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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트북LM 사용법, 이제 60초 영상으로도 요약해준다

    노트북LM 사용법, 이제 60초 영상으로도 요약해준다

    구글 노트북LM에 자료를 올리면 60초짜리 세로형 영상으로 요약해주는 기능이 새로 생겼다. 논문이든 보고서든 통째로 읽기 부담스러울 때, 핵심만 짧은 클립으로 보고 넘어갈 수 있게 됐다. 이참에 노트북LM이 정확히 뭘 하는 도구이고 어떻게 써야 본전을 뽑는지 짚어본다.

    노트북LM, 정체가 뭐냐면

    노트북LM은 구글이 내놓은 AI 노트 정리 서비스다. PDF, 구글 문서, 웹페이지, 유튜브 링크 같은 자료를 올리면 그 내용만 학습해서 요약, 질문 답변, 오디오 팟캐스트, 마인드맵까지 만들어준다. 일반 챗봇과 다른 점 하나. 인터넷 지식을 끌어오지 않고 올린 자료 안에서만 답을 찾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출처가 분명하고, 환각(엉뚱한 정보를 지어내는 현상) 위험도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영상 요약 기능, 쓰는 법

    새로 추가된 영상 클립 기능, 순서는 이렇다.

    • 노트북LM에 자료(논문, 강의자료, 회의록 등)를 업로드한다
    • 좌측 메뉴에서 영상 요약(비디오 오버뷰) 옵션을 선택한다
    • AI가 핵심 내용을 뽑아 세로형 60초 클립으로 자동 생성한다
    • 완성된 영상을 다운로드하거나 바로 재생해서 확인한다

    틱톡이나 릴스 보듯 짧게 훑어보고 핵심만 챙기는 방식이다. 출퇴근길, 자투리 시간에 자료 따라잡기에 딱이다.

    어떤 자료를 올려야 결과가 잘 나오나

    구조가 명확한 자료일수록 요약 품질이 올라간다. 소제목으로 나뉜 보고서, 슬라이드 형태 강의자료, 타임스탬프 박힌 유튜브 강의 영상이 특히 잘 먹힌다. 반대로 손글씨 스캔본이나 표가 복잡하게 얽힌 문서는 인식률이 뚝 떨어진다. 가능하면 텍스트 추출이 잘 되는 PDF나 구글 문서로 바꿔서 올리는 게 결과물 차이를 만든다.

    무료로 어디까지 되나

    기본 기능은 구글 계정만 있으면 공짜다. 다만 영상 클립 같은 신기능은 AI Ultra, Pro 구독자부터 순차로 풀리는 구조라 무료 계정에는 아직 안 보일 수 있다. 업로드 가능한 소스 개수, 만들 수 있는 오디오·영상 분량도 요금제마다 다르다. 업무용으로 본격적으로 쓸 계획이면 구독 등급부터 확인하는 게 순서다.

    챗GPT, 노션AI랑 뭐가 다르냐면

    챗GPT는 범용 대화형 AI다. 인터넷 전반의 지식을 끌어다 답한다. 노션AI는 메모나 문서 작성을 돕는 쪽에 가깝다. 노트북LM은 결이 다르다. 업로드한 자료 기반의 리서치 도구라서다. 논문 여러 편을 비교 분석하거나, 회의록을 모아 패턴을 찾거나, 강의자료를 요약 정리하는 작업엔 노트북LM이 더 정확하다. 반대로 일반적인 글쓰기나 아이디어 브레인스토밍은 챗GPT 쪽이 강점을 보인다. 용도에 맞춰 섞어 쓰는 게 효율적이다.

    이럴 때 써먹기 좋다

    • 대학생: 수십 페이지짜리 논문을 빠르게 훑고 핵심 주장만 파악할 때
    • 직장인: 회의록이나 보고서를 팀원에게 공유하기 전 짧은 요약본을 만들 때
    • 콘텐츠 제작자: 자료 조사 단계에서 출처별 핵심 내용을 정리할 때
    • 수험생: 방대한 교재 내용을 오디오로 변환해 듣기 학습에 활용할 때

    자료를 통째로 던져놓고 필요한 부분만 골라 받는 방식이다. 정보량이 많을수록 시간 절약 효과는 커진다.

    헷갈리는 부분들, Q&A로 정리

    Q. 한국어 자료도 영상으로 요약되나?
    한국어 PDF나 문서도 업로드 가능하고, 요약 결과도 한국어로 나온다. 다만 기능 자체가 단계적으로 풀리는 중이라 지역이나 계정에 따라 노출 시점이 다를 수 있다.

    Q. 업로드한 자료, 외부로 새어 나가지는 않나?
    업로드한 소스는 해당 노트북 안에서만 쓰이고 다른 사용자 학습에는 쓰이지 않는다고 안내한다. 그래도 민감한 사내 문서를 다룰 땐 회사 보안 정책부터 한 번 확인하고 쓰는 게 안전하다.

    Q. 영상 클립 길이나 스타일, 바꿀 수 있나?
    지금은 60초 안팎의 정해진 포맷으로 자동 생성되는 구조다. 길이나 톤을 세밀하게 조절하는 옵션은 아직 별로 없다. 디테일한 커스터마이징이 필요하면 별도 영상 편집 도구와 같이 쓰는 편이 낫다.

    출처: The Verge

  • AI 에이전트란? 코딩부터 연구까지 어디까지 써먹을 수 있나

    AI 에이전트란? 코딩부터 연구까지 어디까지 써먹을 수 있나

    개발자들 모이는 자리에 가면 요즘 빠지지 않고 나오는 말이 있다. “코드는 AI한테 맡기고 나는 검토만 한다.” 농담처럼 들렸는데, 더는 아니다. 같은 흐름이 이제 실험실 쪽으로도 옮겨가는 중이다. 신약 후보 물질을 찾는 연구자가 문헌 조사부터 데이터 분석까지 AI에게 떠넘기는 풍경, 머지않아 보일 거다. 이 변화의 한복판에 ‘AI 에이전트’라는 개념이 있다. 코딩, 연구, 마케팅, 고객 응대까지 업무 전반으로 번지고 있는 이 기술이 정확히 뭔지, 일상 업무에 어떻게 끌어다 쓸 수 있는지 한번 짚어본다.

    AI 에이전트, 정체가 뭐길래

    AI 에이전트는 사람이 목표만 던져주면 알아서 작업을 쪼개고, 필요한 도구를 골라 쓰고, 결과를 점검하면서 끝까지 밀어붙이는 AI 시스템이다. 질문에 답하는 수준을 넘어 실제로 ‘일을 처리’한다는 게 핵심. 특징을 정리하면 이렇다.

    • 목표 지향적으로 여러 단계 작업을 스스로 계획하고 실행한다
    • 코드 실행, 검색, 파일 읽기·쓰기 같은 외부 도구를 직접 호출한다
    • 중간 결과를 스스로 확인하고 틀리면 다시 시도한다
    • 사람 개입 없이 긴 작업을 이어서 처리한다

    챗봇이랑은 뭐가 다른가

    챗봇은 질문 하나에 답 하나 내놓고 끝이다. 에이전트는 다르다. “이 버그 좀 고쳐줘” 한마디에 코드를 읽고, 원인을 찾고, 수정하고, 테스트까지 돌린 다음 결과를 보고한다. 사람이 매 단계마다 지시를 내릴 필요가 없다는 점, 이게 결정적이다. 챗봇이 대화 상대에 가깝다면, 에이전트는 업무를 통째로 맡길 수 있는 직원에 가까운 셈이다.

    코딩 쪽에서 먼저 자리 잡은 이유

    AI 에이전트가 가장 먼저, 가장 빠르게 퍼진 분야는 단연 소프트웨어 개발이다. 이유는 단순하다. 코딩은 결과를 코드 실행이나 테스트로 바로 확인할 수 있고, 작업 단위도 함수 하나, 버그 하나, 기능 하나로 비교적 명확하게 쪼개지기 때문. Claude Code 같은 코딩 에이전트는 전체 코드베이스를 읽고, 터미널 명령을 실행하고, 테스트를 돌려 통과 여부까지 확인하는 식으로 움직인다. 사람은 한 발 물러나 결과물만 검토하면 되는 구조다.

    이제는 연구실까지

    최근 눈에 띄는 흐름이 하나 있다. 이 에이전트 방식이 과학 연구 영역으로 넘어가고 있다는 것. 제약사 임원이나 바이오텍 창업자, 연구자를 대상으로 한 자리에서 과학 연구 전용 AI 에이전트가 소개된 사례도 나왔다. 논문 검토, 실험 설계, 데이터 분석처럼 절차가 정형화돼 있고 결과 검증이 가능한 작업이라면 코딩과 구조가 별반 다르지 않다. 반복적인 문헌 조사나 데이터 정리에 드는 시간을 줄여주는 방향으로 쓰이는 흐름, 점점 강해지고 있다.

    내 업무에 써보려면 어디서부터

    거창하게 시작할 필요 없다. 오히려 작은 단위부터 건드려보는 쪽이 실패 확률을 줄인다.

    • 규칙이 명확하고 반복적인 업무부터 골라본다 (이메일 분류, 데이터 정리, 보고서 초안 작성 등)
    • 결과를 사람이 빠르게 확인할 수 있는 작업을 우선한다
    • 전체 업무를 통째로 맡기지 말고 일부 단계만 시범 적용해본다
    • 접근 권한과 작업 범위는 처음부터 좁게 잡는다

    도입 전에 따져봐야 할 것들

    에이전트가 작업을 끝까지 알아서 처리한다는 건, 뒤집어 보면 오류도 끝까지 밀고 나갈 수 있다는 뜻이다. 사실과 다른 내용을 그럴듯하게 지어내는 환각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고, 결과물을 검토할 사람은 따로 필요하다. 민감한 데이터를 다루는 업무라면 접근 권한과 보안 설정부터 꼼꼼히 따져야 한다. 사용량에 따라 비용이 늘어나는 구조라, 파일럿 단계에서 비용 대비 효과를 미리 가늠해보는 편이 안전하다. 이건 좀 보수적으로 접근해도 손해 볼 거 없는 부분.

    궁금한 것들, 미리 정리해본다

    Q. AI 에이전트와 기존 RPA(업무 자동화 툴)는 뭐가 다른가?
    RPA는 정해진 규칙대로만 움직이는 매크로에 가깝다. 화면 구조 하나만 바뀌어도 바로 멈춘다. AI 에이전트는 상황을 판단해 방법을 바꿔가며 목표를 달성하려 한다. 유연성 차이가 크다.

