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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황 인식’ 펀드, 이름값 못 했다…AI 베팅 한 달 만에 참패

    ‘상황 인식’ 펀드, 이름값 못 했다…AI 베팅 한 달 만에 참패

    반년 만에 439%. 오픈AI 출신 연구원이 차린 헤지펀드가 찍은 숫자다. 그런데 딱 한 달 만에 이 펀드, 통째로 시타델 품에 넘어갔다. 얄궂게도 이름이 ‘상황 인식(Situational Awareness)’이었다. 정작 시장 상황 판단에서는 완전히 미끄러진 셈.

    반년 새 439%…오픈AI 출신 25살의 승부수

    주인공은 레오폴드 아셴브레너. 오픈AI를 나온 뒤 2024년 ‘Situational Awareness: The Decade Ahead’라는 장문의 에세이 한 편으로 실리콘밸리와 월가를 동시에 흔들어놓은 인물이다. AGI(범용인공지능)가 언제 오는지, 거기에 인프라 투자가 얼마나 필요한지를 정면으로 예측한 글이었다.

    그는 이 에세이 제목을 그대로 헤지펀드 이름으로 썼다. 직원은 8명, 그중 투자 전문 인력은 딱 4명. 아셴브레너 본인도 정식 트레이딩 경력은 없었다. 그럼에도 AI 인프라 랠리에 건 베팅이 제대로 맞아떨어지면서 올해 상반기 순수익률 439%를 찍었고, 운용자산은 7월 초 450억 달러(약 60조 원)까지 불었다. 올해 최고 성과를 낸 헤지펀드 중 하나로 꼽혔을 정도다.

    SK하이닉스 담았다가 발등 찍힌 7월 폭락장

    포트폴리오는 에세이 논리를 그대로 옮겨놓은 모양새였다. AI 인프라 수혜주로 SK하이닉스, 네비우스그룹, 샌디스크, 마이크론, 코어위브를 대거 사들이고, 반대편에는 어도비 같은 전통 소프트웨어 기업 주식을 공매도로 걸었다.

    7월 들어 판이 뒤집혔다. AI 관련주가 일제히 조정받으면서 주요 보유 종목이 한 달 새 35% 이상 빠졌다. 하필 공매도로 찍었던 소프트웨어주는 반대로 반등했다. 롱도 숏도 동시에 물렸다. 마진콜 압박까지 겹쳤으니, 이쯤 되면 도망갈 곳이 없었을 것.

    • 상반기 순수익률 439% → 7월 한 달 만에 주요 보유주 35% 이상 급락
    • 운용자산 450억 달러(약 60조 원) → 매각 후 240억 달러(약 32조 원) 수준으로 축소
    • 공개주식 포지션 전량을 켄 그리핀의 시타델에 단일 거래로 매각
    • 비상장 지분인 앤스로픽 지분 50억 달러(약 6.6조 원)어치는 그대로 보유

    결국 시타델에 포트폴리오 통째로 매각

    블룸버그통신 보도를 보면, 아셴브레너 측은 결국 공개주식 포지션을 전부 정리하기로 했다. 켄 그리핀이 이끄는 시타델이 이걸 단 한 번의 거래로 통째로 사들였다. CNBC가 전한 소식통 얘기로는, 이 과정에서 운용자산이 450억 달러에서 240억 달러 수준으로 반토막 가까이 쪼그라들었다.

    비상장 자산만큼은 지켰다. 파이낸셜타임스 집계 기준 약 50억 달러 규모인 앤스로픽 지분은 그대로 남겨뒀다. 회사는 앞으로 비상장 전문 투자사로 방향을 튼다. 더버지는 이 소식을 전하며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한마디 덧붙였다 —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나 ‘아마란스 어드바이저스’처럼, 나중에 웃음거리 될 이름은 짓지 말라고.

    SK하이닉스가 흔들리면 코스피도 흔들린다

    이 사건이 국내와 남 얘기가 아닌 이유는 SK하이닉스가 롱 포지션 최상단에 있었기 때문이다. HBM(고대역폭메모리) 공급망 핵심 기업이자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주. 대형 해외 펀드의 강제 매도 물량은 국내 개인 투자자가 체감하는 변동성으로 옮겨붙을 가능성이 있다.

    국내 서학개미와 반도체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요즘 AI 테마주 쏠림이 뚜렷했다. 그런 만큼 이번 사례는 ‘천재 매니저’라는 서사 하나 믿고 몰빵하는 투자가 얼마나 위험한지 보여주는 하나의 경고로 읽힌다. 트레이딩 경력 없는 20대 창업자가 반년 만에 쌓은 439%짜리 수익률. 그게 한 달 만에 절반 넘게 증발했다는 사실 자체가, 그 경고를 대신 말해준다.

    출처: The Verge

  • 램 품귀에도 아이폰 매출 22%↑…애플은 어떻게 버텼나

    램 품귀에도 아이폰 매출 22%↑…애플은 어떻게 버텼나

    애플이 목요일 3분기 실적을 내놨는데, 숫자만 보면 좀 의외다. 전 세계가 램(RAM) 품귀로 난리인 와중에 아이폰이랑 맥 판매가 동시에 뛰었으니까. 아이폰 매출은 전년 대비 22% 늘어난 542억 5000만 달러, 맥 매출은 29% 증가한 103억 5000만 달러. 전사 매출은 1094억 달러까지 찍었다.

    굵직한 숫자부터 짚으면

    이번 실적표에서 눈에 걸리는 건 딱 세 가지다. 하드웨어 두 축이 나란히 두 자릿수로 뛴 것, 그게 핵심이다.

    • 아이폰 매출: 542억 5000만 달러 (전년比 22%↑)
    • 맥 매출: 103억 5000만 달러 (전년比 29%↑)
    • 전사 매출: 1094억 달러

    메모리 값이 미친 듯이 오르는 시기에 하드웨어 두 부문이 동시에 두 자릿수 성장률을 찍었다는 건 흔한 그림이 아니다. 같은 분기 다른 PC·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실적 발표에서 원가 부담부터 꺼낸 것과 비교하면 더 그렇다.

    램 품귀, 대체 왜 이렇게까지 됐나

    요즘 D램이랑 낸드 값이 치솟은 이유는 결국 AI 서버용 고대역폭메모리, HBM 수요 때문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메모리 3사가 생산 라인을 HBM 쪽으로 밀어붙이면서 일반 D램·낸드 물량이 줄었다. 그 여파가 고스란히 노트북·스마트폰용 메모리 가격으로 넘어갔다.

    이 흐름 때문에 델이랑 HP는 이미 가격 인상을 예고한 상태고, 삼성전자와 샤오미 같은 스마트폰 업체들도 원가 부담을 대놓고 호소하는 중이다. 업계 얘기로는 범용 D램 계약 가격이 올해 들어 거의 두 배 뛰었다고 한다. 두 배면… 솔직히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애플만 유독 멀쩡한 이유

    애플은 메모리 공급사랑 1~2년치 물량을 미리 계약해두는 방식으로 원가를 방어해온 걸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아이폰이랑 맥에 들어가는 메모리 용량 자체가 경쟁 제품만큼 크지 않게 설계돼 있어서, 원가가 뛰어도 소비자 가격에 바로 얹히지 않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결국 규모의 경제랑 장기 계약, 이 두 장이 이번 품귀 국면에서 애플을 지켜준 셈이다. 같은 이유로 부품 조달 순위에서 애플한테 밀린다는 볼멘소리가 경쟁사들 사이에서 나오는 것도 이해가 간다.

