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퍼의 신곡, 알고 보니 AI가 작곡…결국 인정했다

LA 래퍼 피닉스 플렉신이 신곡 '러버즈'에 AI 작곡 툴 트레블로를 썼다는 의혹을 결국 부인하지 않기로 했다. AI 탐지기까지 등장한 이 사건, 힙합씬이 흔들린 이유를 짚어봤다.

LA 래퍼 피닉스 플렉신(Fenix Flexin)이 결국 인정했다. 신곡 ‘러버즈(Rubberz)’에 AI를 썼다는 것을. 그것도 대놓고는 아니고, 슬쩍. 프로듀서 메다신(Medasin)이 의혹을 제기한 지 한참 지나서야 나온 반응이다.

80년대 신스팝, 알고 보니…

‘러버즈’는 80년대 신스팝 느낌을 입힌 곡이다. 발매 당시부터 사운드가 좀 독특하다는 얘기가 많았다. 문제는 여기서 시작됐다. 이 독특한 사운드, 사람이 만든 게 아니라 AI 음악 생성 툴에서 나왔다는 말이 돌기 시작한 거다.

더버지 보도에 의하면, 메다신은 자기 소셜미디어에 영상을 올려 ‘러버즈’가 트레블로(Treblo)라는 AI 작곡 툴로 만들어졌다고 주장했다. 트레블로는 원래 이름이 소나우토(Sonauto)였던 AI 음악 생성 플랫폼이다. 텍스트 몇 줄만 넣어도 완성도 높은 곡이 뚝딱 나온다고들 한다.

결정타는 AI 탐지기였다

의혹에 확실히 불을 붙인 건 트레블로 쪽 대응이었다. 회사가 자기네 툴로 만든 곡을 판별하는 AI 탐지기를 공개했는데, 이 탐지기가 ‘러버즈’를 딱 AI 생성 트랙으로 지목해버린 거다.

  • 메다신이 먼저 AI 사용 의혹 영상 공개
  • 트레블로가 AI 탐지기 출시
  • 탐지기가 ‘러버즈’를 AI 곡으로 판별
  • 피닉스 플렉신, 결국 AI 사용 부인하지 않기로

정작 피닉스 플렉신 본인은 처음엔 별 반박이 없었다. 여론이 커지고 나서야 태도를 바꿨다. AI 활용을 굳이 부인하지 않는 쪽으로. 명확한 시인이나 사과라기보다는 침묵에 가까운 인정, 이라는 평가가 맞을 것 같다. 공식 성명도, 인터뷰도 아니고 SNS 댓글과 반응 수준에 그쳤다. 팬들 사이에서 뒷말이 나오는 이유다.

힙합씬이 유독 예민한 이유

힙합은 가사, 플로우, 비트 메이킹까지 아티스트 개인의 색깔을 중시하는 장르다. 그래서 AI가 비트나 멜로디 라인에 손을 댔다는 의혹은 팬덤 사이에서 꽤 예민하게 받아들여진다. 이건 취향 문제가 아니라 자존심 문제에 가깝다.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AI 목소리를 무단으로 입힌 가짜 신곡이 스트리밍 플랫폼에 올라온 적도 있고, AI로 만든 비트를 자기 창작물처럼 소개했다가 논란에 휩싸인 아티스트도 있었다. 다만 이번처럼 툴을 만든 회사가 직접 탐지기로 확인 도장을 찍은 경우는 드물다. 창작자가 스스로 밝히지 않아도 기술이 먼저 답을 내놓는 시대, 이제 온 것 같다.

만든 회사가 잡아내기까지 한다고?

묘한 대목이 하나 있다. 트레블로가 곡을 만드는 툴이면서 동시에 그 곡을 잡아내는 탐지기까지 만들었다는 점. 자기네 서비스로 만든 콘텐츠를 자기가 검증하는 구조, AI 음악 업계 전체에 던지는 질문이기도 하다.

AI 음악 생성 플랫폼들은 스포티파이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와 저작권 문제로 계속 부딪혀왔다. 수노(Suno)와 유디오(Udio) 같은 경쟁 서비스는 이미 대형 음반사들로부터 저작권 침해 소송을 당한 상태다. 트레블로가 탐지기를 내놓은 배경, 소송 리스크 관리 목적도 있겠지만 ‘우리 툴이 이만큼 정교하다’는 홍보 효과도 노렸을 가능성이 크다. 양쪽 다 챙기는 셈이다.

케이팝도 강 건너 불구경 아니다

국내에서도 AI 작곡 논란, 더 이상 남 얘기가 아니다. 일부 아이돌 그룹의 사이드 트랙이나 팬송에 AI 툴이 관여했다는 의혹이 팬 커뮤니티에서 종종 나왔다. 기획사들은 대체로 애매하게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 사건처럼 AI 툴 제작사가 탐지기까지 공개해 특정 곡을 콕 집어낸다면, 국내 가요계에서도 비슷한 검증 요구가 나올 수 있다. 작곡 크레딧에 AI 사용 여부를 표기하도록 하는 논의, 저작권 등록 심사에서 AI 생성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 국내 음악 저작권 협회 차원에서도 한 번쯤 검토해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AI 작곡 툴을 쓰는 국내 작곡가와 프로듀서가 느는 만큼, 크레딧 표기 기준을 미리 정리해두는 편이 나중 논란을 줄이는 길 아닐까.

출처: The Verge

글로벌뉴스 데스크

글로벌뉴스 데스크

Home-In-One 글로벌뉴스 데스크는 전 세계 IT·기술 뉴스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여 한국 독자에게 가장 중요한 소식을 전합니다. 실리콘밸리, 유럽, 아시아의 최신 기술 동향을 한국 시장 관점에서 분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