로 자유와 연결 회복
    1980년대 이후 자율성·자유놀이 감소 회복탄력성을 해쳤다고 봄 회복탄력성을 해쳤다고 봄
    청소년 SNS 금지 호주 금지에 영향을 줬다는 평가 우회가 쉬워 효과에 의문, 그 자체로 해악 우려
    상대에 대한 비판 그레이가 소수 반대파 연구자에 지나치게 의존 해롭지 않은 기술을 두고 도덕적 공황을 부추김

    하이트는 이번 논평 요청에 답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7월 애틀랜틱의 케이틀린 티퍼니 기자에게는 1990년대~2000년대 초 10대 자살률 감소를 유연 휘발유 퇴출 덕분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납 노출이 정신건강 문제와 연관돼 있다는 이유였습니다. 같은 기사에서 그는 그레이가 소수 반대파 연구자에 기대고 있다고 반박하기도 했습니다. 휘발유 가설은 인터뷰에서 나온 가능성 제기 수준입니다. 1990년대 반등에 관해선 하이트 쪽도 확정된 설명을 내놓은 상태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학계 분위기가 하이트에게 마냥 우호적인 것도 아닙니다. 티퍼니가 취재한 10명이 넘는 테크·아동발달 연구자 중 상당수는 하이트가 상관관계 연구의 힘을 부풀리고 입증되지 않은 인과관계를 암시한다고 우려했습니다. 대표적인 청소년 정신건강 연구자 캔디스 오저스는 네이처 서평에서 “많은 부모가 믿을 준비가 된 무서운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이 책은 많이 팔릴 것”이라고 꼬집었고, 이 예측은 그대로 맞아떨어졌습니다. 오저스의 문장에는 책의 흥행과 주장의 타당성은 별개라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문제는 정책이 학계 논쟁의 결론을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하이트의 이론은 정치권을 비롯한 여러 영역에서 사실상 반론 없는 지위를 누리고 있고, 규제는 이미 움직이고 있습니다.

    • 호주: 전국 단위 청소년 SNS 금지 도입
    • 영국·EU 등: 자체 금지나 플랫폼 제한 검토
    • 미국 주 정부: 캘리포니아·뉴욕 등이 특정 SNS 기능을 제한하는 법 제정
    • 미국 연방: 17세 미만 대상 알고리즘 피드를 제한하는 법안 제안

    그레이에게 불리한 대목은 하나 더 있습니다. 커먼코어 주장에 설득된 사람이라도 아이를 오프라인으로 떼어놓는 건 손해 볼 것 없는 예방책이라고 여길 가능성이 있다는 점입니다. 원인 진단에 동의하는 것과 규제를 거둬들이자고 나서는 것은 별개의 문제. 반론이 설득력을 얻는 것과 정책이 방향을 트는 것 사이의 거리가 그만큼 멉니다.

    한국 부모와 교사가 이 논쟁에서 짚어볼 대목

    이번 논쟁의 무대는 미국 연구와 미국 교육정책입니다. 한국 상황에 곧바로 대입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도 자녀를 둔 부모나 교육 관계자라면 눈여겨볼 지점은 분명히 있습니다.

    • ‘스마트폰이 정신건강을 망친다’는 아직 합의된 결론이 아닙니다: 정치권에서 영향력이 큰 이론인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상관관계를 인과관계처럼 다룬다는 학계 우려가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앞서 본 플로리다 연구에 대한 그레이의 해석 역시 같은 잣대로 따져볼 대상입니다.
    • 학업 압박이라는 변수: 그레이 말대로 학교 압박이 핵심이라면, 입시 경쟁이 치열하다고 꾸준히 지적받아온 한국에서도 곱씹어볼 이야기입니다. 단, 그의 분석은 커먼코어라는 미국 제도를 겨냥한 것이어서 국내에도 똑같이 들어맞는지는 추측의 영역에 머뭅니다.
    • 무조건 뺏기보다 사용법 가르치기: 그레이가 모든 규제에 반대하는 건 아닙니다. 학교 내 휴대폰 금지나 음란물 접근 연령 인증까지 반대하진 않습니다. 그가 효과를 의심하는 건 SNS 전면 금지로, 아이들이 우회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입니다. 대신 부모가 플랫폼 다루는 법을 가르치는 데 집중하라고 권합니다. 그의 입장을 ‘규제 반대’ 한마디로 묶으면 실제 주장과 어긋납니다.
    • 해외 규제의 파장: 호주·영국·EU·미국의 청소년 규제가 글로벌 플랫폼의 청소년 정책 전반을 바꿀지, 국내 이용자에게 어떤 변화로 이어질지는 원문에 없는 내용입니다. 현재로선 추측일 뿐입니다.
    • 책 번역 여부: 『Restoring Childhood』의 국내 번역 출간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확인된 것과 아직 불확실한 것

    확인된 것

    • 피터 그레이가 신간에서 2010년대 10대 정신건강 악화의 원인으로 커먼코어와 맞물린 경직된 학교 교육과 정부의 성과 압박을 지목했다.
    • 그레이는 1990~2000년대 가정용 인터넷 보급이 10대 정신건강 반등에 기여했다고 주장한다.
    • 하이트와 그레이는 2017년 Let Grow를 공동 설립했고, 그레이는 『The Anxious Generation』 출간 뒤 이사회에서 물러났다.
    • 하이트는 7월 애틀랜틱 기사에서 유연 휘발유 퇴출 가설을 언급하고, 그레이가 소수 반대파 연구자에 의존한다고 반박했다.
    • 호주는 청소년 SNS 금지를 도입했고, 캘리포니아·뉴욕은 특정 SNS 기능 제한 법을 제정했다.

    아직 불확실한 것

    • 커먼코어가 정신건강 악화의 가장 뚜렷한 원인이라는 그레이의 주장이 학계에서 얼마나 지지받는지는 원문에서 독립적으로 검증되지 않았다.
    • 하이트의 유연 휘발유 가설도 인터뷰에서 나온 가능성 제기 수준이다.
    • 영국·EU 규제의 최종 형태와 미국 연방 차원의 17세 미만 알고리즘 피드 제한안 통과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다.
    • 그레이의 책이 이미 형성된 규제 흐름에 실제로 영향을 줄지는 알 수 없다.
    • 두 이론 중 어느 쪽이 한국 청소년에게 더 들어맞는지는 원문이 다루지 않았다.