    맥이 29%나 뛴 진짜 배경

    맥 매출 29% 증가는 최신 M칩 라인업 교체 효과가 크다. 신학기 수요랑 맞물려서 맥북에어, 맥북프로 교체 시기가 돌아온 사람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기업 시장에서도 윈도우 노트북 대비 맥의 총소유비용, TCO 우위를 앞세운 마케팅이 먹히고 있다는 평가다. 아이폰 쪽은 최신 라인업 교체 수요에 인도, 동남아 판매 확대까지 겹치면서 22% 성장을 받쳐준 것으로 풀이된다.

    다음 분기에 남은 변수

    문제는 지금부터다. 메모리 업계는 D램 가격이 2027년까지 계속 오를 걸로 보고 있다. 애플이 지금 수준의 원가 방어력을 얼마나 더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건.

    서비스 부문 성장세, 아이폰 신제품 사이클, 인도·동남아 신흥 시장에서 판매를 얼마나 더 늘리느냐도 다음 실적을 가를 변수다. 장기 계약 물량이 바닥나는 시점에 원가가 한꺼번에 몰려서 반영될 가능성도 있다.

    삼성·SK하이닉스엔 남 얘기가 아니다

    이 뉴스가 한국 독자한테 그냥 흘려들을 얘기가 아닌 이유는, 메모리 공급망 중심에 삼성전자랑 SK하이닉스가 있기 때문이다. 애플처럼 큰손 고객이 메모리 수요를 계속 받쳐주면 두 회사 D램·낸드 매출에도 나쁘지 않은 신호다.

    다만 국내 소비자 입장에서는 노트북, 스마트폰 신제품 가격이 오를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삼성전자 갤럭시나 국내 PC 제조사들도 똑같은 메모리 가격 압박을 받고 있어서, 하반기 신제품 가격표에 이 여파가 그대로 반영될지 모른다. 반도체 수출 비중이 큰 한국 경제 입장에서 이번 품귀는 단기적으로 나쁘지 않은 소식이지만, 소비자 물가 쪽에서는 부담으로 돌아올 여지가 있다. 방어전이라기엔, 애플 성적표가 너무 좋다.

    더버지(The Verge)가 전한 내용을 바탕으로 정리했다. The Verge

  • 그록 딥페이크 금지법 시행 닷새 전, xAI가 미네소타에 소송 걸었다

    그록 딥페이크 금지법 시행 닷새 전, xAI가 미네소타에 소송 걸었다

    미네소타주가 8월 1일부터 시행하려던 'AI 누디파이(nudification) 금지법'에 제동이 걸렸다. 일론 머스크의 AI 스타트업 xAI가 시행을 닷새 앞둔 7월 27일, 미네소타 주 검찰총장 키스 엘리슨을 상대로 연방법원에 소송을 냈다.

    전국 최초, 미네소타의 초강력 규제

    문제의 법 이름은 'HF 1606'. 동의 없이 신체 특정 부위를 노출한 것처럼 사진을 조작하는 이른바 '누디파이' 앱을 정조준했다. 미국 주 단위 입법으로는 첫 사례다.

    핵심은 처벌 방식에 있다. 이용자가 어떤 의도로 썼는지, 플랫폼이 알고 있었는지는 따지지 않는다. 위반 1건당 최대 50만 달러(약 7억 원)의 민사 벌금을 물릴 수 있는 엄격책임 조항이다. 면책 조항(safe harbor)도 없다. 고의성을 입증해야 한다는 요건도 없다. 그런데도 이 법안, 미네소타 하원에서 132대 1, 상원에서는 65대 0으로 통과됐다. 여야 가리지 않고 표를 몰아준 셈이다.

    xAI 소송의 요지

    xAI 주장은 단순하다. 이 법이 수정헌법 1조가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과잉 범위의 내용 기반 규제'라는 것. 소장에서 xAI는 법이 그대로 시행되면 자사 이미지 생성 도구 '그록 이미지(Grok Imagine)'의 편집 기능을 여러 방식으로 제한하는 것 말고는 실질적인 대안이 없다고 밝혔다.

    • 7월 27일 미네소타 연방지방법원에 제소
    • 피고는 키스 엘리슨 주 검찰총장
    • 법 시행일은 8월 1일, 소송은 그 직전에 제기
    • 쟁점은 '엄격책임 + 고액 벌금' 조합의 위헌 여부

    왜 하필 지금인가, 그록의 전과가 있다

    이 소송, 뜬금없이 나온 게 아니다. 그록의 이미지 편집 기능은 2025년 12월 출시 직후부터 '디지털 옷 벗기기' 도구로 악용됐다. 2025년 12월 29일부터 2026년 1월 8일까지, 단 열흘 남짓한 기간에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적 이미지가 약 2만 3천 건 만들어졌다는 추정치가 나왔다. 여성을 대상으로 한 성적 이미지 게시물은 최소 180만 건. 숫자만 봐도 아찔하다.

    후폭풍은 컸다. 테일러 스위프트를 비롯한 유명인 합성 이미지가 SNS를 뒤덮으며 논란이 커졌다. xAI는 1월 9일 이미지 생성 기능을 유료 구독자로 제한했고, 1월 14일에는 실존 인물 관련 콘텐츠 생성을 추가로 단속하겠다고 발표했다. 딱 반년 만에 규제 당국과 정면으로 맞서는 처지가 된 셈이다.

    미네소타 하나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

    xAI를 겨냥한 법적 압박,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여성과 미성년자 피해자들이 낸 민사소송이 최소 두 건 더 진행 중이다. 미국 하원 에너지·상업위원회 민주당 의원들은 그록의 비동의 성적 이미지 확산 실태를 별도로 조사하고 있다. 여러 주 검찰총장이 공동으로 xAI에 경고 서한을 보낸 일도 있었다.

    이번 미네소타 소송이 다른 점, 방향이 거꾸로라는 것이다. 앞선 사건들은 피해자나 정부가 xAI를 상대로 문제 삼는 구도였다. 이번엔 xAI가 먼저 정부를 상대로 '규제가 과하다'며 칼을 빼 들었다. 법정에서 이 논리가 통할지는 별개 문제다. 다만 여론의 뭇매를 맞은 지 반년도 안 돼 표현의 자유 카드를 꺼내 든 타이밍, 묘하다.

    딥페이크 처벌법, 한국은 지금 어디쯤

    한국은 이미 딥페이크 성범죄에 대해 제작·유포 모두 처벌하는 법 체계를 갖췄다. 영리 목적이 아니어도, 유포 의사가 없었어도 처벌 대상이 될 만큼 국내 처벌 규정은 촘촘하다. 다만 미네소타법처럼 플랫폼 사업자 자체에 건당 억대 벌금을 매기는 엄격책임 조항까지는 아직 없다.

    네이버 클로바나 카카오 같은 국내 빅테크도 이미지 생성 기능을 속속 붙이는 중이다. 이번 소송의 결론, 남의 나라 일로만 보기 어려운 이유다. 미국 법원이 xAI 손을 들어주면 '플랫폼 책임을 어디까지 물을 수 있는가'를 둘러싼 논쟁이 국내 입법 과정에도 참고 사례로 인용될 여지가 크다. 반대로 미네소타법이 유지되면 국내에서도 플랫폼 단위 책임을 강화하자는 목소리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개인적으로는, 표현의 자유와 피해자 보호 사이 균형점을 법원이 어떻게 그을지 이 재판이 하나의 기준점이 될 거라 본다.

