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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 데이터센터 새 병목은 소재, 냉각·전력이 관건

    AI 데이터센터 새 병목은 소재, 냉각·전력이 관건

    3줄 요약

    • AI 연산량이 늘면서 반도체와 데이터센터가 성능·열관리·전기 효율·신뢰성 면에서 물리적 한계에 가까워졌고, 소재가 새로운 병목으로 꼽혀요.
    • 고전압 전력 구조용 소재, 직접 액침 냉각 유체, 반도체 공정용 실링 소재처럼 여러 조건을 한꺼번에 만족하는 소재가 필요해졌어요.
    • 소재 개발 쪽에서는 AI 에이전트가 수백만 개 분자 조합을 먼저 걸러 실험 후보를 줄이는 방식이 쓰이고 있어요.

    칩 설계가 아무리 좋아도 열을 제때 빼지 못하면 성능은 제자리예요. 전력을 효율적으로 보내지 못해도 마찬가지고요. 특수소재 기업 Syensqo의 마이크 피넬리(Mike Finelli) 최고기술·혁신책임자가 MIT Technology Review의 Business Lab 에피소드에서 짚은 지점이 여기예요. AI 성능 얘기가 나오면 알고리즘, 데이터센터, 연산 능력이 먼저 거론되곤 해요. 피넬리가 가리키는 건 그 아래층인 소재예요. AI가 소재 관점에서 반도체와 데이터센터를 물리적 한계까지 밀어붙이고 있다는 진단이죠. 이 에피소드는 Syensqo와의 파트너십으로 제작됐어요. 진단 내용이 이 회사가 개발 중인 품목과 맞물려 있다는 점은 읽을 때 감안할 부분이에요.

    성능·열·전력·신뢰성, 서로 물린 네 가지 한계

    원문이 꼽은 한계는 성능, 열관리, 전기 효율, 신뢰성 네 가지. 따로 떨어진 문제로 보면 곤란해요. 서로 물려 있어서 하나를 풀면 다른 쪽 부담이 커지는 구조거든요.

    • 성능: 더 많은 연산을 처리하려면 칩 구조는 더 촘촘해지고 전력도 더 들어가요. 구조가 미세해지면 제조 공정이 요구하는 소재 순도와 내구성 기준도 같이 올라가요.
    • 열관리: 칩이 쓴 전력은 결국 열로 나와요. 이 열을 제때 빼지 못하면 칩이 스스로 속도를 낮추거나 수명이 짧아져요. 연산량이 늘수록 냉각을 부가 설비로 취급하기 어려운 이유예요. 냉각도 성능의 일부라는 얘기죠.
    • 전기 효율: 같은 전력을 보내도 전달 과정에서 새는 에너지가 생겨요. 데이터센터 규모가 커지면 이 손실이 운영비와 발열로 고스란히 넘어가요.
    • 신뢰성: AI 인프라는 장시간 멈추지 않고 돌아가요. 고온·고전압·화학 환경에 오래 노출돼도 특성이 변하지 않는 소재가 필요해지는 대목이에요.

    한두 가지 조건만 맞추면 되던 기존 용도와는 여기서 갈려요. AI 인프라용 소재는 이 조건을 동시에 충족해야 해요. 원문 표현으로는 “한 번에 더 많은 일을 해내는 소재”. 네 가지 중 어느 쪽이 가장 급한지, 우선순위는 원문에 따로 나오지 않아요.

    요구 조건이 쌓일수록 후보 소재는 ‘피라미드 꼭대기’로

    피넬리는 요구 조건이 누적되는 상황을 ‘피라미드의 꼭대기’에 빗대요. 원문이 나열한 조건은 여섯 가지예요. 고온 견딤, 순도, 전기적 성능, 내화학성, 내플라즈마성, 장기 안정성. 조건이 하나 붙을 때마다 전부를 통과하는 후보는 급격히 줄어요. 끝까지 남은 소재는 그만큼 만들기 어렵고, 다른 것으로 바꾸기도 어렵죠.

    첨단 소재가 AI 혁신을 뒷받침하는 데 그치지 않고 “무엇이 가능할지를 점점 더 규정하고 있다”는 그의 말도 이 비유에서 나와요. 설계도가 있어도 그 조건을 견딜 소재가 없으면 구현이 안 된다는 뜻으로 읽혀요.

    성능이라는 말이 가리키는 범위도 넓어지는 중이에요. 원문에 따르면 기술 요구 조건을 맞추면서 환경 영향까지 줄여주길 기대하는 고객이 늘었어요. Syensqo가 내건 목표는 “성능과 지속가능성 사이의 트레이드오프를 없애는 것”이에요. 소재를 다 만든 뒤 친환경 조건을 덧붙이는 방식과는 반대예요. 연구 초기 단계부터 지속가능성을 설계 조건에 넣는 접근이죠. 목표는 분명해요. 하지만 트레이드오프가 실제로 어느 소재에서 얼마나 해소됐는지 보여주는 사례는 원문에 없어요.

    원문에 나온 적용 영역을 표로 묶으면 아래와 같아요.

    영역 원문이 짚은 과제 원문이 언급한 소재 방향
    데이터센터 전력 전기 효율, 높아지는 전압·에너지밀도 요구 고전압 데이터센터 아키텍처용 소재, 전기차용으로 개발된 소재의 응용
    데이터센터 냉각 열관리 한계 직접 액침 냉각용 유체를 포함한 열관리 솔루션
    반도체 제조 고온·순도·내화학성·내플라즈마성 등 복합 요구 첨단 실링 소재
    소재 개발 과정 탐색해야 할 분자 조합이 방대함 AI 에이전트로 수백만 개 조합을 디지털 합성하고 성능·지속가능성 예측

    냉각 유체와 고전압 소재, 데이터센터에서 바뀌는 두 갈래

    원문에서 데이터센터 쪽 소재 방향은 냉각과 전력, 두 갈래로 나뉘어요.

    직접 액침 냉각은 서버 부품을 전기가 통하지 않는 절연성 액체에 그대로 담가 열을 빼내는 방식이에요. 팬으로 공기를 불어 식히는 공랭과 달리 열을 옮기는 매개체가 액체라, 발열이 큰 장비의 냉각 방식으로 거론돼요. 이 구조에서는 냉각 유체가 곧 핵심 소재예요. 원문의 요구 조건을 냉각 유체에 대입하면 여러 조건이 한꺼번에 붙어요. 전기적으로 안전할 것, 부품 재질과 반응하지 않을 것, 오래 써도 성질이 변하지 않을 것. 이 대입은 원문의 요구 조건 목록을 바탕으로 한 해석이라는 점을 밝혀둘게요. 원문이 냉각 유체의 구체적인 사양을 공개한 건 아니에요.

    고전압 아키텍처는 전력을 어떻게 보내느냐의 문제예요. 같은 전력을 보낼 때 전압을 높이면 흐르는 전류가 줄고, 전류가 줄면 전선과 부품에서 열로 새는 손실도 줄어드는 게 기본 원리예요. 공짜는 아니에요. 더 높은 전압을 버텨야 하니 절연과 내열 쪽 소재 조건이 까다로워지죠.

    이 문제를 먼저 겪은 건 전기차 산업이에요. 원문은 전기차용으로 개발된 소재가 데이터센터에 새로 나타나는 고전압·고에너지밀도 요구에 대응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해요. 한 산업에서 다듬어진 소재가 다른 산업의 병목을 푸는 데 쓰이는 사례. 어떤 소재가 어떤 형태로 옮겨 왔는지 품목 단위 설명은 원문에 없어서, 이 대목은 방향 제시 정도로 읽는 편이 적절해요.

    반도체 제조 쪽에서 언급된 건 첨단 실링 소재예요. 공정 장비 내부에는 플라즈마와 각종 화학물질이 쓰이는 구간이 있어요. 장비의 틈을 막는 실링 부품은 이 환경을 견뎌야 하고, 동시에 오염 입자를 만들어내면 안 돼요. 원문 요구 조건 가운데 내플라즈마성·순도·내화학성이 정확히 이 지점과 겹쳐요. 눈에 잘 띄지 않는 부품인데 여섯 가지 조건 중 세 가지가 한 번에 걸리는 셈이라, 피라미드 비유가 가장 잘 들어맞는 사례로 봐요.

    수백만 개 분자 조합, AI 에이전트가 먼저 거른다

    소재 개발은 시간이 오래 걸리는 분야예요. 후보를 만들고, 실험하고, 결과를 보고, 다시 만드는 과정을 되풀이해야 하니까요. 가능한 분자 조합이 워낙 방대해서 사람이 전부 실험해 보는 건 불가능하고요. 원문은 AI가 소재 과학자에게 이 거대한 분자 공간을 탐색할 새 도구를 쥐여주고 있다고 설명해요.

    Syensqo가 소개한 작업 흐름은 네 단계예요.

    1. AI 에이전트가 수백만 개의 잠재적 분자 조합을 디지털로 합성해요.
    2. 각 조합의 성능과 지속가능성 특성을 예측해요.
    3. 예측 결과를 바탕으로 후보를 훨씬 작은 그룹으로 좁혀요.
    4. 좁혀진 후보만 실험실에서 실제로 테스트해요.

    피넬리의 표현으로는 “더 넓게, 더 깊게, 더 빠르게” 탐색하는 능력. 실험실 자원을 유망한 후보에 몰아주고, 과학자는 반복 작업 대신 복잡한 엔지니어링 문제에 시간을 더 쓰게 된다는 설명이에요. 예측 항목에 지속가능성 특성이 들어가 있다는 점은 눈여겨볼 만해요. 앞에서 본 ‘연구 초기부터 친환경을 넣는다’는 원칙이 도구 수준에서 구현된 형태이기 때문이에요.

    짚어둘 빈칸도 있어요. 후보를 좁히는 단계의 예측 정확도, 실험 결과가 예측과 얼마나 맞았는지는 원문에 나오지 않아요. 걸러낸 후보가 실제로 유망했는지 판단할 근거는 아직 부족한 셈이에요.

    피넬리가 그리는 큰 그림은 순환 구조예요. AI가 더 나은 소재 개발을 돕고, 그 소재가 AI 인프라를 개선하고, 개선된 인프라가 더 나은 AI를 만들어 다시 소재 탐색을 가속하는 식이죠. 어디까지나 가능성으로 제시된 전망이에요. 이 순환이 어느 속도로 돌아가는지 보여주는 수치는 원문에 없어요.

