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 칩값 두 자릿수 인상 통보, 스마트폰 가격표도 흔들린다

퀄컴이 9월 1일 출하분부터 칩 가격을 두 자릿수 퍼센트 올린다. 갤럭시 등 스냅드래곤 탑재 스마트폰 출고가에도 불똥이 튈 조짐이 심상치 않다.

퀄컴이 9월 1일 출하분부터 칩 가격을 두 자릿수 퍼센트 올린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지난 금요일, 퀄컴은 고객사들에 이 내용을 담은 서한을 보냈다. 스마트폰 제조사는 물론이고 반도체 업계 전체가 술렁이는 분위기다. 칩 하나 값이 오르는 게 아니라 완제품 가격표까지 흔드는 문제라 파장이 작지 않다.

고객사들이 받아든 인상 통지서

블룸버그가 입수한 서한을 보면 내용은 의외로 간단하다. 9월 1일 출하분부터 곧바로 가격을 올리겠다는 것. 구체적인 숫자는 없다. 그냥 두 자릿수(double digit) 퍼센트라고만 적혀 있다. 그래서 업계에서는 벌써 10%대냐, 20%를 넘느냐를 두고 추측이 난무한다.

제조사 입장에서 보면 이 모호함 자체가 골치 아프다. 10% 초반과 20%대는 완제품 단가표를 짜는 방식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몇 달러 차이가 아니라 원가 구조 전체를 다시 계산해야 하는 문제다. 재무팀에서는 이미 비상이 걸렸을 법하다.

퀄컴이 내민 명분

퀄컴 측 설명은 이렇다. 공급업체발 원가 상승분을 더는 자체적으로 흡수할 여력이 없다고. 부품 부족 사태가 길어지면서 원자재 조달 비용이 계속 오른 탓이라는 논리다.

  • 공급업체발 원가 상승, 자체 흡수 한계 도달
  • 일부 부품 공급 부족, 장기화 국면
  • 9월 1일 출하분부터 인상분 즉시 적용

솔직히 퀄컴 정도 되는 팹리스 대기업이 원가 압박을 이유로 가격표를 통째로 손대는 일은 흔치 않다. 그만큼 부품 조달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신호로 봐야 한다. 이 정도면 그냥 엄살은 아니라는 얘기다.

갤럭시, 샤오미, 원플러스… 스냅드래곤 값 오르면 다 같이 흔들린다

스냅드래곤은 삼성 갤럭시 S·Z 시리즈부터 샤오미, 원플러스, 모토로라까지 안드로이드 플래그십 대부분의 두뇌 역할을 맡고 있다. 최신 플래그십 AP 하나 가격이 개당 100~200달러 선으로 알려져 있는데, 여기에 두 자릿수 퍼센트가 붙으면 대당 원가는 수십 달러씩 뛴다.

이 인상분을 마진으로 흡수할지, 소비자 가격에 그대로 얹을지는 제조사 선택이다. 다만 최근 몇 년간 스마트폰 업계가 걸어온 길을 보면 답은 이미 나와 있는 셈. 출고가 인상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AI 반도체 슈퍼사이클, 타이밍이 공교롭다

이번 인상, 갑자기 튀어나온 얘기가 아니다. 올해 들어 AI 데이터센터용 메모리 수요가 폭증하면서 D램과 낸드 가격은 이미 크게 뛰었다. 파운드리 생산 능력도 여유가 없는 상태고.

퀄컴처럼 파운드리에 생산을 맡기는 팹리스 업체는 웨이퍼 확보 비용에 후공정 비용까지 같이 오르는 이중고를 겪는 중이다. 미디어텍을 비롯한 다른 AP 업체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퀄컴의 이번 인상이 업계 전체로 번지는 신호탄이 될 가능성, 배제하기 어렵다.

다음 갤럭시, 지갑 사정 얇아질 채비해야 할 듯

국내에서 체감이 가장 클 곳은 역시 삼성전자다. 갤럭시 S 시리즈는 미국과 한국 등 주요 시장에서 스냅드래곤 탑재 모델을 주력으로 밀고 있다. 부품 원가 인상분이 다음 세대 갤럭시 출고가에 그대로 묻어날 소지, 충분하다.

동시에 국내 반도체 업계 쪽에서는 다른 그림도 보인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와 SK하이닉스는 이번 공급망 경색 국면에서 메모리·파운드리 단가 협상력을 키울 기회를 잡는다. 문제는 그 이득이 국내 소비자에게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

결국 스마트폰을 사는 입장에서는 다음 갤럭시 신제품 가격표를 볼 때 지갑이 한 번 더 얇아질 각오, 해두는 편이 낫다. 칩값 인상은 남 일 같아도 결국 완제품 값으로 되돌아오게 마련이니까.

출처: The Verge

글로벌뉴스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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