    출처: The Verge

  • 퀄컴, 9월부터 칩값 인상…갤럭시 가격표도 흔들리나

    퀄컴, 9월부터 칩값 인상…갤럭시 가격표도 흔들리나

    퀄컴이 9월 1일부터 스마트폰용 프로세서 가격표를 새로 쓴다. 크리스티아노 아몬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수요일 실적 발표 자리에서 직접 못을 박았다. “가격이 오른다.” 지난주부터 돌던 인상설, 결국 사실이었다.

    아몬 CEO가 직접 밝힌 인상 배경

    CNBC가 전한 내용을 보면, 아몬 CEO는 정확한 인상 폭까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삼성전자, 샤오미, 원플러스 등 주요 안드로이드 제조사에 공급하는 스냅드래곤 시리즈 전 라인업에 이번 인상안이 적용된다고 못박았다.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나온 발언이다. 투자자들에게 원가 전가 계획을 미리 귀띔한 셈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퀄컴은 애플 다음으로 전 세계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시장 점유율 상위권을 차지하는 회사다. 플래그십부터 중저가 라인까지 스냅드래곤을 쓰는 제조사가 워낙 많다. 그러다 보니 이번 조치는 특정 브랜드 하나가 아니라 안드로이드 생태계 전체에 원가 부담으로 번질 공산이 크다.

    RAM대란과 겹쳐 부담 두 배

    문제는 이 인상이 혼자 오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최근 AI 서버용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폭증하면서 D램 가격이 급등하는, 이른바 ‘RAM대란’이 이미 진행 중이다. 메모리 업체들이 서버용 반도체 생산에 라인을 몰아주면서 모바일용 D램과 낸드플래시 공급까지 빠듯해졌다.

    여기에 AP 가격까지 오르면? 스마트폰 제조사 입장에선 원가 상승 요인이 두 겹으로 쌓이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하반기 신제품부터 이 인상분이 소비자가에 반영될 것으로 본다. 부품 원가가 동시에 뛰는 경우는 흔치 않다. 그래서 이번 조합이 제조사 마진을 짓누르는 요인으로 꼽힌다.

    2022년 인상과는 결이 다르다

    퀄컴이 AP 가격을 올린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22년에도 원자재 값 상승을 이유로 일부 라인업 가격을 조정했다. 다만 그때는 최상위 플래그십 모델에 국한된 인상이었다.

    이번엔 CEO가 직접 “전 제품군”이라는 표현을 썼다. 여기서 갈린다. 중저가 스냅드래곤을 쓰는 보급형 모델까지 원가 부담이 번질 수 있다는 뜻이어서, 파장 범위가 예전보다 훨씬 넓다.

    스마트폰 가격표, 얼마나 움직일까

    • 퀄컴 AP 가격 인상 – 9월 1일부터 전 라인업 적용
    • D램·낸드 가격 급등 – AI 서버 수요가 모바일 공급을 잠식
    • 제조사 대응 – 원가 상승분의 소비자가 전가 가능성

    8월 이전에 이미 출시가가 확정된 모델은 당장 영향이 제한적이다. 하지만 9월 이후 공개되는 신제품, 혹은 부품 재계약 시점이 돌아오는 라인업은 가격표에 변화가 생길 여지가 크다. 연말 성수기에 맞춰 신제품을 준비하던 중저가 브랜드들은 가격 정책을 다시 짜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삼성 갤럭시는 어떻게 되나

    국내 소비자와 가장 직결되는 대목은 삼성전자다. 최근 갤럭시 S 시리즈는 전 세계 출시 모델에 엑시노스 대신 스냅드래곤을 전량 탑재하는 정책을 이어오고 있다. 그만큼 퀄컴 가격 정책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는 구조다.

    내년 초 공개될 갤럭시 S26 시리즈 원가 협상에도 이번 인상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삼성뿐 아니다. 샤오미, 원플러스 등 스냅드래곤 의존도가 높은 중국 제조사들도 같은 고민을 안게 됐다.

    국내 반도체 업계엔 되레 호재

    이번 이슈는 한국 산업에 엇갈린 영향을 준다. 완제품을 만드는 삼성전자 모바일 사업부는 원가 부담을 안는다. 반면 D램을 공급하는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와 SK하이닉스는 가격 상승의 수혜를 본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올해 HBM 판매 확대와 D램 단가 상승에 힘입어 분기 실적이 개선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같은 회사 안에서도 사업부별로 이번 이슈를 받아들이는 온도차가 뚜렷한 셈이다.

    소비자 입장에서 하반기 스마트폰 구매 계획을 앞당기는 것도 하나의 선택지다. 9월 인상 전 출시되거나 이미 재고가 확보된 모델은 가격 영향권 밖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

    출처: The Verge

  • 저커버그, AI 개인비서로 정면승부 건다

    저커버그, AI 개인비서로 정면승부 건다

    수요일, 메타 2026년 2분기 실적 콜에 마크 저커버그가 나와서 말을 하나 던졌다. 이제 사람 대신 일을 처리해주는 개인 AI 에이전트를 만들겠다는 거다.

    실적 콜치고는 무게감이 다르다

    더버지 보도에 의하면 이날 저커버그는 개인 AI 에이전트에 대한 큰 그림을 처음으로 꺼냈다. 출시일도, 구체적 기능 목록도 없다. 방향만 던진 셈이다.

    그래도 실적 콜에서 신사업 비전을 직접 언급했다는 것 자체가 신호다. 메타 AI 챗봇, 스마트글라스, Llama 모델… 지금까지 따로 굴러가던 이 셋을 ‘개인 에이전트’라는 하나의 그릇에 담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그래서 뭘 하겠다는 건가

    업계에서 말하는 개인 에이전트는 챗봇과는 결이 다르다. 질문에 답만 하는 게 아니라 계정에 로그인하고, 클릭하고, 결제까지 대신 해주는 소프트웨어다.

    • 메신저·인스타그램 DM 메시지 자동 분류와 답장 초안 작성
    • 레스토랑 예약, 항공권 검색, 쇼핑몰 주문 대행
    • 일정 조율과 캘린더 자동 관리
    • 스마트글라스로 본 정보를 바탕으로 실시간 추천

    저커버그가 그리는 밑그림도 이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거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왓츠앱, 메신저. 이미 4개 앱에 AI를 심어둔 상태라 접점은 차고 넘친다.

    판은 이미 깔려 있다

    메타 AI는 2025년 초 기준 월간 이용자 10억 명을 넘겼다고 회사가 직접 밝혔다. 왓츠앱, 인스타그램, 메신저를 합친 패밀리 앱 하루 이용자 수는 30억 명 안팎으로 알려졌다.

    레이밴 메타 스마트글라스도 판매량이 꾸준히 늘고 있는 제품이다. 안경에 카메라와 마이크, AI까지 얹었으니, 개인 에이전트의 눈과 귀 역할을 할 하드웨어로는 사실 이만한 조합도 없다.

    왜 지금 에이전트 싸움인가

    오픈AI는 챗GPT에 브라우저를 직접 조작하는 에이전트 기능을 얹었다. 구글은 제미나이 기반 에이전트를 검색과 크롬에 밀어 넣는 중이고, 아마존은 알렉사+로 쇼핑 대행 시장을 정조준한다.

    메타 입장에서 답장, 쇼핑, 예약 같은 일상 반복 작업을 AI가 대신하는 시장은 광고 사업과 바로 이어진다. 에이전트가 쇼핑 대행을 하면서 쌓이는 데이터, 그게 곧 광고 타겟팅을 더 정교하게 만들 재료다.

    남은 숙제

    구체적인 서비스 형태, 유료화 여부, 개인정보 처리 방식. 아직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다. 메시지와 결제 정보를 AI에 맡기는 구조인 만큼 프라이버시 논란은 피해가기 어렵다.