    “아이들을 바보 취급 말라”, 금지보다 가르치기를 택한 그레이

    그레이의 대안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아이들을 바보 취급하는 걸 멈춰야 한다”는 것. 아이들은 무엇이 자신에게 좋고 나쁜지 꽤 잘 알고 있으며, 어른은 그 판단을 익히도록 옆에서 돕기만 하면 된다는 게 그의 생각입니다. 자기표현의 통로가 되는 플랫폼을 막는 데 신중해야 한다는 주장도 이 믿음에서 나옵니다.

    걸림돌은 타이밍입니다. 어린 10대 자녀를 둔 부모들은 점점 선택권 자체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법과 제도가 이미 금지 쪽으로 움직이고 있어서, 그레이의 반론이 옳다고 해도 방향을 되돌리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부모가 가르칠지 막을지를 고르기도 전에 법이 먼저 답을 정해버리는 구도입니다.

    그레이 본인은 “늦지 않았기를 바란다”고 말합니다. 그는 일부 도덕적 공황이 흐지부지 끝났다는 점을 짚는데, 1990~2000년대 비디오게임을 둘러싼 걱정이 그런 사례로 거론됩니다. 양쪽 모두 상관관계 연구의 해석을 두고 부딪히고 있습니다. 스마트폰과 SNS를 향한 지금의 불안이 비디오게임 때와 같은 길을 걸을지는, 결국 앞으로 쌓일 연구가 가를 문제로 보입니다.

    출처: The Verge

  • MS 윈도우 행사 10월 7일…젠슨 황 무대 오른다

    MS 윈도우 행사 10월 7일…젠슨 황 무대 오른다

    3줄 요약

    • 마이크로소프트가 10월 7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윈도우·서피스 행사를 연다. 주요 윈도우 행사는 2024년 5월 이후 처음이다.
    • 사티아 나델라 CEO와 파반 다불루리 윈도우·서피스 총괄이 나온다. 엔비디아 젠슨 황 CEO도 참석하며, 행사 주제는 로컬 AI가 바꿀 PC의 다음 단계다.
    • RTX 스파크 PC와 서피스 랩톱 울트라의 가격·출시 정보가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있다. 윈도우 12 발표는 예상되지 않는다.

    10월 7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마이크로소프트가 이날 윈도우와 서피스 기기가 나아갈 방향을 발표한다. 회사가 내건 주제는 “로컬 AI가 PC의 다음 장을 어떻게 만들어갈지에 대한 대화”다.

    윈도우를 앞세운 큰 행사는 2024년 5월이 마지막이었다. 2년 넘게 비어 있던 무대가 다시 열린다.

    누가 무대에 오르는지 보면 행사 성격이 대략 보인다. 더버지 보도에 따르면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와 파반 다불루리 윈도우·서피스 총괄이 나온다. 윈도우 행사라면 당연한 구성이다. 눈에 띄는 이름은 따로 있다. 엔비디아 젠슨 황 CEO. 윈도우 행사에 엔비디아 대표가 선다는 사실 자체가 이번 발표의 중심이 어디인지 보여준다.

    젠슨 황 참석이 가리키는 곳, RTX 스파크 PC

    로컬 AI는 클라우드 서버를 거치지 않는다. PC 안의 칩이 AI 모델을 직접 돌리는 방식이다.

    그러니 AI 기능이 얼마나 쓸 만한지는 PC 하드웨어에 달렸고, 칩을 공급하는 파트너의 발언권도 그만큼 커진다. 윈도우 행사에 칩 회사 CEO가 서는 게 어색하지 않은 이유다.

    원문 기자도 이 부분을 짚었다. 젠슨 황의 참석을 근거로 엔비디아 RTX 스파크 PC가 행사의 핵심 주제가 될 수 있다고 봤다. 이 전망이 맞는다면 가격과 출시 정보가 아직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은 서피스 랩톱 울트라 소식도 함께 나올 가능성이 크다.

    짚어둘 점이 하나 있다. 이 전망은 참석자 명단에서 나온 추정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미리 알린 내용이 아니다. RTX 스파크 PC의 사양이나 참여 제조사도 원문에는 설명이 없다. 제품이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일지는 행사 당일에야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거론되는 주제를 추리면 이렇다.

    • RTX 스파크 PC: 가장 유력한 핵심 주제. 근거는 젠슨 황의 참석
    • 서피스 랩톱 울트라: 가격과 출시 일정이 추가로 공개될 가능성
    • 윈도우 품질 개선: 그동안의 개선 작업과 다음 계획이 소개될 전망
    • 윈도우 12: 깜짝 발표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

    2021년 이후 단 두 번, 윈도우 행사는 전환점에만 열렸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 하나만 놓고 큰 행사를 여는 일은 흔치 않다. 2021년 이후 주요 윈도우 행사는 두 번뿐이었다. 둘 다 플랫폼 방향이 바뀌는 시점이었다.

    시기 핵심 내용 눈에 띄는 점
    2021년 6월 윈도우 11 공개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발표
    2024년 5월 Arm 기반 코파일럿+ PC 공개 퀄컴과의 협력 관계 강화
    2026년 10월 7일 로컬 AI 중심의 PC 방향 발표(예정) 나델라·다불루리·젠슨 황 참석

    2024년 행사의 주인공은 Arm 칩과 퀄컴이었다. 이번에는 엔비디아 CEO가 무대에 오른다. 윈도우 PC의 AI 성능 경쟁에서 마이크로소프트와 손잡는 칩 회사가 늘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퀄컴이 밀려났다고 보기는 이르다. 퀄컴과의 협력이 이번 행사에서 어떻게 다뤄질지는 기사에 언급이 없다. 파트너가 바뀐다기보다 늘어난다고 보는 편이 지금까지 나온 정보에 더 맞다.

