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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타가 되살린 ‘포켓’, 이름만 빌리고 알맹이는 싹 바꿨다

    메타가 되살린 ‘포켓’, 이름만 빌리고 알맹이는 싹 바꿨다

    모질라가 작년에 접은 ‘읽기 나중에’ 앱, 포켓. 그 이름이 메타 손에서 다시 살아났다. 그런데 속을 열어보면 완전히 딴판이다. 비즈니스 인사이더가 전한 바에 따르면, 메타가 새로 내놓은 포켓 앱은 저장이나 구독 서비스가 아니다. AI 프롬프트로 만드는 작은 대화형 미니 앱, 이른바 ‘기즈모(gizmo)’를 제작하고 공유하는 플랫폼이다.

    이름은 빌리고 알맹이는 통째로 갈아엎었다

    원래 포켓은 2007년에 나왔다. 웹 아티클이나 영상을 저장해뒀다가 나중에 읽는 용도로, 한때 수백만 이용자를 끌어모았던 앱이다. 모질라는 2025년 이 서비스를 종료했고, 이용자들은 각자 대체 앱을 찾아 흩어졌다. 그 자리에 메타가 같은 이름을, 그것도 정반대 성격의 서비스로 채워 넣었다는 게 흥미롭다.

    기존 포켓 이용자라면 앱스토어에서 ‘포켓’을 검색했다가 완전히 다른 화면을 마주하고 당황할 가능성이 크다. 브랜드를 이어받은 게 아니라 이름만 재활용한 셈이라, 소비자 혼선 얘기가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기즈모’로 대체 뭘 만든다는 걸까

    새 포켓 앱의 핵심은 텍스트 프롬프트만으로 간단한 인터랙티브 미니 앱, 즉 기즈모를 즉석에서 뽑아내는 기능이다. 코딩 지식은 필요 없다. 몇 줄 설명만 입력하면 작동하는 소형 도구나 게임 형태의 결과물이 나오고, 이걸 다른 이용자와 바로 공유할 수 있다.

    • AI 프롬프트 기반으로 미니 앱(기즈모) 생성
    • 완성된 기즈모를 다른 이용자에게 공유·배포
    • 코딩 없이 자연어 입력만으로 제작

    이 구조, 낯설지 않다. 오픈AI의 GPTs나 구글의 노코드 AI 빌더와 사실상 같은 계열이다. 결국 대형 플랫폼들이 ‘누구나 AI로 앱을 만든다’는 시장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는 흐름, 그 연장선일 뿐이다.

    주커버그의 AI 올인, 여기까지 왔다

    마크 주커버그 메타 CEO는 최근 몇 달간 AI 슈퍼인텔리전스랩 조직 개편, 초거대 데이터센터 투자, 외부 AI 인재 영입에 회사 자원을 쏟아부었다. 이번 포켓 앱 출시도 그 흐름 위에 놓인 실험적 프로덕트로 보는 게 맞다.

    메타는 이미 자체 챗봇 ‘메타 AI’ 앱을 운영 중이다. 여기에 사용자 생성형 미니 앱 플랫폼까지 얹으면서 AI 소비자 제품 라인업을 늘려가는 모양새다. 하나의 킬러 앱에 승부를 걸기보다, 여러 실험적 앱을 동시에 던져보는 전략에 가깝다.

    모질라 포켓 팬들에겐 씁쓸한 뒷맛

    모질라 포켓을 오래 쓰던 사람들 사이에서는 반응이 갈릴 것 같다. 사랑받던 서비스 이름이 전혀 다른 목적의 제품에 붙었다는 사실 자체가 상징적이라서다. 다만 읽기 나중에 앱 시장에는 인스타페이퍼나 매터(Matter) 같은 대안이 이미 빈자리를 채워놓은 상태다. 그래서 실질적인 이용자 이탈보다는 브랜드 정서 차원의 아쉬움에 가깝다고 봐야 한다.

    국내에선 체감이 크진 않겠지만

    한국에서는 포켓 자체의 이용자 기반이 크지 않았다. 그래서 서비스 종료나 이름 재사용에 대한 체감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다만 메타가 코딩 없이 AI로 미니 앱을 만드는 기능을 대중용 제품으로 내놨다는 사실은, 국내 플랫폼 업계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네이버나 카카오도 생성형 AI 기반 사용자 제작 도구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메타처럼 글로벌 대형 플랫폼이 먼저 시장을 열어버리면, 국내 서비스 입장에서는 후속 대응 압박이 커질 수밖에 없다. 10대·20대 이용자가 많은 소셜 플랫폼일수록 ‘누구나 만드는 AI 미니 앱’ 흐름이 빠르게 번질 여지가 있다. 관련 업계는 메타 포켓의 실제 이용 데이터를 참고 지표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출처: The Verge

  • 우주선 부품은 어디로 사라지나 — 화성 착륙선 로봇팔이 50년째 실종 중

    우주선 부품은 어디로 사라지나 — 화성 착륙선 로봇팔이 50년째 실종 중

    1976년 여름, 바이킹 1호가 화성 표면에 내려앉았다. 로봇팔로 흙을 퍼 담았고, 이 설계는 이후 모든 화성 탐사선 샘플러의 원형이 됐다. 그런데 당시 지상 시험에 쓰였던 실물 팔 하나, 지금 어디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 50년째다. Ars Technica 보도에 의하면 NASA 아카이브 어디를 뒤져도 이 부품이 마지막으로 어디로 갔는지 기록이 없다고 한다. 우주 하드웨어 한 점이 이렇게 통째로 증발할 수 있다니, 우주 탐사사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는 얘기다.

    부품은 왜 흔적도 없이 사라지나

    이유는 의외로 단순하다. 발사체나 착륙선 자체는 국가 자산으로 빡빡하게 관리된다. 반면 지상에서만 쓰인 시험용 장비나 예비 부품은 취급 기준이 헐겁다. 프로젝트가 끝나면 담당 부서가 해체되고, 창고를 옮기거나 기관이 통폐합되는 와중에 목록조차 남기지 않은 채 폐기되거나 다른 손으로 넘어간다. 1970~80년대엔 디지털 자산관리 시스템이란 게 아예 없었다. 종이 문서와 사람 기억에 의존했던 시절이라, 담당자가 은퇴하거나 세상을 뜨면 그 부품의 이력도 같이 끊긴다.

    엔지니어링 모델과 플라이트 모델, 뭐가 다른가

    이 이야기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우주 하드웨어 등급부터 짚고 가야 한다.

    • 플라이트 모델(Flight Model) — 실제로 우주로 올라가는 진짜 기체. 발사 후엔 대부분 지구로 돌아오지 않는다.
    • 엔지니어링 모델(Engineering Model) — 지상에서 기능을 검증하려고 만든 실물 크기 시험 장비. 비행은 안 하지만 설계 검증, 고장 대응 훈련, 언론 시연용으로 두고두고 쓰인다.
    • 예비품(Spare/Backup) — 발사 직전까지 대기하다가, 임무에 문제가 생기면 바로 투입할 수 있게 준비해 둔 여분 기체.

    바이킹 로봇팔 미스터리의 주인공이 바로 이 엔지니어링 모델이다. 우주엔 간 적 없지만 설계는 실제 비행 모델과 똑같다. 역사적 가치는 오히려 더 크게 쳐주는 경우도 있다.

    NASA는 퇴역 장비를 어떻게 굴리나

    NASA는 임무 끝난 하드웨어를 크게 세 갈래로 나눠 처리한다. 역사적 가치가 큰 물건은 스미소니언 국립항공우주박물관 같은 곳에 정식 기증한다. 교육·홍보용으로 쓸 만하면 대학이나 과학관에 대여 형태로 넘긴다. 나머지는 창고에 묵혀두다가 예산이나 공간이 부족해지면 조용히 폐기하는 수순을 밟는다. 문제는 이 세 갈래 중 정확히 어디로 갔는지 기록이 안 남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거다. 1960~80년대 초창기 임무는 자산관리 규정 자체가 지금처럼 촘촘하지 않았다.

