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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A, 결국 상장폐지…사우디 76조원에 통째로 넘어갔다

    EA, 결국 상장폐지…사우디 76조원에 통째로 넘어갔다

    화요일(현지시간), EA가 정말로 상장폐지 도장을 찍었다. 일렉트로닉 아츠 얘기다. 지난해 9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PIF와 실버레이크, 어피니티 파트너스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550억 달러(약 76조원)에 EA를 통째로 사겠다고 발표한 지 딱 11개월 만이다. FIFA 시절부터 국내 PC방과 콘솔 유저들한테 익숙한 회사라 그런지, 소식이 뜨자마자 국내 게임 커뮤니티에서도 순식간에 퍼졌다.

    역사상 최대 바이아웃, 결국 마무리됐다

    이번 인수, 사상 최대 규모 차입매수(LBO)로 남게 됐다. 2007년 미국 텍사스 전력회사 TXU에너지를 450억 달러에 인수했던 거래가 그동안 1위였는데, EA 딜이 이걸 가볍게 넘어섰다. 인수 자금 상당 부분을 빚으로 조달했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EA가 앞으로 이자만 갚는 데도 꽤나 시달릴 거란 지적이 벌써부터 나온다.

    • 인수 발표: 2025년 9월
    • 거래 종결: 2026년 8월 4일(현지시간 화요일)
    • 거래 규모: 550억 달러(약 76조원)
    • 주도 투자자: 사우디 PIF, 실버레이크, 어피니티 파트너스

    PIF 지분 93.4%, 사실상 새 주인

    디 버지(The Verge) 등 외신을 종합해보면 PIF는 이번 거래로 EA 지분 93.4%를 갖게 될 전망이다. 나머지는 실버레이크와,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가 세운 어피니티 파트너스가 나눠 갖는 구조. 나스닥에서 거래되던 EA 주식은 이날부로 상장폐지 절차에 들어갔고, 30년 가까이 지켜온 상장사 자리를 내놨다.

    사우디는 왜 게임산업에 이렇게 진심일까

    PIF가 게임에 돈을 쏟아붓는 게 EA가 처음은 아니다. 자회사 새비게임즈그룹을 통해 닌텐도, 액티비전 블리자드, 테이크투 인터랙티브 지분을 사들였고, e스포츠 대회 운영사 ESL과 페이스잇도 인수해서 합쳐버렸다. 국내 게이머한테도 낯설지 않은 넥슨, 넷마블, 크래프톤에도 각각 지분을 쥐고 있다. 한국 게임업계에서 PIF 존재감, 이미 만만치 않다.

    물론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국제 인권단체들은 PIF의 대규모 투자를 사우디 정부의 인권 문제를 가리려는 ‘스포츠워싱’ 전략의 연장선으로 봐왔다. EA 인수 발표 당시에도 일부 개발자와 이용자 단체가 우려를 표했었다.

    비상장 전환 후, EA 게임은 뭐가 달라지나

    상장폐지로 EA는 이제 분기마다 실적 발표하고 주주 눈치 보는 일에서 벗어났다. 겉으로 보면 배틀필드6, 에이펙스 레전드, EA 스포츠 FC 같은 라이브 서비스 게임에 길게 투자할 여력이 생긴 셈. 근데 반대로 읽으면 다르다. 인수 부채를 갚으려면 비용 절감 압박이 오히려 커질 수도 있다. EA는 2023년과 2024년에도 수천 명 규모로 인력을 감축한 전례가 있다. 이번 전환이 또 다른 구조조정으로 이어질지, 업계가 지켜보고 있다.

    국내 게이머와 게임업계, 눈여겨봐야 할 이유

    EA 스포츠 FC는 국내 PC방 인기 순위 상위권을 꾸준히 지켜온 타이틀이다. 배틀필드나 심즈 시리즈 팬층도 두껍다. 새 주인이 된 PIF가 넥슨, 넷마블, 크래프톤 지분까지 이미 쥐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얘기가 조금 달라진다. 한국은 하나의 국부펀드 자본이 국내외 주요 게임사 여러 곳에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구조 안에 놓인 셈이다.

