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기업 파운틴 제로(Fountain 0)가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를 전부 AI로 만든 2시간 30분짜리 영화 ‘오디세우스: 더 폴’을 공개했어요.
- 대여가는 9.99달러이고, 리뷰어가 확인한 범위에서는 웹 브라우저에서만 재생됩니다.
-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수준의 최초 완전 AI 생성 영화”라는 홍보 문구와 달리, 키클롭스의 키가 컷마다 바뀌는 수준의 오류가 이어진다는 혹평을 받았습니다.
키클롭스의 덩치가 컷이 넘어갈 때마다 달라집니다. 파도는 바람을 거슬러 밀려오고, 노는 젓는 도중에 휘고 뒤틀리고요. 러닝타임 2시간 30분, 처음부터 끝까지 AI로 만들었다는 영화 ‘오디세우스: 더 폴(Odysseus: The Fall)’에 실제로 들어 있는 장면들입니다. 한두 장면만 튀는 정도가 아니에요. 리뷰를 보면 이런 오류가 영화 내내 이어진다고 합니다.
놀란의 ‘오디세이’가 흥행한 자리에 나온 AI 장편
크리스토퍼 놀란의 ‘오디세이’는 박스오피스를 석권했습니다. 관객들이 고전 문학을 다시 찾아 읽는 흐름까지 생겼을 정도인데요. 같은 이야기를 들고 AI 기업 파운틴 제로가 내놓은 영화가 ‘오디세우스: 더 폴’입니다. 시점을 보면 놀란 영화의 열기와 떼어 놓고 보기 어려운데, 리뷰도 뒤에서 이 부분을 짚습니다.
각본과 연출은 공동창업자 애시 쿠샤가 맡았어요. 주인공 외모도 쿠샤 본인 것을 빌려줬고, 음악 역시 혼자 다 만들었습니다. 사람 손이 거의 들어가지 않았으니 엔딩 크레딧이 대단히 짧아요.
이력도 길지 않습니다. 이 스튜디오의 이전 작업물은 올해 초 트라이베카에 진출한 AI 영화 ‘드림스 오브 바이올렛츠’ 한 편이 전부거든요. 그런데도 이번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수준으로 제작된 최초의 완전 AI 생성 영화”라는 문구를 내걸었습니다. 작품이 한 편뿐인 스튜디오가 걸기엔 꽤 큰 약속이죠.
13세 자녀와 ‘이상한 장면 찾기’ 게임이 된 관람
더버지 보도를 보면 문제는 두 갈래예요. 일관성, 그리고 지루함.
일관성 문제는 이런 식입니다. 세계관이 쉬지 않고 모양을 바꾸다 보니 화면에 집중하기가 어렵다는 지적이 나와요. 입 모양은 대사와 따로 놀고, 소리 없이 입만 움직이는 장면도 있습니다. AI 내레이션은 군데군데 알아듣기 힘들고, 오디세우스와 제우스의 이름을 잘못 발음하는 대목까지 나온다고 하고요. 영화 제목에 들어간 주인공 이름을 틀렸다는 건, 사람이 한 번만 들어봤어도 걸러졌을 실수라 더 눈에 띕니다.
리뷰어는 13세 자녀와 함께 봤는데, 어느 순간부터 가장 이상한 실수를 찾아내는 게임처럼 돼버렸다고 적었어요. 검이 단검으로 바뀌는 장면이 걸렸고, 꼬치에 꿰여 구워지는 외계 생물 사체도 나왔습니다. 고대 그리스 서사시를 옮긴 영화에 외계 생물이라니, 설정 오류로밖에 볼 수 없는 대목이에요.
리뷰에 나온 결함을 유형별로 묶으면 아래와 같습니다.
| 결함 유형 | 영화 속 사례 |
|---|---|
| 크기·비례 | 오디세우스 일행을 가둔 키클롭스의 키가 컷마다 달라짐 |
| 물리·자연 | 파도가 바람과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 함대 중 배 한 척이 옆으로 이동 |
| 음성·립싱크 | 입 모양과 대사 불일치, 무음 상태로 입만 움직임, 주요 인물 이름 오발음 |
| 소품 연속성 | 검이 단검으로 바뀌고, 노가 휘고 뒤틀림 |
| 설정 오류 | 꼬치에 꿰여 구워지는 외계 생물 사체 등장 |
지루함은 구성에서 온다는 평가로 읽힙니다. 현재 AI 모델이 몇 초 길이의 장면밖에 생성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화면에 그대로 드러나거든요. 이야기가 흘러가지 않고, 토막 난 순간들을 이어 붙인 느낌이라는 거예요. 원작 줄거리를 모르고 보면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따라가기 어렵다는 평가까지 나왔습니다. 페넬로페의 구혼자들 이야기는 영화가 거의 끝나갈 무렵에야 등장하고요. 앞에서 아무런 설명 없이 인물들이 막판에 나타나는 셈이니, 원작을 모르는 관객은 이 대목에서 더 헤맬 것 같습니다.