    사라진 유물, 결국 어디로 흘러가나

    공식 기록에서 빠졌다고 유물이 통째로 사라지는 건 아니다. 상당수는 은퇴한 엔지니어 차고, 계약업체 창고, 심지어 경매 시장으로 흘러 들어간다. 소더비(Sotheby’s) 같은 경매소에서 아폴로 시대 부품이 개인 소장품으로 낙찰되는 사례, 꾸준히 나온다. 우주 역사 연구자들이 낡은 사진이나 계약 문서, 참여 엔지니어의 증언까지 뒤지며 부품 하나의 행방을 쫓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공식 아카이브만으로는 퍼즐이 안 맞춰진다.

    비슷한 사례들 — 잃어버렸다가 다시 나타난 것들

    이런 일, 처음이 아니다.

    • 아폴로 11호 달 착륙선 하강 엔진 일부는 수십 년간 행방불명이었다가 개인 수집가 창고에서 발견됐다.
    • 초기 머큐리 계획 우주복 시제품은 계약업체가 파산하는 와중에 자산 목록에서 통째로 빠졌다.
    • 제미니 계획 훈련용 캡슐은 한때 놀이공원 전시품으로 쓰이다가, 뒤늦게야 정체가 밝혀졌다.

    패턴은 비슷하다. 담당 기관이 사라지거나 조직이 개편될 때, 그리고 디지털화 이전 시대 문서일 때 유물의 행방이 끊길 확률이 확 높아진다.

    직접 확인해보고 싶다면

    우주 역사에 관심이 생겼다면 이렇게 확인해볼 수 있다.

    • 스미소니언 국립항공우주박물관 온라인 컬렉션에서 소장품 목록과 사진을 검색해본다.
    • NASA 이미지·비디오 라이브러리에서 임무 당시 찍힌 하드웨어 사진과 비교해본다.
    • 지역 과학관이나 대학 박물관에 걸린 우주 장비 명판을 유심히 읽어본다. 의외로 진짜 엔지니어링 모델인 경우가 많다.
    • 경매 기록 다루는 우주 수집품 전문 사이트에서 출처(provenance) 정보를 확인한다.

    부품 하나 이력을 추적하는 작업, 우주 탐사 자체만큼이나 손이 많이 간다. 그래도 그 과정에서 반세기 전 엔지니어들이 손으로 직접 조립했던 기계의 이야기가 다시 세상 밖으로 나온다는 점, 이건 확실히 매력적이다.

    출처: Ars Technica

  • 얼리액세스 게임, 결제 버튼 누르기 전에 이것부터 봐라

    얼리액세스 게임, 결제 버튼 누르기 전에 이것부터 봐라

    스팀 라이브러리 스크롤을 내리다 보면 꼭 하나씩 있다. ‘개발 중’이라는 딱지를 단 채 몇 년째 그 자리에 멈춰 선 게임. 기대하고 결제했는데 업데이트는 뜸해지고, 커뮤니티 게시판엔 환불 문의만 쌓여간다. 이런 사연, 한두 번 본 게 아닐 것이다. 완성되지 않은 게임에 돈부터 내는 구조니 원래 이런 위험을 안고 시작하는 거다. 그렇다고 무조건 손사래 칠 일도 아니다. 몇 가지만 짚어보면 실패 확률은 확 줄어든다.

    얼리액세스, 정확히 뭘 사는 걸까

    얼리액세스는 정식 출시 전, 그러니까 개발 중인 상태로 게임을 미리 팔고 플레이하게 해주는 방식이다. 개발사 입장에서는 나쁘지 않다. 초기 매출로 개발비를 메우고, 유저 반응 보면서 게임을 다듬을 수 있으니까. 문제는 산다는 사람 쪽이다. 버그, 미완성 콘텐츠, 수시로 바뀌는 밸런스를 다 감수해야 한다. 마인크래프트발헤임처럼 얼리액세스 단계에서부터 대박이 난 사례도 있지만, 몇 년째 정식 출시만 미루다가 소리 소문 없이 서비스를 접은 게임도 수두룩하다.

    일단 이 스튜디오, 뭘 완성해본 적 있나

    결제 버튼 누르기 전에 먼저 확인할 건 하나다. 이 개발사가 예전에 게임을 끝까지 만들어본 적이 있는지.

    • 이전 작품이 정식 출시까지 이어졌는지
    • 출시 이후에도 패치와 콘텐츠 업데이트를 계속했는지
    • 스튜디오 규모와 자금 사정이 흔들리지 않는지

    스팀 페이지에 적힌 개발자 이름 하나만 검색해봐도 이전 프로젝트 이력이 술술 나온다. 5분만 투자해라.

    패치 노트 날짜, 리뷰 그래프부터 훑어라

    구매 전 반드시 볼 건 최근 업데이트 날짜다. 스팀 공지사항 탭 열어서 패치 노트가 몇 달 간격으로 올라오는지, 아니면 반년 넘게 조용한지만 봐도 개발이 살아있는지 죽어있는지 감이 온다. 리뷰 섹션에서 ‘최근 30일’ 평가와 ‘전체’ 평가를 나란히 비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전체 평가는 높은데 최근 평가만 뚝 떨어졌다면, 안에서 뭔가 터진 거다.

    회사가 흔들리면 게임도 같이 멈춘다

    게임 자체는 잘 만들어지고 있어도 회사 사정이 삐걱대면 개발이 통째로 멈추는 일이 있다. 대형 퍼블리셔가 인디 스튜디오를 인수한 뒤 창업자와 경영권 놓고 다투거나, 핵심 개발진이 줄지어 나가는 사례. 게임업계에선 낯선 얘기가 아니다. 실제로 크래프톤 산하 언노운 월즈 엔터테인먼트와 창업자들 사이 분쟁이 그랬다. 인수 이후 내부 갈등이 길어지면 후속작 개발 일정 자체가 안개 속이다. 관심 있는 게임의 개발사가 최근 인수·합병 뉴스에 이름을 올렸다면, 그 소식이 개발 일정에 어떤 파장을 남겼는지 한 번은 검색해보는 게 좋다.

    2시간 안에 판단하고, 계란은 나눠 담지 마라

    스팀은 구매 후 2주 이내, 플레이 시간 2시간 미만이면 환불이 된다. 얼리액세스 게임일수록 이 조건을 적극 써먹어야 한다. 두 시간 안에 완성도를 직접 가늠해보는 습관, 생각보다 유용하다.

    • 초반 튜토리얼과 핵심 시스템만 봐도 완성도는 어느 정도 드러난다
    • 위시리스트에 담아두고 세일 기간까지 기다리는 것도 방법
    • 여러 게임에 소액씩 찔러보기보다, 신뢰가 쌓인 스튜디오 한두 곳에 몰아주는 편이 안전하다

    결론만 3줄: 사도 되는 건 이런 게임

    업데이트 주기가 꾸준하고, 개발사가 과거에 게임을 완주해본 이력이 있고, 최근 경영 이슈가 없다면 얼리액세스라도 살 가치는 충분하다. 반대로 몇 달째 공지 하나 없고 회사 지배구조가 흔들린다는 소식이 들린다면, 정식 출시 이후로 미루는 게 지갑 사정엔 낫다. 게임 하나 고르는 데도 이 정도는 품을 들여야 나중에 후회가 적다.

    참고: The Verge 보도

  • Claude Science란? AI 연구 보조 도구, 제대로 파헤쳐봤다

    Claude Science란? AI 연구 보조 도구, 제대로 파헤쳐봤다

    제약회사 임원, 바이오텍 창업자, 현장 연구자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그 자리에서 앤트로픽이 카드 한 장을 꺼냈다. 이름은 클로드 사이언스(Claude Science). 논문 검색부터 실험 설계, 데이터 해석까지 과학 연구 전 과정을 붙잡아주겠다는 전용 AI 제품이다. 이런 발표가 나올 때마다 ‘연구용 AI 도구’, ‘AI로 논문 쓰는 법’ 같은 검색어가 몰리곤 하는데, 오늘은 그 궁금증을 한 번에 정리해본다.

