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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Vercel 해킹, 개발자들 데이터 유출 비상…다음은 어디?

    Vercel 해킹, 개발자들 데이터 유출 비상…다음은 어디?

    Vercel이 뚫렸다. 직원들의 이름과 이메일 주소, 활동 타임스탬프가 밖으로 새어 나갔고, 해커들은 이미 그 데이터를 온라인에서 팔겠다고 나선 상태다. The Verge 보도를 보면 Vercel 측도 피해 사실을 공식 인정했다. 조용히 묻힐 사건이 아니다.

    뭐가 얼마나 나갔나

    이번 공격의 배후로 지목된 건 샤이니헌터스(ShinyHunters)다. GTA6 개발 영상을 통째로 유출시켜 락스타 게임즈를 발칵 뒤집었던 그 그룹. 마이크로소프트, 포드도 이들한테 당한 이력이 있다.

    • 해커들이 확보했다고 주장하는 건 Vercel 직원들의 이름과 이메일 주소다.
    • 활동 타임스탬프도 포함돼 있다. 언제 누가 무엇을 했는지 흔적이 통째로 넘어간 셈이다.
    • Vercel은 현재 피해 범위를 파악하면서 추가 차단에 들어간 상태다.

    직원 이메일이 유출되면 뭐가 문제냐고? 피싱 공격의 시작점이 된다. 이름과 이메일 조합만 있어도 꽤 정교한 스피어 피싱이 가능하고, 내부 시스템 접근 시도로 이어지는 게 샤이니헌터스의 전형적인 수순이다. 데이터 자체보다 그걸 레버리지 삼아 더 깊이 파고드는 방식. 솔직히 이 부분이 더 걱정된다.

    왜 개발 플랫폼이 더 위험한가

    샤이니헌터스는 단순히 데이터를 빼가는 데서 멈추지 않는다. 기업의 약점을 공개하고, 신뢰도를 갉아먹는 방향으로 움직인다. 랜섬보다는 평판 타격 쪽에 더 무게를 두는 그룹이다.

    • Vercel은 단순한 SaaS가 아니다. 수많은 개발자가 프로젝트를 올려두고 매일 코드를 밀어 넣는 인프라다. 여기서 보안이 흔들리면 개별 프로젝트의 안정성에도 직결된다.
    • API 키, 환경 변수, 소스 코드—Vercel 하나에 붙어 있는 민감한 정보가 한두 개가 아니다. 이번에 유출된 건 직원 정보지만, 다음 단계로 내부 시스템 접근을 노릴 경우 파장이 어디까지 갈지 예측하기 어렵다.
    • 클라우드 플랫폼의 편의성이 커질수록 거기에 쌓이는 데이터도 늘어난다. 배포 한 번에 GitHub 연동, 환경 변수 관리, 도메인 설정까지 다 해주는 게 Vercel의 강점인데, 그 편의성의 반대편에는 한 곳이 뚫리면 전부 위험해지는 구조가 있다. 이게 딜레마다.

    개발 생태계를 노린 공격이 일반적인 기업 데이터 유출과 다른 이유가 여기에 있다. 피해가 한 기업에서 끝나지 않는다. 그 플랫폼 위에서 돌아가는 수천 개의 서비스와 프로젝트가 잠재적 위험에 노출된다.

    지금 당장 해야 할 것들

    Vercel 쓰고 있다면 체크해야 할 것들이 있다. 나중에 해도 되는 게 아니다.

    • 2단계 인증(2FA) 활성화: 아직 안 켜놨으면 오늘 안으로. Vercel 계정 설정에서 30초면 된다. 이게 기본 중의 기본이다.
    • API 키·접근 토큰 재발급: 유출 여부와 상관없이 일단 교체하는 쪽이 낫다. 외부 서비스와 연결된 토큰들을 중심으로.
    • 연동 서비스 권한 점검: GitHub, GitLab 등 Vercel에 붙어 있는 서드파티 앱의 접근 권한을 다시 확인하고, 쓰지 않는 연동은 끊어라.
    • 비밀번호 교체: 다른 서비스와 같은 비밀번호를 쓰고 있다면 즉시 바꿔야 한다. 크리덴셜 스터핑 공격에 그대로 노출되는 구조다.

    제로 트러스트(Zero Trust)—어떤 플랫폼도 무조건 믿지 않는다는 원칙—를 개발 프로세스에 녹여야 할 시점이다. 귀찮아 보이는 이 절차들이 실제 공격을 막는다. 해봤으면 안다.

    국내 개발자들한테도 남 얘기가 아니다

    국내에서 Vercel 쓰는 팀이 적지 않다. Next.js 기반 프로젝트라면 배포할 때 Vercel이 가장 먼저 손이 가는 선택지다. 빠르게 프로토타입을 올려야 하는 스타트업이나 개인 개발자들 사이에서 활용도가 높다.

    • 이번 사건은 클라우드 플랫폼 선택 기준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기능이나 속도만 볼 게 아니라, 해당 업체가 보안 사고를 어떻게 처리해왔는지까지 따져봐야 한다. 사고 자체보다 대응 방식이 신뢰도를 결정한다.
    • 외부 플랫폼 의존도가 높은 팀일수록 그 플랫폼의 보안 사고가 자사 서비스에 직접 연결된다. 보안 감사와 개발자 보안 교육을 한 번이라도 제대로 해둔 팀과 그렇지 않은 팀의 차이가 이런 순간에 갈린다.
    • 결국 기술 선택의 문제만이 아니다. 개발 문화 전반에서 보안을 어떻게 다루느냐의 문제다. 편한 걸 쓰되, 그 편의성이 어떤 위험과 함께 오는지 계속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 이번 사건이 그 인식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출처: The Verge

  • 블루 오리진, 뉴 글렌 재사용 성공…스페이스X 추격 신호탄?

    블루 오리진, 뉴 글렌 재사용 성공…스페이스X 추격 신호탄?

    뉴 글렌이 돌아왔다. 착륙 패드로. 블루 오리진의 대형 로켓이 AST 스페이스모바일의 블루버드 7 위성을 궤도에 올린 뒤, 1단 부스터가 깔끔하게 귀환하며 두 번째 재사용 임무를 완수했다. 위성 쪽 임무는 일부 차질이 생겼다지만, 로켓 자체는 성공적으로 착지했다. 제프 베조스 입장에선 원하던 그림이 나온 셈이다.

    재사용, 왜 이게 그렇게 중요한가

    로켓 한 대 값이 얼마인지 아는가. 수천억 원이다. 예전 방식대로라면 쏘고 나면 그냥 버렸다. 재사용이 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항공기처럼 착륙시키고 점검 후 다시 날리는 구조가 되면 발사 단가가 뚝 떨어지고, 발사 횟수는 올라간다. 스페이스X의 팰컨 9이 이미 같은 부스터를 20회 이상 재사용하며 이 모델을 검증해왔다.

    • 비용 절감: 로켓 하드웨어를 재활용하면 대당 제작비가 크게 줄어든다. 매번 새로 만드는 구조에서는 불가능한 원가 혁신이다.
    • 발사 빈도 증가: 제작 대기 없이 정비 후 재발사. 더 많은 위성을 더 빠르게 올린다.
    • 우주 쓰레기 감소: 버리는 대신 회수하니, 궤도 잔해 문제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뉴 글렌의 저궤도 탑재 중량은 45톤. 팰컨 9의 22.8톤에 비하면 두 배 가까이 된다. 단순히 경쟁자가 하나 더 생겼다는 게 아니라, 대형 위성이나 복잡한 임무를 맡길 선택지가 생겼다는 의미다. 제프 베조스가 오랫동안 말해온 ‘수백만 명이 우주에 사는 미래’ — 그 발판이 조금씩 현실이 되고 있다.

