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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마트글래스 프라이버시 논란, 대체 뭐가 문제인가

    스마트글래스 프라이버시 논란, 대체 뭐가 문제인가

    스마트글래스를 쓴 사람과 마주치면 나도 모르게 렌즈부터 확인하게 된다. 메타 레이밴 스마트글래스가 흔해지면서 생긴 반응이다. 저 사람, 지금 나를 찍고 있나. 확인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불안감. 이게 스마트글래스 프라이버시 논쟁의 본질이다.

    정확히 뭐가 문제인가

    일반 안경과 거의 구분이 안 되는 외형에 카메라와 마이크를 심어둔 게 스마트글래스다. 촬영 중이라고 알려주는 장치는 대부분 LED 표시등 하나뿐이다. 햇빛이 쨍쨍하거나 몇 걸음만 떨어져도 켜졌는지 꺼졌는지 구분이 안 간다. 술집, 탈의실, 회의실처럼 사적인 공간에서 특히 골치 아픈 이유다. 여기에 촬영 영상을 실시간으로 클라우드에 올리고 AI가 얼굴까지 알아보는 기능까지 붙었다. 동의 없는 촬영, 신원 노출 걱정이 한꺼번에 겹치는 구조다.

    메타 레이밴이 논란 한복판에 선 이유

    판매량만 놓고 보면 메타 레이밴이 시장을 사실상 끌고 간다. 문제는 출시 초기부터 몰래카메라 용도로 쓰일 수 있다는 지적이 따라다녔다는 점이다. 실제로 착용자가 LED를 손가락으로 가리거나 테이프로 덮고 촬영한 사례가 SNS에 여러 번 올라왔다. 메타 쪽 설명은 이렇다. 촬영을 시작하면 LED가 켜지고 소리도 난다고. 근데 손가락 하나로 가릴 수 있는 장치라면, 사실 있으나 마나 아닌가. 하드웨어를 살짝만 손보면 이 장치가 무력화된다는 지적, 여전히 나온다.

    애플은 왜 프라이버시를 앞세우나

    애플은 스마트글래스 시장에 늦게 뛰어드는 만큼 프라이버시를 차별점으로 삼겠다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아이폰 시절부터 해온 개인정보 보호 마케팅을 웨어러블로 그대로 옮기는 셈. 구체적으로 거론되는 건 세 가지다. 촬영 상태를 더 확실하게 드러내는 하드웨어 설계, 얼굴 인식 같은 민감한 기능은 기기 안에서만 처리하는 온디바이스 방식, 클라우드에 올릴 때 사용자 동의 절차를 까다롭게 만드는 것. 완성도를 끌어올리느라 출시일이 자꾸 밀리는 것도 이런 사정과 무관하지 않다.

    살 때 짚어볼 프라이버시 체크리스트

    • 촬영 표시등 밝기와 위치: 정면에서 바로 보이는지, 손으로 가리기 쉬운 구조는 아닌지 확인한다
    • 영상 저장 방식: 기기 안에만 저장되는지, 자동으로 클라우드에 올라가는지 설정 메뉴에서 짚어본다
    • 얼굴 인식·AI 분석 기능: 기본값으로 켜져 있는지, 끄고도 쓸 수 있는지 살펴본다
    • 제조사 데이터 정책: 촬영 영상을 광고나 AI 학습에 쓰는지 약관을 뒤져본다
    • 공개 장소 촬영 규정: 나라마다 몰래 촬영 처벌 수위가 다르니 미리 알아둔다

    마주쳤을 때 할 수 있는 것

    스마트글래스 착용자를 마주쳤을 때 LED 표시등 유무만 보고 안심하긴 어렵다. 카페나 회의실처럼 사적인 얘기가 오가는 자리라면, 착용자한테 직접 촬영 여부를 물어보는 게 제일 확실하다. 기업들도 손을 쓰고 있다. 회의실 반입을 아예 막거나, 방문객에게 착용 사실을 미리 알리도록 규정을 두는 곳이 늘었다. 개인정보보호법이나 초상권 관련 규정은 나라마다 다르게 적용된다. 해외 출장이나 여행 때는 현지 규정을 미리 확인해두는 편이 낫다.

    시장은 결국 두 갈래로 갈릴까

    디스플레이와 AI 비서 기능을 앞세운 메타·구글 쪽과, 프라이버시와 보안을 강조하는 애플 쪽. 시장이 이렇게 나뉠 가능성이 있다. 솔직히 여기서 갈린다. 편리함이냐, 안심이냐. 결국 소비자가 어느 쪽을 고를지는 카메라와 마이크가 늘 몸에 붙어 있는 기기를 얼마나 믿을 수 있느냐에 달렸다. 웨어러블 카메라가 스마트폰만큼 흔해지는 날이 오면, 지금 이 논쟁도 스마트폰 초창기 카메라폰 규제 논의와 비슷한 방식으로 정리되지 않을까.

    궁금한 것 몇 가지 더

    Q. 스마트글래스로 몰래 촬영하면 불법인가?
    동의 없는 촬영은 대부분 나라에서 초상권·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소지가 있다. 사적인 공간이라면 처벌로 이어지기도 하니 주의가 필요하다.

    Q. LED 표시등을 가리면 어떻게 되나?
    제조사 약관 위반이고, 상황에 따라 불법 촬영으로 몰릴 수도 있다. 실제로 표시등을 가린 채 찍은 영상이 논란이 된 사례, 한두 번이 아니었다.

    Q. 회사에서 스마트글래스 착용을 막을 수 있나?
    사내 보안 정책으로 특정 구역 반입을 제한하는 건 가능하다. 금융권이나 R&D 부서 중에는 이미 카메라 달린 웨어러블 반입을 제한하는 곳도 있다.

    출처: The Verge

  • HVDC 송전이 뭐길래 뉴스에 자꾸 나올까, AC 송전과 뭐가 다른지 정리해봤다

    HVDC 송전이 뭐길래 뉴스에 자꾸 나올까, AC 송전과 뭐가 다른지 정리해봤다

    339마일. 캐나다 퀘벡에서 미국 뉴욕 퀸즈까지, 전기가 건너오는 거리다. 폭염이 덮쳤던 어느 날 뉴욕은 하루 전력 수요의 9%를 이 송전선 하나로 채웠는데, 전기가 온 곳은 캐나다의 수력발전소였다. 이렇게 먼 거리를 전기가 손실 없이 건너올 수 있는 건 대부분 HVDC라는 기술 덕분이다. 이름은 생소해도 원리만 알아두면 전기요금 뉴스나 재생에너지 관련 기사가 훨씬 쉽게 읽히거든요.

    HVDC, 정확히 뭘 말하는 걸까

    HVDC는 High Voltage Direct Current, 우리말로 하면 초고압 직류 송전이다. 발전소에서 만든 전기를 아주 높은 전압의 직류로 바꿔서 먼 거리까지 보내는 방식인데요. 집에서 쓰는 전기는 거의 다 교류(AC)지만, 장거리 구간에서는 일단 직류(DC)로 바꿔 보낸 다음 도착 지점에서 다시 교류로 되돌려 공급한다.

    AC 송전과 뭐가 다른가

    지금까지 널리 쓰인 방식은 AC, 교류 송전이다. 발전소부터 변전소, 가정용 콘센트까지 하나의 흐름으로 쭉 이어져 있고 변압기로 전압만 바꾸면 되니 설비가 단순하다. 반면 HVDC는 양쪽 끝에 교류-직류를 서로 바꿔주는 변환소가 필요하다. 대신 한번 직류로 바뀐 전기는 거리가 늘어나도 손실이 훨씬 적다. 정리하면 이렇다.

    • AC: 설비가 간단하고 저렴하지만 장거리에서 손실이 크다
    • DC(HVDC): 변환 설비 때문에 초기 비용이 크지만 장거리·해저·지중 구간에서 손실이 적다
    • AC: 여러 지점에서 전압을 나눠쓰기 쉽다
    • DC: 두 지점을 잇는 점대점(point-to-point) 연결에 강하다

    왜 굳이 장거리에서는 직류를 쓸까

    교류는 전선 주변 자기장이 계속 바뀌면서 에너지가 새어 나가는 손실이 생긴다. 거리가 100km, 200km로 늘어날수록 이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바닷속이나 땅속에 케이블을 묻는 지중·해저 구간이라면 문제는 더 커지는데, 교류 케이블 자체의 정전용량 때문에 일정 거리 이상은 보내기가 까다롭다. 직류는 이 손실 요인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그래서 300km 넘는 장거리나 해저 케이블 구간에서는 HVDC가 사실상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단점도 분명히 있다

    변환소 하나 짓는 비용, 만만치 않다. 솔직히 이 지점에서 갈린다 — 짧은 거리라면 오히려 AC보다 총비용이 비싸질 여지도 있어서, 거리가 어느 정도 나올 때만 HVDC 쪽 경제성이 산다. 게다가 직류는 여러 지점으로 전기를 쪼개 보내는 다단계 분배가 AC보다 복잡하다. 그래서 대부분 발전지와 소비지를 1:1로 잇는 굵은 동맥 역할로 설계된다. 캐나다 수력발전소와 뉴욕을 잇는 송전선도 중간에 여러 도시를 거치지 않고 두 지점을 곧장 연결하는 구조다.

