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치 권한, 딱 한 번 눌러서 허용했을 뿐인데. 그 사이 내 동선 정보가 어느 광고 회사 서버에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면 기분이 어떨까. 전자프런티어재단(EFF) 조사에서 실제로 이런 사례가 여러 건 확인됐다. 더 황당한 건, 앱을 만든 개발자조차 이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앱에 심어둔 광고 SDK나 분석 라이브러리가 사용자 모르게, 심지어 개발자도 모르는 사이에 위치 데이터를 긁어다 제3자에게 넘기는 구조 때문이다. 테크크런치가 최근 이 문제를 짚었는데, 그 내용을 바탕으로 내 폰에서 위치 정보가 새고 있는지 확인하고 막는 방법을 정리해봤다.
권한은 앱에 줬는데, 데이터는 왜 광고사로 흘러가나
안드로이드 앱을 만들 때 개발자가 코드를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짜는 경우는 드물다. 광고를 붙이거나 사용자 행동을 분석하거나 크래시를 리포트하는 기능, 이런 건 대부분 서드파티 SDK(소프트웨어 개발 키트)를 가져다 쓴다. 문제는 이 SDK가 앱 전체에 부여된 권한을 그대로 물려받는다는 데 있다. 사용자가 위치 정보 허용을 누르면, 그 앱 안에 얹혀 있는 광고 SDK도 똑같이 위치 정보에 접근하게 된다.
개발자 입장에서는 지도 기능이나 배달 앱처럼 실제로 필요해서 권한을 요청한 건데. 정작 그 데이터를 실어 나르는 건 개발자가 통제하지 못하는 외부 코드인 셈이다. 광고 네트워크는 이렇게 모은 위치 데이터를 사용자 프로필과 엮어서 타겟 광고에 쓰거나, 데이터 브로커에 되팔기도 한다. 개발자도 모르는 새 벌어지는 일이라니, 씁쓸하다.
내 폰에서 위치 권한 준 앱, 한눈에 보기
안드로이드라면 설정 → 위치 → 앱 위치 권한 순서로 들어가보자. 어떤 앱이 위치 정보에 접근 가능한지 목록으로 뜬다. 여기서 체크할 부분은 이거다.
- 손전등, 계산기처럼 위치가 전혀 필요 없는 앱이 권한을 갖고 있는지
- 설치만 해두고 안 쓰는 앱이 여전히 권한을 쥐고 있는지
- 같은 카테고리 앱인데 유독 권한이 많은 앱이 있는지
구글 플레이 스토어 앱 상세 페이지의 데이터 보안 섹션에서도 해당 앱이 위치 데이터를 제3자와 공유하는지 표시해준다. 설치 전에 한 번씩 훑어보는 습관, 들이면 좋다.
‘항상 허용’과 ‘앱 사용 중에만’, 뭐가 다른가
위치 권한을 켤 때 보통 선택지가 세 개 뜬다.
- 항상 허용 — 앱을 꺼놔도 백그라운드에서 계속 위치를 추적한다
- 앱 사용 중에만 허용 — 화면에 앱이 떠 있을 때만 위치에 접근한다
- 이번만 허용 — 한 번 쓰고 나면 권한이 자동으로 풀린다
배달 앱이나 내비게이션처럼 실시간 위치가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앱 사용 중에만 허용으로 낮춰두는 편이 안전하다. 백그라운드 위치 추적은 사용자가 앱을 켰는지조차 모르는 사이에 데이터를 쌓는다. SDK가 몰래 위치를 넘기는 구조에서 제일 큰 구멍이 바로 이 지점이다.
광고 ID 재설정, 추적 끊어내는 법
안드로이드에는 앱마다 다른 개인정보 대신, 광고사가 사용자를 식별할 때 쓰는 광고 ID라는 게 있다. 이 값이 그대로 유지되면 여러 앱에서 모은 위치 데이터가 하나의 프로필로 묶일 위험이 생긴다. 설정 → 구글 → 광고 경로로 들어가면 광고 ID를 삭제하거나 새로 발급받을 수 있다. 완전히 막는 방법은 아니다. 다만 기존에 쌓인 프로필과의 연결고리는 끊어내는 효과가 있다.
최근 안드로이드 버전에서는 광고 ID를 아예 꺼버렸을 때 앱들이 대체 식별자를 못 쓰게 막는 옵션도 추가됐다. 메뉴 이름은 기기 제조사나 OS 버전마다 조금씩 다를 수 있으니 참고하자.
위치정보 요구하는 앱, 걸러내는 나만의 기준
설치 전이든 후든, 아래 체크리스트로 한 번씩 걸러보면 도움이 된다.
- 앱의 핵심 기능과 위치 권한 요청이 실제로 맞물리는지 (손전등 앱이 위치를 요구하면 일단 의심)
- 리뷰나 개발자 정보에 낯선 SDK, 과도한 트래커 관련 언급이 있는지
- 구글 플레이 프로텍트, 프라이버시 대시보드에서 최근 권한 사용 이력을 확인했는지
- 비슷한 기능의 앱이 여러 개라면, 요청 권한이 적은 쪽을 고르는지
안드로이드 13 이상이면 설정 → 개인정보 보호 → 프라이버시 대시보드에서 최근 24시간 동안 어떤 앱이 위치 정보에 몇 번 접근했는지 그래프로 확인된다. 생각보다 자주 들락거리는 앱을 발견하면, 그 자리에서 권한을 낮추면 그만이다.
아이폰이라고 완전히 안심할 건 아니다
iOS는 앱 추적 투명성(ATT) 정책 덕분에 광고 목적의 추적을 앱마다 따로 허용받아야 한다. 구조적으로는 확실히 더 촘촘한 편. 다만 위치 권한 자체를 준 다음에는, 그 안에 포함된 SDK가 데이터를 수집하는 구조는 안드로이드와 크게 다르지 않다. 설정 → 개인정보 보호 및 보안 → 위치 서비스에서 앱별 권한을 확인하고, 화면 하단 시스템 서비스 항목에서 ‘중요한 위치’ 같은 백그라운드 추적 기능도 따로 꺼두면 된다.
자주 나오는 질문들
Q. 위치 권한을 다 꺼버리면 앱이 안 돌아가나?
지도, 내비게이션, 배달처럼 위치가 핵심 기능인 앱은 권한을 꺼두면 제대로 작동하기 어렵다. 그 외 대부분 앱은 위치 없이도 아무 문제 없이 돌아간다.
Q. VPN을 쓰면 위치 정보 수집을 막을 수 있나?
VPN은 인터넷 접속 위치, 그러니까 IP 기반 위치를 가려주는 거지, 앱이 GPS나 와이파이로 직접 수집하는 위치 권한 데이터까지 막아주진 않는다. 완전히 별개의 문제로 봐야 한다.
Q. 권한을 껐다가 필요할 때 다시 켜도 되나?
물론이다. 평소엔 꺼두고 내비게이션처럼 위치가 꼭 필요한 순간에만 켰다가 다시 끄는 방식, 이게 제일 안전하다.
출처: TechCrunc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