    • PIF는 EA 외에도 넥슨·넷마블·크래프톤 지분 보유
    • EA 스포츠 FC는 국내 PC방 인기 순위 상위권 단골
    • 비용 절감 기조가 국내 서비스·현지화 인력에 번질 가능성

    당장 국내 서비스에 뭔가 바뀌진 않을 거다. 다만 특정 국부펀드 자본이 글로벌 게임산업 곳곳에 쌓이는 흐름 자체는 국내 업계도 한 번쯤 눈여겨볼 대목이다. 크래프톤이나 넷마블 같은 국내 대형 퍼블리셔의 지배구조 논의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계속 언급될 걸로 보인다.

    출처: The Verge

  • 크래프톤, 서브노티카2 개발사와 소송전 결국 합의로 마무리

    크래프톤, 서브노티카2 개발사와 소송전 결국 합의로 마무리

    2억 5000만 달러짜리 보너스를 놓고 1년 가까이 끌어온 소송전, 결국 끝났다. 블룸버그 보도에 의하면 크래프톤이 심해 서바이벌 게임 ‘서브노티카2’를 만드는 자회사 언노운 월즈 엔터테인먼트와 합의했고, 스튜디오 직원들에게 보너스를 지급하기로 했단다.

    핵심만 추리면 이렇다.

    • 발단: 크래프톤, 작년 창업자 3인을 잇달아 해임
    • 쟁점: 최대 2억 5000만 달러(약 3,450억 원) 규모 성과 보너스
    • 결과: 소송 종료, 스튜디오 직원 보너스 지급으로 합의

    발단은 창업자 3인 전격 해임

    사건은 작년 크래프톤이 언노운 월즈의 공동창업자 찰리 클리블랜드, 맥스 맥과이어, 그리고 CEO 테드 길을 잇달아 내보내면서 시작됐다. 세 사람 다 스튜디오를 상징하는 얼굴들이었다. 그래서인지 업계에서는 이례적인 조치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서브노티카2 정식 출시를 코앞에 둔 시점이었다는 게 더 걸렸다. 뒷말이 무성할 수밖에.

    당시 일부 매체는 이 인사 조치가 단순한 경영 판단이 아니라 곧 지급해야 할 거액의 보너스와 맞물려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창업자들이 물러난 직후 크래프톤 안팎에서 스튜디오 운영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쏟아진 것도 그래서다.

    3,450억 원 규모 보너스가 쟁점

    갈등의 뿌리에는 크래프톤이 2019년 언노운 월즈를 인수하며 내걸었던 성과 보너스 조항이 있다. 서브노티카2가 특정 조건을 채우고 출시되면 최대 2억 50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3,450억 원을 창업자와 직원들에게 나눠주기로 한 계약이었다.

    문제는 게임이 정식 출시 대신 앞서 해보기(얼리 액세스) 상태로만 계속 머물렀다는 데 있다. 창업자 측은 크래프톤이 보너스 지급을 피하려고 일부러 출시를 늦춘 것 아니냐고 의심했다. 크래프톤은 부인했고, 결국 양측은 법정까지 갔다.

    결국 합의로, 직원 보너스는 지급

    지루한 공방 끝에 양측은 소송을 접었다. 합의안에 따라 크래프톤은 언노운 월즈 스튜디오 직원들에게 보너스를 지급하기로 했다. 다만 해임된 창업자 3인에 대한 별도 보상이나 복직 여부, 정확한 합의 금액 같은 세부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 부분은 끝까지 베일에 싸인 셈.

    업계에서는 이번 합의를 계기로 서브노티카2 출시 일정이 다시 잡힐지가 다음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크래프톤 입장에서도 오래 끌던 잡음을 매듭짓고 개발에 집중할 명분을 얻었다.

