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학습 데이터에 1,200만 곡이 들어갔다. 내 음악도?

The Atlantic 기자가 AI 학습에 쓰인 음원 데이터셋 4개를 공개했다. 1,200만·900만 곡 규모의 대형 DB에 K-팝이 포함됐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아티스트 이름으로 직접 검색해볼 수 있다.

탐사 기자 한 명이 업계 전체를 긁었다. The Atlantic의 Alex Reisner가 AI 모델 학습에 사용된 음악 데이터셋 4개를 발굴해 직접 검색 도구까지 만들어 공개했다. 이 중 가장 큰 두 개만 봐도 1,200만 곡900만 곡. 나머지 두 개도 수십만~수백만 곡 규모로 추정된다.

숫자부터 보면

스포티파이에 등록된 곡이 약 1억 곡이다. 그럼 1,200만 + 900만만 해도 전체의 10~20%를 건드리는 셈이다. 단순 샘플링이 아니다. 업계 전체를 훑은 수준이다.

  • 1번 데이터셋: 1,200만 곡
  • 2번 데이터셋: 900만 곡
  • 3~4번 데이터셋: 수십만~수백만 곡 규모로 추정

게다가 학습 대상이 가사 텍스트가 아니다. 멜로디, 리듬, 화성 구조, 그러니까 음악 자체다. Reisner 기자가 만든 검색 도구에 아티스트 이름이나 곡명을 입력하면 자기 음악이 데이터에 들어갔는지 직접 확인된다.

동의는 받은 건가

AI 기업들이 음악 데이터를 모으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정식 라이선스 계약을 맺거나, 인터넷에 공개된 음원을 크롤링하거나. 솔직히 후자가 압도적으로 많다.

AI 음악 생성 모델의 대표 주자인 Suno와 Udio는 저작권자 동의 없이 수집된 음원으로 학습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미국 레코드 레이블 연합(RIAA)이 이미 두 회사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고, 판결이 나오려면 시간이 걸리겠지만 데이터 증거 확보 싸움은 이미 시작됐다.

뮤지션들이 이 DB에 몰리는 이유

법적 대응의 출발점. 그게 핵심이다.

‘내 음악이 AI 학습에 쓰였다’는 주장을 법정에서 입증하려면 증거가 있어야 한다. 해당 데이터셋에 자기 곡이 포함됐다는 걸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소송이 진행된다.

  • 아티스트, 작곡가, 레이블이 직접 자기 곡 검색 가능
  • 법원 제출용 증거 자료로 활용 여지
  • DMCA 기반 삭제 요청 근거로 사용 가능
  • 계약 협상 시 데이터 사용 실태 파악 수단

탐사보도 기자 한 명이 만든 검색 도구 하나가 업계 전체의 법적 지형을 흔들 수 있는 게 바로 이 때문이다.

4개가 전부가 아니다

Reisner 기자가 발굴한 4개 데이터셋을 빙산의 전부라고 보기 어렵다. AI 기업들은 자체적으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관리하는 경우가 많고, 공개되지 않은 내부 데이터셋이 이보다 훨씬 클 수도 있다.

학습 데이터 투명성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커지고 있지만 대부분의 AI 기업들은 세부 내역을 공개하지 않는다. 상업적 이해관계와 법적 리스크가 얽혀 있어서다. The Atlantic의 이번 작업이 탐사보도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기업들이 숨기고 싶어 하는 데이터를 외부에서 역추적해 끄집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다르다.

하나 더. 미래의 학습 데이터 문제도 있다. 공개된 4개는 과거에 수집된 것들이다. 지금도 새로운 음원이 수집되고 있을 가능성이 충분하고, 그 데이터는 아직 어디에도 공개된 게 없다.

K-팝은 이미 타깃이다

국내 뮤지션들이 이걸 남의 일로 볼 수 없는 이유는 단순하다. K-팝은 이미 전 세계에서 스트리밍된다. 해외 플랫폼에 올라간 음원은 크롤링 대상이 됐을 가능성이 높다.

BTS, 블랙핑크, 뉴진스 같은 글로벌 스트리밍 수억 회짜리 곡들이 이 데이터셋에서 빠져 있다고 보기 어렵다. 하이브, SM, YG, JYP 같은 기획사들이 저작권 관리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나서느냐가 앞으로의 판도를 가를 것이다.

국내 법제 측면에서도 시사점이 있다. 한국저작권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 차원에서 AI 학습 데이터 관련 논의가 진행 중이지만 EU AI Act와 비교하면 법제화 속도가 느리다. 이번 DB 공개가 ‘내 음악도 들어가 있나’를 직접 확인하는 계기가 되면서, 정책 논의를 앞당기는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결국 이건 기술 문제가 아니다. 창작의 가치를 누가 소유하느냐는 싸움이다.

출처: The Verge

글로벌뉴스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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