    실제로 어디에 쓰이고 있나

    해상풍력 단지에서 육지로 전기를 보낼 때, 국가 간 전력망을 연결할 때, 수력발전이 풍부한 지역에서 대도시로 전기를 실어올 때 HVDC가 자주 등장한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동해안 발전 단지에서 수도권으로 전기를 보내는 구간, 제주와 육지를 잇는 해저케이블 구간에 이미 HVDC가 쓰이고 있고, 서해안 해상풍력 단지들을 수도권과 연결하는 사업에서도 같은 기술이 검토되는 중이다. 유럽 쪽을 보면 북해 해상풍력과 영국-대륙을 잇는 해저 케이블 다수가 HVDC 방식이다.

    전력망에 이 기술이 더 중요해지는 이유

    데이터센터와 AI 서버 수요가 늘면서 특정 지역 전력 소비가 예전보다 훨씬 빠르게 치솟고 있다. 태양광·풍력처럼 발전소 위치가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재생에너지 비중도 커지는 중이다. 전기를 만드는 곳과 쓰는 곳 사이의 거리가 점점 벌어지는 구조, 이 간격을 손실 없이 메우는 역할을 HVDC 같은 장거리 송전 기술이 맡는 셈이다. 다만 인허가, 지역 주민 동의, 건설 기간이 길어지면서 계획대로 완공되지 못하고 지연되는 프로젝트도 적지 않다는 점, 이건 같이 알아둘 만하다.

    결국 기억해 둘 두 가지

    복잡한 원리를 다 몰라도 뉴스 이해하는 데는 이 정도면 충분하다.

    • 거리가 짧고 도심 안에서 여러 갈래로 나눠 쓴다면 지금처럼 AC 송전이 유리하다
    • 발전소와 소비지가 수백 km 이상 떨어져 있거나 바다를 건너야 한다면 HVDC 쪽 경제성이 높아진다

    전기요금 인상, 정전 우려, 재생에너지 확대 같은 기사에 송전선 이야기가 나올 때 이 두 가지만 기억해도 맥락은 놓치지 않는다.

    출처: MIT Tech Review AI

  • 챗GPT 티 나는 문장, 이것만 고쳐도 안 걸린다

    챗GPT 티 나는 문장, 이것만 고쳐도 안 걸린다

    회의 자료에 챗GPT 답변을 통째로 복사해서 썼다가, “더 자연스럽게 다듬은 버전은 다음과 같습니다” 같은 AI 특유의 안내 문구까지 그대로 남아 망신당한 사례, 실제로 있다. 정치인 발언에서도, 회사 보고서에서도 똑같은 일이 반복된다. 문제는 이게 단순 복사 실수로 안 끝난다는 거다. 안내 문구를 지워도 AI 특유의 말투와 구조는 고스란히 남는다. 조금만 읽어봐도 금방 티가 난다. 그래서 오늘은 챗GPT가 쓴 글에서 실제로 자주 나오는 표현들, 그리고 이걸 자연스럽게 고치는 방법을 정리해봤다.

    챗GPT 글이 티 나는 이유

    LLM은 학습 데이터에서 가장 안전하고 무난한 패턴을 골라 쓰도록 설계됐다. 그래서 주제가 뭐든 비슷한 틀로 답을 내놓는다. 도입부는 항상 정중하게, 본문은 장단점을 균형 있게, 결론은 요약으로 깔끔하게. 사람이 쓴 글은 이렇게 반듯하지 않다. 좋아하는 부분은 길게 늘어놓고, 싫은 부분은 한 줄로 툭 넘기고, 딴 얘기로 샜다가 다시 돌아오기도 한다. 이 불균형이 없다는 것, 그 자체가 AI 티가 나는 첫 번째 신호다.

    자주 등장하는 AI 상투 표현들

    챗GPT나 다른 생성형 AI가 자주 쓰는 표현을 모아보면 패턴이 뚜렷하게 보인다.

    • “결론적으로”, “종합해보면” 같은 기계적 마무리 어구
    • “다양한 방법이 있습니다”, “여러 요인이 작용합니다” 같은 두루뭉술한 표현
    • “이는 -를 시사한다”, “-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식의 평론투
    • “장점과 단점을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류의 기계적 균형 잡기
    • 글머리마다 “먼저”, “다음으로”, “마지막으로”를 순서대로 붙이는 습관

    이런 표현이 한 편에 세 번 넘게 나온다면, 직접 쓴 게 아니라 AI 초안을 거의 그대로 옮겼을 가능성이 크다.

    문장 구조에서 드러나는 특징

    단어보다 더 잘 잡히는 건 사실 문장 구조 쪽이다. 문단마다 길이가 거의 똑같고, 어미가 “-습니다”로 계속 반복되고, 항목을 나열할 때마다 꼭 3개씩 묶는 버릇. 이건 사람보다 AI 쪽에서 훨씬 자주 보인다. 원고 검수하다 보면 문단 길이가 자로 잰 듯 일정하거나, 접속사도 없이 논리가 너무 매끈하게 이어지는 글을 만나면 일단 의심부터 하게 된다. 실제 사람은 말이 앞뒤로 조금씩 어긋나고, 강조하고 싶은 대목에서 문장이 갑자기 짧아지거나 길어진다. 그게 사람 글이다.

    복붙하다가 사고 나는 이유

    AI에게 “이 문단을 더 자연스럽게 고쳐줘”라고 요청하면, 답변 맨 앞에 “여기 더 자연스럽게 다듬은 버전입니다” 같은 안내 문구를 붙이는 경우가 많다. 급하게 복사해서 붙여 넣다 보면 이 문구까지 통째로 딸려 들어간다. 발표 현장이나 최종 문서에 그대로 노출되는 사고, 이렇게 생긴다. 공식 발언이나 보고서에 AI의 메타 발언이 섞여 들어간 사례가 종종 회자되는 이유도 여기 있다. 복사한 텍스트를 그대로 쓰기 전에, 처음 두세 줄과 마지막 문장만이라도 다시 읽어보는 습관. 이게 생각보다 큰 차이를 만든다.

    자연스럽게 고치는 실전 방법

    AI 초안을 쓰더라도 몇 가지만 손보면 확 달라진다.

    • 소리 내어 읽어보고 어색하게 끊기는 부분 찾아 고치기
    • 상투적인 연결어 지우고 접속사 없이 바로 다음 문장으로 넘어가기
    • 추상적인 표현 대신 구체적인 숫자나 사례로 바꾸기 (예: “다양한 방법” → “3가지 방법”)
    • 본인 경험이나 의견 한두 줄 섞어서 일부러 균형 깨기
    • 문장 길이를 의도적으로 들쭉날쭉하게 만들기
    • 결론을 요약형이 아니라 구체적인 다음 행동으로 바꾸기

    이렇게 손보는 데 5분도 안 걸린다. 그런데 티가 나느냐 안 나느냐, 결국 이 디테일 하나로 갈린다.

    AI 탐지 툴, 믿을 만할까

    GPTZero나 Turnitin, Copyleaks 같은 탐지 툴이 많이 쓰이는데, 정확도는 솔직히 아직 완벽과 거리가 멀다. 사람이 쓴 글을 AI로 오탐지하는 경우도 있고, 반대로 AI 초안을 살짝만 손보면 탐지를 피해가는 경우도 흔하다. 탐지 툴 점수 하나만 믿기보다는, 위에서 짚은 표현 패턴과 문장 구조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편이 훨씬 정확하다.

    이것도 궁금하죠?

    Q. AI로 쓴 글이라고 무조건 나쁜 건가?
    아니다. 초안 작성 속도를 높이는 도구로는 훌륭하다. 문제는 검수 없이 그대로 쓰는 습관, 그거 하나다.

    Q. 자연스럽게 고치는 데 시간이 얼마나 걸리나?
    짧은 글이면 5~10분 정도. 상투 표현과 안내 문구 정리하고 개인 의견 섞어 넣기엔 충분한 시간이다.

    Q. 탐지 툴 점수가 낮으면 안전한가?
    참고 지표일 뿐이다. 실제 독자가 읽었을 때 자연스러운지가 훨씬 중요한 기준이다.

    출처: Ars Technica

  • 2026년 폴더블폰 고르는 법, 폴드냐 플립이냐

    2026년 폴더블폰 고르는 법, 폴드냐 플립이냐

    지하철 옆자리에서 누가 갤럭시Z플립을 반으로 착 접어 파우치에 쑤셔 넣는 거, 아직도 한 번씩 눈이 간다. 신기해서다. 몇 년 전만 해도 폴더블폰은 힌지 자국 선명하고 두껍고 무거운, 얼리어답터들이나 만지는 실험작 취급이었다. 지금은 다르다. 삼성, 화웨이, 모토로라, 아너 같은 브랜드가 해마다 세대를 갈아치우면서 두께와 무게, 내구성 문제를 하나씩 잡아냈고, 폴더블은 이제 일상에서 굴려도 되는 물건이 됐다. 구매를 고민 중이라면 폴드형과 플립형이 뭐가 다른지, 힌지는 얼마나 튼튼한지, 가격대별로 뭘 사야 하는지부터 짚고 가는 게 순서다.

