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파이 플레이리스트를 틀어놨는데 처음 듣는 곡이 계속 나온 적, 다들 한 번쯤 있을 거다. 가사는 어딘가 붕 떠 있고 목소리도 묘하게 뭉개져 있다. 사람이 아니라 AI가 몇 초 만에 뽑아낸 곡인 경우, 요즘 은근히 많다. 애플뮤직이 이런 AI 생성곡에 라벨을 붙이는 기능을 준비 중이라는 소식이 나오면서, 정작 서비스에서 AI 곡을 스스로 걸러내는 법을 찾는 사람들이 늘었다. 태그 하나 붙는다고 모든 플랫폼에서 바로 표시되는 것도 아니니까. 지금 알아둘 만한 것들, 정리해봤다.
AI 생성 음악이라는 게 정확히 뭘까
작곡가도, 프로듀서도 없다. 텍스트 프롬프트 몇 줄, 조건 몇 개만 입력하면 알고리즘이 멜로디와 가사, 보컬, 편곡까지 통째로 뽑아낸다. 이게 AI 생성 음악이다. 수노(Suno)나 우디오(Udio) 같은 서비스가 대표주자고, 결과물 범위도 넓다. 짧은 로파이 배경음악부터 완성도 있는 팝송 형태까지 다 나온다. 문제는 이런 곡이 스트리밍 플랫폼에 그대로 올라오면서 사람이 만든 곡과 아무 구분 없이 섞여버린다는 점이다. 업계에서는 품질 낮은 AI 곡을 대량으로 찍어내는 걸 슬롭 송(slop song)이라 부르며 경계한다. 이름부터 살벌하다.
플랫폼들이 라벨링에 나서는 이유
AI 곡이 많아질수록 플랫폼 입장에서는 골치 아픈 문제가 쌓인다.
- 저작권이 불분명한 곡이 스트리밍 수익을 가져가는 구조적 문제
- 가짜 아티스트 계정을 만들어 봇으로 재생수를 부풀리는 어뷰징
- 실제 아티스트 신곡과 AI 생성곡이 뒤섞여 검색·추천 품질이 떨어지는 현상
스포티파이는 이미 AI 관련 콘텐츠 정책을 손보고 있다. 애플뮤직도 투명성 태그(Transparency Tags)를 확장해서 AI로 만든 트랙에 별도 표시를 붙이는 방향을 검토 중이다. 곡 설명이나 크레딧 영역에 “AI로 생성됨” 같은 문구가 뜨는 식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일단 귀로 걸러내는 법
라벨링이 모든 플랫폼, 모든 곡에 적용되기 전까지는 직접 판단해야 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 아래 특징이 겹치면 AI 생성곡일 확률이 올라간다.
- 보컬 발음이 미묘하게 뭉개지거나 감정 표현이 단조롭다
- 가사는 문법적으로 맞는데 맥락이 붕 뜨거나 뻔한 라임만 반복된다
- 같은 아티스트 이름으로 짧은 기간에 수십, 수백 곡이 쏟아져 있다
- 앨범 커버가 실제 인물 사진이 아니라 일러스트나 합성 이미지다
- 아티스트 프로필에 인터뷰나 SNS, 공연 이력 같은 실존 흔적이 전혀 없다
한 곡 재생수만 봐서는 사실 판단하기 어렵다. 아티스트 페이지 전체를 훑어보는 편이 훨씬 정확하다.
플랫폼마다 다른 대응 방식
서비스마다 AI 곡을 다루는 방식이 조금씩 다르다.
- 스포티파이: AI 보이스 클로닝 악용 방지 정책을 운영하고, 신고 기능으로 삭제 요청도 가능하다
- 유튜브 뮤직: 유튜브 전체의 ‘변경되거나 합성된 콘텐츠’ 라벨 정책과 연동된다
- 애플뮤직: 투명성 태그 확장을 통해 AI 생성 트랙 표시를 준비 중이다
라벨이 붙는다고 AI 곡 자체가 서비스에서 사라지는 건 아니다. 표시만 하고 재생은 그대로 허용하는 정책이 일반적이다. 결국 듣는 사람 스스로 걸러 듣는 습관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진짜 논쟁거리는 저작권과 돈
AI 음악을 둘러싼 진짜 싸움은 청취 경험보다 돈 쪽에 가깝다. AI 모델을 학습시키는 과정에서 기존 곡을 무단으로 가져다 썼는지가 소송으로 번지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고, AI 생성곡이 스트리밍 수익 풀을 갉아먹으면서 실제 창작자 몫이 줄어든다는 지적도 나온다. 저작권 등록 기준도 나라마다 갈린다. 미국 저작권청은 사람의 창작적 개입이 거의 없는 순수 AI 생성물은 저작권 보호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AI로 만든 곡을 상업적으로 쓰려는 크리에이터라면 이 부분, 꼭 확인해야 한다.
직접 곡 만드는 사람이라면 지금 체크할 것
직접 곡을 만들어 유통하는 입장이라면 아래를 미리 점검해두는 편이 안전하다.
- 배급사(디스트리뷰터)의 AI 콘텐츠 관련 약관을 확인한다
- AI 도구를 보조적으로만 썼다면 어느 단계에서 사람이 개입했는지 기록해둔다
- 보컬이나 목소리를 AI로 복제했다면 원 저작권자·권리자 동의 여부를 명확히 한다
플랫폼들이 라벨링을 강화하는 흐름을 보면, 앞으로 신고나 정책 위반으로 곡이 내려가는 사례도 늘어날 여지가 있다. 미리 정리해두는 쪽이 마음 편하다.
자주 묻는 것들
Q. AI 생성 음악은 무조건 품질이 낮은가?
A. 아니다. 단순 배경음악부터 완성도 높은 곡까지 편차가 크다. 다만 대량 생산된 저품질 곡이 워낙 많다 보니 ‘슬롭 송’이라는 부정적 이미지가 먼저 붙어버렸다.
Q. AI 곡인지 스트리밍 앱에서 바로 확인할 방법이 있나?
A. 아직 모든 플랫폼에 라벨이 붙어있지 않다. 아티스트 프로필과 곡 정보를 함께 확인하는 수밖에 없다. 애플뮤직 라벨링이 적용되면 곡 정보 화면에서 바로 확인하는 방식이 될 전망이다.
Q. AI로 만든 곡도 스트리밍 수익을 받을 수 있나?
A. 저작권 등록 여부와 플랫폼 정책에 따라 갈린다. 사람의 창작적 기여가 인정되는 부분이 있어야 저작권 보호와 수익 정산이 가능한 구조다.
출처: Engadg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