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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자컴퓨터 원리와 초전도·광자 방식 차이, 제대로 정리해봤다

    양자컴퓨터 원리와 초전도·광자 방식 차이, 제대로 정리해봤다

    구글의 초전도 양자칩 ‘윌로우’가 특정 벤치마크 연산을 5분 만에 끝냈다. 같은 계산을 지금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로 돌리면 우주 나이보다 긴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믿기 힘든 숫자다. 이런 뉴스가 뜰 때마다 검색창에 올라오는 질문은 늘 비슷하다. 큐비트가 대체 뭔지, 지금 쓰는 노트북이랑 원리가 어떻게 다른지, 회사마다 방식이 왜 이렇게 제각각인지. 그래서 큐비트 기본 개념부터 초전도, 이온트랩, 광자 방식까지 하나씩 뜯어봤다.

    큐비트, 0과 1 사이에 걸쳐 있다는 말

    일반 컴퓨터의 비트는 0 아니면 1, 둘 중 하나다. 큐비트는 다르다. 중첩(superposition)이라는 상태 덕분에 0과 1을 동시에 가질 수 있다. 큐비트를 n개 묶으면 2의 n제곱 개 상태를 한꺼번에 다룰 수 있다. 개수가 늘어날수록 연산 능력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는 뜻이다. 여기에 얽힘(entanglement)까지 더해진다. 큐비트끼리 얽히면 하나의 상태 변화가 곧바로 다른 큐비트에 반영된다. 이 두 성질이 맞물리면서 소인수분해, 분자 시뮬레이션, 물류 최적화 같은 문제에서 기존 컴퓨터를 압도하는 결과가 나온다.

    초전도 방식 — 구글과 IBM이 밀어붙이는 길

    초전도 회로를 영하 273도 부근, 절대영도에 가까운 온도까지 냉각해 큐비트로 쓰는 방식이다. 반도체 공정과 비슷해서 기술이 빠르게 쌓인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희석 냉동기라는 덩치 큰 극저온 냉각 장비가 필수다. 그러다 보니 시스템 자체가 크고 비싸지고, 큐비트 수가 늘어날수록 배선도 복잡해진다. 구글 윌로우, IBM 콘도르 시리즈가 이 방식의 대표주자다.

    이온트랩 방식 — 아이온큐와 퀀티늄

    전자기장으로 공중에 띄운 이온을 레이저로 하나하나 제어해 큐비트로 쓴다. 결맞음 시간이 길고 오류율이 낮아서 큐비트 품질만 놓고 보면 상위권이다. 문제는 속도. 레이저로 일일이 제어하다 보니 연산 자체는 상대적으로 느리다. 아이온큐(IonQ)와 퀀티늄(Quantinuum)이 이 진영을 이끌고 있다.

    광자(빛) 방식 — 상온에서 돌아가는 이색 후보

    빛 알갱이, 그러니까 광자를 큐비트로 쓰는 방식이다. 광자는 원래 안정적인 입자라 절대영도까지 냉각할 필요가 없다. 상온에서도 정보를 실어 나를 수 있다는 얘기다. 냉각이 필요한 부분은 광자를 검출하는 초전도 센서 정도뿐이다. 광섬유 통신망과 궁합이 좋다는 것도 강점이다. 큐비트를 네트워크처럼 서로 연결하기 쉽고, 실리콘 포토닉스 칩 공정으로 대량 생산할 여지도 있다. 대신 광자 두 개를 정확히 얽히게 만드는 확률이 낮다. 이걸 보완하려면 부품과 정교한 스위칭 회로를 훨씬 많이 깔아야 한다. 미국 스타트업 PsiQuantum이 이 방식으로 수백만 큐비트급 시스템을 목표로 데이터센터 규모의 광자 컴퓨터를 설계하고 있다. 업계에서 꽤 과감한 베팅으로 평가받는 사례다.

    방식별 장단점, 표로 정리하면

    • 초전도: 제작 노하우 축적 빠름, 냉각 부담 큼
    • 이온트랩: 오류율 낮음, 연산 속도 느림
    • 광자: 상온 동작, 얽힘 확률 낮음
    • 중성원자: 큐비트 배열 유연, 아직 초기 단계

    진짜 걸림돌은 오류정정

    지금 양자컴퓨터는 잡음에 약하다. 이게 솔직히 제일 큰 병목이다. 큐비트 하나의 오류를 바로잡으려면 수십에서 수백 개의 물리적 큐비트를 묶어 하나의 ‘논리 큐비트’로 만드는 오류정정 과정이 필요하다. 신약 개발이나 배터리 소재 설계처럼 상용 수준 계산을 하려면 논리 큐비트가 수백에서 수천 개는 있어야 한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지금은 대부분 수십에서 수백 개의 물리 큐비트 단계에 머물러 있다. 갈 길이 아직 멀다는 뜻이다.

    남은 변수들 — 언제쯤 체감할 수 있나

    IBM, 구글, PsiQuantum 등이 내놓은 로드맵을 보면 2030년 전후를 상용화 분기점으로 잡는 곳이 많다. 개인이 양자컴퓨터를 직접 사서 쓰는 그림은 당분간 없을 것 같다. 신약 개발사나 금융사, 소재 기업이 클라우드로 양자 연산 서비스를 먼저 이용하는 방식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자주 나오는 질문 세 가지

    Q. 양자컴퓨터가 일반 노트북을 대체하나?
    A. 아니다. 특정 최적화·시뮬레이션 문제에서만 압도적이다. 문서 작성이나 웹 브라우징 같은 범용 작업은 기존 컴퓨터가 여전히 낫다.

    Q. 비트코인 암호가 뚫리나?
    A. 이론상 쇼어 알고리즘으로 RSA·타원곡선 암호를 깰 여지가 있다. 다만 지금의 큐비트 수와 오류율로는 아직 멀었다. 이 때문에 양자내성암호(PQC) 표준화가 이미 진행 중이다.

    Q. 개인이 지금 배워서 써먹을 수 있나?
    A. IBM, 구글, 아이온큐 모두 클라우드로 양자 컴퓨터 체험 환경을 제공한다. Qiskit 같은 오픈소스 SDK로 코드를 짜보면서 감을 잡아볼 만하다.

    출처: MIT Tech Review AI

  • AI 블랙박스, 챗봇 머릿속은 왜 아무도 모를까

    AI 블랙박스, 챗봇 머릿속은 왜 아무도 모를까

    챗봇한테 뭔가 물어보면 답이 척척 나온다. 그런데 그 답이 정확히 어떤 계산을 거쳐 나왔는지, 사실은 만든 회사도 다 알지는 못한다. 이걸 업계에서는 ‘AI 블랙박스’라고 부른다. 최근 앤트로픽 같은 곳에서 이 블랙박스 안쪽을 들여다보는 기술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관련 검색이 확 늘었다. AI 블랙박스가 뭔지, 왜 생기는지, 우리 일상과는 무슨 상관인지 정리해봤다.

    AI 블랙박스, 정체가 뭐길래

    AI 블랙박스란 입력과 출력은 눈으로 확인되는데 그 사이 계산 과정은 사람이 이해하기 어려운 상태를 말한다. 챗GPT나 클로드 같은 대형언어모델(LLM)은 수천억 개 파라미터가 서로 얽혀 답을 만들어내는데, 이 파라미터 하나하나가 무슨 역할을 하는지는 개발자조차 완전히 파악하지 못한다. 자동차 엔진은 뜯어보면 원리가 보인다. AI 모델은 다르다. 내부를 열어봐도 숫자 뭉치일 뿐, 그 자체로는 해석이 안 된다.

    딥러닝은 왜 속을 못 들여다보나

    옛날 프로그램은 사람이 규칙을 하나하나 짜서 만들었다. 딥러닝은 다르다.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하면서 모델 스스로 패턴을 찾는다. 이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내부 표현 방식은 사람의 논리와는 전혀 다르게 자리를 잡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모델이 왜 그 답을 냈는지 추적하려면 뉴런 하나하나의 활성화 패턴을 거꾸로 파고드는 별도 연구가 필요하다. 이 분야를 ‘기계적 해석가능성(mechanistic interpretability)’이라고 부른다.

    겉으로 보이는 생각과 실제 계산은 다르다

    요즘 AI 모델은 답을 내기 전에 단계별 추론, 이른바 체인 오브 소트(chain of thought)를 화면에 띄워준다. 문제는 이 텍스트가 모델이 실제로 거친 내부 계산과 늘 일치하지는 않는다는 데 있다. 화면에 보이는 추론은 사람이 읽기 좋게 다듬어진 설명일 뿐이고, 실제 결정은 그 뒤에서 완전히 다른 경로로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이건 좀 찝찝한 대목이다. 이걸 확인하려고 연구자들은 모델 내부 회로에 직접 손을 대 특정 개념을 켜고 끄면서 반응이 어떻게 바뀌는지 관찰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

    AI는 왜 없는 말을 지어낼까

    할루시네이션, 그러니까 AI가 그럴싸하게 틀린 정보를 만들어내는 현상도 결국 블랙박스 문제랑 맞닿아 있다. 모델은 ‘모른다’는 상태를 따로 인식하는 장치 없이, 그냥 주어진 패턴 안에서 확률 높은 다음 단어를 이어 붙일 뿐이다. 내부를 들여다보는 기술이 발전하면 모델이 확신 없이 답을 지어내는 그 순간을 잡아내 경고를 띄우는 것도 가능하다. 실제로 몇몇 연구팀은 모델이 거짓 정보를 만들기 직전 특정 뉴런 패턴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는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해석가능 AI, 실제로 어디에 쓰이나

    이 분야 기술은 벌써 이런 곳에 쓰이고 있다.