    Q. 비전공자도 AI 에이전트를 쓸 수 있나?
    가능하다. 코딩 지식 없이도 자연어로 지시하고 결과물만 검토하는 식으로 쓰는 사람, 늘고 있다. 다만 결과를 판단할 최소한의 도메인 지식은 필요하다.

    Q. 회사 보안 정책상 도입이 걱정된다면?
    외부 서버로 데이터가 나가지 않는 사내망 전용 옵션이 있는지, 권한을 세밀하게 제한하는 기능을 제공하는 서비스인지부터 확인하는 게 첫걸음이다.

    출처: MIT Tech Review AI

  • Copilot이냐 Cursor냐, 2026년 기준으로 다시 정리해봤다

    Copilot이냐 Cursor냐, 2026년 기준으로 다시 정리해봤다

    유명 VC 투자자가 직접 AI 코딩 스타트업 CEO로 뛰어들었다. 올해 이 시장에 몰린 투자금이 수십억 달러를 넘어섰으니 그럴 만도 하다. GitHub Copilot이 불을 붙인 뒤 Cursor, Windsurf, Codeium이 쏟아졌고, 지금은 툴마다 “우리가 제일 낫다”고 외치는 상황. 막상 뭘 골라야 할지, 기능 리스트만 봐서는 감이 안 잡힌다.

    AI 코딩 어시스턴트, 정확히 뭘 해주나

    핵심 기능은 세 가지다.

    • 자동 완성(Autocomplete): 코드를 타이핑하면 다음 줄을 예측해서 제안
    • 채팅 기반 코드 생성: 자연어로 요청하면 함수나 클래스를 통째로 작성
    • 코드베이스 이해: 프로젝트 전체 파일을 읽고 맥락에 맞는 수정·리팩터링 제안

    초창기엔 자동 완성이 전부였다. 지금은 다르다. 2024년 이후 나온 툴들은 수만 줄짜리 레포를 통째로 읽고 “이 버그 고쳐줘” 한 마디에 관련 파일 여러 개를 동시에 수정해준다. 개발 속도 자체가 바뀌는 수준이다. 써보면 안다.

    2026년 기준 주요 AI 코딩 툴 5가지

    선택지가 너무 많다. 실제로 쓰이는 것만 추리면 이렇다.

    • GitHub Copilot: VS Code·JetBrains 등 거의 모든 IDE에 플러그인으로 설치. 월 $10~$19. 레퍼런스가 많아 처음 시작하는 사람한테 무난한 선택
    • Cursor: VS Code 기반 독립 에디터. AI 기능이 IDE 자체에 깊이 통합돼 컨텍스트 이해가 뛰어남. 월 $20
    • Windsurf (구 Codeium): Cursor와 비슷한 에디터 방식. 무료 티어가 넉넉한 게 강점. Cognition AI 인수 이후 기능이 빠르게 발전 중
    • Claude Code: Anthropic의 터미널 기반 에이전트. 에디터를 따로 바꾸지 않아도 되고, 대규모 코드베이스 리팩터링에 강함
    • Amazon Q Developer: AWS 환경에 최적화. 클라우드 인프라 코드, IAM 정책 작성 등에서 차별화

    Copilot vs Cursor — 실제로 뭐가 다른가

    “Copilot이냐 Cursor냐” — 제일 많이 나오는 질문이다. 기능 리스트만 비교하면 놓치는 게 있다. 실사용 기준으로 따져본다.

    GitHub Copilot의 강점

    • 지금 쓰는 IDE 그대로 사용 가능 (VS Code, IntelliJ, Neovim 등, 환경 바꿀 필요 없음)
    • GitHub 레포와 연동이 자연스럽고, 팀 단위 정책 관리(Copilot Business)가 수월
    • Enterprise 환경에서 코드가 모델 학습에 사용되지 않도록 설정 가능

    Cursor의 강점

    • 프로젝트 전체 파일을 인덱싱해 “이 함수가 어디서 호출되는지” 같은 질문에 즉시 답변
    • Composer 기능으로 여러 파일을 한 번에 수정하는 에이전트 작업이 직관적
    • GPT-4o, Claude Sonnet 등 모델을 직접 선택해서 쓸 수 있어 유연성이 높음

    기존 IDE 환경을 유지하면서 팀 협업과 보안 정책이 중요하다면 Copilot 쪽이 낫다. 개인 프로젝트나 빠른 프로토타이핑 위주라면 Cursor가 체감 생산성이 더 높다. 솔직히 이건 직접 써보고 나서야 확실히 갈린다.

    상황별로 골라 쓰는 법

    ‘무조건 최고’인 툴은 없다. 처한 상황이 툴을 결정한다.

    • 대기업·금융·공공기관: 코드 유출 리스크 때문에 on-premise 지원 여부가 1순위. GitHub Copilot Enterprise나 Amazon Q Developer가 현실적
    • 스타트업·1인 개발: 속도가 생명. Cursor 또는 Windsurf 무료 티어로 시작해서 필요하면 업그레이드
    • AWS 헤비 유저: Amazon Q Developer는 CloudFormation, CDK 코드 자동 완성 품질이 특출남
    • 레거시 코드베이스 리팩터링: Claude Code처럼 긴 컨텍스트를 처리하는 에이전트형 툴이 유리
    • 오픈소스 기여: Copilot의 무료 오픈소스 관리자 플랜을 먼저 확인할 것

    도입할 때 놓치기 쉬운 보안 체크리스트

    팀에 도입하기 전에 반드시 짚어야 할 항목들. 이걸 건너뛰다가 뒤탈이 나는 경우가 적지 않다.

    • 코드 학습 사용 여부 확인: 입력한 코드가 모델 학습에 쓰이는지 약관과 설정에서 확인. Copilot Business·Enterprise는 기본 off
    • API 키·시크릿 노출 위험: AI에게 코드를 붙여넣을 때 환경변수나 시크릿이 섞이지 않았는지 점검. .env 파일은 절대 공유 금지
    • 라이선스 오염 가능성: AI가 생성한 코드가 GPL 등 오픈소스 코드를 그대로 재현하는 사례가 있음. 법무팀이 있는 조직이라면 라이선스 필터 옵션 활성화
    • 취약한 코드 패턴 검증: AI는 빠르게 코드를 쓰지만 SQL 인젝션, XSS 같은 보안 취약점을 무의식적으로 생성하기도 함. 코드 리뷰와 SAST 툴 병행이 필수

    현업 개발자가 실제로 쓰는 방식

    AI 코딩 툴을 “그냥 자동완성” 정도로만 쓰면 잠재 가치의 30%도 못 뽑는다. 생산성을 제대로 끌어올리는 패턴이 따로 있다.

    • 보일러플레이트 완전 위임: CRUD API 엔드포인트, DTO, 테스트 더미 데이터처럼 구조가 반복되는 코드는 AI에게 통째로 맡김
    • 코드 리뷰 도우미로 활용: PR 올리기 전에 “이 코드에서 개선할 점이나 버그 가능성 찾아줘”라고 물으면 사람 리뷰어가 놓치는 부분을 잡아줌
    • 낯선 라이브러리 탐색: 문서 읽는 대신 “이 라이브러리로 파일 업로드 기능 만드는 최소한의 예제 코드 써줘”처럼 바로 동작하는 예제부터 요청
    • 리팩터링 계획 수립: “이 모듈의 의존성 구조를 설명하고, 어떤 순서로 분리하면 좋을지 단계를 나눠줘”처럼 계획 자체를 AI와 함께 짜는 방식

    다음 수순 — 이 시장 어디로 가나

    AI 코딩 시장은 아직 정착 단계가 아니다. 판도를 바꿀 변수가 몇 가지 남아 있다.

    첫째, 모델 성능 격차 축소. 2년 전엔 GPT-4와 나머지 모델 사이에 체감 차이가 컸지만, 지금은 오픈소스 모델도 코딩 벤치마크 상위권에 근접했다. 이 추세가 계속되면 “어떤 모델을 쓰냐”보다 “UI·UX와 워크플로우가 얼마나 잘 설계됐냐”가 툴 선택을 좌우하게 된다.

    둘째, 에이전트형 개발의 확산. 자동완성을 넘어 “테스트 작성 → 버그 수정 → PR 생성”까지 연속 작업을 자율적으로 수행하는 에이전트 방식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지금 쓰는 툴이 에이전트 워크플로우를 어디까지 지원하는지 미리 확인해두는 게 좋다.

    셋째, 기업용 시장 경쟁. 스타트업·개인 사용자 유치는 이미 포화 상태다. 앞으로 대형 계약은 보안 인증, SSO, 감사 로그 같은 엔터프라이즈 기능을 갖춘 업체로 쏠릴 가능성이 높다. 이 분야에서 Microsoft(Copilot)와 신규 진입자들의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결국 지금 당장의 선택보다 중요한 건 따로 있다. 팀의 워크플로우를 파악하고 3~6개월 주기로 툴을 재평가하는 습관. 시장이 이 속도로 움직이는 동안 한 가지 툴에 고착되면 뒤처진다.

    출처: TechCrunch

  • AI 에이전트란 무엇인가 — 챗봇과 결정적으로 다른 이유, 기업 도입 체크리스트까지

    AI 에이전트란 무엇인가 — 챗봇과 결정적으로 다른 이유, 기업 도입 체크리스트까지

    GPT가 등장한 지 3년 만에 기업 AI 투자의 무게중심이 슬그머니 이동했다. ‘생성’에서 ‘실행’으로. 텍스트 만들고 이미지 그리는 단계를 훌쩍 지나, 이제는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이는 AI가 핵심 화두로 떠올랐다. 바로 AI 에이전트(AI Agent)다. Gartner는 2026년을 기업 AI 전략의 “변곡점(inflection year)”으로 규정했고, MIT 테크리뷰 보도에 따르면 기술 최전선에서 에이전트 AI의 신뢰도가 가파르게 높아지고 있다.

    막상 주변에서 “AI 에이전트 도입해야 하는 거 아니야?”라는 말을 들으면 손에 잡히는 게 없다. 챗봇이랑 다른 건가? 실제로 뭘 해주는 건가? 이 글은 그 질문들에 직접 답한다.

    챗봇과 AI 에이전트, 결정적인 차이

    챗봇은 “응답기”다. 질문을 넣으면 답이 나온다. 그게 전부다. AI 에이전트는 “목표 달성기”다. 목표를 주면 먼저 계획을 짠다. 도구를 고르고, 실행하고, 결과를 확인하면서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자율적으로.

    나란히 놓으면 이렇다:

    • 챗봇: “이 이메일 어떻게 써야 해?” → 초안 제공
    • AI 에이전트: “이 고객사에 제안서 보내줘” → 고객 정보 조회, 제안서 초안 생성, 담당자 이메일 확인, 발송까지 자동 처리

    핵심은 자율성(autonomy)도구 사용(tool use)이다. 에이전트는 외부 API, 데이터베이스, 코드 실행 환경을 직접 호출하며 멀티스텝 작업을 처리한다. 챗봇이 “조언”을 준다면, 에이전트는 “행동”한다. 이 차이, 생각보다 훨씬 크다.

    실제로 뭘 하냐고 물으면

    지금 기업 현장에서 실제로 돌아가고 있는 에이전트 사례들을 보면 추상적인 개념이 확 선명해진다.

