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빅테크

  • 메타가 되살린 ‘포켓’, 이름만 빌리고 알맹이는 싹 바꿨다

    메타가 되살린 ‘포켓’, 이름만 빌리고 알맹이는 싹 바꿨다

    모질라가 작년에 접은 ‘읽기 나중에’ 앱, 포켓. 그 이름이 메타 손에서 다시 살아났다. 그런데 속을 열어보면 완전히 딴판이다.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전한 바에 따르면, 메타가 새로 내놓은 포켓 앱은 저장이나 구독 서비스가 아니다. AI 프롬프트로 만드는 작은 대화형 미니 앱, 이른바 ‘기즈모(gizmo)’를 제작하고 공유하는 플랫폼이다.

    이름은 빌리고 알맹이는 통째로 갈아엎었다

    원래 포켓은 2007년에 나왔다. 웹 아티클이나 영상을 저장해뒀다가 나중에 읽는 용도로, 한때 수백만 이용자를 끌어모았던 앱이다. 모질라는 2025년 이 서비스를 종료했고, 이용자들은 각자 대체 앱을 찾아 흩어졌다. 그 자리에 메타가 같은 이름을, 그것도 정반대 성격의 서비스로 채워 넣었다는 게 흥미롭다.

    기존 포켓 이용자라면 앱스토어에서 ‘포켓’을 검색했다가 완전히 다른 화면을 마주하고 당황할 가능성이 크다. 브랜드를 이어받은 게 아니라 이름만 재활용한 셈이라, 소비자 혼선 얘기가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기즈모’로 대체 뭘 만든다는 걸까

    새 포켓 앱의 핵심은 텍스트 프롬프트만으로 간단한 인터랙티브 미니 앱, 즉 기즈모를 즉석에서 뽑아내는 기능이다. 코딩 지식은 필요 없다. 몇 줄 설명만 입력하면 작동하는 소형 도구나 게임 형태의 결과물이 나오고, 이걸 다른 이용자와 바로 공유할 수 있다.

    • AI 프롬프트 기반으로 미니 앱(기즈모) 생성
    • 완성된 기즈모를 다른 이용자에게 공유·배포
    • 코딩 없이 자연어 입력만으로 제작

    이 구조, 낯설지 않다. 오픈AI의 GPTs나 구글의 노코드 AI 빌더와 사실상 같은 계열이다. 결국 대형 플랫폼들이 ‘누구나 AI로 앱을 만든다’는 시장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는 흐름, 그 연장선일 뿐이다.

    주커버그의 AI 올인, 여기까지 왔다

    마크 주커버그 메타 CEO는 최근 몇 달간 AI 슈퍼인텔리전스랩 조직 개편, 초거대 데이터센터 투자, 외부 AI 인재 영입에 회사 자원을 쏟아부었다. 이번 포켓 앱 출시도 그 흐름 위에 놓인 실험적 프로덕트로 보는 게 맞다.

    메타는 이미 자체 챗봇 ‘메타 AI’ 앱을 운영 중이다. 여기에 사용자 생성형 미니 앱 플랫폼까지 얹으면서 AI 소비자 제품 라인업을 늘려가는 모양새다. 하나의 킬러 앱에 승부를 걸기보다, 여러 실험적 앱을 동시에 던져보는 전략에 가깝다.

    모질라 포켓 팬들에겐 씁쓸한 뒷맛

    모질라 포켓을 오래 쓰던 사람들 사이에서는 반응이 갈릴 것 같다. 사랑받던 서비스 이름이 전혀 다른 목적의 제품에 붙었다는 사실 자체가 상징적이라서다. 다만 읽기 나중에 앱 시장에는 인스타페이퍼나 매터(Matter) 같은 대안이 이미 빈자리를 채워놓은 상태다. 그래서 실질적인 이용자 이탈보다는 브랜드 정서 차원의 아쉬움에 가깝다고 봐야 한다.

