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사이버안보

  • 시큐어 부트(Secure Boot): 인증서가 만료되면 PC가 켜지지 않는다

    시큐어 부트(Secure Boot): 인증서가 만료되면 PC가 켜지지 않는다

    PC 전원 버튼을 누른 직후, 화면이 켜지기까지의 1~2초. 그 사이에 UEFI 펌웨어가 조용히 부트로더의 디지털 서명을 검사한다. 이게 시큐어 부트(Secure Boot)다. 대부분은 이 과정이 있는지도 모르고 쓴다. 그런데 이 서명에 유효 기간이 있다는 건, 아는 사람이 별로 없다.

    인증서가 만료되면 OS가 부팅을 거부한다. Windows든 리눅스든 가리지 않는다. 2010년대 초반에 발급된 RSA-2048 기반 시큐어 부트 인증서 상당수가 2026년을 전후로 만료 시점에 도달하고 있다. 이 글은 시큐어 부트의 구조와, 인증서 문제가 터졌을 때 직접 처리하는 방법을 정리한다.

    시큐어 부트가 하는 일

    2012년 UEFI 2.3.1 규격과 함께 도입된 부팅 보안 메커니즘이다. 원리는 단순하다. PC가 켜지는 순간, 부트로더·드라이버·OS 커널 등 실행되는 소프트웨어 전부의 디지털 서명을 검증한다. 서명이 없거나 만료됐으면 부팅 차단. 끝이다.

    이 기능이 필요한 건 부트킷(Bootkit) 때문이다. 부트킷은 OS보다 먼저 실행되기 때문에 백신으로는 잡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시큐어 부트는 그 진입 자체를 막는다.

    시큐어 부트에 쓰이는 키는 세 종류다:

    • PK (Platform Key): ASUS, MSI 같은 하드웨어 제조사가 보유하는 최상위 키
    • KEK (Key Exchange Key): 신뢰 키 목록을 업데이트할 때 쓰는 키
    • DB (Signature Database): 실제로 부팅을 허용할 소프트웨어 서명 목록

    Microsoft는 자사 부트로더 서명을 DB에 등록해 두고, 이 서명이 통과해야 Windows가 올라온다. 구조 자체는 깔끔하다. 문제는 인증서 갱신이다.

    인증서가 왜 만료되나

    SSL/TLS 인증서처럼, 시큐어 부트 인증서도 유효 기간이 있다. 암호화 알고리즘이 시간이 지나면서 취약해지기 때문이다. RSA-2048은 2010년대 초반 기준으로는 충분히 강력했지만, 10년 넘게 쓰다 보면 갱신이 필요하다. 그 갱신 시점이 2026년 전후로 몰려 있다.

    더 골치 아픈 건, 이 인증서가 OS나 앱이 아닌 UEFI 펌웨어에 박혀 있다는 점이다. 자동 업데이트가 안 된다. 마더보드 제조사가 UEFI 펌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새 인증서를 배포하거나, Microsoft가 Windows Update로 DB를 갱신하는 방식으로 처리해야 한다. 어느 쪽도 알아서 되는 구조가 아니다.

    갱신이 늦어지면:

    • 기존에 서명된 부트로더가 “신뢰 불가”로 처리됨
    • 부팅 화면에 보안 위반 경고 발생
    • 최악의 경우 OS 진입 자체 불가

    Windows에서 시큐어 부트 상태 확인

    확인 방법은 두 가지다. 빠른 순서로 적는다.

    방법 1: 시스템 정보 툴

    • Win + R → msinfo32 실행
    • 좌측 “시스템 요약” 클릭
    • 우측에서 “보안 부팅 상태” 확인
    • “사용” 또는 “켜짐”이면 정상

    방법 2: PowerShell

    • PowerShell 관리자 권한으로 실행
    • Confirm-SecureBootUEFI 입력
    • True = 활성화, False = 비활성화

    시큐어 부트가 꺼져 있으면 Windows 11 보안 기능 일부가 제한된다. TPM 2.0과 함께 Windows 11 설치 필수 요건이기도 하다. 비활성화 상태라고 당장 뭔가 터지진 않지만, 보안 구멍은 열려 있다.

    UEFI에서 직접 인증서 상태를 보고 싶다면 부팅 시 Delete 키 또는 F2 키(제조사마다 다름)로 진입 후, Security → Secure Boot → Key Management 경로를 찾으면 된다.

    리눅스가 더 까다로운 이유

    리눅스에서 시큐어 부트는 솔직히 한 단계 더 복잡하다. Microsoft가 관리하는 DB에 서명이 없는 커스텀 커널이나 드라이버는 기본 차단이다.

    Ubuntu, Fedora, openSUSE 같은 주요 배포판은 Shim이라는 중간 부트로더로 이 문제를 우회한다. Shim은 Microsoft 서명을 받은 부트로더인데, 이 Shim이 배포판 자체 서명(MOK, Machine Owner Key)을 검증하고 그 아래에서 커널을 올리는 구조다. 레이어가 하나 더 끼어 있다.

    문제가 터지는 상황은 주로 이렇다:

    • Nvidia나 VirtualBox 같은 서드파티 커널 모듈 설치 시 MOK 등록을 빠뜨렸을 때
    • 직접 컴파일한 커스텀 커널을 쓸 때
    • Arch Linux처럼 시큐어 부트 설정을 직접 잡아야 하는 배포판에서 뭔가 건드렸을 때
    • Shim이나 GRUB 서명이 만료됐을 때

    MOK 등록은 mokutil --import로 처리하고, 재부팅 후 MOK 관리 화면에서 최종 확인해야 한다. 이 단계를 빠뜨리면 시큐어 부트 활성화 상태에서 해당 모듈이 아예 로드되지 않는다. Nvidia 드라이버 설치하고 화면이 검게 나오는 경우의 절반은 여기서 막힌다.

    UEFI에서 직접 처리하는 조치 3가지

    인증서 문제가 생겼을 때 UEFI 펌웨어 수준에서 할 수 있는 작업이다.

    1. UEFI 펌웨어 업데이트
    마더보드 제조사 공식 사이트에서 최신 UEFI 펌웨어를 받아 업데이트하면 새 인증서가 함께 포함되는 경우가 많다. ASUS, MSI, Gigabyte, ASRock 등 주요 제조사는 인증서 갱신 펌웨어를 순차 배포 중이다. 제조사 유틸리티 앱(Armory Crate, MSI Center 등)에서 바로 업데이트가 된다.

    2. 시큐어 부트 키 초기화 (Reset to Setup Mode)
    UEFI 설정에서 시큐어 부트를 “Setup Mode”로 전환하면 기존 키가 전부 삭제된다. 이 상태에서 새 키를 등록하거나, “Restore Factory Keys” 옵션으로 제조사 기본값을 복원한다. 주의: Setup Mode 상태에서는 시큐어 부트 검증이 꺼진다. 작업 후 반드시 다시 활성화해야 한다.

    3. Windows Update로 DB 갱신
    Microsoft는 Windows Update를 통해 시큐어 부트 DB를 업데이트한다. Windows 설정 → Windows Update → 고급 옵션 → 선택적 업데이트에서 드라이버 및 펌웨어 업데이트 항목을 확인해 보자. 이 경로가 의외로 놓치기 쉽다.

    그냥 꺼버리면 어떻게 되나

    “귀찮으니까 끄면 되지 않나.” 기능적으로는 가능하다. 다만 감수해야 하는 것들이 있다.

    • 부트킷 감염 위험 증가: 부팅 과정 검증이 사라지므로 악성 부트로더가 설치돼도 탐지가 어렵다
    • Windows 11 보안 기능 제한: Credential Guard, Virtualization-Based Security(VBS) 등이 제대로 동작하지 않는다
    • 기업 환경에서 정책 위반: Intune 조건부 액세스에서 컴플라이언스 미충족으로 처리된다

    개인 PC에서 단기적으로 뭔가 터질 가능성은 낮다. 그러나 공격 표면이 넓어지는 건 사실이다. 비활성화보다 근본 원인, 즉 인증서 갱신이나 펌웨어 업데이트를 해결하는 게 맞다.

    결론 대신 — 할 것 4가지

    시큐어 부트 인증서 문제는 앞으로도 주기적으로 반복된다. 복잡한 게 아니다. 4가지다.

    • UEFI 펌웨어 최신 유지: 마더보드 제조사 사이트나 Armory Crate, MSI Center 같은 제조사 유틸리티에서 정기 확인
    • Windows Update 미루지 않기: 선택적 업데이트 항목까지 챙기면 DB 갱신 대부분이 자동 처리된다
    • 리눅스 배포판 최신 유지: sudo apt update && sudo apt upgrade 또는 sudo dnf upgrade로 shim과 grub을 최신 버전으로 유지
    • UEFI 설정 주기 확인: 중고 마더보드를 샀다면 이전 소유자의 키 설정이 남아 있을 수 있다

    시큐어 부트는 평소에 신경 쓸 일이 없는 기능이다. 그런데 인증서 만료처럼 예고 없이 터지는 문제는, 구조를 알고 있어야 당황하지 않는다. UEFI 설정에서 어디를 봐야 할지 알면 복구 시간이 확 줄어든다.

    출처: Wired

  • 폴리마켓 가짜 베팅 영상 1,100개—이건 단순 뒷광고가 아니다

    폴리마켓 가짜 베팅 영상 1,100개—이건 단순 뒷광고가 아니다

    WSJ가 폭로한 내용은 꽤 노골적이다. 폴리마켓이 크리에이터들에게 돈을 주고, 실제 베팅 한 번 없이 “이겼다”며 환호하는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리게 했다. WSJ가 직접 확인한 이런 연출 영상만 1,100개 이상. 계약에 응한 크리에이터들은 유료 협찬이었다고 직접 인정했다.

    WSJ가 밝혀낸 것들

    의혹 수준이 아니었다. 기자들이 영상 속 크리에이터들을 직접 접촉해서 확인을 받았다. 이들은 폴리마켓 측에서 돈을 받았지만, 영상 어디에도 “이 콘텐츠는 광고입니다”라는 문구가 없었다. 미국 FTC 규정상 유료 협찬 콘텐츠엔 반드시 광고임을 명시해야 하는데—이 기본을 안 지킨 거다.

    영상 패턴은 거의 동일했다. 폴리마켓 앱을 열고, 베팅하는 척 탭하고, 환호한다. 댓글에는 “나도 해볼까”, “진짜 돈 땄어?” 같은 반응이 달렸다. 그게 폴리마켓이 원한 그림이었다.

    폴리마켓이 뭐냐면

    블록체인 기반 예측 시장 플랫폼이다. 실제 돈—주로 USDC 스테이블코인—을 걸고 특정 사건 결과를 맞히는 구조인데, “트럼프가 2024년 대선에서 이길까?”, “연준이 이번 달 금리를 내릴까?” 같은 질문에 베팅하는 식이다.

    2024년 미국 대선 때 폴리마켓이 트럼프 당선 확률을 일찌감치 높게 유지했고, 결과가 맞아떨어지면서 주류 미디어에서도 ‘집단 지성 지표’로 인용하기 시작했다. 누적 거래액은 수십억 달러. 미국 거주자에게는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지만,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예측 시장 플랫폼이다.

    가짜 영상이 더 나쁜 이유

    일반 제품 뒷광고랑은 층위가 다르다. 예측 시장의 신뢰 근거는 딱 하나다—”실제로 돈이 걸려 있다.” 틀리면 실제 손실이 생기니까 인터넷 여론조사나 전문가 예측과 다르다는 거다. 이게 예측 시장을 단순 설문과 구분 짓는 유일한 근거인데, 가짜 베팅 영상은 이걸 두 번 훼손한다.

    실제로 이기는 사람이 많다는 착각을 심어 신규 이용자를 끌어들이고, 더 나아가 소셜미디어 알고리즘을 통해 특정 베팅 방향으로 군중을 유도할 여지도 생긴다. 솔직히 이쯤 되면 예측 시장인지 마케팅 퍼널인지 구분이 안 된다.