    • 코드 리뷰 에이전트: PR이 올라오면 자동으로 리뷰 코멘트를 달고 보안 취약점을 스캔한다
    • 고객 지원 에이전트: FAQ 수준을 넘어 CRM 시스템을 직접 조회하고 환불 처리까지 실행
    • 데이터 분석 에이전트: “지난 분기 매출 하락 원인 분석해줘” 한 마디에 DB 쿼리부터 시각화까지
    • 콘텐츠 파이프라인 에이전트: 키워드 조사 → 초안 작성 → SEO 점검 → CMS 업로드를 순차 처리
    • IT 운영 에이전트: 서버 알림이 뜨면 로그를 분석하고, 해결책을 시도하거나 담당자에게 요약 보고

    공통점이 보이는가? 전부 “사람이 매번 끼어들어야 했던 반복 워크플로우”다. 에이전트가 파고드는 지점이 바로 여기다.

    기업들이 지갑을 여는 이유

    ROI 압박이다. LLM을 도입했는데 비용이 줄었다거나 매출이 늘었다는 증거를 이사회 앞에 가져가기가 너무 어려웠다. 에이전트는 얘기가 다르다. 반복 업무를 자동화하면 처리 시간을 수치로 잡을 수 있고, 처리량 증가를 그래프로 보여줄 수 있으니까.

    McKinsey 분석을 보면 지식 노동자 업무의 약 60~70%가 자동화 가능하다고 나온다. 그 중에서도 멀티스텝 워크플로우 영역이 에이전트 AI의 ROI가 가장 높게 나오는 구간이다. 단순 채팅 인터페이스는 “인상적이지만 쓸모없는(impressive but useless)” 단계에 머물기 쉬운데, 에이전트는 실제 업무 흐름에 직접 끼워 넣을 수 있어서 경영진 설득이 훨씬 수월해진다. 솔직히 이게 가장 큰 이유다.

    도입 전에 먼저 짚어야 할 것들

    아무 준비 없이 도입했다가 실패하는 케이스에는 패턴이 있다. 네 가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 작업이 명확히 정의되는가? 에이전트는 목표가 모호하면 오작동한다. “매출 올려줘”는 에이전트 작업이 아니다. “매주 월요일 오전 9시에 지난 주 매출 리포트를 Slack #revenue 채널에 요약 전송”처럼 구체적이어야 한다.
    • 데이터 접근 권한이 정리되어 있는가? 에이전트가 CRM, ERP, DB에 접근하려면 인증 체계가 먼저 갖춰져 있어야 한다. 이게 빠진 채로 시작하면 반쪽짜리다.
    • 실패 시 롤백이 가능한가? 에이전트가 잘못된 이메일을 1,000명에게 보내거나 DB 레코드를 잘못 수정하면? 취소·롤백 메커니즘을 설계 단계에서 먼저 집어넣어야 한다.
    • 사람 검수 구간이 있는가? “Human-in-the-loop” 구간을 초기 설계에 반드시 포함시켜야 한다. 100% 자율화는 나중 얘기다.

    직접 만들 것인가, 플랫폼을 살 것인가

    선택지는 두 갈래다. 직접 구축하거나, 기성 플랫폼을 쓰거나.

    직접 구축 (엔지니어링 팀이 있을 때):

    • LangGraph, AutoGen, CrewAI 같은 오픈소스 프레임워크 활용
    • 유연하지만 엔지니어링 부담이 크다
    • Claude API, OpenAI API 등을 기반으로 멀티에이전트 파이프라인 설계

    플랫폼 사용 (빠르게 굴러가길 원할 때):

    • Salesforce Agentforce: CRM 데이터와 연동된 영업·고객 에이전트 구축에 강점
    • Microsoft Copilot Studio: Office 365 생태계에 깊이 통합, 기존 M365 사용 조직에 적합
    • ServiceNow AI Agents: IT 운영 자동화에 특화
    • Anthropic Claude + MCP: 외부 도구와 연결하는 표준 프로토콜 지원, 복잡한 멀티툴 파이프라인에 유리

    스타트업이나 소규모 팀이라면 n8n, Make 같은 노코드/로우코드 자동화 도구에 AI 에이전트 블록을 연결하는 방식이 빠른 실험에 맞다. 처음부터 거창하게 시작할 이유가 없다.

    솔직하게 — 한계와 리스크

    에이전트가 만병통치약처럼 소개되는 분위기인데, 실제 한계는 분명하다. 이걸 모르고 도입하면 나중에 크게 데인다.

    • 할루시네이션 + 행동의 결합은 위험하다: 챗봇이 틀린 말을 해도 독자가 걸러낼 수 있다. 에이전트가 틀린 판단으로 실제 시스템을 건드리면 피해가 즉각적이고 되돌리기 어렵다.
    • 긴 작업 체인에서 오류가 누적된다: 10단계 작업 중 3단계에서 오류가 나면, 이후 7단계는 잘못된 전제 위에서 돌아간다. 중간 검증 포인트 없이 최종 결과물을 믿으면 안 된다.
    • 비용이 예상보다 크게 늘어난다: 에이전트는 LLM API를 반복 호출하기 때문에 작업이 복잡할수록 토큰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오른다. 월별 비용 모니터링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 프롬프트 인젝션 공격: 외부 데이터를 읽어 처리하는 에이전트는 악의적으로 조작된 콘텐츠에 속아 의도치 않은 행동을 할 수 있다. 사이버보안 관점에서 완전히 새로운 공격 벡터다.

    이런 조직이라면 지금 당장 써볼 만하다

    에이전트 도입 효과가 제대로 나오는 조직에는 공통된 조건이 있다.

    • 반복적이고 정해진 프로세스가 많은 팀 — CS, 법무 검토, 재무 리포팅
    • 이미 API로 연결된 툴스택을 갖춘 팀
    • 실험과 실패를 허용하는 문화가 있는 조직
    • 프로세스 문서화가 잘 된 팀 — 에이전트에게 가르칠 내용이 명확해야 한다

    반대로, 프로세스가 자주 바뀌거나 창의적 판단이 핵심인 업무 — 브랜드 전략, 디자인 방향성 결정 같은 것들 — 에는 아직 에이전트가 큰 힘을 발휘하기 어렵다. 도구가 좋아도 맞는 자리가 있다.

    2026년 기준으로 AI 에이전트는 “써볼 만한 실험”에서 “안 쓰면 뒤처지는 인프라”로 넘어가는 시점이다. 단, 이 흐름을 제대로 타는 방법은 작은 단위부터, 측정 가능한 목표로, 검수 가능한 구조로 시작하는 것이다. 처음부터 전사 자동화를 꿈꾸다가 프로젝트가 조용히 접히는 사례는 이미 숱하다.

    출처: MIT Tech Review AI

  • 양자컴퓨터란? 큐비트 원리부터 실용화 시점까지 솔직하게

    양자컴퓨터란? 큐비트 원리부터 실용화 시점까지 솔직하게

    IBM이 1,121큐비트 프로세서를 공개했다. 구글은 슈퍼컴퓨터가 1만 년 걸릴 계산을 200초에 끝냈다고 발표했다. 뉴스엔 자주 나오는데 막상 “그래서 뭔데?”라고 물으면 대답이 막힌다. 기술 배경 없이도 읽힐 수 있게 — 양자컴퓨터의 원리, 현재 수준, 실제 파급력을 순서대로 짚는다.

    큐비트, 일반 비트랑 뭐가 다른가

    일반 컴퓨터는 0과 1로만 처리한다. 이걸 비트(bit)라 한다. 양자컴퓨터는 큐비트(qubit)를 쓰는데, 이게 좀 이상하다. 0이면서 동시에 1일 수 있다. 이 상태를 중첩(superposition)이라 부른다.

    동전으로 생각하면 쉽다. 일반 비트는 앞면이거나 뒷면이다. 딱 둘 중 하나. 큐비트는 공중에서 회전하는 동전 같은 상태다. 바닥에 닿기 전, 앞뒤가 확정되지 않은 그 찰나. 측정하는 순간 하나로 결정된다.

    숫자로 보면 더 실감난다. 큐비트 10개면 동시에 1,024가지 상태를 처리한다. 300큐비트면 우주에 있는 원자 수보다 많은 경우의 수를 한꺼번에 계산하는 셈이다. 기존 컴퓨터가 순서대로 하나씩 처리하는 동안, 양자컴퓨터는 그 모든 가능성을 한 번에 훑는다.

    얽힘과 간섭 — 여기서 진짜 힘이 나온다

    중첩만으로는 부족하다. 양자컴퓨터의 실제 위력은 얽힘(entanglement)간섭(interference)이 합쳐져야 나온다.

    얽힘은 이렇다. 두 큐비트를 연결하면 하나의 상태가 결정되는 순간 다른 하나도 즉시 결정된다. 두 큐비트 사이의 물리적 거리와는 무관하게. 아인슈타인이 ‘유령 같은 원격 작용’이라고 부르며 불편해했을 정도니까, 직관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건 당연하다.

    간섭은 연산 과정에서 틀린 답으로 가는 경로를 줄이고, 맞는 답으로 가는 경로를 키우는 역할을 한다. 파도가 만나면 사라지거나 커지듯, 양자 연산도 오답 경로를 지우고 정답 경로를 증폭시킨다. 이 둘이 없으면 양자컴퓨터는 극저온에서만 돌아가는 비싼 고철 덩어리다.

    잘하는 것과 못하는 것

    양자컴퓨터는 만능이 아니다. 아주 특정한 유형의 문제에서만 기존 컴퓨터를 압도한다.

    잘하는 것:

    • 소인수분해: RSA 암호화의 근간인 큰 수를 소수의 곱으로 분해하는 연산
    • 최적화: 변수가 폭발적으로 많은 물류 경로, 금융 포트폴리오, 신약 조합 탐색
    • 분자 시뮬레이션: 화학 반응과 소재 특성을 원자 단위로 모델링
    • 머신러닝 가속: 특정 양자 알고리즘으로 학습 속도를 높이는 연구가 진행 중

    못하는 것:

    • 웹 브라우징, 문서 작성, 동영상 스트리밍 같은 일상적 컴퓨팅 전반
    • 일반 소프트웨어 실행

    양자컴퓨터가 노트북을 대체한다는 건 오해다. 슈퍼컴퓨터처럼 특수 목적 연산 도구로 이해하면 맞다. 이 점이 가장 자주 틀리는 부분이기도 하다.

    지금 어디까지 왔나

    2019년 구글은 53큐비트 양자컴퓨터 ‘시카모어’로 슈퍼컴퓨터가 1만 년 걸릴 계산을 200초 만에 해냈다고 발표했다. IBM이 반박하긴 했다. 그래도 이 사건이 ‘양자 우위(quantum advantage)’ 논쟁의 불씨를 당겼다. 2023년 IBM이 1,121큐비트 ‘콘도르’ 프로세서를 공개하면서 경쟁은 더 가팔라졌고, 이후 여러 스타트업이 오류 보정(error correction) 기술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냈다.