    스페이스X를 따라갔나, 다른 길을 갔나

    스페이스X는 빠르다. 팰컨 9 개발부터 스타십까지, 폭발을 반복하면서도 속도를 높였다. 블루 오리진은 결이 다르다. 뉴 글렌 개발 기간만 10년이 넘는다. ‘천천히, 확실하게’가 이 회사의 방식이다. 느리다는 비판을 오래 받아왔지만, 이번 재사용 성공은 그 접근법이 틀리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AST 스페이스모바일 위성 발사는 단발성 계약이 아니다. 지구 저궤도에 대형 위성군을 깔아서 전 세계 스마트폰에 위성 인터넷을 직접 연결하겠다는 프로젝트다. 그 인프라를 쌓는 데 뉴 글렌이 들어가는 것이고, 이 시장이 커질수록 블루 오리진의 입지도 단단해진다. 이번 재사용 성공은 그 시장에서 블루 오리진이 강력한 경쟁자로 떠올랐음을 알리는 신호탄이기도 하다.

    솔직히, 위성 임무에 차질이 생긴 건 좀 신경 쓰인다. 고객 입장에선 로켓이 돌아오는 것보다 위성이 정확히 배치되는 게 더 중요하니까. 다음 발사에서 어떻게 보완하느냐가 블루 오리진의 신뢰도를 가르는 지점이 될 것이다. 민간 우주 시장에서 ‘한 번 실수’는 꽤 오래 기억된다.

    발사 비용이 싸지면 한국도 달라진다

    재사용 로켓이 보편화되면 우주 접근 비용이 내려간다. 미국이나 유럽 대형 기관만의 무대가 아니게 된다는 얘기다. 한국 스타트업, 대학 연구소, 중소 위성 기업도 현실적인 발사 비용 범위 안에 들어온다.

    한국은 누리호 발사를 통해 자체 발사체 기술을 확보했다. 그러나 재사용 로켓 기술은 아직 초기 단계다. 글로벌 경쟁이 빨라지는 사이, 두 가지 흐름이 동시에 생긴다.

    • 기술 개발 압박: 재사용 기술 없이는 가격 경쟁 자체가 안 된다. 발사 비용 격차가 벌어지면 고객은 해외 발사체를 선택한다. 이건 국내 우주 기업들의 생존과도 직결된다.
    • 발사 기회 확대: 반대로, 뉴 글렌 같은 재사용 대형 로켓을 활용해 국산 소형 위성이나 연구 페이로드를 올리는 선택지도 넓어진다. 독자 개발이 전부가 아니다.

    The Verge가 전한 바에 따르면, 이번 임무는 블루 오리진이 상업 발사 시장에서 실질적인 플레이어로 자리 잡으려는 본격적인 출발점으로 평가받는다. 블루 오리진의 이번 성공이 한국 우주 산업에 당장 직접적인 위협이 되는 건 아니다. 다만, 우주 경제의 속도가 얼마나 빠르게 바뀌고 있는지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줬다. 누리호 다음 스텝이 어디인지, 한국 우주 업계가 좀 더 빠른 답을 내놔야 할 시점이다.

    출처: The Verge

  • 미국 법원, ‘트럼프의 페북 압박’ 위헌 판결…무슨 일?

    미국 법원, ‘트럼프의 페북 압박’ 위헌 판결…무슨 일?

    트럼프 행정부가 페이스북과 애플에 직접 연락해 특정 콘텐츠를 내리라고 압박했다. 한두 번이 아니라 실질적인 강압이었다고 법원은 봤다. 북부 일리노이 연방지방법원 호르헤 L. 알론소(Jorge L. Alonso) 판사가 이번에 수정헌법 제1조, 즉 표현의 자유 위반이라고 선고했다. 먼 나라 얘기처럼 들리겠지만, 이건 디지털 플랫폼 시대에 정부가 민간 기업을 통해 어디까지 표현을 통제할 수 있느냐는 문제다.

    ICE 단속 현장을 공유하는 그룹, 정부가 불편했던 이유

    발단은 ‘ICE 추적 그룹 및 앱’이었다. 이민세관집행국(ICE)의 단속 현장을 시민들이 실시간으로 올리고, 이민자들한테 경고를 보내는 채널이었다. 카산드라 로사도(Kassandra Rosado) 씨가 운영하는 페이스북 그룹 ‘ICE Sightings – Chicagoland’가 대표적인 사례다.

    정부 입장에선 당연히 불편했을 거다. 단속 정보가 실시간으로 새나가면 작전이 망가지니까. 그래서 페이스북과 애플에 직접 연락해 해당 콘텐츠를 내려달라고 요구했다. 단순 민원 수준이 아니라 강하게 밀어붙였다는 게 핵심이다.

    결국 로사도 씨와 크라이자우 그룹(Kreisau Group)이 소송을 냈다. 정부의 압박이 시민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는 취지였고, 알론소 판사는 이들의 손을 들어줬다.

    ‘요청’이냐 ‘강요’냐, 법원이 선을 그은 방식

    이번 판결에서 핵심은 이 부분이다. 정부가 법적 절차 없이 플랫폼을 통해 시민의 표현을 사실상 검열하려 했다는 것. 알론소 판사는 단순한 협조 요청이 아니라, 콘텐츠 삭제를 ‘강요’하거나 ‘유도’한 행위 자체가 수정헌법 제1조를 위반한다고 봤다.

    정부는 공공 안전과 법 집행 효율성을 명분으로 내세웠다. 납득이 안 되는 건 아니다. 단속 정보가 새면 현장 요원 안전 문제도 생기고, 작전 자체가 망가질 수도 있다. 그런데 법원은 그 논리보다 표현의 자유를 더 무겁게 봤다. 어떤 정부든, 어떤 명분이든, 민간 플랫폼을 통해 시민 여론을 통제하려 하면 그건 선을 넘는다는 원칙이다.

    페이스북·애플은 왜 그 요구를 들어줬을까

    이 판결은 페이스북·애플 같은 기업들한테도 직접 연관된 문제다. 정부 요청에 무조건 따랐다간 플랫폼이 사실상 검열 창구가 된다. 솔직히, 기업 입장에서 정부 압력을 버티는 게 쉽지는 않다. 규제 리스크, 사업 허가, 세금 문제까지 엮이면 더 복잡해지니까.

    그래도 이번 판결이 만든 기준은 분명하다. 플랫폼 기업은 정부로부터 자율성을 지켜야 한다는 것. 사용자들이 자유롭게 정보를 공유하고, 때로는 정부를 비판하거나 감시하는 행위도 표현의 자유의 일부로 보호받아야 한다. 기업들이 이 원칙을 얼마나 일관되게 지킬 수 있을지는 여전히 물음표지만, 최소한 법적 근거는 생겼다.

    한국의 네이버·카카오·유튜브는 어떤가

    우리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다. 한국도 정부와 플랫폼 사이의 긴장은 꽤 오래된 이야기다. 선거 기간마다 반복되는 허위 정보 규제 요청, 사회적 이슈와 얽힌 콘텐츠 삭제 압박, 불법 콘텐츠 처리 과정에서 생기는 갈등. 조용히, 하지만 꾸준히 이어져 온 일들이다.