    • 광고 미표시로 FTC 규정 위반 가능성
    • 가짜 승리 연출로 이용자 판단 오도
    • 예측 시장 신뢰도 자체에 타격
    • 크리에이터도 법적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음

    규제 당국이 가만있을까

    WSJ 보도가 나간 시점에 폴리마켓은 공식 반박을 내놓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타이밍이 최악이라는 말이 나온다. 여러 국가에서 예측 시장 합법화·제도화를 논의하는 분위기인데, 이번 폭로가 “결국 도박 플랫폼 아닌가”라는 반감에 기름을 붓는 격이다.

    인플루언서 마케팅 자체는 합법이다. 다만 금융 상품이나 도박 서비스와 결합되면 훨씬 엄격한 기준이 적용된다. SEC가 크립토 인플루언서들을 잇따라 제재한 선례가 있는 만큼, 이번 건을 그냥 넘길 가능성은 낮다.

    국내 투자자와 크립토 커뮤니티가 봐야 하는 이유

    폴리마켓이 국내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아도, 이 사태가 던지는 교훈은 국내와 직결된다. 국내에서도 가상자산 거래소 인플루언서 마케팅과 특정 코인 홍보 영상이 넘쳐나는데—광고 여부를 표시하지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예측 시장 자체도 전 세계적으로 팽창 중이다. 국내에서도 주요 선거 전후로 예측 플랫폼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일부 스타트업이 관련 서비스 출시를 준비 중이라고 알려졌다. 폴리마켓 사태는 그 출발점에서 어떤 투명성 기준이 필요한지를 보여주는 반면교사다.

    소셜미디어에서 “이 플랫폼으로 얼마 벌었다”는 영상이 눈에 들어왔을 때, 댓글 반응만큼이나 중요한 건 그 계정이 해당 플랫폼과 어떤 관계인지다. 1,100개의 가짜 영상이 쌓이는 동안 아무도 몰랐다는 것 자체가, 이 영역에서의 미디어 리터러시가 얼마나 부족한지를 드러낸다.

    출처: The Verge

  • VPN 뭘 써야 하나 — 무료가 위험한 이유와 2026 추천 정리

    VPN 뭘 써야 하나 — 무료가 위험한 이유와 2026 추천 정리

    앱이 갑자기 막혔다. 메신저든, 스트리밍이든, 해외 사이트든 — 처음 반응은 대개 VPN 검색이다. 막상 찾아보면 종류가 너무 많고, 무료는 믿어도 되는 건지, 유료는 뭘 골라야 하는지, 심지어 한국에서 써도 법적으로 안전한지까지 헷갈린다. 한 번에 정리해본다.

    VPN이 정확히 뭔지부터

    VPN은 Virtual Private Network의 약자다. 내 인터넷 트래픽을 암호화한 뒤 다른 나라 서버를 경유해 목적지로 보내는 기술이다. 결과적으로 실제 IP 주소는 숨겨지고, 외부에는 접속 위치 자체가 다른 곳으로 보인다. 단순하지만 이게 꽤 강력하다.

    원래 기업들이 재택근무자·출장자용으로 내부망 접속에 쓰던 기술이다. 지금은 완전히 일반 소비자 시장으로 왔다. 스트리밍 지역 제한 우회, 공공 와이파이 보안, 개인정보 보호까지 쓰임새가 제법 넓어졌다.

    이럴 때 VPN이 필요하다 — 실제 4가지 상황

    • 해외에서 한국 콘텐츠 볼 때: 넷플릭스 한국 라이브러리, 카카오TV, 웨이브 같은 서비스는 해외에서 대부분 막힌다. VPN으로 한국 서버에 붙으면 그냥 된다.
    • 카페·공항 와이파이 쓸 때: 암호화가 취약한 공공 네트워크에서 패킷이 노출돼도, VPN이 켜져 있으면 내용이 암호화돼 있어 실질적인 피해를 막는다.
    • 특정 국가 콘텐츠나 서비스 접근할 때: 해당 국가에서만 열리는 앱이나 게임, 혹은 특정 국가에서 차단된 서비스가 대상이다.
    • 재택근무로 회사 내부망 접속할 때: 여전히 VPN이 표준이다. 기업 인프라에서 이건 거의 안 바뀐다.

    무료 VPN을 피해야 하는 이유

    무료 VPN 쓰지 말라는 말은 과장이 아니다. 수익 모델이 없으면 어딘가에서 돈을 버는 구조가 생긴다. 그게 바로 사용자 브라우징 데이터 수집, 제3자 판매다.

    보안 연구자들이 꾸준히 파헤쳐 온 사실이다. 일부 무료 VPN 앱은 접속 내역을 광고 네트워크에 팔거나, 기기를 봇넷에 포함시켜 수익을 냈다. 구글 플레이와 앱스토어에서 퇴출된 VPN 앱 중 상당수가 이 케이스다.

    속도 제한, 월 데이터 용량 제한(보통 500MB~2GB), 암호화 수준 저하도 문제긴 하다. 근데 솔직히 데이터 유출이 훨씬 더 심각하다. 이건 타협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나마 쓸 만한 무료 옵션은 아래에서 따로 언급한다.

    유료 VPN 고를 때 봐야 할 것들

    • 노로그(No-log) 정책 검증 여부: “로그를 안 남긴다”는 주장과, 독립 감사 기관이 실제 검증하고 리포트를 공개한 것은 차원이 다르다. 감사 리포트가 공개된 서비스인지 반드시 확인하자.
    • 서버 위치와 수: 서버가 많을수록 가까운 곳에 붙어 속도가 나온다. 특정 국가 콘텐츠가 목적이라면 해당 국가 서버 보유 여부도 체크해야 한다.
    • Kill Switch 기능: VPN 연결이 끊길 때 인터넷 자체를 차단해 실제 IP가 노출되는 걸 막는 기능이다. 보안이 목적이라면 필수다.
    • 동시 접속 기기 수: 노트북, 스마트폰, 태블릿을 같이 쓴다면 멀티디바이스 지원 여부를 봐야 한다. 기기 수 제한이 아예 없는 서비스도 있다.
    • 프로토콜: WireGuard를 지원하는 서비스가 OpenVPN 대비 속도·안정성 면에서 요즘 우위다. 앱 설정에서 바로 전환할 수 있다.

    2026 기준 VPN 추천 비교

    상위 몇 개 서비스가 시장을 거의 나눠 먹고 있다. 목적에 맞게 골라야 한다.

    • ExpressVPN: 속도 측면에서 꾸준히 최상위권이다. 서버 수, UI 편의성 모두 좋고 넷플릭스 우회 성공률도 높다. 단점은 셋 중 가격이 가장 비싸다는 것. 이건 좀 아프다.
    • NordVPN: 가성비로 따지면 지금 가장 균형 잡힌 선택지다. 서버 수 세계 최상위급이고, 악성 사이트 차단 같은 사이버보안 기능도 기본으로 들어 있다.
    • Surfshark: 기기 수 제한이 없다. 가족 단위나 기기가 4~5개인 사람에게 유리하다. 세 서비스 중 가격도 제일 저렴하다.
    • ProtonVPN: 스위스 기반이라 개인정보 보호 법제가 단단한 나라에서 운영된다. 무료 플랜 있고 데이터 용량 제한도 없다. 속도 제한은 있다. 보안이 최우선이면 여기서 갈린다.
    • Mullvad: 익명성 면에서 독보적이다. 가입 시 이메일 주소가 필요 없고 현금 결제도 된다. 일반 사용자보다는 개인정보 보호에 극도로 민감한 사람 전용이다.

    한국에서 VPN, 써도 되나?

    결론부터. 한국에서 VPN 사용 자체는 합법이다. 기업이 재택근무용으로 쓰고, 개인이 보안 목적으로 쓰는 건 아무 문제가 없다.

    단, VPN으로 불법 콘텐츠에 접근하거나 불법 도박·불법 스트리밍 사이트에 들어가는 건 VPN 사용 여부와 관계없이 해당 행위 자체가 위법이다. VPN이 면죄부가 되는 게 아니다.

    해외 나갈 때는 다르다. 중국, 러시아, 아랍에미리트, 북한 등 일부 국가는 VPN 사용 자체를 강하게 규제한다. 중국의 경우 정부 승인을 받지 않은 VPN 사용은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으니, 방문 전에 현지 규정을 꼭 확인해야 한다.

    처음 쓰는 사람을 위한 설치 순서

    NordVPN이나 ExpressVPN 기준으로 설명하면 흐름은 비슷하다.

    • 1단계 — 가입 및 결제: 공식 사이트에서 플랜 선택 후 결제한다. 연간 플랜이 월 단위보다 훨씬 저렴하다. 대부분 30일 환불 보장이 있어 부담이 덜하다.
    • 2단계 — 앱 설치: Windows, macOS, iOS, Android 모두 지원한다. 공식 사이트에서 직접 받거나 앱스토어 검색으로 설치한다.
    • 3단계 — 서버 선택: 속도가 목적이면 한국·일본·홍콩처럼 가까운 서버를 고른다. 해외 콘텐츠가 목적이면 해당 국가 서버를 선택한다.
    • 4단계 — 연결 확인: 연결 후 whatismyip.com에서 IP 주소가 바뀌었는지 보면 된다. 간단하다.
    • 속도가 느릴 때: 프로토콜을 WireGuard로 바꾸거나 다른 서버를 시도한다. 같은 국가라도 서버마다 속도 차이가 꽤 난다.

    결국 살 만한 건 이렇게 나뉜다

    속도·안정성 최우선이면 ExpressVPN, 가성비라면 NordVPN, 기기 수가 많으면 Surfshark, 보안 최우선이면 ProtonVPN이나 Mullvad. 무료로 먼저 써보고 싶다면 ProtonVPN 무료 플랜이 현재 시장에서 가장 신뢰할 만하다.

    공짜인데 로그를 안 남기고 데이터를 팔지 않는다는 서비스가 있다면 — 그 비용이 어딘가에서 나온다는 건 변하지 않는다. TechCrunch가 전한 바에 따르면, 인도에서 텔레그램 차단 이후 VPN 수요가 급증하면서 검증되지 않은 VPN 앱 설치도 덩달아 늘었다고 한다. 수요가 몰릴 때가 가짜 앱이 퍼지기 가장 좋은 타이밍이다. 이럴 때일수록 검증된 서비스를 고르는 게 맞다.

    출처: TechCrunch

  • iOS 써드파티 앱스토어 완전 정리: 사이드로딩 원리부터 보안 위험까지

    iOS 써드파티 앱스토어 완전 정리: 사이드로딩 원리부터 보안 위험까지

    애플이 App Store 빗장을 풀기 시작했다. EU 디지털시장법(DMA) 발효 이후 써드파티 앱스토어 허용이 현실이 됐고, 비슷한 논의가 브라질·일본 등 여러 나라로 번지고 있다. iOS는 10년 넘게 자사 App Store 하나만 공식 채널로 유지해왔다. 그 구조가 지금 흔들리고 있다.

    써드파티 앱스토어가 뭔지, 사이드로딩이 실제로 어떻게 돌아가는지, 쓸 때 뭐가 좋고 뭐가 위험한지 — 핵심만 짚는다.

    써드파티 앱스토어, 한 줄 정의

    운영체제 제조사가 아닌 외부 업체가 운영하는 앱 배포 플랫폼이 써드파티 앱스토어다. 안드로이드에선 이미 익숙한 풍경이다. 삼성 갤럭시 스토어, 아마존 앱스토어, 각종 APK 배포 사이트가 구글 플레이와 나란히 존재한다. iOS는 달랐다. 2008년 App Store 출시 이후 단 하나의 공식 배포 채널만 허용됐다.

    써드파티 앱스토어가 열리면 애플 심사를 통과하지 못한 앱도 설치하는 게 가능해진다. 여기에 붙는 개념이 사이드로딩(sideloading) — 공식 스토어를 건너뛰고 앱 설치 파일을 직접 받아 올리는 방식이다.

    App Store와 뭐가 다른가

    애플 App Store에는 세 가지 특징이 있다.