    현재 가장 큰 약점은 노이즈다. 큐비트는 외부 진동, 열, 전자기파에 극도로 민감하다. 계산 도중 오류가 쌓이면 결과 자체가 무의미해진다. 이걸 해결하는 게 ‘내결함성 양자컴퓨터(fault-tolerant quantum computer)’인데, 아직 이걸 본격적으로 구현한 곳은 없다. 이 오류 보정 문제를 먼저 푸는 쪽이 시장을 가져간다는 게 업계의 공감대다.

    스타트업들이 “모두를 추월하겠다”고 외치는 이유

    Ars Technica 보도를 보면, 한 양자컴퓨팅 스타트업이 기존 하드웨어 한계를 대폭 뛰어넘겠다고 선언했다. 이런 발표가 반복되는 건 구조적인 이유가 있다.

    아직 패권이 결정되지 않은 분야이기 때문이다. 초전도 큐비트(IBM·구글), 이온 트랩(IonQ·Quantinuum), 광자 기반(PsiQuantum), 위상학적 큐비트(마이크로소프트). 이 방식들이 지금 동시에 경쟁 중이다. 어느 쪽이 이길지 아무도 모른다. 미국·중국·EU 모두 양자 기술을 안보 전략 자산으로 분류하고 천문학적 예산을 쏟아붓는다. 투자자 입장에서 포지셔닝이 곧 기업 가치다. 대담한 선언은 그냥 마케팅이 아니라 전략인 셈이다.

    실질적으로 뭐가 달라지나

    제약·바이오: 신약 개발에서 분자 시뮬레이션은 슈퍼컴퓨터로도 수십 년 걸리는 계산이 있다. 단백질 접힘 문제가 대표적이다. 양자컴퓨터는 이 과정을 수년 단위로 당길 가능성을 열어둔다.

    금융: 포트폴리오 최적화, 리스크 계산, 파생상품 가격 산정. 복잡하게 얽힌 변수를 빠르게 처리하는 데 양자 알고리즘이 적합하다.

    사이버보안: 솔직히 가장 긴장되는 영역이다. 현재 RSA, ECC 같은 암호화 방식은 충분히 강력한 양자컴퓨터 앞에서 이론적으로 무너진다.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는 2024년에 이미 ‘포스트 양자 암호화’ 표준을 발표했다. 양자컴퓨터 실용화 전에 암호 체계를 먼저 바꾸라는 경고다. 지금 당장 준비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물류·에너지: 배송 경로 최적화, 전력망 관리처럼 변수가 폭발적으로 많은 조합 문제. 기존 컴퓨터가 근사값에 그치는 계산에서 효과를 낼 여지가 있다.

    현실적으로 언제쯤인가

    일반인이 직접 양자컴퓨터를 쓰는 날은 꽤 멀다. 전문가 다수는 내결함성 양자컴퓨터가 실용 수준에 도달하는 시점을 2030년대 중후반으로 본다. 낙관론자들도 2030년대 초반이다.

    파급은 다르다. 훨씬 빠르다. 양자 내성 암호화는 이미 금융 서비스에 적용되기 시작했고, IBM Quantum, AWS Braket, Azure Quantum 같은 클라우드 기반 플랫폼으로 연구자들은 지금도 실제 양자 하드웨어에 접근하고 있다.

    ‘아직 먼 미래 기술’로 치부하는 것도, ‘모든 걸 바꿀 혁명’으로 부풀리는 것도 둘 다 틀렸다. 특정 문제에서 슈퍼컴퓨터를 이길 도구가 조금씩 현실로 들어오고 있다. 그 속도가 예상보다 빠를 수 있다는 게, 지금 이 분야를 눈여겨봐야 하는 이유다.

    출처: Ars Technica

  • 웹 데이터 80%는 AI가 못 읽는다 — AI 웹 데이터 인프라 레이어와 기업 전략

    웹 데이터 80%는 AI가 못 읽는다 — AI 웹 데이터 인프라 레이어와 기업 전략

    웹에 있는 데이터 중 AI가 바로 처리할 수 있는 건 20%도 안 된다. 나머지 80%는 HTML, PDF, 이미지, 동영상, 로그인 뒤에 숨겨진 페이지들이다. 기계가 소화하기엔 엉망인 형태. 그런데 AI를 실제 비즈니스에 갖다 쓰려면 대규모·고품질·도메인 특화 데이터가 꼭 필요하다. 이 간극을 메우는 게 바로 웹 데이터 인프라 레이어(Web Data Infrastructure Layer)다.

    AI가 웹 데이터를 바로 못 쓰는 이유

    인터넷은 사람이 읽도록 만들어졌다. 기계용이 아니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도 이 점을 짚은 바 있다. 웹의 근본 구조 자체가 AI 데이터 수집의 발목을 잡는다.

    • 비정형 데이터: HTML 마크업, 중첩 테이블, 동적 JavaScript 렌더링 — 구조가 제각각이라 일괄 처리가 안 된다
    • 접근 제한: 로그인 월(paywall), CAPTCHA, robots.txt, IP 차단
    • 품질 불균일: 같은 주제라도 출처마다 형식과 신뢰도가 다르다
    • 실시간성 문제: 가격 데이터, 재고 정보는 캐시한 순간 이미 구식이 된다

    크롤러랑 뭐가 다른가

    단순 크롤러와는 차원이 다르다. 수집(Crawling) → 파싱(Parsing) → 정제(Cleaning) → 구조화(Structuring) → 저장(Storage) → 제공(Delivery)까지, 파이프라인 전체를 아우른다. 원시 웹 데이터를 AI가 소화 가능한 형태로 변환하는 중간 계층이라고 보면 된다.

    이 레이어가 급부상한 건 LLM 파인튜닝과 RAG(Retrieval-Augmented Generation) 파이프라인 수요가 폭발하면서다. 도메인별 지식 베이스를 쌓거나 실시간 웹 검색 결과를 AI에 연동할 때, 모두 이 인프라가 필요하다.

    기술 구성 4가지

    1. 웹 크롤러 & 스크레이퍼
    정적 HTML부터 SPA(Single Page Application)까지 처리하는 헤드리스 브라우저 기반 크롤러다. Playwright, Puppeteer, Scrapy가 대표 도구고, 규모가 커지면 분산 크롤링 아키텍처가 필수다.

    2. 데이터 파서 & 추출기
    수집된 원시 HTML에서 의미 있는 정보만 뽑아내는 레이어다. LLM 기반 파서인 Diffbot, Firecrawl은 구조 없는 페이지도 자연어 이해로 필드를 추출한다. 솔직히 기존 룰 기반 파서와 LLM 파서의 차이가 여기서 크게 갈린다.

    3. 데이터 클렌징 파이프라인
    중복 제거, 언어 감지, 품질 스코어링, 개인정보(PII) 필터링이 들어간다. AI 학습 데이터셋 품질은 모델 성능에 직결되는 문제다. 이 단계를 건너뛰면 결국 “garbage in, garbage out”이 된다.

    4. 벡터 스토어 & 검색 인덱스
    정제된 데이터를 임베딩 벡터로 변환해 저장하는 단계다. Pinecone, Weaviate, pgvector 같은 벡터 데이터베이스가 RAG 파이프라인의 중심축 역할을 한다.

    자체 구축? 외주? 구매? — 기업 전략 3가지

    • 자체 구축(In-house): 데이터 통제권은 최대다. 단, 엔지니어링 비용·유지보수·스케일링이 모두 내부 책임이다. 데이터 독점이 경쟁 우위인 기업에 어울린다.
    • 서드파티 API 활용: Bright Data, Apify, Zyte 같은 전문 플랫폼을 쓰는 방식이다. 개발 속도가 빠르고 법적 리스크 관리가 상대적으로 쉽다. 비용은 데이터 볼륨에 비례해 올라간다.
    • 데이터 마켓플레이스 구매: AWS Data Exchange, Snowflake Marketplace 등에서 이미 정제된 데이터셋을 산다. 속도는 빠르지만 커스터마이징 한계가 뚜렷하고, 경쟁사도 똑같은 데이터를 쓴다는 구조적 약점이 있다.

    법적 리스크, 생각보다 깊다

    기술 문제이기 전에 법적 문제다. 안일하게 넘어갔다가 소송에 휘말린 사례가 적지 않다.

    • robots.txt 준수: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위반하면 계정 차단이나 법적 분쟁 리스크가 따른다
    • 저작권: 뉴욕타임스 vs. OpenAI 소송처럼, AI 학습 목적 사용에 저작권자가 동의하지 않은 경우 소송 리스크가 현실이 된다
    • GDPR / 개인정보보호법: EU 사용자 데이터가 섞이면 GDPR이 적용된다. 국내 기업은 개인정보보호법 준수도 필수다
    • 컴퓨터사기남용법(CFAA): 미국에서 무단 접근으로 간주되면 형사 처벌까지 간다

    LinkedIn vs. hiQ Labs 판결처럼 공개 데이터 수집의 합법성은 나라마다 해석이 다르다. 법무팀과의 사전 협의는 건너뛰면 안 된다.

    이 판을 키우는 플레이어들

    웹 데이터 인프라는 이제 독립 산업 카테고리로 자리 잡는 중이다. 주요 플레이어들이다.

    • Bright Data (구 Luminati): 프록시 네트워크 + 데이터 수집 플랫폼. 기업 고객 중심으로 운영한다
    • Firecrawl: LLM 친화적 마크다운 변환에 특화된 스크래핑 API
    • Apify: 클라우드 기반 크롤링 플랫폼. 비개발자도 쓸 수 있는 Actor 마켓플레이스를 운영한다
    • Diffbot: AI 기반 웹 파싱 및 구조화된 지식 그래프(Knowledge Graph) 제공
    • Common Crawl: 비영리 오픈 웹 크롤 데이터셋. GPT, LLaMA 등 대형 모델의 사전학습 데이터로 쓰인다

    모델보다 파이프라인이 AI 경쟁력을 가른다

    모델 성능 격차가 좁혀지는 속도는 무섭게 빠르다. GPT-4, Claude, Gemini의 벤치마크 차이는 1~2년 전보다 훨씬 줄었다. 이제 차별화 지점은 어떤 데이터로 학습하고, 어떤 데이터를 RAG 파이프라인에 연결하느냐로 이동했다.

    자사 도메인에 특화된 고품질 웹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AI에 연결하는 기업이 범용 모델에만 기대는 경쟁사보다 더 정확하고 신뢰도 높은 AI 서비스를 만든다. 웹 데이터 인프라 레이어는 선택지가 아니다. AI 경쟁력의 기반 자체다.

