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소니

  • 소니 스파이더맨 유니버스, ‘누아르’로 또 흔들?…팬심은 어디로

    소니 스파이더맨 유니버스, ‘누아르’로 또 흔들?…팬심은 어디로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가 나왔을 때, 반응이 거의 충격에 가까웠다. 마블 스튜디오 없이 소니가 저 수준의 작품을 만들었다는 게 믿기 어려웠다. 애니메이션의 새 지평, 멀티버스 서사, 마일스 모랄레스 — 하나하나가 신선했다. 그 안에서 등장한 ‘스파이더맨 느와르’도 강렬했다. 흑백 미학에 1930년대 뉴욕, 어두운 탐정 캐릭터. 딱 그 느낌이었다. 소니는 그 성공을 발판 삼아 스파이더맨 IP를 계속 확장했다. 그리고 지금,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독점 TV 시리즈 ‘스파이더-누아르(Spider-Noir)’로 또 한번 팬들의 반응을 마주하게 됐다.

    뉴 유니버스 이후, 줄줄이 삐걱거린 작품들

    솔직히 말하면 ‘뉴 유니버스’ 이후 소니의 스파이더맨 실사 작품들은 한 편도 완벽하게 성공했다고 보기 어렵다. 매번 새 작품이 나올 때마다 팬들의 기대치가 조금씩 낮아지고 있었다.

    • ‘베놈’ 시리즈: 흥행은 됐다. 그런데 스파이더맨 없는 베놈이라는 설정 자체가 “이게 맞나?” 싶은 구조였다. 흥행 수치가 아쉬움을 덮지는 못했다.
    • ‘모비우스’: 평가가 처참했다. 소니 스파이더맨 유니버스 전략 자체에 의구심이 쌓이기 시작한 지점이다.
    • ‘마담 웹’: 굳이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의 혹평이었다. IP 확장에 대한 회의론이 팬들 사이에서 공개적으로 터져 나왔다.

    이런 흐름 속에서 ‘스파이더-누아르’ TV 시리즈는 소니에게 만회 기회처럼 보였다. ‘뉴 유니버스’에서 이미 팬들이 좋아했던 캐릭터를 가져왔고, 니콜라스 케이지가 직접 출연한다는 소식까지 있었다. 기대가 아예 없지는 않았다.

    ‘스파이더-누아르’, 뭐가 문제였나

    더버지(The Verge)의 리뷰가 꽤 직접적이다. 더버지 보도에 따르면, 이 시리즈는 스파이더맨 요소를 너무 평범하게 처리해 캐릭터 고유의 매력을 제대로 못 살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스파이더맨 느와르’는 원래 1930년대 뉴욕을 배경으로 한 어두운 탐정 캐릭터다. 그런데 실제로 나온 시리즈는 평범한 느와르 드라마에 스파이더맨 이름만 붙인 것 같다는 평가다.

    • 캐릭터 활용 미숙: 니콜라스 케이지의 목소리 자체는 매력적이다. 문제는 그 목소리를 받쳐주는 캐릭터가 지루하고 예측 가능하다는 것이다. 배우가 아깝다는 말이 나올 법하다.
    • 개성 실종: 스파이더맨 고유의 요소도, 느와르 장르 특유의 깊이도 찾기 어렵다. 흔한 범죄 드라마를 보는 느낌이다.
    • 스토리의 깊이 부족: 거미 능력이나 피터 파커 특유의 내면 갈등 같은 핵심 요소들이 겉돈다. ‘스파이더맨’이라는 이름만 빌린 아류작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강력한 IP를 손에 쥐고도 평범한 결과물이 나왔다. 이게 팬들이 가장 아쉬워하는 부분이다.

    소니의 IP 전략, 근본적인 문제가 있나

    소니는 마블 스튜디오와 스파이더맨 IP를 공유하면서도 독자적인 유니버스를 구축하려 한다. ‘뉴 유니버스’의 성공은 그게 가능하다는 걸 증명했다. 하지만 실사 영화들의 연속 부진, 그리고 이번 ‘스파이더-누아르’의 혹평은 소니의 IP 활용 방식 자체에 물음표를 던진다.

    팬들이 원하는 건 단순하다. 스파이더맨이라는 이름이 붙은 콘텐츠가 아니라, 그 이름값을 하는 콘텐츠다. IP 확장이 자동으로 성공과 연결되던 시대는 이미 지났다. 무분별한 스핀오프와 외전은 오히려 핵심 IP의 가치를 갉아먹고 팬 피로도를 쌓는다. 소니가 지금 진지하게 마주해야 할 문제가 바로 이 지점이다.

    국내 스트리밍 판도에도 같은 논리가 통한다

    한국 팬들은 스파이더맨에 남다른 애정을 보여왔다. ‘뉴 유니버스’도 국내에서 크게 흥행했다. 그러니 ‘스파이더-누아르’ 혹평 소식이 국내 팬들에게도 적지 않은 실망감을 안겨줄 수 있다.

    국내 스트리밍 시장을 봐도 비슷한 구도가 보인다. 넷플릭스, 디즈니+, 쿠팡플레이가 독점 콘텐츠로 구독자를 끌어당기려 치열하게 경쟁하는 상황에서,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독점작으로 나온 ‘스파이더-누아르’의 성적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유명 IP를 가져와 독점작으로 만들어도 퀄리티가 받쳐주지 않으면 오히려 역효과다. 구독자들은 이제 “뭐가 있어?”보다 “볼 만한 게 있어?”를 따진다. 콘텐츠의 양보다 질이 핵심이라는 건 소니만의 교훈이 아닌 셈이다.

