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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OS 27 숨은 기능 총정리: 놓치면 손해인 변경점 가이드

    iOS 27 숨은 기능 총정리: 놓치면 손해인 변경점 가이드

    애플이 iOS를 업데이트할 때 발표 무대를 장식하는 건 늘 AI와 Siri다. 스포트라이트는 Apple Intelligence가 받고, 실제 쓰는 기능들은 조용히 바뀐다. iOS 27도 똑같다. Siri 개선 소식에 묻혀서 잘 알려지지 않은 기능들이 적지 않은데, 이게 오히려 매일 체감하는 만족도를 좌우한다.

    아이폰을 쓰는 사람이라면 iOS 27로 넘어갈 때 ‘뭐가 달라졌지?’ 하고 한 번은 검색하게 된다. 업데이트 노트는 길고 산만하고, 유튜브 영상은 너무 길다. 핵심만 골라 정리했다.

    iOS 27, 한 줄로 정리하면

    iOS 27의 방향성은 ‘AI를 뺀 나머지도 쓸 만하게’다. 디자인 언어가 조금 더 정리됐고, 멀티태스킹 흐름이 자연스러워졌으며, 오래된 앱들의 인터페이스도 손봤다. 눈에 확 띄는 혁신보다는 쌓인 불편함을 닦아낸 업데이트에 가깝다.

    TechCrunch 보도를 보면 이번 버전에서 AI 외에도 주목할 추가 기능이 상당수 포함됐다고 전한다. 문제는 그걸 발굴해서 쓰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잠금화면·홈화면, 이렇게 달라졌다

    iOS 27에서 잠금화면은 위젯 배치 자유도가 더 높아졌다. 기존에는 특정 위치에만 위젯을 놓을 수 있었는데, 이번 버전에서는 화면 하단 영역까지 위젯 배치가 가능해졌다.

    • 잠금화면 시계 글꼴: 더 많은 폰트와 크기 옵션 추가
    • 홈화면 앱 아이콘 크기: 대형 아이콘 모드에서 레이블 없이 배치 가능
    • 포커스 모드 연동: 포커스별 홈화면 자동 전환이 더 안정적으로 작동
    • 잠금화면 단축 버튼: 오른쪽 하단 버튼 커스터마이징 범위 확대

    홈화면에서는 폴더 내부 구조도 바뀌었다. 앱이 많을 때 페이지 넘기는 방식 대신 스크롤 방식이 추가됐다. 폴더를 여러 페이지로 나눠 관리하던 사람이라면 이 변화를 꽤 반길 것이다.

    카메라·사진 앱, 어떻게 바뀌었나

    카메라는 iOS 업데이트마다 조금씩 손이 가는 영역이다. iOS 27에서는 촬영 중 인터페이스가 단순해졌다.

    • 퀵 전환 버튼: 사진↔동영상 전환 버튼이 더 크고 접근하기 쉬운 위치로 이동
    • 프로 카메라 모드: 노출, ISO, 셔터스피드를 한 화면에서 조정하는 전문가 UI 개선
    • 사진 앱 검색: 자연어 검색 성능 향상. “작년 제주도에서 찍은 사진”처럼 입력하면 AI가 필터링
    • 추억 기능: 알림 빈도와 내용을 사용자가 직접 조절 가능

    사진 편집 도구에서는 배경 제거 기능의 정확도가 눈에 띄게 올라갔다. 머리카락 경계선처럼 이전 버전에서 뭉개지던 부분이 훨씬 자연스럽게 처리된다. 전문 앱 없이도 간단한 상품 사진 편집이나 프로필 사진 배경 제거 정도는 충분히 소화된다.

    개인정보 보호, 이 부분은 반드시 확인

    iOS 업데이트 때마다 개인정보 설정이 조금씩 추가·변경된다. iOS 27에서 특히 눈여겨볼 항목은 세 가지다.

    첫째, 앱별 네트워크 접근 권한이 세분화됐다. 이전에는 인터넷 접근을 허용하거나 차단하는 이분법이었는데, iOS 27에서는 로컬 네트워크와 외부 인터넷 접근을 따로 설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홈 자동화 앱이 로컬 기기와만 통신하고 외부로 데이터를 보내지 못하도록 막는 식이다.

    둘째, 붙여넣기 권한 알림이 정비됐다. iOS 16부터 클립보드에 접근할 때 알림이 떴는데, iOS 27에서는 이 알림이 더 구체적인 정보를 함께 보여준다. 어떤 앱이 클립보드의 어떤 종류 데이터에 접근했는지가 표시된다.

    셋째, 위치 데이터의 정밀도 조절 옵션이 기존보다 세밀해졌다. 앱에 제공하는 위치를 도시 단위, 지역 단위, 정확한 위치 등으로 단계별로 설정 가능하다.

    설정 → 개인정보 보호 및 보안 메뉴를 한 번 쭉 훑어두는 것만으로 불필요한 데이터 노출을 줄일 수 있다.

    실생활에서 바로 쓰이는 숨은 기능 5가지

    발표 무대에는 오르지 않았지만 매일 쓰다 보면 확실히 달라진 걸 느끼는 기능들이다.

    1. 받아쓰기 자동 구두점: 음성 입력 중 문장 끝에 마침표, 쉼표를 자동으로 붙여준다. 카카오톡이나 메모 앱에서 손 안 대고 긴 텍스트를 완성할 때 유용하다.
    2. Safari 탭 그룹 공유: 특정 탭 그룹을 링크로 공유하는 기능이 추가됐다. 팀 프로젝트나 여행 계획 같은 걸 같이 보고 싶을 때 쓸 수 있다.
    3. 알림 요약 커스터마이징: Apple Intelligence의 알림 요약 기능에서 특정 앱은 요약 제외 설정이 가능하다. 메시지 앱처럼 원문 그대로 받고 싶은 앱은 직접 지정할 수 있다.
    4. 배터리 사이클 수 확인: 설정 → 배터리 메뉴에서 배터리 충전 사이클 횟수가 표시된다. 중고 아이폰 살 때 이 수치를 확인하면 배터리 상태를 더 정확히 판단할 수 있다.
    5. AirDrop 수신 시간 제한: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파일을 받는 ‘에어드롭 폭탄’ 문제를 막기 위해 수신 허용 시간을 10분, 1시간, 항상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업데이트 전 꼭 해둘 준비

    iOS 업데이트는 대부분 문제없이 넘어가지만, 업데이트 직후 앱 호환성 문제나 배터리 소모 이상이 생기는 경우가 간혹 있다. 미리 해두면 나중에 후회가 없다.

    • iCloud 백업 최신화: 설정 → [이름] → iCloud → iCloud 백업에서 ‘지금 백업’을 눌러 최신 상태로 맞춰둔다.
    • 저장 공간 확보: iOS 업데이트 파일 자체가 3~5GB 안팎이다. 최소 6GB 이상 여유 공간을 확보해두는 것이 좋다.
    • 업데이트 직후 앱 동작 확인: 업무용 앱, 금융 앱 위주로 이상 없는지 확인한다. 대형 앱은 보통 iOS 정식 출시 직후 업데이트를 내놓기 때문에, 앱 업데이트도 함께 진행하는 게 낫다.
    • 베타 단계라면 기다리기: 공개 베타 기간 중에는 버그가 있을 수 있다. 업무용 기기라면 정식 버전까지 기다리는 편이 안전하다.

    결국 써볼 만한 기능은 이것

    iOS 27의 모든 기능을 처음부터 다 찾아쓸 필요는 없다. 우선순위를 잡자면 이렇다.

    즉시 확인할 것: 개인정보 보호 설정 재점검, 배터리 사이클 수 확인, 홈화면 레이아웃 재정리.

    한 번쯤 써볼 것: 받아쓰기 자동 구두점, 사진 배경 제거 개선, Safari 탭 그룹 공유.

    필요할 때 꺼낼 것: AirDrop 시간 제한, 앱별 네트워크 권한 세분화, 포커스 모드 연동 홈화면.

    결정적으로, iOS 업데이트의 가치는 화려한 기능 수보다 매일 반복하는 동작이 얼마나 덜 불편해졌느냐에 달려 있다. iOS 27은 그 방향에서 꽤 성실하게 만들어진 버전이다.

    출처: TechCrunch

  • 스마트폰 가격이 갑자기 오를 때, 범인은 RAM이다 — 가격 사이클 총정리

    스마트폰 가격이 갑자기 오를 때, 범인은 RAM이다 — 가격 사이클 총정리

    RAM 가격이 1년 새 두 배 가까이 치솟은 시기가 있었다. 그때 나온 스마트폰들을 보면 딱 두 가지 패턴이다. 전작보다 RAM 용량이 줄거나, 스펙은 같은데 가격만 올라있거나. 반대로 공급이 넘쳐날 때는 중저가폰에도 12GB가 기본으로 들어간다. 우연이 아니다. 스마트폰 가격은 생각보다 훨씬 깊이 메모리 시장에 묶여 있다.

    DRAM 가격이 출렁이는 구조적 이유

    DRAM(Dynamic Random Access Memory)은 수요·공급 불일치가 극단적으로 나타나는 시장이다. 공장(팹) 하나 짓는 데 수조 원, 완공까지 2~3년. 수요가 폭발해도 공급은 바로 못 늘린다. 수요가 꺾여도 이미 돌아가는 공장은 멈추기 어렵다.

    결국 같은 사이클이 반복된다:

    • 공급 과잉 → 가격 폭락 → 제조사 감산 결정
    • 감산 후 수요 회복 → 공급 부족 → 가격 급등
    • 가격 급등 → 제조사 증산 투자 → 다시 공급 과잉

    이 주기가 평균 3~4년에 걸쳐 돌아간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이 세 회사가 전 세계 DRAM 공급의 90% 이상을 쥐고 있다. 이들의 생산 결정 하나가 시장 전체를 뒤흔든다는 게 과장이 아닌 이유다.

    AI 서버가 메모리 시장을 흔드는 방식

    예전에는 PC와 스마트폰이 DRAM 수요의 핵심이었다. 지금은 구도 자체가 달라졌다. AI 서버에 들어가는 HBM(High Bandwidth Memory)과 일반 DDR5 DRAM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메모리 시장 전체의 무게중심이 이동했다.

    엔비디아 GPU 하나에 들어가는 HBM 용량은 스마트폰 수백 대분이다. 대형 AI 기업들이 데이터센터를 경쟁적으로 확장하면서, 메모리 제조사들은 HBM 생산 라인으로 자원을 몰아넣는다. 그 결과 일반 LPDDR(스마트폰용 메모리) 공급이 상대적으로 줄고 가격이 오른다. PC 메모리 값과 스마트폰 가격이 동시에 오르는 시기는 바로 이 구조에서 나온다. 솔직히 AI 수요가 이렇게 빠르게 커질 줄은 업계도 미처 몰랐을 거다.

    스마트폰 제조사가 선택할 수 있는 3가지 카드

    메모리 가격이 급등하면 스마트폰 브랜드는 세 가지 선택지 앞에 선다:

    • 가격 인상: 원가 상승분을 소비자에게 넘긴다. 프리미엄 브랜드가 주로 쓰는 방식이다.
    • 사양 조정: 같은 가격대에 RAM 용량을 줄이거나 저속 메모리를 탑재한다. 스펙시트를 꼼꼼히 안 보면 모른다.
    • 출시 취소 또는 연기: 목표 원가를 못 맞출 때, 가격에 민감한 중저가 라인업에서 자주 발생한다.

    세 번째가 생각보다 자주 현실화된다. 50만 원 이하 가격대에서 메모리 원가가 오르면 마진 자체가 사라진다. 대형 제조사는 프리미엄 라인의 이익으로 버틸 여지가 있지만, 브랜드력이 약한 신흥 업체나 가성비 라인업은 직격탄이다. 출시 예고까지 해놓고 조용히 사라지는 제품들. 다 이유가 있다.