    네이버, 카카오, 유튜브(구글 코리아)는 정부 요청과 사용자 신뢰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구조다. 이번 미국 판결처럼, 정부가 공익을 명분으로 특정 콘텐츠 삭제를 요구할 때 국내 플랫폼들이 사용자의 표현의 자유를 얼마나 강하게 지킬 수 있을지는 솔직히 불투명하다. 법적 기준도 다르고, 정치적 환경도 다르니까.

    단순한 법령 준수를 넘어서, 플랫폼이 어떤 기준으로 정부 요청에 응하고 어떤 기준으로 거부할 것인가. 그 판단 기준이 투명하게 공개돼 있는가. 이게 진짜 물어야 할 질문이다.

    이 판결이 남긴 것

    The Verge 보도를 보면, 이번 사건의 쟁점은 단순히 이민 정책 찬반이 아니다. 디지털 시대에 정보의 흐름을 통제하려는 시도가 어디서 선을 넘는지, 그 경계를 법원이 직접 그어줬다는 데 의미가 있다. 정부의 개입은 언제나 공익으로 포장되지만, 그 명분이 표현의 자유보다 위에 올 수는 없다는 판단이다.

    이게 하나의 판결로 끝날 문제는 아니다. 플랫폼, 정부, 시민 세 축이 디지털 공간에서 어떤 규칙 아래 공존할 것인지, 그 논의의 기준점 하나가 만들어진 셈이다. 앞으로 비슷한 상황이 반복될 때—그리고 반복될 거다—이 판결이 어떻게 적용될지가 더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출처: The Verge

  • 앤트로픽, 트럼프 비난 뚫고…사이버보안 AI로 ‘반전’?

    앤트로픽, 트럼프 비난 뚫고…사이버보안 AI로 ‘반전’?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이 앤트로픽(Anthropic)을 ‘급진 좌파(RADICAL LEFT), 깨어있는(WOKE) 기업’이라고 불렀다. 심지어 ‘국가 안보의 위협’이라는 말까지. 두 달 동안 설전이 이어졌다. IT 업계 입장에선 꽤 이례적인 충돌이었는데,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트럼프 캠프가 앤트로픽을 찍은 배경

    단순히 ‘좌파 기업’이라는 낙인 문제가 아니었다. 트럼프 측이 구체적으로 문제 삼은 건 앤트로픽의 AI 모델, 클로드(Claude)였다. 보수적인 질문을 던지면 제한적인 답변만 내놓는다는 불만이 쌓여 있었고, 대선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 AI가 여론을 흔들 수 있다는 경계심이 깔려 있었다. 트럼프 측은 앤트로픽을 ‘좌익 광신도(Leftwing nut jobs)’들로 가득 찬 회사라고까지 규정했다.

    정치권이 기술 기업의 이념 성향을 걸고 넘어지는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근데 AI는 좀 다른 차원이다. 구글과 아마존이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은 스타트업이 만든 모델이 수천만 명의 질문에 답하고 있으니까. 그게 어떤 방향으로 편향되느냐는 선거판에서도 진지하게 다뤄질 수밖에 없다.

    ‘클로드 미토스 프리뷰’, 사이버보안 카드를 꺼냈다

    반전이 생겼다. The Verge가 전한 바에 따르면, 앤트로픽이 최근 공개한 사이버보안 특화 모델 ‘클로드 미토스 프리뷰(Claude Mythos Preview)’가 트럼프 전 대통령 측과의 관계를 누그러뜨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 국가 안보 핵심 분야: 사이버보안은 정치적 스펙트럼과 무관하게 초당적 지지를 받는 영역이다. 좌도 우도 해킹은 싫다.
    • 특수 목적 AI: 미토스 프리뷰는 일반 대화형 AI가 아니다. 고위험 사이버 위협 탐지와 대응에 최적화된 모델이다.
    • 기술적 돌파구: 복잡한 사이버 공격을 실시간으로 분류하고 대응책을 제시하는 데 AI의 실질적 가능성을 증명한다.

    결국 ‘이념 싸움’보다 ‘이게 쓸모 있냐’로 판을 바꾼 셈이다. 정부 기관, 국방 분야에서 AI 도입을 검토하는 흐름과 맞아떨어지면서, 앤트로픽은 실용이라는 이름 아래 정치적 적대 세력과도 접점을 찾아낼 여지를 열었다. 이건 좀 과한 기대일 수도 있지만, 그 방향성 자체는 나쁘지 않다.

    AI와 정치의 ‘전략적 동거’

    이번 사례가 보여주는 건 하나다. AI 기술은 이미 비즈니스 영역을 벗어났다. 국가 안보, 선거, 정치적 영향력과 직결된다. 기업 입장에선 기술력만큼이나 정치적 포지셔닝과 정부와의 관계 설정이 중요해졌다. 솔직히 여기서 잘못 읽으면 사업 자체가 흔들린다.

    AI 기업들은 이제 두 가지를 동시에 관리해야 한다. 기술 혁신, 그리고 사회·정치적 맥락. 정부는 AI의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통제와 위험성에 대한 우려를 놓지 않는다. 그 긴장 속에서 어디에 자리를 잡느냐가 앞으로 AI 산업의 판도를 가를 변수다. 이게 쉬운 문제가 아니라는 건 앤트로픽 사례만 봐도 분명하다.

    한국 AI 업계가 챙겨야 할 것들

    미국 얘기로만 넘길 수 없다. 국내 AI 기업과 정부에도 직접 연결되는 지점이 있다.

    • 정부-AI 기업 관계: 국내 스타트업도 안보·국방 분야의 정책 기조와 발을 맞출 필요가 있다. 기술력 하나로는 부족하다. 신뢰의 문제다.
    • 사이버보안 AI의 수요: 한국은 북한 등으로부터 끊임없는 사이버 공격에 노출된다. 앤트로픽의 미토스 프리뷰처럼 고도화된 사이버보안 AI는 국가 차원의 핵심 자산이다. 국내 기술 개발과 도입 논의를 더 빠르게 밀어붙여야 한다.
    • AI 편향성 문제: 미국처럼 노골적인 이념 갈등은 덜하지만, 국내에서도 AI의 윤리성과 편향성 논란은 꾸준히 제기된다. 기술 신뢰를 쌓는 과정과 사회적 합의 만들기가 함께 가야 한다.

    앤트로픽과 트럼프 캠프의 갈등이 완화된 흐름은 결국 하나를 증명한다. AI 기술이 실질적인 가치를 입증할 때, 정치적 장벽도 낮아진다. 국내 AI 기업들도 글로벌 흐름 속에서 어떤 전략을 택할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출처: The Verge

  • 틴더, 월드 ID 홍채 스캔 도입…샘 알트만의 ‘오브’가 뭐길래?

    틴더, 월드 ID 홍채 스캔 도입…샘 알트만의 ‘오브’가 뭐길래?

    틴더에 홍채 스캔이 들어왔다. 샘 알트만이 만든 ‘월드 ID’ 인증 기능이다. 오브(Orb)라는 기기에 얼굴을 들이밀어 홍채를 스캔하면 진짜 사람이라는 인증을 받고, 틴더 앱에서 무료 부스트 5개를 준다. 솔직히 처음 들었을 때 ‘데이팅 앱에 굳이 홍채까지?’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근데 뭔가 시대가 여기까지 왔다는 느낌도 함께 온다.