    클로드 사이언스, 정확히 뭘 하는 도구인가

    AI 리서치 어시스턴트라는 말 자체는 거창하지만, 풀어보면 단순하다. 연구자 옆에 붙어서 논문 읽기, 데이터 정리, 가설 세우기 같은 반복 작업을 대신 처리해주는 소프트웨어. 그게 전부다. 챗봇처럼 질문에 답만 던지는 수준이 아니다. 방대한 논문 데이터베이스를 뒤져 관련 문헌을 추리고, 실험 결과를 통계적으로 해석하고, 다음 실험 방향까지 제안한다. 클로드 사이언스는 여기에 제약·바이오 분야 특화 기능을 더 얹었다는 점이 다르다.

    빅테크가 나란히 실험실로 달려가는 이유

    구글 딥마인드가 단백질 구조 예측 모델 알파폴드로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뒤, 연구 분야는 AI 업계에서 가장 확실한 다음 격전지로 꼽힌다. 이유는 뻔하다. 신약 개발 하나에 평균 10년 넘게, 수조 원이 들어가는데 그 상당 부분이 논문 조사와 실험 설계 같은 반복 작업에 그대로 새어나간다. 이 과정을 몇 주만 당겨도 제약회사 입장에선 어마어마한 비용 절감이다. 오픈AI, 구글, 앤트로픽이 앞다퉈 과학 연구용 제품을 내놓는 배경이 여기 있다.

    실제로 붙여보면 뭐가 달라지나

    실무에서 체감되는 변화는 생각보다 구체적이다.

    • 문헌 리뷰 자동화: 수백 편의 논문을 요약하고, 서로 어긋나는 결과를 찾아 정리해준다
    • 실험 설계 초안 작성: 가설 하나 던지면 대조군 설정, 표본 크기 계산까지 초안이 나온다
    • 데이터 해석 보조: 통계 결과를 풀어 설명하고 시각화 방법도 추천한다
    • 코드·분석 파이프라인 생성: R이나 파이썬으로 짜야 할 분석 스크립트를 곧바로 뽑아준다

    연구자가 자료 뒤지는 데 쓰던 시간을 아껴서, 그만큼 실험 자체에 더 쏟을 수 있게 되는 구조다.

    도구 고를 때 따져봐야 할 것들

    비슷비슷한 서비스가 쏟아지는 만큼, 고를 때 기준 하나쯤은 세워두는 게 낫다.

    • 최신 논문까지 학습·검색 범위에 들어가는지
    • 인용 출처를 명확히 표시해서 검증이 가능한지
    • 소속 기관 데이터가 외부로 새지 않는 보안 정책이 있는지
    • 화학식, 유전자 서열 같은 전문 표기법을 정확히 처리하는지
    • 기존에 쓰던 연구 관리 툴이나 실험 노트와 연동되는지

    믿고 쓰기 전에 짚어야 할 함정

    AI가 뽑아낸 요약이나 가설, 그대로 논문에 옮겨 붙이면 곤란해진다. 근거 없는 문장을 그럴듯하게 지어내는 환각 현상, 과학 데이터를 다룰 땐 훨씬 치명적이다. 존재하지도 않는 논문을 인용하거나 실험 수치를 잘못 계산하는 사례, 종종 보고된다. 이건 좀 무서운 부분이다. 그래서 AI가 내놓은 결과는 실제 문헌과 대조하고, 통계는 따로 검증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임상 데이터처럼 민감한 정보를 다룰 때는 기관의 데이터 반출 규정부터 확인해야 한다. 당연한 얘기 같지만, 막상 급하면 건너뛰기 쉬운 단계다.

    결국 연구자에게 필요한 건 이거다

    연구용 AI는 실험을 대신 해주는 도구가 아니다. 조사와 정리에 드는 시간을 줄여주는 조수에 가깝다. 논문 리뷰나 데이터 정리에 시간을 많이 뺏긴다면 이런 도구부터 시범 삼아 도입해보고, 그다음에 실험 설계 보조 기능으로 범위를 넓히는 순서가 안전하다. 처음부터 전부 맡기기보다 검증 가능한 영역에서 시작해 신뢰를 쌓아가는 쪽, 결국 시간을 더 아끼는 길이다.

    출처: MIT Tech Review AI

  • AI한테 랜덤 숫자 물어보면 왜 맨날 7이 나올까

    AI한테 랜덤 숫자 물어보면 왜 맨날 7이 나올까

    챗봇 아무거나 켜서 “1부터 10 사이 숫자 하나만 말해줘”라고 쳐보자. 십중팔구, 7이다. “하나 더”라고 물으면 이번엔 3이나 4쯤 나오고, 그다음엔 8이나 9 언저리를 맴돈다. 사람한테 물어봐도 비슷한 쏠림이 생기긴 한다. 근데 진짜 문제는 따로 있다. ChatGPT든 클로드든 제미나이든, 브랜드를 안 가리고 거의 같은 숫자로 수렴한다는 거다. AI가 ‘무작위’라는 말을 근본적으로 오해하고 있는 셈인데, 이유를 알아두면 실무에서 AI 다루는 감각이 확 달라진다.

    AI는 애초에 주사위를 던지지 않는다

    대형언어모델, 그러니까 LLM은 다음에 올 단어(정확히는 토큰)를 확률 분포로 계산해서 뽑는 방식으로 돌아간다. “1부터 10 사이 숫자”라는 문장 뒤에 어떤 숫자가 나올 확률이 제일 높은지, 답은 이미 학습 데이터 안에 있다. 사람들이 인터넷에 “랜덤으로 숫자 하나 골라봐”라는 글을 남길 때 유독 7을 자주 썼고, 심리학 쪽 연구를 봐도 사람이 ‘진짜 무작위처럼 느껴지는’ 숫자로 7을 제일 많이 고른다는 결과가 있다. AI는 이 편향을 그대로 흡수해서 되풀이할 뿐이다. 결국 AI한테 무작위 숫자를 요구하는 건 동전을 던지라는 게 아니라, “사람들이 무작위라고 생각할 때 가장 많이 답한 숫자를 말해줘”라고 시키는 것과 다를 게 없다.

    온도(Temperature)라는 손잡이의 정체

    API 좀 만져본 사람이라면 temperature라는 파라미터, 한 번쯤 봤을 거다. 이게 바로 확률 분포에서 얼마나 과감하게 골라잡을지를 정하는 다이얼이다.

    • temperature가 0에 가까우면 가장 확률 높은 답만 골라서, 물어볼 때마다 거의 똑같은 결과가 나온다
    • 1 이상으로 올리면 확률 낮은 후보들도 뽑힐 틈이 생겨서 답이 다채로워진다
    • ChatGPT 웹이나 클로드 웹처럼 대부분의 챗봇 서비스는 이 값을 사용자가 직접 못 만지게 해놨다. 서비스 쪽에서 적당히 낮게 고정해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개발자용 API 콘솔이나 코드로 직접 호출할 때는 temperature를 1.0~1.3 사이로 올려보자. 답변이 다양해지는 게 바로 체감된다.

    여러 AI가 똑같이 획일화되는 진짜 문제

    숫자 하나 못 맞히는 거야 사실 별일 아니다. 진짜 골치 아픈 건 브레인스토밍, 아이디어 도출, 창작 작업에서도 비슷한 쏠림이 나타난다는 점이다. 회사 이름 지어달라, 소설 도입부 써달라, 마케팅 문구 뽑아달라 하면 — 서로 다른 회사 모델인데도 구조나 표현이 신기하리만치 겹친다. 학계에서는 이걸 모드 붕괴(mode collapse)라고 부른다. 사람 피드백으로 모델을 미세조정하는 RLHF 과정에서, 평가자들이 무난하고 안전한 답을 선호하다 보니 모델이 점점 ‘정답처럼 보이는 하나의 스타일’로 수렴해버리는 현상이다. 결과적으로 독립적으로 만들어진 모델들인데도 사고방식이 비슷해지는, 일종의 집단사고 상태에 빠지는 셈이다.

