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건주 법무장관 댄 레이필드가 결국 손을 들었다.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의 워너브러더스디스커버리(WBD) 인수를 막아섰던 법적 절차, 그걸 스스로 접었다. 딜라인과 버라이어티 보도를 보면 그는 파라마운트에 요구했던 내부 문서 확보 시도를 거뒀고, 주 순회법원에 냈던 60일 거래 종결 연기 신청도 함께 취하했다.
레이필드가 원했던 건 딱 60일
레이필드는 파라마운트가 WBD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소비자와 지역 미디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들여다보겠다며 관련 내부 문서 제출을 요구해왔다. 문서만 받아서는 검토할 시간이 모자란다고 봤는지, 법원에 거래 종결을 60일 늦춰달라는 신청까지 냈던 것. 이게 이번 철회의 핵심이다.
주 법무장관이 개별적으로 대형 미디어 M&A에 제동을 거는 일, 사실 흔치 않다. 오리건주 사례는 연방 차원 반독점 심사와는 별개로, 주 정부가 소비자 보호를 명분 삼아 딜 타임라인에 직접 끼어들려 한 이례적인 시도로 눈길을 끌었다.
왜 갑자기 손을 뗐을까
철회 배경을 두고 구체적인 설명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다만 업계 안에서는 연방거래위원회(FTC)와 법무부 차원 심사가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된 상황에서, 주 단위 소송으로 거래를 붙잡아둘 실익이 크지 않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 내부 문서 요구는 철회됐지만 재신청 가능성은 남아있다
- 60일 지연 신청 취하로 거래 종결 일정에 걸림돌 하나가 사라졌다
- 연방 규제 심사는 별도로 계속 진행 중이다
이번 딜, 규모부터 다르다
이번 인수는 데이비드 엘리슨이 이끄는 스카이댄스가 파라마운트를 품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곧바로 밀어붙인 후속 빅딜이다. CNN, HBO, HBO Max, 워너브러더스 영화 스튜디오, DC 코믹스 IP까지 WBD 산하 브랜드가 통째로 새 주인을 맞이하는 초대형 재편. 보도된 인수 규모는 부채 포함 수백억 달러대로, 최근 몇 년간 미디어 업계 거래 중 가장 큰 축에 속한다.
넷플릭스와 컴캐스트도 WBD 인수전에 관심을 보였다는 보도가 여러 차례 나왔던 만큼, 파라마운트가 최종 승자로 자리 잡는 과정 자체가 스트리밍 업계 지형을 다시 그리는 사건으로 평가받는다.
남은 변수들
오리건주가 물러났다고 딜이 곧바로 마무리 수순에 들어가는 건 아니다. 연방 차원 반독점 심사와 함께 다른 주 법무장관들의 개별 검토 가능성도 여전히 열려 있다. 케이블 뉴스와 스트리밍, 스튜디오 콘텐츠가 한 회사 아래 뭉치는 만큼, 광고 시장 집중이나 콘텐츠 라이선스 협상력을 둘러싼 추가 잡음이 나올 여지는 남아있다. 이 부분, 솔직히 아직 갈 길이 멀다.
국내 OTT 업계는 뭘 눈여겨봐야 하나
HBO Max는 국내에서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됐고, 워너브러더스 콘텐츠는 이미 여러 국내 OTT와 케이블 채널에 공급되고 있다. 딜이 마무리되면 라이선스 계약 구조나 오리지널 콘텐츠 공급 전략이 새 경영진 기준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국내 OTT 입장에서는 협상 파트너가 통째로 바뀌는 셈이라 콘텐츠 확보 비용이나 독점 공급 조건이 달라질 수도 있다. 넷플릭스, 티빙, 쿠팡플레이가 워너 계열 IP를 두고 벌이는 경쟁 구도도 새 대주주의 글로벌 전략에 따라 재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할리우드발 초대형 합병 하나가 국내 시청자의 콘텐츠 선택지와 구독료 체계까지 흔드는 구조. 거래가 실제로 언제, 어떤 조건으로 마무리되는지는 계속 지켜볼 일이다.
출처: The Verg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