    운영체제 쪽은 기대를 낮춰 두는 게 좋겠다. 기자는 새 버전보다 기존 윈도우의 완성도, 즉 품질 개선 작업과 다음 계획이 중점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윈도우 12 깜짝 공개는 예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국 시간 8일 새벽 2시 시작, 국내 출시·가격은 미정

    행사 시작 시각은 다음과 같다.

    • 미국 태평양 시간: 10월 7일 오전 10시
    • 미국 동부 시간: 10월 7일 오후 1시
    • 한국 시간: 10월 8일 새벽 2시

    국내에서 실시간으로 보려면 밤을 새워야 하는 시간대다. 마이크로소프트가 공식 생중계를 하는지는 기사에 나오지 않는다.

    독자 상황에 따라 챙길 것이 다르다.

    • 윈도우 11 사용자: 윈도우 12 발표는 예상되지 않는다. 새 운영체제보다 지금 쓰는 윈도우의 품질 개선 소식이 더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전망).
    • 노트북 구매 예정자: 서피스 랩톱 울트라와 RTX 스파크 PC 발표가 예상된다. 고성능 윈도우 노트북을 살 계획이라면 결제는 행사 발표를 본 뒤로 미루는 편이 낫다.
    • 국내 출시·가격: 서피스 랩톱 울트라와 RTX 스파크 PC 모두 국내 출시 일정과 원화 가격에 대한 공식 발표가 아직 없다.
    • 한국어 지원: 로컬 AI 기능이 한국어를 어느 수준까지 지원할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국내 소비자에게 가장 아쉬운 건 마지막 두 항목이다. 행사에서 제품 정보가 나오더라도 한국 출시 일정과 원화 가격은 따로 확인해야 한다.

    확인된 것과 아직 불확실한 것

    확인된 것

    • 일시와 장소: 10월 7일 오전 10시(태평양 시간), 샌프란시스코
    • 주제: 로컬 AI가 PC의 다음 단계를 어떻게 바꿀지에 대한 논의
    • 참석자: 사티아 나델라 CEO, 파반 다불루리 윈도우·서피스 총괄, 젠슨 황 엔비디아 CEO
    • 이전 주요 윈도우 행사: 2024년 5월(코파일럿+ PC), 그 전은 2021년 6월(윈도우 11)

    아직 불확실한 것

    • RTX 스파크 PC가 실제로 핵심 주제가 될지(참석자 명단에 근거한 추정)
    • 서피스 랩톱 울트라의 가격과 출시 일정이 공개될지
    • 윈도우 품질 개선의 구체적인 내용과 적용 시기
    • 윈도우 12 발표 여부(기자는 가능성이 낮다고 봄)
    • 퀄컴 등 다른 칩 회사의 참여 여부
    • 국내 출시 일정과 가격

    이번 무대의 주인공은 새 OS가 아니라 칩 파트너

    이번 행사에서 새 운영체제를 기대할 근거는 약하다. 주제는 로컬 AI이고, 함께 무대에 서는 사람은 칩 회사 대표다. 이 두 가지를 보면 새 OS 공개보다 로컬 AI를 중심으로 윈도우 PC 하드웨어의 방향을 제시하는 자리로 보는 게 자연스럽다.

    2024년 코파일럿+ PC 발표는 Arm 진영과의 협력을 알린 자리였다. 이번에는 엔비디아가 그 자리에 선다. 두 회사가 어떤 제품을 내놓느냐에 따라 앞으로 윈도우 PC 라인업의 성격도 달라질 것이다.

    남은 건 제품 사양, 가격, 출시 지역. 세 가지 모두 10월 7일 발표에서 확인해야 한다.

    출처: The Verge

  • 젠슨 황 무대에 트럼프 전화…“AI 우려는 사기극”

    젠슨 황 무대에 트럼프 전화…“AI 우려는 사기극”

    3줄 요약

    • 엔비디아 젠슨 황 CEO가 올인 서밋 무대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전화를 받아 스피커폰으로 청중에게 들려줬다. 트럼프는 AI를 둘러싼 우려를 “사기극”이라고 불렀다.
    • 주말에 앤트로픽 다리오 아모데이 CEO가 AI 개발 속도를 늦추자는 에세이를 낸 직후였다. 그래서 이 통화는 속도 조절론을 공개적으로 반박한 장면으로 받아들여진다.
    • 황 CEO는 반박하지 않고 “미국 AI 경쟁에서 모두가 이기게 하겠다”고 답했다. 국내 서비스나 가격이 당장 달라지는 것은 없다.

    행사 도중 무대 위에서 휴대전화가 울렸습니다. 발신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엔비디아 젠슨 황 CEO는 현지시간 월요일 올인(All-In) 팟캐스트가 주최한 ‘올인 서밋’ 무대에서 이 전화를 받았고, 스피커폰으로 돌려 행사장에 모인 수천 명이 통화를 그대로 듣게 했습니다.

    해프닝으로 넘기기엔 타이밍이 공교롭습니다. 바로 앞 주말, 앤트로픽의 다리오 아모데이 CEO가 AI 개발 속도를 조절하자는 장문의 에세이를 내놨습니다. 트럼프는 이 흐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공개 무대에서 다시 꺼냈고요. AI를 얼마나 빨리 밀어붙일지를 두고 업계 일부와 미국 대통령의 생각이 갈린다는 사실이 청중 앞에서 그대로 드러난 셈입니다.

    스피커폰 너머 대통령 “로봇이 장악하는 일은 없다”

    더버지 보도를 보면 황 CEO가 업무 중에 대통령 전화를 받은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달랐던 건 통화를 스피커폰으로 돌려 행사장 전체에 들려줬다는 점입니다. 황 CEO는 트럼프에게 지금 “수천 명”에게 말하고 있다고 알려주기도 했습니다.