    폴드형이랑 플립형, 뭐가 다르냐면

    접히는 방향과 화면 크기 기준으로 크게 둘로 나뉜다.

    • 폴드형: 책처럼 세로로 펼쳐지고, 펼치면 태블릿에 가까운 대화면이 나온다. 갤럭시Z폴드, 화웨이 메이트X 시리즈가 여기 속한다.
    • 플립형: 조개껍데기마냥 위아래로 접힌다. 펼치면 그냥 평범한 바형 스마트폰 크기다. 갤럭시Z플립, 모토로라 레이저 시리즈가 대표주자.

    폴드형은 멀티태스킹, 영상 감상, 문서 작업 쪽에서 확실히 유리하다. 플립형은 휴대성이랑 패션 소품으로서의 매력이 강점이다. 뭘 하려고 사는지부터 정하는 게 먼저다.

    힌지 내구성, 여기부터 봐야 한다

    폴더블폰 고장 원인, 화면보다 힌지 쪽이 훨씬 많다. 사기 전에 제조사가 밝히는 개폐 내구성 테스트 횟수부터 확인해두자.

    • 제조사 공식 개폐 테스트 횟수 (보통 20만 회 이상이면 기준 충족)
    • 힌지 틈으로 먼지나 이물질이 안 들어가게 막는 방진 설계 여부
    • IP 등급(방수 방진) 표기 유무

    최근 나온 모델들은 물방울 모양 힌지를 써서 접었을 때 완전히 밀착되게 만든다. 틈이 없으면 이물질도 덜 들어가고, 접었을 때 두께도 얇아 보인다. 일석이조인 셈.

    화면 주름, 진짜 신경 써야 하나

    접히는 부분에 생기는 주름, 이른바 크리즈는 폴더블폰의 오래된 약점이다. 최근 세대는 초박막 강화유리(UTG)와 힌지 설계를 손봐서 주름이 눈에 띄게 옅어졌다. 정면에서 볼 땐 거의 안 보인다. 근데 빛이 비스듬히 들어오거나 각도를 낮춰서 보면? 흔적이 남는 모델, 아직 많다. 직접 매장 가서 만져보고 각도 바꿔가며 확인하는 게 온라인 리뷰 열 개 보는 것보다 낫다.

    배터리와 두께, 써보면 바로 체감된다

    접히는 구조 때문에 폴더블폰은 같은 가격대 바형 스마트폰보다 배터리 용량이 작은 경우가 많다. 폴드형은 배터리 셀을 둘로 나눠 넣는 구조라 공간 효율이 떨어지고, 플립형은 힌지가 부피를 잡아먹어서 배터리 여유가 크지 않다. 밖에서 온종일 돌아다니는 날이 많다면 배터리 용량이랑 고속 충전 지원 여부부터 스펙표에서 확인하는 게 실속 있다.

    가격대별로 뭘 사야 하나

    • 플래그십 (200만원대 이상): 갤럭시Z폴드 시리즈, 화웨이 메이트X 시리즈. 카메라랑 힌지 완성도가 가장 높다.
    • 준플래그십 (150만원대): 갤럭시Z플립 시리즈, 모토로라 레이저 울트라. 휴대성과 가격 균형이 좋다.
    • 중저가형 (100만원 이하): 모토로라 레이저 보급형, 아너 매직V 플립 계열. 폴더블 입문용으로 딱이다.

    같은 시리즈라도 세대차가 크다. 전 세대 모델을 할인가에 사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이다. 카메라 스펙 따지기 전에 힌지가 최신 세대인지부터 비교하는 게 낫다.

    사기 전에 체크할 것 5가지

    • 주 사용 목적이 멀티태스킹인지 휴대성인지 먼저 정한다
    • 힌지 개폐 내구성 테스트 횟수와 방진 등급을 확인한다
    • 매장에서 직접 화면 주름을 각도별로 확인한다
    • 배터리 용량과 충전 속도를 바형 스마트폰과 비교한다
    • 보호 필름과 케이스 같은 액세서리 비용도 예산에 넣는다

    이런 질문도 많이 온다

    Q. 폴더블폰은 물에 약한가?
    A. IP 등급 받은 모델이 늘면서 생활 방수는 대부분 된다. 근데 먼지나 모래에는 여전히 취약한 구조다. 방진 등급 표기 없는 모델이라면 조심하는 게 낫다.

    Q. 화면 필름, 그냥 아무거나 붙여도 되나?
    A. 안 된다. 폴더블 디스플레이는 일반 강화유리 필름 말고 전용 보호 필름을 써야 한다. 다른 필름 임의로 붙이면 접히는 부분에서 기포나 들뜸이 생기기 쉽다.

    Q. 중고로 사도 괜찮을까?
    A. 힌지 개폐 횟수는 육안으로 확인이 안 된다. 그래서 중고로 살 때는 실제 개폐 시연을 꼭 보고, 주름 상태 확인하고, 배터리 성능 정보까지 요청하는 게 안전하다.

    출처: The Verge

  • AI 신약개발, 도대체 뭐길래 이렇게 난리일까

    AI 신약개발, 도대체 뭐길래 이렇게 난리일까

    신약 하나 만드는 데 10~15년, 돈은 3조원 안팎 든다. 후보 물질 만 개를 뒤져도 실제 환자한테 쓰이는 건 한둘 나올까 말까. 이 지긋지긋한 확률 게임에 AI가 끼어들면서 판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 화학 합성으로 찍어내는 기존 약보다는, 단백질을 통째로 설계하는 바이오 의약품 쪽에서 AI 활용도가 눈에 띄게 올라가는 중이다.

    AI 신약개발, 정확히 뭘 하는 걸까

    말 그대로 신약 개발 과정 곳곳에 인공지능을 끼워 넣는 것이다. 후보 물질 탐색, 단백질 구조 예측, 독성 예측, 임상시험 설계까지 손대는 범위가 넓다. 핵심은 하나. 실험실에서 몇 달씩 걸리던 시행착오를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먼저 걸러내는 것. 후보 물질 10만 개를 일일이 합성해서 실험하는 대신, AI 모델이 성공 가능성 높은 몇백 개로 먼저 추려주는 식이다.

    기존 방식이랑 뭐가 다른가

    전통적인 방식은 화학자와 생물학자가 가설 세우고, 물질 합성하고, 세포·동물 실험으로 검증하는 반복 작업이다. 한 사이클 도는 데만 몇 주에서 몇 달. AI 기반 접근은 이 사이클을 소프트웨어 안에서 먼저 돌려본다.

    • 후보 물질 스크리닝: 수백만 개 분자 구조를 며칠 만에 비교
    • 단백질 구조 예측: 실험 없이 3D 구조 추정
    • 독성·부작용 예측: 임상 들어가기 전에 위험군부터 걸러내기

    결국 실패할 후보를 더 일찍, 더 싸게 걸러내는 게 관건이다. 임상 3상까지 갔다가 실패하면 손실이 수천억 원 단위인데, 초기 단계에서 걸러지면 손실 규모가 훨씬 작아진다.

    단백질 구조 예측이 판을 바꾼 이유

    딥마인드의 알파폴드(AlphaFold)가 단백질 3D 구조를 예측하면서 생물학 연구 방식 자체가 달라졌다. 예전엔 X선 결정학이나 극저온전자현미경으로 단백질 구조 하나 밝히는 데 몇 년씩 걸렸다. 지금은? 아미노산 서열만 넣으면 몇 분 안에 예측값이 나온다. 알파폴드에서 파생된 아이소모픽 랩스는 이 기술을 곧바로 신약 설계에 붙여서 노바티스, 일라이릴리 같은 대형 제약사와 협업 중이다.

    바이오 의약품 설계에 AI가 유독 강한 이유

    바이오 의약품은 화학 합성이 아니라 항체나 효소 같은 단백질을 통째로 엔지니어링해서 만든다. 문제는 아미노산 조합의 경우의 수가 사실상 무한대라는 것. 사람이 실험으로 하나하나 찾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여기서 생성형 AI 모델이 힘을 낸다. RFdiffusion 같은 단백질 설계 모델은 원하는 기능—특정 표적에 딱 붙는 결합력 같은—을 조건으로 주면, 그 조건에 맞는 새 단백질 구조를 통째로 생성해준다. 없던 단백질을 설계도부터 그려내는 셈이다.

    실제로 쓰고 있는 곳들

    이 흐름, 이미 실험실 단계는 넘어섰다.