    진짜 무작위 값이 필요할 땐 이렇게

    추첨, 게임, 통계 시뮬레이션처럼 진짜 무작위성이 필요한 작업이라면, 챗봇한테 직접 묻는 것보다 다음 방법이 낫다.

    • 프로그래밍 언어의 난수 함수를 쓴다. 파이썬이면 random.randint(), 자바스크립트면 Math.random()
    • random.org처럼 대기 소음 기반으로 진짜 난수를 뽑아주는 서비스를 이용한다
    • AI한테 직접 답을 내라고 하지 말고, “파이썬 코드로 1~10 사이 난수를 뽑아서 실행해줘”처럼 코드 실행 기능으로 우회시킨다. 코드 실행 환경이 붙어 있는 도구라면 이 방식이 훨씬 믿을 만하다

    답변을 다채롭게 뽑아내는 프롬프트 팁

    창작이나 아이디어 작업에서 획일화를 피하고 싶으면 프롬프트 자체를 바꿔보는 것도 방법이다. “완전히 다른 3가지 관점에서 답해줘”, “기존과 겹치지 않는 답만 골라줘”, “일부러 덜 흔한 선택지를 제시해줘”처럼 다양성을 못 박아서 요구하면 결과가 확 달라진다. 같은 질문을 여러 AI 서비스에 동시에 던져서 답을 비교해보는 것도 획일화에서 벗어나는 실용적인 방법이다. 결국 AI 답변의 패턴을 한번 이해하고 나면, 언제 AI한테 맡기고 언제 진짜 난수 도구나 사람 판단을 더해야 하는지 감이 잡힌다. 이건 알아두면 두고두고 쓸 일이 많다.

    출처: MIT Tech Review AI

  • 크래프톤, 서브노티카2 개발사와 소송전 결국 합의로 마무리

    크래프톤, 서브노티카2 개발사와 소송전 결국 합의로 마무리

    2억 5000만 달러짜리 보너스를 놓고 1년 가까이 끌어온 소송전, 결국 끝났다. 블룸버그 보도에 의하면 크래프톤이 심해 서바이벌 게임 ‘서브노티카2’를 만드는 자회사 언노운 월즈 엔터테인먼트와 합의했고, 스튜디오 직원들에게 보너스를 지급하기로 했단다.

    핵심만 추리면 이렇다.

    • 발단: 크래프톤, 작년 창업자 3인을 잇달아 해임
    • 쟁점: 최대 2억 5000만 달러(약 3,450억 원) 규모 성과 보너스
    • 결과: 소송 종료, 스튜디오 직원 보너스 지급으로 합의

    발단은 창업자 3인 전격 해임

    사건은 작년 크래프톤이 언노운 월즈의 공동창업자 찰리 클리블랜드, 맥스 맥과이어, 그리고 CEO 테드 길을 잇달아 내보내면서 시작됐다. 세 사람 다 스튜디오를 상징하는 얼굴들이었다. 그래서인지 업계에서는 이례적인 조치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서브노티카2 정식 출시를 코앞에 둔 시점이었다는 게 더 걸렸다. 뒷말이 무성할 수밖에.

    당시 일부 매체는 이 인사 조치가 단순한 경영 판단이 아니라 곧 지급해야 할 거액의 보너스와 맞물려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창업자들이 물러난 직후 크래프톤 안팎에서 스튜디오 운영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쏟아진 것도 그래서다.

    3,450억 원 규모 보너스가 쟁점

    갈등의 뿌리에는 크래프톤이 2019년 언노운 월즈를 인수하며 내걸었던 성과 보너스 조항이 있다. 서브노티카2가 특정 조건을 채우고 출시되면 최대 2억 50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3,450억 원을 창업자와 직원들에게 나눠주기로 한 계약이었다.

    문제는 게임이 정식 출시 대신 앞서 해보기(얼리 액세스) 상태로만 계속 머물렀다는 데 있다. 창업자 측은 크래프톤이 보너스 지급을 피하려고 일부러 출시를 늦춘 것 아니냐고 의심했다. 크래프톤은 부인했고, 결국 양측은 법정까지 갔다.

    결국 합의로, 직원 보너스는 지급

    지루한 공방 끝에 양측은 소송을 접었다. 합의안에 따라 크래프톤은 언노운 월즈 스튜디오 직원들에게 보너스를 지급하기로 했다. 다만 해임된 창업자 3인에 대한 별도 보상이나 복직 여부, 정확한 합의 금액 같은 세부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 부분은 끝까지 베일에 싸인 셈.

    업계에서는 이번 합의를 계기로 서브노티카2 출시 일정이 다시 잡힐지가 다음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크래프톤 입장에서도 오래 끌던 잡음을 매듭짓고 개발에 집중할 명분을 얻었다.

    인디 스튜디오 인수 계약은 왜 늘 시끄러운가

    사실 이런 갈등, 크래프톤만 겪는 일이 아니다. 대형 퍼블리셔가 인디 스튜디오를 인수하면서 성과 연동 보너스(언아웃) 조항을 거는 경우가 흔한데, 출시 시점이나 성과 기준을 누가 정하느냐를 두고 창업자와 본사가 부딪히는 사례가 반복돼 왔다. 액티비전이나 EA 산하 스튜디오에서도 비슷한 잡음이 있었다. 게임업계 인수합병 구조가 안고 있는 고질적 리스크, 이번 사건이 다시 한번 보여준 셈이다.

    국내 게이머와 게임사엔 어떤 의미일까

    서브노티카 시리즈는 국내에서도 스팀 마니아층 사이에서 꾸준히 회자되는 생존 게임이다. 그런 만큼 후속작 개발이 정상 궤도에 오른다는 소식 자체가 반갑다. 크래프톤은 펍지(PUBG)로 잘 알려진 국내 대표 게임사다. 해외 인수 스튜디오를 어떻게 관리하는지가 도마에 오른 이번 사건, 국내 게임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인수 후 스튜디오의 독립성과 창업자 대우를 어떻게 설계하느냐가 글로벌 M&A 성패를 가른다는 교훈을 남긴 셈이다. 해외 스튜디오 인수에 속도를 내는 국내 게임사들도 성과 보상 조항을 계약서에 어떻게 명시할지, 이번 사례를 계기로 한 번쯤 점검해볼 만하다.

    출처: The Verge

  • 스페이스X AI폰 시제품설, 머스크는 딱 잘라 부인

    스페이스X AI폰 시제품설, 머스크는 딱 잘라 부인

    일론 머스크가 딱 잘라 부인했다. 스페이스X가 아이폰보다 얇은 AI폰 시제품을 투자자들에게 보여줬다는 보도, “완전히 거짓”이라는 게 그의 답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수요일 보도한 내용인데, 스페이스X가 지난 6월 사상 최대 규모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일부 투자자에게 핸드셋 형태 시제품을 시연했다는 게 골자다.

    WSJ가 전한 내용은

    WSJ 보도를 보면, 스페이스X는 IPO 로드쇼 과정에서 아이폰보다 얇은 핸드셋 스타일 프로토타입을 꺼내 보였다고 한다. 스타링크 위성 통신과 AI 기능을 묶은 기기였다는 설명도 붙었다.

    이번 IPO는 스페이스X 역사상 최대 규모로 기록됐다. 시장 관심도 상당했다. 투자자 설명회에서 신제품 로드맵 정도야 흔한 일이지만, 문제는 그 대상이 ‘폰’이었다는 것.

    머스크의 반박, 믿어도 될까

    머스크는 자신의 X 계정에 직접 글을 올려 부인했다. 시제품 시연 자체가 없었다고 못 박았는데, 근거를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다. 어조만큼은 단호했다.