    트럼프가 던진 메시지는 두 가지였습니다. 최근 AI 개발을 둘러싸고 커진 우려는 “사기극(hoax)”이라는 것, 그리고 “로봇이 장악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것. 새로 나온 말은 아닙니다. 같은 날 트루스소셜에 올린 게시글 일부를 행사장에서 되풀이했습니다. 통화가 즉석이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발언 내용만 놓고 보면 그날 이미 공개한 입장을 한 번 더 확인한 것에 가깝습니다.

    데이터센터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트럼프는 데이터센터가 없었다면 “죽어가고” 있었을 지역들이 지금은 “정말 부유해졌다”고 주장했습니다. 어느 지역을 가리키는지, 무엇을 근거로 한 말인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지역 이름도 근거도 없으니 지금으로선 사실인지 따져볼 방법이 없는 주장입니다.

    • 자리: 현지시간 월요일, 올인 팟캐스트의 ‘올인 서밋’ 무대
    • 트럼프 핵심 발언: AI 우려는 “사기극”, “로봇이 장악하지 않는다”
    • 데이터센터: 쇠락하던 지역이 “부유해졌다”고 했지만 구체적 사례는 제시하지 않음
    • 황 CEO 반응: 반박 없이 “모두가 이기는 AI 경쟁”을 강조

    주말에 나온 아모데이 에세이, 월요일에 나온 대통령의 반대

    통화의 배경에는 주말에 공개된 에세이 한 편이 있습니다. 아모데이 CEO는 “We Must Pace the Frontier(최전선의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라는 제목의 장문 에세이에서 AI 개발 속도를 늦추고 각국 정부가 서로 조율해야 한다고 썼습니다.

    에세이가 나오자 여러 AI 기업 경영진이 반응을 내놨고, 대체로 아모데이 쪽에 섰습니다. 누가 어떤 말을 했는지는 보도에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습니다. 트럼프는 월요일 트루스소셜 게시글로 반대 입장을 냈고, 같은 날 황 CEO가 선 무대에서 같은 논리를 반복했습니다. 네 주체의 입장을 나란히 놓으면 이렇습니다.

    인물 입장 핵심 발언·행동 발언 창구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 AI 개발 속도 조절, 정부 간 조율 필요 에세이 “We Must Pace the Frontier” 주말에 공개한 장문 에세이
    AI 기업 경영진 다수 아모데이 주장에 대체로 동의 에세이에 여러 반응을 내놓음 구체적 인물·창구는 보도에 없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AI 우려는 “사기극” “로봇이 장악하는 일은 없다”, 데이터센터 덕에 지역이 “부유해졌다” 월요일 트루스소셜 게시글, 올인 서밋 통화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대통령 발언에 반박하지 않음 “미국 AI 경쟁에서 모두가 이기게 하겠다” 올인 서밋 무대

    보통은 기업이 규제에 반대하고 정부가 속도를 늦추려 한다는 그림을 떠올립니다. 이번엔 정반대. AI 모델을 만드는 기업 쪽에서 속도 조절과 정부 간 조율을 먼저 꺼냈고, 정작 대통령은 우려가 부풀려졌다며 선을 그었습니다. 규제를 받는 쪽이 제동을 요청하고, 규제를 만드는 쪽이 그 우려를 일축한 구도입니다.

    국내 서비스·요금은 그대로, 읽어야 할 건 미국의 방향

    이번 발언은 정책 발표가 아닙니다. 행사장에서 받은 전화 한 통에서 나온 말입니다. 국내에서 쓰는 AI 서비스의 기능이나 요금, 출시 일정이 달라진다는 내용은 보도 어디에도 없습니다. 아래 항목 중 두 가지는 보도 내용을 바탕으로 한 추측이라는 점을 감안하고 읽어야 합니다.

    • AI 규제 흐름 (추측): 미국 대통령이 AI 우려를 “사기극”이라고 부른 이상, 미국이 당분간 개발 속도를 늦추는 조치를 내놓을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아모데이가 제안한 ‘정부 간 조율’ 역시 미국이 앞장서 추진하는 모습을 그리기 어렵습니다. 한국 정부가 이런 논의에 어떻게 참여할지는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 반도체·데이터센터 (추측): 트럼프가 데이터센터를 지역 경제를 살린 사례로 내세웠다는 건 미국 내 데이터센터 확대 기조가 이어진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엔비디아 AI 칩에 메모리를 공급하는 국내 반도체 기업에는 수요 면에서 나쁘지 않은 메시지로 볼 여지가 있습니다. 새 투자 규모나 계획이 발표된 건 아니어서, 여기서 더 나간 해석은 이릅니다.
    • 클로드 사용자: 아모데이의 에세이는 업계가 가야 할 방향을 논한 글입니다. 앤트로픽 서비스 정책이 바뀐다는 내용은 보도에 없습니다.

    확인된 것과 아직 불확실한 것

    확인된 것

    • 현지시간 월요일, 황 CEO가 올인 서밋 무대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전화를 받아 스피커폰으로 청중에게 들려줬다.
    • 트럼프는 AI 개발을 둘러싼 우려를 “사기극”이라고 부르고 “로봇이 장악하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 아모데이 CEO는 주말에 속도 조절과 정부 간 조율을 주장하는 에세이를 발표했고, AI 경영진 다수가 대체로 동의했다.
    • 트럼프는 월요일 트루스소셜에서 반대 입장을 밝혔고, 그중 일부를 행사에서 다시 말했다.
    • 황 CEO는 반박하지 않았다. 통화 녹음은 X에 올라와 있다.

    아직 불확실한 것

    • 데이터센터 덕에 “부유해졌다”는 지역이 어디인지. 트럼프는 사례를 들지 않았다.
    • 이번 통화를 미리 약속했는지, 즉석에서 받은 것인지.
    • 트루스소셜 게시글에서 아모데이나 에세이를 직접 언급했는지.
    • 에세이에 동의한 경영진이 누구인지, 앤트로픽이 트럼프 발언에 따로 대응했는지.
    • 트럼프의 반대 입장이 실제 행정 조치나 정책으로 이어질지. 한국 정부와 국내 기업의 공식 반응도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반박 대신 “모두가 이긴다”를 고른 젠슨 황의 계산

    황 CEO는 대통령 발언에 토를 달지 않았습니다. 대신 내놓은 답은 이랬습니다. “미국의 AI 경쟁에서 모두가 이기도록 하겠다. 모든 산업, 모든 기업, 모든 주, 모든 사람이.”