    출처: MIT Tech Review AI

  • Suno vs Udio 직접 써봤다 — AI 음악 생성 툴, 인디 아티스트한텐 뭐가 맞나

    Suno vs Udio 직접 써봤다 — AI 음악 생성 툴, 인디 아티스트한텐 뭐가 맞나

    텍스트 몇 줄 쳤더니 30초 만에 노래가 나왔다. 보컬까지. 2~3년 전이면 SF 소설 얘기였을 텐데, Suno와 Udio가 이걸 현실로 만들어버렸다. 인디 씬에서 AI 음악 생성 툴 얘기가 계속 나오고 있는 건 사실인데, 막상 어떤 걸 써야 하는지, 저작권은 어떻게 되는지 모르고 쓰는 경우가 많다. 두 툴의 실제 차이와 인디 아티스트가 현실적으로 써먹을 방법을 정리했다.

    Suno와 Udio, 뭐가 다른가

    Suno는 지금 가장 많이 쓰이는 AI 음악 생성 툴이다. 장르 이름이나 분위기를 텍스트로 입력하면 보컬까지 들어간 완성형 곡이 나온다. 팝, 록, 힙합 같은 주류 장르에서 완성도가 안정적이고, 인터페이스가 단순해서 처음 써보는 사람도 5분이면 첫 곡이 나온다. 진짜 5분.

    Udio는 음악적 뉘앙스 표현에 강점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정 악기 배치나 리듬 패턴을 세밀하게 지정하는 게 가능해서, 장르 특유의 질감을 살리고 싶을 때 선택지가 된다. 다만 그만큼 손이 좀 간다.

    • Suno: 초보자 친화적, 완성도 높은 풀 트랙, 빠른 생성 속도
    • Udio: 음악 디테일 조정 가능, 장르 특성 재현에 유리, 실험적 사운드에 강함

    둘 다 무료 티어가 있다. 월정액을 내면 생성 횟수가 늘어나고 상업적 이용 권한도 생긴다.

    실제로 써보면 어떻게 다른가

    Suno에 "late night jazz, sad vibes, female vocals"라고 입력하면 2분짜리 완성곡이 30초 만에 나온다. 보컬 톤, 피아노 반주, 베이스라인이 맞아떨어지는데, 처음 써보면 진짜 당황스러울 정도다. 좋은 의미로.

    Udio는 손이 좀 간다. "80년대 신스팝 스타일에 드럼 머신 강조"처럼 구체적으로 쓸수록 결과가 좋아진다. 반대로 뭉뚱그린 지시어를 주면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가 생긴다. 솔직히 번거롭긴 하다.

    음질은 둘 다 스트리밍 플랫폼에 올릴 수 있는 수준이다. 단, 가사가 영어 위주고, 간혹 음절이 어긋난 발음이 나온다. 아직 한계다.

    저작권 문제, 미리 알아야 나중에 안 당한다

    AI 음악 툴 쓸 때 가장 자주 나오는 질문이 "저작권은 괜찮냐"다. 솔직히 말하면, 지금 상황이 완전히 안전하진 않다.

    Suno와 Udio는 현재 미국 음반사들로부터 저작권 소송을 받고 있다. 훈련 데이터에 저작권 있는 음악을 무단으로 썼다는 이유다. 소송 결과에 따라 서비스 구조가 바뀔 여지가 있다. 진짜로.

    생성된 음악의 저작권은 플랜마다 다르다.

    • Suno 유료 플랜: 생성한 곡의 상업적 이용 허용, 저작권은 사용자에게 귀속
    • Udio 유료 플랜: 마찬가지로 상업적 이용 가능, 플랫폼 정책 내에서
    • 무료 플랜: 두 툴 모두 비상업적 이용만 허용

    약관이 수시로 바뀐다. 상업적으로 쓸 생각이라면 현재 약관을 직접 확인하는 게 필수다. 스포티파이는 이미 AI 생성 곡에 별도 레이블을 붙이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고, 스트리밍 플랫폼에 올릴 때 AI 생성 음악임을 공개해야 하는 규정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인디 아티스트가 현실적으로 쓰는 방법

    AI 음악을 바로 "완성품"으로 내놓는 건 아직 리스크가 크다. 법적 불확실성도 있고, 청중 반응도 갈린다. 작업 보조 도구로 쓰는 게 현실적이다.

    • 데모 제작: 정식 녹음 전에 곡의 분위기를 AI로 먼저 잡는다. 악기 편성이나 장르 방향을 실험하는 용도로 쓰면 시간이 많이 줄어든다.
    • 레퍼런스 생성: "이런 느낌의 곡을 원한다"고 말로 설명하기 어려울 때, AI로 만들어서 세션 뮤지션이나 프로듀서에게 보여주는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쓰기 좋다.
    • 배경음악 제작: 유튜브, 팟캐스트, 릴스 배경음 등 직접 쓸 음악을 만들 때 활용도가 높다.
    • 창작 슬럼프 탈출: AI 생성 곡을 들으면서 멜로디나 코드 진행 아이디어를 얻는 방식이다. 결과물을 그대로 쓰는 게 아니라 자극제로 활용하는 것.

    AI 음악 인큐베이터 프로그램이란

    최근 Suno 같은 AI 음악 플랫폼들이 인디 아티스트를 대상으로 인큐베이터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The Verge 보도를 보면, Suno의 ‘Spark’ 프로그램은 서명하지 않은 독립 아티스트를 대상으로 그랜트, 멘토십, 마케팅 지원을 제공한다.

    • 그랜트(보조금): 음악 제작비, 장비 구입비 등 실질적인 지원금
    • 멘토십: 업계 전문가와의 1:1 또는 그룹 멘토링
    • 마케팅 지원: 플랫폼 내 노출 기회, 소셜 미디어 캠페인 등

    플랫폼 입장에서는 우수한 창작자를 끌어들이고 AI 툴 사용을 확산시키면서 콘텐츠를 풍성하게 만드는 전략이다. 아티스트 입장에서는 AI를 단순 도구로만 쓰는 게 아니라 플랫폼 생태계 안으로 들어가는 통로가 된다. 단, 영어권 프로그램이 많다. 한국 아티스트가 접근하려면 영어 포트폴리오와 글로벌 계정 운영이 먼저 되어 있어야 한다.

    AI가 음악을 만드는 시대, 아티스트에게 남는 것

    AI가 음악을 만들 수 있다면, 인간 아티스트의 역할은 뭐가 남을까. 이 질문이 불안하게 느껴진다면 방향을 조금 바꿔볼 필요가 있다.

    AI는 청중과의 관계를 못 만든다. 라이브 공연, 팬과의 소통, 개인적인 스토리텔링 — 이 영역은 대체가 안 된다. 반면 AI 툴을 능숙하게 다루는 아티스트는 제작 비용을 줄이고 더 빠르게 실험하는 이점을 챙길 수 있다. 결정적으로, AI를 먼저 익힌 아티스트가 앞서간다는 건 이미 여러 업계에서 반복되고 있는 패턴이다.

    Suno와 Udio 모두 무료 플랜으로 시작할 수 있다. 일단 써보고 직접 판단하는 게 맞다. 쓰다 보면 어디에 맞고 어디에 안 맞는지 금방 보인다.

    출처: The Verge

  • 감기 백신이 수십 년째 없는 이유, AI 신약 개발은 뭘 바꾸나

    감기 백신이 수십 년째 없는 이유, AI 신약 개발은 뭘 바꾸나

    코로나19 백신은 1년 만에 나왔다. 그런데 감기 백신은 없다. 수십 년 동안. 이 이상한 격차가 생긴 이유가 있고, 지금 AI와 빅테크 자본이 여기 뛰어들면서 판이 바뀌고 있다.

    160종 이상의 바이러스와 싸워야 하는 구조

    라이노바이러스(Rhinovirus)만 160종 이상의 혈청형이 존재한다. 독감 백신은 WHO가 매년 유행 예측 변종 3~4가지를 골라 만든다. 그게 가능한 이유는 독감 바이러스가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하기 때문이다. 감기는 다르다. 종류가 너무 많고, 돌연변이 속도도 빠르다. 단일 백신 하나로 커버하는 게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

    더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면역 기억의 지속성이다. 독감이나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몸이 중화 항체를 만들어 다음 감염에 대비한다. 반면 라이노바이러스 감염 후 생기는 면역은 수 주 안에 약해진다. 백신으로 형성한 면역도 마찬가지다. 오래가지 않는다.

    여기에 복병이 하나 더 있다. 감기를 일으키는 코로나바이러스 계열이 따로 4종이나 존재한다. SARS-CoV-2와 다른 계열이지만 비슷한 내성 문제를 안고 있다. 쉽게 말하면, ‘감기’라는 단어 하나 뒤에 수백 개의 적이 숨어 있는 셈이다.

    코 점막과 에어로졸 — 호흡기 감염이 막기 어려운 진짜 이유

    주사 백신은 혈중 항체(IgG)를 높이는 데 효과적이다. 문제는 호흡기 바이러스의 주 침투 경로가 비강(코 점막)이라는 것. 코 점막에서 작동하는 건 분비형 면역글로불린(IgA)인데, 이건 혈중 항체와 기전이 다르다. 그래서 최근 비강 내 투여 방식 백신 연구가 급증하고 있다. 콧속에 뿌리는 형태로 IgA를 직접 자극하는 방식이다.

    에어로졸 전파 문제도 있다. 바이러스 입자 크기가 0.1~0.3마이크론 수준이다. KF94 필터로도 100% 차단은 불가능하다. 마스크가 전파를 줄이지만 완전히 막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구조 자체가 그렇다.

    AI가 신약 개발에 끌려온 진짜 이유

    신약 하나 개발에 평균 10~15년, 비용은 1조 원 이상. 성공률은 10% 미만이다. 이 구조가 감기 치료제 개발을 막아왔다. 치명률이 낮고 환자 1인당 지불 의향도 높지 않다. 제약사 입장에서 투자 회수가 어렵다는 계산이 나온다.

    AI는 이 방정식에서 시간과 비용을 건드린다. 단백질 구조 예측, 분자 도킹 시뮬레이션, 임상시험 환자 매칭에서 기존 실험 기반 방식보다 수십 배 빠른 속도가 나온다. 구글 딥마인드의 AlphaFold는 2억 개 이상의 단백질 구조를 예측해 공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이 데이터베이스가 감기·호흡기 바이러스 연구에도 직접 쓰인다.

    빅테크가 바이오에 돈을 쏟아붓는 이유

    테크 기업들의 헬스케어·바이오 투자를 사회공헌으로 보면 오해다. 구조적 계산이 있다.

    • 데이터 잠금 효과: 헬스케어 데이터는 수십 년치 바이오 자산이다. AI 학습에 쓸 수 있는 최고 품질 원자재다.
    • 시장 규모: 글로벌 의약품 시장이 연간 1,800조 원 규모다. 소프트웨어·광고가 포화된 빅테크에겐 확장 가능한 다음 판이다.
    • 규제 선점: 의료 AI 규제는 아직 초기다. 지금 들어오는 기업이 표준을 만든다.
    • 인재 유치: 바이오·의약 AI 연구는 기초과학을 다루기 때문에 최상위 AI 연구자들에게 매력적이다.