연기도 어색합니다. 인물들이 이유 없이 몇 초씩 굳어 있다가 느닷없이 웃음을 터뜨려요. 액션엔 무게감이 없어서, 물리 법칙이 상수가 아니라 권고사항인 세계 같다는 표현까지 리뷰에 나왔습니다. 괴물은 1930년대 스톱모션 인형처럼 조악한데, 바로 옆에는 매끈한 하이퍼리얼 인간 캐릭터가 서 있어요. 한 화면 안에서 질감이 전혀 다른 두 시대로 갈리니 이질감이 더 커질 수밖에 없고요.
국내에서 보려면: 현재는 9.99달러 브라우저 대여뿐
지금 공개된 관람 방법은 9.99달러짜리 대여 하나입니다. 리뷰어가 확인한 범위에선 웹 브라우저에서만 재생되고요. 거실 TV로 보려면 휴대폰 화면을 미러링해야 했다고 하니, 적어도 리뷰 시점에는 TV에서 바로 틀 방법이 마땅치 않았던 걸로 보입니다.
국내 정식 서비스 여부, 한국어 자막, 원화 가격은 공식 발표가 확인되지 않아요. 국내 OTT 입점 계획도 알려진 게 없고요. 지역 제한이 걸려 있는지에 대해서도 알려진 내용이 없어서, 한국에서 바로 결제하고 볼 수 있는지는 현재로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영상 생성 도구를 쓰는 국내 창작자라면 여기서 건질 게 따로 있다고 봐요. 몇 초짜리 클립은 그럴듯하게 뽑혀도, 장편 길이로 가면 사정이 전혀 다르거든요. 캐릭터 비례, 소품, 물리, 립싱크. 이걸 끝까지 일관되게 붙잡는 일은 아직 사람이 해야 한다는 게 이번 사례로 드러났습니다. 짧은 광고나 뮤직비디오와 장편 사이의 난도 차이가 그만큼 크다는 해석인데요. 어디까지나 영화 한 편을 근거로 한 추정이라는 점은 감안하고 보셔야 합니다.
확인된 것과 아직 불확실한 것
사실로 확인되는 항목과 아직 근거가 없는 항목을 나눠 봤습니다.
- 확인 — 제작사는 파운틴 제로, 각본·연출·음악과 주인공 외모까지 공동창업자 애시 쿠샤가 담당
- 확인 — 러닝타임 2시간 30분, 대여가 9.99달러, 웹 브라우저 재생
- 확인 — 이전 작품 ‘드림스 오브 바이올렛츠’가 올해 초 트라이베카 진출
- 확인 —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수준의 최초 완전 AI 생성 영화”라는 자체 홍보 문구
- 미확정 — 국내 개봉·OTT 공개 여부, 한국어 자막, 원화 가격
- 미확정 — 제작비와 제작 기간, 사용된 AI 모델·툴의 구체적 구성
- 미확정 — 대여 판매량이나 수익 규모
- 미확정 — 파운틴 제로의 차기작 계획
놀란과 나란히 서면서 오히려 사람 손의 가치만 부각됐다
쿠샤는 각색 이유로 “오래전 처음 읽은 뒤로 호메로스의 서사시에 늘 애정을 품어왔다”고 밝혔습니다. 리뷰는 이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았어요. 놀란 영화가 만든 관심과 열기에 올라타, 예전 비디오 직행 염가 기획물의 현대판을 만든 쪽에 가깝다고 본 거죠.
비교 대상을 스스로 가장 불리한 상대로 골랐다는 점도 발목을 잡습니다. 놀란의 작품은 감독이 사람의 수공예적 작업을 고집했기 때문에 더 사랑받았거든요. 그 고집 덕분에 놀란은 배우들이 함께 일하고 싶어 하는 감독이 됐고요. 사람 손을 최대한 쓴 영화 옆에 사람 손을 최대한 뺀 영화가 선 셈이니, 대비가 선명하게 드러날 수밖에요.
수백 명의 숙련 인력이 나눠 하던 일을 소수 팀의 산출물로 압축하면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이 영화가 꽤 또렷하게 보여줬습니다. 사람이 만든 작품의 가치를 되레 실감하게 된다는 리뷰의 결론이 과장으로 들리지 않는 이유예요. 짧은 엔딩 크레딧이 효율의 상징처럼 보였을지 몰라도, 2시간 30분짜리 결과물은 그 크레딧에서 빠진 사람들이 원래 무슨 일을 해왔는지를 거꾸로 드러낸 셈입니다.
출처: The Verg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