    인디 스튜디오 인수 계약은 왜 늘 시끄러운가

    사실 이런 갈등, 크래프톤만 겪는 일이 아니다. 대형 퍼블리셔가 인디 스튜디오를 인수하면서 성과 연동 보너스(언아웃) 조항을 거는 경우가 흔한데, 출시 시점이나 성과 기준을 누가 정하느냐를 두고 창업자와 본사가 부딪히는 사례가 반복돼 왔다. 액티비전이나 EA 산하 스튜디오에서도 비슷한 잡음이 있었다. 게임업계 인수합병 구조가 안고 있는 고질적 리스크, 이번 사건이 다시 한번 보여준 셈이다.

    국내 게이머와 게임사엔 어떤 의미일까

    서브노티카 시리즈는 국내에서도 스팀 마니아층 사이에서 꾸준히 회자되는 생존 게임이다. 그런 만큼 후속작 개발이 정상 궤도에 오른다는 소식 자체가 반갑다. 크래프톤은 펍지(PUBG)로 잘 알려진 국내 대표 게임사다. 해외 인수 스튜디오를 어떻게 관리하는지가 도마에 오른 이번 사건, 국내 게임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인수 후 스튜디오의 독립성과 창업자 대우를 어떻게 설계하느냐가 글로벌 M&A 성패를 가른다는 교훈을 남긴 셈이다. 해외 스튜디오 인수에 속도를 내는 국내 게임사들도 성과 보상 조항을 계약서에 어떻게 명시할지, 이번 사례를 계기로 한 번쯤 점검해볼 만하다.

    출처: The Verge

  • 닌텐도 모바일 게임 전략: 성공과 실패의 공식 분석

    닌텐도 모바일 게임 전략: 성공과 실패의 공식 분석

    닌텐도가 모바일에서 기대 이하였다는 건 게임 업계에선 거의 상식이다. IP는 세계 최강급, 팬덤도 탄탄한데 스마트폰에선 힘을 못 썼다. 전략 실수 하나로 설명하기엔 구조적인 이유가 너무 많다.

    초기 진출: 슈퍼 마리오 런의 빛과 그림자

    2016년 출시된 ‘슈퍼 마리오 런’은 닌텐도 모바일 시대의 포문이었다. 마리오라는 이름 하나만으로 전 세계가 들썩였고, 다운로드 수는 단기간에 기록을 갈아치웠다. 숫자만 보면 성공이었다.

    문제는 돈이었다.

    • 독특한 수익 모델: 일정 구간까지 무료, 이후 전체 콘텐츠는 단일 유료 결제. 부분 유료화도 아니고 광고도 없었다. 깔끔하긴 했는데 시장이 따라주지 않았다. 당시 모바일 유저들은 무료 게임에 완전히 익숙해진 상태였고, 유료 전환율은 기대에 한참 못 미쳤다.
    • 강력한 IP도 못 막은 유료 전환 벽: 마리오라는 이름값이 모바일에선 생각보다 덜 통했다. 닌텐도 입장에서는 IP 가치를 지키려 했지만, 시장의 문법과는 달랐다. 이건 좀 뼈아픈 결과였을 거다.
    • 후속작의 한계: 이후 ‘파이어 엠블렘 히어로즈’, ‘동물의 숲 포켓 캠프’, ‘마리오 카트 투어’가 차례로 나왔다. 반응은 나쁘지 않았지만, 슈퍼 마리오 런이 만들었던 초기 열기를 이어가진 못했다. 장기 흥행 측면에서는 콘솔 게임의 성공과 거리가 있었다.