    LPDDR5X vs LPDDR4X: 세대 차이가 체감으로 이어지는 이유

    스마트폰 메모리 규격을 보면 LPDDR4X, LPDDR5, LPDDR5X 등이 나온다. 숫자가 높을수록 속도가 빠르고 전력 효율이 좋다. 당연히 가격도 높다. 메모리 가격이 오를 때 제조사들은 최신 규격 대신 이전 세대를 탑재해 원가를 낮추는 방식을 쓴다.

    스펙시트에서 메모리 종류를 확인하는 습관이 여기서 중요해진다. 같은 8GB여도 LPDDR4X와 LPDDR5X는 체감이 다르다. 멀티태스킹 속도, 게임 로딩, 온디바이스 AI 처리 속도 — 세 가지 다 달라진다. 용량 숫자만 보고 결정하면 손해다.

    구매 타이밍 잡을 때 참고할 신호들

    메모리 가격 사이클을 정확히 예측하는 건 전문 애널리스트도 어렵다. 그래도 참고할 신호는 있다:

    • 반도체 업계 분기 실적 발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재고 수준이 공개된다. 재고가 쌓인다는 내용이 나오면 가격 하락 가능성이 높다.
    • 제조사의 감산 발표: “생산량을 줄인다”는 뉴스는 역설적으로 가격 반등의 신호다. 가격이 이미 떨어진 지금이 오히려 구매 적기다.
    • 중저가폰 스펙 트렌드: 중저가폰에 고용량 RAM이 기본 탑재되기 시작하면 공급이 여유로운 시기다. 반대로 전작보다 RAM 용량이 줄거나 사양이 제한적이면 공급이 타이트하다는 힌트다.

    타이밍을 직접 맞추려 하기보다는, 필요한 시점에 현재 스펙 대비 가성비를 비교하는 쪽이 현실적이다.

    이것도 궁금하죠?

    Q. RAM 가격이 오르면 기존에 쓰던 폰 성능도 달라지나?
    아니다. 이미 탑재된 메모리 성능에는 영향이 없다. 가격 변동은 신규 구매 시점의 원가에만 해당한다.

    Q. 어떤 브랜드가 RAM 가격 변동에 가장 취약한가?
    원가 마진이 얇은 중저가 전문 브랜드들이다. 반면 애플은 자체 AP와 메모리 통합 설계 덕분에 가격 충격을 어느 정도 완충할 여지가 있다.

    Q. AI 스마트폰 기능이 늘수록 RAM 수요가 더 늘어나나?
    맞다. 온디바이스 AI 모델을 구동하려면 더 많은 메모리가 필요하다. 이 흐름이 이어지는 한, 스마트폰용 메모리 수요는 장기적으로 증가 추세를 유지한다고 봐도 무리가 없다.

    핵심만 3줄 요약

    • DRAM 가격은 3~4년 주기로 급등락을 반복하며, AI 서버 수요가 새 변수로 추가됐다.
    • 메모리값이 오르면 중저가폰은 출시 취소·사양 하향·가격 인상 중 하나를 겪는다.
    • 스마트폰 구매 시 메모리 규격(LPDDR 세대)을 확인하고, 반도체 업계 재고 뉴스를 참고하면 타이밍 판단에 도움이 된다.

    출처: The Verge

  • VPN 뭘 써야 하나 — 무료가 위험한 이유와 2026 추천 정리

    VPN 뭘 써야 하나 — 무료가 위험한 이유와 2026 추천 정리

    앱이 갑자기 막혔다. 메신저든, 스트리밍이든, 해외 사이트든 — 처음 반응은 대개 VPN 검색이다. 막상 찾아보면 종류가 너무 많고, 무료는 믿어도 되는 건지, 유료는 뭘 골라야 하는지, 심지어 한국에서 써도 법적으로 안전한지까지 헷갈린다. 한 번에 정리해본다.

    VPN이 정확히 뭔지부터

    VPN은 Virtual Private Network의 약자다. 내 인터넷 트래픽을 암호화한 뒤 다른 나라 서버를 경유해 목적지로 보내는 기술이다. 결과적으로 실제 IP 주소는 숨겨지고, 외부에는 접속 위치 자체가 다른 곳으로 보인다. 단순하지만 이게 꽤 강력하다.

    원래 기업들이 재택근무자·출장자용으로 내부망 접속에 쓰던 기술이다. 지금은 완전히 일반 소비자 시장으로 왔다. 스트리밍 지역 제한 우회, 공공 와이파이 보안, 개인정보 보호까지 쓰임새가 제법 넓어졌다.

    이럴 때 VPN이 필요하다 — 실제 4가지 상황

    • 해외에서 한국 콘텐츠 볼 때: 넷플릭스 한국 라이브러리, 카카오TV, 웨이브 같은 서비스는 해외에서 대부분 막힌다. VPN으로 한국 서버에 붙으면 그냥 된다.
    • 카페·공항 와이파이 쓸 때: 암호화가 취약한 공공 네트워크에서 패킷이 노출돼도, VPN이 켜져 있으면 내용이 암호화돼 있어 실질적인 피해를 막는다.
    • 특정 국가 콘텐츠나 서비스 접근할 때: 해당 국가에서만 열리는 앱이나 게임, 혹은 특정 국가에서 차단된 서비스가 대상이다.
    • 재택근무로 회사 내부망 접속할 때: 여전히 VPN이 표준이다. 기업 인프라에서 이건 거의 안 바뀐다.

    무료 VPN을 피해야 하는 이유

    무료 VPN 쓰지 말라는 말은 과장이 아니다. 수익 모델이 없으면 어딘가에서 돈을 버는 구조가 생긴다. 그게 바로 사용자 브라우징 데이터 수집, 제3자 판매다.

    보안 연구자들이 꾸준히 파헤쳐 온 사실이다. 일부 무료 VPN 앱은 접속 내역을 광고 네트워크에 팔거나, 기기를 봇넷에 포함시켜 수익을 냈다. 구글 플레이와 앱스토어에서 퇴출된 VPN 앱 중 상당수가 이 케이스다.

    속도 제한, 월 데이터 용량 제한(보통 500MB~2GB), 암호화 수준 저하도 문제긴 하다. 근데 솔직히 데이터 유출이 훨씬 더 심각하다. 이건 타협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나마 쓸 만한 무료 옵션은 아래에서 따로 언급한다.

    유료 VPN 고를 때 봐야 할 것들

    • 노로그(No-log) 정책 검증 여부: “로그를 안 남긴다”는 주장과, 독립 감사 기관이 실제 검증하고 리포트를 공개한 것은 차원이 다르다. 감사 리포트가 공개된 서비스인지 반드시 확인하자.
    • 서버 위치와 수: 서버가 많을수록 가까운 곳에 붙어 속도가 나온다. 특정 국가 콘텐츠가 목적이라면 해당 국가 서버 보유 여부도 체크해야 한다.
    • Kill Switch 기능: VPN 연결이 끊길 때 인터넷 자체를 차단해 실제 IP가 노출되는 걸 막는 기능이다. 보안이 목적이라면 필수다.
    • 동시 접속 기기 수: 노트북, 스마트폰, 태블릿을 같이 쓴다면 멀티디바이스 지원 여부를 봐야 한다. 기기 수 제한이 아예 없는 서비스도 있다.
    • 프로토콜: WireGuard를 지원하는 서비스가 OpenVPN 대비 속도·안정성 면에서 요즘 우위다. 앱 설정에서 바로 전환할 수 있다.

    2026 기준 VPN 추천 비교

    상위 몇 개 서비스가 시장을 거의 나눠 먹고 있다. 목적에 맞게 골라야 한다.

    • ExpressVPN: 속도 측면에서 꾸준히 최상위권이다. 서버 수, UI 편의성 모두 좋고 넷플릭스 우회 성공률도 높다. 단점은 셋 중 가격이 가장 비싸다는 것. 이건 좀 아프다.
    • NordVPN: 가성비로 따지면 지금 가장 균형 잡힌 선택지다. 서버 수 세계 최상위급이고, 악성 사이트 차단 같은 사이버보안 기능도 기본으로 들어 있다.
    • Surfshark: 기기 수 제한이 없다. 가족 단위나 기기가 4~5개인 사람에게 유리하다. 세 서비스 중 가격도 제일 저렴하다.
    • ProtonVPN: 스위스 기반이라 개인정보 보호 법제가 단단한 나라에서 운영된다. 무료 플랜 있고 데이터 용량 제한도 없다. 속도 제한은 있다. 보안이 최우선이면 여기서 갈린다.
    • Mullvad: 익명성 면에서 독보적이다. 가입 시 이메일 주소가 필요 없고 현금 결제도 된다. 일반 사용자보다는 개인정보 보호에 극도로 민감한 사람 전용이다.

    한국에서 VPN, 써도 되나?

    결론부터. 한국에서 VPN 사용 자체는 합법이다. 기업이 재택근무용으로 쓰고, 개인이 보안 목적으로 쓰는 건 아무 문제가 없다.

    단, VPN으로 불법 콘텐츠에 접근하거나 불법 도박·불법 스트리밍 사이트에 들어가는 건 VPN 사용 여부와 관계없이 해당 행위 자체가 위법이다. VPN이 면죄부가 되는 게 아니다.

    해외 나갈 때는 다르다. 중국, 러시아, 아랍에미리트, 북한 등 일부 국가는 VPN 사용 자체를 강하게 규제한다. 중국의 경우 정부 승인을 받지 않은 VPN 사용은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으니, 방문 전에 현지 규정을 꼭 확인해야 한다.

    처음 쓰는 사람을 위한 설치 순서

    NordVPN이나 ExpressVPN 기준으로 설명하면 흐름은 비슷하다.

    • 1단계 — 가입 및 결제: 공식 사이트에서 플랜 선택 후 결제한다. 연간 플랜이 월 단위보다 훨씬 저렴하다. 대부분 30일 환불 보장이 있어 부담이 덜하다.
    • 2단계 — 앱 설치: Windows, macOS, iOS, Android 모두 지원한다. 공식 사이트에서 직접 받거나 앱스토어 검색으로 설치한다.
    • 3단계 — 서버 선택: 속도가 목적이면 한국·일본·홍콩처럼 가까운 서버를 고른다. 해외 콘텐츠가 목적이면 해당 국가 서버를 선택한다.
    • 4단계 — 연결 확인: 연결 후 whatismyip.com에서 IP 주소가 바뀌었는지 보면 된다. 간단하다.
    • 속도가 느릴 때: 프로토콜을 WireGuard로 바꾸거나 다른 서버를 시도한다. 같은 국가라도 서버마다 속도 차이가 꽤 난다.

    결국 살 만한 건 이렇게 나뉜다

    속도·안정성 최우선이면 ExpressVPN, 가성비라면 NordVPN, 기기 수가 많으면 Surfshark, 보안 최우선이면 ProtonVPN이나 Mullvad. 무료로 먼저 써보고 싶다면 ProtonVPN 무료 플랜이 현재 시장에서 가장 신뢰할 만하다.

    공짜인데 로그를 안 남기고 데이터를 팔지 않는다는 서비스가 있다면 — 그 비용이 어딘가에서 나온다는 건 변하지 않는다. TechCrunch가 전한 바에 따르면, 인도에서 텔레그램 차단 이후 VPN 수요가 급증하면서 검증되지 않은 VPN 앱 설치도 덩달아 늘었다고 한다. 수요가 몰릴 때가 가짜 앱이 퍼지기 가장 좋은 타이밍이다. 이럴 때일수록 검증된 서비스를 고르는 게 맞다.

