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어센드 vs 엔비디아, AI 반도체 격차 얼마나 좁혀졌나

엔비디아 H100, 화웨이 어센드, SMIC 파운드리까지 훑어봤다. 중국 반도체 자급자족이 실제 어디까지 왔는지, 격차와 한국 업계가 볼 변수를 정리했다.

엔비디아 최신 AI 가속기 한 장이 중형 세단 한 대 값이다. 그런데 이 칩, 아예 못 사는 나라가 있다. 미국 수출 규제에 발이 묶인 중국 얘기다. 화웨이와 SMIC이 자체 칩 개발에 사활을 걸면서 반도체 자급자족이라는 말이 검색어 상위권을 채우고 있다. 실제로 어디까지 왔을까. 엔비디아와의 격차부터 정리해본다.

중국은 왜 반도체 국산화에 사활을 걸었나

2022년 미국이 첨단 반도체 장비와 AI 칩 수출을 틀어막으면서 중국의 셈법이 완전히 바뀌었다. 엔비디아 A100, H100을 살 길이 막히자 자국 기업들이 직접 칩을 만드는 수밖에 없어진 것. 중국 정부는 ‘국가집적회로산업투자기금’, 이른바 빅펀드를 통해 수십조 원을 반도체 산업에 부었다. 목표는 하나다. 엔비디아 없이도 AI 모델을 학습시키고 서비스를 돌릴 수 있는 생태계, 그걸 자체적으로 갖추는 것.

화웨이 어센드, 실제 체급은 얼마나 될까

화웨이의 AI 칩 라인업 어센드(Ascend) 시리즈는 910B에서 910C로 넘어오며 성능을 확 끌어올렸다. 단일 칩 연산력만 놓고 보면 엔비디아 H100에 못 미친다. 대신 여러 장을 묶어 클러스터로 돌리는 방식으로 실사용 성능을 메우는 전략을 쓴다. 자국산 AI 칩에 뛰어든 곳이 화웨이 하나뿐인 것도 아니다.

  • 화웨이 – 어센드 910 시리즈, 데이터센터용 AI 가속기
  • 바이두 – 쿤룬(Kunlun) 칩, 자체 클라우드용
  • 알리바바 – 한광(Hanguang) 추론 칩
  • 비런(Biren)·무어스레즈 – GPU 스타트업 진영

DeepSeek 같은 중국 AI 스타트업이 상대적으로 적은 연산 자원으로도 효율적인 모델을 학습시킨 사례가 알려지면서 분위기가 좀 달라졌다. 칩 성능이 다소 부족해도 소프트웨어 최적화로 상당 부분 메울 수 있다는 인식, 이게 퍼지는 계기가 됐다.

SMIC 파운드리의 기술적 한계, EUV 없이 7나노 만들기

화웨이 칩을 실제로 찍어내는 곳은 중국 최대 파운드리 SMIC이다. 문제는 ASML의 최첨단 EUV(극자외선) 노광 장비를 수입할 수 없다는 점. 그래서 SMIC은 구형 DUV(심자외선) 장비를 여러 번 겹쳐 쓰는 ‘멀티 패터닝’ 방식으로 7나노급 공정을 억지로 구현하고 있다. 공정을 반복할수록 생산 단가는 치솟고, 수율(정상 작동하는 칩의 비율)은 떨어진다. 이게 문제다. 업계에서는 SMIC의 7나노 공정 원가가 대만 TSMC보다 40~50% 이상 비싸다는 분석도 나온다.

엔비디아 H100·B200과 나란히 놓아보면

수치로 보면 격차는 여전히 뚜렷하다. 엔비디아 H100의 연산 성능은 어센드 910B 대비 1.5~2배가량 앞선다는 게 업계 대체적인 평가다. 최신 블랙웰(B200) 아키텍처까지 포함하면 격차는 더 벌어진다. 메모리 대역폭, 칩 간 연결 기술에서도 엔비디아 생태계가 압도적이라는 건 부정하기 어렵다. 그래도 격차는 격차다. 다만 절대 성능이 아니라 ‘가성비’와 ‘조달 가능성’ 기준으로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솔직히 여기서 갈린다. 살 수 없는 최고 사양 칩보다, 확보 가능한 국산 칩이 실무에서는 오히려 쓸모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는 셈이다.

미국 수출 규제가 만든 역설

미국의 규제가 오히려 중국의 자립 속도를 앞당겼다는 평가도 나온다. 규제 전에는 굳이 비싸고 리스크 큰 자체 개발에 나설 이유가 적었다. 규제 이후로는 선택지가 사라지면서 국가 차원의 투자와 인재가 반도체 산업으로 쏠리는 결과를 낳았다. 물론 EUV 장비 국산화처럼 단기간에 따라잡기 힘든 영역도 분명 있다. 그래도 ‘못 사니까 만든다’는 구조가 굳어지면서, 중국 반도체 생태계 자체는 예전보다 두꺼워졌다는 분석이 많다. 아이러니하다면 아이러니한 대목.

한국 반도체 업계, 여기서 뭘 봐야 하나

국내 입장에서 이 흐름을 흘려볼 수만은 없는 이유가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력 사업인 HBM(고대역폭 메모리)은 화웨이나 SMIC 같은 로직 칩 회사가 아니라, CXMT 같은 중국 메모리 기업의 추격 대상이기도 하다. 중국이 AI 칩 국산화에 성공할수록 거기 들어가는 메모리 수요도 자국산으로 채우려는 움직임이 커진다. 단기적으로는 국내 기업의 대중국 장비·소재 수출에 타격을 줄 변수고, 장기적으로는 메모리 시장 경쟁 구도 자체를 바꿔놓을 변수다.

출처: MIT Tech Review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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