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아이폰의 상징과도 같던 음성 비서 시리(Siri)를 완전히 새롭게 탈바꿈시킬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음성 명령을 넘어, 앱 전반을 아우르는 ‘시스템 전반의 AI 에이전트’로 진화시키겠다는 야심찬 계획인데요. 블룸버그의 마크 거먼 기자가 전한 소식에 따르면, 이 새로운 시리는 심지어 ‘독립적인 앱’ 형태로도 제공될 예정이며, 그 공개 시점은 무려 2026년 WWDC가 될 것이라고 합니다.
단순 비서 넘어 ‘AI 에이전트’로…시리의 대변신
현재의 시리는 ‘음성 비서’라는 이름에 걸맞게 주로 사용자의 명령을 수행하는 역할에 머물러 있습니다. 날씨를 알려주거나, 알람을 설정하고, 간단한 검색을 돕는 수준이죠. 하지만 애플이 구상하는 새로운 시리는 여기서 한 차원 더 나아간 ‘AI 에이전트’입니다. 핵심은 ‘시스템 전반의 딥 통합(deep integration across applications)’입니다.
- 특정 앱에 한정되지 않고, 아이폰, 아이패드, 맥 등 애플 기기 생태계 전반에서 유기적으로 작동합니다.
- 사용자가 여러 앱을 오가며 수행하는 복잡한 작업을 시리가 스스로 파악하고 제안하거나, 대신 처리할 수 있게 됩니다. 예를 들어, 메일 앱에서 받은 회의록 내용을 요약하고, 관련 자료를 찾아 Pages 문서에 정리하는 등 여러 앱을 넘나드는 작업을 시리가 한 번에 해낼 수 있다는 뜻입니다.
- 단순히 명령을 기다리는 수동적인 비서가 아니라, 사용자의 행동과 패턴을 학습해 능동적으로 도움을 주는 파트너가 되는 것이죠.
특히 ‘독립적인 앱’ 형태로 제공된다는 점은 시리의 위상이 완전히 달라짐을 의미합니다. 그동안 시리는 iOS의 한 기능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독자적인 앱으로서 더 많은 기능과 설정, 그리고 시각적인 상호작용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사용자가 시리와 더욱 깊이 있고 복합적인 방식으로 소통할 수 있는 통로가 될 것입니다.
WWDC 2024 AI 서막, 그리고 2026년 시리의 완성
흥미로운 점은 애플의 AI 전략이 단계적으로 전개된다는 것입니다. 애플 인텔리전스(Apple Intelligence) AI 플랫폼 자체는 올해 6월 8일(현지 시각) WWDC 2024에서 그 베일을 벗을 것으로 보입니다. 온디바이스(On-device) AI 처리와 클라우드 기반 AI를 결합한 형태로, 개인화된 AI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하지만 ‘새로운 시리’의 대대적인 업데이트와 독립 앱 출시는 2년 뒤인 WWDC 2026에서 발표될 예정입니다.
- WWDC 2024: 애플 인텔리전스 플랫폼의 첫 공개. iOS 18 등에서 기본적인 AI 기능과 API를 선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 WWDC 2026: 완전히 재설계된 시리, 즉 ‘시스템 전반의 AI 에이전트’와 독립 앱 버전이 공식 발표될 시점입니다.
이처럼 긴 개발 기간은 애플이 시리 재구축에 얼마나 많은 자원과 노력을 쏟고 있는지 짐작하게 합니다. 단순히 몇 가지 기능을 추가하는 수준을 넘어, 근본적인 아키텍처와 사용자 경험을 완전히 바꾸는 대규모 프로젝트임을 시사합니다. 애플 특유의 완벽주의와 프라이버시를 중시하는 접근 방식이 더해져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독립 앱’ 시리, 사용자 경험을 어떻게 바꿀까?
시리가 독립 앱으로 등장한다는 것은 단순히 아이콘 하나가 추가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사용자들은 이제 시리를 통해 더 많은 것을 직접 제어하고, AI의 작동 방식을 시각적으로 확인하며, 자신의 필요에 맞춰 시리를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마치 개인 비서의 ‘대시보드’처럼 말이죠.
- 시각적 인터페이스 강화: 음성 명령 외에도, 앱 내에서 텍스트 기반으로 복잡한 지시를 내리거나, AI가 수행한 작업의 진행 상황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것이 가능해질 수 있습니다.
- 개인화된 설정: 어떤 앱과 얼마나 깊게 연동할 것인지, 어떤 정보를 시리가 학습하고 활용할 것인지 등 프라이버시 및 개인화 관련 설정을 세밀하게 조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 AI와의 상호작용 변화: 단발성 명령을 넘어, AI와의 ‘대화’처럼 이전에 나눈 맥락을 기억하고 연속적으로 작업을 수행하는 경험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이는 사용자에게 훨씬 강력하고 직관적인 AI 경험을 제공하며, 애플 생태계 내에서의 생산성과 편리함을 극대화하는 촉매제가 될 것입니다. 특히 복잡한 멀티태스킹 작업이 필요한 전문가 사용자들에게는 혁신적인 도구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국내 IT 시장, 애플의 다음 수에 촉각을 세워야 하는 이유
애플의 시리 대변신은 국내 IT 시장에도 적지 않은 파급 효과를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음성 비서와 AI 에이전트 분야에서 경쟁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에게는 큰 도전이자 자극이 될 것입니다.
- 삼성 빅스비와의 경쟁 심화: 국내 시장에서 애플의 가장 큰 경쟁자는 삼성전자입니다. 삼성 역시 빅스비를 고도화하고 갤럭시 AI를 통해 온디바이스 AI 역량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애플의 시리 독립 앱 전략은 양사의 AI 경쟁에 더욱 불을 지필 것입니다.
- 한국어 성능 개선 기대: 그동안 시리의 한국어 인식 및 처리 능력은 사용자들 사이에서 아쉽다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대대적인 개편을 통해 한국어 성능이 획기적으로 개선된다면 국내 사용자들의 애플 기기 활용도가 더욱 높아질 수 있습니다.
- AI 생태계의 변화: 애플이 시리를 ‘시스템 전반의 AI 에이전트’로 강화하면서 개발자들에게 새로운 API를 제공한다면, 다양한 앱들이 시리와 연동하여 혁신적인 서비스를 만들어낼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립니다. 이는 국내 개발사들에게도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 프라이버시 중심 AI의 부상: 애플은 항상 사용자 프라이버시를 강조해왔습니다. 새로운 시리 역시 이러한 기조 아래 개인 정보를 온디바이스에서 처리하는 등 보안성을 내세울 것입니다. 이는 데이터 보안에 민감한 국내 사용자들에게 강력한 어필 포인트가 될 수 있습니다.
2년 뒤, 애플이 선보일 새로운 시리가 과연 어떤 모습으로 우리의 디지털 라이프를 변화시킬지, 그리고 그 변화의 물결이 국내 시장에 어떤 영향을 가져올지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출처: The Verg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