    샘 알트만의 ‘오브’, 그게 정확히 뭔데

    오픈AI CEO 샘 알트만이 공동 설립한 월드코인(Worldcoin) 프로젝트의 핵심은 ‘월드 ID’다. 그리고 그 월드 ID를 발급해주는 기기가 바로 오브다. 원리는 단순하다. 홍채를 스캔해서 ‘이 사람은 봇이 아니라 진짜 인간’이라는 고유한 디지털 신분증을 만들어준다. AI가 고도화될수록 진짜 사람인지 봇인지 구별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으니, 이 시점에 나온 발상이다.

    • 목표: 전 세계 모든 사람에게 디지털 신원과 금융 접근성을 제공하는 것.
    • 기술: 홍채 생체 인식을 통한 고유한 ‘인간 증명’.
    • 논란: 생체 데이터 수집 및 관리 방식에 대한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독일, 프랑스 등 여러 국가에서 이미 조사에 착수하기도 했다.

    월드코인 측은 홍채 스캔 시 개인 정보가 아닌 ‘고유한 패턴’만 암호화해 저장하고, 다른 데이터와는 연결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 설명이 맞다면 비교적 안전하겠지만, 민감한 생체 정보라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불안감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이건 좀 과한 거 아닌가 싶은 게 솔직한 반응이다.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내 홍채 정보가 어딘가 서버에 저장된다’는 느낌은 꺼림칙하다.

    틴더가 홍채 스캔을 택한 이유

    데이팅 앱은 개인 정보가 가장 예민하게 얽히는 플랫폼이다. 그런 틴더가 월드 ID를 받아들인 데는 명확한 이유가 있다. 오랫동안 골머리를 앓아온 ‘가짜 프로필’과 ‘사기’ 문제를 해결할 도구가 생긴 셈이기 때문이다. 상대방이 월드 ID로 인증된 ‘진짜 사람’이라는 걸 알면 신뢰감이 올라가고, 그게 매칭률을 끌어올린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월드 ID 입장에서도 이번 협력은 꽤 전략적이다. 암호화폐 프로젝트라는 꼬리표를 떼고, 실생활에서 쓰이는 ‘범용 디지털 신분증’으로 자리매김하려는 중요한 발판이다. 은행 계좌부터 소셜 미디어, 게임까지 모든 온라인 서비스에 월드 ID가 통합되는 것이 이들의 목표다. 틴더라는 글로벌 플랫폼이 그 출발점이 된 것이다. 단순한 파트너십을 넘어, 월드 ID가 ‘일상 인프라’가 될 수 있는지를 검증하는 실험이기도 하다.

    국내 시장, 따라갈 수 있을까

    한국 데이팅 앱 시장도 성장세가 가파르지만, 가짜 프로필과 로맨스 스캠 피해는 현실이다. 주변에서 한 번쯤 들어봤을 이야기다. 그러니 틴더가 택한 방식이 국내 앱 개발사들에게도 매력적인 선택지로 보일 수는 있다.

    생체 기반 신원 인증이 실제로 도입된다면 이용자 안전 측면에서는 분명 긍정적인 변화다. 인증된 사람들끼리 연결되면 앱 사용 경험 자체가 달라진다. 다만 걸림돌이 적지 않다.

    • 프라이버시 우려: 한국은 개인 정보 보호에 대한 인식이 높은 편이다. 홍채 정보를 특정 기관이 수집하고 관리한다는 사실 자체에 거부감이 클 수 있다.
    • 규제 장벽: 생체 정보를 활용한 신원 인증에 대한 국내 법규와 지침이 아직 명확하지 않다. 정부의 승인과 제도적 뒷받침이 선행돼야 한다.
    • 기술 수용성: ‘오브’라는 특정 기기를 직접 찾아가 인증받아야 하는 과정이 국내 사용자들에게 얼마나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다.

    결국 ‘안전하다’는 주장만으로는 부족하다. 정보 보안에 대한 투명한 설명, 실질적인 사용 편의성, 정부 차원의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있어야 진짜 신뢰가 생긴다. 그게 없으면 신뢰를 얻기는커녕 불신만 쌓일 것이다. 샘 알트만의 오브가 한국에서 디지털 신원 인증의 표준이 될지, 아니면 프라이버시 논란에 막힐지 — 결국 답은 사용자가 낸다.

    출처: The Verge

  • 오픈AI, ‘소라’ 팀장 이탈…전략 수정 본격화?

    오픈AI, ‘소라’ 팀장 이탈…전략 수정 본격화?

    빌 피블스(Bill Peebles)가 오픈AI를 떠난다. 영상 생성 AI ‘소라(Sora)’ 팀을 이끌던 사람이니, 그냥 넘기기엔 찜찜한 소식이다. The Verge 보도를 보면 타이밍이 묘하다. 오픈AI가 ‘사이드 퀘스트(side quests)’ 정리에 나서겠다고 공표한 직후에 나온 일이라서다. 우연치고는 너무 딱 맞아떨어진다.

    ‘사이드 퀘스트’ 정리, 말이 아닌 행동으로

    지난달 소라 프로젝트 우선순위를 낮추고 팀을 재편한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그리고 얼마 안 돼 팀장이 짐을 쌌다. 샘 알트만 CEO가 직접 꺼낸 ‘사이드 퀘스트 정리’라는 표현이, 이제 인사 카드로도 구현되는 모습이다.

    • 핵심 역량 집중: 오픈AI가 밀고 나가려는 건 GPT 계열 대규모 언어 모델과 이를 실제 제품으로 연결하는 상용화 작업이다. 여기서 벗어난 건 일단 뒤로 미룬다는 뜻으로 읽힌다.
    • 리소스 효율화: 영상 생성 AI는 컴퓨팅 자원을 엄청나게 잡아먹는다. 수익화까지 가는 길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우선순위가 밀리는 건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다.
    • 내부 재편 가속화: 피블스의 이탈은 빙산의 일각일 가능성이 크다. 조직 전반에서 비슷한 정리가 이미 진행 중일 수 있다.

    이걸 단순히 인사 이동으로만 보기는 어렵다. 오픈AI가 ‘기술 혁신’ 모드에서 ‘안정적 성장’ 모드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는 신호에 가깝다.

    소라, 충격은 컸는데 돈이 문제였다

    소라가 처음 공개됐을 때 솔직히 좀 충격이었다. 텍스트 몇 줄로 그 수준의 영상이 나온다고? 근데 감탄은 감탄이고, 현실은 달랐다. 딥페이크 악용 가능성, 저작권 분쟁, 그리고 결정적으로 비용 문제. 고품질 영상 한 편 생성하는 데 들어가는 컴퓨팅 파워와 데이터 규모가 만만치 않다. 대중이 일상적으로 쓰는 서비스로 만들기까지 넘어야 할 산이 꽤 많다.

    오픈AI의 이번 결정이 소라의 기술적 실패를 뜻하진 않는다. 시장이 아직 그 기술을 소화할 준비가 덜 됐다는 판단, 혹은 지금 당장 더 급한 것들이 있다는 계산 쪽이다. 장기 과제로 분류한 거지, 버린 건 아닐 것이다. 아마도.

    AGI까지 가는 길, 가지치기가 필요하다

    알트만 CEO는 범용 인공지능(AGI) 개발이라는 목표를 꾸준히 강조해왔다. 그 목표를 향해 가는 길목에서 지금 오픈AI가 내리는 선택은 명확하다. 덜 중요한 건 걷어내고, 핵심에 자원을 몰아준다.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불과 몇 년 만에 글로벌 AI 업계 중심에 올라섰지만, 자원이 무한한 회사는 없다.

    거대한 목표를 쫓을수록 가지치기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소라 팀장의 이탈은 그 과정의 한 장면이다.

