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2분기 매출이 282억4000만달러를 찍었다. 전년 동기보다 26% 늘어난 숫자고, 시장이 예상했던 276억달러도 가볍게 뛰어넘었다. 그런데 이익 지표로 눈을 돌리면 얘기가 완전히 다르다. 2년 가까이 수요 둔화에 시달리고 일론 머스크의 정치 행보로 브랜드 이미지까지 흠집 났던 테슬라인데, 일단 매출만큼은 확실히 살아난 모양새다.
매출은 늘었는데 이익은 반토막
일렉트렉 보도를 보면 이번 분기 비GAAP 주당순이익(EPS)은 0.33달러. 월가 평균 전망치였던 0.55달러엔 한참 못 미친다. GAAP 기준 순이익도 11억1000만달러에 그쳤는데, 전년보다 크게 줄어든 수치다. 스톡타이탄 쪽에서는 순이익이 절반 넘게 빠졌다고 짚었다.
- 매출 282억4000만달러 (전년比 +26%, 예상치 상회)
- 자동차 부문 매출 205억2000만달러 (+23%)
- 비GAAP EPS 0.33달러 (예상치 0.55달러, 대폭 미달)
매출 그래프와 이익 그래프가 서로 딴 방향으로 움직인 셈. 많이 팔긴 팔았는데 남는 게 별로 없었다는 얘기라, 겉으로 보이는 숫자만큼 속은 편치 않은 실적이다.
인도량 48만대, 유럽이 살렸다
사실 인도량 발표 때부터 화제였다. 2분기 인도 대수는 48만126대로 역대 최대치. 전년 동기 38만4122대와 비교하면 25%나 늘었다. 로이터 기사를 보면 이 실적, 유럽이 견인했다.
유가가 오르고 각국 정부가 전기차 보조금을 풀고 법인 차량 전동화도 겹치면서 유럽 판매가 살아났다. 머스크의 정치 행보를 향한 소비자 거부감도 조금씩은 누그러진 눈치다. 미국 내수는? 여전히 부진하다. 지역별 온도차가 확 갈린다.
마진이 흔들린 이유
매출총이익률은 16.8%. 전년 17.2%보다 낮아졌고, 시장 예상치 19.4%에도 못 미쳤다. CNBC가 전한 분석을 보면 판매 단가(ASP) 하락과 규제 크레딧 매출 감소가 직격탄이었다.
- 영업이익률 1.4% (전년 4.1%에서 급락)
- 영업비용 43억5000만달러 (전년 대비 47% 증가)
- 잉여현금흐름 -11억달러 (전년 +1억4600만달러에서 적자 전환)
차를 더 싸게, 더 많이 팔아서 매출은 지켰다. 근데 그 과정에서 이익률과 현금흐름이 같이 망가진 구조다. 로보택시, 옵티머스 같은 신사업에 돈을 쏟아붓다 보니 비용이 매출보다 더 빨리 불어난 것도 한몫했다.
머스크 리스크, 아직 안 끝났다
예일대 연구팀 추산으로는 머스크의 정치 활동이 2022년 10월부터 2025년 4월 사이 테슬라의 미국 내 판매를 최대 126만대까지 깎아 먹었다. 이번 분기 유럽발 회복은 반가운 소식이지만, 미국 시장 쪽 상처는 아직 다 안 아물었다는 뜻.
실적 발표 전 한 주 동안 12% 올랐던 테슬라 주가는 발표 하루 만에 7% 빠졌다. 인도량 호실적은 이미 주가에 반영돼 있었고, 시장이 진짜 눈여겨본 건 무너진 마진 쪽이었다는 얘기다.
한국 투자자와 배터리 업계엔 뭐가 중요할까
국내에서 테슬라는 서학개미들이 제일 많이 들고 있는 해외 주식 중 하나. 이번처럼 매출은 서프라이즈인데 이익 쇼크로 주가가 빠지는 패턴이 반복되면,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실적 시즌마다 변동성 부담만 커진다.
배터리 업계 쪽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테슬라 판매량이 계속 늘어나면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같은 국내 배터리 셀·소재 업체들 수주 물량에도 숨통이 트인다. 다만 테슬라가 원가 절감 차원에서 저가 배터리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중이라, 물량이 늘어난다고 곧바로 국내 업체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현대차·기아 입장에서도 테슬라의 유럽 반등, 예사롭게 볼 일은 아니다. 유럽 전기차 시장 점유율 싸움이 다시 뜨거워진다는 신호니까.
출처: The Verg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