    엔비디아의 사업 구조를 보면 이해가 가는 반응입니다. 엔비디아는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AI 칩을 파는 회사입니다. 데이터센터를 지역을 살린 사례로 치켜세우는 대통령과 각을 세울 이유가 없습니다. 거꾸로 속도 조절론이 힘을 얻을수록 칩 수요 전망에는 부담이 됩니다. 황 CEO가 반박 대신 이 답을 고른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무대에서 확인된 건 AI 업계가 한목소리를 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모델을 만드는 쪽에서는 속도를 늦추자는 말이 나왔습니다. 인프라를 공급하는 쪽은 적어도 공개 무대에서 대통령의 가속론에 반대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엔비디아 한 곳의 반응으로 인프라 업계 전체의 입장을 단정하기는 무리입니다. 이 간극이 실제 정책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판단하기 이르고, 미국 정부가 다음에 어떤 조치를 내놓는지가 기준이 될 겁니다.

    출처: The Verge

  • 트럼프 EPA, 발전소 탄소규제 폐기…데이터센터에 길

    트럼프 EPA, 발전소 탄소규제 폐기…데이터센터에 길

    3줄 요약

    •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바이든 정부 때 만든 발전소 온실가스 요건을 폐지하기로 최종 확정했다. 발전 부문에 남은 배출 한도도 모두 없애자고 제안했다.
    • EPA는 온실가스 피해가 전 세계에 걸쳐 있고 불확실하므로 자신들이 규제할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확정한 규정만으로도 3,100억 달러를 아낀다고 밝혔다.
    • AI 데이터센터와 전기차, 공장이 늘면서 전력 수요가 커지는 때라 전기가 더 더러워진다는 비판이 나온다. 환경단체들은 소송을 예고했다.

    미국 발전소 온실가스에 걸려 있던 연방 정부의 상한선이 모두 사라지는 쪽으로 가고 있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발전 부문에 남은 온실가스 배출 기준을 전부 없애겠다고 발표했다. 아직은 제안 단계. 그래도 방향은 분명하다. AI 데이터센터와 전기차, 되살아나는 제조업이 한꺼번에 전기를 끌어다 쓰면서 전력 수요가 다시 늘고 있다. 그런 시점에 나온 발표라 반발도 그만큼 거세다.

    더버지 보도에 따르면 이번 조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해 온 정책을 한 단계 더 밀어붙인 것이다. 정책의 골자는 화석연료 산업에 힘을 싣고, 전기를 많이 쓰는 데이터센터의 건설 문턱을 낮추는 데 있다. 여기까지는 보도된 사실이고, 이제부터는 해석이다. 미국 정부가 AI 인프라를 늘리려고 탄소 규제를 ‘치러야 할 비용’으로 보고 걷어내는 길로 한 발 더 들어섰다고 보는 편이 자연스럽다.

    확정된 폐지 하나, 새로 꺼내 든 폐지안 하나

    이번 발표는 성격이 다른 두 조치로 나뉜다. 하나는 바이든 정부 때 도입된 발전소 온실가스 요건의 폐지다. 이쪽은 최종 확정됐다. 다른 하나는 발전 부문에 남아 있는 배출 한도까지 전부 없애자는 새 제안이다. 둘을 뭉뚱그려 ‘규제 폐기’라고 부르기 쉽다. 하지만 절차가 끝난 것은 앞의 조치뿐이다. 뒤의 조치는 의견수렴을 앞둔 안이다.

    시작은 지난 2월이었다. 트럼프 행정부는 그때 자동차 온실가스에 대한 ‘위해성 판단(endangerment finding)’을 뒤집었다. 위해성 판단은 온실가스가 지금 세대와 미래 세대의 건강과 복지를 위협한다고 인정한 결론으로, EPA가 청정대기법에 따라 온실가스를 규제해 온 근거였다. EPA는 같은 논리를 이제 발전소에 가져다 쓰고 있다. 자동차에서 규제 근거를 먼저 허물고 발전소로 넘어왔다. 이 순서를 보면 이번 발표는 갑작스러운 결정이 아니다. 예고된 다음 수순에 가깝다.

    대상 조치 내용 진행 단계 EPA가 주장하는 절감 효과
    자동차 온실가스 위해성 판단 철회 2월 철회 완료
    바이든 정부의 발전소 온실가스 요건 요건 폐지 최종 확정 3,100억 달러
    발전 부문에 남은 배출 한도 전부 제거 제안 단계(의견수렴 45일) 직접 규제 준수 비용 3억 7,000만 달러

    표에서 짚어둘 대목은 절감액이다. 확정 규정의 3,100억 달러와 새 제안의 3억 7,000만 달러는 규모부터 크게 다르다. 뒤의 숫자는 ‘직접 규제 준수 비용’으로 범위를 좁힌 수치이기도 하다. 두 금액을 같은 잣대로 비교하기 어려운 이유다. 두 금액을 어떻게 산정했는지는 이번 보도에 나오지 않는다.

    미국 전력 수요가 10여 년 만에 늘기 시작한 시점에 풀린 규제

    발전 부문이 미국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분의 1. 이보다 많이 내뿜는 분야는 교통 부문밖에 없다. 규제 효과가 가장 크게 나는 분야 중 한 곳에서 브레이크를 떼어내는 셈이다.

    시기를 두고도 비판이 나온다. 데이터센터와 공장, 전기차가 잇따라 전력망에 연결되면서 미국 전력 수요는 10여 년 만에 처음 늘기 시작했고, 전기요금도 올랐다. 발전량은 늘어나는데 배출 기준마저 없어지면 그만큼 전기가 더 더러워진다. 비판론이 짚는 핵심은 이것이다.