    • WSJ: IPO 전 투자자 대상 시제품 시연 있었다고 보도
    • 머스크: “완전히 거짓”이라며 전면 부인
    • 스페이스X 공식 입장은 별도로 확인되지 않음

    머스크가 이전에도 루머를 일단 부인부터 하고, 나중에 실제로 진행 중이었던 게 드러난 사례가 몇 번 있었다. 이번 반박도 곧이곧대로 믿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머스크표 스마트폰’ 소문,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테슬라와 X(옛 트위터)를 묶은 이른바 ‘모델 파이(Model Pi)’ 이야기가 몇 년 전부터 온라인 커뮤니티를 돌았다. 여기에 스타링크의 위성-스마트폰 직결(Direct to Cell) 기술이 상용화 단계에 들어서면서 추측에 힘이 실렸다.

    스타링크는 이미 T모바일 등과 손잡고 위성으로 일반 스마트폰에 문자·데이터를 직접 쏘는 서비스를 넓히는 중이다. 통신망이 없는 곳에서도 붙는 자체 하드웨어를 만든다는 그림, 기술적으로 아주 허황된 얘기는 아니다.

    AI폰 경쟁은 이미 판이 커졌다

    공교롭게도 이 보도가 나온 시점, 빅테크들의 AI 하드웨어 경쟁이 한창이다. 오픈AI는 애플 디자인 총괄 출신 조니 아이브와 손잡고 새 AI 디바이스를 만들고 있다. 애플은 시리 전면 개편을 준비하며 아이폰에 생성형 AI 기능을 밀어 넣는 중이고.

    삼성전자도 갤럭시 AI를 앞세워 온디바이스 AI 경쟁에 뛰어든 상태다. 이런 흐름에서 스마트폰 업체가 아닌 스페이스X까지 하드웨어 시장을 넘본다는 보도가 나오면, 업계가 예민해질 수밖에.

    국내 부품·플랫폼 업계가 눈여겨볼 이유

    이번 일이 해프닝으로 끝나더라도 국내 산업계 입장에선 흘려들을 뉴스가 아니다. 새 AI 디바이스가 하나 나올 때마다 디스플레이, 카메라 모듈, 배터리 같은 핵심 부품 공급망이 흔들린다. 삼성디스플레이, LG이노텍, 삼성전기 같은 국내 부품사들이 이 밸류체인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애플이나 삼성이 아닌 제3의 플레이어가 AI폰 시장에 들어온다면 국내 부품사엔 새 고객사가 생기는 기회일 수 있다. 네이버, 카카오 같은 국내 AI 서비스 업체들도 해외발 AI 하드웨어 소식에 자사 플랫폼 전략을 다시 점검할 가능성이 크다. 루머 하나에도 국내 공급망과 플랫폼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 여기 있다.

    출처: The Verge

  • 아이클라우드 Hide My Email 뜻과 사용법, 이메일 가리기 기능 제대로 뜯어보기

    아이클라우드 Hide My Email 뜻과 사용법, 이메일 가리기 기능 제대로 뜯어보기

    아이폰으로 뭔가에 가입할 때 이메일 입력란 옆에 작게 뜨는 버튼 하나. ‘이메일 가리기’. 한 번쯤 눌러본 사람 많을 거다. 애플이 붙인 정식 이름은 Hide My Email이다. 진짜 지메일이나 회사 메일 주소를 내놓지 않고도 회원가입, 뉴스레터 구독, 온라인 쇼핑까지 다 할 수 있게 해주는 기능이다. 그런데 최근 이 기능에 보안 허점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래서 이게 믿을 만한 기능인지 궁금해하는 사람이 늘었다. 개념부터 사용법, 실제로 어떤 위험이 있는지까지 하나씩 정리해본다.

    Hide My Email, 정확히 뭘 가려주는 기능일까

    Hide My Email은 애플이 iCloud+ 유료 구독자에게 주는 랜덤 이메일 생성 기능이다. 앱스토어에서 가입하거나 웹사이트에 이메일을 넣을 때, 진짜 주소 대신 [email protected] 같은 무작위 문자열 가짜 주소를 만들어준다. 이 가짜 주소로 온 메일은 애플 서버를 거쳐 실제 메일함(아이클라우드든 지메일이든)으로 자동 전달된다. 상대방은 진짜 주소를 모른다. 특정 서비스에서 스팸이 쏟아지기 시작하면? 그 가짜 주소 하나만 지우면 끝이다.

    작동 원리 – 진짜 주소는 어떻게 숨겨지나

    구조 자체는 단순하다. 애플이 중간에서 우편함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된다.

    • 가입 시 생성된 임시 주소로 메일이 도착
    • 애플 서버가 발신자와 제목, 본문은 그대로 두고 수신 주소만 바꿔서 전달
    • 사용자는 실제 메일함에서 평소처럼 확인
    • 답장을 보내도 상대방에게는 여전히 임시 주소로 표시

    이 구조 덕분에 이론상으로는 어느 사이트에 가입해도 진짜 주소가 새 나갈 일이 없다. 문제는 ‘이론상’이라는 단서. 중계 서버를 거치는 과정에서 발신자 정보나 헤더 값이 제대로 가려지지 않으면, 기술적으로 진짜 주소를 거꾸로 추적할 여지가 생긴다. 실제로 보안 연구자들이 이런 허점을 찾아내 보고한 사례가 있었다. 그래서 마스킹 이메일을 100% 안전하다고 맹신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설정하는 법 – 아이폰·맥에서 3분이면 끝

    아이폰 기준으로는 어렵지 않다.

    • 설정 → 본인 이름(Apple ID) → iCloud → Hide My Email 진입
    • ‘새로운 주소 만들기’를 눌러 라벨(어떤 서비스용인지)을 지정
    • 생성된 주소를 복사해 회원가입 이메일란에 붙여넣기
    • 사파리에서는 이메일 입력란을 탭하면 자동으로 ‘나의 이메일 가리기’ 제안이 뜬다

    메일 앱이나 설정에서 언제든 만든 주소 목록을 확인하고, 전달을 끄거나 아예 삭제할 수 있다. 이 기능은 iCloud+ 요금제(월 0.99달러부터) 가입자만 무제한으로 쓸 수 있다. 무료 계정은 애플 자체 서비스 가입 시에만 제한적으로 이용 가능하다.

    알아둬야 할 보안 리스크 3가지

    편리하다고 무조건 안전한 건 아니다. 실제로 체크해야 할 부분이 있다.

    • 헤더 정보 노출 가능성: 일부 이메일 클라이언트나 서버 설정에 따라 원본 헤더에 발신 경로가 남는 경우가 보고됐다. 민감한 가입에는 별도의 프라이버시 중심 메일 서비스를 같이 쓰는 게 안전하다.
    • 전달 지연 문제: 인증 시간에 민감한 경우 중계 과정에서 몇 초에서 몇 분씩 지연이 생기기도 한다.
    • 계정 종속성: 애플 계정 자체가 정지되거나 문제가 생기면 만들어둔 가짜 주소도 전부 같이 먹통이 된다. 핵심 계정 복구용 이메일로는 쓰지 않는 게 낫다.

    은행이나 정부 서비스처럼 신원 확인이 까다로운 곳에는 마스킹 이메일 대신 진짜 주소를 쓰는 편이 나중에 골치 아플 일이 적다. 이건 거의 원칙에 가깝다.

    Hide My Email vs 파이어폭스 릴레이 vs 덕덕고, 뭐가 다를까

    비슷한 서비스는 애플만 만든 게 아니다.

    • Firefox Relay: 무료로 5개 주소까지 생성 가능, 파이어폭스 계정만 있으면 OS 상관없이 사용
    • DuckDuckGo Email Protection: 트래커 제거 기능이 추가로 붙어 있어 마케팅 추적 차단에 강함
    • SimpleLogin·AnonAddy: 자체 도메인 연결, 답장 시 발신자 표시 커스터마이징 등 고급 기능 지원

    애플 Hide My Email의 강점은 iOS·맥과의 통합이다. 사파리에서 원클릭으로 생성되고 메일 앱에서 관리까지 한 번에 끝난다. 안드로이드나 윈도우를 같이 쓰는 사람에게는 크로스 플랫폼을 지원하는 Firefox Relay나 SimpleLogin이 더 편할 수도 있다.

