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브 에거스, 오픈AI 안방에서 챗GPT를 저격했다

샘 올트먼이 초청한 오픈AI 사무실에서, 작가 데이브 에거스가 챗GPT를 정면으로 저격했다. 직원 약 200명 앞에서 나온 '세대를 침묵시켰다'는 발언, 파장이 예사롭지 않다.

샘 올트먼이 작가 데이브 에거스를 오픈AI 사무실로 불렀다. 지난해, 오픈AI 직원 약 200명 앞에 선 에거스는 담담하게, 그러나 뼈 있는 말을 던졌다. 챗GPT가 한 세대 전체를 침묵시키고 있다고.

초청 강연인데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샌프란시스코 오픈AI 본사. 에거스는 소설가이자 저널리스트, 여기에 비영리 글쓰기 교육 단체까지 여러 개 세운 인물이다. 외부 인사 불러다 덕담 몇 마디 듣는 자리였다면 무난했을 텐데, 그는 정반대의 메시지를 준비해 왔다.

생성형 AI가 학생과 청년 작가들의 글쓰기 능력을, 나아가 자기 목소리를 찾아가는 과정 자체를 갉아먹고 있다는 지적이었다고 한다. 창작자 앞에서 창작자가 만든 도구를 정면으로 비판한 셈이니, 현장 공기가 꽤 무거웠을 법하다.

‘침묵’이라는 단어, 그냥 나온 말이 아니다

에거스는 1998년 문예지 매스위니스를 창간했다. 2002년에는 저소득층 청소년의 글쓰기 교육을 지원하는 비영리단체 826 내셔널도 세웠다. 20년 넘게 “누구나 자기 이야기를 쓸 수 있어야 한다”는 믿음 하나로 움직여 온 사람이다.

그런 그에게 챗GPT는 그냥 생산성 도구가 아니다. 에세이든 일기든, AI가 대신 써주는 순간 정작 그 글을 써야 할 사람은 자기 문장을 만들어보는 경험 자체를 놓친다는 게 그의 논지다. 2021년 소설 더 에브리에서도 그는 거대 테크 기업이 삶의 모든 선택을 대신해주는 디스토피아를 그렸다. 이번 발언, 갑자기 튀어나온 게 아니라는 뜻이다.

교실에서는 이미 벌어지고 있는 일

미국 교육 현장의 우려는 하루 이틀 얘기가 아니다.

  • 과제용 에세이를 챗GPT로 초안 작성 후 손질만 하는 학생 증가
  • 자기 생각을 문장으로 풀어내는 데 걸리는 시간 자체가 줄어드는 현상
  • 정작 학생이 직접 쓴 글이 “AI가 쓴 것 같다”는 이유로 의심받는 역설적 상황

826 내셔널 같은 글쓰기 워크숍 입장에서는 남 얘기가 아니다. 청소년이 스스로 문장을 고민하고 고쳐 쓰는 과정, 그 자체가 프로그램의 핵심인데 그 과정을 건너뛸 도구가 손끝에 있으니 교육 효과가 흔들릴 수밖에.

오픈AI 내부는 이 발언을 어떻게 들었을까

정작 눈에 띄는 대목은 발언이 나온 장소다. 챗GPT를 만든 회사, 그것도 올트먼이 직접 부른 자리에서 나온 비판이니 파장이 남다를 수밖에. 오픈AI는 최근 몇 년 창작 업계와 저작권·표절 이슈로 여러 차례 소송에 휘말려 왔다. 미국 작가조합도 AI 학습 데이터 사용을 두고 목소리를 계속 높여왔던 터. 이번 일화는 그 연장선의 내부 자성으로도 읽힌다.

다만 오픈AI가 이 발언 하나로 제품 방향을 틀었다는 근거는 아직 없다. 챗GPT는 여전히 글쓰기 보조 기능을 핵심 세일즈 포인트로 내세운다. 교육용 버전까지 따로 내놓으며 학교 시장 공략도 계속 이어가는 중이다.

한국 교육·콘텐츠 업계도 남 얘기 아니다

국어·논술 학원가에서는 이미 챗GPT로 자기소개서와 독서감상문을 쓰는 학생 사례가 심심찮게 들린다. 대학가는 과제 표절 판별을 두고 골머리를 앓는 중이고.

교육부와 일선 학교가 생성형 AI 활용 가이드라인을 손질하는 요즘, 에거스의 발언은 그냥 해외 가십으로 넘기기엔 아깝다. 국내 글쓰기 교육이 곧 마주할 딜레마를 미리 보여주는 사례에 가깝다. AI를 막을 게 아니라 쓰는 힘을 어떻게 지켜낼지, 그 고민은 한국 교육 현장에도 그대로 옮겨올 가능성이 크다.

테크미디어 The Verge가 전한 내용을 바탕으로 정리했다. 원문은 여기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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