    • 안전성 점검: 모델이 위험한 요청에 반응하기 전 내부 신호를 미리 잡아낸다
    • 편향 진단: 인종이나 성별 관련 편향이 어느 층에서 생기는지 추적한다
    • 모델 디버깅: 오답 원인이 학습 데이터 때문인지 구조 문제인지 가른다
    • 규제 대응: 금융, 의료처럼 설명 책임이 따라붙는 산업에서 판단 근거를 내놓는다

    기업 입장에서 이건 학술적 호기심 문제가 아니다. AI를 규제 산업에 팔려면 반드시 갖춰야 할 조건이 되어가고 있다.

    다음 단계, 월드모델은 뭐가 다른가

    텍스트를 넘어 세상의 물리 법칙과 인과관계를 통째로 학습하는 ‘월드모델’이 함께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 있다. 언어모델이 단어 패턴을 예측하는 쪽이라면, 월드모델은 물체가 떨어지면 어떻게 튕기는지, 방을 걸어가면 시야가 어떻게 바뀌는지 같은 물리적 시뮬레이션을 내부에 아예 구축해버린다. 로봇 제어나 자율주행처럼 실제 환경과 부딪혀야 하는 기술에는 언어 능력보다 이런 세계 이해 능력이 결정적이다. 블랙박스를 들여다보는 기술이 좋아질수록, 월드모델 안에서 어떤 물리 법칙을 익혔는지도 검증할 길이 열린다.

    궁금한 것 몇 가지 짚어보면

    Q. AI 내부를 100% 이해하는 날이 오나?
    완전한 해독까지는 아니어도, 위험 신호를 미리 잡아내는 수준의 부분적 해석은 먼저 실용화될 전망이다.

    Q. 일반 사용자도 체감하나?
    챗봇이 ‘모르겠다’고 솔직하게 답하거나, 출처를 지금보다 명확히 밝히는 형태로 서서히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결국 AI를 잘 쓰는 사람과 못 쓰는 사람은, 답을 얼마나 빨리 받느냐가 아니라 그 답이 어디서 나왔는지 얼마나 의심할 줄 아느냐에서 갈린다.

    출처: MIT Tech Review AI

  • AI 월드모델(World Model), 대체 정체가 뭐길래 다들 뛰어드나

    AI 월드모델(World Model), 대체 정체가 뭐길래 다들 뛰어드나

    구글 딥마인드의 지니(Genie) 3, 엔비디아 코스모스(Cosmos), 페이페이 리가 차린 월드랩스(World Labs). 이름은 다 다른데 회사들이 만드는 건 결국 하나, 월드모델이다. 챗GPT나 클로드 같은 언어모델은 이제 다들 안다. 그럼 월드모델은 뭐고, 빅테크들이 왜 이렇게 몰려드는 걸까.

    월드모델이 뭐길래 다들 얘기할까

    말 그대로다. 세상이 돌아가는 방식을 통째로 학습한 AI. 언어모델이 다음 단어를 맞히도록 훈련받는다면, 이쪽은 다음 장면, 다음 물리 상황을 맞히도록 훈련받는다. 공을 굴리면 어디로 튕길지, 문을 밀면 어떻게 열릴지. 이런 걸 데이터로 익힌다. 재료부터 다르다. 텍스트가 아니라 영상, 3D 공간, 물리 법칙.

    LLM과 뭐가 다른가

    언어모델은 텍스트를 산더미처럼 읽고 그럴듯한 문장을 뽑아내는 데는 확실히 강하다. 문제는 실제 세계를 겪어본 적이 없다는 것. 컵을 놓으면 떨어진다, 이런 물리적 감각이 약하다. 얀 르쿤이 메타를 나와 새 회사를 차리면서 든 이유도 딱 이거였다. 언어만 붙잡고 있어서는 진짜 지능에 못 닿는다, 시각과 공간과 물리를 이해하는 별도 모델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러니 월드모델은 LLM을 밀어내는 쪽이라기보다, LLM이 못 채우는 구멍을 메우는 쪽에 가깝다.

    대표 사례들, 어디까지 왔나

    • 구글 딥마인드 지니 시리즈 — 이미지 딱 한 장 던져주면 그 안에서 실제로 걸어 다닐 수 있는 3D 공간을 그 자리에서 만들어낸다
    • 엔비디아 코스모스 — 로봇과 자율주행차 훈련용 가상 환경을 대량으로 찍어내는 플랫폼
    • 월드랩스 — 사진 한 장을 탐험 가능한 3D 세계로 바꾸는 데모로 이름을 알렸다

    세 회사 방향은 조금씩 다르다. 그런데 목표는 결국 하나로 모인다. AI가 눈으로 본 걸 진짜 공간처럼 이해하게 만드는 것.

    자율주행이 이걸 왜 필요로 하나

    도로 위에서 벌어질 수 있는 경우의 수, 그걸 실제 주행만으로 다 배우기는 어렵다. 사고 직전 상황, 폭우 속 급정거. 이런 장면을 현실에서 무한정 반복 테스트할 순 없는 노릇이다. 월드모델은 이런 희귀 상황을 가상으로 수없이 찍어내 차량 AI에게 미리 겪게 한다. 테슬라나 웨이모가 시뮬레이션 데이터에 공을 들이는 이유, 여기 있다. 실제 도로 데이터만으로는 늘 부족하니까.

    로봇 훈련에서도 필수템이 된 이유

    휴머노이드 로봇을 훈련시키려면 물건 집기, 문 열기, 계단 오르기를 수없이 반복해야 한다. 실제 로봇으로 이 과정을 다 거치려면 시간도 돈도 감당이 안 된다. 월드모델은 이런 물리적 상호작용을 가상 공간에서 먼저 시뮬레이션해서, 로봇이 현실에 나오기 전에 어느 정도 손에 익은 상태로 만들어준다. 피지컬 AI라는 말이 요즘 부쩍 자주 들리는 배경에도 이 기술이 깔려 있다.

    게임과 영상 업계가 눈독 들이는 지점

    게임 개발사 입장에서 맵과 배경을 일일이 손으로 그리는 작업, 비용이 만만치 않다. 월드모델을 쓰면 텍스트나 이미지 몇 개로 플레이 가능한 배경을 그 자리에서 뽑아낼 수 있다. 영화나 광고 쪽에서도 가상 세트장을 이 기술로 만들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완성도는 아직 초기 단계다. 솔직히 여기서 갈린다. 하지만 제작 기간을 크게 줄일 여지가 있다 보니 관련 스타트업 투자는 꾸준히 늘어나는 중이다.

    결국 뭐가 달라지나

    언어모델이 정보를 다루는 방식을 바꿔놨다면, 월드모델은 AI가 공간과 물리를 다루는 방식을 바꾸는 중이다. 아직은 로봇공학이나 자율주행처럼 전문 영역에서 먼저 쓰이지만, 게임이나 영상 제작 도구에도 조금씩 스며들고 있다. 당장 검색창에 이름을 쳐볼 일은 적어도, 뒤에서 돌아가는 기술이라는 점은 기억해둘 만하다. 이후 어떤 회사의 로봇이나 자율주행차가 유독 자연스럽게 움직인다 싶으면, 그 뒤에 괜찮은 월드모델이 있다고 봐도 크게 틀리지 않는다.

    MIT 테크리뷰 AI 뉴스레터가 다룬 내용을 참고했다: MIT Tech Review AI

  • AI 해석가능성이 뭐길래 — 블랙박스 문제, 개발자 시선으로 풀어봤다

    AI 해석가능성이 뭐길래 — 블랙박스 문제, 개발자 시선으로 풀어봤다

    챗GPT나 클로드한테 “왜 그렇게 답했어?”라고 물으면 이유가 술술 나온다. 그럴듯하다. 문제는 그 설명이 모델 속에서 실제로 벌어진 계산과 똑같다는 보장이 하나도 없다는 거다. 겉으로 하는 말과 안에서 도는 연산, 이 둘이 다를 수 있다는 간극. 이걸 파고드는 분야가 바로 AI 해석가능성(interpretability)이다. 요즘 AI 안전 얘기만 나오면 계속 등장하는 개념이라, 한 번 제대로 짚고 넘어가 본다.