    • 아이소모픽 랩스: 구글 딥마인드 창업자가 세운 회사. 단백질 구조 예측과 약물 설계를 한 시스템으로 묶은 ‘아이소DDE’ 플랫폼을 운영하며 AI가 설계한 약물의 첫 인체 임상시험을 준비 중이다
    • 인실리코 메디슨: AI로 설계한 폐섬유증 치료제 후보 ‘렌토세르티브’를 임상 3상까지 끌어올렸다
    • 리커전 파마슈티컬스: 세포 이미지 데이터와 AI를 결합해 후보 물질 발굴 속도를 끌어올림
    • 제너레이트 바이오메디신스: 생성형 AI로 항체·백신 후보 단백질을 처음부터 설계

    공통점 하나. 하나같이 대형 제약사와 손잡고 있다는 것이다. 화이자, 노바티스, 사노피 같은 회사들은 자체 AI 조직을 키우는 대신 이런 스타트업에 투자하거나 공동 연구 계약을 맺는 쪽을 택했다.

    아직 못 넘은 벽

    AI가 후보 물질을 잘 골라준다고 곧바로 신약이 나오는 건 아니다. 예측된 단백질 구조가 실제 세포 안에서도 똑같이 작동하는지는 결국 실험실 검증을 거쳐야 한다. 임상 1상, 2상, 3상은 여전히 사람 대상으로 진행해야 하고, 여기 걸리는 시간은 AI가 손댈 수 없는 영역이다. 학습 데이터 자체가 부족한 희귀질환이나 새로운 표적 단백질은 예측 정확도가 뚝 떨어지는 것도 약점이다. 결국 AI는 후보를 빨리, 싸게 추려주는 도구지 신약개발 전체를 자동화하는 게 아니라는 얘기다. 이 부분은 좀 냉정하게 봐야 할 것 같다.

    앞으로 지켜볼 변수 셋

    이 분야를 좀 더 지켜보려면 챙겨볼 포인트가 몇 가지 있다.

    • 규제기관이 AI로 설계한 후보물질 심사 기준을 어떻게 정리하는지
    • AI 스타트업과 대형 제약사 간 협업 계약이 실제 임상 승인으로 이어지는 비율
    • 단백질 설계 모델이 희귀질환처럼 데이터 적은 영역까지 커버하는 속도

    관건은 하나로 좁혀진다. 컴퓨터 안에서 만든 예측이 사람 몸속에서도 그대로 맞아떨어지느냐다. 그 간극이 좁아질수록 신약 하나 나오는 데 걸리는 시간과 비용도 같이 줄어든다.

    출처: MIT Tech Review AI

  • 그루브박스가 대체 뭔데? 뜻부터 추천 기종까지 정리해봤다

    그루브박스가 대체 뭔데? 뜻부터 추천 기종까지 정리해봤다

    지하철에서 손바닥만 한 기계를 두드리며 리듬을 만드는 사람, 본 적 있을 거다. 그거, 십중팔구 그루브박스다. 신디사이저도 아니고 드럼머신도 아니고, 딱 그 중간 어디쯤 있는 물건인데 요즘 홈레코딩이랑 라이브 공연 쪽에서 빠르게 세를 넓히고 있다. 처음 접하면 이게 뭐 하는 기계인지, 신디사이저랑 뭐가 다른지, 얼마짜리를 사야 손해 안 보는지 다 헷갈린다. 개념부터 고르는 기준, 가격대별 대표 기종까지 한 번에 정리해봤다.

    그루브박스, 정확히 뭘 하는 물건인가

    그루브박스는 소리를 만드는 신디사이저, 리듬을 짜는 시퀀서, 소리를 다듬는 이펙터가 한 몸에 들어있는 휴대용 작곡 기계다. 컴퓨터나 DAW 없이 전원만 켜면 그 자리에서 비트를 쌓고 멜로디를 얹어서 곡 하나를 완성할 수 있다는 게 핵심. 마우스로 클릭하며 만드는 작업이랑은 결이 다르다. 손으로 노브 돌리고 버튼 눌러가며 즉흥으로 곡을 붙여나가는 재미, 이게 은근히 크다.

    신디사이저·샘플러랑 뭐가 다를까

    신디사이저는 소리를 만들어내는 악기고, 샘플러는 녹음된 소리를 불러와 편집하는 장비다. 그루브박스는 이 둘에 시퀀서랑 이펙트 체인까지 얹어놓은 종합 세트에 가깝다. 신스 하나, 샘플러 하나, 드럼머신 하나 따로 챙길 필요 없이 한 대로 비트 스케치부터 완성곡 녹음까지 끝낸다. 대신 각 기능의 깊이는 전문 단일 장비보다 얕은 편이다. 세밀한 사운드 디자인을 원한다면 살짝 아쉬울 수 있다.

    이런 사람한테 잘 맞는다

    • 떠오른 멜로디를 그 자리에서 바로 스케치하고 싶은 사람
    • 노트북 없이 이동하면서도 곡 작업을 이어가고 싶은 사람
    • 클럽이나 공연장에서 즉흥 연주·라이브 셋을 하고 싶은 사람
    • 화면과 마우스보다 손으로 만지는 악기를 좋아하는 사람

    사기 전에 이 5가지는 꼭 확인

    스펙표만 보고 고르면 나중에 후회하기 쉽다. 아래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는 편이 좋다.

    • 시퀀서 트랙 수와 패턴 저장 개수 – 트랙이 적으면 곡 구조 짜는 데 금방 한계가 온다
    • 사운드 엔진 방식 – FM, 아날로그 모델링, 샘플 재생 중 뭘 쓰느냐에 따라 톤 자체가 완전히 달라진다
    • 배터리 구동 여부와 크기 – 야외나 이동 중 작업이 목적이면 무게와 배터리 시간부터 본다
    • MIDI·오디오 확장성 – 외부 신스나 컴퓨터, 다른 그루브박스와 연동되는지
    • 펌웨어 업데이트 지속 여부 – 출시 몇 년 뒤에도 기능이 계속 추가되는 기종과 그렇지 않은 기종, 차이가 크다

    가격대별로 보는 대표 기종

    가격에 따라 성격이 확 갈린다.

    • 입문형(10만~20만원대): 코르그 볼카 시리즈. 트랙 수는 적지만 특정 사운드 하나에 집중해서 배우기 좋다
    • 중급형(30만~60만원대): 티나지 엔지니어링 PO 시리즈, 롤랜드 MC-101, 노베이션 서킷. 휴대성과 기능 사이 균형이 맞는 구간
    • 하이엔드(80만원 이상): 티나지 엔지니어링 OP-1 필드, OP-Z, EP-133 K.O. II. 사운드 엔진 깊이와 완성도부터가 다른 급이다

    이 중에서도 티나지 엔지니어링 제품군은 회로기판이 그대로 드러나는 디자인, 컬러 액정, 독특한 버튼 배치 때문에 악기라기보다 작은 예술품에 가깝다는 평이 많다. 가격이 만만치 않은 건 사실이지만, 중고로 되팔 때 감가가 크지 않다는 점은 구매를 망설이는 사람한테 위안거리다.

    세일 타이밍이랑 중고 구입 팁

    그루브박스는 정가가 꽤 높은 편이라 세일 타이밍 노리는 전략이 통한다. 브랜드 공식 스토어에서 시즌별로 20~30%대 할인을 진행하는 경우가 종종 있고, 이 타이밍만 놓치지 않아도 체감 가격이 확 낮아진다. 중고 거래를 고려한다면 아래를 챙겨본다.

    • 펌웨어 버전이 최신인지, 업데이트가 정상적으로 되는지
    • 배터리 내장형이라면 충전 사이클과 발열 여부
    • 액정·버튼 스크래치와 케이스 파손 유무
    • 번들 케이블이나 어댑터가 정품으로 포함돼 있는지

    초보자들이 흔히 하는 실수

    매뉴얼 안 읽고 바로 전원부터 켜는 경우, 생각보다 많다. 그루브박스는 버튼 조합으로 기능이 겹쳐 들어가 있어서, 기본 조작법 정도는 익히고 시작해야 시행착오가 준다. 처음부터 하이엔드 기종을 덜컥 사서 기능의 절반도 못 써보고 방치하는 경우도 흔하다. 스텝 수를 일부러 짧게 제한해두고 그 안에서 곡 하나를 끝까지 완성하는 연습, 이걸 반복하는 쪽이 실력이 더 빨리 는다.

    이것도 궁금하죠

    Q. 그루브박스 한 대로 앨범 작업이 가능한가?
    스케치와 데모 작업까지는 충분하다. 다만 정식 발매 수준의 믹싱·마스터링은 결국 컴퓨터 작업으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Q. 컴퓨터 없이 완성곡을 만들 수 있나?
    기종에 따라 다르지만, 트랙 수와 이펙트가 넉넉한 중급 이상 기종이라면 완성도 있는 데모 수준까지는 가능하다.