    • 심사(Review) 과정: 앱을 등록하려면 애플 가이드라인 검토를 통과해야 한다. 평균 24~48시간, 복잡한 앱은 수 주가 걸린다.
    • 수수료 구조: 앱 내 결제의 15~30%를 애플이 가져간다. 이 구조가 각국 규제 당국의 핵심 타깃이 됐다.
    • 독점 배포: 개발자가 아무리 원해도 App Store를 우회해 iOS 앱을 배포할 방법이 없다.

    써드파티 앱스토어는 이 세 제약을 모두 다르게 설정할 수 있다. 심사를 생략하거나 느슨하게 적용하고, 수수료를 낮추거나 없애고, 애플이 거부한 앱도 유통하는 게 된다. 당연히 플랫폼 성격이 운영사마다 완전히 달라진다.

    사이드로딩, 실제로 어떻게 돌아가나

    iOS의 사이드로딩 구조는 안드로이드와 근본적으로 다르다.

    안드로이드는 설정에서 “알 수 없는 출처 허용”만 켜면 APK 파일을 바로 설치할 수 있다. iOS에는 이 옵션 자체가 없다. 써드파티 앱스토어를 허용하려면 애플이 운영체제 수준에서 외부 앱 설치를 허용하는 API를 직접 열어야 한다. 애플이 자진해서 열 리 만무하다. 규제가 강제한 것이다.

    EU에서 실제로 구현된 방식을 보면 절차가 꽤 까다롭다는 걸 알 수 있다.

    • 써드파티 마켓플레이스 운영자는 애플에 신청해 마켓플레이스 키트(Marketplace Kit)를 받아야 한다
    • 운영자는 최소 100만 유로의 신용장을 제출해야 한다
    • 앱을 설치할 때 iOS는 여전히 공증(notarization) — 최소한의 악성코드 검사 — 을 요구한다
    • 사용자는 외부 스토어를 설치할 때 여러 단계의 경고 화면을 통과해야 한다

    “완전 개방”이라기보다 조건부 허용이다. 애플은 규제 요건은 충족하면서 최소한의 통제권은 유지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건 솔직히 꽤 영리한 전략이긴 하다.

    써드파티 스토어에서 뭐가 달라지나

    앱 생태계에서 기대할 수 있는 변화는 크게 세 가지다.

    1. App Store에서 쫓겨났던 앱들의 귀환
    게임 에뮬레이터, 일부 VoIP 앱, 자체 결제 방식을 쓰는 앱들은 오랫동안 App Store 심사에서 탈락하거나 삭제됐다. 써드파티 스토어에서는 이 앱들을 배포할 공간이 생긴다. 닌텐도 게임을 에뮬레이터로 돌리고 싶었던 파워 유저라면 이미 귀가 솔깃할 얘기다.

    2. 앱 가격 인하 가능성
    수수료 30%가 사라지면 개발자들이 앱 가격이나 인앱 결제 비용을 낮출 유인이 생긴다. 물론 시장 경쟁이 실제로 불붙었을 때 얘기다. 지금 당장 모든 앱이 싸진다는 보장은 없다.

    3. 기업 내부 앱 배포 간소화
    현재도 기업은 MDM(모바일 기기 관리) 솔루션으로 내부 앱을 배포하지만 절차가 복잡하다. 써드파티 스토어가 자리를 잡으면 이 과정이 훨씬 단순해지는 시나리오도 열린다.

    보안 위험, 진짜 얼마나 심각한가

    애플이 써드파티 앱스토어를 막아온 공식 이유가 보안이었다. 위험이 전혀 없다고 말하면 거짓말이다.

    안드로이드 생태계 데이터가 참고가 된다. 악성 앱의 상당수가 공식 구글 플레이가 아닌 외부 소스에서 유포된다. 카스퍼스키 등 보안 업체 분석에 따르면 사이드로딩을 통한 감염 비율이 구글 플레이 경로보다 유의미하게 높다. iOS라고 예외가 될 근거는 없다.

    다만 위험의 크기는 어떤 써드파티 스토어를 쓰느냐에서 갈린다.

    • AltStore나 Setapp Mobile처럼 운영 주체가 명확하고 자체 심사 기준이 있는 스토어는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 출처 불명의 스토어에서 크랙 앱이나 무료 게임을 받는 건 안드로이드의 APK 사이트를 쓰는 것과 똑같다

    플랫폼 개방 자체가 문제가 아니다. 사용자가 어디서 받느냐가 보안을 결정짓는 구조가 된다. 이게 오히려 더 무섭다. 애플이 일괄 차단하던 시대가 끝나면, 그 판단을 사용자가 직접 해야 하니까.

    애플이 반대하는 진짜 속내

    보안은 공식 명분이고, 수익 구조 보호가 본질에 가깝다.

    App Store는 애플 서비스 매출의 핵심 수익원이다. 서비스 부문 매출이 연간 1000억 달러를 향해 달리고 있고, 앱스토어 수수료가 그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써드파티 앱스토어가 확산되면 개발자들이 애플 결제를 우회하면서 이 수익이 직접 줄어드는 구조다.

    EU DMA 발효 이후 애플이 도입한 대안적 수수료 체계를 보면 이 속내가 더 선명해진다. “Core Technology Fee”라는 이름으로 사실상 새로운 우회 수수료를 만들어낸 것이다. 개발자 커뮤니티에서 반발이 거셌고, Engadget이 전한 바에 따르면 다수 매체가 이 구조를 “규제는 따르되 수익은 지킨다”는 전략으로 분석했다.

    일반 사용자한테는 의미 있는 변화인가

    당장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솔직히.

    써드파티 앱스토어가 열린 EU에서도 실제 이용률은 낮다. AltStore, Setapp Mobile 등이 출시됐지만 App Store를 대체할 규모는 아직 아니다. 개발자들도 복수 스토어를 관리하는 부담보다 App Store 하나에 집중하는 쪽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생태계가 하루아침에 바뀌진 않는다.

    장기적으로는 구조가 다르게 흘러간다. 경쟁 압력이 생기면 앱 가격이 내려가거나 개발자 정책이 완화될 여지도 생긴다. 규제가 확산되는 방향은 분명하다. 더 많은 나라가 같은 요구를 할수록 애플의 협상력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

    게임 에뮬레이터나 특수 도구가 필요한 파워 유저한테는 이미 체감되는 변화다. 나머지 사용자한테는 수년 안에 서서히 와닿을 일이다. 지금 당장 써드파티 스토어를 찾아 헤맬 필요는 없지만, iOS 생태계가 어떻게 재편되는지 흐름 정도는 알아두면 손해는 아니다.

    출처: Engadget

  • 블루투스 이어폰 도청, 실제로 가능하다 — 취약점 원리와 예방법 5가지

    블루투스 이어폰 도청, 실제로 가능하다 — 취약점 원리와 예방법 5가지

    칩셋 하나가 터지면 수십 개 브랜드가 동시에 뚫린다. 헤드폰 제조사 한 곳 문제가 아니다. 같은 무선 통신 칩을 나눠 쓰는 브랜드들이 줄줄이 같은 구멍에 빠지는 구조. 이게 블루투스 보안의 가장 불편한 현실이다.

    실제로 반복되고 있다. 특정 무선 이어폰 모델에서 발견된 취약점이 경쟁사 기기에서 그대로 재현된다는 연구 결과가 꾸준히 나온다. Ars Technica가 이 주제를 계속 다루는 것도 그래서다. 블루투스 도청 공격이 영화 속 설정만은 아닌 셈이다.

    블루투스 도청 공격, 어떻게 작동하나

    블루투스는 기기 간 페어링 과정에서 암호화 키를 교환한다. 이 교환 절차에 허점이 생기면 공격자가 끼어들 틈이 열린다. 주요 공격 방식은 세 가지.

    • BIAS (Bluetooth Impersonation Attack): 이미 페어링된 기기를 사칭해 연결을 가로채는 방식. 인증 절차를 건너뛰게 만들어 중간자 역할을 한다.
    • BLESA (Bluetooth Low Energy Spoofing Attack): BLE 기기가 재연결할 때 인증을 우회하는 기법. 무선 이어폰 대부분이 BLE를 쓰니 직접적인 위협이 된다.
    • 펌웨어 익스플로잇 도청: 기기 내부 펌웨어 결함을 이용해 오디오 스트림을 직접 가로채는 방식. 셋 중 가장 정교하고 위험하다.

    공격 범위는 블루투스 신호가 닿는 거리, 약 10~100m 이내다. 카페, 지하철, 사무실처럼 사람이 몰리는 공간에서 이론적으로 실행된다.

    어떤 기기가 위험한가

    무선 이어폰 시장에 블루투스 칩셋을 공급하는 회사는 생각보다 적다. 퀄컴(Qualcomm), 미디어텍(MediaTek), 브로드컴(Broadcom) — 이 세 곳이 시장 대부분을 가져간다. 칩 하나에서 취약점이 나오면 그 칩을 쓰는 여러 브랜드 기기가 한꺼번에 영향권에 들어온다.

    보안 연구자들이 특정 모델을 분석할 때 같은 칩셋 계열 기기들을 함께 들여다보는 이유다. 취약점 하나가 업계 전체 문제가 된다.

    위험도가 높은 조건은 이렇다:

    • 펌웨어 업데이트를 오래 못 받은 구형 기기
    • 단종된 모델 (제조사가 패치를 더 이상 내놓지 않음)
    • BLE 방식 스마트워치, 피트니스 트래커, 무선 이어폰
    • 전용 앱 없이 독립 동작하는 저가형 블루투스 기기

    펌웨어 업데이트가 핵심인 이유

    하드웨어 결함과 달리 블루투스 보안 취약점은 대부분 펌웨어 패치로 잡힌다. 칩을 교체하지 않아도 소프트웨어 레벨에서 인증 로직을 고치거나 취약 코드를 수정하는 게 가능해서다.

    문제는 두 곳에서 생긴다.

    첫 번째는 패치 배포 속도다. 보안 연구자가 취약점을 발견해 제조사에 신고한 뒤, 실제 기기에 업데이트가 닿기까지 수개월이 걸리는 경우가 많다. 취약점이 공개된 뒤에도 패치를 받지 못한 기기들이 그대로 유통된다.

    두 번째는 업데이트 인지율이다. 스마트폰 OS 업데이트는 알림이 뜨지만, 무선 이어폰 펌웨어는 제조사 앱을 직접 열어봐야 확인된다. 앱을 평소에 쓰지 않으면 몇 년째 밀린 업데이트를 모르고 지나친다. 솔직히 이 부분이 더 현실적인 문제다.

    사용자가 직접 할 수 있는 보안 설정 5가지

    취약점 패치는 제조사 몫이다. 하지만 공격 표면을 줄이는 건 사용자가 직접 챙길 수 있다.

    • 블루투스, 쓸 때만 켜기: 안 쓸 때 꺼두는 것만으로 공격 시도 자체가 차단된다. 스마트폰 설정에서 블루투스 자동 켜짐 옵션도 비활성화하는 게 낫다.
    • 오래된 페어링 기기 목록 정리: 한 번 연결하고 다시 쓰지 않은 기기는 목록에서 지운다. 공격자가 기존 페어링 정보를 악용하는 방식을 막는 데 효과적이다.
    • 제조사 앱 알림 허용: 삼성 Galaxy Wearable, 소니 Headphones Connect, Beats 앱 등 공식 앱을 깔고 알림을 켜두면 펌웨어 업데이트 소식을 빠르게 받는다.
    • 민감한 통화 시 유선 이어폰 사용: 카페나 지하철처럼 사람이 많은 공간에서 기밀 업무나 금융 정보를 논의할 때는 유선이 현실적인 대안이다.
    • 구형 기기 지원 종료 여부 확인: 출시 5년 이상 된 기기는 제조사 지원이 끊겼을 가능성이 높다. 공식 사이트에서 해당 모델 지원 종료 여부를 확인하고, 패치가 더 안 나온다면 교체가 합리적인 선택이다.

    제조사마다 대응 속도가 다른 이유

    취약점 대응 속도, 제조사마다 차이가 크다. 대형 제조사는 버그 바운티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어서 보안 연구자 신고가 들어오면 비교적 빠르게 움직인다.