    국내에선 체감이 크진 않겠지만

    한국에서는 포켓 자체의 이용자 기반이 크지 않았다. 그래서 서비스 종료나 이름 재사용에 대한 체감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다만 메타가 코딩 없이 AI로 미니 앱을 만드는 기능을 대중용 제품으로 내놨다는 사실은, 국내 플랫폼 업계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네이버나 카카오도 생성형 AI 기반 사용자 제작 도구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메타처럼 글로벌 대형 플랫폼이 먼저 시장을 열어버리면, 국내 서비스 입장에서는 후속 대응 압박이 커질 수밖에 없다. 10대·20대 이용자가 많은 소셜 플랫폼일수록 ‘누구나 만드는 AI 미니 앱’ 흐름이 빠르게 번질 여지가 있다. 관련 업계는 메타 포켓의 실제 이용 데이터를 참고 지표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출처: The Verge

  • Claude Science란? AI 연구 보조 도구, 제대로 파헤쳐봤다

    Claude Science란? AI 연구 보조 도구, 제대로 파헤쳐봤다

    제약회사 임원, 바이오텍 창업자, 현장 연구자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그 자리에서 앤트로픽이 카드 한 장을 꺼냈다. 이름은 클로드 사이언스(Claude Science). 논문 검색부터 실험 설계, 데이터 해석까지 과학 연구 전 과정을 붙잡아주겠다는 전용 AI 제품이다. 이런 발표가 나올 때마다 ‘연구용 AI 도구’, ‘AI로 논문 쓰는 법’ 같은 검색어가 몰리곤 하는데, 오늘은 그 궁금증을 한 번에 정리해본다.

    클로드 사이언스, 정확히 뭘 하는 도구인가

    AI 리서치 어시스턴트라는 말 자체는 거창하지만, 풀어보면 단순하다. 연구자 옆에 붙어서 논문 읽기, 데이터 정리, 가설 세우기 같은 반복 작업을 대신 처리해주는 소프트웨어. 그게 전부다. 챗봇처럼 질문에 답만 던지는 수준이 아니다. 방대한 논문 데이터베이스를 뒤져 관련 문헌을 추리고, 실험 결과를 통계적으로 해석하고, 다음 실험 방향까지 제안한다. 클로드 사이언스는 여기에 제약·바이오 분야 특화 기능을 더 얹었다는 점이 다르다.

    빅테크가 나란히 실험실로 달려가는 이유

    구글 딥마인드가 단백질 구조 예측 모델 알파폴드로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뒤, 연구 분야는 AI 업계에서 가장 확실한 다음 격전지로 꼽힌다. 이유는 뻔하다. 신약 개발 하나에 평균 10년 넘게, 수조 원이 들어가는데 그 상당 부분이 논문 조사와 실험 설계 같은 반복 작업에 그대로 새어나간다. 이 과정을 몇 주만 당겨도 제약회사 입장에선 어마어마한 비용 절감이다. 오픈AI, 구글, 앤트로픽이 앞다퉈 과학 연구용 제품을 내놓는 배경이 여기 있다.

    실제로 붙여보면 뭐가 달라지나

    실무에서 체감되는 변화는 생각보다 구체적이다.

    • 문헌 리뷰 자동화: 수백 편의 논문을 요약하고, 서로 어긋나는 결과를 찾아 정리해준다
    • 실험 설계 초안 작성: 가설 하나 던지면 대조군 설정, 표본 크기 계산까지 초안이 나온다
    • 데이터 해석 보조: 통계 결과를 풀어 설명하고 시각화 방법도 추천한다
    • 코드·분석 파이프라인 생성: R이나 파이썬으로 짜야 할 분석 스크립트를 곧바로 뽑아준다

    연구자가 자료 뒤지는 데 쓰던 시간을 아껴서, 그만큼 실험 자체에 더 쏟을 수 있게 되는 구조다.

    도구 고를 때 따져봐야 할 것들

    비슷비슷한 서비스가 쏟아지는 만큼, 고를 때 기준 하나쯤은 세워두는 게 낫다.