    리 젤딘 EPA 청장은 미국을 “세계 AI 수도”로 만드는 일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젤딘 청장이 택한 방법은 규제 완화다. 데이터센터, 그리고 데이터센터에 전기를 대는 가스·석탄 발전소의 환경 규제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환경 규제를 맡은 기관의 수장이 산업 육성 목표를 맨 앞에 내세웠다는 점은 따로 짚어둘 만하다. 미국에서 에너지는 이미 생활비 부담을 둘러싼 정치 쟁점이 됐고, 이번 조치도 그 논쟁의 한복판에 놓였다.

    EPA는 규제 대상이 아니라 하고, 환경단체는 건강 피해와 소송을 말한다

    EPA는 보도자료에서 온실가스의 영향이 “전 세계에 걸쳐 있다”고 설명했다. 건강 피해가 생기더라도 “너무 불확실하고 추측에 가까우며 복잡해서 미국 발전 부문 탓으로 특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그래서 규제할 대상이 아니라는 게 EPA의 결론이다.

    과학계의 합의는 반대다. 화석연료에서 나온 온실가스가 기후변화를 일으킨다는 것이 합의된 결론이다. 미국은 역사상 어느 나라보다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했고, 지금도 중국 다음으로 많이 내뿜는다. 피해가 전 세계에 퍼져 있어 책임을 따지기 어렵다는 논리를 역사상 가장 많이 배출한 나라가 꺼내 들었다. 논란이 커지는 지점이 바로 여기다.

    • EPA: 온실가스 피해는 전 세계에 걸쳐 있고 불확실해서 규제 대상이 아니다. 규제를 없애면 비용이 줄어든다.
    • 환경단체 맘스 클린 에어 포스의 도미니크 브라우닝 대표(공동창립자): 기후 오염을 막지 않으면 천식 발작과 열사병으로 응급실에 가는 아이가 늘어난다. 폭풍이 지나간 뒤 집을 다시 지어야 하는 가족도 늘고, 의료비와 보험료도 오른다.
    • 시에라클럽의 홀리 벤더 최고프로그램책임자: 법원과 의회, 지역사회에서 “가진 모든 것으로” 맞서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화석연료 업계에 “계속 오염해도 된다는 면허”를 내줬다는 비판도 했다.

    새 폐지안은 45일 동안 공개 의견을 받는다. 소송도 여러 건 제기될 가능성이 크다. 규제 폐지가 이대로 굳어질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시에라클럽이 법원에서 맞서겠다고 밝힌 만큼, 이번 발표는 결론보다는 긴 공방의 시작에 가깝다.

    한국 전기요금엔 당장 영향 없지만 흐름은 봐둘 만하다

    이번 조치는 미국 안에서 벌어지는 규제 변화다. 한국 전기요금이나 국내 발전소 규제가 곧바로 달라지지는 않는다. 봐야 할 것은 방향이다. 해석하자면, AI 경쟁이 칩과 모델을 넘어 전력을 얼마나 싸고 빨리 확보하느냐의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는 신호다. 미국 행정부가 탄소 규제를 걷어내면서까지 데이터센터와 발전소의 문턱을 낮추려 한다는 점이 그 무게를 보여준다.

    • 미국에 공장·데이터센터를 짓는 기업: 당장은 전력 설비를 늘리기가 조금 쉬워질 것으로 보인다(추측). 반면 소송 결과나 정권 교체로 규제가 되살아날 여지가 남아 있어 정책 불확실성은 오히려 커졌다.
    • 미국 데이터센터 기반 AI 서비스를 쓰는 기업: 데이터센터 전력이 가스·석탄 발전에 더 기대게 되면, 기업이 스스로 정한 탄소 감축 목표와 부딪칠 가능성이 있다(추측).
    • 데이터센터와 전기요금 논쟁: 데이터센터가 늘면서 전기요금과 환경 부담을 둘러싼 논쟁이 커지는 미국 상황은, 데이터센터 입지와 전력 수급을 고민하는 한국에도 참고할 만한 사례다.

    확인된 것과 아직 불확실한 것

    확인된 것

    • EPA는 바이든 정부 때 도입된 발전소 온실가스 요건을 폐지하기로 최종 확정했다.
    • 발전 부문에 남은 온실가스 배출 한도를 모두 없애는 안을 제안했고, 45일 동안 공개 의견을 받는다.
    • EPA는 확정한 규정으로 3,100억 달러, 새 제안으로 직접 규제 준수 비용 3억 7,000만 달러가 절감된다고 주장한다.
    •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2월 자동차 온실가스에 대한 위해성 판단을 이미 뒤집었다.
    • 시에라클럽 등 환경단체가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아직 불확실한 것

    • 새 폐지안이 의견수렴을 거쳐 원안대로 확정될지
    • 예고된 소송이 규제 폐지를 늦추거나 뒤집을지
    • EPA 절감액의 산정 근거, 그리고 환경단체가 말하는 의료비·보험료 증가와 비교하면 어떤지(구체적 수치는 아직 없음)
    • 규제 폐지가 실제로 데이터센터 건설 속도와 미국 전기요금에 얼마나 영향을 줄지

    EPA는 3,100억 달러 절감을, 반대편은 가계 부담을 말한다

    EPA는 규제를 걷어내면 수천억 달러를 아낀다고 말한다. 반대편의 계산은 다르다. 아낀다는 그 돈이 병원비와 보험료, 전기요금이 되어 가계에 떠넘겨진다고 본다. 환경단체가 말하는 의료비·보험료 증가에는 아직 구체적인 수치가 없다. EPA 절감액이 어떤 근거로 나왔는지도 이번 보도에서는 확인되지 않는다. 양쪽 모두 검증할 숫자가 부족하다. 어느 쪽 계산이 맞는지 지금 판가름하기는 어렵다.

    흐름은 선명하다. 미국이 AI 인프라를 늘리려고 기후 규제를 ‘조정할 대상’이 아니라 ‘없앨 대상’으로 다루기 시작했다는 것. 앞으로 45일간의 의견수렴과 뒤따를 소송이 이 방향이 굳어질지, 되돌려질지를 가르는 첫 관문이 된다.