    AI 해석가능성, 정확히 뭘 말하는 걸까

    해석가능성은 AI 모델이 왜 그런 출력을 내놓았는지 내부 구조를 뜯어보고 설명하는 작업이다. 대형언어모델은 수천억 개의 파라미터가 얽혀서 결과를 만들어낸다. 개발자조차 특정 답변이 어떤 뉴런 조합에서 나왔는지 정확히 모른다. 그래서 연구자들은 모델의 활성화 값을 조작하거나 특정 개념을 인위적으로 주입해서, 모델이 자기 내부 변화를 실제로 알아채는지 실험한다. 말하자면 뇌를 열어보지 않고 뇌 속 신호를 추적하는 셈이다.

    블랙박스는 왜 생기나

    옛날 소프트웨어는 코드 한 줄 한 줄을 따라가면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설명이 됐다. 딥러닝은 다르다. 학습 과정에서 스스로 패턴을 찾아낸다. 개발자가 규칙을 일일이 짜 넣은 게 아니라는 얘기다. 그 결과 이런 일이 반복된다.

    • 모델이 내놓은 근거 설명(chain-of-thought)이 실제 추론 과정과 다를 수 있다
    • 같은 질문인데 프롬프트 문구만 바뀌어도 답이 흔들린다
    • 왜 틀렸는지 사후에 분석하기가 거의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단순한 호기심 차원 문제였으면 이렇게까지 논란이 되지 않았을 거다. 의료, 금융, 법률처럼 책임 소재가 걸린 영역에 AI를 넣으려면 결정 과정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게 안 되면, 소송 걸렸을 때 “몰라요, AI가 그랬어요”로는 안 통한다.

    “자기 상태를 안다”는 실험, 무슨 뜻일까

    최근 실험들은 방식이 재밌다. 모델의 내부 활성화 값에 특정 개념(단어나 감정 관련 패턴 같은 거)을 인위적으로 주입한 다음, 모델이 그 변화를 스스로 알아차리고 말로 표현하는지 확인한다. 결과는? 어느 정도는 알아챈다. 근데 성공률이 높지 않고 일관성도 떨어진다. 이 정도면 모델이 자기 내부 상태에 부분적이고 불완전한 접근권만 가지고 있다고 해석하는 게 맞다. 이걸 “AI가 자기 마음을 읽는다”거나 “의식이 있다”는 식으로 부풀리면 오독이다. 솔직히 여기서 갈린다 — 실험 결과 하나 보고 의식 운운하는 기사들, 좀 과한 듯.

    자기인식과 의식은 완전히 다른 얘기

    모델이 내부 활성화 패턴 일부를 감지해서 언어로 보고할 수 있다는 실험 결과랑, 그 모델이 주관적 경험이나 감정을 갖는다는 주장은 층위 자체가 다르다. 전자는 통계적으로 측정 가능한 신호 탐지 능력이고, 후자는 철학적으로도 합의가 안 된 영역이다. AI 기업들이 이런 연구를 공개하는 이유, 신비주의를 팔려는 게 아니다. 모델이 자기를 얼마나 정확히 보고하는지 알아야 안전장치를 설계할 수 있어서다. 모델의 자기 보고를 100% 믿으면 안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해석가능성 연구가 실제로 바꾸는 것들

    당장 체감하긴 어렵다. 그래도 이 연구는 이런 방향으로 이어진다.

    • 모델이 거짓 정보를 그럴듯하게 지어내는 순간을 내부 신호로 미리 잡아내는 탐지 기술
    • 답변에 딸린 추론 과정이 진짜 근거인지, 사후에 지어낸 설명인지 구분하는 검증 도구
    • 민감한 작업에 AI를 투입하기 전 위험 신호를 걸러내는 안전 필터

    핵심은, 해석가능성이 쌓일수록 AI 규제 논의도 구체적인 근거를 갖게 된다는 점이다. 지금은 “AI가 위험할 수도 있다”는 추상적 우려 수준이다. 내부 작동을 들여다볼 도구가 쌓이면, 그때는 데이터 기반 규제가 가능해진다.

    AI 쓰는 사람이 알아둘 점

    실용적인 결론은 단순하다. AI가 내놓는 근거나 설명, 진짜 이유가 아니라 그럴듯한 사후 서술일 수 있다고 여기고 쓰는 게 안전하다. 중요한 결정에 AI 답변을 그대로 갖다 쓰기보다 교차 검증하는 습관, 필요하다. AI가 “확신한다”고 말하는 것과 실제 정확도는 별개라는 점도 기억해두자.

    Q&A: 이것도 궁금하죠

    Q. 해석가능성 연구랑 AI 성능 향상은 관계가 있나?
    직접적인 성능 개선보다는 안전성과 신뢰도 확보 쪽에 가깝다. 다만 모델이 왜 실수하는지 알게 되면 학습 데이터나 구조 개선에도 힌트가 된다.

    Q. 오픈소스 모델도 해석가능성 연구가 가능한가?
    오히려 가중치가 공개된 모델이 내부 구조 분석엔 더 유리하다. 다만 대형 폐쇄형 모델 다루는 기업들이 자체 데이터와 인프라로 더 깊은 실험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Q. 이런 연구가 AI 규제와 무슨 상관인가?
    내부 작동 방식을 설명 못 하는 시스템을 법으로 규제하기는 어렵다. 해석가능성이 쌓여야 책임 소재와 안전 기준을 구체적으로 정할 근거가 생긴다.

    출처: MIT Tech Review AI

  • 설문조사 vs AI 인터뷰, 고객 조사는 뭐가 답일까

    설문조사 vs AI 인터뷰, 고객 조사는 뭐가 답일까

    신제품 출시 전에 고객 반응부터 확인하고 싶은데, 설문지 돌리면 뻔한 답만 돌아오고 1대1 인터뷰는 시간도 사람도 안 나온다. 마케팅팀이든 프로덕트팀이든 한 번쯤 겪는 고민이다. 최근엔 이 사이 빈틈을 AI 인터뷰 도구가 파고들고 있어서, 각 방식이 정확히 어떻게 다르고 언제 뭘 골라야 하는지 정리해봤다.

    설문조사는 왜 늘 뻔한 답만 나올까

    객관식 설문의 가장 큰 약점은 응답자가 답을 ‘고른다’는 점이다. 4지선다 앞에서 사람들은 실제 생각보다 ‘이걸 원할 것 같은’ 쪽을 클릭하는 경향이 있다. 통계는 깔끔하게 나오는데, 정작 왜 그 선택을 했는지, 어떤 소수 의견이 숨어있는지는 잡히지 않는다. 표본 크기와 통계적 신뢰도 확보엔 강하지만, 이유를 캐묻는 데는 원래부터 약한 도구다.

    1대1 인터뷰가 좋은 건 다 아는데, 왜 안 할까

    사람이 직접 진행하는 심층 인터뷰는 꼬리 질문을 던지고 애매한 답에 재차 확인할 수 있어서 정보 밀도가 높다. 문제는 확장성. 리서처 한 명이 하루에 소화하는 인터뷰 수는 뻔하고, 참가자 섭외에 일정 조율, 녹취 정리까지 거치면 결과 하나 받는 데 몇 주씩 걸리는 일도 흔하다. 의사결정은 이미 끝났는데 인사이트가 뒤늦게 도착하는 셈. 실무에서는 종종 ‘타이밍 놓친 자료’로 전락한다.

    AI 인터뷰어는 정확히 뭘 하나

    AI 기반 리서치 도구는 이 둘의 절충안을 노린다. 작동 방식은 대체로 이렇다.

    • 연구 목적을 입력하면 AI가 질문지를 설계해준다
    • 영상 통화 형태로 AI가 직접 참가자와 대화하며 꼬리 질문을 던진다
    • 수백 명 분량 대화를 몇 시간 안에 취합해 핵심 테마, 하이라이트 영상, 요약 리포트로 정리한다

    객관식이 아니라 개방형 질문이라 응답자가 ‘정답 같은 것’을 고르는 대신 실제 생각을 말로 풀어놓는다. 표본 규모는 설문 수준, 답변 밀도는 인터뷰 수준. 이 둘을 동시에 잡겠다는 발상이다.

    리서치 데이터에 숨은 가짜 응답 문제

    리서치 업계에서 잘 안 알려진 문제가 하나 있다. 응답 품질 자체의 신뢰성이다. 참가자에게 소정의 보상이 걸려있다 보니, 대충 답하거나 아예 허위 프로필로 참여하는 경우가 꽤 섞인다. 실제로 일부 온라인 교육 업체는 기존 설문 응답의 약 20%가 부정확하거나 무성의한 답변으로 판명된 경험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때문에 요즘 도구들은 프로필과 영상 답변의 일관성을 대조하고 이상 패턴을 자동으로 걸러내는 품질 검증 기능을 함께 붙이는 추세다. 리서치 도구 고를 때 결과 리포트가 예쁜지만 볼 게 아니라, 이런 검증 장치가 있는지부터 확인하는 게 실무에선 더 쓸모 있다.

    리서치가 싸질수록 왜 더 많이 하게 될까

    여기서 경제 원리 하나가 등장한다. ‘제본스 역설’. 어떤 자원을 쓰는 효율이 오르면 사용량이 줄어드는 게 아니라 오히려 늘어난다는 개념이다. 리서치도 마찬가지. 인터뷰 하나 진행하는 비용과 시간이 확 줄면, 리서처는 그만큼 더 많은 프로젝트를 돌리고, 원래 리서처가 아니었던 마케터나 프로덕트 매니저까지 직접 고객 조사를 업무에 끌어들인다. 결국 리서치 수요 자체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구조가 만들어지는 셈이다.