    출처: TechCrunch

  • LLM 어텐션 병목이란? AI 확장을 막는 한계와 해결책

    LLM 어텐션 병목이란? AI 확장을 막는 한계와 해결책

    GPT-4에 100페이지짜리 문서를 통째로 넣어봤다면 느꼈을 거다. 처리 속도가 뚝 떨어지고, API 비용이 예상보다 훨씬 많이 나온다. 서버 문제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원인은 더 깊은 곳에 있다. LLM의 핵심 구조인 어텐션 메커니즘(Attention Mechanism)에 수학적 병목이 박혀 있기 때문이다. 업계가 10년 가까이 싸워온 바로 그 병목이다.

    어텐션 메커니즘이 뭔가

    2017년 논문 “Attention is All You Need”에서 시작된 이야기다. 어텐션 메커니즘은 모델이 텍스트를 처리할 때 각 단어가 다른 단어들과 얼마나 관련이 있는지를 계산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고양이가 쥐를 잡았다. 그것은 작았다”는 문장에서 ‘그것’이 ‘쥐’를 가리킨다는 걸 모델이 이해하려면, 문장 내 모든 단어 쌍의 관계를 계산해야 한다. 이 계산이 어텐션이다. 문제는 이 계산이 토큰 수의 제곱(n²)에 비례한다는 점이다. 입력이 1,000 토큰이면 100만 번, 10,000 토큰이면 1억 번의 계산이 필요하다. 토큰 두 배 → 계산량 네 배. 이것을 이차(Quadratic) 복잡도라 부른다.

    왜 이게 현실적인 문제가 되나

    AI 서비스를 만드는 입장에서 이 공식은 악몽 같은 비용 구조를 만든다.

    • 컨텍스트 윈도우 제한: 모델이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텍스트 길이가 이 병목 때문에 제한된다. 128K 토큰을 지원해도, 긴 입력일수록 메모리 사용량과 처리 시간이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 추론 비용 폭등: 긴 문서를 분석시키면 비용이 선형이 아닌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간다.
    • 응답 지연: 첫 토큰이 나오기까지 걸리는 시간(TTFT, Time to First Token)이 입력 길이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서버를 더 사면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근본적인 수학 구조의 문제다.

    지금까지 나온 임시방편들

    업계는 이 문제를 정면으로 풀지 않고 우회하는 방법들을 개발해왔다.

    FlashAttention은 GPU 메모리 접근 방식을 바꿔, 이차 복잡도는 유지하되 실제 속도를 대폭 끌어올렸다. 연산량 자체는 줄지 않지만 메모리 I/O를 최적화해 빠른 추론을 가능하게 했다. 현재 거의 모든 주요 LLM이 FlashAttention2 또는 FlashAttention3를 쓴다.

    희소 어텐션(Sparse Attention)은 모든 토큰 쌍을 계산하지 않고 연관성이 높을 것 같은 일부만 계산한다. Longformer, BigBird 같은 모델이 이 방식을 썼다. 단점은 어떤 토큰을 건너뛸지 결정하기가 까다롭고, 일부 정보가 유실될 여지가 있다.

    슬라이딩 윈도우 어텐션은 최근 토큰들에만 집중하고 먼 과거 토큰은 일부만 참고하는 방식이다. Mistral AI가 이 방법으로 꽤 효율적인 모델을 만들었다. 세 방식 모두 복잡도를 줄인 게 아니라, 계산을 덜 하거나 더 효율적으로 배치하는 접근이다.

    아예 다른 구조로 판 바꾸기 시도

    트랜스포머 자체를 대체하려는 시도도 끊임없이 나왔다.

    Mamba(맘바)는 2023년 말 등장해 가장 눈길을 끈 대안이다. 상태 공간 모델(SSM, State Space Model) 기반으로 선형(O(n)) 복잡도를 달성했다. 이론적으로는 매우 매력적이지만, 긴 문맥에서 정보를 기억하는 능력이 어텐션만큼 강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후 트랜스포머와 SSM을 섞은 하이브리드 모델들(Jamba, Zamba 등)이 잇따라 등장했다.

    RWKV는 RNN 구조를 선형 복잡도로 확장한 시도다. 트랜스포머처럼 병렬 학습이 가능하면서 추론은 RNN처럼 처리한다. 오픈소스 커뮤니티에서 꾸준히 발전 중이다.

    선형 어텐션(Linear Attention)은 어텐션 수식 자체를 수학적으로 변형해 복잡도를 낮추는 접근이다. Performer, Linformer 등이 이 방향이다. 이론적 복잡도는 낮췄지만 실제 벤치마크에서 표준 어텐션의 품질을 따라잡기가 쉽지 않았다.

    서브쿼드래틱이 진짜로 가능한가

    서브쿼드래틱(Sub-quadratic)은 이차 복잡도보다 낮으면서도 완전한 어텐션의 성능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둘을 동시에 달성하는 게 핵심 과제다.

    수학적으로는 커널 함수 근사, 저랭크 분해(Low-rank decomposition), 랜덤 피처(Random features) 등 여러 접근이 시도됐다. 이론적 복잡도를 낮추는 데 성공한 논문들은 꽤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구조적인 딜레마가 있다. 이차 복잡도가 나오는 이유가 단순히 구현 방식 때문이 아니라, “모든 토큰이 다른 모든 토큰을 참조한다”는 어텐션의 본질적 특성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이 특성을 유지하면서 복잡도를 낮추는 건 수학적으로 상당히 까다롭다.

    이게 해결되면 실제로 뭐가 달라지나

    어텐션 병목이 진짜로 해결된다면 파급 효과는 작지 않다.

    • 컨텍스트 윈도우의 실질적 무제한화: 책 한 권, 코드베이스 전체, 수백 개 대화 이력을 한 번에 넣어도 비용이 선형적으로만 늘어난다.
    • 추론 비용 급감: 긴 입력을 다루는 작업의 비용 구조가 완전히 바뀐다. API 가격도 내려갈 여지가 생긴다.
    • 엣지 디바이스 가능성: 스마트폰이나 PC에서 긴 컨텍스트를 다루는 LLM 실행이 현실적인 선택지가 된다.
    • 멀티모달 확장: 이미지, 비디오, 오디오를 토큰으로 변환하면 토큰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난다. 병목이 해소되면 멀티모달 모델의 제약이 대폭 완화된다.

    엔비디아 GPU 수요 구조에도 변수가 생긴다. 현재는 이차 복잡도 탓에 메모리 대역폭과 VRAM 용량이 최우선 스펙이 되는데, 선형 복잡도 모델이 대세가 되면 하드웨어 설계 우선순위도 달라진다.

    주장이 아니라 코드와 숫자로 판단해야

    스타트업이 “어텐션 병목을 풀었다”고 선언할 때 냉정하게 봐야 할 체크리스트가 있다.

    • 실제 벤치마크(MMLU, MATH, HumanEval 등)에서 기존 트랜스포머 대비 성능이 얼마나 되나
    • 100K 토큰 이상의 긴 컨텍스트에서도 품질이 유지되나
    • 기존 학습 인프라(CUDA, 파이토치 생태계)와 호환되나, 아니면 새 하드웨어가 필요한가
    • 사전학습 시간과 비용은 어떤가

    학계에서도 수년간 “어텐션을 대체했다”는 논문이 꾸준히 나왔지만, 실용화 단계에서 가로막힌 경우가 많았다. 수학적 복잡도를 낮춰도 실제 하드웨어에서의 메모리 접근 패턴, 병렬화 가능성 등 다른 변수들이 성능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MIT 테크 리뷰가 전한 바에 따르면, Subquadratic 같은 스타트업들이 실제 검증 자료를 공개하기 시작하는 단계가 바로 이 국면이다. 진짜 도약은 논문이 아니라 오픈소스 코드와 검증된 벤치마크가 함께 나올 때 시작된다.

    출처: MIT Tech Review AI

  • 핵융합 에너지 원리부터 상용화 시점까지 — 9조 원이 몰리는 진짜 이유

    핵융합 에너지 원리부터 상용화 시점까지 — 9조 원이 몰리는 진짜 이유

    핵융합 스타트업들이 끌어모은 돈이 71억 달러(약 9조 원)를 넘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빌 게이츠가 줄줄이 이 판에 뛰어들었다. 그런데 “핵융합이 뭐냐”고 물으면 제대로 설명하는 사람이 드물다. 핵분열이랑 같은 건지, 방사성 폐기물은 나오는 건지, 전기는 언제쯤 들어오는 건지 — 한 번에 정리해 본다.

    핵융합과 핵분열, 헷갈리면 진짜 안 된다

    핵분열(Fission)은 우라늄 같은 무거운 원자핵을 쪼개 에너지를 얻는 방식이다. 체르노빌, 후쿠시마.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이 수만 년간 남는다.

    핵융합(Fusion)은 반대다. 수소처럼 가벼운 원자핵 두 개를 합쳐 헬륨을 만드는 과정에서 에너지가 나온다. 태양이 빛과 열을 내는 원리가 바로 이것이다. 연료는 바닷물에서 추출하는 중수소(Deuterium)와 삼중수소(Tritium). 사고가 나면 반응 자체가 멈춘다. 체르노빌 같은 연쇄 폭발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구조다.

    폐기물 문제도 차원이 다르다. 핵분열처럼 수만 년을 땅에 묻어야 하는 고준위 폐기물 대신, 핵융합은 구조재(벽, 배관 등)가 중성자를 맞아 활성화되는 수준이고 수십~수백 년 내에 무해해진다. 비교 자체가 안 된다.

    핵융합 발전은 어떻게 작동하나

    핵융합을 일으키려면 1억 도 이상의 플라즈마 상태를 만들어야 한다. 태양 중심부보다 뜨거운 온도다. 이 환경에서 수소 원자핵들이 서로의 전기적 반발을 이겨내고 합쳐진다.

    문제는 이 초고온 플라즈마를 담을 용기가 없다는 것이다. 해결 방식이 크게 둘이다:

    • 토카막(Tokamak): 도넛 모양의 자기장 용기로 플라즈마를 가두는 방식. 한국의 KSTAR, 국제 프로젝트 ITER가 이 방식이다.
    • 관성 봉사(ICF): 레이저로 연료 펠릿을 사방에서 압축해 순간적으로 핵융합을 일으키는 방식. 미국 NIF(국립점화시설)가 2022년에 에너지 이득을 달성해 전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민간 스타트업들은 구형(Spherical) 토카막, 자기거울, 레이저 직접 구동 등 변형 방식도 적극 시도 중이다.

    60년 된 기술인데 왜 아직도 안 되나

    “항상 30년 후의 기술”이라는 말이 있다. 1950년대부터 연구해 왔는데 상용 발전소 하나 없다는 비아냥이다. 솔직히 이 지적은 완전히 틀리지 않았다.

    핵심 장벽은 두 가지였다.

    첫째, 에너지 수지 문제. 플라즈마를 유지하는 데 드는 에너지보다 핵융합에서 나오는 에너지가 많아야 한다. 이걸 Q>1이라고 한다. NIF가 2022년에 처음 Q>1을 달성했지만, 레이저 자체를 구동하는 에너지까지 포함하면 여전히 적자다. 이 부분이 늘 발목을 잡는다.

    둘째, 소재 문제. 중성자 폭격을 수십 년간 견디면서 형태를 유지하는 내열 소재가 없었다. 최근 텅스텐 합금이나 나노 구조 소재 연구가 진전되면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기 시작했다.

    분위기가 달라진 건 최근 몇 년 사이다. AI와 고성능 컴퓨팅 덕분에 플라즈마 시뮬레이션 정확도가 획기적으로 높아졌고, 초전도 자석 기술이 도약해 더 작고 강한 자기장을 만드는 게 가능해졌다. 60년 전과는 도구 자체가 다르다.