    결제 인프라를 가진 핀테크 기업이 바이오 연구를 후원하는 건 단기적으로 이상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헬스케어 구독 결제, 원격 진료 인프라, 의약품 전자상거래로 확장할 때 연구 투자에서 확보한 데이터와 네트워크가 진입 장벽이 된다. MIT Tech Review 보도를 보면 Stripe, Anthropic, OpenAI가 호흡기 감염 억제 프로젝트를 후원하는 흐름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AI 신약 개발, 지금 어디까지 왔나

    임상 진입 사례가 쌓이기 시작했다. 숫자가 말해준다.

    • Insilico Medicine: AI가 설계한 특발성 폐섬유화증(IPF) 치료 후보 물질이 임상 2상 진행 중. 후보 물질 발굴부터 임상 진입까지 18개월 만에 달성했다. 전통 방식이라면 5~7년 걸리는 구간이다.
    • Recursion Pharmaceuticals: 고처리량 실험과 AI를 결합해 200개 이상의 프로그램을 동시에 돌리고 있다.
    • Isomorphic Labs (딥마인드 분사): 일라이 릴리, 노바티스와 수천억 원 규모의 AI 신약 개발 계약을 맺었다.

    호흡기 분야에선 RSV(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백신이 2023년 처음 허가를 받았다. AI 기반 면역원 설계 연구가 이 과정에 병행됐고, 이후 관련 파이프라인이 빠르게 늘고 있다.

    감기보다 먼저 나올 것들

    솔직히 말하면, 감기 백신은 당장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인접 영역에서 눈에 띄는 진전이 이미 진행 중이다.

    • 범용 코로나 백신: 여러 코로나바이러스 변종을 동시에 막는 광역 백신 연구가 미국 NIH 주도로 진행 중. AI가 항원 설계의 핵심 역할을 맡는다.
    • 비강 전달 백신: IgA 항체를 직접 유도해 바이러스 침입 초기에 차단. 주사 없이 콧속에 뿌리는 형태다.
    • 광범위 항바이러스제: 바이러스 복제의 공통 기전을 막는 약물. 감기·독감·코로나를 하나의 약으로 막는 개념이다. 이게 현실이 되면 게임이 달라진다.
    • mRNA 치료제 응용: 코로나 백신에서 검증된 mRNA 플랫폼을 호흡기 바이러스 전반으로 확장하는 연구가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다.

    5~10년 뒤, 감기 치료의 현실적 그림

    ‘정복’이라는 단어 자체가 감기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200종 이상의 바이러스가 끊임없이 돌연변이를 일으키기 때문에, 완전한 예방보다 빠른 치료와 중증화 방지가 현실적 목표다.

    AI가 신약 개발 속도를 높이면 증상 발현 후 24~48시간 내 복용하는 항바이러스제 개발 여지가 생긴다. 타미플루가 독감에 하는 역할을 감기에 하는 약을 AI가 설계하는 시나리오다. 상용화까지 여전히 5~10년은 필요하다. 그래도 투자 규모, 연구 속도, 기술 성숙도를 보면 과거와는 차원이 다르다. 분명히 가까이 오고 있다.

    출처: MIT Tech Review AI

  • 터치스크린 맥북, 솔직히 살 가치 있나 따져봤다

    터치스크린 맥북, 솔직히 살 가치 있나 따져봤다

    윈도우 진영에서 터치스크린은 진작부터 기본이다. 10년 전 서피스가 나왔을 때도, 지금도. 근데 애플은 달랐다. 스티브 잡스가 “수직 화면에 손가락을 올리는 건 피로하다”고 못 박은 뒤로, 맥북에 터치스크린은 없었다. 그 노선이 바뀌려 하고 있다. 터치스크린 맥북 출시가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질문이 따라온다. 이게 진짜 쓸만한 기능이 될까? 아니면 윈도우 진영처럼 ‘있긴 한데 거의 안 씀’으로 끝날까?

    터치스크린 노트북, 실제로 얼마나 쓰이나

    윈도우 터치스크린 노트북 쓰는 사람들은 크게 두 부류다. 실제로 자주 터치를 쓰는 사람. 그리고 살 때는 ‘터치 된다는 게 좋아서’ 골랐는데, 막상 쓰고 나니 트랙패드만 쓰는 사람.

    마이크로소프트 서피스 사용자 조사에서 터치스크린을 “자주 사용한다”고 답한 비율은 약 40%였다. 나머지 60%는 가끔 또는 거의 쓰지 않는다고 했다. 터치가 모두에게 게임체인저가 되는 기능은 아닌 거다. 근데 그렇다고 무용지물이란 뜻도 아니다. 결국 자기 작업 패턴에 맞는지가 핵심이다.

    터치스크린이 진짜 빛나는 순간

    마우스나 트랙패드보다 손가락이 훨씬 직관적인 상황들이 있다.

    • 디지털 드로잉 / 스케치: 애플 펜슬이나 스타일러스와 조합하면 드로잉 작업이 완전히 달라진다. 아이패드 프로를 맥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 기대가 여기서 나온다.
    • 프레젠테이션 중 슬라이드 조작: 발표 도중 화면을 직접 짚거나 슬라이드를 넘길 때 자연스럽다. 리모컨 없이도 된다.
    • 스크롤 많은 웹 브라우징: 소파에 반쯤 누워서 인터넷 볼 때. 솔직히 이때는 트랙패드보다 터치가 편하다.
    • 사진 편집 / 리터칭: 포토샵에서 세밀한 마스킹이나 선택 작업을 손가락으로 하면 정밀도가 다르다.

    터치스크린이 오히려 걸리는 상황들

    반대로, 불편한 시나리오도 분명히 있다.

    긴 타이핑 작업에서는 거의 쓸 일이 없다. 코딩이든 문서 작성이든 이메일이든, 키보드 앞에 앉아 있으면 손이 화면으로 올라갈 이유가 없다. 화면 지문 오염 문제도 생각보다 심각하다. 맥북 레티나 디스플레이의 선명도가 장점인데, 지문이 덕지덕지 묻으면 역효과다. 윈도우 터치스크린 유저들이 하나같이 하는 말이 “자꾸 닦아야 돼서 귀찮다”거든요.

    그리고 고릴라 팔(gorilla arm) 현상. 이건 여전히 해결 안 된 인체공학 문제다. 수직으로 세운 화면에 팔을 들어 조작하면 어깨와 팔이 금방 뻐근해진다. 단순한 여담이 아니라, 애플이 수십 년간 터치스크린 맥을 안 만든 핵심 이유였다는 점에서 이 문제는 지금도 유효하다.

    macOS가 터치를 얼마나 받쳐주느냐가 진짜 관건

    하드웨어 못지않게 결정적인 게 소프트웨어다. 터치스크린이 달린다고 바로 쓸만해지는 게 아니다. macOS 자체가 터치 입력에 맞게 설계돼야 한다.

    지금 macOS는 마우스와 트랙패드 중심으로 만들어진 UI다. 버튼 크기, 메뉴 간격, 텍스트 필드 — 전부 정밀한 포인터 조작 기준으로 만들어진 것들이다. 손가락으로 누르기엔 타깃이 작은 요소들이 너무 많다. 애플이 터치스크린 맥북을 낸다면, 하드웨어에 터치 레이어만 얹는 게 아니라 macOS 자체를 손봐야 한다는 얘기다.

    아이패드OS처럼 큰 버튼과 넓은 여백을 가진 터치 모드를 별도 제공할 수도 있고, 아니면 앱마다 터치 지원 여부가 달라지는 반쪽짜리 경험이 될 수도 있다. 이 부분이 솔직히 제일 걱정되는 대목이다.

    아이패드 대신 쓸 수 있을까

    “터치스크린 맥북이 나오면 아이패드 프로 따로 살 필요 없겠지?”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는 부분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아이패드 프로의 강점은 터치스크린 하나가 아니다. 애플 펜슬의 압력 감지 정밀도, 태블릿 폼팩터의 휴대성, iPadOS의 터치 최적화 앱 생태계가 다 묶여서 나오는 결과거든요. 맥북에 터치스크린이 달린다고 이 조합이 그대로 구현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반대 시나리오가 현실적이다. 지금 맥북과 아이패드를 둘 다 쓰는 사람 중, 아이패드를 주로 넷플릭스나 웹서핑 용도로만 쓰는 경우라면 맥북 하나로 정리될 여지가 생긴다. 아이패드를 갖다 버릴 이유가 생기는 게 아니라, 굳이 새로 살 이유가 줄어드는 셈이다.

    지금 살까, 신형 기다릴까

    지금 사도 되는 경우:

    • 현재 쓰는 맥북이 너무 느리거나 고장났을 때
    • 영상 편집, 3D 렌더링 등 지금 당장 성능이 필요한 작업을 하는 경우
    • 터치스크린 기능 자체에 큰 관심이 없는 경우
    • 현 세대 M4 Pro / M4 Max 성능으로 충분하다고 판단될 때

    기다려볼 만한 경우:

    • 드로잉, 스케치, 노트 필기 등 터치 활용도가 높은 크리에이터
    • 아이패드 프로와의 통합을 기대하는 경우
    • 구매 여유가 있고, 얼리어답터보다 완성도를 중시하는 경우

    맥북의 제품 사이클 특성상 신형이 나오면 이전 세대는 가격이 내려가거나 리퍼 시장에 풀린다. 급하지 않다면 기다리는 게 어떤 방식으로든 손해는 아니다.

    단순한 스펙 추가가 아닌 세 가지 이유

    터치스크린이 모든 사람에게 필수인 기능은 아니다. 근데 애플이 이 결정을 내린다는 건 스펙 하나 추가하는 것 이상이다.

    첫째, 맥과 아이패드의 경계가 흐려진다. 하드웨어 수렴이 가속화되면 앱 생태계도 바뀐다. 개발자들이 macOS용 터치 앱을 만들 유인이 생기는 거다. 둘째, 애플 펜슬이 맥북 정식 액세서리가 된다. 아이패드 전용 도구였던 애플 펜슬이 크리에이터의 맥 작업 흐름에 편입된다면, 프로 크리에이터 시장에서 맥북의 위상이 달라진다. 셋째, AI 기능과 만나는 지점이 흥미롭다. M5 칩의 강화된 뉴럴 엔진과 터치스크린이 결합되면 손글씨 인식, 제스처 기반 AI 인터랙션 같은 새로운 경험이 가능해진다. 화면을 터치하는 게 아니라 입력 패러다임 자체가 바뀌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거다.

    터치스크린 맥북이 혁명적일지, 그저 그런 기능 추가로 끝날지는 소프트웨어에 달려 있다. 하드웨어는 애플이 잘 만들 거다. macOS가 얼마나 빠르게 터치에 맞게 진화하느냐가 남은 숙제다.