    • 최신 논문까지 학습·검색 범위에 들어가는지
    • 인용 출처를 명확히 표시해서 검증이 가능한지
    • 소속 기관 데이터가 외부로 새지 않는 보안 정책이 있는지
    • 화학식, 유전자 서열 같은 전문 표기법을 정확히 처리하는지
    • 기존에 쓰던 연구 관리 툴이나 실험 노트와 연동되는지

    믿고 쓰기 전에 짚어야 할 함정

    AI가 뽑아낸 요약이나 가설, 그대로 논문에 옮겨 붙이면 곤란해진다. 근거 없는 문장을 그럴듯하게 지어내는 환각 현상, 과학 데이터를 다룰 땐 훨씬 치명적이다. 존재하지도 않는 논문을 인용하거나 실험 수치를 잘못 계산하는 사례, 종종 보고된다. 이건 좀 무서운 부분이다. 그래서 AI가 내놓은 결과는 실제 문헌과 대조하고, 통계는 따로 검증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임상 데이터처럼 민감한 정보를 다룰 때는 기관의 데이터 반출 규정부터 확인해야 한다. 당연한 얘기 같지만, 막상 급하면 건너뛰기 쉬운 단계다.

    결국 연구자에게 필요한 건 이거다

    연구용 AI는 실험을 대신 해주는 도구가 아니다. 조사와 정리에 드는 시간을 줄여주는 조수에 가깝다. 논문 리뷰나 데이터 정리에 시간을 많이 뺏긴다면 이런 도구부터 시범 삼아 도입해보고, 그다음에 실험 설계 보조 기능으로 범위를 넓히는 순서가 안전하다. 처음부터 전부 맡기기보다 검증 가능한 영역에서 시작해 신뢰를 쌓아가는 쪽, 결국 시간을 더 아끼는 길이다.

    출처: MIT Tech Review AI

  • 빅테크가 엔비디아 대신 직접 AI 칩 만드는 진짜 이유

    빅테크가 엔비디아 대신 직접 AI 칩 만드는 진짜 이유

    구글, 애플, 오픈AI, 스페이스X. 업종도 목적도 제각각인 이 회사들이 요즘 같은 짓을 하고 있다. 직접 AI 칩을 만드는 거다. 수년 전만 해도 AI 칩 시장은 사실상 엔비디아 독주였다. GPU 없이는 AI 학습 자체가 안 된다는 말이 업계 상식처럼 통했고, 엔비디아 주가가 그걸 증명했다. 근데 판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왜 다들 갑자기 칩을 만들겠다고 나선 걸까.

    AI 칩이란? GPU와 뭐가 다른가

    AI 칩은 행렬 곱셈 같은 대규모 병렬 연산에 특화된 반도체다. 엔비디아 GPU는 원래 게임 그래픽 렌더링용으로 나왔는데, 병렬 연산 구조가 AI 학습이랑 딱 맞아서 어쩌다 AI 칩의 대명사가 됐다. 우연이 만들어낸 독점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문제는 GPU가 범용 설계라는 점이다. 뭐든 할 수 있게 만들다 보니, 특정 AI 작업엔 굳이 필요 없는 자원까지 끌어다 쓴다. 이게 비효율이다. 반면 주문형 AI 칩(custom silicon)은 딱 그 회사가 필요한 연산만 돌리도록 설계된다. 속도는 올라가고 전력 소비는 내려간다.

    • GPU: 범용, 유연성 높음, 비용 높음
    • Custom AI 칩: 특정 워크로드 특화, 효율 높음, 설계 난이도 높음
    • TPU(구글 텐서처리장치): 구글이 자체 개발한 AI 가속기의 대표 사례

    엔비디아 의존이 문제가 되는 이유

    엔비디아 H100, B200 같은 플래그십 칩은 한 장에 수만 달러다. 대형 AI 모델 하나 학습시키려면 수천 개의 GPU가 필요하고, 비용은 순식간에 천문학적으로 불어난다. 오픈AI가 GPT-4를 학습시키는 데 1억 달러가 넘었다는 추산이 있는데, 그 상당 부분이 GPU 비용이다.