    메타는 과거에도 개인정보 문제로 규제 당국과 여러 번 부딪힌 이력이 있다. 결제 대행까지 맡기려면 검증 절차와 보안, 이 두 가지는 출시 전에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다.

    카카오, 네이버는 마냥 편할까

    국내 메신저 시장은 카카오톡이 사실상 쥐고 있어서 왓츠앱·메신저발 충격은 크지 않을 거다. 다만 인스타그램 DM은 2030 사이에서 이미 익숙한 채널이다. 여기에 에이전트가 얹히면 얘기가 달라진다.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X 기반 큐(Cue:), 카카오는 카나나. 양쪽 다 에이전트형 AI를 준비해온 참이다. 메타라는 글로벌 플랫폼이 같은 방향으로 뛰면 두 회사 로드맵도 속도를 낼 수밖에 없을 거다.

    국내 중소상공인 입장에서는 인스타그램 광고와 쇼핑 연동 방식이 바뀔지도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에이전트가 구매 여정 전체에 끼어들면 광고 상품 구조 자체가 달라질 여지, 충분하다.

    출처: The Verge

  • 이베이 사이버스토킹 스캔들, 결국 770억원 물어준다

    이베이 사이버스토킹 스캔들, 결국 770억원 물어준다

    이베이가 결국 지갑을 열었다. 전직 임원 3명과 함께, 2019년 매사추세츠의 한 부부를 상대로 벌인 스토킹 사건을 두고 총 5,570만 달러(약 770억원)를 물어주기로 합의했다. CNBC가 먼저 보도했고, 더버지가 이를 다시 전했다. 몇 년을 끌어온 소송이 이제야 끝을 보는 셈이다.

    거미, 바퀴벌레, 그리고 피 묻은 돼지 가면

    피해자는 이커머스 전문 뉴스레터 ‘EcommerceBytes’를 운영하던 데이비드·이나 스타이너 부부다. 이들 집에 살아있는 거미와 바퀴벌레가 담긴 소포가 배달됐다. 피가 묻은 돼지 가면도 왔다. 배우자의 죽음을 극복하는 법을 다룬 책, 심지어 장례식용 화환까지 도착했다고 한다. 좀 섬뜩한 리스트다.

    • 살아있는 곤충 소포 반복 배송
    • 피 묻은 돼지 가면과 장례 화환 발송
    • 자택 인근 미행, 차량에 위치추적기 부착 시도
    • 가짜 계정으로 트위터를 통한 협박 메시지 전송

    부부는 몇 달간 누가, 왜 이런 짓을 벌이는지조차 몰랐다. 그냥 공포 속에서 버텼다고 진술했다.

    이유는 어이없게도 ‘비판적인 뉴스레터’ 하나였다

    스타이너 부부의 뉴스레터가 이베이의 판매 수수료 정책과 경영 방침을 종종 꼬집었다. 그게 문제였다. 당시 CEO였던 데빈 웨닉을 비롯한 경영진이 이 보도를 상당히 불편해했다는 정황이 수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회사의 보안·커뮤니케이션 조직이 정식 절차를 밟는 대신, 사적인 보복 캠페인을 기획했다는 대목에서 이 사건은 더 씁쓸해진다.

    기업이 비판적 매체를 상대할 때 어디까지 참고, 어디서부터 선을 넘으면 안 되는지 – 이 사건은 극단적인 반면교사로 두고두고 언급될 것 같다.

    FBI가 파헤치자 임원들이 줄줄이 무너졌다

    연방수사국(FBI) 수사 결과 이베이의 안전보안 담당 임원 제임스 보를 비롯한 여러 직원이 형사 기소됐다. 이 중 다수는 유죄를 인정했다. 웨닉 CEO는 형사 기소는 면했지만, 사건이 불거진 지 얼마 지나지 않은 2019년 9월 자리에서 물러났다.

    실리콘밸리 대기업의 보안팀이 조직적으로 개인을 표적 삼아 스토킹을 벌였다는 사실 하나로도 업계는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 이후 이베이는 내부 통제 체계를 뜯어고쳐야 했다.

    770억원, 누가 얼마씩 내나

    이번 합의는 스타이너 부부가 이베이와 전직 임원 3명을 상대로 낸 민사소송을 종결짓는 절차다. 총 배상액 5,570만 달러 중 대부분은 이베이 본사가 낸다. 나머지는 사건에 직접 관여한 전직 임원들이 개인 자격으로 나눠 낸다고 알려졌다.

    회사가 거액을 물어냈다고 해서 브랜드 신뢰도까지 돈으로 메워지진 않는다. 재무제표 밖에서 남을 상처가 더 오래갈 것 같다.

    거창한 해킹 없이도 이렇게 무너진다

    이 사건이 무서운 지점은 따로 있다. 대단한 해킹이나 시스템 침해가 아니라, 정식 결재라인을 거치지 않은 보안 조직의 폭주에서 시작됐다는 것. 내부 감사나 이사회 감독이 제대로 작동했다면 애초에 벌어지지 않았을 일이라는 지적이 미국 기업지배구조 전문가들 사이에서 꾸준히 나온다.

    결국 이번 합의는 거대 플랫폼 기업의 보안·법무 조직을 견제할 장치가 얼마나 허술할 수 있는지, 숫자로 증명한 사례로 남았다.

    국내 e커머스 업계도 남 얘기만은 아니다

    한국은 2021년부터 스토킹처벌법을 시행하며 온·오프라인 괴롭힘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여왔다.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협박 조항도 함께 적용된다. 쿠팡, 네이버, 카카오처럼 자체 보안·법무 조직을 크게 운영하는 국내 플랫폼 기업이라면 이번 사건을 그냥 흘려듣기 어렵다.

    비판적인 보도나 소비자 불만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사적 조직이 임의로 움직일 여지를 얼마나 차단해뒀는지, 이사회 차원의 내부통제가 실제로 작동하는지 점검할 계기로 삼을 만하다. 국내 상장사 감사위원회와 준법지원인 제도가 이런 극단적 보복 행위를 사전에 걸러낼 수 있을지, 이번 사건을 참고 삼아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출처: The Verge

  • 위키미디어 재단, 노조 확산되는데도 끝내 인정 안 한다

    위키미디어 재단, 노조 확산되는데도 끝내 인정 안 한다

    위키피디아 뒤에서 노조 바람이 분다. 그것도 두 나라에서. 위키미디어 재단 경영진은 이걸 순순히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

    영국에서 불붙은 이야기

    시작은 6월이었다. 위키미디어 재단 영국 지부 직원들이 재단 산하 조직 중 처음으로 노조를 만들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위키피디아는 ‘모두가 함께 만드는 백과사전’이라는 이미지로 유명한데, 정작 그 뒤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노조를 만들겠다니. 반응이 뜨거웠다.

    여기서 헷갈리면 안 되는 게 하나 있다. 위키피디아 문서를 쓰고 고치는 수백만 자원봉사 편집자와, 이번에 노조를 결성하려는 직원들은 완전히 다른 집단이다. 후자는 재단에서 월급 받는 정규직들이다. 서버 운영, 개발, 기금 모금, 정책 대응 — 이런 일을 하는 사람들.

    미국까지 번졌다

    더버지 보도를 보면, 이제 미국 본사 기반 위키미디어 재단 직원들도 노조 결성에 합류했다. 영국에서 시작된 불씨가 본사가 있는 미국으로까지 옮겨붙은 셈이다. 재단 전체로 노조 바람이 퍼지는 모양새랄까.