    출처: Engadget

  • 무어의 법칙은 끝났나 — 반도체 집적 한계와 그 이후를 한 번에

    무어의 법칙은 끝났나 — 반도체 집적 한계와 그 이후를 한 번에

    손톱 크기 안에 트랜지스터 1,000억 개. 숫자만 들으면 SF 대사 같은데, IBM이 최근 이 수준의 프로토타입 칩을 실제로 공개했다. 덕분에 “무어의 법칙이 아직 살아있다”는 말이 다시 나오기 시작했는데, 솔직히 무어의 법칙이 정확히 뭔지, 왜 한계 얘기가 나왔는지, 지금 어떤 상황인지 한 번에 정리된 글이 없어서 직접 써봤다.

    무어의 법칙, 딱 한 줄로

    시작은 1965년이다. 인텔 공동창업자 고든 무어가 잡지 기고문에 한 줄 적었다. “반도체 칩에 들어가는 트랜지스터 수가 2년마다 두 배로 늘어난다.” 처음엔 그냥 업계 관찰 정도였는데, 이게 수십 년 동안 실제로 맞아떨어졌다. 반도체 산업 전체의 북극성이 된 거다.

    트랜지스터는 전기 신호를 켜고 끄는 작은 스위치다. 이 스위치가 많을수록, 작을수록 칩은 더 많은 연산을 더 빠르게, 더 적은 전력으로 처리한다. 결국 무어의 법칙은 “컴퓨터 성능이 2년마다 두 배 좋아진다”는 말로 해석돼왔다.

    트랜지스터가 많으면 뭐가 좋아지나

    반도체 집적도가 올라가면 생기는 이점은 세 가지다.

    • 처리 속도: 더 많은 연산을 병렬로 돌릴 수 있어서 같은 시간에 더 많은 작업을 처리한다
    • 전력 효율: 트랜지스터가 작아질수록 전압이 낮아져 발열이 줄고 배터리 효율이 올라간다
    • 가격: 같은 웨이퍼 면적에서 더 많은 칩을 뽑아낼 수 있으니 단가가 내려간다

    스마트폰 배터리가 온종일 버티고, 노트북이 얇아지면서도 성능이 오른 게 다 이 덕분이다. 10년 전 고성능 서버가 하던 연산을, 지금은 손 안의 칩이 해낸다.

    왜 집적도 높이기가 갈수록 어려워지나

    문제는 트랜지스터 크기에 물리적 벽이 있다는 거다. 현재 최첨단 공정이 2나노미터(nm) 수준인데, 2nm는 수소 원자 20개를 나란히 늘어놓은 길이다. 이 정도까지 내려오면 고전 물리학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 양자 터널링 효과: 트랜지스터가 너무 작으면 전자가 절연층을 그냥 통과해버린다. 스위치 역할 자체를 못 하게 되는 거다
    • 발열 집중: 면적 대비 전력 밀도가 높아지면 칩 한 점에 열이 폭발적으로 쌓인다
    • 공정 비용 급등: EUV(극자외선) 리소그래피 장비 한 대 가격이 수천억 원대다. 더 미세한 공정은 더 비싼 장비를 요구한다

    그래서 2010년대 중반부터 “무어의 법칙이 끝났다”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2년 주기가 3~4년으로 늘어났고, 성능 향상 폭도 예전만큼 극적이지 않다.

    나노공정 전쟁: TSMC·삼성·인텔 지금 어디쯤

    그래도 경쟁은 멈추지 않았다. 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최첨단 공정을 실제로 다투는 회사는 세 곳이다.

    • TSMC: 3nm 양산 중, 2nm 진입 단계다. 애플 M 시리즈, 엔비디아 GPU, AMD 칩을 다 여기서 만든다. 시장 점유율 6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 삼성: GAA(게이트 올 어라운드) 트랜지스터 구조를 업계 최초로 도입하면서 3nm를 선언했는데, 수율(정상 칩 비율) 문제로 아직 고전 중이다. 이건 좀 뼈아픈 부분이다
    • 인텔: 한때 공정 경쟁에서 밀렸다가 “인텔 18A” 공정으로 반격 중. 자체 칩 생산과 외부 파운드리 동시 운영이라는 이중 전략을 쓰고 있다

    IBM은 파운드리 경쟁보다 아키텍처 연구에 집중하는 편이다. 새로운 트랜지스터 설계나 패키징 기술을 선보이면서 업계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 이번 1,000억 개 트랜지스터 칩도 “이게 가능하다”는 걸 보여준 프로토타입이지, 당장 양산되는 제품은 아니다.

    한계를 넘으려는 기술들

    평면으로 계속 작게 만드는 게 막히자, 업계는 방향을 바꿨다.

    • 3D 적층: 칩을 위로 쌓는다. HBM(고대역폭 메모리)이 대표적인데, 메모리 여러 층을 수직으로 연결해 대역폭을 폭발적으로 늘렸다. 엔비디아 H100·H200의 AI 성능이 여기서 나온다
    • 칩릿(Chiplet) 설계: 거대한 칩 하나 대신, 기능별로 작은 칩을 따로 만들어서 연결하는 방식. AMD가 이 방법으로 인텔을 추격하는 데 성공했다
    • 소재 혁신: 실리콘을 대체할 소재로 질화갈륨(GaN), 탄화규소(SiC), 그래핀 등이 연구 중이다. 전력 반도체 분야에서 빠르게 상용화되고 있다
    • 뉴로모픽 칩: 인간 뇌 구조를 모방한 설계. 기존 폰 노이만 구조를 탈피해 AI 연산에 특화된 칩을 만들려는 시도다

    “2년마다 트랜지스터 2배”라는 공식은 더 이상 딱 맞지 않는다. 반도체 성능 자체는 여전히 빠르게 오르고 있다. 경로가 달라진 것뿐이다.

    AI가 칩 설계 방식 자체를 바꾸고 있다

    요즘 반도체 업계 이야기에서 빠지지 않는 흐름이 있다. AI가 칩 설계 방식을 통째로 뒤집고 있다는 거다. 구글은 강화학습 AI를 칩 설계 배치(placement)에 활용해서 인간 엔지니어보다 빠르고 효율적인 레이아웃을 뽑아냈고, 인텔도 AI 기반 EDA(전자설계자동화) 도구를 적극 도입 중이다.

    AI가 칩을 더 잘 설계하고, 그 칩이 더 강력한 AI를 돌리는 구조. 이 사이클이 얼마나 빠르게 돌아가느냐가 앞으로 AI 산업의 속도를 결정한다.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이 “AI는 인프라이고, GPU는 그 인프라의 엔진”이라고 말하는 맥락이 정확히 여기 있다.

    AI 추론에 특화된 NPU(신경망처리장치) 시장도 빠르게 커지는 중이다. 스마트폰 AP 안에 들어가는 작은 NPU부터 데이터센터용 대형 추론 칩까지, AI 워크로드만 처리하도록 최적화된 칩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결국 소비자 입장에서 뭐가 달라지나

    반도체 기술이 어떤 방향으로 가든, 체감 변화는 이렇게 나타난다.

    • PC·노트북: 성능 향상 속도는 예전보다 완만해졌다. 전력 효율 개선은 계속되고 있어서 배터리 수명과 발열은 꾸준히 좋아진다
    • 스마트폰: AP 안 NPU 성능이 매년 눈에 띄게 오르고 있다. 실시간 번역, 사진 편집, AI 어시스턴트 같은 온디바이스 AI 기능이 갈수록 쓸 만해지는 이유다
    • AI 서비스 비용: 데이터센터 칩 효율이 오를수록 ChatGPT 같은 서비스 운영 비용이 내려간다. 장기적으로 이용 가격에 반영될 거다
    • 전력 소비: AI 연산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가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칩 효율 개선은 단순한 성능 경쟁이 아니라 에너지 문제와도 직결된다

    무어의 법칙은 “2년마다 2배”라는 숫자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반도체 산업 전체가 이 예측을 맞추기 위해 조직되고, 투자되고, 경쟁해왔다. 그 법칙이 흔들리면서 업계가 어떤 대안을 찾고 있는지 아는 것 자체가, 앞으로 어떤 기기를 살지, 어떤 기술이 성장할지 판단하는 나침반이 된다.

    출처: MIT Tech Review AI

  • 빅테크가 엔비디아 대신 직접 AI 칩 만드는 진짜 이유

    빅테크가 엔비디아 대신 직접 AI 칩 만드는 진짜 이유

    구글, 애플, 오픈AI, 스페이스X. 업종도 목적도 제각각인 이 회사들이 요즘 같은 짓을 하고 있다. 직접 AI 칩을 만드는 거다. 수년 전만 해도 AI 칩 시장은 사실상 엔비디아 독주였다. GPU 없이는 AI 학습 자체가 안 된다는 말이 업계 상식처럼 통했고, 엔비디아 주가가 그걸 증명했다. 근데 판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왜 다들 갑자기 칩을 만들겠다고 나선 걸까.

    AI 칩이란? GPU와 뭐가 다른가

    AI 칩은 행렬 곱셈 같은 대규모 병렬 연산에 특화된 반도체다. 엔비디아 GPU는 원래 게임 그래픽 렌더링용으로 나왔는데, 병렬 연산 구조가 AI 학습이랑 딱 맞아서 어쩌다 AI 칩의 대명사가 됐다. 우연이 만들어낸 독점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문제는 GPU가 범용 설계라는 점이다. 뭐든 할 수 있게 만들다 보니, 특정 AI 작업엔 굳이 필요 없는 자원까지 끌어다 쓴다. 이게 비효율이다. 반면 주문형 AI 칩(custom silicon)은 딱 그 회사가 필요한 연산만 돌리도록 설계된다. 속도는 올라가고 전력 소비는 내려간다.

    • GPU: 범용, 유연성 높음, 비용 높음
    • Custom AI 칩: 특정 워크로드 특화, 효율 높음, 설계 난이도 높음
    • TPU(구글 텐서처리장치): 구글이 자체 개발한 AI 가속기의 대표 사례

    엔비디아 의존이 문제가 되는 이유

    엔비디아 H100, B200 같은 플래그십 칩은 한 장에 수만 달러다. 대형 AI 모델 하나 학습시키려면 수천 개의 GPU가 필요하고, 비용은 순식간에 천문학적으로 불어난다. 오픈AI가 GPT-4를 학습시키는 데 1억 달러가 넘었다는 추산이 있는데, 그 상당 부분이 GPU 비용이다.

    비용만이 문제가 아니다. 공급망 리스크도 현실이었다. 수요가 폭발하면서 납기 지연이 반복됐고, AI 인프라 확장 일정이 칩 공급 일정에 발목 잡히는 상황이 생겼다. 미중 반도체 수출 규제까지 겹치면서 지정학 변수도 더해졌다.

    결정적인 건 따로 있다. 엔비디아는 이미 모든 고객사의 경쟁자가 됐다. AI 서비스, 클라우드 플랫폼, 소프트웨어 영역으로 손을 뻗는 중이다. 핵심 인프라를 경쟁사에 맡기는 게 장기적으로 괜찮을 리 없다.

    누가 어떤 칩을 만들고 있나

    자체 칩 개발 대열은 이미 꽤 길다.