    닌텐도 핵심 가치와 모바일 시장의 충돌

    닌텐도의 본질은 혁신적인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결합이다. DS의 두 화면, Wii의 모션 컨트롤, 스위치의 도킹 방식 — 이 회사는 하드웨어로 새로운 플레이 경험을 설계하는 걸 DNA처럼 갖고 있다. 모바일엔 그게 없다. 아이폰이든 갤럭시든 똑같은 터치스크린이고, 닌텐도가 하드웨어로 만들어왔던 차별성이 원천 봉쇄된다.

    • 하드웨어 이점 박탈: 닌텐도의 강점인 독점 하드웨어 경험을 모바일에서는 살릴 방법이 없었다. 소프트웨어만으로 싸워야 하는 시장이었다.
    • 조작감의 타협: 닌텐도 게임 특유의 깊은 조작감 — 마리오의 점프 타이밍, 젤다의 퍼즐 구조 — 이걸 터치스크린에 맞게 단순화하면 본래 재미가 뭉개진다. 슈퍼 마리오 런이 ‘오토런’ 방식을 택한 것도 그 타협의 결과다. 잘 만들었지만, 어딘가 닌텐도답지 않다는 느낌을 지우긴 어려웠다.
    • 프리미엄 철학의 충돌: 닌텐도는 게임의 질과 완성도를 중시하고, 이는 유료 결제에 대한 높은 허들로 이어졌다. 모바일 시장의 주류인 F2P(Free-to-Play) 모델과는 처음부터 방향이 달랐다. 이 충돌이 닌텐도 모바일이 주춤했던 핵심 원인으로 지목된다.

    수익 모델의 딜레마: 과금 전략의 한계

    모바일 게임 수익 공식은 단순하다. 일단 무료로 풀고, 인앱 결제로 번다. 확률형 뽑기, 배틀패스, 광고 — 어떻게 조합하든 이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닌텐도는 이 공식을 따르기 싫었다. 솔직히 그 판단 자체는 이해가 된다.

    • IP 가치 수호: 마리오나 링크 캐릭터가 확률형 뽑기 아이템에 얹히는 건 브랜드 훼손이라는 판단이 있었다. 무분별한 과금 유도는 팬들의 신뢰를 갉아먹기 때문이다.
    • 낮은 ARPPU: 유료 전환율이 낮고, 유료 사용자당 평균 수익(ARPPU)도 성공한 다른 모바일 게임에 비해 낮았다. 브랜드는 지켰지만 매출은 아쉬웠다.
    • 의도적 수익 절제: The Verge 보도를 보면, 닌텐도가 모바일에서 의도적으로 수익을 과도하게 추구하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콘솔 게임 판매를 우선시하는 전략과 맞물린 결과다.

    닌텐도는 모바일 게임으로 버는 돈보다, 그 게임이 콘솔 판매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더 중요하게 봤다. 이게 전략이었는지 합리화였는지는 지금도 논쟁 중이다.

    IP 보호와 확장 사이의 균형점

    닌텐도 IP는 그냥 게임 캐릭터가 아니다. 마리오는 미키마우스에 버금가는 문화적 아이콘이고, 포켓몬은 이미 별도 법인이 운영하는 독자 브랜드다. 이 자산을 모바일에서 어떻게 쓸지는, 매출 계산 이전에 리스크 계산이 먼저였을 거다.

    • 신중한 접근: 외부 개발사에 IP를 쉽게 넘기지 않았다. 직접 개발하거나, 아주 엄격한 가이드라인 안에서만 협업했다. 양이 적을 수밖에 없었다.
    • 보조적 역할 설정: 모바일 게임을 콘솔의 대체재로 보지 않고, 홍보 수단이나 팬 서비스로 포지셔닝했다. 이 선택이 IP를 지켰느냐, 폭발적 성장을 막았느냐는 관점에 따라 갈린다.
    • 선택과 집중: 모든 IP를 모바일화하지 않고, 특정 IP를 선별해 실험적으로 접근했다. 신중했지만, 그만큼 시장에서의 존재감은 제한됐다.