    한국 반도체·데이터센터 뉴스와 맞닿는 다섯 지점

    • 반도체 소재 공급망: 한국은 메모리 반도체 생산 비중이 큰 나라예요. 공정 소재의 요구 조건이 올라가는 흐름은 국내 소재·부품·장비 산업 뉴스와 곧장 연결돼요. Syensqo가 국내 어떤 기업과 거래하는지는 원문에 나오지 않아요.
    • 데이터센터 냉각 기사: 액침 냉각 기사를 읽을 때 ‘냉각 유체’가 별도의 소재 영역이라는 걸 알고 있으면 맥락이 훨씬 잘 보여요. 설비 얘기로만 읽으면 놓치기 쉬운 층이에요. 국내 데이터센터의 액침 냉각 도입 현황은 이 원문으로는 확인되지 않아요.
    • 전기차 소재 역량의 확장: 전기차용 고전압·고에너지밀도 소재가 데이터센터에도 통한다는 원문 설명에 비춰 보면, 전기차 소재 역량을 가진 기업들이 데이터센터를 새 수요처로 볼 가능성이 있어 보여요. 원문을 바탕으로 한 추측이고, 확인된 사실은 아니에요.
    • 일반 사용자 영향: 스마트폰이나 PC 사용자가 직접 바꿀 설정이나 기능은 없어요. AI 서비스의 전력·운영 비용 문제와 간접적으로 이어지는 이야기로 보는 게 맞아요.
    • 기업 지표 읽기: Syensqo는 출시 5년 이내 신제품·신규 응용이 연간 매출의 20%를 차지한다고 밝혔어요. 소재 기업의 혁신 속도를 가늠할 때 이런 ‘신제품 매출 비중’을 참고 지표로 삼는 것도 방법이에요. 이 20%는 회사가 밝힌 수치예요. 같은 기준의 경쟁사 수치가 원문에 없어서, 이 숫자가 높은 편인지 낮은 편인지는 판단하기 어려워요.

    확인된 것과 아직 불확실한 것

    확인된 것(원문 기준)

    • Syensqo 측은 AI가 반도체와 데이터센터를 성능·열관리·전기 효율·신뢰성 면에서 물리적 한계로 밀어붙이고 있다고 진단했어요.
    • Syensqo는 고전압 데이터센터 아키텍처용 소재, 반도체 제조용 첨단 실링 소재, 직접 액침 냉각 유체를 포함한 열관리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어요.
    • AI 에이전트로 수백만 개 분자 조합을 디지털 합성하고, 성능·지속가능성을 예측해 실험 후보를 좁히는 방식을 쓰고 있어요.
    • 이 내용은 MIT Technology Review의 Business Lab 에피소드이며, Syensqo와 파트너십으로 제작됐어요.

    아직 불확실한 것

    • AI 기반 탐색으로 개발 기간이 구체적으로 얼마나 줄었는지는 수치가 제시되지 않았어요.
    • 언급된 소재들의 상용화 시점, 적용 고객사, 성능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어요.
    • AI와 소재 혁신이 서로를 가속하는 순환은 피넬리의 전망이고, 실제 속도는 검증되지 않았어요.
    • 파트너십 콘텐츠라 경쟁 기업이나 제3자의 평가는 포함돼 있지 않아요.
    • 국내 공급 여부와 가격은 공식 정보가 없어요.

    소재 기사는 조건 수·들어갈 자리·검증 단계로 읽는다

    AI 인프라 소재 기사는 용어가 낯설어 그냥 넘기기 쉬워요. 세 가지만 확인해도 흐름이 잡혀요.

    1. 몇 가지 조건을 동시에 만족하나: 고온, 순도, 전기적 성능, 내화학성, 내플라즈마성, 장기 안정성 중 몇 개를 겨냥하는지 보면 기술 난도가 가늠돼요.
    2. 인프라의 어디에 들어가나: 칩 제조 공정인지, 데이터센터 전력 계통인지, 냉각 계통인지. 들어가는 자리에 따라 영향받는 산업과 기업이 달라져요.
    3. 어느 단계까지 왔나: AI가 예측한 후보 단계인지, 실험실 검증을 거쳤는지, 실제 고객 설비에 적용됐는지를 구분하면 과장된 기대를 걸러낼 수 있어요.

    이번 원문을 이 기준에 대보면 앞의 두 항목은 비교적 선명해요. 여러 조건을 동시에 겨냥하고, 칩 공정·전력·냉각 세 곳에 걸쳐 있으니까요. 세 번째 항목은 공개된 정보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워요. 상용화 시점과 적용 고객사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AI 경쟁을 칩 성능 숫자로만 보면 놓치는 부분이 많아요. 열을 빼는 액체, 높은 전압을 버티는 절연 소재, 공정 장비의 실링 부품. 눈에 잘 띄지 않는 이 층이 어디까지 구현할 수 있는지를 정해요.

    출처: MIT Tech Review AI

  • AI 전자폐기물 2050년 컨테이너 2300만 개 경고

    AI 전자폐기물 2050년 컨테이너 2300만 개 경고

    3줄 요약

    • 비영리단체 바젤행동네트워크(BAN)는 AI가 만드는 전자폐기물이 2050년까지 40피트 컨테이너 2,300만 개 분량까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어요.
    • 서버와 GPU만 세던 기존 연구와 달리 전력·냉각·백업 전원·네트워크 장비를 넣었어요. AI 때문에 일찍 교체되는 개인 기기까지 포함하면서 추정치가 크게 늘었습니다.
    • 지금도 전 세계 전자폐기물 가운데 공식적으로 거둬 재활용하는 양은 4분의 1이 안 돼요. 그래서 늘어나는 AI 하드웨어가 유해 폐기물 문제로 번질 거라는 우려가 나옵니다.

    40피트짜리 컨테이너 2,300만 개. 한 줄로 세우면 지구를 여섯 바퀴 도는 길이예요. 2050년까지 AI 붐이 남길 전자폐기물을 이 정도 규모로 계산한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더버지 보도를 보면 보고서를 낸 곳은 비영리단체 바젤행동네트워크(Basel Action Network, BAN)예요. 지금까지 나온 AI 전자폐기물 추정치들보다 훨씬 큰 숫자인데, 차이가 어디서 났는지는 의외로 단순합니다. 무엇까지 폐기물로 세느냐, 그 범위가 달랐거든요.

    서버·GPU만 세면 전기·기계 설비 87%가 빠진다

    큰 그림부터 볼게요. BAN은 전 세계 전자폐기물이 2050년에 연간 최대 2억1,100만 톤, 세 배로 불어난다고 봅니다. 그중 15~20%가 AI 몫이라는 분석이고요.

    기존 연구들은 대개 서버와 GPU 같은 가속기만 셌어요. BAN이 문제 삼는 게 바로 이 부분입니다. 이렇게만 세면 데이터센터 전기·기계 설비의 약 87%가 계산에서 통째로 빠진다는 거죠.

    이번 보고서는 셈의 대상을 확 넓혔습니다. 새로 집어넣은 항목은 이래요.

    • 전력 공급·배전 장비
    • 냉각 시스템
    • 백업 전원 장비
    • 네트워크 장비
    • ‘AI 폐기물 전염(AI Waste Contagion)’: 통신 인프라부터, AI 기술 발전 탓에 예정보다 일찍 구형이 돼 교체될 개인 기기까지 묶은 범주

    마지막 항목은 좀 낯설죠. 데이터센터 안에 있는 장비도 아닌데 AI 폐기물로 치겠다는 거니까요. 추정치가 크게 불어난 데는 이 범주도 한몫했습니다. 무엇을 기준으로 AI 탓이라고 판단하는지는 아래에서 다시 짚을게요.

    이걸 전부 합쳐 BAN이 뽑은 기준값은 데이터센터 용량 1기가와트(GW)당 전자폐기물 7만 톤. 여기에 전 세계 데이터센터 용량이 2030년까지 최대 219GW에 이른다는 맥킨지 전망을 대입했습니다.

    나온 결과는 이렇습니다. 2025년부터 2050년 사이 수명을 다하는 AI 관련 장비가 모두 3억9,500만~6억1,700만 톤. 한 해 평균으로 치면 860만~1,310만 톤이에요. 앞서 나온 연구들과 나란히 놓아 보면 격차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추정 집계 범위 추정치
    2024년 발표 연구 AI 전자폐기물 2030년까지 120만~500만 톤
    2월 발표 연구 AI 서버 2020년대 말 연간 13만1,000~22만5,000톤
    BAN 보고서 서버·가속기 + 전력·냉각·백업 전원·네트워크 장비 + ‘AI 폐기물 전염’ 연간 860만~1,310만 톤, 2025~2050년 누적 3억9,500만~6억1,700만 톤

    2월 연구에서 가장 보수적으로 잡은 추정치만 해도 덴마크만 한 나라가 1년 동안 내놓는 전자폐기물과 맞먹었어요. 다만 세 추정은 세는 범위부터 다릅니다. 표의 숫자를 크기순으로 줄 세우기보다는 어디까지를 AI 탓으로 보느냐의 차이로 읽는 게 맞아요. 서버만 센 연구와 ‘AI 폐기물 전염’까지 넣은 연구를 한 저울에 올려놓고 어느 쪽이 맞다고 따지기는 어렵거든요.

    연간 6,830만 톤 중 공식 재활용은 4분의 1도 안 된다

    얼마나 나오느냐만큼 중요한 게 어디로 가느냐예요. 지금 전 세계에서 해마다 6,830만 톤의 전자폐기물이 나옵니다. 이 가운데 공식 경로로 거둬 재활용하는 양은 4분의 1이 채 안 되고요.

    나머지는 대부분 음성적인 ‘비공식’ 수거 경로로 흘러갑니다. 거기서 장비를 태우거나 땅에 묻어 버리면 작업자와 주변 환경이 납·크롬 같은 유해 물질에 고스란히 노출돼요. 이 비율이 그대로라면 총량이 느는 만큼 비공식 경로로 새는 양도 늘어나는 게 산술적으로 당연한 결과입니다.

    미국 얘기도 짚고 넘어가야 해요. 데이터센터가 어느 나라보다 많은 미국은 유해 폐기물의 국제 거래를 막으려고 만든 바젤협약을 아직 비준하지 않았습니다. 미국 재활용 업체들이 여전히 전자폐기물을 해외로 내보내고, 그 물량이 이른바 ‘뒷마당 재활용’으로 새어 나간다는 사실도 여러 조사에서 이미 드러났고요. AI 데이터센터가 가장 많이 몰린 나라가 폐기물 수출을 막는 국제 규칙 바깥에 있는 셈. 두 사실을 나란히 놓으면 걱정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예요.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이런 비공식 재활용 현장에서 일하거나 그 근처에서 살 수밖에 없는 어린이 수백만 명이 건강을 위협받고 있습니다. BAN 설립자이자 전략 총괄인 짐 퍼킷은 “AI는 무게가 없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모든 모델은 고도로 특화된 최첨단 하드웨어를 엄청나게 많이 필요로 한다”고 짚었어요.

    개발하는 입장에서 곱씹어 볼 만한 말입니다. 우리는 API 호출 한 번, 모델 이름 한 줄로 AI를 쓰지만 그 뒤에는 결국 물리적인 장비가 깔려 있으니까요.