    출처: The Verge

  • 아모데이 AI 속도 조절론, 올트먼 동조·트럼프 반박

    아모데이 AI 속도 조절론, 올트먼 동조·트럼프 반박

    3줄 요약

    • 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CEO가 에세이 ‘We Must Pace the Frontier’에서 AI 개발 속도 조절을 위한 3단계를 제안했다.
    • 샘 올트먼, 데미스 하사비스, 일론 머스크가 방향에 동의했고, 올트먼은 프런티어 AI에 일관된 안전 요건을 부과하는 연방 프레임워크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서 정면 반박했고, 밴스는 업계의 규제 요청을 ‘트로이 목마’에 비유했다.

    토요일 오전에 에세이 한 편이 올라왔습니다. 제목은 ‘We Must Pace the Frontier’. 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CEO가 AI 개발 속도를 왜 늦춰야 하는지 길게 풀어쓴 글인데요, 반응은 며칠 만에 쏟아졌어요. 더버지 보도에 따르면 오픈AI와 구글 딥마인드 경영진은 물론이고 트럼프 대통령과 의회 인사들까지 찬성과 반대 발언을 줄줄이 내놨습니다. 글 한 편을 두고 실리콘밸리와 워싱턴이 며칠 새 연달아 입장을 밝힌 거죠.

    평가자 상주부터 글로벌 조율까지, 아모데이가 내놓은 세 단계

    첫 단계는 상주형 제3자 평가자(embedded third-party evaluators)예요. 외부 평가자가 기업 안에 들어가서 안전 관행이 제대로 돌아가는지, 회사가 공개적으로 한 약속을 실제로 지키는지 검증하고 사고가 나면 보고하는 구조입니다. 세 단계 가운데 가장 구체적인 제안이기도 하고요.

    두 번째는 민주주의 국가의 프런티어 AI 기업들이 표준과 한계선을 서로 맞추는 일. 세 번째는 범위가 훨씬 넓어서, 민주주의 정부와 권위주의 정부가 글로벌 차원에서 조율하자는 내용입니다. 이 세 번째 단계에는 아모데이 본인이 ‘가능한 범위에서’라는 단서를 붙였는데요, 제안한 사람조차 실현을 장담하지 않았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앤스로픽은 이 중 첫 단계를 ‘일방적으로 이행하겠다’고 했어요. 다른 회사들이 합의하기 전에 먼저 하겠다는 얘기죠. 아모데이는 속도 조절이 무엇이 아닌지도 분명히 했습니다. 모델 훈련을 멈추자는 것도, 기술 진보를 중단하자는 것도 아니라고요. 기업이 모델을 정렬하고 안전장치를 거는 데 시간을 충분히 쓰고, 그 과정을 제3자가 확인하게 하자는 것. 그가 그은 선은 딱 여기까지입니다.

    오픈AI·딥마인드·머스크, 방향에는 한목소리

    샘 올트먼은 반응이 빨랐어요. 아모데이가 X에 에세이를 올리자 곧바로 ‘프런티어의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고 답했고, 최근 몇 주 동안 오픈AI 안에서도 이 문제가 주요 논의 주제였다고 밝혔습니다. 독립 평가자를 두자는 방안에는 ‘훌륭한 아이디어’라며 도입까지 약속했고요.

    일요일에는 한 걸음 더 나갔습니다. 프런티어 AI에 일관된 안전 요건을 정하는 연방 프레임워크를 환영한다는 입장을 낸 건데요, 오정렬·모니터링·안전에 관한 공통 표준이 있어야 결과가 더 나아진다는 게 그의 설명이에요. ‘페이싱’과 ‘중단’을 구분한 것도 아모데이와 똑같습니다. 멈추자는 게 아니라, 낼 수 있는 최고 속도보다 조금 느리게 가자는 거라고요.

    올트먼은 일이 틀어지는 경로를 두 가지로 봤어요. 하나는 미래에 대한 통제권을 AI에게 잃는 것, 다른 하나는 권력이 지나치게 한곳에 몰린 세계에 도달하는 것. 둘 다 피하려면 ‘좁은 중간 길’을 걸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위험을 AI 통제 문제 하나로만 보지 않고 권력 집중까지 함께 올려놨다는 점이 눈에 띄어요.

    구글 딥마인드 공동창업자이자 의장인 데미스 하사비스도 동조했습니다. ‘다리오의 에세이는 올바른 방향을 가리킨다. 세부는 다듬어야 하지만 방향은 옳다’는 답이었고, 7월에 자신이 공개한 AI 표준 기구 구상도 함께 꺼냈어요. 방향에는 동의하면서 자기 구상을 나란히 올려둔 걸 보면, 세부 설계로 들어가면 생각이 갈릴 여지가 남아 있다고 봐야겠죠. 일론 머스크의 반응은 짧았어요. 에세이를 리포스트하면서 ‘다리오가 옳다’ 한 줄.

    워싱턴의 반응은 정면 거부부터 중단 지지까지

    트럼프 대통령은 월요일 오전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속도 조절론을 정면으로 거부했습니다. AI에 필요한 통제나 가드레일은 ‘강하고 똑똑한 대통령’ 하나뿐이라는 주장인데요, 행정부가 이미 기업들을 상대로 막대한 형사·규제 권한을 쥐고 있다는 걸 근거로 들었어요. 아모데이를 콕 집어 ‘완벽한 작은 천사인 척한다’고도 했습니다. AI와 데이터센터를 겨냥한 음모가 있고, 그걸 반기는 쪽은 중국뿐이라는 말도 덧붙였고요.

    밴스는 결이 좀 달랐어요. 프런티어 AI 기업들이 정부를 찾아와 규제해 달라고 요청하는 상황 자체가 ‘조금 이상하다’며 ‘트로이 목마처럼 느껴진다’고 했거든요. 규제를 먼저 요청하는 쪽의 속내를 의심한 셈입니다. 중국이 장기적인 AI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대통령의 인식도 함께 인용했어요.