    신중한 태도가 IP 가치를 지킨 건 맞다. 하지만 폭발적 성장을 제약한 요인이기도 했다. 두 가지를 동시에 잡기는 어려운 법이다.

    경쟁 환경 변화와 닌텐도의 선택

    닌텐도가 모바일에 뛰어든 2016년은 이미 시장이 포화에 가까웠다. 슈퍼셀, 킹, 넥슨 등이 수억 명의 유저를 확보한 상태였고, 신규 게임이 살아남으려면 천문학적 마케팅 비용이 필요했다. 닌텐도 입장에선 쉽지 않은 판이었다.

    • 경쟁 심화: 기존 강자들의 견고한 입지 속에서 닌텐도가 새로운 사용자층을 확보하기란 쉽지 않았다. 마리오라는 이름값도 모바일 시장에선 생각보다 덜 통했다.
    • 콘솔의 반등: 2017년 출시된 닌텐도 스위치가 폭발적으로 팔리면서 판이 바뀌었다. 모바일에 쏟을 에너지를 콘솔에 쏟는 게 훨씬 남는 장사였다. 닌텐도는 이후 모바일 투자를 줄이고 콘솔 생태계 강화에 집중했다.
    • 실험적 시도 지속: 최근 WarioWare 앱처럼 기존 모바일 게임 문법과는 다른 형식의 실험이 이어지고 있다. 반응을 살피는 느낌이 강하다. 완전히 포기한 건 아니라는 신호다.

    그래서 닌텐도 모바일, 다음은?

    지금 닌텐도의 모바일 접근은 초기와 많이 달라졌다. 대형 IP 블록버스터보다는 작은 실험, 콘솔 유입 유도, 닌텐도 어카운트 사용자 기반 확장이 현재의 방향으로 보인다.

    • 콘솔 생태계 강화 도구: 모바일 게임이 직접 수익원이라기보다, 닌텐도 어카운트 기반을 넓히고 콘솔로 유입을 유도하는 역할이 커질 거다.
    • AR·독특한 인터랙션 접목: 증강현실(AR)이나 닌텐도 특유의 ‘놀이’ 철학을 모바일에 접목하는 시도가 이어질 수 있다. 포켓몬 GO처럼 성공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 IP 기반 비게임 콘텐츠: 캐릭터 스티커 앱, 테마 앱 같은 비게임 영역으로 모바일 생태계에서 존재감을 유지하는 방향도 충분히 가능하다.

    결국 닌텐도는 모바일 시장 메인스트림을 따라가지 않겠다는 결정을 한 것에 가깝다. 단기 매출보다 장기 브랜드 가치와 콘솔 생태계. 이 선택이 옳은지는, 닌텐도 스위치 2의 성공 여부가 어느 정도 답을 줄 것 같다.

    출처: The Verge

  • 닌텐도 전 사장 “아마존, 우리에게 불법 요구했다”…무슨 일?

    닌텐도 전 사장 “아마존, 우리에게 불법 요구했다”…무슨 일?

    레지 피사메 전 닌텐도 아메리카 사장이 입을 열었다. 뉴욕대 강연장에서 꺼낸 얘기는 꽤 묵직했다. 닌텐도 DS가 불티나게 팔리던 시절, 아마존이 닌텐도에 다른 유통사들을 곤란하게 할, 법적으로 문제 소지가 있는 요구를 해왔다는 것. 닌텐도는 거절했고, 결국 아마존 직접 판매를 끊어버렸다. 이 얘기가 뒤늦게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게이머들 사이에서 꽤 회자되고 있다.

    DS 전성기, 닌텐도가 아마존에 등 돌린 이유

    아마존의 요구는 단순한 흥정이 아니었다. 닌텐도 DS 콘솔과 게임을 팔면서, 자기들한테만 특별 혜택을 달라는 거였다. 다른 소매업체보다 낮은 공급가, 물량 우선 배정. 전형적인 ‘우리가 대장이니 맞춰라’ 식의 압박이었다.