    비용만이 문제가 아니다. 공급망 리스크도 현실이었다. 수요가 폭발하면서 납기 지연이 반복됐고, AI 인프라 확장 일정이 칩 공급 일정에 발목 잡히는 상황이 생겼다. 미중 반도체 수출 규제까지 겹치면서 지정학 변수도 더해졌다.

    결정적인 건 따로 있다. 엔비디아는 이미 모든 고객사의 경쟁자가 됐다. AI 서비스, 클라우드 플랫폼, 소프트웨어 영역으로 손을 뻗는 중이다. 핵심 인프라를 경쟁사에 맡기는 게 장기적으로 괜찮을 리 없다.

    누가 어떤 칩을 만들고 있나

    자체 칩 개발 대열은 이미 꽤 길다.

    • 구글 TPU: 가장 오래된 사례. 7세대 트리톤까지 진화했고, 구글 클라우드를 통해 외부에도 제공된다.
    • 애플 Neural Engine: M 시리즈 칩에 내장된 온디바이스 AI 가속 유닛. 아이폰·맥북의 AI 기능을 GPU 없이 처리한다.
    • 아마존 Trainium·Inferentia: AWS에서 모델 학습(Trainium)과 추론(Inferentia)에 각각 최적화된 칩을 운영 중이다.
    • 메타 MTIA: 추천 알고리즘 같은 대규모 추론 작업에 특화한 자체 칩이다.
    • 오픈AI Jalapeño: 브로드컴과 협력해 개발 중인 추론 전용 칩. 학습이 아닌 서비스 단계 비용을 낮추는 게 목표다.
    • 스페이스X: 스타링크 위성 네트워크 운용에 필요한 온보드 AI 처리를 위해 자체 칩을 개발 중이다.

    자체 칩 개발, 아무나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쉬운 길이 아니다. 설계만 해도 수백 명의 반도체 엔지니어가 수년을 매달려야 한다. 설계를 끝냈다고 끝이 아니다. TSMC나 삼성 같은 파운드리에서 양산이 돼야 하고, 첫 테이프아웃(시제품 생산)에서 실패하면 비용과 시간을 고스란히 날린다.

    소프트웨어 생태계도 만만찮은 벽이다. 엔비디아 CUDA는 10년 넘게 쌓인 개발자 생태계, 라이브러리, 프레임워크가 촘촘히 얽혀 있다. 새 칩을 내놔도 기존 AI 코드가 그 위에서 돌아가려면 컴파일러와 드라이버를 처음부터 새로 쌓아야 한다. 이건 꽤 지독한 작업이다.

    결국 자체 칩 개발은 연 매출 수십억 달러 이상인 빅테크 전용 게임이다. 스타트업이나 중견 기업이 따라 하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 있다.

    엔비디아는 위기인가

    단기적으로는 아니다. 빅테크 자체 칩이 완성되더라도, 수천 개의 기업과 연구소는 엔비디아 GPU를 쓴다. 전 세계 AI 스타트업 생태계가 CUDA 기반으로 돌아가고 있고, 이걸 하루아침에 대체하기는 어렵다.

    장기 구조는 바뀔 여지가 있다. 구글, 메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는 엔비디아 GPU 최대 소비자군이다. 이들이 자체 칩 비중을 50%만 높여도 엔비디아 매출 구조에 의미 있는 변화가 생긴다. 이건 좀 두고 봐야 하는 얘기다.

    엔비디아도 손 놓고 있는 게 아니다. CUDA 생태계 강화, 소프트웨어 플랫폼 확대, 로보틱스·자율주행 등 새 시장으로 매출 다각화를 서두르고 있다.

    그래서 뭐가 달라지나

    AI 칩 다양화는 결국 AI 서비스 비용 하락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추론(inference) 비용이 내려가면 ChatGPT류 서비스 요금이 낮아지거나, 같은 요금으로 더 강력한 모델을 쓰게 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나쁠 게 없는 흐름이다.

    개발자 입장에서는 생태계가 복잡해진다. CUDA 하나만 알면 됐던 시대에서, TPU·Trainium·MTIA 플랫폼별 최적화를 고민해야 하는 시대로 넘어가는 거다. PyTorch, JAX 같은 프레임워크들이 다양한 하드웨어 백엔드를 지원하도록 진화하고 있는 게 그 신호다.