    퍼킷은 기업과 정부가 이 “새로운 폐기물 쓰나미”에 대비하지 않으면 지금의 AI 인프라 확장이 더 파국적인 유해 폐기물 위기로 번질 거라고 경고했습니다. 이미 겪고 있는 위기보다 한층 심각한 수준으로요.

    국내에 걸리는 지점: 반도체 호황의 뒷면과 기기 교체 주기

    전제부터 짚을게요. 이번 보고서에 한국만 떼어 낸 수치는 없어요. 아래 내용은 보도를 바탕으로 한 해석이고, 추측인 부분은 괄호로 따로 표시해 뒀습니다.

    • 반도체 업계: 한국은 메모리 반도체 강국이라 AI 서버 수요가 곧 업계 실적으로 이어져요. 장비 교체가 빨라질수록 판매는 늘지만, 딱 그만큼 폐기물도 쌓이는 구조죠. 해외 고객사나 규제 당국이 앞으로 장비 수명과 회수 책임을 더 깐깐하게 따질 가능성도 있습니다(추측).
    • 데이터센터 사업자: BAN의 잣대를 대면 서버만이 아니라 냉각·전력·백업 전원 설비까지 폐기 계획에 들어가야 해요. 국내에 짓는 AI 데이터센터도 이 기준으로 평가받게 될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 개인 소비자: ‘AI 폐기물 전염’은 AI 기능 때문에 스마트폰이나 PC를 앞당겨 바꾸는 소비 흐름과 맞닿아 있어요. 개인 차원에서 가장 현실적인 대응은 기기를 바꿀 때 쓰던 기기를 공식 수거·재활용 경로로 넘기는 겁니다.

    국내 전자폐기물 가운데 공식적으로 재활용되는 비율이나 AI 관련 비중은 이번 보도에 나오지 않아요. 이건 국내 통계를 따로 찾아봐야 하는 부분입니다. 그 전까지는 해외 숫자를 한국에 그대로 대입하지 않는 편이 안전하고요.

    확인된 것과 아직 불확실한 것

    확인된 것

    • BAN은 2050년까지 AI 전자폐기물이 40피트 컨테이너 2,300만 개 분량까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 BAN은 전 세계 전자폐기물이 2050년 연간 최대 2억1,100만 톤으로 세 배 늘고, 그중 15~20%를 AI 몫으로 봅니다.
    • 계산 기준은 1GW당 7만 톤이고, 2025~2050년 누적 3억9,500만~6억1,700만 톤으로 추산했어요.
    • 현재 연간 6,830만 톤의 전자폐기물 가운데 공식적으로 거둬 재활용하는 양은 4분의 1이 안 됩니다.
    • 미국은 바젤협약을 아직 비준하지 않았어요.

    아직 불확실한 것

    • 추정치는 맥킨지의 219GW 전망과 1GW당 7만 톤이라는 가정에 기대고 있어요. 데이터센터가 늘어나는 속도가 달라지면 숫자도 바뀝니다.
    • 개인 기기 교체가 AI 때문인지 가려내는 ‘AI 폐기물 전염’의 판단 기준은 보도에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았어요.
    • 15~20%라는 AI 비중에 전염 범주가 얼마나 들어갔는지 같은 세부 계산 방식은 보도만으로는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 기업이나 각국 정부가 어떻게 대응할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어요.
    • 한국에서 나오는 AI 전자폐기물 규모는 이번 보고서에 없습니다.

    데이터센터 짓는 속도만큼 폐기 계획도 따라가야 한다

    보고서가 하려는 말은 복잡하지 않아요. 데이터센터를 빠르게 짓는 만큼, 그 안에 들어간 장비를 나중에 어떻게 거둬서 처리할지도 같이 계획하라는 겁니다.

    BAN의 숫자 자체는 가정에 따라 크게 흔들릴 거예요. 219GW라는 전망도, 1GW당 7만 톤이라는 계수도 결국 추정치니까요. 그래도 한 가지 지적은 설득력이 있다고 봅니다. 데이터센터는 서버만으로 돌아가지 않아요. 전력·냉각·네트워크 장비가 함께 깔리고, 이 설비를 빼고 계산하면 실제 부담을 낮춰 잡게 된다는 것. 최종 수치가 얼마로 나오든 방향은 맞는 얘기예요.

    지금까지 AI 인프라 경쟁은 GPU와 전력을 누가 더 확보하느냐의 싸움이었죠. 이 경쟁이 폐기물 관리 책임으로까지 번질지는 업계와 각국 정부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좀 더 지켜봐야 알 것 같습니다.

    출처: The Verge

  • AI 반도체 발열 잡는다는 ‘리버서블 컴퓨팅’, 정체가 뭐길래

    AI 반도체 발열 잡는다는 ‘리버서블 컴퓨팅’, 정체가 뭐길래

    반도체 칩이 계산 한 번 할 때마다 전기 에너지 일부는 그대로 열로 날아간다. 그 열을 식히려고 데이터센터는 전체 전력의 상당 부분을 냉각 시스템에 쏟아붓는다. AI 모델 학습량이 늘어날수록 이 비용은 눈덩이처럼 커진다. 요즘 스타트업 몇 곳이 주목하는 ‘리버서블 컴퓨팅(reversible computing)’은 이 발열 문제를 아예 뿌리부터 줄이겠다는 접근이다. 계산 중 버려지는 에너지를 회수해서 다시 쓴다는 개념인데, 정확히 뭘 말하는 건지 정리해봤다.

    반도체는 왜 이렇게 뜨거워지나

    기존 디지털 회로는 0과 1을 스위칭할 때마다 트랜지스터 안의 전하를 완전히 방전시킨다. 이 과정에서 정보 자체가 사라지는데, 물리학자 롤프 란다우어가 1961년에 증명한 게 바로 이거다. 정보를 지우는 행위 자체가 열을 만든다는 것. 이걸 란다우어 한계라 부른다. 계산 속도가 빨라지고 트랜지스터 밀도가 높아질수록, 단위 면적당 버려지는 열도 같이 늘어나는 구조다. GPU나 서버용 CPU가 고성능을 낼수록 발열 관리가 골치 아파지는 이유가 여기 있다.

    리버서블 컴퓨팅, 대체 뭔데

    리버서블(가역) 컴퓨팅은 계산 단계마다 정보를 지우지 않고 거꾸로 되돌릴 수 있는 논리 연산으로 회로를 짜는 방식이다. 입력값을 버리는 대신 출력과 함께 남겨두고, 연산이 끝나면 회로를 역방향으로 돌리면서 처음 투입한 전하 에너지 일부를 회수한다. 아예 새로운 아이디어는 아니다. 1980년대에 찰스 베넷과 에드워드 프레드킨이 이론적 토대를 세웠다. 다만 이걸 실제 칩으로 구현하는 시도는 최근에야 본격화됐다.

    기존 CMOS와 뭐가 다른가

    • CMOS(비가역) 방식: 스위칭마다 전하를 완전히 방전, 에너지는 열로 소멸
    • 리버서블 방식: 전하를 서서히 충·방전(단열 스위칭)해 에너지 대부분을 회수 후 재투입
    • 속도: 지금 나온 리버서블 회로는 클럭 속도에서 CMOS보다 느린 경우가 많다
    • 제조 공정: 기존 파운드리 공정을 크게 안 바꿔도 적용 가능한 설계가 있다

    에너지를 어떻게 회수하나, 단열 스위칭

    핵심 기술은 단열 스위칭(adiabatic switching)이다. 전압을 갑자기 걸었다 끊는 대신, 공진 인덕터 같은 걸 써서 전하를 천천히 충전한다. 방전할 때도 에너지를 다시 전원으로 돌려보낸다. 이 과정을 거치면 스위칭당 손실 에너지가 이론상 수십 분의 1 수준까지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실제 칩에서는 배선 저항이나 누설 전류 같은 변수 때문에 이론치만큼 회수하긴 어렵다. 그래도 곱셈·누산처럼 반복되는 연산 패턴에서는 절감 효과가 꽤 보고되는 편이다.

    AI 반도체 시대에 왜 이게 뜬금없이 주목받나

    대규모 언어모델 학습과 추론은 똑같은 행렬 연산을 수억 번 반복한다. 반복 연산 비중이 큰 작업일수록 에너지를 회수해 재활용할 여지도 커진다는 얘기다. 데이터센터 운영사 입장에선 GPU 클러스터 전력 요금과 냉각 인프라 투자가 전체 비용에서 차지하는 몫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스위칭 단계에서부터 에너지를 아끼는 접근은 전력망을 새로 안 늘리고도 연산량을 키울 카드로 거론된다. 다만 지금은 학계 연구와 소수 스타트업 시제품 수준. 엔비디아나 AMD 같은 주류 GPU 제조사가 양산 라인에 적용한 사례는 아직 없다.

    상용화까지 남은 숙제

    리버서블 로직은 회로 하나당 트랜지스터 수가 늘어나서 다이 면적이 커진다는 단점이 있다. 공진 클럭 생성 회로 같은 주변 부품도 추가로 필요해서 설계 복잡도도 같이 오른다. 소프트웨어·컴파일러 생태계도 애초에 비가역 연산을 전제로 만들어진 터라, 리버서블 하드웨어에 맞춰 알고리즘을 새로 짜야 하는 부담도 남는다. 결국 관건은 이 설계 방식이 실제 데이터센터에서 와트당 성능(performance per watt)을 CMOS보다 확실히 앞설 수 있느냐, 그 한 가지다.

    Q&A로 짚어보는 핵심

    Q. 리버서블 컴퓨팅, 양자컴퓨터랑 같은 얘기인가?
    아니다. 양자컴퓨터는 큐비트라는 완전히 다른 물리 시스템을 쓴다. 리버서블 컴퓨팅은 기존 반도체 공정 위에서 논리 회로 설계만 바꾸는 접근이다.

    Q. 그럼 지금 당장 노트북이나 스마트폰에도 들어가나?
    아니다. 지금은 특정 연산에 특화된 실험용 칩 시제품 단계다. 범용 프로세서로 양산되려면 몇 년 단위 시간이 더 필요하다.

    Q. 전력은 대체 얼마나 아낄 수 있나?
    연구 단계 발표 기준으로 특정 워크로드에서 스위칭 에너지를 수 배에서 수십 배까지 줄였다는 사례가 있다. 다만 시스템 전체 소비전력 절감폭은 워크로드와 주변 회로 설계에 따라 갈린다. 여기서 편차가 꽤 크다.

    출처: MIT Tech Review AI

  • 파운드리란? 헤지펀드가 4억 달러 건 반도체 위탁생산 뜻 정리

    파운드리란? 헤지펀드가 4억 달러 건 반도체 위탁생산 뜻 정리

    헤지펀드 하나가 반도체 스타트업에 4억 달러를 꽂았다는 소식, 어제(8월 9일) 업계 단톡방이 시끄러웠다. 4억 달러, 스타트업 투자치고는 꽤 큰 액수다. 그런데 정작 파운드리가 뭔지 제대로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의외로 적다. 팹리스, IDM, 위탁생산… 반도체 뉴스만 보면 용어가 뒤섞여서 머리가 지끈거린다. 실무자 눈높이로, 개념부터 투자 흐름까지 한 번에 정리해본다.