    Q. 처음 사기에 가장 무난한 기종은?
    기능을 하나씩 익히면서 부담 없이 시작하고 싶다면 입문형부터. 라이브 퍼포먼스까지 염두에 둔다면 중급형부터 시작하는 편이 낫다.

    출처: The Verge

  • 화웨이 어센드 vs 엔비디아, AI 반도체 격차 얼마나 좁혀졌나

    화웨이 어센드 vs 엔비디아, AI 반도체 격차 얼마나 좁혀졌나

    엔비디아 최신 AI 가속기 한 장이 중형 세단 한 대 값이다. 그런데 이 칩, 아예 못 사는 나라가 있다. 미국 수출 규제에 발이 묶인 중국 얘기다. 화웨이와 SMIC이 자체 칩 개발에 사활을 걸면서 반도체 자급자족이라는 말이 검색어 상위권을 채우고 있다. 실제로 어디까지 왔을까. 엔비디아와의 격차부터 정리해본다.

    중국은 왜 반도체 국산화에 사활을 걸었나

    2022년 미국이 첨단 반도체 장비와 AI 칩 수출을 틀어막으면서 중국의 셈법이 완전히 바뀌었다. 엔비디아 A100, H100을 살 길이 막히자 자국 기업들이 직접 칩을 만드는 수밖에 없어진 것. 중국 정부는 ‘국가집적회로산업투자기금’, 이른바 빅펀드를 통해 수십조 원을 반도체 산업에 부었다. 목표는 하나다. 엔비디아 없이도 AI 모델을 학습시키고 서비스를 돌릴 수 있는 생태계, 그걸 자체적으로 갖추는 것.

    화웨이 어센드, 실제 체급은 얼마나 될까

    화웨이의 AI 칩 라인업 어센드(Ascend) 시리즈는 910B에서 910C로 넘어오며 성능을 확 끌어올렸다. 단일 칩 연산력만 놓고 보면 엔비디아 H100에 못 미친다. 대신 여러 장을 묶어 클러스터로 돌리는 방식으로 실사용 성능을 메우는 전략을 쓴다. 자국산 AI 칩에 뛰어든 곳이 화웨이 하나뿐인 것도 아니다.

    • 화웨이 – 어센드 910 시리즈, 데이터센터용 AI 가속기
    • 바이두 – 쿤룬(Kunlun) 칩, 자체 클라우드용
    • 알리바바 – 한광(Hanguang) 추론 칩
    • 비런(Biren)·무어스레즈 – GPU 스타트업 진영

    DeepSeek 같은 중국 AI 스타트업이 상대적으로 적은 연산 자원으로도 효율적인 모델을 학습시킨 사례가 알려지면서 분위기가 좀 달라졌다. 칩 성능이 다소 부족해도 소프트웨어 최적화로 상당 부분 메울 수 있다는 인식, 이게 퍼지는 계기가 됐다.

    SMIC 파운드리의 기술적 한계, EUV 없이 7나노 만들기

    화웨이 칩을 실제로 찍어내는 곳은 중국 최대 파운드리 SMIC이다. 문제는 ASML의 최첨단 EUV(극자외선) 노광 장비를 수입할 수 없다는 점. 그래서 SMIC은 구형 DUV(심자외선) 장비를 여러 번 겹쳐 쓰는 ‘멀티 패터닝’ 방식으로 7나노급 공정을 억지로 구현하고 있다. 공정을 반복할수록 생산 단가는 치솟고, 수율(정상 작동하는 칩의 비율)은 떨어진다. 이게 문제다. 업계에서는 SMIC의 7나노 공정 원가가 대만 TSMC보다 40~50% 이상 비싸다는 분석도 나온다.

    엔비디아 H100·B200과 나란히 놓아보면

    수치로 보면 격차는 여전히 뚜렷하다. 엔비디아 H100의 연산 성능은 어센드 910B 대비 1.5~2배가량 앞선다는 게 업계 대체적인 평가다. 최신 블랙웰(B200) 아키텍처까지 포함하면 격차는 더 벌어진다. 메모리 대역폭, 칩 간 연결 기술에서도 엔비디아 생태계가 압도적이라는 건 부정하기 어렵다. 그래도 격차는 격차다. 다만 절대 성능이 아니라 ‘가성비’와 ‘조달 가능성’ 기준으로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솔직히 여기서 갈린다. 살 수 없는 최고 사양 칩보다, 확보 가능한 국산 칩이 실무에서는 오히려 쓸모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는 셈이다.

    미국 수출 규제가 만든 역설

    미국의 규제가 오히려 중국의 자립 속도를 앞당겼다는 평가도 나온다. 규제 전에는 굳이 비싸고 리스크 큰 자체 개발에 나설 이유가 적었다. 규제 이후로는 선택지가 사라지면서 국가 차원의 투자와 인재가 반도체 산업으로 쏠리는 결과를 낳았다. 물론 EUV 장비 국산화처럼 단기간에 따라잡기 힘든 영역도 분명 있다. 그래도 ‘못 사니까 만든다’는 구조가 굳어지면서, 중국 반도체 생태계 자체는 예전보다 두꺼워졌다는 분석이 많다. 아이러니하다면 아이러니한 대목.

    한국 반도체 업계, 여기서 뭘 봐야 하나

    국내 입장에서 이 흐름을 흘려볼 수만은 없는 이유가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력 사업인 HBM(고대역폭 메모리)은 화웨이나 SMIC 같은 로직 칩 회사가 아니라, CXMT 같은 중국 메모리 기업의 추격 대상이기도 하다. 중국이 AI 칩 국산화에 성공할수록 거기 들어가는 메모리 수요도 자국산으로 채우려는 움직임이 커진다. 단기적으로는 국내 기업의 대중국 장비·소재 수출에 타격을 줄 변수고, 장기적으로는 메모리 시장 경쟁 구도 자체를 바꿔놓을 변수다.

    출처: MIT Tech Review AI

  • 코스타 대신 뭘 깔지? AI 운세 앱 4종 비교기

    코스타 대신 뭘 깔지? AI 운세 앱 4종 비교기

    미드저니가 별자리 운세 앱 코스타(Co-Star)를 인수했다. 고양이 그림 뽑아주던 회사가 어느새 초음파 사진 같은 이미지까지 만들더니, 이번엔 생년월일과 태어난 시간, 장소를 넣으면 운세를 뽑아주는 서비스에까지 손을 댔다. 블룸버그가 제일 먼저 보도했고, 더버지를 비롯한 매체들이 줄줄이 받아썼다. 이 소식을 보고 궁금해진 건 딱 세 가지. 코스타가 정확히 뭐 하는 앱인지, 비슷한 AI 운세 앱은 또 뭐가 있는지, 그리고 진짜 돈 내고 쓸 가치가 있는지.

    이미지 만들던 AI가 갑자기 왜 운세를

    운세 앱이랑 이미지 생성 AI, 언뜻 보면 완전 딴 세상 얘기 같다. 근데 뜯어보면 둘 다 개인 맞춤 텍스트·이미지를 대량으로 뽑아내는 기술이 뼈대다. 코스타는 서비스 초기부터 GPT 계열 언어모델로 개인별 운세 문구를 만들어왔고, 여기에 나사(NASA) 제트추진연구소(JPL)의 천체 데이터를 붙여서 출생 차트를 계산한다. 이미지 생성 AI 회사 입장에선 이미 갖고 있던 텍스트 생성 노하우, 개인화 알고리즘을 거의 그대로 옮겨 쓸 수 있는 영역인 셈. AI 스타트업이 원래 하던 사업과 완전히 다른 쪽으로 몸집 불리는 거,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검색이나 쇼핑, 헬스케어로 발 넓히는 회사들도 꾸준히 나온다. 그중에서도 운세 앱은 개인정보 기반 개인화라는 기술을 그대로 재활용할 수 있어서 진입 문턱이 낮은 편이다.

    코스타(Co-Star) — 이 판을 처음 깐 앱

    코스타는 2017년에 나온 뒤로 AI 운세 앱이라는 카테고리를 사실상 혼자 만들어낸 서비스다. 특징만 추리면 이렇다.

    • NASA JPL 천체력 데이터로 출생 차트를 세밀하게 계산
    • 매일 아침 오는 푸시 알림 — 말투가 직설적이다 못해 가끔 뼈를 때린다
    • 친구 추가해서 궁합(compatibility)을 숫자로 확인하는 소셜 기능
    • 기본 기능은 무료, 심화 리포트는 구독으로 열람

    UI가 심플하고 가입도 순식간이라 AI 운세 앱을 처음 써보는 사람한테는 문턱이 낮다. 다만 알림 문구가 좀 세다. 「오늘 넌 별로일 거야」 식의 직구를 매일 아침 받다 보면 호불호가 갈리는데, 이게 바로 아래 챠니로 갈아타는 사람들이 생기는 이유이기도 하다.