    국내 반도체 기업들에게도 기회가 열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HBM(고대역폭 메모리) 공급망에서 핵심 역할을 하고 있고, 파운드리 수요도 덩달아 늘어난다. 자체 칩 설계를 돕는 IP·EDA·패키징 업체들의 수혜도 기대된다.

    출처: TechCrunch

  • ChatGPT 질문 하나가 구글 검색 10배 전력? AI 데이터센터 에너지 실태 정리

    ChatGPT 질문 하나가 구글 검색 10배 전력? AI 데이터센터 에너지 실태 정리

    ChatGPT 쿼리 하나를 처리하는 데 구글 검색의 약 10배 전력이 든다. 검색 한 번이 아니라 질문 하나에. AI 모델 학습에는 일반 가정 수십 년치 전기가 필요하다는 추산도 있다. 빅테크 기업들이 데이터센터 부지를 물색하면서 직접 발전소를 짓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데이터센터, 전기 어디에 쓰나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는 서버 구동, 냉각 시스템(HVAC), 네트워크 장비, 비상 전력 네 축으로 나뉜다. 이 중 냉각이 전체의 30~50%를 잡아먹는다. AI용 고밀도 GPU 서버가 들어오면 냉각 부담은 더 커진다. 서버가 뜨거울수록 더 식혀야 한다는 단순한 이치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전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량은 이미 일부 중소 국가 전체를 넘어섰다. 미국 기준으로 전체 전력의 약 2%를 데이터센터가 쓴다. AI 수요가 계속 늘면 이 수치는 빠르게 오른다.

    효율 지표는 PUE(Power Usage Effectiveness)다. 이상적 값은 1.0, 글로벌 평균은 약 1.5.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하이퍼스케일러들은 자체 냉각 기술로 1.1~1.2대를 찍는다. 문제는 효율이 개선돼도 절대 사용량 자체가 폭증하고 있다는 것. 분모가 커지면 아무리 효율을 높여도 총량이 줄지 않는다.

    생성형 AI가 뒤흔든 전력 수요 곡선

    2022년 이전까지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는 완만하게 올랐다. ChatGPT 등장 이후 그 곡선이 꺾였다. 가파르게.

    핵심 하드웨어인 엔비디아 H100 한 장의 TDP(열설계전력)가 700W다. H200은 그보다 더 높다. 수천 장을 병렬로 돌리는 AI 클러스터의 소비 전력은 소형 발전소 수준이다. 과장이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메타는 수조 원 규모의 데이터센터 투자를 경쟁적으로 발표하고 있다. 문제는 인허가, 건설, 전력 인프라 구축에 수년이 걸린다는 현실이다. 전력망이 이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걱정이다.

    재생에너지 선언, 이상과 현실 사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은 모두 “재생에너지 100% 운영”을 목표로 내세운다. 태양광·풍력 구매계약(PPA)을 대규모로 체결하고, 탄소 상쇄권도 사들인다.

    그런데 구조적 한계가 있다. 태양광은 밤에 발전 못 한다. 풍력은 바람이 없으면 멈춘다. 배터리 저장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는 있는데, 메가와트급 24시간 안정 전력을 재생에너지만으로 공급하는 건 아직 기술적·경제적 도전이다. 솔직히 멀었다.

    그래서 빅테크가 현실적으로 고르는 에너지원은 세 갈래다:

    • 천연가스(LNG): 탄소 배출이 있지만 석탄 대비 절반 수준이고, 수급이 안정적
    • 소형 모듈 원자로(SMR):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이 투자 중이지만 상용화까지 수년
    • 지열: 아이슬란드 등 일부 지역에서 활용 가능하지만 지리적 제약이 크다

    천연가스 데이터센터가 다시 뜨는 이유

    “탈탄소”를 외치던 기업들이 20년 장기 천연가스 계약을 맺는다. 모순처럼 보이는데, 이유가 있다.