    그래서 우리 팀은 뭘 골라야 하나

    선택 기준은 단순하다.

    • 정량적 통계, 큰 표본의 신뢰도가 필요하면 설문조사가 여전히 정답에 가깝다
    • 극소수 VIP 고객이나 임원 인터뷰처럼 민감하고 깊은 대화가 필요하면 사람이 직접 하는 인터뷰가 낫다
    • 빠른 의사결정이 걸려있고 표본도 충분히 확보하면서 답변 맥락까지 알고 싶다면 AI 인터뷰 도구가 가장 실용적이다

    신제품 출시 전 컨셉 테스트, 이탈 고객 인터뷰, 브랜드 인지도 조사처럼 ‘빨리 알아야 하는데 깊이도 필요한’ 상황일수록 AI 리서치 도구의 강점이 드러난다. 반대로 학술 연구나 정책 수립처럼 통계적 엄밀함이 최우선인 영역에서는 여전히 전통적인 설문 설계가 필요하다. 이 셋은 경쟁 관계라기보다, 각자 다른 상황에 맞는 도구로 보는 게 맞다.

    출처: VentureBeat AI

  • 매달 20만원 아깝다면, AI 코딩 에이전트 무료로 돌리는 법 (클로드코드 대안)

    매달 20만원 아깝다면, AI 코딩 에이전트 무료로 돌리는 법 (클로드코드 대안)

    AI 코딩 에이전트 하나 쓰겠다고 한 달에 20만 원 넘게 내는 개발자, 요즘 심심찮게 보이는데요. 터미널에서 코드를 직접 짜고, 버그를 잡고, 배포까지 알아서 처리해주는 도구니 생산성이야 확실히 올라간다. 문제는 그만큼 청구서도 같이 두꺼워진다는 것. 요금 체계가 복잡한 유료 코딩 에이전트 대신, 돈 한 푼 안 쓰고 비슷하게 돌릴 방법 없나 찾아보는 사람이 많다. 아래에 AI 코딩 에이전트가 정확히 뭘 하는 물건인지부터, 공짜로 쓸 수 있는 오픈소스 대안을 설치하고 세팅하는 법까지 정리해봤다.

    AI 코딩 에이전트, 정확히 뭘 해주는 도구인가

    흔한 코드 자동완성 도구와는 결이 다르다. 자동완성은 다음 줄에 올 만한 코드를 제안하는 수준에 그치지만, 에이전트는 말로 지시만 내리면 파일을 만들고 테스트를 돌리고 API까지 직접 호출한다. 실제 작업을 스스로 처리한다는 뜻이다. 이게 되는 이유는 ‘툴 콜링(tool calling)’이라는 기술 덕분인데, 언어모델이 텍스트만 뱉는 데서 그치지 않고 외부 시스템에 구체적인 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설계됐기 때문. 명령줄에서 돌아가는 에이전트형 도구들은 이 방식으로 프로젝트를 통째로 빌드하거나, 에러를 잡아서 스스로 고치는 작업까지 해낸다.

    유료 요금제, 왜 이렇게 부담스러운가

    대표적인 유료 AI 코딩 에이전트는 월 1만 원대 저가 요금제부터 20만 원대 고가 요금제까지 폭이 넓다. 근데 진짜 문제는 가격이 아니라 사용량 제한이거든요. 저가 플랜은 5시간마다 프롬프트 10~40회로 막아두는 경우가 많아서, 집중해서 몇 번 주고받으면 몇 분 만에 한도가 차버린다. 상위 플랜으로 올라가도 ‘주간 시간 제한’이라는 게 붙는데, 이게 실제 시계 시간이 아니라 토큰 사용량을 환산한 값이라 얼마나 쓸 수 있는지 예측하기가 어렵다는 불만이 꾸준하다. 솔직히 이 정도면 그 값어치 하냐는 소리 나올 만하다. 커뮤니티엔 “30분 만에 하루치 한도 다 썼다”, “실무에 쓰기엔 무리다” 같은 반응이 심심찮게 올라온다.

    완전 무료 오픈소스 대안, 뭐가 있나

    이런 불만이 쌓이면서 오픈소스 AI 에이전트 쪽으로 눈 돌리는 사람이 늘었다. 결제 회사 블록(Block)이 만든 구스(Goose)가 대표적. GitHub 스타 2만 6천 개를 넘겼고 릴리스도 100회 이상 나왔을 정도로 빠르게 크는 중이다. 가장 큰 차이는 특정 회사 서버가 아니라 내 컴퓨터에서 직접 돌아간다는 점이다. 구스는 특정 모델에 묶여있지 않아서, 앤트로픽 클로드나 OpenAI GPT 계열, 구글 제미나이는 물론 오픈소스 모델까지 자유롭게 붙여서 쓸 수 있다. 완전히 로컬로만 세팅하면 구독료도, 사용량 제한도, 인터넷 연결도 필요 없다. 비행기 안에서도 코딩 에이전트를 그대로 돌릴 수 있다는 얘기다.

    로컬 LLM으로 구스 세팅하기, 딱 3단계면 끝

    • 1단계, 오픈소스 모델 실행 도구 설치: 내 컴퓨터에서 언어모델을 돌리려면 모델을 내려받고 서빙까지 해줄 도구가 필요하다. 대표적인 게 Ollama. 설치하고 명령어 한 줄만 치면 모델을 받아서 바로 실행할 수 있다. 코딩용으로는 툴 콜링 지원이 잘 되는 모델을 고르는 게 관건이다.
    • 2단계, 구스 설치: 데스크톱 앱과 명령줄(CLI) 버전 중 취향껏 고르면 된다. 맥, 윈도우, 리눅스용 바이너리가 공식으로 나와 있어서 설치 자체는 어렵지 않다.
    • 3단계, 프로바이더 연결: 구스 설정 메뉴에서 프로바이더를 로컬 모델 실행 도구로 지정하고, 기본 포트 주소를 확인한 뒤 쓸 모델 이름을 입력하면 끝이다. 여기까지만 마치면 구독료 없이 로컬에서 도는 에이전트 완성.

    돌리려면 사양이 이 정도는 되어야

    로컬로 모델을 돌릴 땐 램(RAM) 용량이 관건이다. 큰 모델에 넉넉한 출력까지 기대한다면 32GB 램을 기본선으로 잡는 게 안전하다. 맥은 통합 메모리가 곧 병목이고, 윈도우나 리눅스에서 그래픽카드를 쓴다면 VRAM 용량이 더 중요해진다. 그렇다고 무조건 큰 모델이 필요한 건 아니다. 파라미터 수가 작은 경량 모델은 16GB 램에서도 충분히 돌아가고, 결과물도 생각보다 쓸 만하다. 처음부터 무리하지 말고 가벼운 모델로 워크플로부터 테스트해본 다음, 필요하면 단계적으로 올리는 편을 추천한다.

    유료 vs 무료, 실제로 뭐가 다른가

    • 모델 품질: 최상급 상용 모델은 복잡한 코드베이스 이해나 미묘한 지시 해석에서 여전히 앞선다. “세련되게 만들어줘” 같은 애매한 요청에도 맥락을 잘 잡아내는데, 오픈소스 모델은 격차가 좁혀지고 있어도 이런 뉘앙스 처리에서는 아직 밀리는 경우가 있다.
    • 컨텍스트 크기: 상용 API는 백만 토큰 단위의 넓은 컨텍스트를 지원해서 대형 코드베이스도 통째로 넣을 수 있다. 로컬 모델은 기본값이 훨씬 작아서 설정을 따로 늘려줘야 하고, 그만큼 메모리와 속도 부담도 늘어난다.
    • 처리 속도: 서버용 하드웨어에 최적화된 클라우드 쪽이 일반 노트북에서 도는 로컬 모델보다 응답이 빠르다. 빠르게 주고받으며 코드를 다듬는 작업이라면 체감 차이가 꽤 크다.
    • 비용과 보안: 로컬 세팅은 구독료가 아예 없고, 코드가 외부 서버로 나가지 않는다. 사내 코드 유출을 걱정하는 팀엔 이 지점이 꽤 매력적이다.

    결국 어떤 걸 써야 할까

    고난도 작업 위주로 최상의 결과물이 필요하고 비용 부담이 크지 않다면 상용 에이전트가 여전히 유리하다. 반대로 비용, 오프라인 작업, 코드 보안을 우선시한다면 로컬 오픈소스 조합이 현실적인 대안이 된다. 개인적으로는 간단한 스크립트 작성이나 반복적인 리팩터링 같은 가벼운 작업은 로컬 모델로 충분히 커버되고, 정말 까다로운 아키텍처 설계나 대규모 코드베이스 분석 같은 작업에만 상용 서비스를 아껴 쓰는 하이브리드 방식이 가성비 면에서 낫다고 본다. 오픈소스 모델 성능이 빠르게 올라오는 추세라, 이 격차는 시간이 갈수록 더 좁혀질 여지가 크다.