    출처: The Verge

  • 소니 엑스페리아 AI 카메라, ‘사진 수정’ 아닌 ‘제안’이었다?

    소니 엑스페리아 AI 카메라, ‘사진 수정’ 아닌 ‘제안’이었다?

    소니가 엑스페리아 1 마크3 AI 카메라 어시스턴트를 소개했다가 역풍을 맞았다. 시연 게시물 하나가 “AI가 사진을 자동으로 고쳐주는 거 아니었어?” 하는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소니 측은 곧바로 해명에 나섰지만, 솔직히 이 오해는 충분히 예상 가능했다.

    AI가 실제로 하는 일

    논란의 출발점은 소니 공식 블로그 시연 게시물이다. 많은 사람이 AI가 촬영한 사진을 자동으로 보정해준다고 받아들였다. 더 버지(The Verge)가 이 사안을 보도하면서 오해의 경위도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실제 기능은 다르다. AI가 현재 프레임의 조명, 깊이, 피사체를 분석한 뒤, 그 상황에 맞는 네 가지 설정 옵션을 화면에 띄워준다. 선택은 사용자 몫이다. AI가 사진을 대신 만들어주는 게 아니라, “이렇게 찍어보는 건 어떨까요?” 하고 제안하는 구조다. 이름부터 ‘어시스턴트’인데, 어시스턴트는 결정권자가 아니다. ‘지능형 가이드’에 훨씬 가깝다.

    오해가 생긴 건 소니 탓만도 아니다

    솔직히 이건 소니 탓이 반이고 업계 탓이 반이다.

    삼성 갤럭시의 ‘장면 최적화’, 애플의 ‘딥퓨전’ 같은 AI 카메라 기능들은 전부 “AI가 알아서 해준다”는 방향으로 마케팅된다. 음식을 찍으면 더 맛있어 보이게, 풍경을 찍으면 색감을 극적으로 끌어올려준다. 소비자 입장에서 ‘AI 카메라’라고 하면 자연스럽게 그걸 떠올릴 수밖에 없다.

    소니의 접근은 거기서 한참 벗어나 있다. 옵션 네 개를 화면에 띄우고 “골라보세요”라는 방식은, 편의성보다 ‘선택권’을 택한 결과다. 이 방향이 맞고 틀리고를 떠나, ‘AI 카메라’라는 동일한 단어를 쓰면서 의미가 전혀 다른 게 핵심 문제였다. ‘어시스턴트’라는 이름 자체가 혼선을 부추긴 측면도 있다. 이건 좀 과한 기대를 심어준 네이밍이었다.

    소니 카메라 철학을 알면 이해된다

    엑스페리아 라인업은 줄곧 ‘전문가 지향’이었다. 소니 알파(α) 미러리스 기술을 스마트폰에 이식한다는 게 엑스페리아의 오랜 정체성이다. 조리개, 셔터스피드, ISO를 직접 건드리는 재미를 원하는 사람들이 고르는 폰이다. 일반 스마트폰 카메라가 ‘쉽고 편리하게’에 집중하는 동안, 엑스페리아는 ‘내가 원하는 대로’ 찍는 쪽에 계속 베팅해왔다.

    그 철학이 AI 카메라 어시스턴트에도 그대로 반영된 거다. AI가 판단을 대신하는 게 아니라, 사용자가 더 나은 선택을 내릴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는 보조 역할에 그친다. 이 차이가 작아 보여도 실제로는 크다. 자동 HDR 적용과 “HDR을 적용하면 이런 결과가 나와요”는 완전히 다른 경험이다.

    문제는 대부분의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전자에 더 익숙하다는 점이다. 설정을 굳이 건드리고 싶지 않고, 그냥 찍으면 예쁘게 나왔으면 하는 게 일반적인 기대다. 거기서 ‘기대와 현실의 간극’이 생긴다. 기능의 문제라기보다 커뮤니케이션의 문제에 가깝다.

    국내 시장에서 이 논란이 갖는 의미

    한국 시장에서 엑스페리아의 존재감은 솔직히 미미하다. 삼성과 애플이 양분하는 시장에서, 엑스페리아는 특정 마니아층이 선택하는 프리미엄 폰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 마니아들은 대부분 수동 조작에 익숙하고, AI가 사진을 알아서 바꾸는 걸 오히려 불편하게 여기는 경우도 있다.

    국내 사용자들은 삼성의 ‘장면 최적화’나 애플의 ‘딥퓨전’처럼, AI가 개입해 사진을 자동 보정하는 방식에 이미 익숙하다. AI는 곧 ‘자동 보정’이라는 인식이 굳어진 상태다. 소니의 접근은 결이 다르다. ‘수동 조작의 가치’를 중시하는 사용자에게는 매력적이지만, 빠르고 간편한 결과물을 원하는 대다수에게는 복잡하게 느껴질 여지도 있다.

    결국 이번 해명은 엑스페리아의 차별화된 철학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AI 카메라가 자동화와 편의성만이 아닌 다른 방향으로도 설계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엑스페리아가 국내 점유율을 드라마틱하게 끌어올리기는 어렵겠지만, AI 카메라 기술이 나아갈 수 있는 또 하나의 갈래를 제시했다는 의미는 있다. 선택지를 넓혀주는 AI. 대세가 될지, 소수 취향으로 남을지는 시장이 판단할 것이다.

    출처: The Ver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