    미국 주요 도시 인근 전력망은 이미 포화다. 재생에너지 프로젝트를 신청해도 연결까지 5~10년 대기가 흔하다. 자체 발전소를 짓는 게 오히려 빠를 수 있다. 경쟁사가 먼저 인프라를 확보하면 시장을 잃는다. 재생에너지의 안정적 공급을 기다리기엔 AI 시장 경쟁 속도가 너무 빠르다.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높아지면서 외부 전력망에 의존하지 않는 자립형 구조를 선호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TechCrunch 보도에 의하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셰브런과 20년짜리 천연가스 데이터센터 계약을 체결했다. 탄소 공약을 포기한 게 아니라, 단기적으로 천연가스를 브리지 에너지로 쓰면서 장기적으로는 SMR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겠다는 전략이다. 말이 되는 계산이다.

    “재생에너지 100%”는 진짜인가, 마케팅인가

    솔직히 말하면, 현재 기술로 “재생에너지 100% 데이터센터”는 마케팅에 가깝다. 탄소 상쇄권(Carbon Credit)을 사서 장부상으로만 100%를 달성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 소비 전력 중 재생에너지 비율은 회사마다, 지역마다 천차만별이다.

    진짜 의미 있는 지표는 24/7 CFE(Carbon-Free Energy)다. 구글이 2030년까지 달성하겠다고 발표한 이 목표는, 매 시간 실제로 탄소 없는 전기를 쓰겠다는 뜻이다. 이게 진짜 어렵다. 숫자가 아니라 구조를 바꿔야 하니까.

    이 문제를 푸는 카드 중 하나가 SMR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폐쇄됐던 스리마일 아일랜드 원전을 재가동하는 계약을 맺었다. 구글은 Kairos Power와 SMR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아직 상용화 전이지만, 2030년대 초반에는 실제 공급이 시작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

    클라우드·AI 서비스 고를 때 에너지 정책도 체크리스트에 넣자

    클라우드 서비스나 AI 도구를 평가할 때 확인해볼 지표들:

    • 연간 지속가능성 보고서(Sustainability Report) 발행 여부
    • PPA(재생에너지 구매계약) 비율과 실제 커버리지
    • Scope 1, 2, 3 탄소 배출 공개 여부
    • 24/7 CFE 목표 선언 여부

    빅테크의 에너지 선택은 환경 이슈만이 아니다. 전력 비용은 데이터센터 운영비의 30~40%다. 에너지 전략이 곧 가격 경쟁력이고, 장기적으론 서비스 지속성과도 이어진다. SMR, 지열, 배터리 저장, 브리지 에너지로서의 천연가스 — 이 선택지들이 향후 AI 산업의 판도를 결정하는 변수다.

    출처: TechCrunch

  • 구글 AI, 국방부 활용 반대!…직원 600명, 피차이에게 ‘No’ 외쳤다

    구글 AI, 국방부 활용 반대!…직원 600명, 피차이에게 ‘No’ 외쳤다

    구글 직원 600명이 순다르 피차이 CEO 앞으로 공개 서한을 보냈다. 요지는 하나. 국방부가 구글의 AI 모델을 기밀 목적에 쓰는 걸 막아달라는 거다. 그냥 평직원들의 항의가 아니다. 딥마인드(DeepMind) AI 연구소 소속 직원들이 대거 이름을 올렸고, 20명 이상의 연구 책임자, 이사, 부사장급 고위직도 포함됐다. 이쯤 되면 단순한 불만 표출이라 보기 어렵다.

    내부에서 터진 AI 윤리 논쟁

    The Verge 보도를 보면 이번 서한에 담긴 내용은 명확하다. 국방부가 구글 AI를 기밀 용도로 쓰는 계약 자체를 막아달라는 것이다. 고위직까지 이름을 올렸다는 건 이 문제가 실무진의 불만을 넘어섰다는 신호다.

    • 참여자: 600명 이상의 구글 직원
    • 핵심 요구: 국방부의 구글 AI 모델 기밀 목적 사용 금지
    • 주요 서명자: 딥마인드 AI 연구소 소속, 20명 이상의 고위직 포함

    직원들이 진짜 두려워하는 건 이거다. 내가 만든 기술이 전쟁이나 감시에 쓰이는 것. AI는 세상을 좋은 방향으로 바꾸기 위해 만든다는 믿음이 깔려 있는데, 그게 군사 목적으로 전용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이건 연봉 협상이나 복지 문제가 아니다.