    국내 AI 기업들이 읽어야 할 맥락

    오픈AI도 이렇게 정리하는데, 국내 AI 기업들은 지금 뭘 쥐고 있나.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팀을 둔 회사도 ‘무엇에 집중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시점이다. 자원이 상대적으로 제한된 국내 스타트업이나 대기업 AI 조직이라면, 이 질문은 더 절박하다.

    • 전략적 우선순위 재점검: 지금 하고 있는 AI 프로젝트가 5개라면, 그 중 2개에 모든 걸 쏟아붓는 게 낫지 않을까. 한정된 GPU와 인력으로 모든 분야를 커버하는 건 애초에 불가능에 가깝다.
    • 수익 모델 확보: 기술이 뛰어나도 돈이 안 되면 지속이 안 된다. 초기 단계부터 실제로 고객이 돈을 낼 만한 서비스인지 따져봐야 한다.
    • 핵심 역량 강화: 한국어 특화 LLM이든, 특정 산업군에 맞춘 AI 솔루션이든, ‘우리만 잘하는 것’을 찾아 파고드는 전략이 범용 경쟁보다 훨씬 현실적이다.

    오픈AI가 먼저 보여준 셈이다. 크다고 다 할 수 없고, 빠르다고 다 잡을 수 없다. 지금 어디에 집중하느냐가 2~3년 뒤 격차를 만든다.

    출처: The Verge

  • 넷플릭스, 모바일 앱 전면 개편… ‘세로 영상’ 왜?

    넷플릭스, 모바일 앱 전면 개편… ‘세로 영상’ 왜?

    틱톡에 밀려서인지, 넷플릭스가 세로 영상을 꺼내 들었다. 모바일 앱을 전면 뜯어고치는 이번 개편의 핵심은 세로형 피드다. 인스타그램 릴스처럼 화면을 위아래로 넘기며 콘텐츠를 탐색하는 방식. 4월 말 정식 출시 예정이다.

    솔직히 예상 못 한 건 아니다. 영화와 드라마로만 승부하던 넷플릭스가 숏폼 파도 앞에서 손 놓고 있을 리 없었으니까.

    넷플릭스가 직접 밝힌 이유

    회사 측 공식 입장은 이렇다. “확장하는 엔터테인먼트 제공을 더 잘 반영하고, 회원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언제든 더 쉽게 콘텐츠에 몰입하도록 돕기 위함.” 두루뭉술하지만 해석하면 결국 하나다. 짧고 가벼운 것도 하겠다는 뜻.

    넷플릭스는 2026년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이미 이 변화를 예고했다. 틱톡과 유튜브 쇼츠, 인스타그램 릴스가 Z세대의 여가 시간을 잠식하는 걸 보면서 가만있기 어려웠을 것이다. 짧은 영상에 익숙해진 시청자들은 2시간짜리 영화보다 1분짜리 클립을 더 자주 찾는다. 그게 지금 현실이고, 넷플릭스도 그걸 안다.

    과거 넷플릭스는 오리지널 드라마와 영화 중심의 장편 콘텐츠 왕국이었다. 이제는 그 틀을 깨겠다는 거다. 콘텐츠 소비 방식 자체를 흔들어보겠다는 선언이기도 하다.

    앱에서 달라지는 것들

    새 모바일 앱에서 바뀌는 건 크게 세 가지다.

    • 세로형 피드에는 영화 예고편, 드라마 하이라이트, 오리지널 비하인드 영상, 짧은 스핀오프 클립이 올라온다. 기존 콘텐츠 자산을 잘라서 쓰는 방식으로, 별도 제작 비용 없이도 피드를 채울 수 있는 구조다.
    • 화면을 위아래로 슬쩍 넘기면 다음 클립으로 넘어간다. 소셜 미디어 피드와 같은 UX. 마음에 드는 작품이 나오면 바로 전체 영상으로 연결된다.
    • “뭘 볼까” 고민 시간이 줄어든다. 맛보기 클립을 보다 흥미가 생기면 바로 틀면 되니까. 평소 안 보던 장르의 진입 장벽도 자연스럽게 낮아지는 구조다.

    이건 단순 인터페이스 개선이 아니다. 넷플릭스가 ‘긴 영상 플랫폼’에서 ‘콘텐츠 발견 허브’로 피벗하겠다는 선언으로 읽힌다. 생각보다 꽤 큰 변화다.

    국내 OTT와 K-콘텐츠, 어떤 파장이 오나

    한국은 숏폼 소비가 활발한 시장이다. 유튜브 쇼츠, 틱톡, 릴스 점유율이 모두 높고, 웨이브·왓챠·쿠팡플레이 같은 국내 OTT들도 클립 기능을 조금씩 테스트 중이다. 넷플릭스가 세로 영상을 주력으로 밀기 시작하면, 나머지 플랫폼도 따라갈 수밖에 없다. 그게 시장 논리다.

    K-콘텐츠 제작사 입장도 달라질 수 있다. 드라마 한 편을 만들면서 세로 영상 클립을 함께 기획하는 게 이제 기본값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이미 일부 제작사들은 해외 팬덤용 쇼트 클립을 따로 편집해 배포하고 있는데, 넷플릭스 플랫폼 안에서 이게 공식화되면 글로벌 마케팅 효과는 배가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K-드라마가 글로벌에서 성과를 낼 때마다 짧은 클립들이 SNS를 타고 퍼지는 걸 보면, 세로 영상 피드는 그 확산을 더 빠르게 만드는 구조적 장치가 될 수 있다. 이건 한국 제작사들한테 기회이기도 하다.

    결국 16:9 화면비만 생각하던 시대는 서서히 끝나가는 중이다. 글로벌 OTT 1위가 세로 영상을 앱 전면에 배치하기로 했다는 건, 콘텐츠 제작 기준이 바뀐다는 신호다. 앞으로 제작되는 K-드라마와 영화에 “세로로 잘라도 매력적인가”라는 기준이 추가될지 모른다.

    출처: The Verge

  • 발머 부인, NPR에 8천만 달러 쾌척…공영방송 미래는?

    발머 부인, NPR에 8천만 달러 쾌척…공영방송 미래는?

    8천만 달러. 한화로 약 1,100억 원이다. 스티브 발머 전 마이크로소프트 CEO의 아내이자 발머 그룹 공동 설립자인 코니 발머가 미국 공영 라디오 NPR에 이 돈을 쾌척했다. 트럼프 행정부와 의회가 공영 미디어 예산을 줄줄이 잘라내던 시점에 터진 소식이라, 미디어 업계 전체가 들썩이고 있다.

    8천만 달러, 그게 얼마나 큰 돈이냐면

    NPR이 정부에서 받던 지원금은 연간 1,120만 달러 수준이었다. 이번 기부액으로 따지면 그게 약 7년치다. 물론 NPR 연간 전체 예산이 3억 달러인 걸 감안하면 26% 정도에 불과하지만, 사적 기부 한 건으로 이 규모면 솔직히 역대급이다. 정부 예산이 끊긴 후 재정난에 허덕이던 NPR 입장에서는 당장 숨통이 트인 셈이다.