    • 6월: 영국 지부 직원들, 노조 결성 의사 최초 공식화
    • 이어서 미국 본사 기반 직원들도 노조 결성 동참
    • 재단 경영진: 자발적 인정은 거부

    경영진은 왜 굳이 이 방식을 골랐나

    미국에서 사용자가 노조를 자발적으로 인정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직원들은 연방노동관계위원회(NLRB) 감독 아래 정식 투표 절차를 밟아야 한다. 시간이 걸리고, 그 사이 경영진이 노조 반대 캠페인을 벌일 틈도 생긴다. 위키미디어 재단이 굳이 이 길을 택했다는 건 신호가 명확하다. 노조를 곱게 받아들일 생각이 없다는 뜻.

    “개방과 협업”은 밖에서만

    노조를 준비하는 직원들이 낸 성명에는 재단을 향한 날 선 말이 담겼다. 대외적으로는 개방성과 투명성을 핵심 가치로 내세우면서, 정작 내부 직원들이 조직화를 시도하니 소극적으로 대응한다는 지적이다. 전 세계 수백 개 언어로 지식을 무료로 제공한다는 명분과, 그 지식을 만드는 직원들의 처우 사이에 괴리가 있다는 비판. 이건 좀 뼈아픈 지적이다.

    위키미디어 재단은 광고 하나 없이 개인 후원금으로 운영을 지탱해온 조직이다. ‘작은 후원이 모여 인류의 지식을 지킨다’는 메시지로 해마다 기부 캠페인을 벌여왔다. 그런데 정작 그 돈으로 월급 받는 직원들과의 관계에서는 다른 기준을 적용한다는 비판이 나오니, 더 아프게 다가온다.

    비영리도, 빅테크도 예외 없다

    위키미디어 재단만의 일이 아니다. 2020년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킥스타터 직원들이 미국 테크 업계 최초로 노조를 결성했다. 그 뒤로 뉴욕타임스 테크길드, 알파벳(구글) 계약직 노동자 노조, 유비소프트 등에서 화이트칼라 노조 결성이 줄줄이 이어졌다. 고연봉 전문직으로만 여겨지던 개발자, 기획자, 디자이너들도 임금, 원격근무, 정리해고 앞에서는 노조가 답이라고 판단하는 사례가 늘었다.

    비영리단체라고 봐주는 법은 없다. 미국에서는 인권단체나 환경단체 직원들이 먼저 노조를 만든 사례가 여럿이고, 위키미디어 재단도 그 흐름 위에 올라탄 셈이다. ‘좋은 일 하는 조직이니 노동 조건도 알아서 좋겠지’ — 이런 통념은 현장에서 잘 안 통한다.

    국내 IT 업계도 남 얘기 아니다

    한국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있었다. 네이버, 카카오, 넥슨, 스마일게이트 같은 국내 주요 IT·게임사에서 2018년 이후 노동조합이 잇따라 설립됐다. 크런치 근무와 성과급 산정 방식을 둘러싼 갈등도 반복돼 왔다. 위키미디어 재단 사례는 좋은 이미지의 비영리·기술 조직도 노동 이슈에서는 예외가 아니라는 걸 다시 보여준다.

    국내에서 위키피디아는 나무위키 같은 토종 서비스에 밀리는 편이다. 하지만 학술 자료나 다국어 정보, 최근엔 AI 모델 학습 데이터로서 존재감이 여전히 크다. 네이버나 LG AI연구원 같은 국내 기업들이 대규모 언어모델을 만들 때 위키피디아 텍스트를 참고 데이터로 써온 걸 감안하면, 재단 내부 노동 갈등이 길어질 경우 서비스 운영이나 콘텐츠 품질에 티가 안 난다고 장담하긴 어렵다.

    국내 비영리·플랫폼 기업 노동자들에게도 이번 사례는 곱씹어볼 만하다. ‘공익적인 조직이니 알아서 잘해주겠지’라는 기대만으로는 처우가 나아지지 않는다는 걸, 위키미디어 재단 직원들이 다시 한번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출처: The Verge

  • 아리아나 그란데, 유출 해커 상대로 결국 소송 걸었다

    아리아나 그란데, 유출 해커 상대로 결국 소송 걸었다

    아리아나 그란데가 결국 움직였다. 미공개 곡과 사적인 영상을 몰래 빼돌려 뿌린 해커들을 상대로 지난 월요일(현지시간) LA 카운티 고등법원에 소장을 냈다. 오랫동안 쌓여온 유출 피해, 이제는 법으로 정면 대응하겠다는 뜻이다.

    소장 내용부터 보면

    피고는 신원이 특정되지 않은 해커들이다. 소장에는 이들을 존 도우 1(John Doe 1), 존 도우 2번부터 100번까지로 적었다. 그것도 무려 100명. 익명의 인물이나 그룹을 한 번에 겨냥한 셈이다.

    목적은 단순하다. 그란데 측 표현을 빌리면 이 소송은 “현재 신원이 알려지지 않은 파렴치한 인물들의 정체를 밝혀내기 위한” 절차다. 배상금 얘기는 그다음이다. “누가 그랬는지”부터 법원 힘으로 캐내겠다는 전략인 셈.

    존 도우 소송, 낯설어도 미국에선 흔하다

    미국 법정의 “John Doe” 소송은 가해자 이름을 몰라도 일단 소송부터 걸 수 있게 해주는 제도다. 소가 접수되면 원고 측 변호인은 법원이 발부한 소환장(subpoena)을 무기로 인터넷서비스제공업체(ISP), 클라우드 업체, SNS 플랫폼에 접속 기록과 IP 주소를 요구할 권한을 얻는다.

    • 1단계: 익명 피고 상대로 우선 소 제기
    • 2단계: 법원 명의 소환장으로 플랫폼·통신사에 로그 기록 요청
    • 3단계: IP 추적 등으로 실제 신원 특정
    • 4단계: 특정된 인물 상대로 손해배상 등 본안 소송 진행

    연예인이나 기업이 익명 해커, 악성 계정, 저작권 침해자를 상대할 때 자주 꺼내는 카드다. 신원부터 까야 실질적인 책임을 물을 수 있으니까.

    왜 하필 지금 터졌나

    이번 유출, 단발성이 아니다. 수년째 이어져 온 문제다. 미발표곡 데모, 비공개 영상 같은 민감한 콘텐츠가 그 사이 온라인 커뮤니티와 파일 공유 채널을 타고 계속 새어 나왔다.

    이런 장기전에서 소송 시점은 대개 비슷한 이유로 정해진다. 증거를 충분히 모으는 데 시간이 걸렸거나, 유출 규모가 감당 못 할 수준으로 커졌거나, 아니면 최근 유출 건에서 결정적인 증거가 나왔거나. 구체적인 손해배상 액수나 청구 항목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추가 공개 여지는 남아 있다.

    셀럽 해킹, 사실 어제오늘 얘기 아니다

    2014년 아이클라우드 계정을 노려 유명인 사진을 무더기로 유출시킨 “셀럽게이트” 사건, 같은 해 소니 픽처스가 통째로 뚫려 미공개 영화와 내부 이메일이 쏟아진 사건이 대표적이다. 클라우드 계정 하나, 이메일 하나 뚫리면 개인 사생활은 물론 회사 하나가 통째로 흔들린다는 걸 두 사건 모두 보여줬다.

    음악 업계에선 미공개 곡 유출이 골칫거리 중에서도 골칫거리다. 정식 발매 전 데모가 새어 나가면 앨범 마케팅 전략이 그대로 무너진다. 팬덤 안에서도 저작권 개념 없이 파일이 돌아다니는 일이 잦다. 그란데 사례는 이런 관행에 법적으로 제동을 걸겠다는 신호로 읽힌다.