    존슨은 모라토리엄에는 반대하지만 대화의 문은 열어뒀습니다. 일요일 CNN 제이크 태퍼와의 인터뷰에서 플랫폼 제공자들과 정부가 한자리에 모여 적정선을 찾아야 한다고 했거든요. 개발을 멈추면 중국에 추월당하니 모라토리엄은 불가능하고, 국가안보와 모델 안전성 확보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게 과제라는 설명이었어요. ‘내일이라도’ 그런 자리를 만들겠다고 했지만, 실제로 회동이 열렸는지, 열린다면 언제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가장 멀리 나간 사람은 샌더스예요. 월스트리트저널 칼럼니스트이자 전 레이건 연설문 작성자인 페기 누넌이 쓴 ‘인류를 위해 AI를 멈춰라’라는 칼럼에 동의한다고 밝혔거든요. 아모데이도 올트먼도 ‘중단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으니, 샌더스가 동의한 주장은 에세이보다 한참 더 나간 셈이죠. (원문은 밴스·존슨·샌더스·머스크의 직함을 따로 명시하지 않았다.)

    인물 입장 핵심 발언
    다리오 아모데이 속도 조절 제안 페이싱은 모델 훈련이나 기술 진보의 중단이 아니다
    샘 올트먼 동의 + 연방 프레임워크 환영 페이싱은 스토핑이 아니다
    데미스 하사비스 방향에 동의 세부는 다듬어야 하지만 방향은 옳다
    일론 머스크 동의 다리오가 옳다
    도널드 트럼프 반대 필요한 가드레일은 강하고 똑똑한 대통령뿐
    밴스 회의적 트로이 목마처럼 느껴진다
    존슨 조건부 논의 모라토리엄은 안 되고, 업계와 만나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
    샌더스 중단 지지 ‘인류를 위해 AI를 멈춰라’ 칼럼에 동의

    한국 언급은 없어도 미국 연방 안전 요건은 변수

    먼저 짚어둘 게 있어요. 이번 논쟁에서 한국 기업이나 한국 정책을 직접 언급한 발언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국내 입장에서 봐야 할 변수는 따로 있는데, 올트먼이 환영한다고 한 미국 연방 차원의 안전 요건 프레임워크예요. 이런 틀이 실제로 만들어지면 미국 시장에 모델이나 AI 서비스를 내놓는 국내 기업도 오정렬 대응, 모니터링, 안전 검증 같은 항목을 요구받는 쪽으로 갈 가능성이 큽니다. 다만 지금은 어디까지나 발언 단계. 법안도, 시행 일정도 나온 게 없거든요.

    상주형 제3자 평가자가 업계 관행으로 굳어지면 외부 평가나 레드팀 역량을 찾는 수요가 커지는 구조가 됩니다. 앤스로픽이 이미 이행을 약속했고 오픈AI도 동의했으니, 형태는 프런티어 기업 쪽에서 먼저 잡힐 것으로 보여요. 걸리는 건 평가자의 자격과 권한을 누가 정하느냐인데, 이 대목은 아직 공개된 내용이 없습니다. 수요가 생길 거라는 방향까지는 보이지만, 어떤 조건을 갖춰야 평가자 자리에 들어가는지는 아무도 모르는 상태라는 얘기죠.

    아모데이의 두 번째 단계인 ‘민주주의 국가 프런티어 AI 기업 간 조율’에 한국 기업이 포함되는지도 원문에는 나오지 않아요. 한국 정부나 국내 기업이 어떻게 대응할지, 국내 서비스에 어떤 영향이 올지에 대한 공식 발표 역시 아직 없고요. 여기에 섣불리 전망을 붙이기보다는 추측의 영역으로 남겨두는 게 정확하다고 봅니다.

    확인된 것과 아직 불확실한 것

    • 확인 — 아모데이가 토요일 오전 ‘We Must Pace the Frontier’를 공개했고, 3단계 제안 중 첫 단계를 앤스로픽이 일방적으로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 확인 — 올트먼이 동의 의사와 독립 평가자 도입 의향을 밝혔고, 일요일에 연방 프레임워크 환영 입장을 냈다.
    • 확인 — 하사비스와 머스크가 공개적으로 동조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월요일 오전 트루스소셜에서 반박했다.
    • 확인 — 밴스의 ‘트로이 목마’ 발언, 존슨의 CNN 인터뷰 발언, 샌더스의 누넌 칼럼 지지가 각각 나왔다.
    • 미확정 — 존슨이 말한 업계·정부 회동의 성사 여부와 시점.
    • 미확정 — 제3자 평가자의 선정 주체, 접근 범위, 보고 권한 같은 설계 내용.
    • 미확정 — 연방 안전 요건 프레임워크의 입법 경로와 적용 범위.
    • 미확정 — 권위주의 정부까지 포함하는 글로벌 조율의 실현 가능성. 아모데이 본인이 ‘가능한 범위에서’라는 조건을 달았다.

    쟁점은 멈출지가 아니라 평가자에게 무엇을 열어주느냐

    찬성 쪽과 반대 쪽 발언만 나란히 놓고 보면 팽팽한 대립처럼 읽혀요. 샌더스처럼 아예 멈추자는 주장에 동의한 사람도 있긴 하고요. 그런데 제안 당사자인 아모데이와 여기에 호응한 올트먼이 둘 다 ‘속도 조절은 중단이 아니다’라고 못 박았거든요. 이 한마디 덕분에 실제 논쟁의 폭은 보기보다 좁습니다. 개발을 멈출지 말지가 아니라, 외부 검증을 어디까지 허용할지가 남은 쟁점이에요.

    그래서 다음에 지켜볼 건 선언이 아니라 설계입니다. 앤스로픽을 포함한 각 기업이 평가자에게 모델 가중치, 평가 로그, 사고 기록 가운데 무엇까지 열어주는지. 평가 결과를 외부에 공개할 의무가 붙는지. 이 두 가지가 드러나야 이번 약속이 얼마나 무거운지 판단할 수 있습니다. 그전까지는 업계든 정치권이든 아직 입장을 밝히는 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보는 게 맞아요.

    출처: The Ver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