    파운드리, 정확히 뭘 만드는 곳인가

    파운드리는 남이 그린 설계도를 받아 실제 칩으로 찍어내는 위탁생산 공장이다. 옷으로 비유하면 이해가 빠르다. 디자이너가 도안을 그리면, 봉제 공장이 실제 옷을 만든다. 딱 그 구조다. 반도체 하나를 만드는 데는 웨이퍼 가공, 노광, 식각, 증착 같은 수백 개 공정이 필요하다. 이 설비를 갖추는 데만 수조 원이 들어간다. 그러니 설계만 하는 회사와 생산만 전담하는 회사, 둘로 산업이 갈릴 수밖에 없었다.

    팹리스와 파운드리, 헷갈리면 이렇게 외우자

    팹리스는 공장(fab) 없이(less) 설계만 하는 회사다. 엔비디아, 퀄컴, 애플이 대표 주자다. 이들은 칩을 직접 찍어내지 않는다. 설계도만 파운드리에 넘긴다. 파운드리는 반대다. 설계는 안 하고 남의 도면대로 생산만 한다. 정리하면 이렇다.

    • 팹리스: 설계 전담, 생산은 외주
    • 파운드리: 생산 전담, 설계는 안 함
    • IDM: 설계와 생산을 한 회사가 다 함

    삼성전자는 파운드리인데 왜 IDM이라 불릴까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를 직접 설계하고 만든다. 동시에 다른 회사 설계도를 받아 위탁생산도 해준다. 이 구조를 IDM, 종합반도체기업이라 부른다. 파운드리 사업부만 떼어놓고 보면 TSMC와 맞붙는 위탁생산 업체다. 메모리 사업부는 자체 브랜드로 제품을 판다. 완전히 다른 두 사업이 한 회사 안에 붙어 있는 셈. 인텔도 비슷한 길을 걷는 중이다. 자체 CPU를 만들면서 파운드리 사업을 키우고 있다.

    AI 붐이 파운드리로 돈을 끌어당기는 이유

    AI 모델을 돌리려면 GPU 같은 고성능 칩이 대량으로 필요하다. 그런데 이걸 찍어낼 수 있는 최첨단 공정 라인은 전 세계에 손에 꼽을 정도다. 수요는 폭증하는데 생산 능력은 그대로다. 새 파운드리를 세우거나 관련 스타트업에 돈을 넣으려는 자금이 몰릴 수밖에 없다. 헤지펀드나 벤처캐피털이 반도체 제조 스타트업에 수억 달러 단위로 베팅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배경도 여기 있다. 칩 하나가 부족하면 AI 서비스 전체가 병목에 걸린다. 생산 능력 자체가 곧 경쟁력인 시대다. 딱 그렇게 됐다.

    TSMC 한 곳에 쏠린 시장, 부담은 없나

    지금 최첨단 공정(3나노 이하) 생산은 TSMC가 압도적으로 쥐고 있다. 애플, 엔비디아, AMD 같은 굵직한 팹리스 기업들이 전부 TSMC 라인을 예약하려고 줄을 선다. 한 회사에 생산이 쏠리면 어떻게 될까. 지정학적 리스크 하나, 자연재해 하나로 전 세계 IT 공급망이 통째로 흔들린다. 솔직히 이 구조, 좀 아슬아슬하다. 미국과 유럽이 자국 내 파운드리 건설에 보조금을 쏟아붓는 것도, 새 칩 스타트업에 투자금이 몰리는 것도 결국 이 쏠림을 줄이려는 몸부림으로 보면 된다.

    알아두면 쓸모 있는 파운드리 기업들

    • TSMC: 대만, 최첨단 공정 점유율 1위
    • 삼성전자 파운드리: 한국, 2위권, 메모리와 시너지
    • 인텔 파운드리: 미국, 자국 생산 확대 전략의 축
    • 글로벌파운드리: 미국, 레거시 공정 중심
    • SMIC: 중국, 자국 수요 대응용

    여기에 더해 AI 전용 칩을 만들겠다는 스타트업들이 새 파운드리 라인이나 패키징 기술에 투자를 받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름은 낯설어도 뒤에 붙은 투자자 면면을 보면 시장이 어디에 돈을 거는지 감이 온다.

    투자 뉴스 볼 때 이 세 가지만 체크하자

    어떤 회사가 파운드리에 투자했다는 뉴스를 접했을 때, 확인해두면 좋은 지점이 세 가지 있다.

    • 어느 공정(나노미터) 라인에 투자하는지
    • 고객사가 이미 확보돼 있는지, 아니면 수요를 기대만 하는 단계인지
    • 투자자가 재무적 투자자인지, 아니면 향후 칩을 직접 쓸 전략적 투자자인지

    이 세 가지만 짚어봐도 그 투자가 단순한 자금 지원인지, 공급망을 통째로 바꾸려는 큰 그림인지 구분이 된다. 다음에 반도체 투자 뉴스가 뜨면, 이 체크리스트부터 떠올려보면 좋겠다.

    출처: TechCrunch

  • 스마트폰 가격 인상 이유, 그래서 지금 사도 되는 걸까

    스마트폰 가격 인상 이유, 그래서 지금 사도 되는 걸까

    퀄컴이 9월 1일부터 스냅드래곤 시리즈 가격을 전격 인상한다고 밝혔다. 크리스티아노 아몬 CEO가 직접 나서서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못 박았을 정도니, 이건 루머가 아니다. 이미 확정된 얘기다. 소식을 접한 사람들 반응은 거의 똑같다. “그래서 내 다음 폰도 비싸진다는 거야?” 결론부터 말하면, 맞다. AP 하나의 원가 상승이 스마트폰 완제품 가격까지 밀어 올리는 구조를 한번 뜯어봤다. 그리고 이런 시기엔 폰을 언제 사는 게 유리한지도 같이 정리해봤다.

    AP 가격부터 오르는 진짜 이유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AP, 그러니까 Application Processor는 삼성 파운드리나 TSMC 같은 위탁생산 공장에서 찍어낸다. 문제는 최신 공정으로 갈수록—3나노, 2나노—웨이퍼 한 장 만드는 원가가 기하급수적으로 뛴다는 점이다. 솔직히 이 속도는 좀 무섭다. 여기에 AI 연산을 위한 NPU(신경망 처리장치) 성능을 계속 끌어올리다 보니 칩 설계 자체가 더 복잡해지고, 그만큼 비싸졌다. 퀄컴 같은 팹리스 업체 입장에선 이 원가 부담을 완제품 제조사, 그러니까 삼성이나 샤오미, 원플러스 같은 곳에 넘길 수밖에 없다. 제조사는 또 이걸 소비자 가격에 반영한다. 결국 다 우리 지갑으로 온다는 소리다. 이 흐름이 매년 반복되면서 플래그십 AP 탑재 모델의 출고가가 조금씩, 그러나 꾸준히 우상향하고 있는 셈이다.

    D램·낸드까지 동시에 오른다

    AP만 비싸지면 그나마 다행이다. 요즘은 메모리 반도체까지 품귀 현상을 겪고 있다. 챗GPT류 서비스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데이터센터들이 고성능 D램, HBM 포함해서 싹쓸이하듯 사가고 있다. 그 여파로 스마트폰용 모바일 D램과 낸드플래시 공급까지 빠듯해졌다. 업계에서는 이 현상을 ‘RAM쇼티지’라 부르기도 하고, 좀 더 자극적으로 ‘램게돈’이라 부르는 사람도 있다. 이름부터 살벌하다. AP 가격 인상과 메모리 가격 인상이 하필 같은 시기에 겹치면서, 다음 세대 스마트폰은 부품 원가만으로도 이전 모델보다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크다.

    관세·환율·물류비도 조용히 한몫

    부품 원가만 보면 안 된다. 미국의 관세 정책, 원달러 환율 변동, 국제 물류비까지 스마트폰 원가 구조에 슬쩍 끼어든다. 미국으로 수출되는 물량은 관세율에 따라 완제품 가격이 크게 출렁이기도 해서, 제조사 입장에서는 부품비 인상분과 관세 부담을 한꺼번에 소비자가에 녹여 넣는 경우가 많다. 환율이 원화 약세로 흐르면 부품 수입 단가 자체가 오르기 때문에, 국내 출고가에도 그대로 반영된다. 눈에 잘 안 보이는 변수들인데, 결국 가격표에는 다 드러난다.

    다음 스마트폰, 실제로 얼마나 비싸질까

    과거 사례를 보면 AP 세대 교체 시기마다 가격 인상폭은 대략 이런 패턴을 보였다.

    • 플래그십 AP 자체 공급가: 세대당 10~20% 상승이 흔한 편
    • 완제품 출고가 반영: 부품비 인상분 전액이 아니라 일부만 소비자가에 전가되는 경우가 많음(브랜드 마진 조정으로 흡수)
    • 보급형·중가형 라인업: 플래그십보다 가격 인상 체감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구형 공정 AP 사용 비중이 높아서)

    결국 가장 먼저, 가장 크게 가격이 뛰는 쪽은 최신 공정 AP를 탑재한 플래그십 모델이다. 중저가 라인업은 인상 폭이 상대적으로 완만한 편. 이 정도 차이는 기억해 둘 만하다.

    지금 사야 할까, 신제품 기다려야 할까

    가격이 오른다는 소식만 들으면 무조건 서둘러 사야 할 것 같은 조바심이 생긴다. 근데 상황별로 판단 기준을 나누면 훨씬 명확해진다.

    • 지금 쓰는 폰이 배터리 수명이나 성능 문제로 일상 사용이 힘들다면 가격 인상 발표 전에 사는 게 유리하다. 신제품 발표 직전은 구형 모델 재고가가 오히려 저렴해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 아직 2~3년은 더 쓸 만한 상태라면 급하게 움직일 이유가 없다. 신제품 가격이 오른다고 지금 당장 지갑을 열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 신제품 출시 발표를 앞둔 시점, 보통 상반기 갤럭시S, 하반기 아이폰 전후라면 구매를 잠깐 미루는 게 낫다. 이전 세대 재고 할인 폭이 커지는 구간이라서다.

    가격 인상 시대에 그래도 아끼는 법

    가격 상승 자체를 막을 방법은 없다. 그래도 지출을 줄일 여지는 분명히 있다.

    • 전작 모델 노리기 — 최신 AP 대신 한 세대 전 AP를 쓴 모델은 성능 차이가 크지 않으면서 가격은 훨씬 낮게 형성된다.
    • 자급제 + 알뜰폰 요금제 조합 — 통신사 약정 할인만 보고 고르면 오히려 총비용이 더 나가는 경우가 흔하다.
    • 공식 인증 중고폰 — 배터리 상태와 개통 이력을 확인할 수 있는 채널을 이용하면 신품 대비 20~30% 절약이 가능하다.
    • 사전예약·보상판매 프로모션 비교 — 같은 모델이라도 예약 시기와 채널에 따라 사은품과 보상액 차이가 크다.