    K팝 업계도 남 일이 아니다

    국내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하이브, SM, YG 같은 대형 기획사에서도 미발표 음원 데모나 안무 영상, 내부 회의 자료가 새어 나가 논란이 된 적이 여러 번 있다. 사생팬의 클라우드 계정 해킹, 연습생 시절 영상 유출 같은 사건은 국내 팬덤 문화에서도 낯선 뉴스가 아니다.

    요즘은 딥페이크 합성 영상까지 겹치면서 위협 범위가 더 넓어졌다. 국내법으로는 정보통신망법과 저작권법을 근거로 유출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해외 서버나 익명 커뮤니티를 낀 유출 사건은 신원 특정 자체가 쉽지 않다. 그란데 소송처럼 일단 익명 상대로 소를 걸고 소환장으로 신원을 쫓는 방식, 국내 기획사들도 눈여겨볼 만한 실무 전략이다.

    • 클라우드 계정 이중 인증 등 기본 보안 수칙 재점검 필요
    • 미공개 콘텐츠 유출 시 초기 대응 매뉴얼(법적 조치 포함) 마련 필요
    • 해외 소송 제도(존 도우 소송 등) 벤치마킹 가능

    결국 이번 사건, 팝스타 한 명의 법적 다툼으로 끝날 얘기가 아니다. 콘텐츠 하나로 먹고사는 산업 전체가 계정 보안과 유출 대응 체계를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신호에 가깝다.

    출처: The Verge

  • 나노리프 조명 수납세트, 반값 9만원대에 떴다

    나노리프 조명 수납세트, 반값 9만원대에 떴다

    나노리프(Nanoleaf)가 벽 인테리어용 신제품 세트를 반값에 풀었다. ‘블록스 콤보 XL 스마터 키트’가 정가보다 50% 싸진 99.99달러에 나왔는데, 이 가격이 역대 최저가라고 한다.

    얼마 주고 뭘 받나

    나노리프 공식 홈페이지 기준으로 이번 딜 가격은 99.99달러다. 반값이라니, 정가는 200달러 안팎이었던 셈이다. 9만원대에 이 정도 구성이면 나쁘지 않다.

    신학기 시즌에 맞춰 나온 프로모션이라 방이나 책상 주변 꾸미기 딱 좋은 타이밍이다. 세일 종료일은 따로 안 나와 있다. 재고 소진되거나 시즌 끝나면 가격이 원래대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살 거면 미루지 않는 게 낫다.

    블록스 콤보 XL, 정체가 뭐길래

    이름 그대로 3가지를 하나로 합친 조합형 키트다.

    • 컬러 조명 패널: 앱으로 색상과 밝기를 조절하는 스마트 라이트
    • 페그보드: 벽에 거치해 소품이나 액세서리를 걸 수 있는 수납판
    • 로우프로파일 선반: 두께가 얇아 공간을 많이 안 차지하는 수납 선반

    조명, 수납, 인테리어. 이 세 가지를 벽 하나에서 끝내려는 사람을 위한 구성이다. 나노리프는 2016년 육각형 조명 패널 ‘오로라’로 이름을 알린 캐나다 토론토 회사다. 이후 다각형 조명 라인업을 계속 늘려왔고, 최근엔 매터(Matter) 표준까지 지원한다. 애플 홈킷, 아마존 알렉사, 구글홈, 삼성 스마트싱스 — 웬만한 스마트홈 생태계와는 다 물린다는 얘기다.

    신학기 세일, 타이밍이 절묘하다

    미국은 8~9월이 개강철이다. 기숙사나 자취방 꾸미는 학생 수요가 몰리는 때. 조명과 수납을 한 번에 해결하는 제품 특성상 좁은 원룸이나 기숙사 벽면용으로 딱 맞는다.

    가격이 반토막 나면서, 나노리프 조명 패널 살까 말까 고민하던 사람들 입장에선 진입 장벽이 확 낮아진 셈이다. 조명만 따로 사는 것보다 수납 기능까지 딸려오니 체감 가격 메리트는 더 크다. 개인적으로는 이 정도면 학생 아니어도 자취방 인테리어용으로 혹할 만한 가격이라고 본다.

    경쟁 제품이랑 비교하면 어떤가

    스마트 조명 시장엔 고비(Govee), 라이파이(LIFX), 필립스 휴, 샤오미 이라이트 같은 브랜드가 촘촘히 들어차 있다. 고비나 샤오미 계열 스트립 조명은 국내에서 2~5만원대로 진입 장벽이 낮다. 다만 나노리프처럼 벽에 붙이는 모듈형 패널이나 수납 결합형 디자인은 흔치 않다.

    필립스 휴가 프리미엄 브랜드력을 앞세운다면, 나노리프는 디자인 소품에 가까운 포지셔닝으로 차별화해왔다. 조명과 가구 기능을 묶은 이번 콤보 상품, 경쟁사 대비 확실한 틈새 전략으로 봐도 될 것 같다.

    국내에서 살 수 있을까

    나노리프는 국내 공식 유통망이 넓지 않다. 쿠팡 로켓직구나 아마존 미국 직구로 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번 반값 딜도 미국 나노리프 공식 사이트 기준이라, 국내로 받으려면 배송비와 관부가세까지 더해야 실구매가가 나온다.

    국내 스마트홈 시장은 삼성 스마트싱스와 LG 씽큐 중심의 가전 연동형 조명이 자리잡은 상태다. 나노리프처럼 벽면 인테리어 조명을 별도 카테고리로 소비하는 문화는 아직 초기 단계에 가깝다. 그래도 자취방이나 1인 가구 인테리어 소품 수요가 늘면서, 해외 직구로 이런 디자인 조명 들이는 2030 소비자는 꾸준히 늘고 있다. 반값 세일 같은 이벤트는 직구족 사이에서 빠르게 퍼질 가능성이 있다. 직구 좀 해본 사람이라면 이미 장바구니에 담아뒀을지도.

    출처: The Verge

  • 엑스박스 이번엔 제대로 먹통…디스크 게임도 안 켜졌다

    엑스박스 이번엔 제대로 먹통…디스크 게임도 안 켜졌다

    일요일 밤 11시(미국 동부시간), 엑스박스 상태 페이지가 빨갛게 물들었다. 로그인부터 앱 실행, 스토어 검색까지 줄줄이 막혔다. 급기야 디스크를 넣고 돌리는 게임까지 먹통이 됐다. 콘솔에 물리 디스크를 꽂아도 화면엔 로딩 아이콘만 뱅글뱅글. 이용자 후기가 쏟아졌다.

    일요일 밤, 엑스박스가 통째로 멈췄다

    더버지가 전한 바에 따르면 이번 장애는 단순한 접속 지연 수준이 아니었다. 로그인 실패, 앱 실행 불가, 게임 검색 오류가 동시다발로 터졌다. 장애 시작 시점은 미 동부시간 밤 11시경으로 기록됐다. 마이크로소프트 측은 상태 페이지를 통해 문제를 인지했다고 밝혔다. 다만 정확한 원인과 복구 시점은 한동안 나오지 않았다. 장애 발생 후 몇 시간이 지나도 상태 표시는 ‘조사 중’ 그대로였다. 이용자들 불안만 커졌다.