    2018년 ‘프로젝트 메이븐’의 기억

    구글이 이 상황을 처음 겪는 건 아니다. 2018년, 미 국방부 드론 프로젝트 ‘프로젝트 메이븐(Project Maven)’에 AI 기술을 제공했다가 수천 명의 직원이 반발했다. 항의서만 낸 게 아니라 실제로 사임한 직원들도 나왔다. 결국 구글은 해당 프로젝트에서 철수를 선언했다.

    그 기억이 아직 남아 있는 시점에 비슷한 상황이 다시 벌어지고 있다. AI 기술이 발전할수록 윤리 문제는 단순해지지 않는다. 기술을 만드는 것과 그 기술을 어디에 쓰는가는 완전히 별개의 문제다. 국방 분야는 그 민감도가 다른 어떤 업종과도 수준이 다르다는 게 솔직한 인식이다.

    피차이 앞에 놓인 선택지

    피차이 입장에서는 쉬운 결정이 없다. 그는 이미 ‘AI 원칙’을 통해 윤리적 가이드라인을 공표한 바 있다. 근데 국방부와의 계약은 비즈니스 전략에 직결된다. 직원들의 요구를 무시하기도, 국방부와의 관계를 가볍게 끊기도 어려운 구조다.

    2018년엔 여론과 직원 압박이 결국 결정을 뒤집었다. 이번에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 당시보다 AI 기술의 군사 활용 범위는 훨씬 넓어졌고, 이해관계도 훨씬 복잡해졌다. 리더십의 시험대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상황이다.

    한국 AI 시장이 받아야 할 질문

    이 논쟁을 미국 얘기로만 보기는 어렵다. 한국도 AI 기술 개발 속도가 빠르고, 국방과 공공 분야에서 AI 활용을 적극 검토 중이다. 국내 기업들도 자체 AI 모델을 만들고 있다. 그 기술이 어디에 쓰일지에 대한 논의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

    구글 사례에서 눈여겨볼 건 이 점이다. 기술을 만드는 사람들이 직접 목소리를 냈다. 선언문에 윤리 원칙 몇 줄 적어두는 게 아니라, 실제 계약과 사업 결정에 이의를 제기했다. 개발자가 자기 기술의 사용처를 문제 삼을 수 있는 문화, 그리고 경영진이 그 목소리를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구조. 이게 한국 AI 업계에도 필요한 부분이다.

    기술 개발 속도에만 집중하다 보면 ‘어디에 쓸 것인가’는 뒷전이 되기 쉽다. 장기적으로 보면, AI 산업의 신뢰도는 기술 수준이 아니라 이런 윤리적 기준에서 갈린다. 한국 AI 산업의 지속 가능성도 결국 거기서 나온다.

    출처: The Verge

  • 메타, 8천명 추가 감원 충격…빅테크 혹한기 끝나지 않나?

    메타, 8천명 추가 감원 충격…빅테크 혹한기 끝나지 않나?

    작년 말 1만 1천 명을 잘랐던 메타가, 또 칼을 빼 들었다. 올해 5월까지 전체 직원의 약 10%에 해당하는 8천 명을 추가 감원한다는 계획이다. 블룸버그가 입수한 최고인사책임자(CPO) 자넬 게일의 내부 메모에서 드러난 내용인데, 수치만 봐도 규모가 심상치 않다.

    또 잘린다, 이번엔 더 광범위하다

    숫자만 놓고 보면 전번보다 작아 보인다. 그런데 함께 발표된 내용이 더 충격적이다. 기존에 채용 계획이었던 6천 개의 포지션도 통째로 없앤다는 거다. 뽑을 자리도 없애고, 있는 사람도 내보내는 이중 조치다.