    챠니(Chani) — 말투가 순한 대안

    점성술사 챠니 니콜라스(Chani Nicholas)가 만든 앱. 코스타 특유의 직설 알림에 지친 사람들이 많이 옮겨간다. 명상 오디오, 저널링 프롬프트 같은 웰빙 콘텐츠가 같이 묶여 있고, 유료 구독으로 넘어가면 맞춤 리포트 분량이 확 늘어난다. 정보량보다 분위기, 편안함을 우선하는 사람이라면 코스타 대신 이쪽을 먼저 깔아보길 권한다.

    더 패턴(The Pattern) — 연애·인간관계 분석에 강하다

    출생 차트를 심리 프로파일로 풀어내는 데 집중한 앱이다. 별자리 용어는 거의 안 쓰고, 「이런 상황에서 이렇게 반응하는 편」 식으로 성격 분석 리포트처럼 보여준다. 상대방 정보를 넣으면 관계 케미를 분석해주는 기능이 강점. 연애 상대나 친구와 궁합이 궁금한 사람들 사이에서 입소문 탄 이유가 여기 있다.

    네뷸라(Nebula) — 사람이랑 직접 얘기하고 싶다면

    다른 앱들은 자동 생성 텍스트가 주력이지만, 네뷸라는 실제 점성술사와 실시간 채팅·통화 상담을 연결해주는 기능을 앞세운다. 행성 이동(트랜짓) 알림도 세밀하게 잡아주는 편이라 매일 뭔가 일이 생기는 느낌을 원하는 사람한테 맞다. 상담 기능은 시간당 과금이라 지출이 다른 앱보다 커지기 쉽다는 건 미리 알아둘 것.

    무료로 어디까지 써보고 결제해야 하나

    네 앱 다 기본 골격은 비슷하다. 무료로는 일일 운세랑 기본 출생 차트를 주고, 유료 구독(대략 월 만 원대 초중반)으로 넘어가면 확장 리포트, 과거 데이터 축적, 알림 세분화가 열리는 구조. 처음이면 결제부터 하지 말고 무료 버전으로 2주 정도 알림 톤이랑 리포트 스타일을 겪어보고 결정하는 게 낫다. 생년월일, 태어난 시간, 출생지 같은 개인정보를 입력하게 되는 만큼, 가입 전에 개인정보 처리방침 정도는 한 번 훑어보길 권한다. 소셜 기능으로 친구 목록을 연동하는 앱은 연락처 접근 권한까지 요구하는 경우가 있어서, 권한 설정 화면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결국 뭘 깔아야 하나

    고르기 애매하면 이렇게 나눠보면 된다.

    • 처음 입문한다면 → 코스타, 진입 장벽이 가장 낮다
    • 직설적인 알림이 부담스럽다면 → 챠니
    • 연애·인간관계 궁합이 궁금하다면 → 더 패턴
    • 사람과 직접 얘기하고 싶다면 → 네뷸라

    미드저니가 코스타를 인수한 뒤로는 이미지 생성 기능이 앱 안에 붙을 가능성도 있다. 출생 차트를 그림으로 시각화하거나, 그날 운세를 한 장의 이미지로 받아보는 기능이 나온다 해도 이상할 게 없는 조합이다. 솔직히 좀 기대된다. 인수 이후 업데이트 노트를 한 번씩 확인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출처: The Verge

  • AI 버블 신호, 이렇게 구별한다 (관련주 투자 체크리스트)

    AI 버블 신호, 이렇게 구별한다 (관련주 투자 체크리스트)

    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이 네 회사가 한 해 AI에 쏟아붓는 돈만 수백조 원 단위다. 문제는 이 돈이 매출로 돌아오는 속도, 투자 속도를 못 따라간다는 거다. 실적 발표 시즌마다 빅테크 주가가 출렁이는 이유, 바로 여기 있다. AI 관련주 담기 전에 꼭 봐야 할 지표, 버블 신호 구별법을 정리해봤다.

    AI 설비투자(CAPEX)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이유

    대형 언어모델 하나 학습시키고 서비스하려면 GPU 클러스터,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까지 다 필요하다. 엔비디아 최신 GPU 한 대가 수천만 원. 이걸 수만 대씩 묶어야 파운데이션 모델 하나가 겨우 돌아간다. 여기에 데이터센터 부지, 전력 계약, 냉각 설비까지 얹으면? 기업 하나가 분기당 수십조 원을 태우는 구조가 나온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아마존은 실적 발표 때마다 CAPEX 가이던스를 계속 올려잡았고, 테슬라도 자율주행·로보틱스용 AI 컴퓨팅에 돈을 쏟아붓는 중이다.

    실적 발표 때마다 주가가 흔들리는 이유

    투자자들이 보는 숫자는 딱 두 개다. AI 관련 매출 성장률, 그리고 그 매출 만드느라 쓴 CAPEX 규모. 이 둘 사이 격차가 벌어지면 시장은 바로 반응한다. 매출 성장은 둔화됐는데 설비투자 가이던스는 오히려 늘었다? ‘이 돈, 정말 회수되나’라는 의문이 곧장 주가에 꽂힌다. 반대로 CAPEX가 늘어도 클라우드·AI 매출이 그 이상으로 붙으면 안도 랠리가 나온다. 결국 핵심은 투자 규모 자체가 아니다. 투자 대비 매출 전환 속도, 이게 다다.

    버블 신호와 정상 투자, 구별하는 3가지 기준

    • 매출 성장률 대비 CAPEX 증가율: CAPEX가 매출 성장률의 2~3배 이상 빠르게 늘면, 경고등이다.
    • 감가상각 기간 논쟁: GPU 수명을 3년으로 잡느냐 6년으로 잡느냐. 이 차이 하나로 회계상 이익이 크게 갈린다. 감가상각 기간 늘려서 이익 부풀리는 회사는 아닌지, 확인해볼 일이다.
    • 잉여현금흐름(FCF) 추이: 영업이익은 느는데 FCF는 계속 마이너스? 그 투자, 아직 현금을 못 만들고 있다는 뜻이다.

    실적 발표에서 체크할 핵심 지표

    분기 실적 볼 때 순서대로 확인하면 효율적이다.

    • 클라우드 부문(구글 클라우드, 애저, AWS) 매출 성장률과 영업이익률
    • 경영진이 내놓는 다음 분기·연간 CAPEX 가이던스
    • AI 관련 매출을 따로 공개하는지, 뭉뚱그려 발표하는지
    • 부채비율과 회사채 발행 규모 변화

    가이던스를 올렸는데 주가가 오히려 빠진다? 시장이 ‘그만큼 수익 못 낸다’고 의심하는 신호로 읽으면 된다.

    2000년 닷컴버블과 뭐가 다른가

    2000년 닷컴버블 때 통신사들은 수요 예측도 없이 광케이블망부터 깔았다. 트래픽이 안 따라오면서 감가상각 폭탄과 부실이 한꺼번에 터졌다. 지금 AI 투자는 다르다. 실사용 수요가 이미 있다는 점에서. 챗봇, 코드 생성, 이미지·영상 생성 도구 쓰는 기업과 개인, 급격히 늘었고 실제 매출로도 일부 확인된다. 다만 수요가 투자 속도를 따라잡을 수 있을지는 여전히 물음표다. 감가상각 부담에 전력 비용까지 계속 늘어나는 와중에, 토큰 단가 경쟁으로 마진 눌리는 회사도 하나둘 나오고 있다. 이건 좀 불안한 대목이다.

    개인 투자자를 위한 AI 관련주 체크리스트

    • CAPEX 증가율과 매출 성장률, 분기별로 비교해 격차 추이를 기록한다
    • FCF 마진이 전년 대비 좋아지는지 나빠지는지 확인한다
    • 경영진이 AI 투자 회수 시점을 구체적 숫자로 제시하는지 본다
    • 구글, 메타, MS, 아마존, 테슬라 등 동종 기업 CAPEX 가이던스를 나란히 놓고 이상치를 찾는다
    • 주가 조정이 실적 악화 때문인지, 단순 밸류에이션 부담 때문인지 구분한다

    이것도 궁금하죠?

    Q. CAPEX가 늘어나는 게 무조건 나쁜 신호인가?
    아니다. 매출 성장이 CAPEX 증가를 앞서면 오히려 좋은 신호다. 문제는 격차가 벌어질 때, 그때뿐이다.

    Q. GPU 감가상각 기간을 늘리면 회계상 이익이 왜 늘어나나?
    같은 장비값을 더 긴 기간에 나눠 비용 처리하니 분기별 비용 부담이 줄고, 이익은 커 보이는 착시가 생긴다. 실제 현금흐름과는 별개 얘기다.

    Q. 자율주행·로보틱스 투자도 같은 잣대로 보면 되나?
    기본 원칙은 같다. 다만 자율주행은 규제 승인, 로보틱스는 양산 시점이라는 변수가 하나씩 더 붙는다는 점, 감안해야 한다.

    출처: BBC Tech

  • 장기이식 대기 얼마나 걸릴까, 보존 기술과 등록법까지

    장기이식 대기 얼마나 걸릴까, 보존 기술과 등록법까지

    하루 17명. 미국에서 장기이식을 기다리다 세상을 떠나는 사람 숫자다.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 통계를 보면 대기자는 매년 늘어나는데, 실제 이식 건수는 그 속도를 못 따라간다. 기증자가 부족한 것도 문제지만, 어렵게 구한 장기조차 ‘시간’이라는 벽에 막혀 버려지는 일이 생각보다 흔하다. 몸 밖으로 나온 장기, 버티는 시간이 길지 않다.