    레지 피사메는 이 요구가 단순히 불편한 수준이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다른 유통 파트너사들과의 관계를 해칠 뿐만 아니라, 잠재적으로 법적 문제까지 일으킬 수 있는 수준”이라고 직접 말했다. 미국 로빈슨-패트먼 법(Robinson-Patman Act)에 저촉될 여지가 있었다는 것인데, 이 법은 특정 거래처에만 가격 차별을 주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닌텐도는 모든 유통 채널에 공정하게 공급한다는 원칙을 끝까지 고수했고, 결국 아마존 직접 판매를 끊는 강수를 뒀다.

    온라인 유통 공룡의 ‘특권’ 요구, 어디까지가 정당한가

    솔직히 이건 아마존만의 얘기가 아니다. 플랫폼이 공급사에 불리한 조건을 얹는 사례는 여기저기서 불거진다. 문제는 아마존처럼 유통을 거의 장악한 곳이 이 카드를 쓸 때다. 공급사 입장에서는 거절하면 판로를 잃을 수 있다는 압박이 있으니까.

    소비자 눈에는 ‘가격이 싸지면 좋은 거 아닌가’ 싶을 수 있다. 그런데 장기적으로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아마존만 독점적으로 싸게 팔 수 있으면, 다른 소매점들은 경쟁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닌텐도가 당시 요구를 들어줬더라면, 동네 게임샵이든 다른 온라인 마켓이든 아마존과 같은 가격대에서 버틸 방법이 없었을 거다. 시장 다양성이 줄어드는 건 결국 소비자에게도 타격이 된다. 레지 피사메가 ‘아니오’를 선택한 건 단순한 원칙 문제가 아니라, 유통 생태계 자체를 지키려 한 판단이었다.

    결국 손 잡은 두 거인, 그 이후

    닌텐도와 아마존의 냉랭했던 관계는 오래가지 않았다. 양사는 이후 협상을 재개해 관계를 정상화했다. 지금 아마존은 닌텐도 콘솔과 게임을 파는 주요 채널 중 하나다. 닌텐도도 아마존 웹 서비스(AWS)를 활용해 닌텐도 스위치 온라인 서비스 인프라를 운영 중이다. 과거 결별했던 두 회사가 지금은 사업적으로 얽혀 있는 셈이다.

    이 에피소드의 핵심은 결과보다 과정에 있다. 어느 쪽도 ‘을’처럼 굴지 않았다. 닌텐도는 DS가 날개 돋친 듯 팔리던 호황기에도 불리한 요구에 굴하지 않았고, 아마존도 결국 닌텐도 없이 게임 카테고리를 완성할 수 없었다. 협상은 힘이 대등할 때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다.

    한국 유통 시장이 읽어야 할 메시지

    레지 피사메의 이 발언은 한국 게임·유통 업계에도 낯설지 않은 얘기다. 쿠팡, 네이버 쇼핑 같은 대형 플랫폼이 공급사에 독점 가격이나 물량 우선권을 요구하는 일이 없다고 할 수 없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꾸준히 대형 플랫폼의 불공정 행위를 들여다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결정적으로, 콘텐츠나 제품에 강점이 있는 기업일수록 이 싸움에서 버틸 여지가 생긴다. 닌텐도가 아마존 앞에서 흔들리지 않을 수 있었던 건, DS라는 압도적인 제품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단기 매출보다 브랜드와 유통 생태계의 건전성을 택한 선택이 장기적으로 닌텐도의 협상력을 오히려 높였다. 한국 기업들도 이 논리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불합리한 요구에 ‘아니오’를 말할 수 있는 건, 결국 제품 자체의 경쟁력에서 나온다.

    출처: The Verge

  • MS, 엑스박스 ‘추락’에도 역대급 실적…비결은?

    MS, 엑스박스 ‘추락’에도 역대급 실적…비결은?