    • 기부 규모: 8천만 달러 (한화 약 1,100억 원)
    • 정부 지원금 대체 효과: 삭감된 정부 예산 약 7년치 (연간 1,120만 달러 기준)
    • NPR 연간 예산 대비: 전체 3억 달러의 약 26%

    발머 그룹은 그간 사회적 영향력 확대와 공공 가치 지원에 방점을 둔 필란트로피 활동으로 알려져 왔다. 이번 기부도 그 연장선이다. 정치적·경제적 압력에서 독립된 저널리즘, 심층 보도, 교육 프로그램—NPR이 이 가치를 계속 유지하길 바라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조건이 달렸다는 게 핵심이다

    The Verge 보도에 따르면, 이 8천만 달러에는 ‘strings attached’, 즉 조건이 붙어 있다. 이게 이 기부를 단순한 선의로만 보기 어렵게 만드는 지점이다. 대규모 기부에 조건이 없는 경우가 오히려 드물긴 하지만, 편집 독립성이 생명인 공영 미디어에게 이건 꽤 민감한 사안이다.

    • 예상되는 조건들: 특정 프로그램 제작 지원, 디지털 전환 가속화, 청취자층 확대 방안 마련, 재정 투명성 강화 요구 등
    • 기대 효과: 혁신 동력 확보, 새 콘텐츠 개발 및 배포 역량 강화
    • 현실적 우려: 기부자 의도가 NPR의 편집 방향이나 운영 전략에 과도하게 개입될 가능성

    코니 발머 입장에서는 NPR이 디지털 시대에 발맞춰 더 많은 청중에게 닿도록 밀어주려는 의도겠지만, 조건의 세부 내용이 공개되지 않은 상황이라 판단을 유보할 수밖에 없다. 이 조건들이 장기적으로 NPR의 독립적인 언론 활동에 어떤 그림자를 드리울지—지금으로선 아무도 모른다. 이건 솔직히 좀 예민한 부분이다.

    공영 미디어의 오래된 함정

    사실 이 구조 자체가 모순이다. 정부 지원에 기대면 정치 간섭이 들어오고, 사적 기부에 기대면 기부자 눈치를 봐야 한다. NPR만의 문제가 아니고, 어제오늘 이야기도 아니다. 전 세계 공영 미디어가 수십 년째 이 사이에서 줄타기를 해왔다.

    이번 8천만 달러가 큰 금액인 건 분명하다. 그러나 NPR의 연간 예산 3억 달러를 채우기엔 여전히 벅차고, 예산 공백을 메우기 위한 비용 절감 압박이 계속될 거다. 프로그램 삭감이나 인력 감축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결국 재원을 다각화하면서도 투명하고 독립적인 운영으로 공공의 신뢰를 쌓는 것이 답인데—말이야 쉽지.

    한국 공영방송도 남의 일이 아니다

    미국 NPR 이야기가 머나먼 나라 얘기처럼 들리겠지만, 구조는 크게 다르지 않다. KBS 수신료 논란, EBS 재원 문제, MBC 정치적 독립성 시비—한국 공영방송도 똑같은 숙제를 안고 있다. 정부 지원금이나 수신료만 쳐다보는 구조에서 벗어나, 사회적 기업이나 개인 기부자를 명확하고 투명한 조건 아래 끌어들이는 방안을 진지하게 고민해볼 시점이 됐다.

    물론 기부자의 영향력을 최소화하면서 공영성의 가치를 지키는 것이 전제 조건이다. 외부 압력에 흔들리지 않는 독립적인 지배구조와 투명한 운영 시스템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기부든 지원금이든 결국 독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 코니 발머의 이번 결단이 NPR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그리고 그 실험이 전 세계 공영 미디어에 어떤 교훈을 남길지는 앞으로 두고 볼 일이다.

    출처: The Verge

  • 구찌 만난 구글 AI 스마트글래스…2027년 나온다

    구찌 만난 구글 AI 스마트글래스…2027년 나온다

    스마트글래스가 번번이 외면받은 이유, 스펙 문제가 아니었다. 쓰고 다니기 민망한 디자인이 문제였다. 그런데 구글이 이번엔 구찌를 데려왔다. 더버지(The Verge)가 전한 바에 따르면, 구찌의 모회사 케어링 그룹이 구글과 손잡고 2027년 출시를 목표로 AI 스마트글래스를 개발 중이라고 한다. 솔직히 이 조합, 꽤 흥미롭다.

    스마트글래스가 왜 매번 실패했나

    구글 글래스가 나왔던 2013년을 떠올려보자. 기능은 신기했는데, 실제로 끼고 다닌 사람은 거의 없었다. 카메라 달린 두꺼운 안경테를 얼굴에 걸치고 지하철을 탈 배짱이 쉽지 않았으니. 메타의 레이밴 스마트 글래스가 그나마 낫긴 했지만, 여전히 “저 사람 스마트 기기 끼고 있네”라는 게 티 났다.

    • 기존 스마트글래스의 가장 큰 약점은 디자인과 착용감.
    • 구찌의 참여는 대중의 패션 아이템으로서의 수용성을 높이는 전략.
    • 단순한 기술 기기가 아닌, ‘입는’ IT 기기로서의 가능성 모색.

    이번 협업이 다른 건 딱 이 지점이다. 구찌는 단순한 명품 브랜드를 넘어, 젊은 층에게도 통하는 패션 아이콘이다. 구찌가 디자인한 안경이라면 “저거 구찌야?”라는 반응이 먼저 나올 수 있다. 기술 얘기는 그다음이고. AI 기능이 아무리 뛰어나도, 쓰고 나가기 부끄러운 물건은 결국 서랍 속에 처박히기 마련이다. 구글도 그걸 잘 알고 있다는 신호다.

    구글의 두 갈래 전략: 기술과 패션

    구글은 올해 ‘프로젝트 아우라(Project Aura)’라는 안드로이드 XR 글래스도 별도로 선보일 예정이다. 증강현실(AR) 기능 중심의 본격 XR 기기다. 개발자나 얼리어답터를 겨냥한 기기에 가깝다.

    구찌와의 협업은 결이 전혀 다르다. 기술 시연용이 아니라 진짜 ‘팔리는 제품’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짙다. 하이엔드 소비자들이 기꺼이 지갑을 열 만하면서, AI 기능도 자연스럽게 녹아든 기기. 구글 입장에서는 두 트랙을 동시에 굴리는 셈이다—기술 선도는 아우라로, 시장 침투는 구찌로. 명품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하이엔드 시장을 공략하면서, 동시에 구글의 AI 및 XR 기술을 실생활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려는 시도로 읽힌다.

    2027년이라는 숫자가 뜻하는 것

    2027년. 지금으로부터 약 1년 반 뒤다. 개발 기간치고는 빡빡하기도 하고, 그 무렵이면 AI가 지금보다 훨씬 성숙해질 시점이기도 하다. 음성 인식 정확도, 실시간 번역, 카메라 기반 컨텍스트 인식 같은 기능들이 2027년엔 지금과 상당히 달라진다. 단순히 개발 기간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AI 기술의 발전 속도와 시장 수용성을 고려한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물론 장밋빛 전망만 있는 건 아니다. 착용감, 배터리, 프라이버시—이 세 가지가 숙제로 남아 있다. 구찌 디자인이 아무리 예뻐도 2시간 만에 배터리가 방전되거나, “저 사람 지금 나 촬영하나?”라는 불쾌감을 준다면 끝이다. 패션으로는 해결 못 하는 영역이다. 하지만 구글 같은 거대 IT 기업이 명품 브랜드와 직접 손을 잡았다는 것 자체가, 스마트 웨어러블 시장이 새로운 전환점을 향해 가고 있다는 강력한 신호다.

    삼성·LG도 눈여겨봐야 할 이유

    삼성전자, LG전자도 XR 기기 개발을 밀어붙이고 있다. 이번 협업이 던지는 메시지는 꽤 직접적이다.