    심장은 6시간, 콩팥은 하루—장기별 유통기한

    적출된 장기마다 ‘생존 시계’가 다르게 흘러간다.

    • 심장·폐: 4~6시간 넘기면 기능 손상 위험이 확 커진다
    • : 12시간 전후를 한계로 본다
    • 신장: 24~36시간까지 버티는 편, 그나마 여유 있는 쪽이다

    이 시간을 넘기면 조직이 겉보기엔 멀쩡해도 이식 후 제대로 기능하지 않을 확률이 급격히 뛴다. 공여자와 수혜자가 같은 지역에 있어야 하는 이유, 새벽에도 이식 수술이 응급으로 돌아가는 이유. 다 여기서 나온다.

    혈액이 멈추는 순간, 세포는 이미 죽어가고 있다

    혈류가 멈추면 산소 공급도 같이 끊긴다. 세포는 부족한 산소로 버티려고 무산소 대사로 갈아타는데, 이 과정에서 젖산 같은 노폐물이 쌓이고 세포막이 상하기 시작한다. 진짜 골치 아픈 건 오히려 다시 피가 도는 순간이다. 산소가 갑자기 밀려들면서 활성산소가 폭발적으로 늘고, 이게 조직을 공격하는 ‘재관류 손상’으로 이어진다. 저산소 상태로 버틴 시간이 길수록, 다시 피가 통할 때 받는 충격도 커지는 셈이다.

    얼음 박스만으론 부족하다—관류 보존 장비의 등장

    전통적인 방식은 장기를 차가운 보존액에 담가 아이스박스에 넣는 정적 냉보존이다. 대사 속도를 늦춰 손상을 최소화하는 방법인데, 시간이 흐르면 세포는 결국 서서히 죽어간다. 요즘 병원들이 도입하는 기계 관류 장비는 접근법 자체가 다르다. 펌프로 산소화된 혈액이나 특수 용액을 장기 안에 계속 돌려서 대사 활동을 유지시킨다. 보존 시간만 늘려주는 게 아니라, 이식 전에 장기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미리 확인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폐나 간 이식 성공률이 최근 눈에 띄게 좋아진 배경에 이 장비가 있다.

    장기를 몇 년씩 얼려둔다고? 초저온 보존의 현주소

    연구자들이 궁극적으로 노리는 목표는 장기를 수개월, 수년 단위로 저장하는 ‘장기 은행’이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가 최근 다룬 내용을 보면, 이 분야 핵심 과제는 얼음 결정을 만들지 않고 조직을 얼리는 유리화 보존 기술이다. 물이 얼면 날카로운 결정이 생겨 세포막을 찢어버리기 때문에, 결정 생성을 막는 특수 용액과 초고속 냉각·재가온 기술이 함께 필요하다. 실험실 단계에서는 나노입자로 조직을 균일하게 재가온하는 방법 등으로 의미 있는 성과가 나오고 있다. 다만 사람 몸에 이식할 수준의 장기 전체를 안전하게 얼렸다 녹이는 기술, 상용화까지는 아직 갈 길이 남았다.

    국내에서 장기기증 등록하는 법

    생전에 기증 의사를 남기는 절차, 생각보다 간단하다.

    •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나 생명나눔실천본부 홈페이지에서 온라인으로 신청 가능하다
    • 가까운 보건소나 병원에 방문하면 등록을 도와주는 곳도 많다
    • 운전면허 갱신할 때 기증 의사를 표시하는 항목이 따로 마련돼 있다

    뇌사 판정 후 실제 기증으로 이어지는 과정은 한국장기조직기증원(KODA)이 가족 동의와 의료 절차를 조율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등록만으로 법적 강제력이 생기는 건 아니다. 그래서 가족과 미리 의사를 나눠두는 편이 실제 기증으로 이어질 확률을 높인다.

    이식이 필요하다면—대기자 등록 절차

    이식이 필요한 환자는 담당 의료기관을 통해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KONOS)에 등록한다. 이후 혈액형과 조직적합성 검사를 거쳐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데, 순번은 단순히 등록 순서로 정해지지 않는다. 조직 적합도, 응급도, 대기 기간, 거주 지역 등을 종합해서 산정한다. 그래서 같은 날 등록한 환자라도 대기 기간이 크게 갈릴 수 있다.

    핵심만 3줄 요약

    장기는 몸 밖에서 몇 시간, 길어야 하루 남짓밖에 못 버틴다. 기계 관류 장비가 도입되면서 보존 시간과 이식 성공률은 조금씩 나아지고 있고, 유리화 보존 같은 초저온 기술이 상용화되면 ‘장기 은행’이라는 개념도 더는 먼 얘기가 아니게 된다. 기증과 대기자 등록 절차, 미리 알아두면 막상 필요한 순간에 당황하지 않고 움직일 수 있다.

    출처: MIT Tech Review AI

  • 로맨스 스캠 ‘피그 부처링’, 문자 한 통에서 시작되는 수법과 예방법

    로맨스 스캠 ‘피그 부처링’, 문자 한 통에서 시작되는 수법과 예방법

    문자 한 통이 온다. 발신번호는 낯설다. “죄송해요, 다른 분인 줄 알았어요.” 어색한 사과 한마디로 시작된 대화. 몇 달 뒤엔 전 재산을 날리는 결말로 끝나기도 한다. 이런 일, 요즘 생각보다 자주 벌어진다. 이 수법엔 이름부터 섬뜩하다. ‘피그 부처링(Pig Butchering)’. 돼지를 정성껏 살찌운 뒤 한 번에 도축하듯, 오랜 시간 공들여 신뢰부터 쌓고 마지막에 목돈을 통째로 가져간다는 뜻이다.

    피그 부처링이란 – 이름의 유래와 정의

    피그 부처링은 로맨스 스캠과 투자 사기가 붙어버린 형태다. 예전 로맨스 스캠은 애정을 미끼로 돈을 요구하는 게 전부였다면, 이건 다르다. 가짜 코인 거래소나 주식 투자 플랫폼으로 피해자를 끌고 가서, 실제 계좌에 돈을 입금하게 만든다. 짧으면 몇 주, 길면 반 년 넘게 대화를 이어가며 상대를 안심시킨다. 급하게 돈부터 요구하지 않는다. 오히려 처음엔 소액 수익을 실제로 돌려주면서 신뢰를 쌓는 쪽에 가깝다.

    대화는 이렇게 시작된다 – 문자 한 통의 위력

    잘못 걸려온 듯한 문자, 데이팅 앱 매칭, SNS 팔로우 요청. 접근 경로는 여러 가지지만 패턴은 비슷하다. 처음엔 사업 이야기, 여행 사진, 시시콜콜한 안부. 이렇게 대화를 이어가며 호감부터 쌓는다. 이 단계에서 상대는 절대 서두르지 않는다. 몇 주에 걸쳐 문자를 주고받다 보면 직업, 취미, 가족 이야기까지 나누게 되고, 그쯤 되면 피해자는 이미 상대를 믿을 만한 사람으로 여긴다. 영상통화를 요청하면 어떻게 될까. 카메라가 고장났다, 통신 상태가 안 좋다는 핑계로 계속 미룬다. 여기서 의심해야 한다. 실존 인물인지부터.

    신뢰를 쌓는 단계 – 로맨스와 투자가 만나는 지점

    관계가 어느 정도 무르익으면 투자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온다. “내가 아는 플랫폼에서 수익 좀 봤어”라는 식으로 슬쩍 운을 띄운다. 처음엔 소액만 넣어보라고 권한다. 가짜 거래 화면은 실제 수익률보다 훨씬 높은 그래프를 보여주고, 초반 출금 요청은 순순히 처리해준다. 이 성공 경험이 미끼다. 그러다 보면 점점 더 큰 금액을 넣게 되고, 큰돈을 넣은 뒤 출금을 시도하면 세금이나 수수료 명목으로 추가 입금을 요구한다. 결국 계정 자체가 사라지거나, 연락이 뚝 끊긴다.