    이런 상황이면 이렇게 써라

    모든 가입에 무조건 가짜 주소를 쓸 필요는 없다.

    • 한 번 쓰고 말 이벤트, 쿠폰 다운로드용 가입 → Hide My Email 적극 추천
    • 자주 쓰는 쇼핑몰, 커뮤니티 → 가짜 주소로 만들되 라벨을 명확히 남겨서 나중에 찾기 쉽게
    • 은행, 보험, 정부24 같은 신원 확인형 서비스 → 진짜 주소 사용
    • 업무용 뉴스레터 구독 → 회사 메일 노출이 부담스럽다면 마스킹 주소로 시작해도 무방

    핵심만 3줄 요약

    Hide My Email은 진짜 주소를 감춰주는 애플의 기능이다. 스팸 관리와 사생활 보호에 확실히 도움이 된다. 다만 최근 헤더 마스킹 허점이 보고된 사례에서 보듯 완전 무결점은 아니다. 그러니 은행·정부 서비스 같은 민감한 곳에는 쓰지 않는 게 안전하다. 결국 언제 어디에 쓸지 구분해서 활용하는 사람이 실속을 챙기는 셈이다.

    출처: TechCrunch

  • 엑스박스, 또 허리띠 조인다…’리셋’ 메모에 감원 칼바람

    엑스박스, 또 허리띠 조인다…’리셋’ 메모에 감원 칼바람

    엑스박스가 또 허리띠를 조인다. 더버지 보도를 보면, 지난 6월 10일 최고경영자 아샤 샤마와 최근 콘텐츠 총괄로 올라선 매트 부티가 전 직원 앞으로 메모 하나를 보냈다. 제목은 단순했다. “엑스박스 리셋.”

    메모 속 숫자 하나, ‘3%’

    내용을 뜯어보면 결국 핵심은 숫자 하나로 좁혀진다. 3%의 ‘책임 마진(accountability margin)’. 사업부마다 비용을 3%씩 더 깎으라는 얘기다. 회사도 이걸 “상당한 도전”이라 표현했으니, 만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뜻이겠다. 메모에는 비용이 “대폭 상승”했다는 문구도 들어갔는데, 클라우드 인프라와 AI 관련 투자가 늘면서 부담이 커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샤마는 올초 막 엑스박스 CEO 자리에 앉은 인물이다. 취임하고 몇 달 만에 이런 메모라니. 안에서 돌아가는 사정이 꽤 급하다는 신호로 읽힌다.

    엑스박스, 원래 이랬다

    사실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24년 1월, 액티비전 블리자드와 제니맥스 인력까지 포함해 약 1,900명이 회사를 나갔다. 같은 해 5월엔 아케인 오스틴, 탱고 게임웍스, 알파도그 게임즈, 라운드하우스 스튜디오까지 4개 스튜디오가 통째로 문을 닫았다. ‘프레이’, ‘리드폴’ 등을 만든 아케인 오스틴, 일본풍 액션게임 ‘하이파이 러시’를 만든 탱고 게임웍스. 팬들 사이에선 지금도 아쉽다는 얘기가 나온다.

    2025년 7월엔 마이크로소프트 전사 차원에서 9,000명 규모 감원이 있었다. 이 중 상당수가 게임 부문 출신이었고, 캔디크러시로 유명한 킹(King) 스튜디오와 신작 프로젝트 여럿이 이때 정리됐다. 흐름만 놓고 보면, 이번 ‘리셋’도 갑자기 터진 사건이라기보다는 반복되던 패턴의 다음 장에 가깝다.

    • 2024년 1월: 약 1,900명 감원 (액티비전·제니맥스 포함)
    • 2024년 5월: 아케인 오스틴 등 4개 스튜디오 폐쇄
    • 2025년 7월: MS 전사 9,000명 감원, 게임 부문 다수 포함
    • 2026년 6월: ‘엑스박스 리셋’ 메모, 3% 비용 절감 지시

    새 리더십이 보내는 메시지

    샤마·부티 체제에서 이런 메모가 나왔다는 것 자체가 신호다. 필 스펜서 시절 확장 전략—베데스다,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로 대표되던—이 사실상 마무리 국면에 들어섰고, 이제는 사들인 것들을 정리하며 수익성을 맞추는 단계로 넘어갔다는 뜻으로 읽힌다. 게임 한 편을 대박 내는 것보다, 포트폴리오 전체의 비용 구조를 다시 짜는 쪽에 무게가 실리는 셈이다.

    비용이 대폭 상승했다는 문구도 걸린다. 클라우드 게이밍 서버 운영비, AI 기반 개발 도구 도입 비용. 이 둘이 겹치면서 수익성 압박이 커졌을 가능성이 높다.

    다음 수순은

    더버지 원문은 계속 업데이트되는 형식으로 올라오고 있어서, 구체적으로 어떤 스튜디오나 프로젝트가 정리 대상인지는 아직 다 나오지 않았다. 다만 과거를 보면 답은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 신작 발표 연기, 일부 프로젝트 취소, 스튜디오 통합. 게임패스 구독자 입장에선 라인업이 얇아질 여지가 있어 마냥 편하게 지켜볼 사안은 아니다.

    국내 게이머와 협력사, 뭘 챙겨봐야 하나

    한국에서 엑스박스 콘솔 자체 존재감은 크지 않다. 다만 게임패스 구독 서비스와 PC판 게임 이용자층은 두껍다. 스튜디오 정리로 신작이 밀리거나 게임패스 라인업이 얇아지면, 구독료 대비 만족도를 저울질하던 국내 이용자들이 이탈할 여지도 있다.

    국내 게임사 쪽은 좀 다른 각도로 볼 필요가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몸집을 줄이는 과정에서 개발 인력이 시장에 풀리거나, 일부 IP·기술 라이선스가 매물로 나올 가능성도 있다. 클라우드 게이밍 인프라를 공동 개발했거나 게임패스향 콘텐츠 공급 계약을 맺어온 국내 스튜디오라면, 이번 리셋이 계약 조건이나 우선순위 변화로 이어지는지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출처: The Verge

  • 노트북LM 사용법, 이제 60초 영상으로도 요약해준다

    노트북LM 사용법, 이제 60초 영상으로도 요약해준다

    구글 노트북LM에 자료를 올리면 60초짜리 세로형 영상으로 요약해주는 기능이 새로 생겼다. 논문이든 보고서든 통째로 읽기 부담스러울 때, 핵심만 짧은 클립으로 보고 넘어갈 수 있게 됐다. 이참에 노트북LM이 정확히 뭘 하는 도구이고 어떻게 써야 본전을 뽑는지 짚어본다.

    노트북LM, 정체가 뭐냐면

    노트북LM은 구글이 내놓은 AI 노트 정리 서비스다. PDF, 구글 문서, 웹페이지, 유튜브 링크 같은 자료를 올리면 그 내용만 학습해서 요약, 질문 답변, 오디오 팟캐스트, 마인드맵까지 만들어준다. 일반 챗봇과 다른 점 하나. 인터넷 지식을 끌어오지 않고 올린 자료 안에서만 답을 찾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출처가 분명하고, 환각(엉뚱한 정보를 지어내는 현상) 위험도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영상 요약 기능, 쓰는 법

    새로 추가된 영상 클립 기능, 순서는 이렇다.

    • 노트북LM에 자료(논문, 강의자료, 회의록 등)를 업로드한다
    • 좌측 메뉴에서 영상 요약(비디오 오버뷰) 옵션을 선택한다
    • AI가 핵심 내용을 뽑아 세로형 60초 클립으로 자동 생성한다
    • 완성된 영상을 다운로드하거나 바로 재생해서 확인한다

    틱톡이나 릴스 보듯 짧게 훑어보고 핵심만 챙기는 방식이다. 출퇴근길, 자투리 시간에 자료 따라잡기에 딱이다.