    • 하드웨어 스펙 넘어선 가치: 구글과 구찌의 협력은 스펙 경쟁을 넘어, ‘사용자 경험’과 ‘디자인’, ‘브랜드 가치’가 스마트 기기 성공의 핵심임을 다시 보여주는 사례다.
    • 패션 민감도 높은 한국 시장: 패션과 트렌드에 민감한 한국 소비자 특성을 고려하면, 명품 브랜드와 IT 기업의 협업 모델은 국내 시장에서도 먹힐 가능성이 높다.
    • K-패션/K-콘텐츠와의 접목: K-패션과 K-콘텐츠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만큼, 국내 IT 기업들도 글로벌 패션 브랜드나 국내 유수 브랜드와의 협업을 적극적으로 모색할 필요가 있다.

    스펙만으로는 이미 차별화가 어렵다. ‘어떻게 입고 다닐 것인가’에 대한 답을 찾은 쪽이 다음 스마트 웨어러블 시장을 가져간다. 구글이 구찌를 선택한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고, 국내 IT 기업들이 눈여겨볼 만한 전략이다.

    출처: The Verge

  • 티켓마스터, 불법 독점 유죄 판결…K팝 콘서트도 변수?

    티켓마스터, 불법 독점 유죄 판결…K팝 콘서트도 변수?

    맨해튼 배심원단이 수일간의 심리 끝에 평결을 내렸다. 티켓마스터와 모회사 라이브네이션, 불법 독점 유죄. 블룸버그가 전한 이 소식은 짧았지만, 미국 라이브 공연 업계 입장에선 폭탄이나 다름없다. 10년 넘게 쌓인 불만이 드디어 법정에서 인정받은 셈이다.

    유죄 인정된 혐의 3가지

    배심원단이 인정한 혐의는 딱 세 가지다. 첫째, 라이브 이벤트 티켓팅 시장 독점. 티켓마스터의 점유율이 워낙 압도적이라 경쟁사가 끼어들 틈이 없었다는 것. 둘째, 야외 원형 극장(amphitheater) 시장 독점. 대형 야외 공연장 역시 라이브네이션 영향권이었다는 게 증명된 셈이다. 셋째가 결정적이다. 콘서트 프로모션 사업과 공연장 사용을 묶어서 파는 ‘끼워팔기’. 쉽게 말해, 자기네 공연을 기획하면서 동시에 공연장도 소유해 경쟁 프로모터들이 발도 못 붙이게 막았다는 얘기다.

    아티스트들이 오랫동안 호소해온 게 바로 이 부분이다. 티켓 수수료가 불투명하고, 매크로를 쓴 암표상들이 판을 치는데도 구조 자체가 바뀌지 않았던 이유. 이제 그 이유가 법원 기록에 박혔다.

    2010년 합병, 그리고 15년 만의 심판

    티켓마스터와 라이브네이션이 합병한 게 2010년이다. 당시 미국 법무부가 조건부로 허가해줬는데, 그 ‘조건’이 제대로 지켜졌냐는 의문은 합병 직후부터 나왔다. 결국 15년이 지나서야 배심원단 판결이 나온 것이다.

    대중의 분노가 임계점을 넘은 건 테일러 스위프트 ‘에라스 투어’ 때였다. 2022년 티켓 판매 당일, 서버가 터졌다. 수백만 명이 대기열에서 튕겨나갔다. 암표 가격은 원가의 10배를 넘었고, 팬들은 분노했고, 언론은 조명을 들이댔고, 결국 의회 청문회까지 열렸다. 이 사건이 없었다면 재판이 이렇게 빨리 진행됐을지 모르겠다. 어쨌든 그게 방아쇠였다.

    다음 수순은 — 기업 분할 가능성

    배심원단 평결 자체가 형사 확정 판결은 아니다. 법무부가 제기한 반독점 소송에서 핵심 증거로 작용하는 거고, 실제 제재는 판사가 결정한다. 법무부가 요구하는 조치 중 가장 강력한 건 기업 분할이다. 라이브네이션과 티켓마스터를 다시 쪼개라는 것.

    분할 명령이 실제로 내려지면 파장은 상당하다. 티켓 판매 시스템, 공연장 대관 구조, 프로모션 계약 방식 — 모조리 재편된다. 팬 입장에선 수수료가 낮아지거나 구매 경로가 다양해질 여지가 생기고, 아티스트 입장에선 티켓팅 회사를 선택할 권한이 생긴다. 물론 기업 분할이 실제로 집행될 때까지는 법적 다툼이 한참 더 이어질 것이다. 이 업계가 쉽게 물러설 리 없다.

    K팝 투어에도 변수가 생겼다

    미국 얘기라고 흘려들을 수 없는 이유가 있다.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스트레이 키즈 같은 K팝 아티스트들의 미국 투어 티켓 판매는 대부분 티켓마스터를 통한다. 경쟁 구조가 바뀌거나 수수료 정책이 달라지면, 한국 팬들이 직접 체감하는 가격이나 구매 환경도 덩달아 달라진다.

    솔직히 K팝 콘서트 티켓값은 이미 너무 올랐다. 플로어 자리 하나에 수십만 원은 기본이고, 여기에 서비스 수수료, 시설 이용료, 배송비까지 붙으면 원가의 30~40%를 더 내는 구조다. 이게 바뀔 가능성이 생긴 거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국내 시장에도 비슷한 질문을 던질 수 있다. 인터파크, YES24 등 국내 주요 티켓 플랫폼도 특정 장르나 대형 공연에서 독과점적 지위를 갖는다는 비판이 없지 않다. 미국에서 이 구조가 법적으로 깨지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국내에서도 비슷한 논의가 불붙을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선 그게 더 현실적인 변화일 수도 있다. 미국 법정 얘기가 한국 예매 사이트 수수료를 건드릴 날이 올지, 지켜볼 만하다.

    출처: The Verge

  • 포드, EV 핵심 ‘더그 필드’ 떠나…미래 전략 흔들?

    포드, EV 핵심 ‘더그 필드’ 떠나…미래 전략 흔들?

    더그 필드가 포드를 떠난다. 다음 달이다. 애플에서 자율주행 프로젝트를 이끌었고 테슬라에서 모델 3를 만들어낸 그가, 포드 EV·소프트웨어 전략의 키를 쥔 지 4년 만에 짐을 싼다. 임원 교체라고 부르기엔 무게감이 다르다.

    애플·테슬라 거친 사람이 포드로 간 이유

    포드가 더그 필드를 영입한 건 2021년이었다. 당시 업계 반응이 컸던 건 그의 이력 때문이었다.

    • 애플 출신: ‘프로젝트 타이탄’을 이끌며 자율주행 기술 전반을 담당했다.
    • 테슬라 경험: 일론 머스크 휘하에서 모델 3 개발을 지휘했다. 이른바 ‘생산 지옥’을 통과해낸 사람이다.
    • 포드에서의 역할: EV 플랫폼과 소프트웨어 생태계 구축을 총괄했다. 포드 미래차 전략의 중심축이었다.

    그런 그가 나간다. The Verge가 전한 바에 따르면, 공석은 포드 캘리포니아 스컹크웍스 연구소장이던 앨런 클라크(Alan Clarke)가 맡는다. 클라크도 전 테슬라 엔지니어다. 테슬라 출신이 테슬라 출신을 대체하는 묘한 그림이다. 클라크의 취임이 포드 EV 전략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는 좀 더 지켜봐야 안다.