    저가 OEM 브랜드들은 얘기가 다르다. 칩셋 제조사의 패치가 나와도 자사 기기에 적용하는 작업을 건너뛰는 경우가 있다. 칩셋 패치는 공개됐는데 정작 실제 기기는 영원히 취약한 채로 남는다. 좀 역설적인 상황이다.

    보안 연구자들이 수개월이 지나도록 패치가 배포되지 않은 사례를 외부에 공개하는 것도 제조사에 압박을 가하기 위한 수단이다. 그래서 취약점의 존재보다, 패치가 실제 기기에 닿는지 여부가 보안 측면의 더 중요한 질문이 된다.

    그래서 얼마나 걱정해야 하나

    솔직히 말하면, 일반 소비자를 노린 블루투스 도청 공격이 대규모로 터진 사례는 아직 없다. 공격 자체가 기술적으로 복잡하고, 피해자와 물리적으로 가까운 거리에 있어야 하며, 실행 시간도 만만치 않다.

    다만 기업 임원, 변호사, 의사, 정치인처럼 민감한 정보를 다루는 직군은 얘기가 달라진다. 블루투스 취약점을 이용한 표적 공격은 보안 연구 환경에서 이미 재현된 바 있고, 실제 스파이 활동에서 유사 기법이 쓰인 사례도 문서로 남아 있다.

    결국 이 질문 하나로 귀결된다. “내 대화가 누군가에게 얼마나 가치 있는가?” 그 가치가 클수록 보안 습관도 그에 맞게 따라붙어야 한다. 일반 사용자라면 펌웨어 업데이트를 꼼꼼히 챙기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민감한 정보를 다루는 직군이라면 유선 이어폰 전환이나 블루투스 비활성화가 더 현실적인 선택이다.

    출처: Ars Technica

  • 안드로이드 앱 검증 완전 정리: 구글이 실제로 하는 일과 사이드로드 APK 안전 체크법

    안드로이드 앱 검증 완전 정리: 구글이 실제로 하는 일과 사이드로드 APK 안전 체크법

    손전등 앱이 연락처 접근을 요청해온 적 있다. 거절하고 넘겼는데 찜찜했다. 구글 플레이에서 정식으로 내려받은 앱이었는데도. 알고 보면 이 찜찜한 느낌이 맞다. 앱 출처가 어디든 무조건 신뢰하면 안 된다. 안드로이드 앱 검증 시스템은 그 의심 하나하나를 기술적으로 걸러주는 장치다.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면 내 폰이 어느 수준까지 보호받고 있는지 직접 판단할 수 있다.

    앱 검증이 뭔가

    구글 플레이 프로텍트(Google Play Protect). 설정 어딘가에서 본 적 있을 텐데, 그게 앱 검증의 핵심 엔진이다. 설치할 때 한 번 훑고 끝나는 게 아니다. 설치 이후에도 주기적으로 재검사한다. 이 점이 다른 플랫폼과의 결정적인 차이다.

    구글이 확인하는 항목은 크게 세 가지다:

    • 앱 서명(Digital Signature): 개발자가 배포한 원본 파일인지, 중간에 누군가 변조하지 않았는지 확인
    • 행동 분석: 설치 후 앱이 과도한 권한을 요청하거나 수상한 외부 서버와 통신하는지 지속 모니터링
    • 악성코드 데이터베이스 대조: 이미 알려진 악성 앱 목록과 해시값을 비교해 걸러냄

    구글 플레이 프로텍트, 실제로 뭘 잡아내나

    앱을 내려받는 순간 검증이 시작된다. 구글 서버가 해당 앱의 해시값(고유 식별 코드)을 기존 데이터베이스와 대조한다. 등록된 악성 앱 기록이 있으면 설치를 막거나 경고를 띄운다. 여기까지는 직관적이다.

    진짜 까다로운 경우는 신종 악성 앱이다. 구글 데이터베이스에 아직 등록되지 않은 것들. 이때 행동 기반 탐지가 역할을 맡는다. 설치 이후에도 앱이 연락처를 몰래 수집하거나, 위치 정보를 외부 서버로 계속 쏘거나, 다른 앱 데이터에 접근을 시도하면 이상 징후로 판단한다. 해시값 대조는 기존에 알려진 위협만 잡지만, 행동 분석은 처음 보는 위협까지 걸러낼 여지가 있다. 이게 플레이 프로텍트의 실질적인 강점이다.

    사이드로드 앱, 왜 문제가 되나

    사이드로드(Sideload)는 공식 앱 스토어를 거치지 않고 APK 파일을 직접 설치하는 방식이다. 구글 플레이에서 삭제된 앱, 특정 지역에서만 출시된 앱, 개발자 베타 버전이 필요할 때 쓴다. 이 방식 자체가 불법은 아니다.

    문제는 가짜 은행 앱, 게임으로 위장한 악성코드 대부분이 이 경로로 유포된다는 점이다. 공식 스토어의 검수를 통째로 건너뛰기 때문에, 파일 자체를 검증할 주체가 없다. 안드로이드는 사이드로드를 막지는 않는다. 대신 “알 수 없는 출처” 허용을 수동으로 켜야만 외부 APK를 설치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귀찮게 만든 데는 이유가 있다. 설치 시점에 플레이 프로텍트가 한 번 더 스캔하는 이중 장치도 있다. 그래도 공식 검수 과정을 우회한다는 사실 자체가 리스크다.

    서드파티 앱 스토어, 어디까지 믿을 수 있나

    안드로이드는 iOS와 달리 서드파티 앱 스토어를 허용한다. 그런데 다 같은 수준이 아니다. 신뢰도 차이가 꽤 크다:

    • 삼성 갤럭시 스토어: 삼성 기기 전용. 구글 플레이와 별도로 자체 검수를 거친다
    • 아마존 앱스토어: 파이어 기기 외에도 일반 안드로이드에서 설치 가능. 자체 검수 프로세스가 있다
    • F-Droid: 오픈소스 앱만 모아둔 커뮤니티 스토어. 광고 없고 추적 코드 없는 앱들로 구성됐다. 소스코드 자체가 공개되니 투명성은 제일 높다고 봐도 된다
    • APKPure / Aptoide: 비공식 스토어. 검수 기준이 구글 대비 훨씬 느슨하다. 여기서 받은 파일은 일단 의심부터가 맞다

    서드파티 스토어에서 가장 경계할 부분은 앱 서명 검증 기준이 구글만큼 엄격하지 않다는 점이다. F-Droid는 그나마 구조적으로 투명하지만, APKPure처럼 불특정 제3자가 올린 파일을 재배포하는 구조는 다르다. 이건 솔직히 믿고 쓰기에는 찜찜한 구조다.

    9월부터 뭐가 달라지나

    구글이 앱 검증 시스템을 서드파티 앱 스토어까지 확장한다. Ars Technica가 전한 바에 따르면 9월부터 본격 적용될 예정이다. 삼성 갤럭시 스토어, 아마존 앱스토어 같은 인증된 스토어에서 내려받은 앱도 구글의 검증 인프라를 통과해야 설치가 완료된다는 뜻이다.

    실사용자 입장에서 달라지는 건 두 가지다:

    • 설치 속도: 검증 과정이 추가되면서 설치 시간이 소폭 늘어날 수 있다
    • 보안 커버리지 확대: 지금까지 구글 플레이 외 경로로 설치한 앱은 보호 범위가 약했는데, 동일한 보안 기준이 적용된다

    우려도 있다. 구글이 어떤 스토어를 “인증”하느냐에 따라 앱 생태계 판도가 바뀐다. 인증받지 못한 소형 서드파티 스토어는 사실상 사용이 어려워질 수 있어서다. 안드로이드의 개방성이 좁아지는 셈인데, 보안 강화와 개방성 축소를 같은 조치로 묶은 구성이라 입장마다 평가가 갈린다.

    내 폰 보안 상태, 지금 바로 확인하는 법

    구글 플레이 프로텍트 상태는 설정에서 직접 볼 수 있다.

    확인 경로: 구글 플레이 앱 → 프로필 아이콘 → Play 프로텍트

    최근 스캔 결과, 발견된 위협 앱, 활성화 여부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이 기능이 꺼져 있다면 즉시 켜야 한다. 추가로 점검할 항목:

    • “알 수 없는 출처” 허용 앱 목록 확인 (설정 → 앱 → 특별한 앱 권한)
    • 최근 설치 앱 중 출처가 불분명한 것이 있는지 확인
    • 과도한 권한을 요구하는 앱이 있다면 권한 회수 또는 삭제

    결국 어떤 설치 습관이 안전한가

    앱 검증 시스템이 아무리 정교해도, 사용자 행동이 보안의 첫 번째 방어선이다. 기술에만 기대면 반드시 빈틈이 생긴다. 현실적으로 지킬 수 있는 원칙 세 가지:

    • 공식 스토어 우선: 구글 플레이, 삼성 갤럭시 스토어처럼 검수 프로세스가 있는 곳에서만 설치
    • APK 직접 다운로드 최소화: 개발사 공식 사이트에서 직접 제공하는 경우가 아니면 APK 파일 링크는 일단 의심
    • 권한 요청은 꼼꼼히: 손전등 앱이 연락처 접근을 요청하면 설치 안 하는 게 맞다. 타협 없이

    OS 업데이트도 보안과 직결된다. 구글 보안 패치는 이미 발견된 취약점을 차단하는 데 핵심적이다. 업데이트 알림을 습관적으로 미루고 있다면 돌아볼 만하다. 검증 시스템이 강화될수록, 마지막 방어선은 결국 사람이다.

    출처: Ars Technica

  • 전쟁에 AI를 쓰면 어떻게 되나 — 군사 AI의 실체와 킬러 로봇 논쟁

    전쟁에 AI를 쓰면 어떻게 되나 — 군사 AI의 실체와 킬러 로봇 논쟁

    미군은 현재 AI로 드론 표적을 식별하고, 물류 경로를 최적화하고, 사이버 공격을 탐지한다. 영화 이야기가 아니다. 지금 실제로 돌아가고 있는 시스템들이다. 문제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AI가 ‘조언자’ 수준까지 격상되면 어떻게 되냐는 거다. 책임은 누가 지나, 국제법은 어디에 적용되나 — 전쟁의 규칙 자체를 다시 써야 하는 상황이 됐다.

    군사 AI, 지금 어디까지 들어와 있나

    군사 분야 AI 활용은 크게 네 층위로 나뉜다.

    • 정보·감시·정찰(ISR): 위성 이미지, 드론 영상 같은 방대한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해 적의 움직임을 파악한다. 인간 분석가가 수백 시간을 쏟아야 할 작업을 몇 분 만에 처리한다.
    • 사이버전: 네트워크 이상 징후를 탐지하고, 공격 패턴을 학습해 방어 체계를 자동 조정한다.
    • 물류·유지보수: 장비 고장 시점을 예측하고 보급로를 최적화해 전투 지속력을 높인다.
    • 의사결정 지원: 수천 가지 시나리오를 시뮬레이션하고 지휘관에게 최적 선택지를 제시한다. 이 부분이 가장 논쟁적이다. 사실 이게 핵심이기도 하고.

    미국 국방부가 추진 중인 합동전영역지휘통제(JADC2) 프로젝트는 이 네 층위를 하나로 통합하는 걸 목표로 한다. 육해공 드론, 위성, 병사 착용 센서까지 연결해 AI가 전장 전체를 한눈에 조망하는 구조다. 완성되면 지휘관 한 명이 파악하는 전황의 범위가 지금과는 차원이 달라진다.

    AI가 전쟁 결정에 개입하는 세 단계

    결정적 차이는 AI가 ‘언제’ 개입하느냐다. 현재 군사 AI는 세 단계로 분류된다.