    궁금할 만한 것들 몇 가지

    Q. 로컬 모델로도 실무 코드를 짤 수 있나?
    간단한 CRUD 기능이나 스크립트, 테스트 코드 작성 정도는 무리 없이 처리한다. 다만 복잡한 아키텍처 설계나 레거시 코드 리팩터링처럼 맥락 이해가 까다로운 작업은 아직 상용 최상위 모델 대비 결과물 편차가 있는 편이다.

    Q. 인터넷 없이도 완전히 쓸 수 있나?
    모델을 로컬에 미리 내려받아 뒀다면 인터넷 연결 없이도 작동한다. 비행기나 네트워크가 불안정한 환경에서 작업해야 하는 개발자에겐 이 점이 꽤 큰 장점이다.

    Q. 그래픽카드가 꼭 있어야 하나?
    없어도 실행은 되지만 속도 차이가 크다. CPU만으로 돌리면 응답이 눈에 띄게 느려지니까, 자주 쓸 계획이라면 VRAM이 넉넉한 그래픽카드나 통합 메모리가 큰 맥을 쓰는 게 체감상 훨씬 낫다.

    출처: VentureBeat AI

  • 지렁이가 만드는 퇴비, 버미콤포스트 집에서 직접 해봤다

    지렁이가 만드는 퇴비, 버미콤포스트 집에서 직접 해봤다

    캘리포니아의 한 낙농가. 나무 조각을 깔아둔 두엄 더미를 갈퀴로 뒤집자 붉은 지렁이 수십 마리가 꿈틀거리며 올라온다. 냄새나는 골칫거리였던 가축 분뇨가 지렁이 손을 거치면 밭에 바로 뿌릴 수 있는 검고 부슬부슬한 흙으로 바뀐다. 텃밭 좀 가꿔본 사람이라면 ‘지렁이 퇴비’라는 말, 한 번쯤 들어봤을 거다. 정확히 뭔지, 집에서 직접 만들 수 있는 건지 정리해봤다.

    버미콤포스트, 정체가 뭐냐면

    버미콤포스트(vermicompost)는 지렁이와 그 안에 사는 미생물이 함께 유기물을 분해해서 만드는 퇴비다. 일반 퇴비는 미생물의 발효열로 분해되는 방식이고, 버미콤포스트는 좀 다르다. 지렁이가 음식물 찌꺼기나 가축 분뇨를 먹고 배설한 분변토, 그게 핵심이다. 이 분변토 안에는 질소, 인, 칼륨 같은 식물 영양분이 물에 잘 녹는 형태로 농축돼 있어서 흙에 섞으면 흡수 속도가 빠르다는 평가를 받는다. 개인적으로 써보니 화학비료보다 냄새도 덜하고, 식물이 확실히 더 튼튼하게 자라는 느낌이었다.

    가축 분뇨 처리에 왜 지렁이인가

    축산 농가에서 나오는 분뇨, 처리 비용이 만만치 않다. 그냥 쌓아두면 질소와 인이 빗물에 씻겨 하천으로 흘러가 녹조를 일으키고, 분해 과정에서 메탄 같은 온실가스도 나온다. 지렁이와 미생물을 쓰면 이 분해 속도가 크게 빨라지고, 동시에 병원성 세균 수도 줄어든다는 보고가 있다. 폐기물을 없애는 데서 끝나지 않고 팔 수 있는 자재로 바꾼다는 점. 농가 입장에서는 처리 비용과 매출을 동시에 잡는 셈이다.

    • 분뇨 냄새와 파리 발생 감소
    • 질소·인 유출로 인한 수질 오염 완화
    • 비료로 되팔아 부가 수익 창출

    집에서 지렁이 퇴비통 만들기

    아파트 베란다나 작은 마당에서도 충분히 해볼 만하다. 순서는 이렇다.

    • 통 준비: 뚜껑에 통기구멍을 뚫은 플라스틱 박스나 시판 버미콤포스트 통을 마련한다.
    • 바닥재(베딩) 깔기: 신문지나 골판지를 잘게 찢어 물에 적신 뒤 깔아준다. 지렁이가 숨고 이동하는 공간이다.
    • 지렁이 투입: 바닥재 위에 지렁이를 풀어놓고 하루 정도 어둡게 적응시킨다.
    • 먹이 주기: 채소 껍질, 커피 찌꺼기, 계란 껍데기 같은 음식물 쓰레기를 잘게 잘라 조금씩 묻어준다. 육류나 유제품, 기름진 음식은 피하는 게 좋다.
    • 습도·온도 관리: 물기를 짜면 살짝 배어 나오는 정도, 온도는 15~25도 사이를 유지한다.
    • 분변토 수확: 2~3개월 지나면 바닥에 검은 흙 같은 분변토가 쌓인다. 이걸 걸러 화분이나 텃밭에 쓰면 된다.

    지렁이는 아무거나 쓰면 안 된다

    마당에서 삽으로 파낸 일반 장지렁이, 그대로 넣으면 십중팔구 실패한다. 버미콤포스트에는 붉은지렁이(Eisenia fetida, 레드위글러)가 표준으로 쓰인다. 유기물이 많은 표층에서 사는 습성 덕분에 좁은 통 안에서도 번식하고 먹이를 잘 처리한다. 반대로 땅속 깊이 파고드는 종류는 갇힌 환경에 적응 못 하고 금방 죽는 경우가 많다. 인터넷 쇼핑몰이나 낚시용품점에서 붉은지렁이를 구할 수 있으니, 종부터 확인하고 사는 게 첫 단추다.

    관리하다 흔히 저지르는 실수

    먹이를 한꺼번에 너무 많이 넣는 것. 이게 가장 흔한 실패 원인이다. 지렁이가 처리하는 속도보다 음식물이 많으면 썩으면서 악취가 나고 초파리가 꼬인다. 통이 너무 건조하거나 반대로 물이 고이는 것도 문제다. 두 경우 다 지렁이 폐사로 이어진다. 겨울철 실외에 두면 저온으로 활동이 멎으니 실내나 단열되는 공간으로 옮겨야 한다. 산성이 강한 감귤류나 매운 음식물도 소량만 넣는 게 안전하다.

    일반 퇴비랑 뭐가 다르길래

    일반 퇴비는 큰 통이나 마당에서 시간을 두고 발효시키는 방식이라 부피가 크고 냄새가 강한 편이다. 지렁이 퇴비는 상대적으로 작은 공간에서도 가능하고, 완성된 분변토는 냄새가 거의 없다. 영양분 흡수 속도는 지렁이 퇴비 쪽이 빠르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 다만 대량으로 만들려면 지렁이 개체 수와 관리 시간이 더 든다는 단점도 있다. 가정용 화분이나 텃밭 정도 소규모라면 지렁이 퇴비, 논밭처럼 넓은 면적이라면 일반 퇴비나 두 방식을 섞는 쪽이 현실적이다.

    이런 것도 물어보더라

    Q. 지렁이가 통 밖으로 도망가지 않나요?
    A. 먹이와 습도가 적절하면 굳이 밖으로 나가지 않는다. 통이 너무 건조하거나 먹이가 부족할 때 탈출 시도가 늘어난다.

    Q. 분변토는 얼마나 자주 수확하나요?
    A. 통 크기와 지렁이 수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2~3개월 주기로 바닥층을 걷어내고 쓰면 된다.

    Q. 냄새 걱정 없이 실내에서 키울 수 있나요?
    A. 관리만 제대로 되면 흙냄새 정도만 나서 베란다나 다용도실에 둬도 무리 없다.

    결국 핵심은 유기물 쓰레기를 그냥 버리지 않고 순환시키는 발상이다. 낙농가의 두엄 더미든 아파트 베란다의 작은 플라스틱 통이든 원리는 똑같다. 작게라도 한번 해보면,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가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될 거다.

    출처: MIT Tech Review AI

  • SMR(소형모듈원자로)가 뭐길래 AI 시대 원전이 다시 뜨나

    SMR(소형모듈원자로)가 뭐길래 AI 시대 원전이 다시 뜨나

    챗GPT에 질문 한 번 던질 때 드는 전력이 일반 검색보다 거의 10배 든다는 분석이 나왔다. 데이터센터 하나가 소도시급 전력을 통째로 빨아들이는 시대. 그러다 보니 한동안 뒷전이던 원자력 발전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중심에 있는 게 SMR, 소형모듈원자로다. 뉴스에서 이름은 자주 들었는데, 정확히 뭐가 다른 건지 헷갈리는 사람 많을 거다. 개념부터 기존 원전과의 차이, 관련 기업까지 한 번에 정리해봤다.

    SMR(소형모듈원자로), 정확히 뭘까

    SMR은 Small Modular Reactor의 줄임말. 발전 용량이 300MW급 이하인 소형 원자로를 가리킨다. 기존 대형 원전이 보통 1000~1400MW급으로 지어지는 걸 생각하면 3분의 1도 안 되는 규모다. 핵심은 ‘모듈화’. 공장에서 부품 단위로 미리 만든 다음 현장에서는 조립만 하는 방식이다. 이 덕에 건설 기간과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게 업계가 내세우는 장점이다.

