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올해 큰 행사를 두 개나 동시에 치른다. 건국 250주년 기념 행사 ‘아메리카250’, 그리고 캐나다·멕시코와 함께 여는 2026 월드컵이다. 더버지 보도를 보면, 두 행사를 앞두고 개최 도시마다 감시 카메라와 드론이 부쩍 늘고 있다고 한다.
캔자스시티부터 뉴욕까지, 카메라부터 늘었다
월드컵 미국 개최 도시는 캔자스시티, 마이애미, 뉴욕·뉴저지 등 총 11곳. 경기장 인근은 물론 지하철역, 공항, 시내 광장까지 카메라가 새로 설치되거나 기존 감시망에 연결되고 있다는 게 더버지가 전한 내용이다.
- 경기장 반경 도로와 대중교통 거점에 카메라 확충
- 지방 경찰과 연방기관 간 영상 데이터 실시간 공유
- 행사가 끝나도 장비는 철거되지 않고 그대로 남는 구조
드론까지 뜬다, 경기장 밖도 예외 없다
카메라만이 아니다. 드론 운용 범위도 넓어진다. 팬존, 공원, 도심 행진 경로처럼 경기장 바깥 공공장소 위로도 정부 드론이 뜰 예정이라고 한다. 스포츠 행사 안전 관리라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불특정 다수의 이동 경로를 상시 촬영하는 셈이라 논란이 만만치 않다.
안면인식과 번호판 인식, 관중도 예외 아니다
더 예민한 대목은 따로 있다. 안면인식과 자동 번호판 인식(ALPR) 기술이다. 경기장 입장 게이트나 주요 교차로에서 찍힌 영상이 신원 대조 시스템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제기된다.
- 안면인식으로 입장객 신원 사전 대조
- 차량 번호판 자동 인식으로 이동 경로 추적
- 수집한 데이터의 보관 기간과 활용 범위는 비공개
국토안보부의 ‘특별 보안 행사’ 지정이 핵심
이 모든 조치의 근거는 국토안보부(DHS)가 내리는 ‘국가특별보안행사(SEAR)’ 지정이다. 슈퍼볼이나 대통령 취임식급으로 분류되면 연방 예산과 인력, 감시 장비가 한꺼번에 투입된다. 월드컵과 아메리카250 행사 다수가 이 등급을 받으면서, 지역 경찰서 예산만으로는 엄두도 못 낼 수준의 인프라가 단기간에 깔리는 중이다.
프라이버시 단체 “감시 인프라가 눌러앉는다” 반발
전자프런티어재단(EFF)을 비롯한 프라이버시 단체들이 지적하는 지점은 하나다. 행사가 끝나도 장비와 데이터베이스는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 올림픽이나 슈퍼볼 이후 설치된 감시 카메라가 몇 년씩 그대로 쓰인 전례는 이미 여러 차례 있었다. 최근 이민 단속이 강화된 정치 상황과 맞물리면서, 수집된 얼굴·번호판 데이터가 축구 관람과는 전혀 무관한 목적으로 쓰일 우려도 커지고 있다.
내년 여름, 한국인 관람객이라면 챙겨야 할 것
2026 월드컵은 한국 대표팀 예선 결과와 상관없이 응원 원정이나 여행 겸 관람으로 방문하는 교민과 관광객이 꽤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입국 심사에서 안면 촬영은 원래도 흔한 절차였다. 하지만 경기장 주변 도심 전체가 촘촘한 카메라·드론 네트워크로 덮인다는 건 얘기가 다르다. 서울의 CCTV 밀도에 익숙한 한국인이라 해도, 이번엔 수집 주체가 지방 경찰이 아니라 연방 이민당국과 연계될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 한 번쯤 짚어볼 필요가 있다. 여권과 비자 상태를 미리 재확인하고, 대규모 팬존이나 집회성 응원 행사에 참여할 땐 개인정보가 노출될 가능성도 염두에 두는 편이 낫다.
출처: The Verg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