    • 구글 TPU: 가장 오래된 사례. 7세대 트리톤까지 진화했고, 구글 클라우드를 통해 외부에도 제공된다.
    • 애플 Neural Engine: M 시리즈 칩에 내장된 온디바이스 AI 가속 유닛. 아이폰·맥북의 AI 기능을 GPU 없이 처리한다.
    • 아마존 Trainium·Inferentia: AWS에서 모델 학습(Trainium)과 추론(Inferentia)에 각각 최적화된 칩을 운영 중이다.
    • 메타 MTIA: 추천 알고리즘 같은 대규모 추론 작업에 특화한 자체 칩이다.
    • 오픈AI Jalapeño: 브로드컴과 협력해 개발 중인 추론 전용 칩. 학습이 아닌 서비스 단계 비용을 낮추는 게 목표다.
    • 스페이스X: 스타링크 위성 네트워크 운용에 필요한 온보드 AI 처리를 위해 자체 칩을 개발 중이다.

    자체 칩 개발, 아무나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쉬운 길이 아니다. 설계만 해도 수백 명의 반도체 엔지니어가 수년을 매달려야 한다. 설계를 끝냈다고 끝이 아니다. TSMC나 삼성 같은 파운드리에서 양산이 돼야 하고, 첫 테이프아웃(시제품 생산)에서 실패하면 비용과 시간을 고스란히 날린다.

    소프트웨어 생태계도 만만찮은 벽이다. 엔비디아 CUDA는 10년 넘게 쌓인 개발자 생태계, 라이브러리, 프레임워크가 촘촘히 얽혀 있다. 새 칩을 내놔도 기존 AI 코드가 그 위에서 돌아가려면 컴파일러와 드라이버를 처음부터 새로 쌓아야 한다. 이건 꽤 지독한 작업이다.

    결국 자체 칩 개발은 연 매출 수십억 달러 이상인 빅테크 전용 게임이다. 스타트업이나 중견 기업이 따라 하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 있다.

    엔비디아는 위기인가

    단기적으로는 아니다. 빅테크 자체 칩이 완성되더라도, 수천 개의 기업과 연구소는 엔비디아 GPU를 쓴다. 전 세계 AI 스타트업 생태계가 CUDA 기반으로 돌아가고 있고, 이걸 하루아침에 대체하기는 어렵다.

    장기 구조는 바뀔 여지가 있다. 구글, 메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는 엔비디아 GPU 최대 소비자군이다. 이들이 자체 칩 비중을 50%만 높여도 엔비디아 매출 구조에 의미 있는 변화가 생긴다. 이건 좀 두고 봐야 하는 얘기다.

    엔비디아도 손 놓고 있는 게 아니다. CUDA 생태계 강화, 소프트웨어 플랫폼 확대, 로보틱스·자율주행 등 새 시장으로 매출 다각화를 서두르고 있다.

    그래서 뭐가 달라지나

    AI 칩 다양화는 결국 AI 서비스 비용 하락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추론(inference) 비용이 내려가면 ChatGPT류 서비스 요금이 낮아지거나, 같은 요금으로 더 강력한 모델을 쓰게 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나쁠 게 없는 흐름이다.

    개발자 입장에서는 생태계가 복잡해진다. CUDA 하나만 알면 됐던 시대에서, TPU·Trainium·MTIA 플랫폼별 최적화를 고민해야 하는 시대로 넘어가는 거다. PyTorch, JAX 같은 프레임워크들이 다양한 하드웨어 백엔드를 지원하도록 진화하고 있는 게 그 신호다.

    국내 반도체 기업들에게도 기회가 열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HBM(고대역폭 메모리) 공급망에서 핵심 역할을 하고 있고, 파운드리 수요도 덩달아 늘어난다. 자체 칩 설계를 돕는 IP·EDA·패키징 업체들의 수혜도 기대된다.

    출처: TechCrunch

  • 구글 파이낸스 앱 써봤다: 야후 파이낸스랑 뭐가 다른가

    구글 파이낸스 앱 써봤다: 야후 파이낸스랑 뭐가 다른가

    20년이 걸렸다. 구글 파이낸스 웹사이트가 생긴 게 2006년인데, 안드로이드 전용 독립 앱이 나온 건 이제야다. 그사이에 야후 파이낸스, 블룸버그, 인베스팅닷컴이 모바일 시장을 통째로 먹었다. 뒤늦게 출발한 구글이 뭘 들고 나왔는지 정리해봤다.

    왜 지금인가

    웹 버전 구글 파이낸스는 야후 파이낸스의 대항마로 2006년에 등장했다. 스마트폰이 세상을 바꾼 이후에도 구글은 모바일 앱 없이 웹만 붙잡고 있었다. 그 틈에 경쟁 서비스들이 모바일에서 자리를 굳혔고, 구글 파이낸스는 존재감이 점점 흐려졌다.

    이번 앱 출시의 핵심은 제미나이다. AI가 금융 뉴스를 요약하고 종목 관련 이벤트를 정리하는 기능을 앱 전면에 배치했다. 단순 주가 조회 앱이 아니라 AI 기반 투자 정보 허브로 밀겠다는 의도가 보인다. Ars Technica 보도를 보면 제미나이 연동이 꽤 깊게 들어가 있다.

    앱에 뭐가 들어있나

    • 포트폴리오 추적: 보유 종목을 입력하면 실시간 손익을 계산해준다. 달러 기준이라 환율 변환이 필요한 국내 투자자에게는 살짝 불편한 지점이다.
    • 뉴스 피드 + AI 요약: 관심 종목 관련 뉴스를 모아주고, AI가 핵심 내용을 요약해준다. 영어 기사 비중이 높아서 영어 독해가 부담스럽다면 체감 가치가 반 토막 날 수도 있다.
    • 비교 차트: 여러 종목을 한 화면에 겹쳐 보는 차트가 꽤 깔끔하다. 경쟁 앱들보다 UI가 직관적이라는 평가가 이미 나오고 있다.
    • 시장 현황 대시보드: S&P 500, 나스닥, 다우존스, 비트코인 등 주요 지수를 한 화면에 정리해준다. 미국 중심이지만 일부 글로벌 지수도 들어가 있다.

    야후 파이낸스, 블룸버그, 인베스팅닷컴과 비교

    각 앱이 어디서 강하고 어디서 약한지 간단히 뜯어보면 이렇다.

    • 야후 파이낸스: 데이터가 두껍다. 재무제표, 옵션 체인, 애널리스트 전망까지 꽤 세밀하게 들어간다. 대신 광고가 많고 앱이 무겁다.
    • 블룸버그: 데이터 깊이는 최고 수준이다. 그런데 완전한 기능을 쓰려면 유료 구독이 필수라,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솔직히 좀 과한 선택이다.
    • 인베스팅닷컴: 국내 투자자들이 꽤 많이 쓰는 앱. 경제 캘린더, 실시간 데이터, 커뮤니티 기능이 있다. 광고 많고 핵심 기능은 유료다.
    • 구글 파이낸스: 무료. 구글 계정 연동이 자연스럽다. AI 뉴스 요약이 빠른 정보 소화를 도와주지만, 재무 분석 데이터 깊이는 야후 파이낸스에 못 미친다.

    결국 가볍게 포트폴리오 체크하고 뉴스를 빠르게 훑는 용도라면 구글 파이낸스, 재무제표와 심층 분석이 필요하다면 야후 파이낸스가 낫다. 이 둘을 동시에 잡아주는 앱은 아직 없다.

    AI 기능, 실제로 쓸 만할까

    이 앱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AI 통합이다. 제미나이로 뉴스 기사를 자동 요약하고, 종목 관련 주요 이벤트를 정리해주는 기능이 들어갔다.

    뉴스 소화 속도를 확실히 높여준다는 건 부정하기 어렵다. 시장을 뒤흔드는 뉴스가 쏟아지는 날, 기사를 하나하나 읽는 대신 AI 요약으로 핵심만 훑을 수 있다. 이건 진짜 편하다.

    다만 여기서 선을 그어야 한다. AI 요약은 어디까지나 “빠른 스크리닝 도구”다. 요약 과정에서 맥락이 빠지고, AI가 강조한 정보가 정말 중요한 건지 판단하는 건 결국 사람 몫이다. 투자 결정의 근거로 삼기엔 위험하다. 이건 앱 문제가 아니라 AI 요약 자체의 구조적 한계다.

    포트폴리오 기능, 이렇게 쓰면 낫다

    기능이 단순해 보여도 세팅을 잘 해두면 쓸모가 달라진다.

    • 포트폴리오 분리: 미국주식, 관심 종목, ETF로 나눠 관리하면 정신이 훨씬 편하다.
    • 가격 알림 설정: 목표 가격에 알림을 걸어두면 앱을 수시로 들여다볼 필요가 없다.
    • 웹·앱 동기화: 구글 계정으로 로그인하면 웹 버전과 자동으로 싱크된다. PC에서 추가한 종목이 앱에 바로 뜬다.
    • 뉴스 탭 필터링: 관심 종목 관련 뉴스만 모아볼 수 있어 노이즈를 꽤 걸러낼 수 있다.

    국내 투자자 입장에서 솔직히

    지금 버전은 미국 투자자 중심으로 설계돼 있다. 코스피·코스닥 종목도 일부 지원되긴 하지만, 실시간 데이터가 아니거나 정보가 빠져 있는 경우가 있다. 국내 주식을 주로 한다면 증권사 MTS를 메인으로 쓰고, 미국 시장 모니터링 용도로 구글 파이낸스를 보조로 두는 게 현실적인 조합이다.

    반면 미국 주식에 집중하는 사람이라면 만족도가 높을 것이다. S&P 500 구성 종목과 나스닥 테크주 정보가 두텁고, AI 뉴스 요약도 영어 원문 기사를 주로 다루기 때문이다.

    이 앱이 맞는 사람, 안 맞는 사람

    잘 맞는 경우:

    • 미국 주식(빅테크, ETF) 위주로 투자하는 사람
    • 구글 계정을 이미 적극적으로 쓰고 있는 사람
    • 빠른 뉴스 소화와 가벼운 포트폴리오 확인이 주목적인 사람
    • 야후 파이낸스 앱의 광고와 복잡함에 지친 사람

    한계가 뚜렷한 경우:

    • 국내 주식과 미국 주식을 함께 관리해야 하는 사람
    • 재무제표, PER, EPS 같은 심층 데이터를 앱에서 바로 꺼내야 하는 사람
    • 옵션 거래 등 고급 투자 도구가 필요한 사람

    무료이고 구글 생태계와 자연스럽게 연동된다는 점에서, 미국 시장을 보는 보조 앱으로는 충분히 가치 있다. iOS 버전이 나오면 사용자가 더 늘 테고, 제미나이 기능도 계속 업데이트될 가능성이 높다. 지금 당장 메인 앱으로 쓰기엔 완성도가 조금 모자라지만, 방향성은 나쁘지 않다.

    출처: Ars Technic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