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의 AI 부문 매출이 1년 새 3배 넘게 뛰었다. 26억 달러, 우리 돈으로 치면 약 3조6000억원이다. 로켓 쏘고 위성 인터넷 팔던 회사가, 어느새 AI 컴퓨팅으로 더 짭짤하게 벌고 있다는 얘기다.
26억 달러, 어디서 나왔나
더버지가 스페이스X 분기 실적 자료를 인용해 전한 바에 따르면, 매출 대부분은 다른 AI 기업에 컴퓨팅 자원을 빌려주는 계약에서 나왔다. 전년 대비 증가율이 300%를 넘는다. 이 정도면 부가사업이 아니다. 회사 핵심 캐시카우로 떠올랐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스페이스X는 기업공개(IPO)를 준비하면서 투자자들에게 돌린 문서에도 이 얘기를 적었다. AI 사업부가 매출 증가분의 상당 부분을 책임지고 있다는 내용이다. 발사 서비스와 스타링크, 두 축으로 굴러가던 사업 구조에 세 번째 축이 빠르게 자리 잡은 셈.
로켓 회사가 어쩌다 ‘뉴클라우드’가 됐나
AI 업계에서는 엔비디아 GPU를 왕창 사들여 컴퓨팅 자원을 임대해주는 회사를 ‘뉴클라우드’라고 부른다. 코어위브, 람다랩스가 대표주자다. 이들은 아마존이나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전통 클라우드 대신, AI 스타트업 전용 GPU 서버를 빌려주는 방식으로 몸집을 키워왔다.
스페이스X가 이 시장에 발을 들였다는 사실 자체가 좀 낯설다. 위성이랑 로켓 만들던 회사가 데이터센터 전력, 냉각, 서버 운용 노하우까지 갖췄다는 뜻이니까.
- AI 매출 26억 달러, 전년보다 3배 이상 늘어난 수치
- 매출 대부분은 다른 AI 기업 대상 컴퓨팅 임대 계약에서 발생
- IPO 관련 문서에서도 매출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언급
그런데 로켓 회사가 왜 GPU를 팔까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AI 스타트업 xAI와의 인프라 연계가 배경으로 꼽힌다. 스페이스X는 발사장과 텍사스 부지 등에서 확보해둔 전력망과 땅이 있다. 데이터센터 짓기에 이만한 입지도 드물다. 위성 통신망을 관리하며 쌓은 대규모 분산 시스템 운영 경험도, AI 컴퓨팅 사업 확장에 고스란히 쓰인 것으로 보인다.
결정적으로 AI 인프라 수요가 공급을 한참 웃돈다. GPU와 전력만 확보하면 업종 안 가리고 컴퓨팅 임대 사업에 뛰어드는 흐름이 퍼지고 있다. 스페이스X도 이 흐름에 올라탄 사례 중 하나일 뿐이다.
스타링크보다 빨리 크는 사업
스타링크는 여전히 스페이스X 매출의 큰 축이다. 다만 AI 부문 성장 속도가 발사 서비스나 위성 인터넷 사업을 앞지르고 있다. 회사 가치를 매길 때도 로켓 회사보다는 인프라 기업 잣대를 들이댈 가능성이 커졌다.
코어위브가 GPU 임대 사업 하나로 나스닥 상장 후 시가총액 수십조원대를 인정받은 사례와 비슷한 흐름이다. 스페이스X가 IPO를 추진한다면, 우주 사업보다 AI 컴퓨팅 매출이 기업가치 산정의 핵심 근거로 쓰일 여지가 있다.
한국 기업들이 눈여겨볼 대목
국내에서는 네이버클라우드, KT클라우드, 삼성SDS 같은 사업자들이 AI 데이터센터 투자를 늘리는 중이다. 스페이스X 사례는 전력과 부지만 있으면 비(非)IT 기업도 컴퓨팅 임대 시장에 들어올 수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한전, 조선사, 정유사처럼 대규모 유휴 전력이나 부지를 쥔 국내 기업에도 같은 셈법이 적용될 만하다.
GPU 수요 확대는 결국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HBM 공급망과 맞닿아 있다. 뉴클라우드 사업자가 하나 늘 때마다 국내 메모리 반도체 업체의 수주 기회도 함께 늘어나는 구조다. 스페이스X의 AI 매출 급증, 우주 산업 뉴스로만 보기엔 아깝다. 국내 반도체·클라우드 업계도 챙겨볼 만한 신호다.
출처: The Verg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