    이것도 궁금하죠?

    Q. AP 가격이 오르면 모든 스마트폰이 다 비싸지나?
    아니다. 최신 공정 AP를 쓰는 플래그십 라인업 위주로 영향이 크고, 구형 공정을 쓰는 보급형은 상대적으로 영향이 작다.

    Q. 가격 인상 전에 사전예약하면 예전 가격으로 살 수 있나?
    이미 출시된 모델은 대체로 기존 가격을 유지한다. 가격 인상은 보통 신제품이나 신규 공급 계약부터 적용된다.

    Q. 메모리 가격은 언제쯤 안정될까?
    데이터센터용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꺾여야 진정될 텐데, AI 서버 투자가 계속되는 한 단기간에 해소되긴 어렵다는 전망이 많다.

    출처: The Verge

  • 삼성전자냐 SK하이닉스냐, 반도체 엔지니어 이직 전에 따져볼 것들

    삼성전자냐 SK하이닉스냐, 반도체 엔지니어 이직 전에 따져볼 것들

    HBM 하나 때문에 판이 흔들렸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엔지니어들이 짐 싸서 SK하이닉스로 넘어간다는 얘기, 업계에서는 이제 뉴스거리도 아니다. 야근 대신 이력서 다듬고, 사내 메신저 켜놓은 채 채용 공고 몰래 넘겨보는 엔지니어가 한둘이 아니라고들 한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도 최근 이 흐름을 짚었다. 두 회사가 뭐가 그렇게 다르길래 이런 움직임이 생겼을까. 반도체 엔지니어라면 이직 전에 뭘 짚어봐야 하는지, 정리해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왜 자꾸 엮이나

    두 회사는 한국 반도체 산업의 양대 축이다. 삼성전자는 D램, 낸드플래시 같은 메모리부터 파운드리, 시스템반도체까지 다 손대는 종합반도체기업. SK하이닉스는 메모리 한 우물만 파왔다. 오랫동안 규모나 기술력 모두 삼성전자가 앞선다는 평가가 많았는데, HBM 시장에서만큼은 얘기가 다르다. 엔비디아 같은 AI 반도체 기업에 HBM을 먼저, 그것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쪽은 SK하이닉스라는 평가가 굳어지는 분위기다. 인력 흐름도 자연히 그쪽으로 따라간 셈이다.

    HBM이 뭐길래 이 난리인가

    HBM은 D램 여러 개를 수직으로 쌓아 올린 메모리다. GPU 옆에 딱 붙어서 대용량 데이터를 초고속으로 주고받는 역할을 한다. AI 모델 학습과 추론에 필수인 엔비디아 GPU, 거기 들어가는 핵심 부품이 바로 이거다. HBM 하나 잘 만드느냐 못 만드느냐가 회사 실적을 좌우할 정도로 비중이 커졌다. 몇 년 전만 해도 이 정도로 판이 흔들릴 줄 누가 알았을까. 이 시장에서 앞서가는 쪽이 업계 주도권을 쥔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관련 엔지니어 몸값도 같이 뛰었다.

    종합반도체 기업 vs 메모리 전문 기업, 구조 자체가 다르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모바일 AP, 메모리를 동시에 챙겨야 한다. 투자와 인력이 여러 갈래로 쪼개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반면 SK하이닉스는 메모리에 자원을 몰아줄 수 있다. 의사결정 속도, 연구개발 몰입도 면에서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한 분야에 집중하는 조직일수록 신기술 도입과 라인 전환이 빠르다. HBM처럼 기술 변화가 빠른 영역에서는 이 차이가 결과로 고스란히 드러난다.

    성과급 계산법부터 다르다

    같은 반도체 회사라도 지갑 채워주는 방식은 꽤 다르다.

    • 삼성전자는 초과이익분배금(OPI)을 기본급의 일정 비율로 지급하는 구조다.
    • SK하이닉스는 생산성 격려금(PS)과 초과이익분배금(PI), 두 가지를 함께 굴린다.
    • 실적 좋았던 해엔 SK하이닉스 쪽 체감 보상이 더 크다는 반응도 나왔다.

    성과급 얘기만 나오면 솔직히 여기서 갈린다. 연봉이나 성과급 비교할 땐 기본급만 보면 안 된다. 실적 따라 출렁이는 성과급 비중까지 같이 따져봐야 정확한 그림이 나온다.

    이직 전에 체크해야 할 것들

    이직 고민 중이라면 아래부터 짚어보는 게 순서다.

    • 기술 로드맵 방향성: 옮기려는 회사가 내가 하던 공정·소자 분야에 계속 투자하는지
    • 조직문화: 의사결정 속도, 수평적 소통 여부
    • 보상 체계: 기본급 대비 성과급 비중과 지급 방식
    • 프로젝트 안정성: 라인 증설 계획, 신규 투자 발표 여부
    • 커리어 성장성: 이 회사에서 3~5년 뒤 내 자리가 어떻게 될지

    실제 이직 준비할 때 챙길 것

    반도체 업계는 기술 유출 이슈에 워낙 민감하다. 경쟁사로 옮길 땐 전직금지 조항이나 산업기술보호법 관련 규정부터 확인해야 한다. 몇 년씩 발을 묶어두는 조항도 있다는데, 이건 좀 과한 거 아닌가 싶을 때도 있다. 재직 중 만든 자료나 특허 서류, 개인 저장매체로 옮기는 건 절대 하지 말 것. 이건 그냥 원칙이다. 포트폴리오는 구체적인 수치로 정리해두는 게 유리하다. 수율 개선폭이 몇 %인지, 공정 단축 시간이 며칠인지, 이런 식으로. 면접에서 설득력이 확 달라진다. 헤드헌터 통해서 옮기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연봉 협상 창구가 하나 더 생기는 셈이니까.

    다들 궁금해하는 것들

    Q. 경쟁사로 옮기면 다음 날 바로 출근 가능한가?
    보통 반도체 대기업들은 퇴직 후 일정 기간 경쟁사 취업을 막아두는 조항을 걸어둔다. 계약서부터 확인하는 게 우선이다.

    Q. HBM 기술력 격차, 계속 이대로 갈까?
    두 회사 다 차세대 HBM에 대규모 투자를 쏟아붓고 있다. 순위는 언제든 또 바뀔 여지가 있다.

    Q. 반도체 엔지니어 연봉, 어디가 더 높나?
    기본급 차이는 크지 않다. 다만 성과급 지급 방식과 그해 실적에 따라 체감 연봉 차이는 꽤 벌어진다.

    출처: MIT Tech Review AI

  • 화웨이 어센드 vs 엔비디아, AI 반도체 격차 얼마나 좁혀졌나

    화웨이 어센드 vs 엔비디아, AI 반도체 격차 얼마나 좁혀졌나

    엔비디아 최신 AI 가속기 한 장이 중형 세단 한 대 값이다. 그런데 이 칩, 아예 못 사는 나라가 있다. 미국 수출 규제에 발이 묶인 중국 얘기다. 화웨이와 SMIC이 자체 칩 개발에 사활을 걸면서 반도체 자급자족이라는 말이 검색어 상위권을 채우고 있다. 실제로 어디까지 왔을까. 엔비디아와의 격차부터 정리해본다.

    중국은 왜 반도체 국산화에 사활을 걸었나

    2022년 미국이 첨단 반도체 장비와 AI 칩 수출을 틀어막으면서 중국의 셈법이 완전히 바뀌었다. 엔비디아 A100, H100을 살 길이 막히자 자국 기업들이 직접 칩을 만드는 수밖에 없어진 것. 중국 정부는 ‘국가집적회로산업투자기금’, 이른바 빅펀드를 통해 수십조 원을 반도체 산업에 부었다. 목표는 하나다. 엔비디아 없이도 AI 모델을 학습시키고 서비스를 돌릴 수 있는 생태계, 그걸 자체적으로 갖추는 것.

    화웨이 어센드, 실제 체급은 얼마나 될까

    화웨이의 AI 칩 라인업 어센드(Ascend) 시리즈는 910B에서 910C로 넘어오며 성능을 확 끌어올렸다. 단일 칩 연산력만 놓고 보면 엔비디아 H100에 못 미친다. 대신 여러 장을 묶어 클러스터로 돌리는 방식으로 실사용 성능을 메우는 전략을 쓴다. 자국산 AI 칩에 뛰어든 곳이 화웨이 하나뿐인 것도 아니다.

    • 화웨이 – 어센드 910 시리즈, 데이터센터용 AI 가속기
    • 바이두 – 쿤룬(Kunlun) 칩, 자체 클라우드용
    • 알리바바 – 한광(Hanguang) 추론 칩
    • 비런(Biren)·무어스레즈 – GPU 스타트업 진영

    DeepSeek 같은 중국 AI 스타트업이 상대적으로 적은 연산 자원으로도 효율적인 모델을 학습시킨 사례가 알려지면서 분위기가 좀 달라졌다. 칩 성능이 다소 부족해도 소프트웨어 최적화로 상당 부분 메울 수 있다는 인식, 이게 퍼지는 계기가 됐다.

    SMIC 파운드리의 기술적 한계, EUV 없이 7나노 만들기

    화웨이 칩을 실제로 찍어내는 곳은 중국 최대 파운드리 SMIC이다. 문제는 ASML의 최첨단 EUV(극자외선) 노광 장비를 수입할 수 없다는 점. 그래서 SMIC은 구형 DUV(심자외선) 장비를 여러 번 겹쳐 쓰는 ‘멀티 패터닝’ 방식으로 7나노급 공정을 억지로 구현하고 있다. 공정을 반복할수록 생산 단가는 치솟고, 수율(정상 작동하는 칩의 비율)은 떨어진다. 이게 문제다. 업계에서는 SMIC의 7나노 공정 원가가 대만 TSMC보다 40~50% 이상 비싸다는 분석도 나온다.

    엔비디아 H100·B200과 나란히 놓아보면

    수치로 보면 격차는 여전히 뚜렷하다. 엔비디아 H100의 연산 성능은 어센드 910B 대비 1.5~2배가량 앞선다는 게 업계 대체적인 평가다. 최신 블랙웰(B200) 아키텍처까지 포함하면 격차는 더 벌어진다. 메모리 대역폭, 칩 간 연결 기술에서도 엔비디아 생태계가 압도적이라는 건 부정하기 어렵다. 그래도 격차는 격차다. 다만 절대 성능이 아니라 ‘가성비’와 ‘조달 가능성’ 기준으로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솔직히 여기서 갈린다. 살 수 없는 최고 사양 칩보다, 확보 가능한 국산 칩이 실무에서는 오히려 쓸모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는 셈이다.