    기존 대형 원전과 다른 점 3가지

    • 규모 — 대형 원전은 부지 하나에 수조 원이 들어가지만, SMR은 상대적으로 적은 자본으로 여러 곳에 나눠 지을 수 있다.
    • 냉각 방식 — 상당수 SMR은 물 대신 나트륨이나 헬륨 같은 냉각재를 쓴다. 대형 냉각탑이 아예 필요 없는 설계도 많다.
    • 안전 설계 — 사고가 나도 외부 전원 없이 자연 순환만으로 열을 식히는 ‘수동 안전’ 개념을 적용한 모델이 많다. 후쿠시마 이후 강화된 규제 기준을 염두에 두고 설계됐다.

    마이크로리액터는 또 뭐가 다른가

    SMR보다 한 단계 더 작은 개념도 있다. 마이크로리액터. 보통 1~20MW급으로, 트럭에 실어 옮길 수 있을 정도로 작다. 군사 기지, 오지 광산, 재해 지역처럼 대형 송전망을 깔기 힘든 곳에 전력을 대주는 용도로 개발 중이다. 최근 미국에서 마이크로리액터 여러 기가 ‘임계 도달’ 시험을 통과했다는 소식도 이런 흐름과 맞닿아 있다. 임계 도달이란 원자로 안의 핵분열 연쇄반응이 스스로 유지되는 상태를 확인하는 절차다. 상용 가동 전에 반드시 거쳐야 하는 핵심 검증 단계로 보면 된다.

    AI 데이터센터가 다시 원전을 찾는 이유

    태양광이나 풍력은 날씨 따라 출력이 오르락내리락한다. 반면 데이터센터는 24시간 끊김 없는 전력이 필요하다. 원자력은 날씨와 무관하게 일정한 출력을 내는 ‘기저 전원’이라, AI 인프라와 궁합이 잘 맞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 같은 빅테크들이 SMR 스타트업에 투자하거나 자체 데이터센터 부지에 소형 원자로를 짓는 계약을 잇달아 맺고 있다. 전력망을 새로 까는 데만 수년이 걸리는 상황이니, 부지 안에 발전소를 직접 두는 쪽이 오히려 현실적인 대안으로 떠오른 셈이다.

    지켜볼 만한 기업들

    • 뉴스케일파워 —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 설계 인증을 받은 대표 SMR 개발사.
    • 테라파워 — 빌 게이츠가 창업했고, 나트륨 냉각 방식 원자로를 개발 중이다.
    • 오클로 — 마이크로리액터 전문 기업. 데이터센터 전용 전력 공급 계약을 여러 건 따냈다.
    • 웨스팅하우스, 롤스로이스 — 대형 원전으로 쌓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SMR 시장에 뛰어든 전통 강자들.

    국내에서는 한국수력원자력과 두산에너빌리티가 관련 부품 제작과 해외 프로젝트 수주에 나서고 있다.

    상용화까지 남은 숙제

    기술 검증이 끝났다고 바로 전기가 나오는 건 아니다. 규제 당국의 정식 운영 허가, 부지 확보, 사용후핵연료 처리 방안까지 넘어야 할 단계가 줄줄이 남았다. 초기 비용도 만만치 않다. 실제 발전 단가가 기존 원전보다 저렴할지는 아직 검증 중이라고 봐야 한다. 솔직히 이 부분은 좀 더 지켜봐야 할 듯. 업계에서는 2020년대 후반은 돼야 상업용 SMR이 전력망에 본격적으로 연결될 걸로 보고 있다.

    이것도 궁금하죠?

    Q. SMR은 기존 원전보다 안전한가?
    수동 안전 설계 덕에 이론상 사고 확률은 낮아진다. 다만 실증 사례가 아직 많지 않아서 장기 검증은 더 필요하다.

    Q. 한국에서도 SMR을 지을 수 있나?
    기술적으로는 가능하고 관련 연구도 진행 중이다. 다만 부지 선정과 주민 수용성 문제는 해외보다 까다로운 편이다.

    Q. 태양광·풍력 대신 SMR로 대체될까?
    대체보다는 보완에 가깝다는 시각이 많다.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메우는 기저 전원 역할로 접근하는 쪽이다.

    출처: MIT Tech Review AI

  • 정자 기증 절차와 자격, 익명성까지 제대로 짚어봤다

    정자 기증 절차와 자격, 익명성까지 제대로 짚어봤다

    네덜란드에 사는 한 47살 남성은 자기한테 이복형제가 몇 명인지조차 모른다. 익명 기증자의 정자로 태어났는데, 나중에 그 나라에서 익명 기증 자체가 법으로 금지되면서 관련 기록이 통째로 폐기됐기 때문이다. 정자 기증이라는 게 막상 들여다보면 생각보다 복잡한 제도다. 나라마다 규정도 완전히 다르다. 기증을 고민하는 사람이든, 시험관 시술을 준비 중인 부부든 — 이 제도가 실제로 어떻게 돌아가는지 한 번쯤 궁금해질 수밖에 없다.

    정자 기증, 실제로는 이런 순서로 진행된다

    먼저 클리닉에 신청서를 낸다. 그다음이 건강검진, 유전질환 가족력 조사, 성병 검사, 정액 검사 순서로 이어진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검사를 통과한 정액이라도 바로 쓰이지 않는다. 최소 6개월간 냉동 상태로 격리 보관된다. 격리 기간이 끝나면 기증자를 다시 불러서 재검사를 한다. 잠복기가 긴 감염병이 나중에서야 발견되는 걸 막기 위해서다. 이 모든 단계를 통과해야 비로소 실제 시술에 정액이 쓰인다.

    기증자가 되려면 어떤 조건이 필요할까

    • 보통 만 18~40세 사이, 신체 건강한 성인
    • 본인과 직계가족 모두 유전질환 이력 없음
    • 정자 수, 운동성 등 정액 검사 기준 충족
    • HIV, 간염 등 감염병 검사 통과
    • 클리닉에 따라 심리 상담이나 학력·직업 정보까지 요구하기도 한다

    클리닉마다 세부 기준은 조금씩 다르다. 그래도 반복 검사로 건강 상태를 꼼꼼히 걸러내는 큰 흐름은 대체로 비슷하다.

    익명 기증과 공개 기증, 이 둘은 뭐가 다른가

    익명 기증은 기증자 신원을 아이와 부모 모두에게 절대 공개하지 않는 방식이다. 공개 기증, 이른바 오픈 도너는 다르다. 아이가 성인이 되면 기증자 정보를 요청할 권리가 생긴다. 네덜란드, 영국, 스웨덴은 이미 익명 기증 자체를 법으로 막았다. 자녀가 만 18세가 되면 유전적 뿌리를 알 권리를 보장해주는 식이다. 반대로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는 여전히 익명 기증을 허용한다. 같은 시술이라도 어느 나라에서 받느냐에 따라 자녀의 알 권리가 완전히 갈리는 셈이다.

    나라마다 다른 기증 제한선

    유럽 쪽 생식의학 단체들은 요즘 기증자 한 명이 낳을 수 있는 자녀 수를 제한하자는 논의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DNA 검사가 흔해지면서 한 기증자에게서 태어난 형제자매가 수십 명, 심하면 100명을 넘는 사례까지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건 좀 과한 숫자다. 유럽 일부 국가는 기증자 한 명당 임신 가능한 가족 수를 10가족 안팎으로 묶어놓는다. 미국은 다르다. 연방 차원의 통일된 상한선이 없어서 클리닉이나 정자은행이 알아서 정하는 경우가 많다. 국내는 생명윤리법에 따라 의료기관 인증과 기록 관리 의무를 두는 방식으로 관리한다.

    DNA 검사로 형제자매를 찾아내는 사람들

    23andMe나 MyHeritage 같은 소비자용 DNA 검사가 흔해지면서 상황이 좀 달라졌다. 기록이 폐기됐거나 익명으로 처리됐던 기증자의 정체가 뜻밖에 드러나는 일이 늘고 있는 거다. 해외에는 도너 시블링 레지스트리처럼, 같은 기증자에게서 태어난 사람들끼리 서로 찾을 수 있게 도와주는 등록 사이트도 있다. 클리닉이 기록을 아무리 폐기해도 소용없다. 유전자 데이터베이스가 커질수록 신원 확인은 오히려 쉬워지는 구조라서, 익명성이라는 게 예전만큼 확실하게 지켜지기 어려워졌다.

    기증이나 시술 전, 이 다섯 가지는 꼭 확인하자

    • 클리닉이 보건당국 인증을 받은 곳인지
    • 기증자 한 명당 임신 가능 가족 수를 제한하고 있는지
    • 기증자 정보와 의료 기록을 얼마나 보관하고 언제 폐기하는지
    • 자녀가 성인이 됐을 때 유전적 정보를 알 권리가 있는지
    • 기증자의 향후 양육권·상속권은 법적으로 어떻게 정리되는지

    계약서 읽을 때 이 다섯 가지만 짚어봐도 나중에 벌어질 분쟁을 상당수 피할 수 있다.