    엑스박스 하드웨어 매출이 33% 빠졌다. 전년 대비 급락이다. 그런데 마이크로소프트(MS) 전체 매출은 829억 달러. 두 숫자를 나란히 놓고 보면 솔직히 좀 이상하다. 한 사업부가 이렇게 무너지는데 전체는 멀쩡하다는 게.

    엑스박스, 얼마나 심각한가

    The Verge 기사를 보면 이번 분기 엑스박스 하드웨어 매출은 전년 대비 33% 급감했다. 하드웨어만이 아니다. 게임 콘텐츠와 서비스 매출도 소폭 하락했다. 이건 좀 과한 수준이다.

    배경을 보면 납득은 간다. 코로나 시절 콘솔 시장이 비정상적으로 부풀었고, 이제 그 반동이 오는 것이다. 소니 플레이스테이션도 비슷한 상황이고. 콘솔 시장 자체가 쪼그라드는 건지, 아니면 게임을 즐기는 방식이 클라우드 스트리밍이나 모바일로 분산되는 건지. 아마 둘 다일 것이다. 어느 쪽이든 콘솔 하드웨어에는 부담이다.

    MS의 진짜 엔진은 따로 있다

    엑스박스가 흔들려도 MS 전체가 안 흔들리는 이유는 단순하다. 매출 구조가 다르기 때문이다. 이번 실적의 실질적인 주인공은 클라우드 사업부 애저(Azure)였다. 두 자릿수 성장을 이번에도 유지했다. 기업들이 인프라를 클라우드로 옮기는 흐름이 꺾이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여기에 ‘생산성 및 비즈니스 프로세스’ 부문도 받쳐줬다. 오피스 365, 링크드인, 다이내믹스 365. 이 셋이 기업 고객 기반을 꽉 잡고 있다. 재택근무와 하이브리드 근무가 정착되면서 기업용 SaaS 매출은 오히려 구조적으로 안정됐다. 콘솔처럼 경기나 유행에 흔들리지 않는다. 그게 결정적이다.

    그래도 게임을 놓지 않는 이유

    MS가 엑스박스를 버리지 않는 건 콘솔 판매 때문이 아니다. 게임 패스(Game Pass)를 중심으로 한 구독 생태계, 그리고 엑스클라우드(xCloud)로 연결되는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 전략 때문이다.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도 같은 맥락이었다.

    MS가 그리는 그림은 이렇다. 엑스박스 콘솔은 입구일 뿐, 핵심은 어떤 디바이스에서든 MS 게임을 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 하드웨어에서 손해를 보더라도 구독자 수를 늘리는 게 장기적으로 낫다는 판단이다. 넷플릭스가 DVD를 버리고 스트리밍으로 간 것과 비슷한 논리다. 단기 손실을 감수하고 플랫폼을 확장하는 전략.

    국내 기업들이 참고할 대목

    MS 실적이 던지는 메시지는 IT 기업 전반에 해당한다. 하드웨어 의존도가 높은 구조는 시장 변동에 취약하다.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 사이클에 따라 실적이 출렁이는 걸 봐도 알 수 있다.

    • 클라우드, AI, SaaS 같은 B2B 구독 매출은 경기 사이클에 덜 흔들린다.
    • 국내에서도 네이버 클라우드,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막대한 투자를 이어가는 건 같은 이유다.

    게임 업계도 마찬가지다. 하드웨어나 타이틀 단건 판매에서 구독형 서비스로 전환하는 흐름은 막기 어렵다. 게임 패스 모델이 그 방향을 먼저 보여주고 있고, 국내 게임사들도 플랫폼 종속을 줄이고 멀티 채널 수익 구조를 고민할 시점이다.

    829억 달러짜리 실적. 엑스박스 없이도 이 숫자가 나왔다고 봐도 크게 틀리지 않는다. 안정적인 B2B 캐시카우를 쥔 기업이 얼마나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는지, MS가 지금 보여주고 있다.

    출처: The Ver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