    미국 수출 규제가 만든 역설

    미국의 규제가 오히려 중국의 자립 속도를 앞당겼다는 평가도 나온다. 규제 전에는 굳이 비싸고 리스크 큰 자체 개발에 나설 이유가 적었다. 규제 이후로는 선택지가 사라지면서 국가 차원의 투자와 인재가 반도체 산업으로 쏠리는 결과를 낳았다. 물론 EUV 장비 국산화처럼 단기간에 따라잡기 힘든 영역도 분명 있다. 그래도 ‘못 사니까 만든다’는 구조가 굳어지면서, 중국 반도체 생태계 자체는 예전보다 두꺼워졌다는 분석이 많다. 아이러니하다면 아이러니한 대목.

    한국 반도체 업계, 여기서 뭘 봐야 하나

    국내 입장에서 이 흐름을 흘려볼 수만은 없는 이유가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력 사업인 HBM(고대역폭 메모리)은 화웨이나 SMIC 같은 로직 칩 회사가 아니라, CXMT 같은 중국 메모리 기업의 추격 대상이기도 하다. 중국이 AI 칩 국산화에 성공할수록 거기 들어가는 메모리 수요도 자국산으로 채우려는 움직임이 커진다. 단기적으로는 국내 기업의 대중국 장비·소재 수출에 타격을 줄 변수고, 장기적으로는 메모리 시장 경쟁 구도 자체를 바꿔놓을 변수다.

    출처: MIT Tech Review AI

  • HBM부터 냉각까지, AI 반도체를 떠받치는 소재 총정리

    HBM부터 냉각까지, AI 반도체를 떠받치는 소재 총정리

    엔비디아 GPU 한 장을 뜯어보면 소재만 수십 종이 들어가 있다. AI 성능을 알고리즘이나 GPU 개수로만 재단하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 성능의 천장을 정하는 건 메모리 대역폭, 방열 소재, 패키징 기술 같은 하드웨어 밑바탕이다. 아래 6가지 키워드만 잡고 있어도 AI 반도체 관련 기사 절반은 술술 읽힌다.

    HBM, 왜 AI 칩의 심장이라 불리나

    HBM은 D램을 수직으로 쌓아 데이터 전송 속도를 극대화한 메모리다. 기존 GDDR은 GPU 옆에 넓게 펼쳐놓는 구조라 대역폭에 한계가 뚜렷하다. HBM은 다르다. 실리콘관통전극(TSV)으로 칩을 층층이 연결해서, 같은 면적에서도 훨씬 많은 데이터를 주고받는다.

    • HBM3E: 현재 엔비디아 H200, B200에 탑재되는 최신 규격
    • 대역폭: 단일 스택 기준 초당 1TB 이상 전송
    • 공급사: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마이크론 3파전

    AI 모델이 커질수록 연산량보다 메모리 병목이 먼저 발목을 잡는다. 그래서 GPU 스펙표를 볼 때 코어 개수보다 HBM 용량과 세대부터 확인하는 게 실전에 가깝다.

    CoWoS, 칩을 쌓아 올리는 패키징 기술

    TSMC의 CoWoS(Chip on Wafer on Substrate)는 GPU 다이와 HBM을 하나의 기판 위에 초정밀하게 붙이는 첨단 패키징 공정이다. 미세공정 경쟁이 물리적 한계에 부딪히면서, 트랜지스터를 더 작게 깎는 것보다 여러 칩을 얼마나 촘촘히 이어 붙이느냐가 이제 성능을 가른다.

    • CoWoS-S: 실리콘 인터포저 방식, 초기 표준
    • CoWoS-L: 국소 실리콘 브리지 방식, 더 큰 면적 지원
    • 병목 현상: 2024~2025년 CoWoS 생산능력 부족이 GPU 공급난의 핵심 원인이었다

    GAA 트랜지스터, 전력 효율의 열쇠

    3나노 이하 공정부터는 기존 핀펫(FinFET) 대신 GAA(Gate-All-Around) 트랜지스터가 표준으로 자리 잡는다. 게이트가 채널을 사방에서 감싸는 구조라 누설전류가 줄고 전력 효율이 올라간다. 삼성전자가 3나노에서 먼저 도입했고, TSMC는 2나노부터 GAA 계열을 적용한다.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가 국가 전력망 수준으로 커지는 지금, 트랜지스터 하나의 효율 개선이 데이터센터 전체 전기요금과 바로 이어지는 구조다.

    액체 냉각과 열전도 소재, 데이터센터의 숨은 승부수

    고성능 GPU 랙 하나가 먹는 전력은 수십 킬로와트에 달한다. 공랭식으로는 이 열을 다 못 뺀다. 그래서 액침 냉각(immersion cooling)직접 액체 냉각(DLC)이 빠르게 번지는 중이다.

    • 열전도 페이스트: 칩과 히트싱크 사이 열저항을 낮추는 소재
    • 2상 냉각액: 끓는점이 낮은 특수 유체로 기화열을 이용해 냉각
    • 냉각판 재질: 구리에서 다이아몬드 복합소재로 전환 중

    냉각 소재 선택 하나로 서버 랙 밀도가 2~3배까지 벌어진다. 그러니 데이터센터 운영사들이 반도체 못지않게 냉각 기술에 돈을 쏟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SiC·GaN 전력반도체가 빠지면 안 되는 이유

    AI 서버는 벽면에서 들어온 교류 전기를 GPU가 쓸 수 있는 저전압 직류로 여러 단계에 걸쳐 바꿔야 한다. 이 과정에서 탄화규소(SiC)질화갈륨(GaN) 기반 전력반도체가 기존 실리콘 소자보다 전력 손실을 확 줄여준다. 전기차 인버터에 쓰이던 소재가 이제 AI 데이터센터 전원 공급 장치로 영역을 넓히는 셈이다.

    실리콘 포토닉스, 다음 세대 연결 기술

    GPU 수만 개를 하나의 클러스터로 묶으려면 칩 간 통신 속도가 결국 병목이 된다. 실리콘 포토닉스는 전기 신호 대신 빛으로 데이터를 보내 대역폭을 늘리고 발열도 줄이는 기술이다. 엔비디아와 브로드컴은 관련 스위치·트랜시버 제품을 이미 로드맵에 올려놨다. 장거리 구간뿐 아니라 랙 내부 연결까지 광통신으로 바꾸려는 흐름이 지금 진행 중이다.

    칩 설계사 하나만 봐서는 절반짜리 그림

    AI 반도체 경쟁력을 GPU 설계 회사 하나로만 판단하면 딱 절반만 보는 셈이다. HBM 수율, CoWoS 생산능력, 냉각 소재 공급, 전력반도체 확보까지 전체 공급망이 맞물려야 실제 성능이 나온다. 반도체 관련주나 AI 인프라 투자를 검토할 때도 GPU 제조사뿐 아니라 소재·장비·패키징 기업까지 같이 짚어봐야 그림이 제대로 보인다.

    참고: MIT Tech Review AI

  • 스마트폰 가격, 왜 자꾸 오르나 — 저장용량 고르는 법부터 싸게 사는 타이밍까지

    스마트폰 가격, 왜 자꾸 오르나 — 저장용량 고르는 법부터 싸게 사는 타이밍까지

    새 스마트폰 가격표 보고 흠칫한 적 있을 거다. 작년보다 훨씬 뛴 숫자. 저장용량 한 단계만 올려도 몇만 원이 훅 붙는 걸 보면 ‘이게 뭔 일이지’ 싶은데, 사실 화면이나 카메라 성능 때문이 아니다. 눈에 안 보이는 부품 원가, 그게 문제다. 스마트폰 값이 오르는 구조적 이유, 저장용량 고르는 기준, 그리고 손해 안 보고 사는 실전 팁까지 한 번에 정리해본다.

    스마트폰 가격이 매년 오르는 진짜 이유

    스마트폰 제조원가에서 가장 요동치는 부품, 디스플레이도 카메라 모듈도 아니다. D램과 낸드플래시 같은 메모리 반도체다. 메모리는 스마트폰만 쓰는 게 아니다. 서버, PC, AI 가속기까지 죄다 끌어다 쓴다. 그러니 한쪽으로 수요가 몰리면 공급은 순식간에 빠듯해진다. 최근 몇 년, AI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확보해야 할 물량 자체가 줄어드는 일이 반복됐다. 결과는? 원가 오른 만큼 소비자가에 그대로 반영. 제조사 입장에서도 별 수가 없는 구조다.

    저장용량 고민, 128GB로 충분할까

    메모리 값이 오르면 제일 먼저 타격받는 게 저장용량 옵션 가격이다. 예전엔 128GB랑 256GB 차이가 10만 원 안팎이었다. 요즘은 그 격차가 더 벌어지는 경우가 많다. 실사용 기준으로 골라보자면 이렇다.

    • 128GB: 사진·영상 클라우드에 자동 백업하고 앱 많이 안 까는 편이면 충분
    • 256GB: 4K 영상 촬영, 게임 여러 개 깔아두는 일반적인 헤비 유저용
    • 512GB 이상: 프로급 영상 편집, 오프라인 음악·영화 잔뜩 저장하는 사람용

    클라우드 요금 매달 내느니 처음부터 용량 넉넉히 사는 게 결국 이득인 경우도 많다. 2~3년 쓸 계획이면 한 단계 위 용량, 고려해볼 만하다.

    애플과 삼성이 가격 방어에 유리한 이유

    같은 메모리 품귀 상황에서도 모든 제조사가 똑같이 흔들리는 건 아니다. 애플은 압도적인 구매 물량을 무기로 메모리 업체와 장기 공급 계약을 맺어 물량과 단가를 미리 확보해두는 편이다. 삼성전자는 아예 자체 메모리 사업부를 갖고 있다. 부품 조달에서 다른 제조사보다 유리한 위치에 서는 셈. 반면 중소 제조사나 후발주자들은 현물 시장에서 그때그때 메모리를 사와야 한다. 가격 충격, 고스란히 받는다. 신제품 라인업이 계속 출시되고 매장에 재고가 꾸준히 도는 브랜드일수록 부품 수급이 안정적이라는 신호로 봐도 무방하다.

    싸게 사는 타이밍은 따로 있다

    가격에 예민하다면 언제 사느냐가 스펙만큼 중요하다.

    • 신제품 출시 직후 3~4개월: 초기 물량 확보 후 통신사·자급제 프로모션이 붙기 시작하는 시점
    • 전작 단종 직전: 다음 세대 발표를 앞두고 재고 소진 할인이 몰리는 시기
    • 블랙프라이데이, 광군제 같은 대형 쇼핑 시즌: 자급제 기기 할인 폭이 가장 큰 구간

    메모리 가격 오르는 국면에서는 제조사가 할인 폭을 줄이는 경향이 있다. 이런 시기엔 신제품보다 전작이나 보급형 라인 노리는 게 체감 가성비가 훨씬 낫다.