    지난번 감원이 특정 팀이나 부문에 집중됐다면, 이번엔 전사적이다. 어느 팀도 예외가 없다는 뜻이다. 전 세계적인 경기 둔화 속에서 빅테크가 몸집을 줄이는 건 이제 새삼스러운 뉴스도 아닌 것 같지만, 메타의 속도와 폭은 좀 다른 차원이다.

    주커버그가 ‘효율성의 해’를 선언한 배경

    마크 저커버그는 올해를 ‘효율성의 해(Year of Efficiency)’로 선언했다. 구호만 놓고 보면 그럴싸한데, 이 단어 뒤엔 복합적인 위기가 깔려 있다.

    • 메타버스 투자 부담: Reality Labs에 쏟아부은 돈이 어마어마하다. 매년 수십억 달러씩 적자가 쌓이고 있는데, 아직 메타버스로 돈을 번 사람이 없다. 투자자들 입장에선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냐는 피로감이 쌓일 수밖에 없다.
    • 광고 수익 타격: 애플이 ATT(앱 추적 투명성) 정책을 바꾸면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맞춤형 광고 효율이 뚝 떨어졌다. 메타 수입의 대부분이 광고인데, 그 기반이 외부 정책 하나로 흔들린 셈이다. 이건 좀 뼈아픈 구조다.
    • 틱톡 경쟁과 경기 침체: 틱톡이 젊은 층을 빠르게 흡수하면서 메타의 이용자 성장세가 둔해졌다. 거기다 글로벌 경기 둔화까지 겹쳤다. 예전 같은 폭발적 성장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시장의 냉정한 평가다.

    세 가지가 동시에 터진 거다. 이 상황에서 저커버그가 선택한 답은 결국 ‘덜 쓰고, 더 효율적으로’다. 신규 투자를 줄이고 인력을 솎아내서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전략이다. 투자자 신뢰 회복용이라는 시각도 있다. 솔직히 틀린 말도 아니다.

    구글, 아마존, MS까지… 감원 도미노는 계속된다

    메타만의 얘기가 아니다. 올해 초부터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도 줄줄이 대규모 감원을 발표했다. 팬데믹 시절 너무 많이 뽑은 인력을 조정하는 과정이라는 해석도 있는데, 이건 조정치고는 너무 길고 너무 깊다. 단순 리밸런싱이라기엔 뭔가 더 구조적인 변화가 진행되는 것 같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시장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다. 기업들은 미래 성장 동력을 찾으면서 동시에 지금 당장의 수익성도 지켜야 하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빅테크 감원이 언제 멈출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나아가 이 흐름이 기술 산업 자체의 구조를 바꾸는 신호인지, 기술 인력 고용 환경에 장기적인 파장을 남길지도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한국 IT 생태계가 얻어야 할 교훈

    해외 빅테크 얘기라고 강 건너 불구경할 건 아니다. 메타 사태는 한국 IT 업계에도 꽤 직접적인 메시지를 던진다.

    • 외형보다 내실: 투자 유치가 어려워진 지금, 국내 스타트업들도 빠른 성장보다 비용 효율과 수익성을 먼저 챙겨야 한다는 흐름이 강해지고 있다. 메타가 몸소 보여주는 반면교사다.
    • 글로벌 인재가 쏟아지는 시대: 빅테크에서 잘린 고급 개발자들이 시장에 대거 나온다. 국내 기업 입장에선 이들을 유치할 기회이기도 하고, 경쟁 압박이 될 수도 있다. 국내 IT 인재 시장의 공급 과잉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 플랫폼 종속의 위험: 메타가 애플 정책 하나에 광고 수익이 흔들린 걸 보면, 특정 외부 환경에 수익 구조가 얼마나 취약할 수 있는지 드러난다. 국내 플랫폼 기업들도 같은 질문을 지금 던져야 할 시점이다.

    결국 메타 사태가 보여주는 건 하나다. 성장이 멈춘 순간 버틸 체력이 있냐는 것. 국내 IT 기업들도 지금이 그 체력을 점검할 타이밍이다. 급변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어떻게 유연하게 대응하고 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할지, 메타의 감원 사태가 던지는 질문이다.

    출처: The Ver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