    이건 또 뭐가 궁금하죠

    Q. 기증자한테 나중에 아이 양육 의무가 생기나?
    대부분 나라에서 정자은행을 통한 합법적 기증은 법적 부모 지위와 분리해서 본다. 다만 개인 간 사적 기증은 나라마다 판례가 갈려서 분쟁 소지가 남아있다.

    Q. 익명 기증이라도 나중에 신원이 드러날 수 있나?
    DNA 데이터베이스가 계속 커지면서 가능성도 같이 올라가는 추세다. 완전한 익명성을 기대하기는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Q. 한 기증자에게서 태어난 형제자매가 몇 명인지 미리 알 수 있나?
    클리닉이 가족 수 제한 정책을 명시해둔 경우에만 확인 가능하다. 그런 정책이 없는 클리닉이라면 사전에 직접 문의해보는 게 안전하다.

    출처: MIT Tech Review AI

  • LLM 머릿속엔 대체 뭐가 들어있을까 – AI 작동 원리 파헤치기

    LLM 머릿속엔 대체 뭐가 들어있을까 – AI 작동 원리 파헤치기

    어젯밤에 클로드한테 질문 하나를 던졌더니 3초 만에 그럴듯한 답이 나왔다. 근데 그 답이 모델 안에서 어떤 계산을 거쳐 나왔는지, 사실 만든 회사도 속 시원히 설명 못하는 경우가 많다. Anthropic 연구진이 클로드 내부를 들여다보다가 특정 개념을 다루는 ‘숨겨진 공간’ 같은 걸 찾아냈다는 소식이 최근 전해지면서, 이 질문을 다시 떠올리게 됐다. AI는 실제로 어떻게 생각하는 걸까.

    LLM을 업무에 쓰다 보면 결국 이 질문과 마주친다. 같은 질문인데 답이 매번 조금씩 다른 이유, 없는 사실을 그럴듯하게 지어내는 이유, 프롬프트를 어떻게 써야 원하는 답이 나오는지. 개발자가 아니어도 핵심만 딱 이해할 수 있게 풀어봤다.

    AI를 ‘블랙박스’라 부르는 이유

    딥러닝 모델 안에는 숫자(파라미터)가 수십억 개 들어있다. 개발자가 이 숫자를 하나하나 설계하는 게 아니다.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시키는 과정에서 숫자들이 알아서 조정된다. 그래서 모델이 왜 이런 답을 냈는지 코드 한 줄로 짚어내기가 힘들다. 전통적인 소프트웨어는 사람이 ‘이 조건이면 이 결과’라는 규칙을 짠다. LLM은 다르다. 규칙 자체가 학습 과정에서 만들어진다. 결과는 보이는데 과정은 안 보인다. 이게 블랙박스 문제다.

    토큰과 임베딩 – 글자를 숫자로 바꾸는 과정

    AI는 글자를 글자 그대로 읽지 않는다. 문장을 잘게 쪼갠 조각을 토큰이라 부르고, 이 토큰 하나하나가 수백에서 수천 차원짜리 숫자 벡터, 임베딩으로 바뀐다. 이 숫자 공간 안에서는 뜻이 비슷한 단어끼리 가까이 놓인다. ‘고양이’와 ‘강아지’는 가깝고, ‘고양이’와 ‘은행 이자율’은 멀리 떨어진다. 결국 AI가 답을 만드는 과정은 이 벡터를 계속 변형하고 조합하는 작업이다. 겉으로는 문장, 속으로는 좌표 계산. 이게 진짜 정체다.

    • 토큰화: 문장을 단어나 부분 단어 단위로 쪼개는 과정
    • 임베딩: 각 토큰을 다차원 숫자 벡터로 표현하는 과정
    • 어텐션: 문장 내 다른 토큰과의 관계를 계산해 맥락을 반영하는 과정

    트랜스포머와 어텐션, 이 정도만 알면 충분하다

    요즘 나오는 LLM은 거의 다 트랜스포머 구조를 쓴다. 핵심은 어텐션(attention)이라는 메커니즘. 문장 속 단어 하나가 다른 단어를 얼마나 참고해야 하는지 가중치를 매기는 방식이다. ‘은행에 갔다’라는 문장에서 ‘은행’이 금융기관인지 강가인지, 이건 주변 단어를 봐야 안다. 그 맥락 파악을 어텐션이 담당한다. 이 계산이 수십, 수백 층 쌓이면서 처음엔 단순한 문법만 다루던 모델이 뒤로 갈수록 훨씬 추상적인 관계까지 처리하게 된다.

    모델 속에 있다는 ‘개념 공간’, 정체가 뭘까

    Anthropic이 진행하는 해석가능성(interpretability) 연구는 이 블랙박스를 열어보려는 시도다. 재미있는 발견 하나. 모델 안 뉴런 하나가 개념 하나만 딱 담당하는 게 아니라, 여러 개념이 뒤섞여서 표현된다는 점이다. 이걸 중첩(superposition)이라 부른다. 연구진은 스파스 오토인코더 같은 기법으로 이 뒤섞인 신호를 풀어내면서, 모델이 코드나 아첨, 특정 도시 같은 구체적 개념을 다루는 내부 패턴을 하나씩 찾아내고 있다. 뇌를 스캔해서 어느 부위가 어떤 생각과 연결되는지 지도를 그리는 작업, 딱 그거랑 비슷하다. 이런 연구가 쌓이면 모델이 왜 특정 답을 내놓는지, 왜 없는 사실을 지어내는지 좀 더 정확히 짚어낼 여지가 생긴다.

    없는 사실을 지어내는 이유 – 할루시네이션

    LLM은 정답을 ‘찾는’ 게 아니다. 다음에 올 확률이 가장 높은 토큰을 ‘예측’할 뿐이다. 그래서 학습 데이터에 없거나 애매한 질문을 받으면, 그럴듯해 보이는 문장을 이어 붙여서 답을 만들어낸다. 이게 할루시네이션이다. 모델 입장에서 거짓말할 생각은 없다. 확률적으로 제일 자연스러운 다음 단어를 골랐을 뿐인데, 그 결과가 사실과 다를 뿐이다. 요즘 나오는 모델들은 출처를 같이 제시하거나 모른다고 답하도록 학습시켜서 이 문제를 줄이고 있다. 완전히 없애지는 못했다. 솔직히 여기가 아직 갈리는 지점이다.

    알고 나면 프롬프트 쓰는 법이 달라진다

    내부 작동 원리를 알면 AI를 쓰는 방식도 자연히 바뀐다.

    • 맥락을 충분히 줘야 어텐션이 정확한 정보에 집중한다 – 질문만 던지지 말고 배경 정보도 같이 주는 게 낫다
    • 애매한 질문일수록 할루시네이션 확률이 올라간다 – 검증 가능한 근거나 문서를 함께 주는 편이 안전하다
    • 모델은 ‘이해’보다 ‘패턴 재현’에 가깝다 – 사실 확인이 필요한 작업엔 검색 기능이나 출처 인용을 같이 쓰는 게 낫다

    결국 AI를 잘 쓰는 사람과 못 쓰는 사람, 차이는 이 도구가 어떻게 답을 만드는지에 대한 감각에서 갈린다. 확률과 패턴으로 움직이는 도구라는 걸 알고 쓰면, 언제 믿고 언제 검증해야 할지 판단이 훨씬 쉬워진다.

    Tech Review AI 뉴스레터가 전한 바에 따르면, 이 내용은 MIT Tech Review AI에서 다뤘다.

  • 엔비디아 칩 중국 수출 규제, 2026년 지금 상황 총정리

    엔비디아 칩 중국 수출 규제, 2026년 지금 상황 총정리

    엔비디아 매출의 대부분은 데이터센터용 AI 칩에서 나온다. 그런데 이 칩, 중국에 팔아도 되는 걸까. 몇 년째 오락가락하는 얘기다. H20, 블랙웰… 이름 나올 때마다 뭐가 다른 건지 헷갈린다는 사람 많다. 핵심만 짚어본다.

    미국은 왜 엔비디아 칩을 막으려 할까

    AI 칩은 이제 단순 부품이 아니다. 군사력과 경제력을 좌우하는 전략 자산 취급을 받는다. 미국 정부 입장에서는 최첨단 GPU가 중국 군사 AI나 감시 시스템 고도화에 쓰이는 걸 경계한다. 그래서 상무부 산하 산업안보국(BIS)이 반도체 성능 기준선을 그어놓고, 그 선을 넘는 칩은 별도 허가 없이 중국 수출을 못 하게 막아뒀다. 이 기준선, 2022년 이후로 몇 번이나 바뀌었다. 그때마다 엔비디아는 규제를 살짝 비켜가는 저사양 모델을 새로 내놓는 패턴을 반복해왔다. 솔직히 이쯤 되면 두더지 잡기 게임 같다.

