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에 질문 한 번 던질 때 드는 전력이 일반 검색보다 거의 10배 든다는 분석이 나왔다. 데이터센터 하나가 소도시급 전력을 통째로 빨아들이는 시대. 그러다 보니 한동안 뒷전이던 원자력 발전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중심에 있는 게 SMR, 소형모듈원자로다. 뉴스에서 이름은 자주 들었는데, 정확히 뭐가 다른 건지 헷갈리는 사람 많을 거다. 개념부터 기존 원전과의 차이, 관련 기업까지 한 번에 정리해봤다.
SMR(소형모듈원자로), 정확히 뭘까
SMR은 Small Modular Reactor의 줄임말. 발전 용량이 300MW급 이하인 소형 원자로를 가리킨다. 기존 대형 원전이 보통 1000~1400MW급으로 지어지는 걸 생각하면 3분의 1도 안 되는 규모다. 핵심은 ‘모듈화’. 공장에서 부품 단위로 미리 만든 다음 현장에서는 조립만 하는 방식이다. 이 덕에 건설 기간과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게 업계가 내세우는 장점이다.
기존 대형 원전과 다른 점 3가지
- 규모 — 대형 원전은 부지 하나에 수조 원이 들어가지만, SMR은 상대적으로 적은 자본으로 여러 곳에 나눠 지을 수 있다.
- 냉각 방식 — 상당수 SMR은 물 대신 나트륨이나 헬륨 같은 냉각재를 쓴다. 대형 냉각탑이 아예 필요 없는 설계도 많다.
- 안전 설계 — 사고가 나도 외부 전원 없이 자연 순환만으로 열을 식히는 ‘수동 안전’ 개념을 적용한 모델이 많다. 후쿠시마 이후 강화된 규제 기준을 염두에 두고 설계됐다.
마이크로리액터는 또 뭐가 다른가
SMR보다 한 단계 더 작은 개념도 있다. 마이크로리액터. 보통 1~20MW급으로, 트럭에 실어 옮길 수 있을 정도로 작다. 군사 기지, 오지 광산, 재해 지역처럼 대형 송전망을 깔기 힘든 곳에 전력을 대주는 용도로 개발 중이다. 최근 미국에서 마이크로리액터 여러 기가 ‘임계 도달’ 시험을 통과했다는 소식도 이런 흐름과 맞닿아 있다. 임계 도달이란 원자로 안의 핵분열 연쇄반응이 스스로 유지되는 상태를 확인하는 절차다. 상용 가동 전에 반드시 거쳐야 하는 핵심 검증 단계로 보면 된다.
AI 데이터센터가 다시 원전을 찾는 이유
태양광이나 풍력은 날씨 따라 출력이 오르락내리락한다. 반면 데이터센터는 24시간 끊김 없는 전력이 필요하다. 원자력은 날씨와 무관하게 일정한 출력을 내는 ‘기저 전원’이라, AI 인프라와 궁합이 잘 맞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 같은 빅테크들이 SMR 스타트업에 투자하거나 자체 데이터센터 부지에 소형 원자로를 짓는 계약을 잇달아 맺고 있다. 전력망을 새로 까는 데만 수년이 걸리는 상황이니, 부지 안에 발전소를 직접 두는 쪽이 오히려 현실적인 대안으로 떠오른 셈이다.
지켜볼 만한 기업들
- 뉴스케일파워 —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 설계 인증을 받은 대표 SMR 개발사.
- 테라파워 — 빌 게이츠가 창업했고, 나트륨 냉각 방식 원자로를 개발 중이다.
- 오클로 — 마이크로리액터 전문 기업. 데이터센터 전용 전력 공급 계약을 여러 건 따냈다.
- 웨스팅하우스, 롤스로이스 — 대형 원전으로 쌓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SMR 시장에 뛰어든 전통 강자들.
국내에서는 한국수력원자력과 두산에너빌리티가 관련 부품 제작과 해외 프로젝트 수주에 나서고 있다.
상용화까지 남은 숙제
기술 검증이 끝났다고 바로 전기가 나오는 건 아니다. 규제 당국의 정식 운영 허가, 부지 확보, 사용후핵연료 처리 방안까지 넘어야 할 단계가 줄줄이 남았다. 초기 비용도 만만치 않다. 실제 발전 단가가 기존 원전보다 저렴할지는 아직 검증 중이라고 봐야 한다. 솔직히 이 부분은 좀 더 지켜봐야 할 듯. 업계에서는 2020년대 후반은 돼야 상업용 SMR이 전력망에 본격적으로 연결될 걸로 보고 있다.
이것도 궁금하죠?
Q. SMR은 기존 원전보다 안전한가?
수동 안전 설계 덕에 이론상 사고 확률은 낮아진다. 다만 실증 사례가 아직 많지 않아서 장기 검증은 더 필요하다.
Q. 한국에서도 SMR을 지을 수 있나?
기술적으로는 가능하고 관련 연구도 진행 중이다. 다만 부지 선정과 주민 수용성 문제는 해외보다 까다로운 편이다.
Q. 태양광·풍력 대신 SMR로 대체될까?
대체보다는 보완에 가깝다는 시각이 많다.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메우는 기저 전원 역할로 접근하는 쪽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