    민간 자본이 9조 원을 쏟아붓는 이유

    정부 주도 프로젝트의 한계도 적지 않다. ITER는 1985년에 구상해서 2025년에야 플라즈마를 처음 태울 예정인 국제 프로젝트다. 35개국이 참여하는 만큼 의사결정이 느리고, 예산은 계속 초과됐다.

    민간은 다르다. TechCrunch 보도를 보면 민간 핵융합 기업들이 끌어모은 투자 총액이 71억 달러를 넘었고, 대부분이 소수의 선두 기업에 집중됐다:

    • Commonwealth Fusion Systems (CFS): MIT 스핀오프. 고온 초전도 자석 기술 기반. 20억 달러 이상 유치.
    • TAE Technologies: 수소-붕소 연료 방식 탐구. 12억 달러 이상 조달.
    • Helion Energy: 마이크로소프트와 전력 구매 계약 체결. 오픈AI 샘 알트만이 개인 투자한 회사.
    • General Fusion: 캐나다 기반, 액체 금속 압축 방식 실험 중.

    공통점은 하나다. “정부 예산이 아닌 투자 수익”이 목표다. 타임라인도 훨씬 공격적이어서, 일부는 2030년대 초 시범 발전을 목표로 내걸었다. 5년 전까지는 이런 주장 자체가 없었다.

    상용화까지 남은 변수들

    낙관론만 있는 건 아니다.

    트리튬 공급이 첫 번째 병목이다. 삼중수소(트리튬)는 자연에 거의 없고, 지금은 원자력 발전소 부산물로만 소량 얻는다. 발전 규모를 키우려면 리튬과의 반응으로 트리튬을 자체 생산(증식)해야 하는데, 이 기술이 아직 실증되지 않았다. 꽤 큰 공백이다.

    소재 수명도 과제다. 고에너지 중성자를 10~20년간 계속 맞은 소재가 얼마나 버티는지, 실제 핵융합 조건에서 검증된 데이터가 없다.

    전력망 연동도 있다. 발전에 성공해도 기존 전력 인프라와 연결하고 경제성을 맞추는 건 또 다른 도전이다. 이 문제를 너무 가볍게 보는 시각이 많다.

    긍정적 신호도 있다. 한국 KSTAR는 초고온 플라즈마를 48초 유지하는 세계 기록을 세웠고 매년 기록을 갱신 중이다. AI가 플라즈마 불안정성을 실시간으로 예측하고 조정하는 실험도 성공했다.

    지금 투자할 수 있나, 지켜볼 건가

    핵융합 관련 주식에 직접 투자하기는 아직 쉽지 않다. Commonwealth Fusion, Helion 등 주요 기업 대부분이 비상장이고, 공식 IPO 계획도 없다.

    간접 경로는 있다. 핵융합 관련 소재, 초전도 자석, 진공 장비를 만드는 기업들이 공개 시장에 일부 있고, ITER 프로젝트에 부품을 납품하는 한국 기업(두산에너빌리티 등)도 있다.

    기술 흐름을 추적하고 싶다면 Fusion Industry Association(FIA)이 매년 내는 연간 보고서가 기준점이 된다. 각 회사의 기술 방식, 자금 조달 현황, 예상 타임라인을 비교한 자료가 공개돼 있다.

    결국 핵융합은 “될까 안 될까”의 문제가 아니다. “언제, 어느 방식으로”의 문제다. 60년 된 꿈이 민간 자본과 AI의 결합으로 처음으로 현실적 타임라인을 갖기 시작했다.

    출처: TechCrunch

  • LLM이 길수록 느려지는 진짜 이유 — 이차 복잡도 병목 완전 해부

    LLM이 길수록 느려지는 진짜 이유 — 이차 복잡도 병목 완전 해부

    긴 PDF를 GPT-4나 클로드에 통째로 밀어넣어 본 적 있으면 알 거다. 체감상 확연히 느리다. 짧은 질문과 비교하면 응답이 나오기까지 한참을 기다려야 한다. 이게 서버 과부하 탓만은 아니다. 문서 길이가 두 배 늘어나면 처리에 필요한 연산량이 두 배가 아니라 네 배로 뛰는, 구조 자체의 문제다. 현재 LLM(대형 언어 모델)이 가진 가장 근본적인 한계인 이차 복잡도(Quadratic Complexity)가 여기서 비롯된다.

    트랜스포머가 하는 일, 딱 한 줄만

    ChatGPT, 클로드, 제미나이. 지금 쓸 수 있는 거의 모든 LLM은 트랜스포머(Transformer) 아키텍처 위에서 돌아간다. 2017년 구글이 내놓은 이 구조의 핵심은 ‘어텐션(Attention)’ 메커니즘이다.

    어텐션이 하는 일은 단순하다. 모든 단어가 서로를 얼마나 주목해야 하는지를 계산한다. 예를 들어 “나는 사과를 먹었다. 그것은 맛있었다”에서 ‘그것’이 ‘사과’를 가리킨다는 걸 이해하려면, 문장 안의 모든 단어 조합을 하나하나 대조해야 한다. 이 과정이 어텐션이다.

    문제는 이 계산이 단어 수의 제곱에 비례한다는 거다. 100단어짜리 글이라면 100×100=10,000번. 1,000단어짜리라면 1,000×1,000=100만 번. 10배 길어지면 연산은 100배 늘어난다. 입력이 커질수록 비용이 폭발적으로 커지는 구조, 이게 현재 트랜스포머의 숙명이다.

    이차 복잡도가 만들어내는 세 가지 현실 문제

    • 컨텍스트 창 제한: 처리 가능한 텍스트 길이에 상한선이 생긴다. 100만 토큰을 넘는 모델이 나오긴 했지만, 이 역시 어마어마한 연산 비용을 전제로 한다.
    • 속도와 비용: 입력이 길어질수록 추론 속도가 급격히 떨어지고 API 비용도 비선형적으로 증가한다. 장문 처리를 많이 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GPU 비용이 그냥 쌓인다.
    • 메모리 포화: 어텐션 계산 결과를 메모리에 올려야 해서, 긴 컨텍스트를 처리할 때 GPU VRAM을 엄청나게 잡아먹는다. 로컬에서 돌리는 소형 모델이 긴 문서에서 맥을 못 추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병목을 깨려는 두 가지 방향: 선형 어텐션과 SSM

    이 문제를 푸는 연구는 크게 두 갈래로 나뉜다.

    첫 번째는 선형 어텐션(Linear Attention)이다. 기존 어텐션의 수학 구조를 뜯어고쳐서 O(n²) 복잡도를 O(n)으로 줄이려는 접근이다. 계산량이 단어 수에 정비례하게 되면 100만 단어 문서도 이론상 훨씬 빠르게 처리된다. 다만 정확도 손실 없이 이걸 구현하는 게 핵심 과제인데, 아직 완벽하게 풀린 건 아니다.

    두 번째는 SSM(State Space Model)이다. 대표 사례인 Mamba는 트랜스포머와 수학적 기반 자체가 다르다. 긴 시퀀스 처리에 효율적이고, 일부 벤치마크에서는 트랜스포머와 비슷하거나 더 나은 성능을 보인다. 요즘 흐름을 보면 트랜스포머를 완전히 대체하기보다, 두 방식을 섞은 하이브리드 구조가 조용히 늘어나는 추세다.

    스타트업들이 공략하는 지점

    대형 연구소들이 기존 트랜스포머를 점진적으로 개선하는 쪽을 택하는 동안, 일부 스타트업들은 아예 새 아키텍처로 판을 흔들려고 한다. 어텐션 연산을 수학적으로 재구성해서 이차 복잡도 자체를 없애버리겠다는 발상이다.

    근사(approximation) 기법이나 필요한 부분만 계산하는 희소 어텐션(Sparse Attention)도 연구 중이다. 결국 핵심 질문은 하나다. “더 빠른데 성능도 동일한가?” 속도를 얻는 대신 정확도를 잃으면 상업적으로 의미가 없다. 이 트레이드오프를 어떻게 풀어내느냐가 경쟁의 본질이고, 솔직히 여기서 갈린다.

    엔비디아 GPU 시장과의 연결고리

    LLM 병목 문제는 반도체 시장과 직결된다. H100, B200 같은 엔비디아 데이터센터 GPU가 AI 학습·추론에 필수인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어텐션 연산을 빠르게 처리하는 데 특화됐기 때문이다.

    선형 복잡도 아키텍처가 상용화되면, GPU 수요 구조가 달라질 여지가 있다. 지금처럼 고성능 GPU를 수백 장씩 병렬로 쌓지 않아도 더 적은 자원으로 긴 컨텍스트 처리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AI 추론 비용이 대폭 내려가는 시나리오다.

    단기적으로는 GPU 수요가 줄어들기보다, 더 많은 기업이 AI를 도입하면서 전체 파이 자체가 커지는 방향이 현실적이다. 엔비디아가 단기에 흔들릴 구조는 아니지만, 아키텍처 전환이 가속되면 중장기적으로는 변수가 된다. 이건 좀 두고 봐야 한다.

    컨텍스트 창이 크다고 다 좋은 건 아니다

    트랜스포머 기반을 유지하면서 컨텍스트 창을 극단적으로 늘리려는 시도도 계속되고 있다. 구글 제미나이 1.5 Pro가 100만 토큰을 지원하고, 일부 연구 모델은 그 이상을 목표로 한다.

    그런데 컨텍스트 창이 길다고 해서 그 안의 모든 내용을 동등하게 잘 처리하는 건 아니다. ‘중간 소실(Lost in the Middle)’이라는 현상이 실험으로 확인됐는데, 긴 문서의 앞뒤는 잘 참조하지만 중간 부분은 흘려버리는 경향이 있는 거다. 컨텍스트 창을 넓히는 것과 그 안의 정보를 실제로 잘 활용하는 것은 별개 문제다. 창이 크다고 만능은 아니다.

    병목이 풀리면 뭐가 달라지나

    이 방향으로 기술이 발전하면 실제 사용 경험에서 달라지는 건 꽤 구체적이다.

    • 책 한 권 통째로 분석: 긴 법률 문서, 논문 수십 편, 코드베이스 전체를 한 번에 컨텍스트에 올리는 게 현실화된다.
    • 첫 토큰 지연 감소: 현재는 긴 프롬프트일수록 첫 응답이 나오기까지 지연이 생긴다. 선형 복잡도 모델에서는 이 지연이 크게 줄어든다.
    • API 비용 하락: 기업 입장에서 AI 도입 비용의 가장 큰 장벽 중 하나가 낮아진다.
    • 엣지 AI 확대: 스마트폰, 노트북에서 더 강력한 모델을 구동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다.

    트랜스포머가 처음 나왔을 때처럼, 아키텍처 혁신 하나가 AI 생태계 전체를 뒤바꾸는 시나리오가 다시 반복될 수 있다. 아직은 검증 단계지만, 이 분야의 연구 속도를 보면 수년 내에 상용 모델에 반영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지금 LLM의 한계가 답답하게 느껴진다면, 그 답은 아키텍처 수준에서 나오고 있는 중이다.

    출처: MIT Tech Review AI

  • iOS 써드파티 앱스토어 완전 정리: 사이드로딩 원리부터 보안 위험까지

    iOS 써드파티 앱스토어 완전 정리: 사이드로딩 원리부터 보안 위험까지

    애플이 App Store 빗장을 풀기 시작했다. EU 디지털시장법(DMA) 발효 이후 써드파티 앱스토어 허용이 현실이 됐고, 비슷한 논의가 브라질·일본 등 여러 나라로 번지고 있다. iOS는 10년 넘게 자사 App Store 하나만 공식 채널로 유지해왔다. 그 구조가 지금 흔들리고 있다.