    • 인간 주도(Human-in-the-loop): AI가 분석하고 추천하지만 최종 결정은 사람이 내린다. 현재 대부분의 시스템이 여기에 해당한다.
    • 인간 감독(Human-on-the-loop): AI가 자동으로 행동하되, 인간이 개입해 중단시킬 수 있다. 일부 방공 시스템이 이 방식을 쓴다.
    • 완전 자율(Human-out-of-the-loop): AI가 독립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한다. 국제 사회에서 ‘킬러 로봇’이라 부르며 규제를 논의 중인 단계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 보도를 보면, 최근 군사 AI는 단순 분석 도구를 넘어 ‘조언자’ 수준으로 격상되고 있다. 지휘관이 “이 작전의 최적 실행 방안은?”을 AI에게 묻고, AI가 구체적인 전술까지 제안하는 형태다. 인간 참모가 하던 역할을 AI가 밀어내기 시작한 것이다. 솔직히 이 지점에서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이 많을 거다.

    미국, 중국, 이스라엘, 그리고 한국

    군사 AI 경쟁은 사실상 미국과 중국의 대결 구도로 압축된다.

    미국은 팔란티어(Palantir)의 Maven Smart System을 실전 배치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실전 테스트를 거쳤고, 표적 식별 속도가 인간 분석가 대비 수십 배 빠르다는 평가다. 앤드루릭(Anduril)은 자율 드론 시스템을 개발 중이고, 오픈AI도 국방부와의 협력을 공식화했다.

    중국은 ‘지능화 전쟁(智能化战争)’을 공식 군사 독트린으로 채택했다. 인민해방군은 AI 기반 무인 전투체계 개발에 집중 투자하면서 민간 AI 기업과의 군민 융합을 제도화한 상태다.

    이스라엘은 가장 실전 경험이 많은 군사 AI 운용국 중 하나다. 가자 분쟁에서 AI 표적 선정 시스템 ‘라벤더(Lavender)’와 ‘복음(Gospel)’이 사용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윤리 논란에 불을 붙였다. 단순한 기술 논쟁이 아니라 ‘누구를 죽일지 AI가 결정했다’는 문제라 파장이 컸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국방과학연구소(ADD)는 AI 기반 드론 군집 운용과 자율 감시 시스템 개발을 진행 중이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과 맞물려 자율 방어 체계 투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

    국제법은 이걸 어떻게 처리하나

    가장 뜨거운 논쟁은 ‘킬러 로봇’을 금지할 국제 조약이 필요하냐는 문제다.

    현재 국제인도법(IHL)은 두 가지 원칙을 요구한다. 군사 목표물과 민간인을 구별해야 한다는 ‘구별 원칙’, 과도한 피해를 금지하는 ‘비례성 원칙’이다. 문제는 AI가 이 원칙을 실시간으로 적용하는 과정에서 오류를 낼 때 책임이 어디로 가느냐다.

    • 개발사? 알고리즘 설계 결함이라면 가능은 하다. 하지만 전시에 민사 소송을 제기하는 건 현실적으로 무리다.
    • 지휘관? AI의 결정을 사전에 승인했다면 책임이 있다. 수천 건의 자율 판단을 일일이 예측하기가 불가능한 게 문제지만.
    • 국가? 지금으로선 가장 현실적인 책임 주체다. 실질적 억지력이 없다는 게 문제고.

    유엔 특정재래식무기금지협약(CCW) 회의에서 자율무기 규제 논의가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미국, 러시아, 중국 모두 법적 구속력 있는 조약에 반대한다. 군비 경쟁을 스스로 제한할 이유가 없으니까. 이쪽은 기술보다 정치가 더 큰 벽이다.

    군사 AI가 안고 있는 구조적 위험 3가지

    1. 속도의 역설: AI는 인간보다 빠르게 결정한다. 하지만 분쟁 상황에서 너무 빠른 결정은 위기를 확대한다. AI가 오판해 공격 명령을 내리면, 인간이 개입할 시간 자체가 사라진다. 1983년 소련 핵 경보 오작동 사건에서 장교 페트로프가 직감으로 발사 명령을 거부했다. AI에게는 그 직감이 없다.

    2. 데이터 편향: AI는 학습 데이터의 편향을 그대로 흡수한다. 과거 분쟁 데이터로 훈련된 AI가 특정 인종, 복장, 지역을 위험 신호로 학습했다면? 편향된 표적 선정이 자동화된다. 최악의 시나리오다.

    3. 해킹과 기만: 군사 AI 시스템은 적의 사이버 공격과 ‘적대적 예시(adversarial example)’ 공격에 취약하다. 정지 표지판에 스티커 하나를 붙여 자율주행 AI를 속이는 것처럼, 군사 드론의 표적 인식 AI도 같은 방식으로 교란될 수 있다. 아직 뚜렷한 해법이 없다.

    자주 나오는 질문들

    Q. AI가 핵 발사 결정을 내릴 수도 있나?
    공식적으로 핵무기 지휘통제 체계에 AI를 연결하는 국가는 없다. 그런데 핵 조기경보 시스템의 데이터 분석에 AI가 개입하는 건 별개 문제다. 잘못된 경보를 AI가 ‘위협’으로 판단해 의사결정 흐름을 가속화할 위험은 실제로 존재한다.

    Q. 민간 AI 기업은 군사 계약을 거부할 수 있나?
    구글은 2018년 ‘프로젝트 메이븐’ 참여를 직원 반발로 철회했다. 하지만 오픈AI, 팔란티어 등 많은 기업이 국방 계약을 적극 수주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사내 윤리 정책보다 시장 압력이 더 강하게 작동하는 현실이다.

    Q. 한국군은 어떤 AI를 쓰나?
    공개된 내용 기준으로는 드론 군집 제어, 영상 기반 감시 시스템, AI 기반 사이버 위협 탐지 분야에서 연구개발이 진행 중이다. 북한의 비대칭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자율 방어 체계 투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

    결국 기술보다 규칙이 문제다

    군사 AI 기술은 이미 인간의 규범 논의 속도를 앞질렀다. 무기를 만드는 데는 18개월이면 되지만, 국제 조약을 체결하는 데는 수십 년이 걸린다.

    핵심은 두 가지다. AI가 ‘최종 결정권’을 가져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법제화하는 것. 군사 AI 오작동에 대한 명확한 책임 구조를 만드는 것. 이 두 가지 없이 기술만 발전하면, 전쟁의 문턱은 낮아지고 통제력은 약해지는 방향으로만 간다.

    이 분야에서 지금 가장 필요한 건 더 강력한 AI가 아니다. AI를 어떻게 쓸지 결정하는 인간의 의지, 그리고 그 의지를 제도로 만드는 속도다. 기술 발전 속도를 따라잡을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출처: MIT Tech Review AI

  • 소프트웨어 지원 끊긴 스마트 가전, 그 뒤에 벌어지는 일들

    소프트웨어 지원 끊긴 스마트 가전, 그 뒤에 벌어지는 일들

    냉장고가 해킹당한다. 처음 이 말을 들었을 때 나도 솔직히 코웃음쳤다. 근데 따지고 보면 전혀 황당한 얘기가 아니다. 인터넷에 연결된 가전이 보안 패치를 받지 못하면, 그 기기는 사실상 열린 창문이 된다. 스마트 TV, 연결형 냉장고, Wi-Fi 도어락, 스마트 세탁기. 집 안 IoT 기기 수를 세어보면 생각보다 꽤 많다. 그런데 제조사 지원이 끊긴 뒤 뭐가 달라지는지 아는 사람은 드물다.

    스마트폰은 그나마 낫다. 삼성 갤럭시 주력 기종은 4~7년, 아이폰은 5~6년치 업데이트를 공식으로 약속한다. 냉장고는? TV는? 제조사가 가전 소프트웨어 지원 기간을 공식 명시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10년 쓸 냉장고를 사면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까지 기대하기엔 현실이 너무 다르다.

    업데이트 중단, 정확히 무슨 의미인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는 크게 두 갈래다. 기능 업데이트는 새 기능 추가나 앱 UI 개선. 보안 패치는 발견된 취약점을 틀어막는 수정본. 지원 종료는 이 둘 다 멈춘다는 뜻이다.

    스마트 가전은 안드로이드 기반이거나 자체 RTOS(실시간 운영 체제)를 쓴다. 제조사가 손을 놓으면 기기는 마지막 펌웨어 버전에 영구 고정된다. 그 이후 발견된 취약점은 그냥 방치된다. 고쳐줄 사람이 없으니까.

    실제로 어떤 문제가 생기나

    당장은 티가 안 난다. 냉장고는 여전히 차갑고, TV는 잘 켜진다. 문제는 시간이 지나면서 슬금슬금 드러난다.

    • 보안 취약점 노출: 지원 끊긴 기기는 해커 입장에서 만만한 타깃이다. 패치 없는 취약점을 통해 기기를 봇넷에 끌어들이거나, 같은 네트워크의 스마트폰·노트북·공유기를 공격하는 발판으로 쓴다.
    • 앱·서비스 연동 끊김: 삼성 SmartThings, LG ThinQ 같은 스마트홈 플랫폼은 계속 업데이트된다. 가전 펌웨어가 너무 낡으면 플랫폼과 통신 프로토콜이 어긋나 앱 연동이 끊겨버린다.
    • 음성 어시스턴트 지원 중단: 구글 어시스턴트나 알렉사 연동 기능이 어느 날 갑자기 먹통이 되는 경우도 있다. 어시스턴트 API가 바뀌는데 가전 펌웨어가 따라가질 못해서다.
    • OTT 앱 퇴출: 스마트 TV에서 넷플릭스, 유튜브가 사라지는 현상이 대표적이다. TV 제조사가 아니라 넷플릭스·유튜브 쪽에서 구형 TV 앱 지원을 끊으면서 벌어진다.

    제조사가 지원을 끊는 이유

    이유는 단순하다. 돈이 안 된다. 개발자 인력, 테스트 인프라, 취약점 탐색 — 전부 비용이다. 팔리지 않는 구형 제품에 자원을 쏟으면 신제품 경쟁력이 깎인다.

    기기마다 칩셋과 OS 버전이 달라서 구형 기기 지원에는 별도 코드 분기를 유지해야 한다. 모델 수가 많은 대형 가전사일수록 이 부담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유럽의 사이버복원력법(CRA)처럼 IoT 기기 최소 지원 기간을 법으로 강제하려는 움직임은 있지만, 전 세계 통일 기준은 아직 없다. Engadget 보도를 보면, 미국 소비자들은 스마트 가전 구매 시 소프트웨어 지원 기간을 거의 따지지 않는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이게 문제다.

    계속 써도 되는 경우 vs 교체를 고려할 때

    지원 종료 기기를 당장 다 버릴 필요는 없다. 판단 기준은 네트워크 연결 방식과 용도에 달려 있다.

    계속 사용해도 비교적 안전한 경우:

    • 인터넷에서 분리해 냉장고 온도 조절 같은 로컬 기능만 쓸 때
    • 기기에 로그인 계정, 결제 정보 같은 민감한 데이터가 없을 때
    • 스마트 기능은 쓰지 않고 가전 본연의 기능만 활용할 때

    교체를 진지하게 고려해야 하는 경우:

    • 홈 네트워크에 연결돼 있고, 같은 네트워크에 NAS·업무용 노트북 같은 민감한 기기가 붙어 있을 때
    • 스마트 도어락, 보안 카메라처럼 물리적 보안과 직결된 기기일 때
    • 의료 데이터나 건강 정보를 처리하는 웨어러블·가전일 때

    스마트 가전 살 때 꼭 확인할 것들

    이미 산 건 어쩔 수 없다. 다음 구매부터라도 다르게 접근하면 된다.

    • 소프트웨어 지원 기간 명시 여부: 제조사가 “X년간 보안 업데이트 제공”을 공식으로 약속하는지 확인한다. 아무 언급 없으면 지원이 짧다고 봐야 한다.
    • 플랫폼 종속성 확인: 특정 앱이나 클라우드 서비스 없이도 기본 기능이 돌아가는지 체크한다. 클라우드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기기는 서비스 종료 시 그냥 벽돌이 된다.
    • Matter / 오픈 표준 지원: 스마트홈 기기라면 Matter 프로토콜 지원 여부를 확인한다. 특정 생태계에 묶이지 않는 오픈 표준 기기는 제조사 지원이 끊겨도 서드파티 플랫폼으로 전환이 훨씬 수월하다.
    • 커뮤니티 지원 가능성: 오픈소스 펌웨어 생태계나 활성 DIY 커뮤니티가 있는 제품군은 공식 지원 종료 후에도 수명이 이어지는 경우가 있다.