    H20, A800, 블랙웰… 등급부터 구분하자

    • A100·H100: 규제 이전 주력 칩. 지금은 중국 수출이 사실상 막혀 있다.
    • A800·H800: 성능 낮춰 중국 시장용으로 만들었던 모델. 이것도 결국 규제 대상에 들어갔다.
    • H20: 훈련 성능은 낮추고 추론 위주로 짠 중국 전용 칩. 판매 허용과 금지를 오락가락 반복 중.
    • 블랙웰(GB200 등): 최신 세대 칩. 중국 수출은 원칙적으로 막혀 있다.

    이름만 봐선 도무지 구분이 안 간다. 결국 기준은 하나다. 연산 성능 지표(FLOPS)와 칩 간 연결 대역폭. 이 두 가지로 규제선을 긋는다는 것만 알아두면 관련 뉴스 이해가 훨씬 쉬워진다.

    라이선스냐 전면 금지냐, 방식이 계속 바뀐다

    수출 규제라고 해서 무조건 금지는 아니다. 대부분 건별 라이선스 심사로 돌아간다. 엔비디아가 특정 물량을 중국에 팔려면 정부 승인이 필요하고, 승인 여부는 그때그때 정치 상황 따라 달라진다. 매출 일부를 미국 정부에 내는 조건이 붙었던 적도 있다. 업계에서도 이례적이라는 평이 많았다. 완화 시기와 강화 시기가 번갈아 오다 보니 엔비디아 주가도 이 뉴스 하나에 출렁이는 일이 잦다.

    중국도 가만있지 않는다: 자체 칩 개발 속도

    화웨이 어센드(Ascend) 시리즈, SMIC 파운드리 투자가 대표적이다. 아직 엔비디아 최신 칩만큼의 효율은 못 따라간다는 평가가 많다. 다만 격차는 조금씩 좁혀지는 중이다. 중국 정부가 자국 기업에 엔비디아 칩 대신 국산 칩을 쓰라고 압박한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런 흐름과 무관하지 않은 얘기다. 규제가 오히려 중국 반도체 자립을 앞당기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지적, 꾸준히 나온다.

    투자자라면 이 숫자를 챙겨야 한다

    엔비디아 실적 발표 때마다 애널리스트들이 제일 먼저 묻는 게 있다. 중국 매출이 얼마나 빠졌냐는 것. 중국은 한때 데이터센터 매출의 20% 안팎을 차지하던 시장이다. 규제 강도에 따라 분기 실적이 크게 흔들린다는 얘기다. 반대로 규제 완화 신호가 나오면 주가가 바로 반응하는 경우도 많다. 수출 규제 뉴스 한 줄이 반도체 관련주 전반의 단기 변동성으로 이어진다고 봐도 무방하다.

    다음 수순은

    미국 행정부가 바뀔 때마다 정책 기조도 함께 흔들려왔다. 강경 기조와 완화 기조가 번갈아 나오는 패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네덜란드, 일본 같은 동맹국의 장비 수출 규제까지 맞물리면서 변수는 계속 늘어나는 모양새다. 결국 관전 포인트는 하나로 좁혀진다. 미국이 기술 우위를 지키는 것과 엔비디아가 세계 최대 시장 중 하나를 잃지 않는 것. 이 두 목표를 정치권이 어떻게 절충하느냐, 거기에 달렸다.

    MIT Tech Review AI가 전한 소식을 바탕으로 정리했다. 원문은 여기서 확인할 수 있다.

  • AI 블랙박스 문제, 왜 아무도 속을 못 들여다볼까 (해석가능성 정리)

    AI 블랙박스 문제, 왜 아무도 속을 못 들여다볼까 (해석가능성 정리)

    챗GPT나 클로드 같은 챗봇에 뭔가 물어보면 답이 몇 초 안에 나온다. 빠르다. 그런데 그 대답이 모델 안에서 정확히 어떤 경로를 거쳐 만들어졌는지, 사실 만든 회사도 제대로 설명 못 한다. 수천억 개짜리 숫자 뭉치(파라미터)가 뒤엉켜 돌아가는 신경망 속을 들여다보는 일. 자동차 엔진을 뜯어보지도 않고 소리만 듣고 구조를 짐작하는 것과 비슷하다. 이걸 AI 블랙박스 문제라 부른다.

    AI 블랙박스 문제, 정체가 뭘까

    대형 언어모델(LLM)은 입력 문장을 수많은 층(layer)을 거치며 벡터로 바꾸고, 그 벡터 연산 결과로 다음 단어를 뽑아낸다. 문제는 이 과정이 사람이 짠 규칙이 아니라는 데 있다. 학습 데이터에서 스스로 형성된 패턴이다. 일반 소프트웨어라면 개발자가 코드를 한 줄씩 읽으면 그만이지만, 모델의 판단 근거는 숫자 행렬 속에 흩어져 있어서 눈으로 확인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왜 이런 답을 냈는지, 어떤 개념을 근거로 추론했는지를 나중에라도 재구성하는 작업이 필요해진다.

    해석가능성이 왜 필요하냐면

    모델이 왜 그런 결론에 도달했는지 모르는 채로 의료 상담, 금융 심사, 자율주행 판단에 AI를 쓴다면 어떨까. 위험 부담이 커진다. 오작동이나 편향된 답이 나와도 원인을 못 짚으면 고치는 것도 답이 없다. 규제 기관들도 AI 의사결정의 근거를 요구하는 쪽으로 움직이는 중이다. 내부 동작을 설명하는 능력은 이제 안전성 검증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았다.

    AI 속마음, 어떻게 들여다보나

    • 프로빙(Probing): 모델 내부 벡터에 특정 개념(가령 긍정·부정 감정)이 얼마나 뚜렷하게 담겨 있는지 별도 분류기로 테스트하는 방식
    • 스파스 오토인코더: 뒤엉킨 벡터를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단위 개념으로 쪼개서, 어떤 뉴런 조합이 어떤 의미와 연결되는지 찾아내는 방법
    • 회로 추적(Circuit tracing): 입력부터 출력까지 정보가 어떤 경로를 타고 흐르는지 단계별로 따라가며 지도를 그리는 접근

    MIT 테크놀로지 리뷰가 소개한 사례를 보면, 앤트로픽 연구진은 이 흐름을 한 단계 더 정교하게 파고드는 새로운 렌즈 기법을 공개했다. 모델이 개념을 조합하고 다음 단어를 고르는 순간, 그 미묘한 계산 변화까지 수치로 잡아내는 시도다. 이 정도면 거의 뇌를 실시간으로 촬영하는 수준 아닌가 싶다.

    모델 안에서 실제로 뭐가 나왔나

    이런 도구로 들여다본 모델 내부는 예상보다 훨씬 구조적이었다. 언어가 달라도 같은 개념이 공유되는 영역이 존재했고, 수학 문제를 풀 때는 사람의 계산법과는 다른 지름길을 스스로 만들어 쓰는 경우도 확인됐다. 더 재미있는 대목은 따로 있다. 답을 내놓기 전에 이미 결론에 가까운 방향을 정해두고, 이유는 나중에 짜맞추는 듯한 패턴이 관찰된 사례도 있었다. 겉으로 보이는 문장과 내부 계산 과정이 항상 일치하지는 않는다는 뜻. 신뢰성 검증이 왜 이렇게 까다로운지 이 대목에서 조금은 납득이 간다.

    빅테크는 왜 여기에 돈을 쏟아붓나

    모델이 커질수록 성능은 좋아진다. 대신 내부 동작을 이해하기는 더 힘들어진다. 성능과 투명성이 반비례하는 셈이다. 안전 관점에서 보면, 모델이 사용자를 속이거나 학습되지 않은 위험한 행동을 몰래 계획하는지 미리 잡아내는 게 핵심 과제다. 해석가능성 연구는 이런 잠재적 오작동을 배포 전에 발견할 사실상 유일한 수단이다. 그러니 안전팀 규모를 키우고 전담 연구소를 따로 두는 회사가 늘어나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다.

    결국 뭐가 달라지나

    당장 일반 사용자가 체감할 변화는 크지 않다. 다만 장기적으로 보면, 모델이 왜 그렇게 답했는지 근거를 함께 내놓는 서비스, 오류가 터지면 원인을 추적해 빠르게 고치는 시스템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AI를 다루는 개발자 입장에서는 프롬프트 엔지니어링만큼이나 모델의 내부 동작 원리를 이해하는 역량이 점점 필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프롬프트만 잘 쓰면 된다는 시대는 저물고 있는 셈이다.

    짧게 묻고 답하기

    Q. 해석가능성 연구가 완성되면 AI가 100% 안전해지나?
    완전한 해결책은 아니다. 내부를 더 잘 이해하게 될 뿐, 모델 자체의 한계나 편향까지 사라지는 건 아니다.

    Q. 일반 개발자도 이런 기법을 써볼 수 있나?
    오픈소스로 공개된 스파스 오토인코더나 프로빙 도구가 있어서, 작은 규모 모델로 직접 실습해볼 수 있다.

    Q. 하필 왜 요즘 들어 이런 연구가 활발해졌나?
    모델 규모가 커지면서 오작동 시 파급력도 함께 커졌고, 규제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내부 검증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출처: MIT Tech Review 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