    써드파티 앱스토어가 뭔지, 사이드로딩이 실제로 어떻게 돌아가는지, 쓸 때 뭐가 좋고 뭐가 위험한지 — 핵심만 짚는다.

    써드파티 앱스토어, 한 줄 정의

    운영체제 제조사가 아닌 외부 업체가 운영하는 앱 배포 플랫폼이 써드파티 앱스토어다. 안드로이드에선 이미 익숙한 풍경이다. 삼성 갤럭시 스토어, 아마존 앱스토어, 각종 APK 배포 사이트가 구글 플레이와 나란히 존재한다. iOS는 달랐다. 2008년 App Store 출시 이후 단 하나의 공식 배포 채널만 허용됐다.

    써드파티 앱스토어가 열리면 애플 심사를 통과하지 못한 앱도 설치하는 게 가능해진다. 여기에 붙는 개념이 사이드로딩(sideloading) — 공식 스토어를 건너뛰고 앱 설치 파일을 직접 받아 올리는 방식이다.

    App Store와 뭐가 다른가

    애플 App Store에는 세 가지 특징이 있다.

    • 심사(Review) 과정: 앱을 등록하려면 애플 가이드라인 검토를 통과해야 한다. 평균 24~48시간, 복잡한 앱은 수 주가 걸린다.
    • 수수료 구조: 앱 내 결제의 15~30%를 애플이 가져간다. 이 구조가 각국 규제 당국의 핵심 타깃이 됐다.
    • 독점 배포: 개발자가 아무리 원해도 App Store를 우회해 iOS 앱을 배포할 방법이 없다.

    써드파티 앱스토어는 이 세 제약을 모두 다르게 설정할 수 있다. 심사를 생략하거나 느슨하게 적용하고, 수수료를 낮추거나 없애고, 애플이 거부한 앱도 유통하는 게 된다. 당연히 플랫폼 성격이 운영사마다 완전히 달라진다.

    사이드로딩, 실제로 어떻게 돌아가나

    iOS의 사이드로딩 구조는 안드로이드와 근본적으로 다르다.

    안드로이드는 설정에서 “알 수 없는 출처 허용”만 켜면 APK 파일을 바로 설치할 수 있다. iOS에는 이 옵션 자체가 없다. 써드파티 앱스토어를 허용하려면 애플이 운영체제 수준에서 외부 앱 설치를 허용하는 API를 직접 열어야 한다. 애플이 자진해서 열 리 만무하다. 규제가 강제한 것이다.

    EU에서 실제로 구현된 방식을 보면 절차가 꽤 까다롭다는 걸 알 수 있다.

    • 써드파티 마켓플레이스 운영자는 애플에 신청해 마켓플레이스 키트(Marketplace Kit)를 받아야 한다
    • 운영자는 최소 100만 유로의 신용장을 제출해야 한다
    • 앱을 설치할 때 iOS는 여전히 공증(notarization) — 최소한의 악성코드 검사 — 을 요구한다
    • 사용자는 외부 스토어를 설치할 때 여러 단계의 경고 화면을 통과해야 한다

    “완전 개방”이라기보다 조건부 허용이다. 애플은 규제 요건은 충족하면서 최소한의 통제권은 유지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건 솔직히 꽤 영리한 전략이긴 하다.

    써드파티 스토어에서 뭐가 달라지나

    앱 생태계에서 기대할 수 있는 변화는 크게 세 가지다.

    1. App Store에서 쫓겨났던 앱들의 귀환
    게임 에뮬레이터, 일부 VoIP 앱, 자체 결제 방식을 쓰는 앱들은 오랫동안 App Store 심사에서 탈락하거나 삭제됐다. 써드파티 스토어에서는 이 앱들을 배포할 공간이 생긴다. 닌텐도 게임을 에뮬레이터로 돌리고 싶었던 파워 유저라면 이미 귀가 솔깃할 얘기다.

    2. 앱 가격 인하 가능성
    수수료 30%가 사라지면 개발자들이 앱 가격이나 인앱 결제 비용을 낮출 유인이 생긴다. 물론 시장 경쟁이 실제로 불붙었을 때 얘기다. 지금 당장 모든 앱이 싸진다는 보장은 없다.

    3. 기업 내부 앱 배포 간소화
    현재도 기업은 MDM(모바일 기기 관리) 솔루션으로 내부 앱을 배포하지만 절차가 복잡하다. 써드파티 스토어가 자리를 잡으면 이 과정이 훨씬 단순해지는 시나리오도 열린다.

    보안 위험, 진짜 얼마나 심각한가

    애플이 써드파티 앱스토어를 막아온 공식 이유가 보안이었다. 위험이 전혀 없다고 말하면 거짓말이다.

    안드로이드 생태계 데이터가 참고가 된다. 악성 앱의 상당수가 공식 구글 플레이가 아닌 외부 소스에서 유포된다. 카스퍼스키 등 보안 업체 분석에 따르면 사이드로딩을 통한 감염 비율이 구글 플레이 경로보다 유의미하게 높다. iOS라고 예외가 될 근거는 없다.

    다만 위험의 크기는 어떤 써드파티 스토어를 쓰느냐에서 갈린다.

    • AltStore나 Setapp Mobile처럼 운영 주체가 명확하고 자체 심사 기준이 있는 스토어는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 출처 불명의 스토어에서 크랙 앱이나 무료 게임을 받는 건 안드로이드의 APK 사이트를 쓰는 것과 똑같다

    플랫폼 개방 자체가 문제가 아니다. 사용자가 어디서 받느냐가 보안을 결정짓는 구조가 된다. 이게 오히려 더 무섭다. 애플이 일괄 차단하던 시대가 끝나면, 그 판단을 사용자가 직접 해야 하니까.

    애플이 반대하는 진짜 속내

    보안은 공식 명분이고, 수익 구조 보호가 본질에 가깝다.

    App Store는 애플 서비스 매출의 핵심 수익원이다. 서비스 부문 매출이 연간 1000억 달러를 향해 달리고 있고, 앱스토어 수수료가 그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써드파티 앱스토어가 확산되면 개발자들이 애플 결제를 우회하면서 이 수익이 직접 줄어드는 구조다.

    EU DMA 발효 이후 애플이 도입한 대안적 수수료 체계를 보면 이 속내가 더 선명해진다. “Core Technology Fee”라는 이름으로 사실상 새로운 우회 수수료를 만들어낸 것이다. 개발자 커뮤니티에서 반발이 거셌고, Engadget이 전한 바에 따르면 다수 매체가 이 구조를 “규제는 따르되 수익은 지킨다”는 전략으로 분석했다.

    일반 사용자한테는 의미 있는 변화인가

    당장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솔직히.

    써드파티 앱스토어가 열린 EU에서도 실제 이용률은 낮다. AltStore, Setapp Mobile 등이 출시됐지만 App Store를 대체할 규모는 아직 아니다. 개발자들도 복수 스토어를 관리하는 부담보다 App Store 하나에 집중하는 쪽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생태계가 하루아침에 바뀌진 않는다.

    장기적으로는 구조가 다르게 흘러간다. 경쟁 압력이 생기면 앱 가격이 내려가거나 개발자 정책이 완화될 여지도 생긴다. 규제가 확산되는 방향은 분명하다. 더 많은 나라가 같은 요구를 할수록 애플의 협상력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

    게임 에뮬레이터나 특수 도구가 필요한 파워 유저한테는 이미 체감되는 변화다. 나머지 사용자한테는 수년 안에 서서히 와닿을 일이다. 지금 당장 써드파티 스토어를 찾아 헤맬 필요는 없지만, iOS 생태계가 어떻게 재편되는지 흐름 정도는 알아두면 손해는 아니다.

    출처: Engadget

  • 블루투스 이어폰 도청, 실제로 가능하다 — 취약점 원리와 예방법 5가지

    블루투스 이어폰 도청, 실제로 가능하다 — 취약점 원리와 예방법 5가지

    칩셋 하나가 터지면 수십 개 브랜드가 동시에 뚫린다. 헤드폰 제조사 한 곳 문제가 아니다. 같은 무선 통신 칩을 나눠 쓰는 브랜드들이 줄줄이 같은 구멍에 빠지는 구조. 이게 블루투스 보안의 가장 불편한 현실이다.

    실제로 반복되고 있다. 특정 무선 이어폰 모델에서 발견된 취약점이 경쟁사 기기에서 그대로 재현된다는 연구 결과가 꾸준히 나온다. Ars Technica가 이 주제를 계속 다루는 것도 그래서다. 블루투스 도청 공격이 영화 속 설정만은 아닌 셈이다.

    블루투스 도청 공격, 어떻게 작동하나

    블루투스는 기기 간 페어링 과정에서 암호화 키를 교환한다. 이 교환 절차에 허점이 생기면 공격자가 끼어들 틈이 열린다. 주요 공격 방식은 세 가지.

    • BIAS (Bluetooth Impersonation Attack): 이미 페어링된 기기를 사칭해 연결을 가로채는 방식. 인증 절차를 건너뛰게 만들어 중간자 역할을 한다.
    • BLESA (Bluetooth Low Energy Spoofing Attack): BLE 기기가 재연결할 때 인증을 우회하는 기법. 무선 이어폰 대부분이 BLE를 쓰니 직접적인 위협이 된다.
    • 펌웨어 익스플로잇 도청: 기기 내부 펌웨어 결함을 이용해 오디오 스트림을 직접 가로채는 방식. 셋 중 가장 정교하고 위험하다.

    공격 범위는 블루투스 신호가 닿는 거리, 약 10~100m 이내다. 카페, 지하철, 사무실처럼 사람이 몰리는 공간에서 이론적으로 실행된다.

    어떤 기기가 위험한가

    무선 이어폰 시장에 블루투스 칩셋을 공급하는 회사는 생각보다 적다. 퀄컴(Qualcomm), 미디어텍(MediaTek), 브로드컴(Broadcom) — 이 세 곳이 시장 대부분을 가져간다. 칩 하나에서 취약점이 나오면 그 칩을 쓰는 여러 브랜드 기기가 한꺼번에 영향권에 들어온다.

    보안 연구자들이 특정 모델을 분석할 때 같은 칩셋 계열 기기들을 함께 들여다보는 이유다. 취약점 하나가 업계 전체 문제가 된다.

    위험도가 높은 조건은 이렇다:

    • 펌웨어 업데이트를 오래 못 받은 구형 기기
    • 단종된 모델 (제조사가 패치를 더 이상 내놓지 않음)
    • BLE 방식 스마트워치, 피트니스 트래커, 무선 이어폰
    • 전용 앱 없이 독립 동작하는 저가형 블루투스 기기

    펌웨어 업데이트가 핵심인 이유

    하드웨어 결함과 달리 블루투스 보안 취약점은 대부분 펌웨어 패치로 잡힌다. 칩을 교체하지 않아도 소프트웨어 레벨에서 인증 로직을 고치거나 취약 코드를 수정하는 게 가능해서다.

    문제는 두 곳에서 생긴다.

    첫 번째는 패치 배포 속도다. 보안 연구자가 취약점을 발견해 제조사에 신고한 뒤, 실제 기기에 업데이트가 닿기까지 수개월이 걸리는 경우가 많다. 취약점이 공개된 뒤에도 패치를 받지 못한 기기들이 그대로 유통된다.

    두 번째는 업데이트 인지율이다. 스마트폰 OS 업데이트는 알림이 뜨지만, 무선 이어폰 펌웨어는 제조사 앱을 직접 열어봐야 확인된다. 앱을 평소에 쓰지 않으면 몇 년째 밀린 업데이트를 모르고 지나친다. 솔직히 이 부분이 더 현실적인 문제다.