    어떤 자료를 올려야 결과가 잘 나오나

    구조가 명확한 자료일수록 요약 품질이 올라간다. 소제목으로 나뉜 보고서, 슬라이드 형태 강의자료, 타임스탬프 박힌 유튜브 강의 영상이 특히 잘 먹힌다. 반대로 손글씨 스캔본이나 표가 복잡하게 얽힌 문서는 인식률이 뚝 떨어진다. 가능하면 텍스트 추출이 잘 되는 PDF나 구글 문서로 바꿔서 올리는 게 결과물 차이를 만든다.

    무료로 어디까지 되나

    기본 기능은 구글 계정만 있으면 공짜다. 다만 영상 클립 같은 신기능은 AI Ultra, Pro 구독자부터 순차로 풀리는 구조라 무료 계정에는 아직 안 보일 수 있다. 업로드 가능한 소스 개수, 만들 수 있는 오디오·영상 분량도 요금제마다 다르다. 업무용으로 본격적으로 쓸 계획이면 구독 등급부터 확인하는 게 순서다.

    챗GPT, 노션AI랑 뭐가 다르냐면

    챗GPT는 범용 대화형 AI다. 인터넷 전반의 지식을 끌어다 답한다. 노션AI는 메모나 문서 작성을 돕는 쪽에 가깝다. 노트북LM은 결이 다르다. 업로드한 자료 기반의 리서치 도구라서다. 논문 여러 편을 비교 분석하거나, 회의록을 모아 패턴을 찾거나, 강의자료를 요약 정리하는 작업엔 노트북LM이 더 정확하다. 반대로 일반적인 글쓰기나 아이디어 브레인스토밍은 챗GPT 쪽이 강점을 보인다. 용도에 맞춰 섞어 쓰는 게 효율적이다.

    이럴 때 써먹기 좋다

    • 대학생: 수십 페이지짜리 논문을 빠르게 훑고 핵심 주장만 파악할 때
    • 직장인: 회의록이나 보고서를 팀원에게 공유하기 전 짧은 요약본을 만들 때
    • 콘텐츠 제작자: 자료 조사 단계에서 출처별 핵심 내용을 정리할 때
    • 수험생: 방대한 교재 내용을 오디오로 변환해 듣기 학습에 활용할 때

    자료를 통째로 던져놓고 필요한 부분만 골라 받는 방식이다. 정보량이 많을수록 시간 절약 효과는 커진다.

    헷갈리는 부분들, Q&A로 정리

    Q. 한국어 자료도 영상으로 요약되나?
    한국어 PDF나 문서도 업로드 가능하고, 요약 결과도 한국어로 나온다. 다만 기능 자체가 단계적으로 풀리는 중이라 지역이나 계정에 따라 노출 시점이 다를 수 있다.

    Q. 업로드한 자료, 외부로 새어 나가지는 않나?
    업로드한 소스는 해당 노트북 안에서만 쓰이고 다른 사용자 학습에는 쓰이지 않는다고 안내한다. 그래도 민감한 사내 문서를 다룰 땐 회사 보안 정책부터 한 번 확인하고 쓰는 게 안전하다.

    Q. 영상 클립 길이나 스타일, 바꿀 수 있나?
    지금은 60초 안팎의 정해진 포맷으로 자동 생성되는 구조다. 길이나 톤을 세밀하게 조절하는 옵션은 아직 별로 없다. 디테일한 커스터마이징이 필요하면 별도 영상 편집 도구와 같이 쓰는 편이 낫다.

    출처: The Verge

  • 싸고 빠른 VPN 고르는 법, 결국 이 세 가지로 갈린다

    싸고 빠른 VPN 고르는 법, 결국 이 세 가지로 갈린다

    한 달에 커피 한 잔 값도 안 되는 돈으로 인터넷 트래픽을 통째로 암호화해준다면, VPN 요금제 한 번쯤 다시 들여다볼 만하다. 막상 검색창에 ‘VPN’을 치면 비슷비슷한 이름의 서비스가 수십 개씩 쏟아진다. 가격도 들쭉날쭉. 뭘 기준으로 골라야 나중에 후회 안 할지, 차근차근 짚어본다.

    VPN이 실제로 해주는 일

    VPN은 내 기기와 서버 사이를 암호화된 터널로 묶어주는 도구다. 해외 OTT 우회용이라고만 생각하면 오산이다. 진짜 쓸모는 보안 쪽에 더 가깝다.

    • 공용 와이파이(카페, 공항, 호텔)에서 비밀번호·카드정보 가로채기 방지
    • 인터넷서비스제공업체(ISP)의 접속 기록 추적 차단
    • 실제 IP 주소를 가려 위치 기반 추적 회피
    • 해외 출장이나 여행 중 국내 서비스 접속

    기업이 쓰는 보안용 VPN과 개인이 매달 돈 내고 쓰는 상용 VPN은 목적부터 다르다. 이 글에서 다루는 건 후자, 그러니까 일반 소비자용 구독 서비스다.

    가격대로 나눠보면 등급이 보인다

    VPN 시장, 가격대별로 성격이 꽤 또렷하게 갈린다.

    • 무료형 — 광고가 붙거나 데이터가 제한된다. 일부는 사용자 데이터를 팔아서 운영비를 메우기도 하니, 믿을 만한 곳인지 따로 확인해야 한다
    • 저가형(연 3만~5만원대) — 기본 암호화에 적당한 서버 수, 동시접속 5~10대 수준. 비트디펜더 VPN처럼 가격으로 승부 보는 서비스들이 이 구간에 몰려 있다
    • 프리미엄형(연 10만원 이상) — 외부 감사까지 받은 노로그 정책, 멀티홉, 전용 IP, 광고·트래커 차단 같은 부가 기능이 붙는다

    저가형이라고 보안이 허술하다는 뜻은 아니다. AES-256, WireGuard 같은 핵심 암호화 표준은 가격과 상관없이 거의 똑같이 적용된다. 진짜 차이는 부가 기능이랑 서버 인프라 규모에서 갈린다.

    속도부터 느린 VPN, 미리 걸러내자

    VPN 켜면 속도 좀 떨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런데 체감조차 안 될 정도로 빠른 서비스가 있는가 하면, 답답해서 못 쓰겠다 싶은 서비스도 분명 있다.

    • 프로토콜이 WireGuard를 지원하는지부터 확인 — 기존 OpenVPN보다 속도와 배터리 효율이 낫다
    • 접속하려는 국가에 서버가 충분한지, 서버 숫자보다 위치 분산이 더 중요하다
    • 가입 전 환불 보장 기간(보통 30일) 안에 화상회의·스트리밍으로 직접 테스트
    • 피크 시간대(저녁 8~10시) 속도 저하 정도, 후기에서 미리 확인

    속도는 광고 문구 말고 직접 trial로 재보는 게 제일 정확하다. 같은 회사 서버라도 지역마다 혼잡도 차이가 크다.

    노로그 정책, 말만 믿지 말 것

    거의 모든 VPN 업체가 “접속 기록 안 남긴다”고 광고한다. 문제는 이걸 검증할 길이 마땅치 않다는 점. 그래서 아래 세 가지는 따로 챙겨봐야 한다.

    • 제3자 보안 업체의 독립 감사를 받았는지 — 업체 자체 발표 말고 외부 검증
    • 본사가 어느 나라에 있는지. 미국·영국처럼 정보공유동맹(5아이즈, 9아이즈, 14아이즈)에 속한 국가는 법적으로 데이터 제출 요구를 받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
    • 과거 정부 기관에 데이터를 넘긴 적이 있는지, 압수수색 이력은 없는지 검색해보기

    파나마나 스위스처럼 데이터 보호법이 빡빡한 나라에 본사를 둔 업체들이 노로그 정책을 유독 강하게 내세우는 이유, 여기에 있다.