    지원 종료 기기,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조치

    교체가 당장 어렵다면 위험을 낮출 방법은 있다.

    1. IoT 전용 네트워크 분리: 공유기 설정에서 게스트 네트워크(Guest Network)를 만들어 스마트 가전만 연결한다. 가전이 해킹돼도 메인 네트워크의 다른 기기로 공격이 번지는 걸 막는 구조다.

    2. 불필요한 스마트 기능 비활성화: 냉장고나 TV에서 앱, 음성 인식, 카메라 기능을 안 쓴다면 설정에서 꺼둔다. 공격 표면(attack surface)을 줄이는 가장 단순한 방법이다.

    3. 기본 비밀번호 즉시 변경: 기기 관리자 비밀번호를 반드시 교체한다. 수많은 IoT 해킹 사례가 기본 비밀번호를 그대로 둔 기기에서 시작됐다. 이건 기본 중의 기본인데도 안 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4. 공유기 펌웨어 최신 유지: 가전 펌웨어를 업데이트 못 해도 공유기 보안을 최신 상태로 유지하면 네트워크 레벨에서 방어선을 만들 수 있다.

    스마트 가전을 산다는 건 물리적 내구성만 사는 게 아니다. 소프트웨어 지원 주기도 함께 사는 것이다. 5년 뒤에도 안전하게 쓰고 싶다면, 살 때부터 지원 기간을 따져보는 습관이 필요하다.

    출처: Engadget

  • 일상 속 테크 스트레스? 이 설정으로 완벽 해결 가이드

    일상 속 테크 스트레스? 이 설정으로 완벽 해결 가이드

    설정을 한 번도 안 건드린 스마트폰은 공장에서 나온 그대로다. 알림이 하루 종일 울리고, 웹페이지 열 때마다 광고 영상이 소리 지르고, 방 하나 건너면 와이파이가 끊긴다. 이 불편함들이 대부분 설정 문제라는 걸 모르는 사람이 많다. 바꾸는 데 총 30분도 안 걸린다.

    알림, 줄여야 집중이 산다

    스마트폰 알림은 하루에 수십 건씩 온다. 그 중 실제로 봐야 하는 건 몇 개나 될까. 아이폰은 ‘설정 > 알림’, 안드로이드는 ‘설정 > 알림’ 또는 ‘앱 및 알림’에서 앱별로 조절이 된다. 마케팅 알림이나 게임 앱 알림은 그냥 꺼버리는 게 낫다. 소리·진동 없이 배지만 표시하는 옵션도 꽤 효과적이다.

    • 집중 모드 / 방해금지 모드: 아이폰의 ‘집중 모드’는 업무·취침·운동 등 상황별로 허용할 앱을 따로 지정할 수 있다. 안드로이드 ‘방해금지 모드’도 비슷한 구조다. 처음 세팅이 10~15분 걸리지만, 한 번 해두면 계속 효과를 본다.
    • 웹사이트 알림 차단: 어쩌다 ‘허용’을 눌렀다가 계속 팝업이 뜨는 경우가 있다. 크롬은 ‘설정 > 개인 정보 보호 및 보안 > 사이트 설정 > 알림’, 엣지는 ‘설정 > 쿠키 및 사이트 권한 > 알림’에서 정리하면 된다. 주소창 옆 자물쇠 아이콘 클릭으로도 즉시 끌 수 있다.

    알림 하나 줄이는 게 뭐가 대수냐 싶지만, 실제로 해보면 하루 흐름이 다르다. 방해받지 않는 시간이 생긴다는 게 이런 건가 싶어진다.

    자동 재생, 끄면 인생이 편해진다

    조용한 카페에서 기사를 여는 순간 광고 영상이 풀볼륨으로 켜진다. 민망한 경험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브라우저 설정에서 막을 수 있다.

    • 크롬: ‘설정 > 개인 정보 보호 및 보안 > 사이트 설정 > 추가 콘텐츠 설정 > 소리’에서 ‘사이트에서 소리 재생 금지’ 선택.
    • 엣지: ‘설정 > 쿠키 및 사이트 권한 > 미디어 자동 재생’에서 ‘제한’ 옵션.
    • 사파리: ‘설정 > 웹사이트 > 자동 재생’에서 ‘모든 미디어 자동 재생 안 함’ 선택.

    유튜브 앱은 ‘설정 > 일반 > Wi-Fi에서만 자동 재생’ 또는 ‘항상 사용 안 함’을 고르면 된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도 각 앱 설정에서 자동 재생을 끄거나 Wi-Fi 전용으로 바꿀 수 있다. 데이터 절약은 덤이다. 자동 재생을 막는 것만으로 한 달 데이터 사용량이 눈에 띄게 줄었다는 경험담도 드물지 않다.

    앱이 내 위치를 ‘항상’ 볼 필요는 없다

    배달 앱이 왜 집에 있는 동안에도 위치를 추적해야 하는 건지. 대부분의 경우 필요 없다. 스마트폰 ‘설정 > 개인 정보 보호’ 또는 ‘앱 권한’에서 앱별로 위치·카메라·마이크·저장 공간 권한을 확인하고, ‘항상 허용’으로 된 것을 ‘앱 사용 중에만 허용’으로 바꿔두는 것만으로도 꽤 다르다.

    • 광고 추적 제한: 아이폰은 ‘설정 > 개인 정보 보호 및 보안 > 추적’에서 ‘앱이 추적을 요청하도록 허용’을 끈다. 안드로이드는 ‘설정 > Google > 광고’에서 ‘광고 맞춤설정 사용 중지’. 어제 검색한 상품이 오늘 SNS에서 따라다니는 현상이 이걸로 어느 정도 줄어든다.
    • 브라우저 추적 방지: 파이어폭스의 ‘Enhanced Tracking Protection’, 엣지의 ‘추적 방지’ 기능을 켜두면 서드파티 쿠키 추적이 상당 부분 차단된다. 이미 기본으로 켜져 있는 경우도 많으니 확인만 해도 된다.

    데이터가 어디로 가는지 아는 것만으로도 불안감이 줄어든다. 통제권을 되찾는 느낌이랄까.

    와이파이 문제, 라우터 탓만은 아니다

    영상이 버퍼링 걸릴 때마다 통신사 욕부터 나오는데, 솔직히 집 안 라우터 위치나 설정 문제인 경우가 꽤 많다.

    • 라우터 위치 최적화: 집 구석 선반 위보다는 중앙 개방된 공간이 훨씬 낫다. 전자기기 근처는 신호 간섭이 생기니 최대한 멀리 배치한다.
    • 2.4GHz vs 5GHz 선택: 5GHz는 속도가 빠르지만 벽 한 장이면 신호가 뚝 떨어진다. 2.4GHz는 느리지만 멀리까지 간다. 라우터 근처에서 쓰는 기기는 5GHz, 거실에서 방 건너 쓰는 기기는 2.4GHz가 맞다.
    • 라우터 재부팅: 전원 끄고 10초 뒤 다시 켜는 것만으로 속도가 살아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한 달에 한 번쯤 해두면 된다.
    • DNS 서버 변경: 기본 ISP DNS 대신 Google DNS(8.8.8.8, 8.8.4.4)나 Cloudflare DNS(1.1.1.1, 1.0.0.1)로 바꾸면 웹페이지 접속 속도가 체감상 빨라지는 경우가 있다.

    인터넷 속도 문제는 원인이 여러 겹으로 얽힌 경우가 많다. 하나씩 바꿔보면서 어디서 막혔는지 찾아야 한다.

    기기가 느려졌다면 이것부터

    스마트폰이 버벅거리기 시작하면 대부분 이 셋 중 하나다. 앱이 너무 많거나, 저장 공간이 꽉 찼거나, 캐시가 쌓였거나.

    • 앱 정리: 1개월 이상 안 쓴 앱은 지운다. 스마트폰은 ‘설정 > 앱’, PC는 ‘제어판 > 프로그램 추가/제거'(Windows) 또는 ‘응용 프로그램’ 폴더(macOS)에서 삭제하면 된다.
    • 캐시 삭제: 앱마다 설정에서 ‘캐시 삭제’ 옵션이 있다. 브라우저는 방문 기록 삭제할 때 캐시도 같이 지우면 된다. PC는 Windows ‘디스크 정리’ 도구로 임시 파일을 한 번에 정리할 수 있다.
    • 대용량 파일 이동: 사진·영상은 Google Drive, Dropbox, iCloud로 옮겨두고 기기에서는 지우는 게 저장 공간 관리에 효율적이다. 중복 파일 검색 도구를 쓰면 자신도 모르게 쌓인 같은 사진 여러 장도 찾아낼 수 있다.

    디지털 공간도 책상처럼 주기적으로 치워야 한다. 쌓아두면 무겁다는 건 어디나 같다.

    비밀번호, 외우려 하지 마라

    서비스마다 다른 복잡한 비밀번호를 전부 외우는 건 처음부터 불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쉬운 걸 쓰거나 같은 걸 돌려 쓰게 되는데, 보안 사고의 시작이 거기다.

    • 비밀번호 관리자: LastPass, 1Password, Bitwarden 중 하나를 쓰면 된다. 마스터 비밀번호 하나만 기억하면, 나머지는 앱이 생성하고 저장하고 자동 입력까지 해준다. 브라우저 내장 비밀번호 저장보다 보안 기능이 훨씬 강하다.
    • 이중 인증(2FA): 비밀번호가 유출돼도 계정을 지킬 수 있다. Google Authenticator나 Microsoft Authenticator 같은 인증 앱에서 나오는 일회성 코드를 추가로 입력해야 로그인되는 구조다. 주요 서비스 대부분이 지원한다.
    • 비밀번호 길이: 최소 12자 이상. 단순히 복잡한 것보다 길고 예측 불가능한 문자열이 보안에 유리하다. 생년월일, 이름, ‘1234’ 조합은 피해야 한다는 건 이제 상식이다.

    귀찮다고 느끼는 게 당연하다. 그래서 관리자 앱이 있는 것이다.

    기술을 길들이는 건 설정에서 시작된다

    기술이 스트레스의 원인이 되는 건, 대부분 기기가 공장 출하 상태 그대로 쓰이기 때문이다. The Verge가 전한 바에 따르면, 일상적인 테크 스트레스의 상당수는 기기 설정을 손보는 것만으로 해소된다. 알림 하나 끄고, 자동 재생 막고, 권한 정리하는 데 총 30분도 안 걸린다. 기술을 편하게 쓰고 싶으면, 기술 설정부터 내 방식으로 바꾸는 게 맞다. 작은 변화가 하루를 바꾼다.

    출처: The Verge

  • 온라인 혐오 발언과 가짜 뉴스: 디지털 시민의 현명한 대처법

    온라인 혐오 발언과 가짜 뉴스: 디지털 시민의 현명한 대처법

    SNS를 열면 30초 안에 누군가를 향한 공격적인 말이나 출처 불명의 ‘충격 뉴스’가 피드에 떠 있다. 예전엔 특정 커뮤니티에서나 보이던 것들이 이제는 메인 화면 한복판에 자리를 잡았다. 익명성과 알고리즘이 결합하면서 혐오 발언과 가짜 뉴스는 그냥 퍼지는 게 아니라, 폭발적으로 번진다. 그 피해도 추상적이지 않다. 특정 집단이 위협받고, 선거가 흔들리고, 공중 보건 정책이 삐걱거린다. 디지털 공간이 삶 깊숙이 들어온 만큼, 이걸 모른 척하는 건 더 이상 선택지가 아니다.

    온라인 혐오 발언, 왜 문제인가? 단순한 악플을 넘어선 파급력

    온라인 혐오 발언은 특정 집단이나 개인에 대한 증오, 경멸, 차별, 폭력을 선동하거나 정당화하는 표현이다. 그냥 불쾌한 악성 댓글이 아니다. 인종·성별·종교·출신 지역·성적 지향 등 사회적 소수자를 조직적으로, 지속적으로 겨냥한다. 더 심각한 건 이게 특정 커뮤니티 안에서만 도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플랫폼을 넘어 퍼지면서 실제 차별이나 물리적 폭력으로 이어진 사례가 세계 곳곳에서 기록됐다. 피해자 입장에서는 정신적 고통은 물론, 디지털 공간 자체를 떠나게 만드는 압력으로 작용한다.