    사용자가 직접 할 수 있는 보안 설정 5가지

    취약점 패치는 제조사 몫이다. 하지만 공격 표면을 줄이는 건 사용자가 직접 챙길 수 있다.

    • 블루투스, 쓸 때만 켜기: 안 쓸 때 꺼두는 것만으로 공격 시도 자체가 차단된다. 스마트폰 설정에서 블루투스 자동 켜짐 옵션도 비활성화하는 게 낫다.
    • 오래된 페어링 기기 목록 정리: 한 번 연결하고 다시 쓰지 않은 기기는 목록에서 지운다. 공격자가 기존 페어링 정보를 악용하는 방식을 막는 데 효과적이다.
    • 제조사 앱 알림 허용: 삼성 Galaxy Wearable, 소니 Headphones Connect, Beats 앱 등 공식 앱을 깔고 알림을 켜두면 펌웨어 업데이트 소식을 빠르게 받는다.
    • 민감한 통화 시 유선 이어폰 사용: 카페나 지하철처럼 사람이 많은 공간에서 기밀 업무나 금융 정보를 논의할 때는 유선이 현실적인 대안이다.
    • 구형 기기 지원 종료 여부 확인: 출시 5년 이상 된 기기는 제조사 지원이 끊겼을 가능성이 높다. 공식 사이트에서 해당 모델 지원 종료 여부를 확인하고, 패치가 더 안 나온다면 교체가 합리적인 선택이다.

    제조사마다 대응 속도가 다른 이유

    취약점 대응 속도, 제조사마다 차이가 크다. 대형 제조사는 버그 바운티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어서 보안 연구자 신고가 들어오면 비교적 빠르게 움직인다.

    저가 OEM 브랜드들은 얘기가 다르다. 칩셋 제조사의 패치가 나와도 자사 기기에 적용하는 작업을 건너뛰는 경우가 있다. 칩셋 패치는 공개됐는데 정작 실제 기기는 영원히 취약한 채로 남는다. 좀 역설적인 상황이다.

    보안 연구자들이 수개월이 지나도록 패치가 배포되지 않은 사례를 외부에 공개하는 것도 제조사에 압박을 가하기 위한 수단이다. 그래서 취약점의 존재보다, 패치가 실제 기기에 닿는지 여부가 보안 측면의 더 중요한 질문이 된다.

    그래서 얼마나 걱정해야 하나

    솔직히 말하면, 일반 소비자를 노린 블루투스 도청 공격이 대규모로 터진 사례는 아직 없다. 공격 자체가 기술적으로 복잡하고, 피해자와 물리적으로 가까운 거리에 있어야 하며, 실행 시간도 만만치 않다.

    다만 기업 임원, 변호사, 의사, 정치인처럼 민감한 정보를 다루는 직군은 얘기가 달라진다. 블루투스 취약점을 이용한 표적 공격은 보안 연구 환경에서 이미 재현된 바 있고, 실제 스파이 활동에서 유사 기법이 쓰인 사례도 문서로 남아 있다.

    결국 이 질문 하나로 귀결된다. “내 대화가 누군가에게 얼마나 가치 있는가?” 그 가치가 클수록 보안 습관도 그에 맞게 따라붙어야 한다. 일반 사용자라면 펌웨어 업데이트를 꼼꼼히 챙기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민감한 정보를 다루는 직군이라면 유선 이어폰 전환이나 블루투스 비활성화가 더 현실적인 선택이다.

    출처: Ars Technica

  • 안드로이드 앱 검증 완전 정리: 구글이 실제로 하는 일과 사이드로드 APK 안전 체크법

    안드로이드 앱 검증 완전 정리: 구글이 실제로 하는 일과 사이드로드 APK 안전 체크법

    손전등 앱이 연락처 접근을 요청해온 적 있다. 거절하고 넘겼는데 찜찜했다. 구글 플레이에서 정식으로 내려받은 앱이었는데도. 알고 보면 이 찜찜한 느낌이 맞다. 앱 출처가 어디든 무조건 신뢰하면 안 된다. 안드로이드 앱 검증 시스템은 그 의심 하나하나를 기술적으로 걸러주는 장치다.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면 내 폰이 어느 수준까지 보호받고 있는지 직접 판단할 수 있다.

    앱 검증이 뭔가

    구글 플레이 프로텍트(Google Play Protect). 설정 어딘가에서 본 적 있을 텐데, 그게 앱 검증의 핵심 엔진이다. 설치할 때 한 번 훑고 끝나는 게 아니다. 설치 이후에도 주기적으로 재검사한다. 이 점이 다른 플랫폼과의 결정적인 차이다.

    구글이 확인하는 항목은 크게 세 가지다:

    • 앱 서명(Digital Signature): 개발자가 배포한 원본 파일인지, 중간에 누군가 변조하지 않았는지 확인
    • 행동 분석: 설치 후 앱이 과도한 권한을 요청하거나 수상한 외부 서버와 통신하는지 지속 모니터링
    • 악성코드 데이터베이스 대조: 이미 알려진 악성 앱 목록과 해시값을 비교해 걸러냄

    구글 플레이 프로텍트, 실제로 뭘 잡아내나

    앱을 내려받는 순간 검증이 시작된다. 구글 서버가 해당 앱의 해시값(고유 식별 코드)을 기존 데이터베이스와 대조한다. 등록된 악성 앱 기록이 있으면 설치를 막거나 경고를 띄운다. 여기까지는 직관적이다.

    진짜 까다로운 경우는 신종 악성 앱이다. 구글 데이터베이스에 아직 등록되지 않은 것들. 이때 행동 기반 탐지가 역할을 맡는다. 설치 이후에도 앱이 연락처를 몰래 수집하거나, 위치 정보를 외부 서버로 계속 쏘거나, 다른 앱 데이터에 접근을 시도하면 이상 징후로 판단한다. 해시값 대조는 기존에 알려진 위협만 잡지만, 행동 분석은 처음 보는 위협까지 걸러낼 여지가 있다. 이게 플레이 프로텍트의 실질적인 강점이다.

    사이드로드 앱, 왜 문제가 되나

    사이드로드(Sideload)는 공식 앱 스토어를 거치지 않고 APK 파일을 직접 설치하는 방식이다. 구글 플레이에서 삭제된 앱, 특정 지역에서만 출시된 앱, 개발자 베타 버전이 필요할 때 쓴다. 이 방식 자체가 불법은 아니다.

    문제는 가짜 은행 앱, 게임으로 위장한 악성코드 대부분이 이 경로로 유포된다는 점이다. 공식 스토어의 검수를 통째로 건너뛰기 때문에, 파일 자체를 검증할 주체가 없다. 안드로이드는 사이드로드를 막지는 않는다. 대신 “알 수 없는 출처” 허용을 수동으로 켜야만 외부 APK를 설치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귀찮게 만든 데는 이유가 있다. 설치 시점에 플레이 프로텍트가 한 번 더 스캔하는 이중 장치도 있다. 그래도 공식 검수 과정을 우회한다는 사실 자체가 리스크다.

    서드파티 앱 스토어, 어디까지 믿을 수 있나

    안드로이드는 iOS와 달리 서드파티 앱 스토어를 허용한다. 그런데 다 같은 수준이 아니다. 신뢰도 차이가 꽤 크다:

    • 삼성 갤럭시 스토어: 삼성 기기 전용. 구글 플레이와 별도로 자체 검수를 거친다
    • 아마존 앱스토어: 파이어 기기 외에도 일반 안드로이드에서 설치 가능. 자체 검수 프로세스가 있다
    • F-Droid: 오픈소스 앱만 모아둔 커뮤니티 스토어. 광고 없고 추적 코드 없는 앱들로 구성됐다. 소스코드 자체가 공개되니 투명성은 제일 높다고 봐도 된다
    • APKPure / Aptoide: 비공식 스토어. 검수 기준이 구글 대비 훨씬 느슨하다. 여기서 받은 파일은 일단 의심부터가 맞다

    서드파티 스토어에서 가장 경계할 부분은 앱 서명 검증 기준이 구글만큼 엄격하지 않다는 점이다. F-Droid는 그나마 구조적으로 투명하지만, APKPure처럼 불특정 제3자가 올린 파일을 재배포하는 구조는 다르다. 이건 솔직히 믿고 쓰기에는 찜찜한 구조다.

    9월부터 뭐가 달라지나

    구글이 앱 검증 시스템을 서드파티 앱 스토어까지 확장한다. Ars Technica가 전한 바에 따르면 9월부터 본격 적용될 예정이다. 삼성 갤럭시 스토어, 아마존 앱스토어 같은 인증된 스토어에서 내려받은 앱도 구글의 검증 인프라를 통과해야 설치가 완료된다는 뜻이다.

    실사용자 입장에서 달라지는 건 두 가지다:

    • 설치 속도: 검증 과정이 추가되면서 설치 시간이 소폭 늘어날 수 있다
    • 보안 커버리지 확대: 지금까지 구글 플레이 외 경로로 설치한 앱은 보호 범위가 약했는데, 동일한 보안 기준이 적용된다

    우려도 있다. 구글이 어떤 스토어를 “인증”하느냐에 따라 앱 생태계 판도가 바뀐다. 인증받지 못한 소형 서드파티 스토어는 사실상 사용이 어려워질 수 있어서다. 안드로이드의 개방성이 좁아지는 셈인데, 보안 강화와 개방성 축소를 같은 조치로 묶은 구성이라 입장마다 평가가 갈린다.

    내 폰 보안 상태, 지금 바로 확인하는 법

    구글 플레이 프로텍트 상태는 설정에서 직접 볼 수 있다.

    확인 경로: 구글 플레이 앱 → 프로필 아이콘 → Play 프로텍트

    최근 스캔 결과, 발견된 위협 앱, 활성화 여부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이 기능이 꺼져 있다면 즉시 켜야 한다. 추가로 점검할 항목:

    • “알 수 없는 출처” 허용 앱 목록 확인 (설정 → 앱 → 특별한 앱 권한)
    • 최근 설치 앱 중 출처가 불분명한 것이 있는지 확인
    • 과도한 권한을 요구하는 앱이 있다면 권한 회수 또는 삭제

    결국 어떤 설치 습관이 안전한가

    앱 검증 시스템이 아무리 정교해도, 사용자 행동이 보안의 첫 번째 방어선이다. 기술에만 기대면 반드시 빈틈이 생긴다. 현실적으로 지킬 수 있는 원칙 세 가지:

    • 공식 스토어 우선: 구글 플레이, 삼성 갤럭시 스토어처럼 검수 프로세스가 있는 곳에서만 설치
    • APK 직접 다운로드 최소화: 개발사 공식 사이트에서 직접 제공하는 경우가 아니면 APK 파일 링크는 일단 의심
    • 권한 요청은 꼼꼼히: 손전등 앱이 연락처 접근을 요청하면 설치 안 하는 게 맞다. 타협 없이

    OS 업데이트도 보안과 직결된다. 구글 보안 패치는 이미 발견된 취약점을 차단하는 데 핵심적이다. 업데이트 알림을 습관적으로 미루고 있다면 돌아볼 만하다. 검증 시스템이 강화될수록, 마지막 방어선은 결국 사람이다.