    중고·리퍼비시, 손해 안 보고 사는 법

    부품 가격 오를 때 상대적으로 타격이 적은 선택지, 중고와 리퍼비시(재정비) 제품이다. 애플 공식 리퍼비시 프로그램이나 통신사 인증 중고 프로그램 이용하면 배터리 성능과 외관 상태 보증받으면서 새 제품 대비 20~30% 저렴하게 살 수 있다. 확인할 점은 다음과 같다.

    • 배터리 최대 용량이 80% 이상인지
    • 개통 이력과 분실·도난 신고 여부
    • 보증 기간이 남아 있는지, 없다면 별도 워런티 구매 가능한지

    개인 간 거래보다는 제조사 인증 리퍼비시나 통신사 인증 중고 채널, A/S 측면에서 훨씬 안전하다.

    이통사 vs 자급제, 어디서 사야 유리할까

    같은 기기라도 구매 경로에 따라 최종 부담이 크게 갈린다. 솔직히 여기서 갈린다고 봐도 된다. 이통사 결합 할인이나 공시지원금이 크게 걸린 시기에는 통신사 구매가 유리하다. 하지만 요금제 자주 바꾸거나 알뜰폰 쓰는 편이면 자급제 구매 후 원하는 요금제 붙이는 쪽이 장기적으로 이득인 경우가 많다. 카드사 제휴 할인이나 트레이드인(기기 반납) 프로그램도 자급제 채널에서 더 폭넓게 제공되는 편이다. 구매 전 통신사 3사와 제조사 공식몰 가격, 한 번씩 비교해보는 게 결국 가장 확실한 절약법이다.

    참고: Ars Technica 보도 내용을 바탕으로 정리했다.

  • SK하이닉스냐 삼성전자냐, 반도체 엔지니어 연봉 실질 비교

    SK하이닉스냐 삼성전자냐, 반도체 엔지니어 연봉 실질 비교

    SK하이닉스 공정 엔지니어로 일하는 A씨(35)는 얼마 전 결혼정보업체에 가입했다. 몇 년 전이라면 반도체 업계 종사자가 이런 데서 딱히 주목받을 일은 없었다. 그런데 HBM(고대역폭메모리) 호황으로 연봉과 성과급이 치솟으면서 얘기가 달라졌다. 실제로 반도체 회사 초봉, 연봉을 검색하는 사람도 부쩍 늘었다고 한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반도체 엔지니어 연봉과 직무, 커리어 경로를 실질적으로 따져봤다.

    초봉부터 갈린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2026년 기준 두 회사 모두 대졸 신입 초봉은 6천만 원대 중후반. 여기까지는 비슷하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성과급(PS, PI)이 붙는 순간 실수령액 차이가 확 벌어진다. SK하이닉스는 지난 몇 년간 HBM 수요가 폭발하면서 영업이익이 크게 늘었고, 그 덕에 초과이익분배금 비율이 높게 책정된 해가 많았다. 삼성전자는 반도체(DS) 부문 실적에 따라 편차가 있는 편이다. 같은 해, 같은 회사라도 사업부별로 체감 연봉이 다르게 느껴질 수 있다는 얘기다.

    • SK하이닉스 — HBM·D램 호황기엔 성과급 비중이 커서, 연차가 쌓일수록 격차도 커진다
    • 삼성전자 DS부문 — 파운드리와 메모리 실적이 엇갈리면 부서별 체감 연봉 차이가 뚜렷해진다
    • 두 회사 다 기본급 자체는 큰 차이 없다. 변수는 결국 성과급

    같은 반도체 회사, 다른 일 — 직무가 커리어를 가른다

    반도체 회사라고 다 같은 일을 하진 않는다. 크게 나누면 이렇다.

    • 공정(Process) 엔지니어 — 웨이퍼가 실제로 가공되는 라인을 관리, 설비 트러블슈팅이 주 업무
    • 설계(Design) 엔지니어 — 회로 설계와 시뮬레이션, 전기전자·반도체공학 전공자가 몰린다
    • 소자(Device) 엔지니어 — 신물질과 소자 구조를 연구, 대학원 출신 비중이 높은 편
    • 패키징·테스트 엔지니어 — HBM처럼 칩을 여러 겹 쌓는 후공정, 요즘 몸값이 제일 많이 오르는 분야다

    HBM 수요가 늘면서 패키징·후공정 인력 채용이 눈에 띄게 늘었다. 취업 준비생이라면 체크해둘 만한 대목이다.

    입사 스펙, 뭘 준비해야 하나

    전공은 전자공학, 신소재공학, 화학공학, 물리학 순으로 지원자가 많다. 학사로도 공정직 지원은 가능하지만, 설계나 소자 쪽은 석사 이상을 우대하는 공고가 여전히 많다. 자격증보다 학부·대학원 연구 프로젝트 경험, 반도체 8대 공정 이해도를 묻는 면접 질문 대비가 실질적으로 더 도움이 된다. 최근엔 두 회사 모두 코딩테스트나 SW 역량을 함께 보는 추세다. 반도체 전공자라도 파이썬이나 C 기본기 정도는 챙겨두는 게 안전하다.

    조직문화, 어디가 나한테 맞나

    SK하이닉스는 상대적으로 조직 규모가 작아 의사결정이 빠르고, 이천·청주 캠퍼스 중심으로 돌아간다. 삼성전자는 기흥·화성·평택 등 사업장 규모부터 훨씬 크고 조직 체계도 세분화돼 있어서, 신입 입장에선 매뉴얼과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는 평이 많다. 워라밸을 우선한다면 부서별 편차가 크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현직자 후기를 꼼꼼히 찾아보는 게 좋다. 이건 회사 이름만으로는 판단이 안 된다.

    다음 변수는 사이클이다

    AI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늘면서 HBM·차세대 D램 관련 채용은 당분간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다만 메모리는 사이클을 타는 산업이다. 몇 년 뒤 다운턴이 오면 채용 규모, 성과급 둘 다 줄어들 여지가 있다는 점은 알아둬야 한다.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커리어를 원한다면 특정 호황기 성과급만 보고 결정하기보다, 직무 자체의 확장성과 이직 시장에서 내 몸값을 같이 따져보는 편이 낫다.

    결국 뭘 기준으로 골라야 하나

    단순 연봉만 보면 성과급 호황기의 SK하이닉스가 유리해 보이는 해가 많다. 그런데 조직 안정성과 사업 다각화 쪽에서는 삼성전자도 만만치 않다. 결국 중요한 건 회사 이름보다 어떤 직무에서 어떤 기술을 쌓을 것인가다. 반도체 업계는 사이클이 뚜렷한 산업이다. 지금 연봉 테이블보다, 5년 뒤 내 기술이 시장에서 얼마나 희소할지를 기준으로 회사와 직무를 고르는 편이 후회가 적다.

    MIT 테크리뷰 보도를 참고했다: MIT Tech Review AI

  • 무어의 법칙은 끝났나 — 반도체 집적 한계와 그 이후를 한 번에

    무어의 법칙은 끝났나 — 반도체 집적 한계와 그 이후를 한 번에

    손톱 크기 안에 트랜지스터 1,000억 개. 숫자만 들으면 SF 대사 같은데, IBM이 최근 이 수준의 프로토타입 칩을 실제로 공개했다. 덕분에 “무어의 법칙이 아직 살아있다”는 말이 다시 나오기 시작했는데, 솔직히 무어의 법칙이 정확히 뭔지, 왜 한계 얘기가 나왔는지, 지금 어떤 상황인지 한 번에 정리된 글이 없어서 직접 써봤다.

    무어의 법칙, 딱 한 줄로

    시작은 1965년이다. 인텔 공동창업자 고든 무어가 잡지 기고문에 한 줄 적었다. “반도체 칩에 들어가는 트랜지스터 수가 2년마다 두 배로 늘어난다.” 처음엔 그냥 업계 관찰 정도였는데, 이게 수십 년 동안 실제로 맞아떨어졌다. 반도체 산업 전체의 북극성이 된 거다.

    트랜지스터는 전기 신호를 켜고 끄는 작은 스위치다. 이 스위치가 많을수록, 작을수록 칩은 더 많은 연산을 더 빠르게, 더 적은 전력으로 처리한다. 결국 무어의 법칙은 “컴퓨터 성능이 2년마다 두 배 좋아진다”는 말로 해석돼왔다.

    트랜지스터가 많으면 뭐가 좋아지나

    반도체 집적도가 올라가면 생기는 이점은 세 가지다.

    • 처리 속도: 더 많은 연산을 병렬로 돌릴 수 있어서 같은 시간에 더 많은 작업을 처리한다
    • 전력 효율: 트랜지스터가 작아질수록 전압이 낮아져 발열이 줄고 배터리 효율이 올라간다
    • 가격: 같은 웨이퍼 면적에서 더 많은 칩을 뽑아낼 수 있으니 단가가 내려간다

    스마트폰 배터리가 온종일 버티고, 노트북이 얇아지면서도 성능이 오른 게 다 이 덕분이다. 10년 전 고성능 서버가 하던 연산을, 지금은 손 안의 칩이 해낸다.

    왜 집적도 높이기가 갈수록 어려워지나

    문제는 트랜지스터 크기에 물리적 벽이 있다는 거다. 현재 최첨단 공정이 2나노미터(nm) 수준인데, 2nm는 수소 원자 20개를 나란히 늘어놓은 길이다. 이 정도까지 내려오면 고전 물리학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 양자 터널링 효과: 트랜지스터가 너무 작으면 전자가 절연층을 그냥 통과해버린다. 스위치 역할 자체를 못 하게 되는 거다
    • 발열 집중: 면적 대비 전력 밀도가 높아지면 칩 한 점에 열이 폭발적으로 쌓인다
    • 공정 비용 급등: EUV(극자외선) 리소그래피 장비 한 대 가격이 수천억 원대다. 더 미세한 공정은 더 비싼 장비를 요구한다

    그래서 2010년대 중반부터 “무어의 법칙이 끝났다”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2년 주기가 3~4년으로 늘어났고, 성능 향상 폭도 예전만큼 극적이지 않다.

    나노공정 전쟁: TSMC·삼성·인텔 지금 어디쯤

    그래도 경쟁은 멈추지 않았다. 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최첨단 공정을 실제로 다투는 회사는 세 곳이다.

    • TSMC: 3nm 양산 중, 2nm 진입 단계다. 애플 M 시리즈, 엔비디아 GPU, AMD 칩을 다 여기서 만든다. 시장 점유율 6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 삼성: GAA(게이트 올 어라운드) 트랜지스터 구조를 업계 최초로 도입하면서 3nm를 선언했는데, 수율(정상 칩 비율) 문제로 아직 고전 중이다. 이건 좀 뼈아픈 부분이다
    • 인텔: 한때 공정 경쟁에서 밀렸다가 “인텔 18A” 공정으로 반격 중. 자체 칩 생산과 외부 파운드리 동시 운영이라는 이중 전략을 쓰고 있다

    IBM은 파운드리 경쟁보다 아키텍처 연구에 집중하는 편이다. 새로운 트랜지스터 설계나 패키징 기술을 선보이면서 업계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 이번 1,000억 개 트랜지스터 칩도 “이게 가능하다”는 걸 보여준 프로토타입이지, 당장 양산되는 제품은 아니다.