    표현의 자유와 혐오 발언 사이의 선. 늘 논쟁이 붙는 지점이다.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는 당연히 중요한 가치다. 근데 타인의 존엄을 침해하거나 소수자 차별을 부추기는 발언까지 그 테두리 안에 넣긴 무리가 있다. 국내에서는 정보통신망법을 통해 명예훼손, 모욕, 차별 금지 조항을 운영 중이고, 국제기구들도 관련 가이드라인을 계속 정비하는 중이다. 결국 혐오 발언은 민주주의 사회의 건강한 토론 문화를 짓밟고, 사회적 갈등을 키우는 주요 원인이다.

    가짜 뉴스: 진실을 위협하는 디지털 병기

    가짜 뉴스는 의도적으로 조작되거나 허위로 작성된 뉴스다. 기자나 매체의 실수로 생기는 오보와는 다르다. 정치적 목적, 경제적 이득, 특정 집단의 이익을 위해 고의로 만들어지고 퍼뜨려진다. 유형은 크게 셋으로 나뉜다.

    • 오정보(Misinformation): 의도는 없지만 사실과 다른 정보가 퍼지는 경우.
    • 허위 정보(Disinformation): 틀렸다는 걸 알면서도 의도적으로 유포하는 경우.
    • 악의적 조작 정보(Malinformation): 사실이더라도 개인이나 조직을 해치기 위해 맥락 없이 왜곡해 퍼뜨리는 경우.

    가짜 뉴스의 파장은 가볍지 않다. 선거 결과를 흔들고, 공중 보건 위기를 키우고, 사회 전반의 신뢰를 갉아먹는다. 소셜 미디어 알고리즘이 문제를 더 키운다. 사용자 관심사에 맞춰 유사 콘텐츠를 계속 밀어주다 보니, 가짜 뉴스가 ‘필터 버블’ 안에서 반복 재생되며 확신으로 굳어진다. 믿고 싶은 것만 보고, 보고 싶은 것만 믿는 구조. 진실에 대한 합의 자체가 불가능해지는 지점이 생긴다.

    플랫폼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책임과 자율의 경계

    페이스북, X(구 트위터), 유튜브는 혐오 발언과 가짜 뉴스의 주요 유통 경로다. 막대한 영향력을 가진 만큼, 콘텐츠 규제 책임에서 빠져나가기 어렵다. 이들은 자체 이용 약관과 정책으로 유해 콘텐츠를 삭제하거나 계정을 정지해왔다. 근데 기준이 불명확하고, 조치가 일관되지 않고, 대규모 콘텐츠를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것 자체가 물리적으로 한계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

    유럽연합(EU)의 디지털 서비스법(DSA)은 이 흐름에서 나온 법안이다. 불법 콘텐츠 신속 삭제 의무, 알고리즘 투명성 확보, 유해 콘텐츠 확산 방지 시스템 구축을 명시하고 있다.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없진 않지만, 플랫폼 자율에만 맡겨두기엔 사회적 비용이 너무 크다는 인식이 우세하다. 결국 기술적 개선과 투명한 정책 수립, 외부 기관과의 협력을 묶어서 균형을 잡아야 한다.

    개인이 할 수 있는 것들 — 디지털 시민의 역량 강화

    플랫폼이 다 해줄 거라 기대하면 안 된다. 개인의 비판적 사고와 디지털 리터러시가 결국 방어선이다. 혐오 발언과 가짜 뉴스에 현명하게 대처하려면 다음 네 가지 습관이 기본이다.

    • 팩트 체크 습관화: 의심스러운 정보는 일단 멈춰야 한다. 공신력 있는 언론사나 팩트 체크 전문 기관을 통해 검증하는 게 기본이다. 구글 검색으로 여러 출처를 비교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 출처와 맥락 확인: 누가, 왜 만든 정보인지 따져야 한다. 자극적인 제목만 보고 판단하는 건 위험하다. 전체 기사 내용과 인용 자료의 신뢰성까지 확인하는 게 필수다.
    • 감정적인 반응 경계: 가짜 뉴스는 분노나 불안을 자극해서 판단을 흐리게 만든다. 강한 감정이 올라온다면 공유하기 전에 한 번 더 멈추는 게 좋다.
    • 적극적인 신고: 혐오 발언이나 명백한 가짜 뉴스를 발견하면 플랫폼 신고 기능을 적극적으로 써야 한다. 다른 사용자를 보호하고, 플랫폼이 유해 콘텐츠를 걸러내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

    이런 능동적인 대처가 쌓여야 건강한 온라인 환경이 만들어진다. 디지털 시민으로서 이 역할은 생각보다 크다.

    기술은 문제 해결에 어떤 도움을 줄까? AI와 빅데이터의 활용

    사람이 일일이 다 감시할 수는 없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기술이 여기서 역할을 한다. 텍스트, 이미지, 영상 등 여러 형태의 콘텐츠에서 혐오 발언 패턴과 가짜 뉴스의 특징을 자동으로 탐지하는 방식이다.

    • 자연어 처리(NLP) 기반 혐오 발언 탐지: AI가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해서 특정 단어, 문맥, 표현 방식이 혐오 발언에 해당하는지 판단한다. 인종차별, 성차별 등 여러 유형의 혐오를 분류하고 필터링하는 기술이 계속 발전 중이다.
    • 빅데이터를 이용한 확산 패턴 분석: 가짜 뉴스는 일반 뉴스와 다른 확산 패턴을 보인다. 비정상적으로 빠르게 퍼지거나 봇 계정이 반복 공유하는 이상 징후를 감지해 초기 확산을 차단하는 방식이다.
    • 딥페이크(Deepfake) 탐지: AI로 정교하게 조작된 이미지나 영상이 가짜 뉴스의 수위를 높인다. AI가 그 미세한 왜곡과 패턴을 찾아내 진위를 판별하는 데 쓰인다.

    물론 AI도 완벽하지 않다. 맥락을 오해해서 정상적인 대화를 혐오 발언으로 잘못 분류하거나, 교묘하게 조작된 가짜 뉴스를 그냥 통과시키는 일도 생긴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 보도를 보면, 이런 기술의 발전과 활용을 둘러싼 논쟁은 앞으로도 계속될 거다. AI가 인간의 판단을 보완하고 더 효율적인 대응을 가능하게 하는 도구로 자리잡는 것, 그게 핵심이다.

    결국 우리가 선택하는 문제

    온라인 혐오 발언과 가짜 뉴스는 기술 문제가 아니다. 우리 사회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건강한 공론장을 오염시키는 복합적인 사회 문제다. 플랫폼의 책임감 있는 운영, 정부의 합리적인 규제, 개인의 비판적 사고와 적극적인 참여. 세 가지가 동시에 맞물려야 한다. 기술은 강력한 도구지만, 그 기술을 어떻게 쓸지, 어떤 가치를 추구할지는 결국 각자의 몫이다. 서로를 존중하고 진실을 향해 조금 더 부지런히 움직일 때, 지금보다 안전하고 생산적인 온라인 환경이 가능하다.

    출처: MIT Tech Review AI

  • LLM 시대 AI 보안: 핵심 위협과 방어 전략 가이드

    LLM 시대 AI 보안: 핵심 위협과 방어 전략 가이드

    구글도 AI 보안을 “실시간으로 대응 중”이라고 인정했다. TechCrunch가 전한 바에 따르면, 전 세계 기술 기업들이 LLM(대규모 언어 모델) 기반 생성형 AI가 불러온 보안 위협 앞에서 아직 정답을 찾는 중이다. 물론 구글만의 얘기가 아니다. AI가 실제 업무 판단에 개입하기 시작한 조직이라면, 이 문제는 언제든 터질 뇌관이다.

    AI가 의사결정을 맡으면, 보안 사고는 곧 경영 사고다

    AI 시스템은 수억 건의 데이터를 학습하고 처리한다. 그 과정에서 민감 정보 유출, 오작동, 악용이 동시에 일어날 수 있다. 문제는 기존 IT 보안 체계가 이걸 못 잡아낸다는 점이다. 방화벽이나 패치 관리로는 프롬프트 인젝션 같은 공격을 막을 방법이 없다.

    AI가 채용 심사나 여신 심사처럼 핵심 의사결정에 쓰이는 기업이라면 보안 사고의 파장은 더 크다. 신뢰도 하락은 물론, 규제 위반으로 이어지면 과징금까지 날아온다. LLM은 예측 불가능한 답변을 내고, 의도치 않게 내부 정보를 흘린다. 이 두 가지가 겹치면 상황은 걷잡을 수 없어진다.

    LLM만의 취약점 — 기존 보안으로 못 막는 이유

    LLM 기반 AI는 기존 소프트웨어와 완전히 다른 구조다. 공격 방식도 다르다.

    • 프롬프트 인젝션 (Prompt Injection): 악의적인 프롬프트로 AI가 원래 역할을 벗어나게 만드는 공격이다. 직접 입력창에 넣는 방식뿐 아니라, 문서나 URL에 숨겨진 명령을 AI가 읽어 실행하는 ‘간접 인젝션’도 있다. 이건 좀 무섭다. 파일 하나 업로드했다가 사내 시스템 명령이 실행될 수 있으니까.
    • 데이터 포이즈닝 (Data Poisoning): 학습 데이터에 악성 노이즈를 심어 모델의 정확도와 신뢰도를 망가뜨리는 공격이다. 더 나쁜 ê±´, 아무도 모르게 백도어를 만들어 놓는 것. 나중에 특정 입력이 들어올 때만 이상 행동을 하도록 심어둔다.
    • 모델 탈취 및 위변조 (Model Theft & Tampering): 모델 자체를 훔쳐내거나 API를 통해 응답을 긁어모아 복제 모델을 만드는 방식이다. 수백억 원짜리 학습 비용이 공짜로 새는 셈이다.
    • 개인 정보 및 기밀 정보 유출: 학습 데이터에 들어간 개인정보가 모델 응답에 고스란히 튀어나오는 경우다. 생성형 AI는 학습 내용을 ‘기억’처럼 활용하기 때문에, 한 번 잘못 학습되면 계속 새어나온다.

    LLM 바깥에도 있다 — AI 전반의 취약 고리들

    LLM만의 문제가 아니다. AI 시스템 전반에 걸쳐 고질적으로 발견되는 취약점들이 따로 있다.

    • 적대적 공격 (Adversarial Attacks): 사람 눈에는 멀쩡해 보이는 이미지나 음성에 미세한 왜곡을 추가해 AI를 오판하게 만든다. 자율주행 카메라가 정지 표지판을 속도 제한 표지판으로 읽는 것, 이게 적대적 공격의 실제 사례다. 단순 해프닝이 아니다.
    • 모델 무결성 침해: AI 모델의 가중치나 구조가 무단으로 바뀌면, 겉으로는 정상 작동하는 것처럼 보이면서 특정 조건에서만 이상 결과를 낸다. 신뢰를 기반으로 운영되는 시스템에서 이건 치명적이다.
    • 인프라 및 공급망 취약점: 학습과 배포에 쓰이는 클라우드 인프라, 데이터 파이프라인, 서드파티 라이브러리 하나하나가 공격 경로가 된다. 오픈소스 패키지 하나에 악성 코드가 숨어 있으면, 그걸 쓰는 모든 조직이 노출된다.
    • 불충분한 접근 제어 및 인증: AI 모델이나 학습 데이터에 대한 권한 관리가 느슨하면, 내부자 한 명의 실수나 탈취된 계정 하나로 전체가 뚫린다. 의외로 이게 가장 흔한 실패 지점이다.

    당장 적용 가능한 방어 전략 5가지

    막막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지금 도입할 수 있는 접근법이 있다.