    • 로그인 자체가 안 되는 계정 인증 오류
    • 스토어·앱 목록 로딩 실패
    • 디스크 기반 게임 실행 불가
    • 친구 목록·파티 채팅 접속 오류

    디스크를 꽂아도 안 되는 이유

    여기서 진짜 의아한 대목. 물리 디스크 게임까지 영향을 받았다는 점이다. 겉보기엔 말이 안 된다. 디스크는 클라우드 접속 없이 돌아가야 정상 아닌가.

    실제로는 다르다. 엑스박스 시리즈 콘솔은 디스크를 인식한 뒤에도 라이선스 확인과 계정 인증을 위해 마이크로소프트 서버와 통신한다. 이 과정에서 서버가 응답하지 않으면? 게임 자체가 실행 목록에 안 뜨거나, 실행 버튼을 눌러도 그대로 멈춰버린다. 결국 디스크는 껍데기였던 셈. 실제 구동 권한은 온라인 인증에 달려 있다는 사실이 이번 사태로 다시 확인됐다. 과거 엑스박스 원 시절에도 상시 온라인 연결 정책을 두고 말이 많았고, 결국 마이크로소프트가 정책을 철회한 전례가 있다. 십 년이 지난 지금도 서버 장애 한 번에 디스크 게임이 통째로 묶이는 구조는 크게 달라진 게 없다.

    이용자 반응, 예상대로 싸늘했다

    다운디텍터 같은 장애 감지 사이트엔 신고가 폭주했다. 소셜미디어엔 ‘오프라인 게임까지 왜 인터넷이 필요하냐’는 불만이 줄을 이었다. 주말 저녁 시간대에 터진 장애라 체감 피해도 컸다.

    디스크를 사면 최소한 인터넷 없이도 즐길 수 있다고 믿었던 사람 입장에선 배신감 느낄 만하다. 이번 사태는 콘솔 게임의 소유권 개념이 얼마나 희미해졌는지 보여주는 사례로 남을 법하다. 커뮤니티엔 ‘차라리 스팀 오프라인 모드가 낫다’는 비교 글까지 올라왔다. PC와 콘솔의 인증 방식 차이가 새삼 부각된 셈이다.

    남은 의문, 마이크로소프트는 얼마나 설명했나

    마이크로소프트는 장애 발생 사실을 상태 페이지에 공지했다. 다만 근본 원인에 대한 상세 설명은 더디게 나왔다. 클라우드 인프라 문제인지, 인증 서버 과부하인지. 명확한 답 없이 복구 작업만 진행됐다는 게 보도의 골자다.

    대형 플랫폼 장애가 반복될 때마다 나오는 질문은 늘 같다. 단일 인증 시스템에 게임 구동 권한 전체를 묶어두는 구조, 이게 맞나.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네트워크나 닌텐도 온라인도 과거 비슷한 논란을 겪었다. 콘솔 업계 전반의 숙제로 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011년 소니 PSN이 해킹으로 3주 가까이 마비됐던 사례를 떠올린 이용자도 적지 않았다.

    국내 게이머도 강 건너 불구경은 아니다

    국내 엑스박스 콘솔 점유율은 플레이스테이션에 비해 낮은 편. 그래도 게임패스 얼티밋 구독자와 클라우드 게이밍 이용자는 꾸준히 늘고 있다. 월 2만원대 요금을 내고 구독형 게임을 즐기는 이들 대부분은 애초에 온라인 연결을 전제로 서비스를 쓴다. 이번 장애의 직격탄을 피하기 어려운 구조다.

    더 큰 문제는 디스크 구매자들. 중고 디스크나 한정판 패키지를 사서 오프라인 백업 삼아 보관하던 국내 이용자라면, ‘결국 디스크도 서버가 살아 있어야 돌아간다’는 현실을 다시 확인했을 거다. 실물 소장을 선호하는 국내 수집형 게이머들 사이에선 이번 장애가 구매 방식 자체를 재고하게 만드는 계기가 될 만하다. 시차상 미국 밤 11시는 한국 낮 시간대와 겹친다. 주말 오후 게임을 즐기려던 국내 이용자들도 직접 피해를 봤다는 후기가 커뮤니티에 여럿 올라왔다.

    출처: The Verge

  • 레이저 헌츠맨 V3 프로 20% 할인, 지금 사도 될까

    레이저 헌츠맨 V3 프로 20% 할인, 지금 사도 될까

    레이저 텐키리스(TKL) 게이밍 키보드 헌츠맨 V3 프로가 정가보다 20% 넘게 싸게 풀렸다. 더버지가 전한 소식인데, 이번에 할인 대상이 된 건 아날로그 광축 스위치를 쓴 상위 라인업이다. 게이밍 키보드 시장에서 요즘 제일 빠르게 크는 카테고리를 정면으로 겨냥한 셈.

    스위치 자체가 바뀌는 중이다

    그동안 게이밍 키보드는 RGB, 매크로 휠, 작은 디스플레이 같은 걸로 승부를 봤다. 정작 스위치 구조는 기계식 그대로였다. 몇 년 새 여기서 균열이 생겼다. 네덜란드 스타트업 부팅(Wooting)이 먼저 들고나온 아날로그 광축 방식을, 스틸시리즈와 레이저 같은 큰 브랜드들이 하나둘 따라 붙으면서 이제는 프리미엄 라인업의 기본값처럼 됐다. 조명이나 디자인 손질이 아니라 입력 방식 자체를 갈아엎는 변화라, 예전 세대교체와는 무게감이 다르다.

    헌츠맨 V3 프로 TKL, 실제로 뭐가 다른가

    보통 기계식 스위치는 눌렀다·안 눌렀다, 딱 두 상태만 신호로 보낸다. 아날로그 광축은 키를 얼마나 깊게 눌렀는지를 실시간으로 잰다. 아날로그 스틱처럼 움직인다는 얘기다. 레이싱 게임이라면 액셀 조작을, FPS라면 이동 속도 조절을 키보드 하나로 끝낼 수 있다는 뜻이다.

    • 액추에이션 포인트를 0.1mm 단위로 조절
    • 래피드 트리거로 키 반응 속도 개선
    • TKL 폼팩터라 마우스 이동 공간 넉넉
    • 유선 연결, 입력 지연 최소화
    • 1000Hz 폴링레이트에 알루미늄 상판 프레임

    손끝 감각에 예민한 프로게이머나 랭크 게임 유저라면 체감 차이가 꽤 크다는 평이 많다. 반대로 사무용이나 타이핑 위주로 쓰는 사람한텐 가격 대비 효용이 애매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게임마다 키압 세팅을 저장해 프로필로 바로 전환하는 식의 활용이 오히려 실전에서는 더 쓸모 있다는 후기도 꽤 보인다.

    20% 할인, 지르기 좋은 타이밍인가

    아날로그 광축 키보드는 처음 나올 때부터 20만원 중반대의 비싼 몸값을 유지해왔다. 부팅의 60HE, 스틸시리즈 에이펙스 프로 시리즈 모두 비슷한 가격대에서 붙어온 걸 생각하면, 이번 20% 할인은 진입 장벽을 살짝 낮춰주는 신호로 볼 만하다.

    매 세일 시즌마다 반복되는 할인은 아니라는 점도 짚어야 한다. 레이저는 신제품 초반엔 할인을 잘 안 하다가, 후속 모델이 나오기 직전에 재고 털이용 할인을 돌리는 패턴을 보여왔다. 이번 할인이 후속 모델 출시를 앞둔 재고 정리인지, 그냥 단발성 프로모션인지는 아직 공식적으로 나온 게 없다.