    한계를 넘으려는 기술들

    평면으로 계속 작게 만드는 게 막히자, 업계는 방향을 바꿨다.

    • 3D 적층: 칩을 위로 쌓는다. HBM(고대역폭 메모리)이 대표적인데, 메모리 여러 층을 수직으로 연결해 대역폭을 폭발적으로 늘렸다. 엔비디아 H100·H200의 AI 성능이 여기서 나온다
    • 칩릿(Chiplet) 설계: 거대한 칩 하나 대신, 기능별로 작은 칩을 따로 만들어서 연결하는 방식. AMD가 이 방법으로 인텔을 추격하는 데 성공했다
    • 소재 혁신: 실리콘을 대체할 소재로 질화갈륨(GaN), 탄화규소(SiC), 그래핀 등이 연구 중이다. 전력 반도체 분야에서 빠르게 상용화되고 있다
    • 뉴로모픽 칩: 인간 뇌 구조를 모방한 설계. 기존 폰 노이만 구조를 탈피해 AI 연산에 특화된 칩을 만들려는 시도다

    “2년마다 트랜지스터 2배”라는 공식은 더 이상 딱 맞지 않는다. 반도체 성능 자체는 여전히 빠르게 오르고 있다. 경로가 달라진 것뿐이다.

    AI가 칩 설계 방식 자체를 바꾸고 있다

    요즘 반도체 업계 이야기에서 빠지지 않는 흐름이 있다. AI가 칩 설계 방식을 통째로 뒤집고 있다는 거다. 구글은 강화학습 AI를 칩 설계 배치(placement)에 활용해서 인간 엔지니어보다 빠르고 효율적인 레이아웃을 뽑아냈고, 인텔도 AI 기반 EDA(전자설계자동화) 도구를 적극 도입 중이다.

    AI가 칩을 더 잘 설계하고, 그 칩이 더 강력한 AI를 돌리는 구조. 이 사이클이 얼마나 빠르게 돌아가느냐가 앞으로 AI 산업의 속도를 결정한다.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이 “AI는 인프라이고, GPU는 그 인프라의 엔진”이라고 말하는 맥락이 정확히 여기 있다.

    AI 추론에 특화된 NPU(신경망처리장치) 시장도 빠르게 커지는 중이다. 스마트폰 AP 안에 들어가는 작은 NPU부터 데이터센터용 대형 추론 칩까지, AI 워크로드만 처리하도록 최적화된 칩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결국 소비자 입장에서 뭐가 달라지나

    반도체 기술이 어떤 방향으로 가든, 체감 변화는 이렇게 나타난다.

    • PC·노트북: 성능 향상 속도는 예전보다 완만해졌다. 전력 효율 개선은 계속되고 있어서 배터리 수명과 발열은 꾸준히 좋아진다
    • 스마트폰: AP 안 NPU 성능이 매년 눈에 띄게 오르고 있다. 실시간 번역, 사진 편집, AI 어시스턴트 같은 온디바이스 AI 기능이 갈수록 쓸 만해지는 이유다
    • AI 서비스 비용: 데이터센터 칩 효율이 오를수록 ChatGPT 같은 서비스 운영 비용이 내려간다. 장기적으로 이용 가격에 반영될 거다
    • 전력 소비: AI 연산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가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칩 효율 개선은 단순한 성능 경쟁이 아니라 에너지 문제와도 직결된다

    무어의 법칙은 “2년마다 2배”라는 숫자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반도체 산업 전체가 이 예측을 맞추기 위해 조직되고, 투자되고, 경쟁해왔다. 그 법칙이 흔들리면서 업계가 어떤 대안을 찾고 있는지 아는 것 자체가, 앞으로 어떤 기기를 살지, 어떤 기술이 성장할지 판단하는 나침반이 된다.

    출처: MIT Tech Review AI

  • 빅테크가 엔비디아 대신 직접 AI 칩 만드는 진짜 이유

    빅테크가 엔비디아 대신 직접 AI 칩 만드는 진짜 이유

    구글, 애플, 오픈AI, 스페이스X. 업종도 목적도 제각각인 이 회사들이 요즘 같은 짓을 하고 있다. 직접 AI 칩을 만드는 거다. 수년 전만 해도 AI 칩 시장은 사실상 엔비디아 독주였다. GPU 없이는 AI 학습 자체가 안 된다는 말이 업계 상식처럼 통했고, 엔비디아 주가가 그걸 증명했다. 근데 판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왜 다들 갑자기 칩을 만들겠다고 나선 걸까.

    AI 칩이란? GPU와 뭐가 다른가

    AI 칩은 행렬 곱셈 같은 대규모 병렬 연산에 특화된 반도체다. 엔비디아 GPU는 원래 게임 그래픽 렌더링용으로 나왔는데, 병렬 연산 구조가 AI 학습이랑 딱 맞아서 어쩌다 AI 칩의 대명사가 됐다. 우연이 만들어낸 독점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문제는 GPU가 범용 설계라는 점이다. 뭐든 할 수 있게 만들다 보니, 특정 AI 작업엔 굳이 필요 없는 자원까지 끌어다 쓴다. 이게 비효율이다. 반면 주문형 AI 칩(custom silicon)은 딱 그 회사가 필요한 연산만 돌리도록 설계된다. 속도는 올라가고 전력 소비는 내려간다.

    • GPU: 범용, 유연성 높음, 비용 높음
    • Custom AI 칩: 특정 워크로드 특화, 효율 높음, 설계 난이도 높음
    • TPU(구글 텐서처리장치): 구글이 자체 개발한 AI 가속기의 대표 사례

    엔비디아 의존이 문제가 되는 이유

    엔비디아 H100, B200 같은 플래그십 칩은 한 장에 수만 달러다. 대형 AI 모델 하나 학습시키려면 수천 개의 GPU가 필요하고, 비용은 순식간에 천문학적으로 불어난다. 오픈AI가 GPT-4를 학습시키는 데 1억 달러가 넘었다는 추산이 있는데, 그 상당 부분이 GPU 비용이다.

    비용만이 문제가 아니다. 공급망 리스크도 현실이었다. 수요가 폭발하면서 납기 지연이 반복됐고, AI 인프라 확장 일정이 칩 공급 일정에 발목 잡히는 상황이 생겼다. 미중 반도체 수출 규제까지 겹치면서 지정학 변수도 더해졌다.

    결정적인 건 따로 있다. 엔비디아는 이미 모든 고객사의 경쟁자가 됐다. AI 서비스, 클라우드 플랫폼, 소프트웨어 영역으로 손을 뻗는 중이다. 핵심 인프라를 경쟁사에 맡기는 게 장기적으로 괜찮을 리 없다.

    누가 어떤 칩을 만들고 있나

    자체 칩 개발 대열은 이미 꽤 길다.

    • 구글 TPU: 가장 오래된 사례. 7세대 트리톤까지 진화했고, 구글 클라우드를 통해 외부에도 제공된다.
    • 애플 Neural Engine: M 시리즈 칩에 내장된 온디바이스 AI 가속 유닛. 아이폰·맥북의 AI 기능을 GPU 없이 처리한다.
    • 아마존 Trainium·Inferentia: AWS에서 모델 학습(Trainium)과 추론(Inferentia)에 각각 최적화된 칩을 운영 중이다.
    • 메타 MTIA: 추천 알고리즘 같은 대규모 추론 작업에 특화한 자체 칩이다.
    • 오픈AI Jalapeño: 브로드컴과 협력해 개발 중인 추론 전용 칩. 학습이 아닌 서비스 단계 비용을 낮추는 게 목표다.
    • 스페이스X: 스타링크 위성 네트워크 운용에 필요한 온보드 AI 처리를 위해 자체 칩을 개발 중이다.

    자체 칩 개발, 아무나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쉬운 길이 아니다. 설계만 해도 수백 명의 반도체 엔지니어가 수년을 매달려야 한다. 설계를 끝냈다고 끝이 아니다. TSMC나 삼성 같은 파운드리에서 양산이 돼야 하고, 첫 테이프아웃(시제품 생산)에서 실패하면 비용과 시간을 고스란히 날린다.

    소프트웨어 생태계도 만만찮은 벽이다. 엔비디아 CUDA는 10년 넘게 쌓인 개발자 생태계, 라이브러리, 프레임워크가 촘촘히 얽혀 있다. 새 칩을 내놔도 기존 AI 코드가 그 위에서 돌아가려면 컴파일러와 드라이버를 처음부터 새로 쌓아야 한다. 이건 꽤 지독한 작업이다.

    결국 자체 칩 개발은 연 매출 수십억 달러 이상인 빅테크 전용 게임이다. 스타트업이나 중견 기업이 따라 하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 있다.

    엔비디아는 위기인가

    단기적으로는 아니다. 빅테크 자체 칩이 완성되더라도, 수천 개의 기업과 연구소는 엔비디아 GPU를 쓴다. 전 세계 AI 스타트업 생태계가 CUDA 기반으로 돌아가고 있고, 이걸 하루아침에 대체하기는 어렵다.

    장기 구조는 바뀔 여지가 있다. 구글, 메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는 엔비디아 GPU 최대 소비자군이다. 이들이 자체 칩 비중을 50%만 높여도 엔비디아 매출 구조에 의미 있는 변화가 생긴다. 이건 좀 두고 봐야 하는 얘기다.

    엔비디아도 손 놓고 있는 게 아니다. CUDA 생태계 강화, 소프트웨어 플랫폼 확대, 로보틱스·자율주행 등 새 시장으로 매출 다각화를 서두르고 있다.

    그래서 뭐가 달라지나

    AI 칩 다양화는 결국 AI 서비스 비용 하락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추론(inference) 비용이 내려가면 ChatGPT류 서비스 요금이 낮아지거나, 같은 요금으로 더 강력한 모델을 쓰게 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나쁠 게 없는 흐름이다.

    개발자 입장에서는 생태계가 복잡해진다. CUDA 하나만 알면 됐던 시대에서, TPU·Trainium·MTIA 플랫폼별 최적화를 고민해야 하는 시대로 넘어가는 거다. PyTorch, JAX 같은 프레임워크들이 다양한 하드웨어 백엔드를 지원하도록 진화하고 있는 게 그 신호다.

    국내 반도체 기업들에게도 기회가 열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HBM(고대역폭 메모리) 공급망에서 핵심 역할을 하고 있고, 파운드리 수요도 덩달아 늘어난다. 자체 칩 설계를 돕는 IP·EDA·패키징 업체들의 수혜도 기대된다.

    출처: TechCrun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