    출처: Ars Technica

  • 태양 지구공학, 진짜로 쓸 수 있는 기후 비상구일까

    태양 지구공학, 진짜로 쓸 수 있는 기후 비상구일까

    1991년 필리핀 피나투보 화산이 터졌다. 이산화황 수천만 톤이 성층권을 뒤덮었고, 이듬해 지구 평균 기온이 약 0.5°C 떨어졌다. 과학자들은 이 자연재해를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다 — “우리가 인위적으로 이걸 흉내낼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태어난 게 태양 지구공학이다. SF 소재였던 이 발상이 하버드·옥스퍼드 연구비를 받으며 진지한 과학 논쟁의 중심에 올라섰다. 수십 개 연구팀이 뛰어들었고, 정책 토론장에서도 슬슬 이름이 오르내린다. 효과는 있을까. 있다 해도 써도 되는 건지. 두 질문은 따로 따져봐야 한다.

    태양 지구공학, 개념부터 짚자

    지구공학(Geoengineering)은 크게 두 방향이다. 탄소 제거(Carbon Dioxide Removal, CDR)는 이산화탄소를 대기에서 직접 뽑아내는 방식이다. 태양 복사 관리(Solar Radiation Management, SRM), 즉 태양 지구공학은 방향이 다르다. 탄소를 줄이는 게 아니라 들어오는 햇빛 자체를 반사시켜 온도를 낮추자는 것.

    원리는 단순하다. 지구 규모의 차광막을 치는 것. 온실가스는 그대로 두고 오는 열만 막겠다는 발상이다. 이게 솔직히 좀 아찔한 구석이 있다.

    햇빛을 막는 방법 3가지

    1. 성층권 에어로졸 주입(SAI)
    가장 많이 연구된 방식이다. 비행기나 기구로 고도 15~25km 성층권에 황산염 같은 반사 입자를 살포한다. 피나투보 화산 사례가 자주 인용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자연이 이미 실험을 한 번 해줬으니.

    2. 해양 구름 밝기 증가(MCB)
    바닷물 입자를 저고도 구름에 뿌려 구름을 더 밝게, 반사율을 높이는 방법이다. SAI보다 국지적 적용이 가능하고 효과가 비교적 빨리 사라진다. “되돌리기 쉬운 옵션”으로 거론되는 건 이 때문이다.

    3. 우주 차광판
    지구와 태양 사이 라그랑주 점(L1)에 거대한 반사막을 설치하는 아이디어다. 이론적으로는 가장 깔끔하다. 다만 현재 기술 수준과 비용을 따지면 단기 선택지에는 없다. 그냥 개념 수준.

    시뮬레이션상으로는 된다 — 문제는 그다음부터

    컴퓨터 시뮬레이션 결과만 보면 SAI는 꽤 강력하다. 성층권에 충분한 반사 입자를 주입하면 지구 평균 기온을 수년 안에 1~2°C 낮추는 게 수치상으로는 가능하다는 얘기다.

    ‘평균 기온’이 전부가 아닌 게 문제다. 지역별 강수 패턴이 통째로 달라진다. 어떤 지역에는 가뭄이, 다른 지역에는 홍수가 심해질 가능성이 있다. MIT 테크 리뷰가 전한 연구들도 이 지점을 반복해서 짚는다 — 지구 시스템은 햇빛 하나만 건드려도 예상 못한 연쇄 반응이 터진다고.

    연구자들도 인정하는 미해결 문제들

    솔직하게 말해서 난제가 한둘이 아니다.

    • 종료 문제(Termination Shock): 일단 시작하면 갑자기 못 멈춘다. SAI를 급작스럽게 중단하면 억눌렸던 온난화가 급반등한다. 수십 년을 끊임없이 운영해야 한다는 뜻이다.
    • 오존층 파괴: 황산염 입자는 성층권 오존을 분해한다. 기온을 낮추면서 오존층을 깎아먹는 거래가 될 수도 있다.
    • 지역 불균형: 적도 인근 국가들은 강수량 감소 피해를 볼 수 있고, 고위도 국가들은 상대적 이득을 본다. “누가 이기고 누가 지나”는 결국 정치 싸움이다.
    • 모니터링 한계: 실제 입자를 뿌렸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는 소규모 실험 없이는 모른다. 그런데 소규모 실험조차 시작하는 순간 윤리·법적 논쟁이 터진다.

    찬반 양쪽 논리, 각각 따져보면

    찬성 측 논거는 현실론이다. 탄소 배출 감축이 너무 느리다. 기후 티핑 포인트가 생각보다 빨리 올 수 있다. 최악을 막을 비상 옵션은 최소한 연구라도 해둬야 하지 않냐는 주장이다. 하버드·옥스퍼드가 여기에 연구비를 쏟는 이유기도 하다.

    반대 측은 두 갈래다. 첫째, 윤리적 반대 — “인류가 기후 시스템을 통제할 권리가 있냐”는 근본 질문이다. 둘째가 더 현실적으로 무겁다. 태양 지구공학이 가능하다는 믿음이 생기면 탄소 감축 노력이 느슨해진다는 모럴 해저드(Moral Hazard) 우려다. 기후 운동 진영 상당수가 이 이유로 연구 자체를 반대한다. 이건 좀 생각해볼 만한 지점이다.

    기술보다 어려운 문제 — 누가 결정하나

    기술 난제보다 더 근본적인 게 있다. “누가 결정하나”다.

    태양 지구공학을 규율하는 국제 조약도, 거버넌스 체계도 현재 없다. 경제력과 기술력을 갖춘 어떤 주체가 ‘기후 응급상황’을 명분으로 단독 행동에 나설 경우를 막을 법적 수단도 마땅치 않다.

    2021년 스웨덴에서 하버드대 소형 실험 기구 프로젝트(SCoPEx)가 지역 원주민 단체 등의 반발로 취소됐다. 소규모 실험 하나도 이 정도다. 실제 대규모 배치 단계에서의 충돌은 가늠이 안 된다.

    지금 아는 것, 아직 모르는 것

    태양 지구공학은 기후 비상 브레이크가 아니다. MIT 테크 리뷰 등 주요 과학 매체들의 연구를 모아보면, 현재 상태는 “작동할 수도 있는 아이디어”지 “검증된 해결책”과는 거리가 멀다.

    확인된 사실:

    • 대규모 화산 폭발은 자연적으로 단기 냉각 효과를 낸다 (실제 사례 존재)
    • 컴퓨터 모델상 SAI는 평균 기온을 낮추는 데 효과적이다
    • 비용 자체는 다른 기후 대응책보다 상대적으로 낮다

    여전히 모르는 것:

    • 실제 지역별 강수 변화가 어느 정도일지
    • 오존층과 생태계에 미치는 장기 영향
    • 수십 년 지속 운영이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 국제 사회가 합의에 이를 수 있는지

    지구 온난화가 가속화될수록 이 논쟁은 커질 수밖에 없다. 기술이 준비되기 전에 사회적 합의 틀부터 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과학계 내부에서도 힘을 얻고 있다. 연구와 거버넌스 논의를 동시에 굴려야 할 시점이다.

    출처: MIT Tech Review AI

  • 암흑물질, 60년째 못 잡고 있는 우주의 27%

    암흑물질, 60년째 못 잡고 있는 우주의 27%

    우주 질량의 27%는 아직도 정체불명이다. 이름만 붙어 있다 — 암흑물질(Dark Matter). 빛을 내지 않고, 반사도 안 하고, 전자기파 어디에도 안 걸린다. 존재한다는 간접 증거는 수십 년째 쌓이는 중인데, 직접 잡아낸 사람은 60년이 지나도록 단 한 명도 없다.

    중력은 있는데 아무것도 안 보인다

    SF 설정처럼 들릴 수 있다. 그런데 이건 정밀 관측과 계산에서 나온 개념이다.

    우주에는 별, 행성, 가스 같은 눈에 보이는 물질이 있다. 이걸 바리온 물질이라 부른다. 문제는 이 보이는 물질만으로는 은하 회전 속도나 은하단 구조를 전혀 설명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단순 계산상, 관측된 질량만 있다면 은하 바깥쪽 별들이 그 속도로 돌 수가 없다. 뭔가 더 있어야 한다. 그게 암흑물질이다.

    정의는 단순하다. 중력은 발생시키지만 빛과 상호작용하지 않는 물질. 전자기력에 반응하지 않으니 보이지 않고, 약한 핵력에도 거의 반응하지 않으니 잡히지 않는다. 남은 건 중력뿐이다.

    증거는 넘치는데, 본 적은 없다

    역설이다. 없다고 주장하기엔 증거가 너무 많고, 있다고 확신하기엔 직접 검출이 없다.

    • 은하 회전 곡선: 1970년대 천문학자 베라 루빈이 발견했다. 은하 바깥쪽 별들이 이론 예측보다 훨씬 빠르게 돈다. 보이는 질량만으론 설명이 안 된다.
    • 중력 렌즈 효과: 빛은 거대한 질량 근처에서 휜다. 보이지 않는 천체가 만드는 렌즈 패턴이 반복적으로 관측됐다. 눈에 보이지 않는 뭔가가 빛을 구부리고 있다는 뜻이다.
    • 총알 은하단 충돌: 두 은하단이 충돌한 뒤, 가스는 한곳에 뭉쳤는데 중력 중심이 전혀 다른 곳에 있었다. 보이지 않는 물질이 충돌 과정에서 그대로 통과했다는 강력한 근거다.
    • 우주 배경 복사(CMB): 빅뱅 직후 온도 요동 패턴이 암흑물질의 존재를 가정할 때에만 정확히 맞아떨어진다. 맞아떨어지는 정밀도가 우연이라고 보기엔 너무 깔끔하다.

    증거는 있다. 직접 잡기만 하면 된다. 그게 60년째 안 된다.

    WIMP, 60년 1등 후보의 추락

    물리학계가 가장 오래, 가장 진지하게 믿어온 후보는 WIMP(약하게 상호작용하는 거대 입자, Weakly Interacting Massive Particles)다.

    각광받은 이유가 있었다. 초대칭 이론(SUSY)에서 자연스럽게 예측되는 입자였고, 질량 범위도 실험적으로 탐지하기 적당했다. LHC(대형 강입자 충돌기)에서 찾으면 되겠다는 기대도 컸다.

    결과는 참담했다. LHC는 10년 넘게 WIMP를 찾지 못했다. 지하 1km 아래 설치된 액체 제논 검출기들 — LUX, XENON1T, PandaX-4T — 도 마찬가지였다. 실험 민감도는 매년 높아지는데 신호는 없었다. 솔직히 완전히 틀린 건 아닐 수 있다. 그러나 가장 단순한 형태의 WIMP는 이제 살아남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WIMP 이후, 새로 올라온 후보들

    탐색 전선이 확 넓어졌다. 물리학계가 진지하게 다루는 후보만 추려도 네 가지다.

    • 액시온(Axion): 원래 강한 핵력의 CP 위반 문제를 해결하려고 제안된 입자다. 질량이 극히 작고, 특정 조건에서 광자로 변환될 수 있다. 미국 ADMX 실험이 마이크로파 공진기로 탐색 중이다.
    • 스테릴 중성미자(Sterile Neutrino): 일반 중성미자보다 훨씬 무거운 변종으로, 중력으로만 상호작용한다. X선 천문 관측에서 힌트가 나왔다는 주장이 있었지만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 초경량 암흑물질(Fuzzy Dark Matter): 질량이 너무 작아 파동처럼 행동하는 암흑물질이다. 소규모 은하 구조 문제에 답을 줄 가능성 때문에 최근 관련 논문이 빠르게 늘고 있다.
    • 원시 블랙홀(Primordial Black Holes): 빅뱅 초기에 생성된 소형 블랙홀이 암흑물질일 수 있다는 이론이다. LIGO의 중력파 검출 이후 논의가 다시 살아났다.

    지금 지하 1,500m에서 뭘 하고 있나

    전 세계 물리학자들이 손 놓고 있는 게 아니다. 전략이 다각화되면서 실험 설계도 훨씬 창의적으로 바뀌었다.