    부팅 대 스틸시리즈 대 레이저, 삼파전

    아날로그 광축의 원조는 네덜란드 스타트업 부팅이다. 스틸시리즈가 에이펙스 프로 라인으로 대형 브랜드 중 제일 먼저 뛰어들었고, 레이저는 헌츠맨 V3 프로로 뒤따라왔다. 세 브랜드 모두 액추에이션 조절과 래피드 트리거를 앞세우지만, 소프트웨어 생태계나 키캡 호환성에서는 갈린다.

    레이저는 시냅스(Synapse)로 마우스, 헤드셋까지 한 번에 관리할 수 있다는 걸 강점으로 내세운다. 레이저 제품을 이미 쓰고 있다면 갈아타는 비용이 낮다는 뜻이다. 부팅은 오픈소스 성향의 커뮤니티 펌웨어 덕에 세부 커스터마이징에서 앞선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 시장엔 어떤 신호인가

    한국은 리그 오브 레전드, 발로란트처럼 반응 속도가 승부를 가르는 게임 인기가 높아서 아날로그 스위치 수요가 꾸준히 늘어왔다. PC방 업계나 일부 이스포츠 팀에서도 래피드 트리거 지원 키보드를 테스트해보는 사례가 늘었다.

    국내 정식 유통 가격이 해외 할인가보다 높게 잡히는 경우가 많다 보니, 직구를 저울질하는 소비자도 적지 않다. 다만 관세에 배송비, A/S 문제까지 따지면 국내 가격과 차이가 크지 않을 때만 직구가 실익이 있다. 이 부분은 계산기 한 번 두드려보고 결정할 일이다. 국내 유통사 입장에서도 이번 할인 소식이 퍼지면 자체 프로모션 압박이 커질 수밖에 없다. 키보드 하나로 승패가 갈린다고 믿는 유저층이 두터운 만큼, 관련 매출은 당분간 꾸준히 늘 것으로 보인다.

    출처: The Verge

  • 위협 비밀번호 눌렀더니 폰이 통째로 삭제됐다, 미국은 이걸 기소했다

    위협 비밀번호 눌렀더니 폰이 통째로 삭제됐다, 미국은 이걸 기소했다

    2025년 1월 24일, 애틀랜타 하츠필드-잭슨 국제공항. 도미니카공화국 휴가를 마치고 돌아온 미국 시민 새뮤얼 튜닉이 세관 2차 검사대에 붙잡혔다. 국경 요원이 스마트폰 비밀번호를 요구했다. 튜닉은 순순히 눌렀다. 그런데 화면이 켜지는 대신, 폰 안의 데이터가 통째로 날아갔다. 미국 법무부는 이걸 근거로 튜닉을 연방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판례조차 찾기 힘든, 이른바 위협 비밀번호 기소 1호 사건이다.

    비밀번호 하나로 폰이 사라진다고?

    튜닉의 구글 픽셀에는 그래핀OS라는 보안 강화 운영체제가 깔려 있었다. 평소 쓰는 잠금 비밀번호 말고, 위협 비밀번호라는 걸 따로 등록할 수 있는 기능이다. 겉보기엔 똑같은 숫자·문자 조합. 그런데 이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확인창 하나 없이 기기 안 모든 데이터가 그 자리에서 삭제된다. 강압적으로 잠금 해제를 요구받는 상황을 대비한 기능이다. 국경 검문, 강도, 뭐든. 튜닉은 요원에게 이 위협 비밀번호를 알려줬고, 요원이 화면에 입력하는 순간 폰은 초기화됐다.

    미국 국경엔 영장이 필요 없다

    한국에서는 낯선 얘기일 수 있는데, 미국 세관국경보호청(CBP)은 공항이나 국경에서 영장 없이 여행자 전자기기를 수색할 권한을 갖는다. 이른바 국경 수색 예외. 이 원칙 덕분에 CBP가 2025 회계연도에 들여다본 전자기기는 55,318건, 전년보다 17.6% 늘었다. 미국 시민 소유 기기만 따로 떼어봐도 2023년 8,657건에서 2025년 13,590건으로 뛰었다. 문제는 이번처럼 수색 대상자가 데이터를 지워버리면, 정부 입장에서는 증거 인멸로 몰아갈 여지가 생긴다는 점. 튜닉에게 적용된 조항도 해킹 관련법이 아니라 압수를 막으려 재산을 파괴한 죄, 그 조항이다.

    아동 착취물 수사였나, 활동가 감시였나

    당시 요원들은 튜닉에게 아동 착취 이미지 소지 여부를 캐물었다고 한다. 그런데 튜닉 측 변호인이 낸 증거 배제 신청서를 보면 얘기가 좀 다르다. 변호인단 주장은 이렇다. 정부가 구체적 증거도 없이 혐의만 둘러댔고, 진짜 목적은 튜닉이 몸담은 환경운동 단체 ‘디펜드 디 애틀랜타 포레스트’에 대한 감시였다는 것. 이 단체는 애틀랜타 경찰 훈련시설, 이른바 캅 시티 건설에 반대해온 조직이다. 연방 수사기관 감시 대상으로 이름이 여러 번 오르내렸던 곳이기도 하고. 변호인단은 구금, 변호인 접견 거부, 폰 압수까지 전부 위법이었다며 증거 배제를 요청해둔 상태다.

    왜 이례적인 기소라고 하는 걸까

    전자프런티어재단 수석 기술자 빌 버딩턴과 보안업체 그래닛 설립자 루나 산드비크는 테크크런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위협 비밀번호 사용을 이유로 연방정부가 형사 기소에 나선 사례는 본 적이 없다고. 그래핀OS 같은 위협 삭제 기능은 원래 활동가, 기자, 가정폭력 피해자들이 강압적 상황에서 스스로를 지키려고 쓰는 도구로 알려져 있다. 이번 기소가 그대로 유지된다면, 이런 보안 기능을 켜두는 것 자체가 형사 처벌 리스크로 이어진다는 얘기다. 솔직히 여기서부터 갈린다 — 보안이냐 증거 인멸이냐. 애틀랜타 연방법원은 올해 안에 증거 배제 신청에 대한 판단을 내릴 예정이다.

    핵심만 4줄

    • 그래핀OS의 위협 비밀번호는 강압 상황에서 기기를 지키려고 만든 보안 기능이다.
    • 미국 정부는 이 기능 사용을 증거 인멸로 규정, 재산 파괴죄로 기소했다.
    • 튜닉 측은 수색 자체가 활동가 감시를 위한 핑계였다고 맞서고 있다.
    • 판결 결과에 따라 보안 소프트웨어 업계 전체의 기능 설계 방향이 흔들릴 여지도 있다.

    미국 오갈 일 있다면, 남 일 아니다

    미국은 한국인이 가장 많이 오가는 나라 중 하나다. CBP는 내국인이든 외국인이든 가리지 않고 전자기기 수색 권한을 행사한다. 미국 출장이나 여행을 앞두고 있다면 그냥 넘길 얘기가 아니라는 거다. 국내에서도 삼성 녹스나 보안 폴더처럼 데이터를 격리·삭제하는 기능은 이미 익숙하다. 비슷한 논쟁이 국내 법정에서 안 벌어진다는 보장도 없다.

    • 출국 전 스마트폰을 클라우드에 백업하고, 불필요한 데이터는 미리 지워두기
    • 위협 삭제나 게스트 모드 같은 보안 기능을 켠 채 입국 심사를 받을 때의 위험을 숙지해두기
    • 세관 요원 요구에 응할 법적 의무 범위를 미리 확인해두기

    국경에서의 디지털 프라이버시 논쟁, 이제 어느 한 나라만의 사정이 아니다. 스마트폰 들고 국경 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마주칠 수 있는 문제로 번지는 셈이다.

    출처: The Ver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