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박스 이번엔 제대로 먹통…디스크 게임도 안 켜졌다

일요일 밤 미국에서 터진 엑스박스 서버 장애로 로그인은 물론 디스크 게임 실행까지 막혔다. 디스크를 꽂아도 안 되는 이유와 국내 이용자 피해까지 짚어봤다.

일요일 밤 11시(미국 동부시간), 엑스박스 상태 페이지가 빨갛게 물들었다. 로그인부터 앱 실행, 스토어 검색까지 줄줄이 막혔다. 급기야 디스크를 넣고 돌리는 게임까지 먹통이 됐다. 콘솔에 물리 디스크를 꽂아도 화면엔 로딩 아이콘만 뱅글뱅글. 이용자 후기가 쏟아졌다.

일요일 밤, 엑스박스가 통째로 멈췄다

더버지가 전한 바에 따르면 이번 장애는 단순한 접속 지연 수준이 아니었다. 로그인 실패, 앱 실행 불가, 게임 검색 오류가 동시다발로 터졌다. 장애 시작 시점은 미 동부시간 밤 11시경으로 기록됐다. 마이크로소프트 측은 상태 페이지를 통해 문제를 인지했다고 밝혔다. 다만 정확한 원인과 복구 시점은 한동안 나오지 않았다. 장애 발생 후 몇 시간이 지나도 상태 표시는 ‘조사 중’ 그대로였다. 이용자들 불안만 커졌다.

  • 로그인 자체가 안 되는 계정 인증 오류
  • 스토어·앱 목록 로딩 실패
  • 디스크 기반 게임 실행 불가
  • 친구 목록·파티 채팅 접속 오류

디스크를 꽂아도 안 되는 이유

여기서 진짜 의아한 대목. 물리 디스크 게임까지 영향을 받았다는 점이다. 겉보기엔 말이 안 된다. 디스크는 클라우드 접속 없이 돌아가야 정상 아닌가.

실제로는 다르다. 엑스박스 시리즈 콘솔은 디스크를 인식한 뒤에도 라이선스 확인과 계정 인증을 위해 마이크로소프트 서버와 통신한다. 이 과정에서 서버가 응답하지 않으면? 게임 자체가 실행 목록에 안 뜨거나, 실행 버튼을 눌러도 그대로 멈춰버린다. 결국 디스크는 껍데기였던 셈. 실제 구동 권한은 온라인 인증에 달려 있다는 사실이 이번 사태로 다시 확인됐다. 과거 엑스박스 원 시절에도 상시 온라인 연결 정책을 두고 말이 많았고, 결국 마이크로소프트가 정책을 철회한 전례가 있다. 십 년이 지난 지금도 서버 장애 한 번에 디스크 게임이 통째로 묶이는 구조는 크게 달라진 게 없다.

이용자 반응, 예상대로 싸늘했다

다운디텍터 같은 장애 감지 사이트엔 신고가 폭주했다. 소셜미디어엔 ‘오프라인 게임까지 왜 인터넷이 필요하냐’는 불만이 줄을 이었다. 주말 저녁 시간대에 터진 장애라 체감 피해도 컸다.

디스크를 사면 최소한 인터넷 없이도 즐길 수 있다고 믿었던 사람 입장에선 배신감 느낄 만하다. 이번 사태는 콘솔 게임의 소유권 개념이 얼마나 희미해졌는지 보여주는 사례로 남을 법하다. 커뮤니티엔 ‘차라리 스팀 오프라인 모드가 낫다’는 비교 글까지 올라왔다. PC와 콘솔의 인증 방식 차이가 새삼 부각된 셈이다.

남은 의문, 마이크로소프트는 얼마나 설명했나

마이크로소프트는 장애 발생 사실을 상태 페이지에 공지했다. 다만 근본 원인에 대한 상세 설명은 더디게 나왔다. 클라우드 인프라 문제인지, 인증 서버 과부하인지. 명확한 답 없이 복구 작업만 진행됐다는 게 보도의 골자다.

대형 플랫폼 장애가 반복될 때마다 나오는 질문은 늘 같다. 단일 인증 시스템에 게임 구동 권한 전체를 묶어두는 구조, 이게 맞나.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네트워크나 닌텐도 온라인도 과거 비슷한 논란을 겪었다. 콘솔 업계 전반의 숙제로 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011년 소니 PSN이 해킹으로 3주 가까이 마비됐던 사례를 떠올린 이용자도 적지 않았다.

국내 게이머도 강 건너 불구경은 아니다

국내 엑스박스 콘솔 점유율은 플레이스테이션에 비해 낮은 편. 그래도 게임패스 얼티밋 구독자와 클라우드 게이밍 이용자는 꾸준히 늘고 있다. 월 2만원대 요금을 내고 구독형 게임을 즐기는 이들 대부분은 애초에 온라인 연결을 전제로 서비스를 쓴다. 이번 장애의 직격탄을 피하기 어려운 구조다.

더 큰 문제는 디스크 구매자들. 중고 디스크나 한정판 패키지를 사서 오프라인 백업 삼아 보관하던 국내 이용자라면, ‘결국 디스크도 서버가 살아 있어야 돌아간다’는 현실을 다시 확인했을 거다. 실물 소장을 선호하는 국내 수집형 게이머들 사이에선 이번 장애가 구매 방식 자체를 재고하게 만드는 계기가 될 만하다. 시차상 미국 밤 11시는 한국 낮 시간대와 겹친다. 주말 오후 게임을 즐기려던 국내 이용자들도 직접 피해를 봤다는 후기가 커뮤니티에 여럿 올라왔다.

출처: The Ver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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