    • LZ(LUX-ZEPLIN): 미국 사우스다코타 지하 1,500m에 위치한 액체 제논 검출기. 현재 세계 최대 규모의 직접 탐지 실험으로, WIMP 외에도 더 넓은 질량 범위를 커버한다.
    • ADMX: 워싱턴대에서 운영하는 액시온 전용 실험. 강력한 자기장 속에서 액시온이 광자로 변환되는 신호를 잡아낸다.
    • SENSEI와 CDEX: 초경량 암흑물질 탐색용으로 설계된 실험들이다. WIMP보다 훨씬 가벼운 입자까지 탐색 범위를 내렸다.
    • CMB-S4: 차세대 우주 배경 복사 관측 프로젝트. 암흑물질의 우주론적 특성을 더 정밀하게 제한할 것으로 기대된다.

    핵심 변화는 탐색 방향이 “WIMP 하나”에서 “질량 범위 전방위 커버”로 전환됐다는 점이다. 좁은 창문을 들여다보던 방식에서, 창문 전체를 뜯어내는 전략으로 바뀌었다. 이건 후퇴가 아니라 전략 진화다.

    발견되면 뭐가 달라지나

    암흑물질 검출이 단순히 물리학자들의 숙제 해결로 끝나지 않는다.

    우선 표준 모형(Standard Model)이 근본적으로 수정되거나 확장된다. 현대 물리학의 기반 자체가 흔들린다는 얘기다. 암흑물질의 정체에 따라선 에너지·검출 기술에도 새 응용이 열린다. 액시온이 발견된다면, 강한 자기장과 마이크로파를 활용한 에너지 변환 연구가 본격화될 여지가 생긴다. 은하 형성 과정부터 우주의 미래 예측까지, 우주론 전반도 수정된다.

    이걸 20세기 양자역학 발견에 비견하는 물리학자들이 적지 않은데, 그게 과장이 아니라고 본다. 양자역학이 트랜지스터, 레이저, MRI를 낳았듯이, 암흑물질의 정체를 알게 된다면 지금으론 상상하기 어려운 기술들이 뒤따를 가능성이 높다.

    답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건 맞다

    수십 년간 가장 유력하던 이론이 실험에서 계속 빗나간다는 건 불편한 사실이다. 그런데 물리학계의 반응은 포기가 아닌 전략 전환이었다. WIMP 탐색 실패 이후 오히려 탐색 범위가 넓어지고, 실험 기법이 정교해졌다.

    우주의 27%가 뭔지 모른다는 건, 우리가 아는 우주가 전체의 5%도 안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앞으로 10년이 암흑물질 연구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LZ와 CMB-S4, 차세대 액시온 탐색 실험들이 본격 가동되면 “아직 못 찾았다”에서 “이 영역엔 없다”로 범위가 빠르게 좁혀질 것이다. 범위가 좁혀진다는 건 답에 가까워진다는 뜻이다.

    출처: MIT Tech Review AI

  • 전쟁에 AI를 쓰면 어떻게 되나 — 군사 AI의 실체와 킬러 로봇 논쟁

    전쟁에 AI를 쓰면 어떻게 되나 — 군사 AI의 실체와 킬러 로봇 논쟁

    미군은 현재 AI로 드론 표적을 식별하고, 물류 경로를 최적화하고, 사이버 공격을 탐지한다. 영화 이야기가 아니다. 지금 실제로 돌아가고 있는 시스템들이다. 문제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AI가 ‘조언자’ 수준까지 격상되면 어떻게 되냐는 거다. 책임은 누가 지나, 국제법은 어디에 적용되나 — 전쟁의 규칙 자체를 다시 써야 하는 상황이 됐다.

    군사 AI, 지금 어디까지 들어와 있나

    군사 분야 AI 활용은 크게 네 층위로 나뉜다.

    • 정보·감시·정찰(ISR): 위성 이미지, 드론 영상 같은 방대한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해 적의 움직임을 파악한다. 인간 분석가가 수백 시간을 쏟아야 할 작업을 몇 분 만에 처리한다.
    • 사이버전: 네트워크 이상 징후를 탐지하고, 공격 패턴을 학습해 방어 체계를 자동 조정한다.
    • 물류·유지보수: 장비 고장 시점을 예측하고 보급로를 최적화해 전투 지속력을 높인다.
    • 의사결정 지원: 수천 가지 시나리오를 시뮬레이션하고 지휘관에게 최적 선택지를 제시한다. 이 부분이 가장 논쟁적이다. 사실 이게 핵심이기도 하고.

    미국 국방부가 추진 중인 합동전영역지휘통제(JADC2) 프로젝트는 이 네 층위를 하나로 통합하는 걸 목표로 한다. 육해공 드론, 위성, 병사 착용 센서까지 연결해 AI가 전장 전체를 한눈에 조망하는 구조다. 완성되면 지휘관 한 명이 파악하는 전황의 범위가 지금과는 차원이 달라진다.

    AI가 전쟁 결정에 개입하는 세 단계

    결정적 차이는 AI가 ‘언제’ 개입하느냐다. 현재 군사 AI는 세 단계로 분류된다.

    • 인간 주도(Human-in-the-loop): AI가 분석하고 추천하지만 최종 결정은 사람이 내린다. 현재 대부분의 시스템이 여기에 해당한다.
    • 인간 감독(Human-on-the-loop): AI가 자동으로 행동하되, 인간이 개입해 중단시킬 수 있다. 일부 방공 시스템이 이 방식을 쓴다.
    • 완전 자율(Human-out-of-the-loop): AI가 독립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한다. 국제 사회에서 ‘킬러 로봇’이라 부르며 규제를 논의 중인 단계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 보도를 보면, 최근 군사 AI는 단순 분석 도구를 넘어 ‘조언자’ 수준으로 격상되고 있다. 지휘관이 “이 작전의 최적 실행 방안은?”을 AI에게 묻고, AI가 구체적인 전술까지 제안하는 형태다. 인간 참모가 하던 역할을 AI가 밀어내기 시작한 것이다. 솔직히 이 지점에서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이 많을 거다.

    미국, 중국, 이스라엘, 그리고 한국

    군사 AI 경쟁은 사실상 미국과 중국의 대결 구도로 압축된다.

    미국은 팔란티어(Palantir)의 Maven Smart System을 실전 배치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실전 테스트를 거쳤고, 표적 식별 속도가 인간 분석가 대비 수십 배 빠르다는 평가다. 앤드루릭(Anduril)은 자율 드론 시스템을 개발 중이고, 오픈AI도 국방부와의 협력을 공식화했다.

    중국은 ‘지능화 전쟁(智能化战争)’을 공식 군사 독트린으로 채택했다. 인민해방군은 AI 기반 무인 전투체계 개발에 집중 투자하면서 민간 AI 기업과의 군민 융합을 제도화한 상태다.

    이스라엘은 가장 실전 경험이 많은 군사 AI 운용국 중 하나다. 가자 분쟁에서 AI 표적 선정 시스템 ‘라벤더(Lavender)’와 ‘복음(Gospel)’이 사용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윤리 논란에 불을 붙였다. 단순한 기술 논쟁이 아니라 ‘누구를 죽일지 AI가 결정했다’는 문제라 파장이 컸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국방과학연구소(ADD)는 AI 기반 드론 군집 운용과 자율 감시 시스템 개발을 진행 중이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과 맞물려 자율 방어 체계 투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

    국제법은 이걸 어떻게 처리하나

    가장 뜨거운 논쟁은 ‘킬러 로봇’을 금지할 국제 조약이 필요하냐는 문제다.

    현재 국제인도법(IHL)은 두 가지 원칙을 요구한다. 군사 목표물과 민간인을 구별해야 한다는 ‘구별 원칙’, 과도한 피해를 금지하는 ‘비례성 원칙’이다. 문제는 AI가 이 원칙을 실시간으로 적용하는 과정에서 오류를 낼 때 책임이 어디로 가느냐다.

    • 개발사? 알고리즘 설계 결함이라면 가능은 하다. 하지만 전시에 민사 소송을 제기하는 건 현실적으로 무리다.
    • 지휘관? AI의 결정을 사전에 승인했다면 책임이 있다. 수천 건의 자율 판단을 일일이 예측하기가 불가능한 게 문제지만.
    • 국가? 지금으로선 가장 현실적인 책임 주체다. 실질적 억지력이 없다는 게 문제고.

    유엔 특정재래식무기금지협약(CCW) 회의에서 자율무기 규제 논의가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미국, 러시아, 중국 모두 법적 구속력 있는 조약에 반대한다. 군비 경쟁을 스스로 제한할 이유가 없으니까. 이쪽은 기술보다 정치가 더 큰 벽이다.

    군사 AI가 안고 있는 구조적 위험 3가지

    1. 속도의 역설: AI는 인간보다 빠르게 결정한다. 하지만 분쟁 상황에서 너무 빠른 결정은 위기를 확대한다. AI가 오판해 공격 명령을 내리면, 인간이 개입할 시간 자체가 사라진다. 1983년 소련 핵 경보 오작동 사건에서 장교 페트로프가 직감으로 발사 명령을 거부했다. AI에게는 그 직감이 없다.

    2. 데이터 편향: AI는 학습 데이터의 편향을 그대로 흡수한다. 과거 분쟁 데이터로 훈련된 AI가 특정 인종, 복장, 지역을 위험 신호로 학습했다면? 편향된 표적 선정이 자동화된다. 최악의 시나리오다.

    3. 해킹과 기만: 군사 AI 시스템은 적의 사이버 공격과 ‘적대적 예시(adversarial example)’ 공격에 취약하다. 정지 표지판에 스티커 하나를 붙여 자율주행 AI를 속이는 것처럼, 군사 드론의 표적 인식 AI도 같은 방식으로 교란될 수 있다. 아직 뚜렷한 해법이 없다.

    자주 나오는 질문들

    Q. AI가 핵 발사 결정을 내릴 수도 있나?
    공식적으로 핵무기 지휘통제 체계에 AI를 연결하는 국가는 없다. 그런데 핵 조기경보 시스템의 데이터 분석에 AI가 개입하는 건 별개 문제다. 잘못된 경보를 AI가 ‘위협’으로 판단해 의사결정 흐름을 가속화할 위험은 실제로 존재한다.

    Q. 민간 AI 기업은 군사 계약을 거부할 수 있나?
    구글은 2018년 ‘프로젝트 메이븐’ 참여를 직원 반발로 철회했다. 하지만 오픈AI, 팔란티어 등 많은 기업이 국방 계약을 적극 수주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사내 윤리 정책보다 시장 압력이 더 강하게 작동하는 현실이다.

    Q. 한국군은 어떤 AI를 쓰나?
    공개된 내용 기준으로는 드론 군집 제어, 영상 기반 감시 시스템, AI 기반 사이버 위협 탐지 분야에서 연구개발이 진행 중이다. 북한의 비대칭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자율 방어 체계 투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

    결국 기술보다 규칙이 문제다

    군사 AI 기술은 이미 인간의 규범 논의 속도를 앞질렀다. 무기를 만드는 데는 18개월이면 되지만, 국제 조약을 체결하는 데는 수십 년이 걸린다.

    핵심은 두 가지다. AI가 ‘최종 결정권’을 가져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법제화하는 것. 군사 AI 오작동에 대한 명확한 책임 구조를 만드는 것. 이 두 가지 없이 기술만 발전하면, 전쟁의 문턱은 낮아지고 통제력은 약해지는 방향으로만 간다.

    이 분야에서 지금 가장 필요한 건 더 강력한 AI가 아니다. AI를 어떻게 쓸지 결정하는 인간의 의지, 그리고 그 의지를 제도로 만드는 속도다. 기술 발전 속도를 따라잡을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출처: MIT Tech Review 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