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갤럭시 폴드 1세대를 내놓은 게 2019년이다. 벌써 7년이 지났다. 그동안 화웨이, 구글, 모토로라까지 폴더블 라인업을 꺼냈는데 애플은 아직이다. 루머는 매해 쏟아지지만 실물은 없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폴더블폰을 가장 기다리는 제품이 여전히 ‘아직 안 나온’ 애플 폴더블 아이폰이다.
1. ‘주름 없는 폴더블’은 가능한가
폴더블폰 쓰는 사람한테 가장 먼저 묻는 질문이 이거다. “주름 신경 안 쓰여요?” 솔직히 삼성 최신 모델도 정면 조명 아래서 보면 보인다. 애플 얘기가 나올 때마다 업계에서 반복되는 말이 있다. “주름 문제 해결 안 되면 출시 안 한다.” 실제로 그렇게 행동해온 회사다.
- 힌지 특허: 접히는 부분의 곡률을 최소화해 주름을 펴는 방식의 특허를 여러 건 출원해 뒀다. 물방울 힌지보다 한 단계 더 발전된 구조로, 거의 보이지 않는 수준을 목표로 한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 초박형 강화유리: 코닝과 협력해 세라믹 쉴드를 아이폰에 도입한 전력이 있다. 폴더블용으로는 더 유연하면서 긁힘에 강한 신소재를 개발 중인 것으로 보인다.
Engadget 보도에 따르면 애플이 디스플레이·힌지 내구성 테스트에서 예상보다 큰 난관을 겪고 있다고 한다. 블룸버그는 출시 목표에 변함이 없다고 전했지만, 이 얘기 자체가 애플이 어느 수준의 완성도를 기준선으로 삼는지를 잘 보여준다. ‘그냥 되는 수준’이 아니라 ‘아무것도 안 보이는 수준’이다.
2. 클램셸이냐 폴드냐, 아니면 둘 다냐
폴더블폰 형태는 크게 두 가지다. 위아래로 접는 클램셸(갤럭시 Z 플립), 좌우로 펼치는 북 타입(갤럭시 Z 폴드). 애플은 어디로 갈까.
- 클램셸 타입: 아이폰 미니를 단종시킨 회사다. 그냥 작게 만드는 걸로는 부족하다. 접었을 때 보이는 외부 화면의 활용성, 바로 여기서 차별점을 만들어야 한다.
- 북(폴드) 타입: 펼치면 아이패드 미니 크기. 아이폰과 아이패드 경험을 하나로 합치는 시나리오다. 애플 생태계 입장에서 가장 그럴듯한 그림이기도 하다.
아예 아이폰이 아니라 폴더블 맥북이나 아이패드를 먼저 선보일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20인치대 화면을 접는 방식이다. 어떤 형태를 먼저 꺼내든, 단순히 ‘접힌다’는 사실보다 그걸로 뭘 새롭게 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데 집중할 것이다.
3. iOS와 iPadOS 사이 어딘가 — 폴더블 전용 UX
하드웨어가 아무리 잘 나와도 소프트웨어가 따라오지 못하면 비싼 쇳덩이다. 지금 안드로이드 폴더블의 아쉬운 점이 정확히 이 부분이다. 앱들이 화면 크기에 맞게 제대로 늘어나지 않거나 멀티태스킹이 어색하다.
폴더블 아이폰에는 iOS와 iPadOS 장점을 합친 전용 운영체제가 올라갈 공산이 크다. 펼친 화면에서 스테이지 매니저, 스플릿 뷰가 자연스럽게 동작하고, 앱 간 연동은 더 촘촘하게. 여기에 애플 펜슬 지원까지 붙는다면 생산성 기기로서의 포지션도 선다. 안드로이드 진영 폴더블과 가장 확실히 갈리는 지점이 바로 여기다.
4. 카메라·방수, 타협선은 어디인가
초기 폴더블폰들은 공간 부족 때문에 카메라를 한 단계 낮추거나 방수 등급이 빠졌다. 삼성 갤럭시 Z 폴드 초기 모델도 그랬다.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동급 플래그십 대비 카메라 모듈 크기엔 여전히 한계가 있다.
애플이 이 타협을 받아들일 것 같지는 않다. 프로 라인업에 걸맞은 카메라 모듈, 생활 방수 이상의 내구성. 이 두 가지는 기본값으로 가져가려 할 것이다. 문제는 폴더블 구조 안에 부품을 어떻게 배치하느냐, 힌지 방수 처리를 어떻게 해결하느냐다. 기술적으로 가장 까다로운 파트이고, 출시 시점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다.
5. 가격. 결국 여기서 갈린다
아이폰 프로 맥스 최상위 모델이 현재 200만 원을 훌쩍 넘는다. 폴더블은 구조가 복잡하고 부품값이 높다. 계산해보면 시작 가격 최소 250만 원 이상, 300만 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어쩌면 프로 라인 위에 ‘울트라’나 ‘폴드 에디션’ 같은 별도 등급을 만들어 올릴 수도 있다. 대중을 겨냥한 제품이라기보다, 기술력을 증명하고 새 시장을 여는 상징 모델에 가까운 포지션이다. 살 사람은 산다. 이 가격대를 망설이지 않을 층이 분명히 있고, 애플은 그 층을 먼저 공략할 것이다.
결국 애플 폴더블 아이폰이 목표하는 건 ‘최초’가 아니라 ‘최고’다. 기다림이 길어지는 건 짜증스럽지만, 나왔을 때 폴더블 시장 전체의 기준을 다시 쓸 여지는 충분하다. 삼성이 시장을 열었고, 애플은 자기 방식으로 닫는다.
출처: Engadg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