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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드, EV 핵심 ‘더그 필드’ 떠나…미래 전략 흔들?

    포드, EV 핵심 ‘더그 필드’ 떠나…미래 전략 흔들?

    더그 필드가 포드를 떠난다. 다음 달이다. 애플에서 자율주행 프로젝트를 이끌었고 테슬라에서 모델 3를 만들어낸 그가, 포드 EV·소프트웨어 전략의 키를 쥔 지 4년 만에 짐을 싼다. 임원 교체라고 부르기엔 무게감이 다르다.

    애플·테슬라 거친 사람이 포드로 간 이유

    포드가 더그 필드를 영입한 건 2021년이었다. 당시 업계 반응이 컸던 건 그의 이력 때문이었다.

    • 애플 출신: ‘프로젝트 타이탄’을 이끌며 자율주행 기술 전반을 담당했다.
    • 테슬라 경험: 일론 머스크 휘하에서 모델 3 개발을 지휘했다. 이른바 ‘생산 지옥’을 통과해낸 사람이다.
    • 포드에서의 역할: EV 플랫폼과 소프트웨어 생태계 구축을 총괄했다. 포드 미래차 전략의 중심축이었다.

    그런 그가 나간다. The Verge가 전한 바에 따르면, 공석은 포드 캘리포니아 스컹크웍스 연구소장이던 앨런 클라크(Alan Clarke)가 맡는다. 클라크도 전 테슬라 엔지니어다. 테슬라 출신이 테슬라 출신을 대체하는 묘한 그림이다. 클라크의 취임이 포드 EV 전략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는 좀 더 지켜봐야 안다.

    왜 자동차 업계는 빅테크 인재를 붙잡기 어려운가

    더그 필드처럼 빅테크에서 자동차 업계로 건너온 사람이 다시 떠나는 건 흔한 일은 아니다. 근데 그렇다고 놀랍지도 않다. 구글, 애플, 테슬라는 스톡옵션과 유연한 조직 문화, 빠른 의사결정 속도로 인재를 잡아당긴다. 전통 완성차 업체는 구조가 다르다. 수십 년간 쌓인 레거시 시스템, 복잡한 결재 구조, 느린 실행 속도. 혁신 지향적인 엔지니어에겐 벽처럼 느껴질 수 있는 환경이다.

    포드가 나쁜 회사라는 얘기를 하려는 게 아니다. F-150 라이트닝, 머스탱 마하-E는 시장에서 제법 좋은 평가를 받은 모델들이다. 문제는 소프트웨어다. 차를 잘 만드는 역량과 소프트웨어를 잘 만드는 역량은 전혀 다른 근육을 쓴다. 더그 필드는 그 간극을 메우는 역할을 해왔는데, 그가 빠지면 당분간 구멍이 생긴다. 이건 부정하기 어렵다.

    포드 EV, 남은 숙제들

    포드는 EV 전환에 수십억 달러를 쏟아붓고 있다. 방향이 흔들린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속도와 실행력이 관건이다. 테슬라, GM, 현대차는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전환에 이미 속도를 내고 있다. OTA 업데이트로 기능을 추가하고, 구독 서비스로 수익을 내는 구조다. 단순히 좋은 차를 만드는 것만으론 이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는 게 시장의 분위기다.

    앨런 클라크가 얼마나 빠르게 판을 이어받을 수 있느냐가 포드 입장에서 당면한 문제다. 테슬라 경험이 있으니 방향을 아예 모르는 건 아니겠지만, 조직을 장악하고 전략을 실행하는 건 또 다른 얘기다. 솔직히 단기 공백은 피하기 어려울 것 같다.

    현대차·기아도 남의 일이 아니다

    한국 입장에서 이 소식이 흥미로운 이유가 있다. 현대차그룹도 SDV 전환을 선언하고, AI·자율주행·커넥티비티 분야 인재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근데 글로벌 인재들은 국경을 따지지 않는다. 더 나은 환경, 더 큰 자율성, 더 명확한 비전이 있는 곳으로 움직인다.

    결국 핵심은 이거다. 더그 필드 한 명의 이탈이 수십억 달러 프로젝트를 흔든다는 것. 임금을 올리는 것만으론 해결되지 않는다. 빠른 의사결정 구조, 실패를 감수하는 문화, 개발자가 실제로 뭔가를 만들어낼 수 있는 환경—이게 없으면 핵심 인재는 결국 나간다. 포드의 사례가 그걸 다시 보여주고 있다.

    출처: The Ver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