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3일부터 넷플릭스 앱을 열면 낯선 로고들이 보일 예정이다. 버즈피드, 콘데나스트, 허스트 매거진, 피플 Inc, 테이스트메이드. 원래대로라면 유튜브나 각 매체 홈페이지에서나 볼 법한 영상들이다. 그게 이제 넷플릭스 안으로 들어온다. 테크크런치 보도를 The Verge가 다시 짚은 내용을 보면, 이번 계약 범위가 꽤 넓다. 과거에 이미 만들어둔 라이선스 영상은 물론이고, 넷플릭스를 겨냥해 새로 찍는 시리즈까지 포함돼 있다.
8월 3일, 뭐가 달라지나
넷플릭스 라이브러리에 수십 개 디지털 미디어 브랜드 영상이 한꺼번에 들어온다. 옛날 영상 몇 편 얹는 수준이 아니다. 라이선스로 확보한 기존 콘텐츠와, 넷플릭스만을 위해 새로 제작하는 오리지널 시리즈가 같이 묶여 있다는 게 포인트다.
기존 오리지널 드라마·영화 만드는 방식과는 결이 다르다. 제작비가 훨씬 적게 드는 숏폼·미드폼 콘텐츠로 라이브러리 볼륨을 빠르게 불리는 쪽에 가깝다. 말하자면 양으로 승부하는 전략.
왜 하필 지금인가
넷플릭스는 최근 몇 년 광고 요금제를 밀어붙이면서 시청 시간 늘리기에 사활을 걸어왔다. 오리지널 대작 하나에 수백억 원 쏟아붓는 것보다, 이미 검증된 인기 채널 영상을 싼값에 끌어오는 편이 가성비 면에서 낫다는 계산이 읽힌다.
- 제작비 대비 시청 시간 확보 효율이 높다
- 유튜브에서 이미 팬덤을 확보한 콘텐츠라 리스크가 낮다
- 광고 요금제 이용자에게 보여줄 저비용 콘텐츠 풀을 늘린다
개인적으로는 이걸 넷플릭스가 슬슬 유튜브 문법을 흡수하려는 신호로 본다. 오리지널 시리즈만으로는 매일 앱을 여는 습관을 만들기 어렵다는 걸, 넷플릭스도 이제 인정한 게 아닐까.
참여 브랜드 면면을 보면
버즈피드는 밈과 퀴즈 콘텐츠로 유명하다. 콘데나스트는 보그·GQ 같은 매거진 산하 영상 시리즈를 만든다. 허스트 매거진은 코스모폴리탄·엘르 계열이고, 피플 Inc는 셀럽·라이프스타일, 테이스트메이드는 요리 전문 채널이다.
공통점 하나. 전부 유튜브에서 이미 수백만 구독자를 확보한 매체라는 것. 넷플릭스 입장에서는 검증된 조회수 데이터를 들고 계약하는 셈이니 실패 확률이 낮다.
유튜브 텃밭, 흔들릴까
원래 유튜브에 올라갔어야 할 영상들이라는 점에서, 넷플릭스가 유튜브 안마당을 정면으로 노리는 모양새다. 다만 유튜브 광고 수익 구조와 넷플릭스 구독 모델은 여전히 다르다. 당장 크리에이터들이 넷플릭스로 우르르 옮겨갈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눈여겨볼 대목은 따로 있다. 넷플릭스가 이걸 ‘실험’이 아니라 정식 라인업으로 못박았다는 점이다. 반응이 나쁘지 않으면 참여 브랜드는 계속 늘어날 공산이 크다. 이건 좀 지켜볼 필요가 있다.
국내 시청자와 미디어 업계엔 어떤 파장이
한국 이용자가 당장 버즈피드 영상을 넷플릭스 앱에서 보게 될 확률은 낮다. 지역별 라이선스 계약이라 국내 서비스에 바로 반영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국내 미디어 업계는 그래도 눈여겨볼 만하다. 유튜브 채널로 성장한 국내 매체나 크리에이터들이 OTT 플랫폼과 손잡는 모델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떠오를 여지가 생겨서다. CJ ENM이나 카카오엔터 계열 채널들도 비슷한 협상 카드를 만지작거릴 수 있다.
넷플릭스코리아가 국내 예능·웹콘텐츠 제작사와 유사한 라이선스 계약을 늘릴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내 유튜브 기반 스튜디오들에게는 새로운 수익 창구가 열리는 셈이니, 지켜볼 값어치는 충분하다.
출처: The Verg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