    왜 자동차 업계는 빅테크 인재를 붙잡기 어려운가

    더그 필드처럼 빅테크에서 자동차 업계로 건너온 사람이 다시 떠나는 건 흔한 일은 아니다. 근데 그렇다고 놀랍지도 않다. 구글, 애플, 테슬라는 스톡옵션과 유연한 조직 문화, 빠른 의사결정 속도로 인재를 잡아당긴다. 전통 완성차 업체는 구조가 다르다. 수십 년간 쌓인 레거시 시스템, 복잡한 결재 구조, 느린 실행 속도. 혁신 지향적인 엔지니어에겐 벽처럼 느껴질 수 있는 환경이다.

    포드가 나쁜 회사라는 얘기를 하려는 게 아니다. F-150 라이트닝, 머스탱 마하-E는 시장에서 제법 좋은 평가를 받은 모델들이다. 문제는 소프트웨어다. 차를 잘 만드는 역량과 소프트웨어를 잘 만드는 역량은 전혀 다른 근육을 쓴다. 더그 필드는 그 간극을 메우는 역할을 해왔는데, 그가 빠지면 당분간 구멍이 생긴다. 이건 부정하기 어렵다.

    포드 EV, 남은 숙제들

    포드는 EV 전환에 수십억 달러를 쏟아붓고 있다. 방향이 흔들린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속도와 실행력이 관건이다. 테슬라, GM, 현대차는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전환에 이미 속도를 내고 있다. OTA 업데이트로 기능을 추가하고, 구독 서비스로 수익을 내는 구조다. 단순히 좋은 차를 만드는 것만으론 이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는 게 시장의 분위기다.

    앨런 클라크가 얼마나 빠르게 판을 이어받을 수 있느냐가 포드 입장에서 당면한 문제다. 테슬라 경험이 있으니 방향을 아예 모르는 건 아니겠지만, 조직을 장악하고 전략을 실행하는 건 또 다른 얘기다. 솔직히 단기 공백은 피하기 어려울 것 같다.

    현대차·기아도 남의 일이 아니다

    한국 입장에서 이 소식이 흥미로운 이유가 있다. 현대차그룹도 SDV 전환을 선언하고, AI·자율주행·커넥티비티 분야 인재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근데 글로벌 인재들은 국경을 따지지 않는다. 더 나은 환경, 더 큰 자율성, 더 명확한 비전이 있는 곳으로 움직인다.

    결국 핵심은 이거다. 더그 필드 한 명의 이탈이 수십억 달러 프로젝트를 흔든다는 것. 임금을 올리는 것만으론 해결되지 않는다. 빠른 의사결정 구조, 실패를 감수하는 문화, 개발자가 실제로 뭔가를 만들어낼 수 있는 환경—이게 없으면 핵심 인재는 결국 나간다. 포드의 사례가 그걸 다시 보여주고 있다.

    출처: The Verge

  • 고질라 ‘마이너스 제로’, 뉴욕 강타…괴수 영화 판도 바뀌나?

    고질라 ‘마이너스 제로’, 뉴욕 강타…괴수 영화 판도 바뀌나?

    티저 하나가 올라왔는데 커뮤니티가 바로 들썩였다. ‘고질라 마이너스 원’의 직접 후속작, 고질라 마이너스 제로의 첫 티저 트레일러 얘기다. 2023년 개봉한 전작은 아카데미 시각효과상을 받았다. 일본 영화로는 이례적인 일이었고, 괴수 영화로는 더더욱 그랬다.

    ‘마이너스 원’이 달랐던 이유

    ‘고질라 마이너스 원’은 괴수 영화인 척 시작해서, 끝에 가서야 사람 이야기였음을 깨닫게 하는 영화였다. 배경은 2차 세계대전 직후 일본. 이미 전부 잃은 사람들에게 고질라가 덮쳐온다. 단순한 CG 스펙터클로 승부한 게 아니라, 인간적인 드라마와 현실적인 공포를 중심에 두었기 때문에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는 다른 결이 나왔다.

    • 현실적인 공포: 고질라가 ‘파괴 그 자체’로 등장하는 게 아니라, 사람들의 마지막 희망마저 짓밟는 존재로 그려졌다. 무서움이 CG 퀄리티에서 오지 않고 상황 자체에서 나왔다.
    • 인간 중심 서사: 전쟁 트라우마를 안고 사는 평범한 인물들이 이야기를 끌어간다. 이들에게 공감하게 되니까, 고질라가 더 무서워지는 구조다.
    • 기술적 성취: 예산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몇 분의 일이었다. 그런데도 아카데미 시각효과상을 가져갔다. 심사위원들도 놀랐을 거다.

    ‘마이너스 제로’는 이 세계관을 그대로 이어받는다. 공개된 티저는 많은 걸 드러내지 않는다. 일부러 그런 것 같다. 전작의 무게감과 비극적인 톤이 유지될 거라는 신호 정도만 주고 끝난다. 그게 오히려 더 궁금하게 만든다.

    이번엔 뉴욕이다

    무대가 바뀐다. 뉴욕이다. 재난 영화에서 뉴욕은 일종의 클리셰다 — 자유의 여신상이 무너지고, 타임스퀘어가 불타는 장면은 이미 수십 편에서 나왔다. 그런데 ‘마이너스 원’식 연출을 뉴욕에 들이댄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스케일 자랑이 아니라 그 도시에서 살고 있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먼저일 테니까.

    건물이 무너지는 장면보다, 그 건물 안에 있던 사람들이 어떻게 되는지를 정면으로 보여줄 가능성이 높다. 할리우드 버전의 고질라가 킹기도라와 싸우는 동안 인간들은 그냥 구경꾼이었다면, 일본판 고질라에서 인간은 당사자다. 이 차이 하나가 영화의 온도를 통째로 바꾼다.

    일본 괴수 영화, 지금 뭔가 바뀌고 있나

    ‘마이너스 원’의 성공은 단순한 흥행 수치 이상이었다. 일본 괴수 영화가 오스카를 탄다는 건, 10년 전이라면 아무도 예측 못 했을 일이다. 할리우드가 CGI 군비 경쟁을 벌이는 동안 일본은 다른 선택을 했다 — 스케일보다 공포의 밀도, 액션보다 상실감. 그 선택이 맞아 떨어진 거다.

    ‘마이너스 제로’가 흥행에 성공한다면 파급 효과가 있다. 고질라 프랜차이즈에 그치지 않고, 다른 특촬물이나 일본산 괴수 콘텐츠에 대한 관심으로 번진다. 이미 애니메이션과 실사 영화로 독자적인 세계관을 쌓아온 일본 콘텐츠 시장 입장에선 기회다. 고유한 스토리텔링 능력과 연출력이 전 세계에 다시 한번 증명될 장이 열리는 거다.

    한국 관객이 기대하는 것

    국내에서도 ‘마이너스 원’은 입소문을 탔다. 극장 개봉 후 스트리밍까지 꾸준한 반응이 이어졌다. ‘일본 고질라’에 대한 신뢰감이 이미 쌓인 상태다. ‘마이너스 제로’는 그 기대치 위에서 출발하는 셈인데 — 유리하기도 하고, 부담스럽기도 한 위치다.

    현실적인 재난 묘사, 그 안에서 버티는 사람들의 이야기. 이 조합은 국내 관객들에게 잘 먹힌다. 대규모 볼거리와 묵직한 메시지가 함께 온다면 박스오피스에서도 유의미한 숫자가 나올 거다. 개봉 날짜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기대감은 이미 달궈지고 있다. ‘마이너스 원’이 깔아둔 판 위에서 ‘마이너스 제로’가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이건 두고 볼 만한 싸움이다.

    출처: The Ver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