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라이브 공연 티켓 시장의 거인, 티켓마스터와 모회사 라이브네이션이 결국 법정에서 불법 독점 기업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맨해튼 배심원단은 수일간의 심리 끝에 이 회사가 라이브 이벤트 티켓팅과 공연장 시장을 불법적으로 독점하고, 공연 프로모션 사업과 공연장 사용을 연계하는 ‘끼워팔기’를 했다는 세 가지 혐의를 모두 인정했습니다. 이는 미국 라이브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오랫동안 쌓여왔던 불만들이 결국 법의 심판대에 오른 사건으로 기록될 것입니다.
콘서트 티켓 시장의 ‘절대 권력’, 왜 유죄인가?
배심원단이 인정한 혐의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라이브 이벤트 티켓팅 시장 독점입니다. 티켓마스터는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로 경쟁을 저해했다는 지적을 받아왔습니다. 둘째는 야외 원형 극장(amphitheater) 시장 독점입니다. 대형 야외 공연장 역시 라이브네이션의 지배력이 막강하다는 점이 증명된 셈입니다. 결정적으로 셋째는 콘서트 프로모션 사업과 공연장 사용을 연계한 ‘끼워팔기’입니다. 이는 라이브네이션이 자체 공연을 기획하며 소유하거나 계약한 공연장을 활용, 다른 프로모터들이 접근하기 어렵게 만들어 시장의 공정성을 해쳤다는 판단입니다. 실제로 많은 아티스트와 팬들은 티켓 구매 과정에서의 불투명한 수수료, 매크로를 이용한 암표 거래 등에 대한 불만을 끊임없이 제기해왔습니다.
2010년 합병 이후, 10년 넘게 이어진 논란
티켓마스터와 라이브네이션은 2010년 합병하면서부터 독점 논란의 중심에 서왔습니다. 당시 미국 법무부는 두 회사의 합병을 조건부로 승인했지만, 그 이후에도 시장 지배력 남용에 대한 비판은 끊이지 않았습니다. 수많은 아티스트들이 자신들의 공연 티켓이 팬들에게 제대로 돌아가지 않고, 높은 수수료 때문에 수익 배분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호소했습니다. 특히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의 ‘에라스 투어’ 티켓 판매 당시 서버가 마비되고 암표가 기승을 부리면서, 대중의 불만은 극에 달했습니다. 이러한 불만들이 쌓여 결국 이번 배심원단의 유죄 평결로 이어진 것입니다. 이번 판결은 단순히 한 기업의 문제를 넘어, 거대 플랫폼이 시장을 장악했을 때 발생하는 폐해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됩니다.
그래서 뭐가 달라지나? 다음 수순은
이번 배심원단의 유죄 평결은 라이브네이션-티켓마스터에 대한 법무부의 반독점 소송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배심원단의 평결은 법무부가 제기한 소송에서 중요한 증거로 작용할 수 있으며, 향후 법무부가 요구하는 시정 조치에 대한 판사의 판단에도 영향을 주게 됩니다. 법무부는 라이브네이션의 기업 분할을 포함한 강력한 조치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만약 기업 분할 명령이 내려진다면, 라이브 공연 산업 생태계 전체에 지각 변동이 일어날 가능성이 큽니다. 티켓 판매 방식, 공연장 대관 정책, 프로모션 사업 구조 등 모든 것이 재편될 수 있습니다. 이는 장기적으로 팬들에게 더 저렴하고 투명한 티켓 구매 경험을 제공하고, 아티스트들에게는 더 많은 선택지를 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K팝 해외 투어와 국내 시장에 던지는 메시지
이번 티켓마스터 유죄 판결은 멀리 떨어진 미국의 이야기만이 아닙니다. K팝의 글로벌 인기가 높아지면서 수많은 K팝 아티스트들이 미국에서 투어를 진행하고, 그 티켓 판매는 대부분 티켓마스터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만약 티켓마스터 시장에 경쟁 체제가 도입되거나, 수수료 구조가 개선된다면, K팝 콘서트 티켓 가격이나 구매 환경에도 긍정적인 변화가 올 수 있습니다. 팬들은 더 합리적인 가격으로 티켓을 구매하고, 암표와의 전쟁도 다소 완화될 여지가 있습니다. 나아가 이번 판결은 국내 시장에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특정 플랫폼의 시장 지배력이 과도할 때 발생하는 문제들은 한국의 티켓 예매 시장이나 다른 온라인 플랫폼 시장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납니다. 이번 사례가 국내 독과점 시장에 대한 새로운 논의를 촉발하고, 소비자 중심의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하는 계기가 될지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출처: The Verg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