    킬스위치·멀티홉, 나한테 진짜 필요한가

    VPN 연결 끊기는 순간 인터넷 자체를 막아버리는 킬스위치, 서버 두 개 거쳐서 우회 경로를 두 겹으로 만드는 멀티홉. 듣기엔 다 매력적이다. 근데 이게 모두한테 필요한 기능은 아니다.

    • 일반적인 웹서핑·스트리밍 용도라면 킬스위치 정도로 충분하다
    • 언론인, 인권운동가, 민감한 정보를 다루는 직군이라면 멀티홉과 전용 IP까지 고려할 만하다
    • 광고·트래커 차단 기능은 호불호가 갈리니, 일단 무료 체험으로 써보고 판단하는 편이 낫다

    고급 기능이 붙을수록 가격은 올라가고 속도는 조금씩 손해를 본다. 본인 사용 패턴이랑 맞바꿀 가치가 있는지, 그 계산이 핵심이다.

    결국 따져볼 건 세 가지뿐

    가격, 속도, 노로그 검증. 이 순서대로만 확인해도 잘못 고를 확률은 크게 줄어든다.

    • 예산이 빠듯하면 저가형 + WireGuard 지원 여부부터 확인
    • 업무나 민감한 정보를 다룬다면 독립 감사받은 노로그 정책 업체로 후보를 좁히기
    • 구독 전엔 반드시 환불 기간 안에 실제 속도와 접속 안정성 테스트하기

    완벽한 VPN은 없다. 본인이 트래픽을 어디에 가장 많이 쓰는지, 스트리밍인지 재택근무인지 해외 결제인지부터 정리하면 후보군은 저절로 좁혀진다.

    관련 내용은 Wired 리뷰 기사를 참고했다.

  • 노화를 거꾸로 돌린다는 ‘세포 리프로그래밍’, 어디까지 왔나

    노화를 거꾸로 돌린다는 ‘세포 리프로그래밍’, 어디까지 왔나

    베조스가 노화를 멈추는 데 돈을 걸었다. 알트먼도 마찬가지다. 실리콘밸리 거물들이 수십억 달러를 쏟아붓는 분야, 공통분모를 따라가 보면 결국 하나의 기술로 모인다. 세포 리프로그래밍(cellular reprogramming)이다. 늙은 세포를 어렸을 때 상태로 되돌려서 노화 자체를 거꾸로 돌린다는 이야기, 한때는 SF 영화 소재였다. 지금은 실험실 단계까지 와 있다. 원리가 뭔지, 실제로 어디까지 진행됐는지 차근차근 정리해본다.

    세포 리프로그래밍, 정확히 뭘 하는 기술인가

    DNA 서열을 건드리는 게 아니다. 유전자는 그대로 두고, 그 위에 쌓인 화학적 표지(에피지넘)만 초기화하는 작업이다. 비유하자면 하드디스크 파일은 안 건드리고 설정값만 공장 초기화하는 셈. 세포는 나이가 들수록 어떤 유전자는 켜지고 어떤 유전자는 꺼지는 패턴이 쌓인다. 이 패턴을 다시 어린 세포 상태로 맞춰주면 세포의 ‘생물학적 나이’가 젊어진다는 게 핵심 가설이다.

    야마나카 인자, 노화를 되돌리는 단백질 4개

    출발점은 2006년, 일본 과학자 신야 야마나카의 연구다. 4가지 단백질 — Oct4, Sox2, Klf4, c-Myc — 을 피부세포에 주입했더니, 그 세포가 배아줄기세포처럼 뭐든 될 수 있는 상태로 돌아갔다. 이 4가지를 묶어서 야마나카 인자라 부른다. 이 발견으로 2012년 노벨 생리의학상도 받았다. 원래는 줄기세포를 만들기 위한 기술이었는데, 최근 연구는 방향이 좀 다르다. 인자들을 아주 짧게만 적용해서 세포 정체성은 유지하면서 나이만 되돌리는 쪽으로 옮겨갔다.

    부분 리프로그래밍 vs 완전 리프로그래밍

    여기서 길이 둘로 갈린다.

    • 완전 리프로그래밍: 세포를 끝까지 초기화해서 줄기세포로 만든다. 피부세포가 정체성을 잃고 무엇이든 될 수 있는 세포로 바뀐다. iPS세포를 만들 때 쓰는 방식인데, 몸속에서 직접 했다간 종양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 부분 리프로그래밍: 야마나카 인자를 짧게, 또는 약하게만 노출시킨다. 세포 정체성은 그대로 두고 노화 시계만 되돌리는 식이다. 피부세포는 여전히 피부세포다. 다만 더 어릴 때의 유전자 발현 패턴을 갖게 된다.

    요즘 투자가 몰리는 쪽은 거의 다 부분 리프로그래밍이다. 안전성 관리가 그나마 수월해서다.

    동물실험, 어디까지 와 있나

    동물실험 데이터는 생각보다 인상적이다.

    • 하버드 데이비드 싱클레어 연구팀은 2020년, 시신경이 손상된 늙은 쥐에게 부분 리프로그래밍을 적용해 시력을 일부 되살렸다.
    • 근육과 신장 조직에서 노화 관련 손상이 줄어들었다는 보고도 나왔다.
    • 일부 연구에서는 쥐의 평균 수명 자체가 늘어나기도 했다.

    전부 쥐 얘기다. 사람 몸에서도 똑같이 작동할지는 아직 아무도 증명 못 했다.

    발목 잡는 건 결국 암

    걸림돌은 c-Myc이다. 이 단백질, 대표적인 암 유발 유전자(종양유전자)로 꼽힌다. 야마나카 인자를 너무 오래, 너무 세게 쓰면 세포가 통제 안 되고 증식하면서 기형종 같은 종양이 생길 위험이 커진다. 실제로 일부 쥐 실험에서 리프로그래밍을 과하게 적용한 그룹에서 종양이 나온 사례도 보고됐다. 그래서 연구자들은 c-Myc을 빼거나 노출 시간을 정밀하게 조절하는 쪽으로 안전성을 확보하려 매달리는 중이다. 이 기술이 임상까지 가려면 ‘얼마나 효과적인가’보다 ‘얼마나 안전하게 끌 수 있는가’가 더 큰 숙제인 셈이다.

    돈은 이미 몰렸다, 누가 들어와 있나

    속도가 가파르다.

    • 알토스랩(Altos Labs): 제프 베조스 등이 초기에 30억 달러 규모로 투자해 출범시킨 회사. 부분 리프로그래밍 기반 치료제 개발에 집중한다.
    • 레트로 바이오사이언스(Retro Biosciences): 샘 알트먼이 투자한 곳. 세포 리프로그래밍과 자가포식(autophagy) 연구를 같이 진행한다.
    • 뉴림(NewLimit), 라이프 바이오사이언스(Life Biosciences) 등도 비슷한 방향으로 연구비를 끌어모으는 중이다.

    대부분 아직 동물실험이나 초기 세포 단계다. 사람 대상 정식 임상시험에 들어간 곳은 거의 없다.

    그래서, 내 몸에 적용되려면 뭐가 더 필요한가

    전문가들 시각은 대체로 비슷하다. 사람 대상 정식 치료제가 나오려면 최소 10년은 더 걸릴 거라는 쪽. 넘어야 할 장벽도 명확하다. 암 위험을 통제할 정밀한 투여 방식, 특정 조직에만 정확히 전달하는 기술, 장기간 안전성을 입증할 대규모 임상 데이터. 이 세 가지가 다 갖춰져야 한다. 그 사이에 ‘세포 리프로그래밍’이나 ‘에피지넘 역전’을 내세운 고가 건강관리 서비스나 보충제가 마케팅 용어로 먼저 등장할 가능성, 솔직히 꽤 높다. 사람 몸에서 검증된 효과가 아직 없는 만큼, 이런 상품을 만나면 학술 논문에 실린 임상 데이터가 있는지부터 확인하는 게 합리적이다.

    출처: MIT Tech Review AI