    • 보안 중심의 AI 개발 라이프사이클 (SecDevOps for AI): 기획 단계부터 보안을 박아 넣는 방식이다. 데이터 수집, 모델 학습, 배포, 운영 전 단계에서 보안 점검을 끼워야 한다. 나중에 붙이려 하면 비용이 10배다.
    • 강력한 데이터 거버넌스: 학습 데이터 품질 관리, 민감 정보 비식별화, 접근 권한 최소화. 이 셋만 제대로 해도 유출 사고 대부분은 막힌다.
    • 실시간 모니터링 및 이상 탐지: AI 모델의 입력과 출력을 계속 들여다봐야 한다. 갑자기 특이한 프롬프트가 쏟아지거나 출력 패턴이 바뀌면 즉시 알람이 울려야 한다.
    • 강화된 접근 제어 및 다단계 인증(MFA): AI 모델과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 계정 수를 최소화하고, MFA를 의무화한다. 불편하더라도 이건 타협 없이 지켜야 한다.
    • LLM 가드레일 (Guardrails) 구축: 생성형 AI의 답변이 정해진 범위를 벗어나지 못하도록 사전 필터와 출력 검증 레이어를 추가한다. 완벽하진 않지만, 없는 것과 있는 ê±´ 차이가 크다.

    기술만으로 안 된다 — 조직 체계를 바꿔야 하는 이유

    AI 보안은 개발팀 문제가 아니다. 조직 전체의 거버넌스 문제다.

    • 명확한 책임 부여: 사고 나면 누가 책임지는지 미리 정해놔야 한다. 개발·운영·보안 팀이 서로 미루다가 대응 골든타임을 놓치는 경우가 실제로 많다.
    • AI 보안 정책 및 가이드라인 수립: AI 활용 범위, 데이터 처리 방식, 모델 배포 기준을 문서화하고 주기적으로 갱신한다. 한 번 만들고 방치하면 의미 없다.
    • 정기적인 보안 감사 및 교육: 분기 1회 이상 AI 시스템 보안 취약점을 점검하고, 개발자와 사용자 모두에게 최신 위협 동향을 공유한다. 사람이 가장 약한 고리다.
    • GDPR·CCPA 등 규제 준수: 개인정보 보호 규제는 이미 AI에도 적용된다. 향후 도입될 AI 특화 규제까지 선제적으로 파악해야 뒤통수를 맞지 않는다.

    남은 변수들 — AI 보안이 아직 풀지 못한 숙제

    솔직히 말하면, AI 보안은 아직 완성된 분야가 아니다. 공격 기법이 방어 기술보다 빠르게 진화하는 구간도 있다.

    • 글로벌 협력 및 표준화: 국가마다, 기업마다 위협 인식 수준이 다르다. 공통 표준 없이는 공급망 공격 한 번에 전체가 흔들린다. 표준화 논의는 진행 중이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 규제 환경 변화: EU AI Act를 포함해 각국 정부가 AI 규제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규제 트래킹 자체가 업무가 됐다. 모르고 있다가 갑자기 과징금 맞으면 억울하다.
    • AI를 활용한 보안 강화: 역설적이지만, AI로 AI 공격을 탐지하는 접근법이 빠르게 발전 중이다. AI 기반 이상 탐지, 자동화된 위협 분석 도구들이 실제 방어선에 투입되기 시작했다.

    실제로 많이 묻는 3가지

    • Q: AI 보안은 기존 사이버 보안과 뭐가 다른가요?
      A: 기존 사이버 보안은 인프라와 네트워크를 지킨다. AI 보안은 거기에 더해 모델 자체의 고유한 취약점 — 프롬프트 인젝션, 적대적 공격, 데이터 포이즈닝 — 을 다뤄야 한다. 예측 불가능성과 복잡성 때문에 탐지와 대응 난이도가 훨씬 높다.
    • Q: 중소기업도 AI 보안에 투자해야 하나요?
      A: AI를 쓰는 순간, 규모와 상관없이 위험에 노출된다. 클라우드 기반 AI 서비스를 이용한다면, 서비스 제공자의 보안 정책만 믿어서는 안 된다. 자체적인 접근 제어와 데이터 관리는 최소한 해야 한다.
    • Q: AI 보안 전문가가 없는데 어떻게 하죠?
      A: 전문가 없는 게 현실이다. 기존 보안 인력에게 AI 전문 교육을 투자하거나, AI 보안 솔루션을 도입하거나, 외부 전문 기업과 협업하는 세 방향이 현실적이다. 개발팀과 보안팀이 회의라도 자주 하는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

  • 웨어러블 카메라 시대, 디지털 프라이버시 안전하게 지키는 법

    웨어러블 카메라 시대, 디지털 프라이버시 안전하게 지키는 법

    애플이 카메라 달린 에어팟을 준비 중이라는 소식이 나왔을 때, Engadget 기자의 첫 반응은 “벌써부터 걱정된다”였다. 솔직히 그 반응이 이해됐다. 스마트워치, 무선 이어폰, 스마트 글라스. 이미 손목과 귀, 눈에 달라붙은 기기들이 이제 카메라까지 품기 시작했다. 편리함은 확실하다. 근데 그 편리함의 대가가 뭔지, 아직 제대로 따져본 사람이 많지 않은 것 같다.

    웨어러블 카메라, 왜 논란의 중심에 설까?

    스마트폰 카메라는 꺼내는 순간 눈에 보인다. “아, 찍는구나.” 근데 안경이나 이어폰에 달린 카메라는 다르다. 옆자리 사람이 뭘 찍고 있는지 알 방법이 없다. 이게 핵심이다.

    타인의 프라이버시 침해 문제가 불거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기기가 워낙 작고 일상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다 보니, 누가 언제 촬영하는지조차 인지하기 어렵다.

    • 기록의 용이성 vs. 감시의 그림자: 개인 추억 기록 용도로는 훌륭하다. 반대로 남을 무단 촬영하는 도구로 쓰이면 얘기가 달라진다. 조지 오웰 소설 ‘1984’의 감시 사회가 SF 얘기만은 아닌 셈이다.
    • 기술과 법의 속도 차이: 기술은 빠르게 바뀌는데 법은 한참 뒤처진다. 웨어러블 카메라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아직 없다는 게 문제다. 길거리에서 불특정 다수를 찍어도 동의를 일일이 받을 방법이 없고, 피해를 인지하기도 어렵다. 많은 상황이 윤리적 회색 지대에 놓여 있다는 게 불편한 진실이다.
    • 무의식적인 촬영의 위험: 사용자 본인도 모르게 타인의 사적인 순간을 기록할 수 있다. 반대로 자신이 찍히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를 수 있다. 이게 쌓이면 사회 전반의 신뢰가 흔들린다.

    나도 모르게 찍히고 찍을 수 있는 상황들

    ‘동의’라는 개념 자체가 흔들린다. 예전엔 카메라를 꺼내는 행위가 “찍겠다”는 신호였지만, 이제는 그 신호 자체가 사라졌다. 웨어러블 기기는 이 경계를 완전히 무너뜨린다.

    • 대중교통과 공공장소: 지하철, 카페, 버스. 옆에 앉은 사람의 안경에 카메라가 달려 있다면 내 모습이 녹화될 수 있다. 대화 내용까지 녹음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 친목 모임이나 업무 환경: 회식 자리, 팀 회의. 누군가 웨어러블 카메라로 모든 걸 기록하고 있다고 생각해보면, 솔직히 불편하지 않은가. 관계의 투명성이 깨지고 불필요한 오해도 생긴다.
    • 데이터 수집과 AI 기술의 결합: 이 부분이 진짜 무섭다. 수집된 영상이 안면 인식, 감정 분석, 동선 추적 AI와 결합하면 완전히 다른 차원의 문제가 된다. 특정인의 얼굴이 인식돼 과거 데이터와 연결되거나, 장소 방문 이력이 자동으로 쌓인다. 동의 없이 마케팅에 활용될 위험도 여전히 존재한다.

    단순한 걱정이 아니다. 이미 기술적으로 가능한 일들이다. 동의 없는 촬영은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윤리 난제로 자리잡고 있다.

    디지털 프라이버시, 어디까지 지켜야 할까?

    이름이나 주민등록번호만 개인정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웨어러블 카메라 시대에는 범위가 훨씬 넓어진다. 단순한 식별 정보를 넘어, 삶 전반이 기록되는 시대가 됐다.

    • 개인정보의 정의 확장: 얼굴 영상, 음성 기록, 동선 데이터. AI 분석을 거치면 이것들이 개인을 정확히 식별하거나 행동을 예측하는 데 쓰인다. 이미 개인정보다, 그냥.
    • 잊힐 권리와 디지털 흔적: 인터넷에 한 번 올라간 정보는 지우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웨어러블 카메라로 찍힌 영상이 온라인에 올라가면, 잊힐 권리를 행사하는 게 현실적으로 어려워진다. 처음부터 신중하게 데이터를 다뤄야 하는 이유다.
    • 사회적 합의와 규제의 필요성: 웨어러블 카메라의 사용 범위, 데이터 저장·활용 방안, 책임 소재. 이 세 가지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아직 없다. 정부, 기업, 사용자 셋 다 머리를 맞대야 풀릴 문제다.

    스마트 기기 사용자가 알아야 할 프라이버시 보호 가이드

    기술 발전을 막을 수는 없다. 그래도 스스로 지킬 수 있는 건 있다. 복잡한 것도 아니다.

    • 기기 프라이버시 설정 점검: 새 기기 사면 박스 열자마자 개인정보 및 프라이버시 설정부터 확인해라. 카메라, 마이크, 위치 정보 접근 권한을 최소한으로 제한하고, 안 쓸 때는 기능을 꺼두는 게 기본이다.
    • 데이터 관리와 삭제 습관: 클라우드 자동 업로드 설정이 켜져 있는지 꼭 확인할 것. 불필요한 사진, 영상, 음성 데이터는 주기적으로 지워라. 민감한 정보는 애초에 클라우드에 올리지 않는 게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 업데이트의 중요성: OS와 앱 업데이트를 미루지 마라. 보안 업데이트는 알려진 취약점을 막아주는데, 귀찮아서 수개월째 미루는 경우가 은근히 많다. 실제로 데이터 탈취로 이어진 사례가 적지 않다는 걸 기억하자.
    • 기술에 대한 이해와 인식 제고: 내가 쓰는 기기가 어떤 기능을 갖고 있는지, 내 데이터가 어떻게 쓰이는지 파악해야 한다. 내가 찍는 영상이 타인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지 않는지도 한 번쯤 생각해봐야 한다. 이 두 가지가 함께 갈 때 의미가 있다.
    • 공공장소에서의 경각심: 웨어러블 카메라 쓰는 사람이 늘수록, 공공장소에서 내 모습이 찍힐 가능성도 높아진다. 민감한 정보나 행동은 공개된 장소에서 자제하는 게 현실적인 대처다.

    미래 웨어러블 기기와 프라이버시, 다음 수순은?

    기술은 계속 앞으로 간다. 문제는 방향이다. 편리함을 좇는 사이 프라이버시가 뒷전으로 밀리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

    • 기술 기업의 책임: 애플 같은 기업들은 제품 설계 단계부터 프라이버시 보호를 최우선에 둬야 한다. 투명한 데이터 정책, 사용자가 직접 제어하기 쉬운 인터페이스. 이 두 가지가 핵심이다. 나중에 추가하는 게 아니라, 처음부터 설계에 녹여야 한다.
    • 정부 및 규제 기관의 역할: 무분별한 촬영과 데이터 오용을 막을 법적 장치가 필요하다. 개인정보 보호법의 적용 범위를 확장하고, 기술 변화에 맞게 규제를 계속 업데이트해야 한다. 5년 전 기준으로 만든 법이 지금 현실을 담을 수는 없다.
    • 사용자의 현명한 선택: 결국 기술을 쓰는 건 사람이다. 기술의 양면성을 알고, 내 프라이버시를 지키는 동시에 타인 프라이버시도 존중하는 문화를 만들어가야 한다. 편리함만 보다가 그 이면의 위험을 놓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웨어러블 카메라 시대는 이미 시작됐다. 기술이 삶을 풍요롭게 하되, 감시 도구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개인과 기업, 정부 모두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균형. 결국 이게 핵심이다.

    출처: Engadg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