    사기 뒤의 조직 – 강제노동 스캠 단지의 실체

    이 사기, 개인 한 명이 밤새 붙잡고 운영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동남아시아 국경 지역엔 수백, 수천 명이 하루 종일 채팅창을 붙잡고 스캠 대본을 실행하는 대형 단지가 실제로 존재한다. 문제는 여기서 일하는 사람들 상당수가 자발적으로 온 게 아니라는 점이다. “해외 고수익 사무직”, “중국어·영어 가능자 우대” 같은 구인 광고에 속아 비행기를 탔다가 여권을 압수당하고 감금된 채 강제로 채팅 노동을 하는 사람이 셀 수 없이 많다. 위성사진으로 확인된 시설 규모만 봐도 이 산업이 얼마나 조직적으로 굴러가는지 짐작이 간다. 결국 피그 부처링의 피해자는 돈을 잃은 쪽만이 아니다. 사기를 강요당한 쪽에도 있다.

    의심해야 할 신호 체크리스트

    아래 항목 중 두세 개만 걸려도 경계 태세로 바꿔야 한다.

    • 영상통화나 실제 만남을 계속 피하거나 핑계를 댄다
    • 만난 지 얼마 안 됐는데 애정 표현이 지나치게 빠르다
    • 대화 도중 투자나 재테크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꺼낸다
    • 추천하는 앱이 공식 앱스토어가 아니라 링크로만 설치된다
    • 출금할 때마다 세금, 보증금, 수수료 명목의 추가 입금을 요구한다
    • 직업이 해외 근무, 원양어선, 무역업처럼 확인이 어려운 일이다

    피해를 막는 법 – 예방과 대처

    가장 확실한 예방책은 온라인에서 만난 사람과 돈 거래를 아예 하지 않는 것이다. 이미 보냈다면? 지체 없이 다음 순서로 움직여야 한다.

    • 추가 송금 즉시 중단
    • 대화 내용과 계좌 정보 스크린샷으로 증거 확보
    • 은행 콜센터에 지급정지 신청
    • 경찰청 사이버수사대(112) 또는 금융감독원에 신고
    • 해외 취업 제안을 받았다면 채용 공고와 회사 정보를 별도로 검증

    수법 자체는 해마다 조금씩 진화한다. 딥페이크 영상통화, AI가 쓴 것처럼 자연스러운 대화까지 등장하는 추세다. 그럴수록 기준은 단순하게 잡는 게 낫다. 만난 적 없는 사람이 돈 이야기를 꺼내는 순간, 일단 의심부터. 그 습관 하나가 결국 지갑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출처: Wired

  • 스피어피싱이란? AI가 쓴 피싱 메일 구별법

    스피어피싱이란? AI가 쓴 피싱 메일 구별법

    회사 대표 이름으로 날아온 메일, 첨부된 견적서 파일 하나 열었다가 계좌 정보가 통째로 빠져나가는 사고. 이제 남 이야기가 아니다. 예전 피싱 메일은 티가 났다. 문법도 어색하고 번역체 냄새가 났다. 그런데 요즘 스피어피싱 메일은 다르다. 실제 동료가 보낸 것처럼 자연스럽다. AI가 문장을 매끈하게 다듬어주는 탓이다.

    스피어피싱, 일반 피싱과 뭐가 다른가

    일반 피싱은 수백만 명에게 똑같은 메일을 뿌리는 방식이다. 스팸 필터에 걸리기 십상이다. 스피어피싱은 다르다. 특정 인물, 특정 회사 하나를 콕 집어 노린다. 공격자는 링크드인, 회사 홈페이지, SNS 게시물을 뒤져 정보를 긁어모은다. 그렇게 모은 조각들로 실제 업무 맥락에 딱 맞는 메일을 짠다. 거래처 이름, 진행 중인 프로젝트명, 심지어 상사의 말투까지 흉내 낸 사례도 있다.

    이 정도로 정교해지면 기존 스팸 필터나 키워드 차단은 무용지물이다. 최근 보안 스타트업들이 사람처럼 메일을 읽는 AI 에이전트를 내놓는 이유도 여기 있다. 문맥과 어조, 발신 패턴까지 통째로 뜯어본다.

    AI가 쓴 피싱 메일, 사람은 어떻게 잡아낼까

    가장 먼저 볼 건 발신자 표시 이름과 실제 이메일 주소가 일치하는지다. “김대표”라는 이름 뒤에 숨은 실제 주소가 회사 도메인과 전혀 딴판인 경우가 적지 않다. 메일 클라이언트에서 발신자 이름을 클릭하거나 마우스를 올려보면 실제 주소가 뜬다.

    • 회신 주소(Reply-To)가 표시된 발신자와 다른 경우
    • 도메인 철자가 미묘하게 다른 경우 (예: naver.com → naverr.com, m 대신 rn 사용)
    • 평소와 다른 시간대(새벽, 주말)에 급하게 처리해달라는 요청
    • 결제·송금·비밀번호 변경 등 되돌리기 힘든 행동을 재촉하는 문구

    AI가 쓴 메일은 문법은 매끈한데 업무 맥락이 미묘하게 어긋나는 경우가 있다. 담당자가 이미 알고 있을 세부사항을 빠뜨리거나, 최근 대화와 안 어울리는 화제를 불쑥 꺼내는 식이다. 평소 주고받던 메일 스타일과 견줘보는 습관, 생각보다 효과가 크다.

    이메일 헤더 까보면 답 나온다

    의심스러운 메일은 원본 헤더를 열어보면 답이 나온다. 지메일 기준으로는 메일 우측 상단 점 세 개 메뉴에서 원본 보기를 누르면 된다. 확인할 항목은 세 가지다.

    • SPF: 발신 서버가 해당 도메인이 등록한 서버인지 확인
    • DKIM: 메일 내용이 중간에 변조되지 않았는지 확인하는 서명
    • DMARC: SPF와 DKIM 결과를 종합해 인증 여부를 판단

    셋 중 하나라도 “fail”이나 “softfail”로 뜬다면 발신지부터 의심해야 한다. 다만 이 과정, 솔직히 매번 하기엔 번거롭다. 그래서 헤더 분석과 문맥 분석을 자동으로 처리해주는 AI 기반 이메일 보안 서비스를 들여놓는 회사가 늘고 있다.

    링크·첨부파일, 열기 전에 한 번 더

    메일 본문이 멀쩡해 보여도 링크와 첨부파일은 항상 따로 검증하는 습관을 들이는 게 안전하다.

    • 링크에 마우스를 올려 실제 주소를 미리보기로 확인한다
    • 단축 URL은 미리보기 서비스로 원래 주소를 확인한 뒤 클릭한다
    • 압축파일(zip), 매크로가 포함된 문서(docm, xlsm)는 실행 전 반드시 백신 검사부터 한다
    • PDF나 문서 파일도 뷰어에서 바로 열지 말고 검사 후 연다
    • 로그인 페이지로 연결되면 주소창의 도메인부터 확인한다

    매크로 포함 문서는 열자마자 백그라운드에서 악성코드를 내려받는 경우가 많다. 목록 중에서도 위험도가 제일 높다.

    회사 차원 대응은 결국 AI 탐지 도구

    개인이 아무리 조심해도 매일 대량의 메일을 처리하는 조직에서는 실수가 나오게 돼 있다. 그래서 규칙 기반 필터 대신, 메일 하나하나를 사람처럼 읽고 판단하는 AI 에이전트 방식 보안 솔루션이 늘어나는 추세다. 발신자의 평소 문체, 결제 요청 패턴, 조직 내 보고 체계까지 학습해서 “이 담당자가 이런 식으로 송금을 요청할 리 없다”는 이상 징후를 잡아내는 방식이다.

    구글 출신 보안 엔지니어들이 차린 스타트업들이 이런 접근으로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기존 체크리스트형 필터가 놓치는 미세한 이상 신호까지 잡아낸다는 점, 투자자들 눈에는 이게 매력 포인트다. 중소기업이라면 구글 워크스페이스나 마이크로소프트 365에 기본 내장된 고급 위협 방지 기능부터 켜두는 게 출발점이다.

    이미 클릭했다면, 지금 해야 할 일

    링크를 누르거나 첨부파일을 열어버렸다면? 당황하지 말고 순서대로 움직이는 게 낫다.

    • 기기를 즉시 네트워크에서 분리한다 (와이파이 끄기, 랜선 뽑기)
    • 같은 비밀번호를 쓰는 다른 계정이 있다면 전부 변경한다
    • 회사 계정이라면 IT 보안팀에 즉시 신고한다 (숨기지 않는 것이 핵심)
    • 은행 계좌나 카드 정보가 노출됐다면 해당 기관에 바로 연락한다
    • 백신 프로그램으로 전체 검사를 돌린다

    여기서 시간을 끌수록 피해가 커진다. 실수를 숨기려다 대응이 늦어져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경우, 실무에서 심심찮게 본다. 개인적으로는 초기 대응 속도가 피해 규모를 가르는 결정적 변수라고 본다.

    핵심만 3줄 요약

    발신자 주소와 도메인 철자부터 확인한다. 급하게 재촉하는 메일일수록 한 박자 쉬어간다. 링크와 첨부파일은 클릭 전에 반드시 따로 검증한다. 조직 단위라면 AI 기반 이상 탐지 솔루션 도입을 검토할 시점이다.

    출처: TechCrun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